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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굿바이!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최근 메이저리그(MLB) 대표하는 슈퍼스타는 누가 뭐래도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이다. 올 시즌 MLB 사상 첫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한 오타니는 가장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선수로 MLB 선수 중 유니폼 판매량이 1위를 자랑한다. 며칠 전 세상을 떠난 투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는 '1980년대의 오타니'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오죽하면 '페르난도 마니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발렌수엘라 역시 오타니(일본)와 마찬가지로 미국 본토 출신 선수가 아니었다. 멕시코 태생인 그는 축구에만 관심을 보인 조국 사람들에게 야구의 붐을 일으킨 존재였다. 1980년 9월 열아홉 살의 나이로 MLB에 데뷔할 때만 하더라도 훗날 다저스는 물론이고 MLB를 대표하는 스타가 될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페르난도 마니아'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건 발렌수엘라가 첫 풀타임을 소화한 1981년부터이다. 그해 발렌수엘라는 13승 7패 평균자책점 2.48로 맹활약, MLB 사상 첫 신인왕과 사이영상을 동시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게다가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WS)에서 팀의 우승까지 이끌어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은퇴 전까지 총 네 번의 포스트시즌(PS)을 치른 발렌수엘라는 통산 9경기(선발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98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MLB 통산 기록은 173승 153패 평균자책점 3.54.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무려 113번의 완투, 31번의 완투를 해낸 '철완'이었다. 발렌수엘라는 다저스에서 11년간 뛰며 개인 통산 승리의 81.5%인 141승을 따냈다. 데뷔 시즌인 1980년과 부상이 있었던 1988년을 제외하면 매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두 자릿수 승리를 해냈고 특히 1986년에는 21승으로 다승 1위,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뽑히기도 했다. 또한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1990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노히트 노런까지 달성, 최고의 인기 선수로 군림했다. 발렌수엘라가 큰 사랑을 받았던 건 다저스라는 명문 팀의 에이스라는 이유도 있지만 로스앤젤레스(LA)라는 도시에 멕시코 이민자가 많이 살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은퇴한 지 27년이 흘렀고 다저스를 떠난 지 34년이 됐어도 그의 유니폼을 입고 적지 않은 팬들이 다저스타디움을 찾는다. 이런 확고부동한 팬층은 은퇴 후 발렌수엘라가 다저스 구단의 스페인어 방송 해설자를 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하이 키킹, 와인드업을 하며 하늘로 치켜뜬 눈,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스크루볼로 타자들을 무력화시키던 발렌수엘라(지난 23일 별세)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다. 이번 WS에서 다저스 선수들이 부착한 34번 패치는 그가 그렇게 사랑했던 다저스의 우승과 '페르난도 마니아'에게 보내는 그의 마지막 염원과 서비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오타니 이전에 발렌수엘라가 있었다. 굿바이!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10.31 00:02
연예일반

올여름 ‘빅4’ 라인업 완성..알짜로 꽉 채운 ‘탈출’ ‘파일럿’ ‘행복의 나라’ ‘빅토리’ [줌인]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을 후끈 달굴 작품들이 하나둘 개봉을 확정지은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꼽아봤다.올여름 극장가를 짊어질 ‘빅4’ 영화는 CJ ENM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롯데컬처웍스의 ‘파일럿’, NEW의 ‘행복의 나라’, 마인드마크의 ‘빅토리’다. 4편 합쳐서 1000억원 가량 제작비가 든 영화들로 라인업이 꾸려졌던 작년 여름보단 규모가 작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알짜배기 작품들로 대진이 꾸려졌다. 이들 영화들은 ‘탈출’(순제작비 185억원)을 제외하고는 각각 80억~100억원의 순제작비로 만들어져, 영화계에선 지난해 여름 시장 부진을 만회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재난물 끝판왕 ‘탈출’포문을 여는 건 7월 12일 개봉하는 ‘탈출’이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서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백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재난에 있다. 영화는 안개로 발발된 추돌사고를 시작으로 유독가스 유출, 헬기 추락, 붕괴 위기의 다리 등 끝없는 재난 상황을 이어가며 서스펜스를 구축한다. 일상의 공간이 악몽의 공간으로, 친근한 존재가 한순간에 위협의 대상으로 변모하면서 혼란에 빠지는 사람들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확인할 수 있다. 메가폰은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이 잡았으며, ‘신과 함께’ 시리즈로 국내 최초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고 이선균과 주지훈, 김희원 등이 출연했다. ‘탈출’은 SF 공포 장르 중 걸작으로 꼽히는 ‘더 씽’(1982년, 국내 개봉명 ‘괴물’) 같은 요소와 안갯속 미스터리를 그린 수작 ‘미스트’(2008년) 등의 요소와 재난물 설정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르물 끝판왕 같은 재미를 장전한 것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더위 날릴 시원한 웃음 폭탄 ‘파일럿’극성수기인 7월 31일에는 코미디 영화 ‘파일럿’이 출격한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김한결 감독의 신작으로,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가 여장을 하는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한정우 역은 매 작품 독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켜 온 조정석이 맡았다. 지난 2019년 여름 ‘엑시트’를 통해 특유의 능청스러운 매력을 발산, 942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던 조정석은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한정우를 맛깔나게 그려낼 예정이다. 김한결 감독은 역시 “무심결에 내뱉는 요소들도 코믹으로 완벽하게 승화하는 걸 보면서 ‘아, 역시 조정석’이란 생각을 했다”고 만족감을 표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조정석에 밀리지 않는 이주명, 한선화의 코미디 연기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다.‘파일럿’은 마튼 클링버그 감독의 ‘Cockpit’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처럼 단순히 웃음만 터뜨리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도 꼬집어 웃음과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 ‘서울의 봄’ 영광 이을 ‘행복의 나라’ 8월에는 ‘서울의 봄’의 흥행세를 이어갈 또 한 편의 근현대사물이 관객과 만난다. 10·26 사태(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 관련 재판을 소재로 한 ‘행복의 나라’다.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가 골자다.흥미를 돋우는 지점은 박태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박태주는 10·26 사태를 주도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심복이자 거사에 참여한 육군 대령이다. 그간 영화 ‘그때 그 사람들’, ‘남산의 부장들’ 등에서 등장한 적은 있지만 주인공으로 스크린 한복판에 선 건 한국 영화사 최초다.고 이선균이 ‘탈출’에 이어 ‘행복의 나라’에서는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에 휘말린 강직한 군인 박태주를, ‘파일럿’을 이끈 조정석이 법정에는 정의가 아닌 승패만이 있다고 믿는 생계형 변호사 정인후를 연기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의 작품이다. ‘행복의 나라’는 ‘서울의 봄’에선 깊게 다루지 않았던, 하지만 역사 속에 가려진 휴먼 스토리를, 깊숙히 다룬다. 이선균, 조정석 뿐 아니라 전두환 보안사령관 역을 연기한 유재명의 연기 차력쇼를 보는 맛이 쏠쏠할 전망이다. ‘서울의 봄’과 비교해서 보면 재미가 배가될 듯 하다. ◇ ‘써니’ 영광 재현할 ‘빅토리’여름을 장식할 또 한 편의 영화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다. 1999년 남쪽 끝 거제를 배경으로 하는 ‘빅토리’는 동네 댄스 콤비가 서울에서 전학온 치어리더를 내세워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만들면서 시작한다.올여름 텐트폴 영화 중 유일하게 여성 캐릭터가 서사를 이끄는 작품으로, 타이틀롤은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에서 배우로 자리매김한 혜리가 맡았다. 혜리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8’로 증명한 시대극 맞춤 연기에 아이돌 출신다운 시원한 춤 선으로 극의 재미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혜리 외 박세완, 조아람 등 기대주들이 ‘밀레니엄 걸즈’ 멤버로 합류했고, 디즈니플러스 ‘무빙’으로 주목받은 이정하가 거제상고 축구부 멤버로 가세해 합을 맞췄다. 긍정의 에너지와 열정이 신나는 댄스와 음악을 타고 흐르며 여름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 영화 ‘30일’, ‘달짝지근해: 7510’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투자·배급사로서 ‘보는 눈’을 인정받은 마인드마크의 신작이다.영화 ‘써니’ 제작 노하우를 갖고 있는 안나푸르나필름이 만드는 만큼, 유쾌하고 빛나고 웃기는 청춘들의 이야기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극장가에선 대마불사가 완전히 깨졌다. 그런 만큼 올 여름엔 규모는 작아도 알찬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한다”며 “올 여름 영화들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경우 여름시장=한국형 블록버스터 공식이 깨질 수 있다”고 짚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18 06:00
국가대표

‘아, 손흥민·이강인 때문에’ 폭탄 발언…끝까지 ‘최악’이었던 클린스만, ‘굿바이’도 아깝다

작별 인사도 아깝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한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최악’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알렸다. 지난해 3월 그에게 지휘봉을 맡긴 후 11개월 만의 일이다. 부임 직후부터 재택근무, 외유 논란에 휩싸인 클린스만 감독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을 계기로 전격 경질됐다. 그의 짧은 행보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미담은커녕 숱한 논란만 제조하고 한국을 떠났다.첫발부터 삐걱거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은 후 ‘한국의 정서를 이해하고 배우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러나 배우려는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업무 방식, 태도 등을 한국축구 팬들이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그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결국 끝까지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국내에서 A매치가 끝나면 곧장 미국으로 향해 재택근무를 했고, K리그를 신경 쓰지 않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수가 조명받아야 하는 경기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늘 이슈의 중심에 섰다. 무전술 논란도 해결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가장 큰 우려 중 하나가 ‘전술’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11개월간 이렇다 할 축구 색채를 만들지 못했고, 도리어 선수 개인 능력에 의존한다는 뜻에서 ‘해줘 축구’라는 웃지 못할 말을 생성했다. 사령탑의 지략이 최우선시되는 현대축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빵점’이었다.‘매니저형 감독’으로 불리던 그는 선수단 관리도 제대로 못 했다. 최근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다툼이 보도됐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을 되돌아보는 KFA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손흥민과 이강인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역량이 아닌, 선수 탓을 한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최악’의 발언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KFA의 공식 경질 발표가 있기 전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잉 목록에서 KFA와 K리그를 지우는 등 치졸한 행태도 보였다. 최후의 순간까지 ‘굿바이’도 아까운 행보를 보인 클린스만 감독이다.김희웅 기자 2024.02.17 06:53
프로축구

"작별인사 아냐, 잠시 떨어질 뿐" 늦은밤 수십명 배웅길에 울컥, '굿바이 오스마르'

‘굿바이 오스마르.’지난 22일 자정을 앞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많은 축구팬이 공항을 찾아 한 선수를 배웅했다. 국가대표 선수도,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꽤 많은 팬이 늦은 밤 공항을 찾았다. FC 서울의 외국인 레전드 오스마르(35·스페인)를 배웅하기 위해서였다. FC 서울은 지난 21일 “2024시즌 팀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위해 오스마르와의 동행을 멈추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2014년부터 9시즌(2018년 J리그 세레소 오사카 임대 제외) 동안 서울의 중원을 책임졌던 오스마르는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서울과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스마르는 10년 동안 서울에서 굵직한 활약을 펼치며 구단의 레전드로 자리 잡았다. 9시즌 동안 통산 344경기 출장 25득점 12도움을 기록한 오스마르는 올 시즌 구단 통산 외국인 최다 출전 기록도 세우며 레전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랬던 오스마르였기에, 서울팬들은 쉽사리 그를 떠나보낼 수 없었다. 오스마르 유니폼을 입은 서울팬들이 늦은 밤 공항을 찾아 오스마르를 배웅했다. 오스마르도 환한 미소로 팬들의 배웅을 받다가도, 팬들 앞에 서서 마지막 소감을 전할 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FC 서울 공식 유튜브가 공개한 오스마르의 배웅길 영상에 따르면, 그는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Thank you, everyone)”라고 반갑게 입을 열었지만, 곧 울컥했는지 등을 돌려 눈물을 삼켰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오스마르는 “죄송하다”라면서 “팬 여러분들과 꼭 인사를 하고 싶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오스마르의 말에 팬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오스마르는 “난 이게 작별 인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잠시 떨어질 뿐이다”라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오스마르는 서울팬들이 불러주는 자신의 응원가를 들으며 출국장을 나섰다. 오스마르는 팬들의 영상을 찍어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 계정에 올린 뒤 “(서울과 함께 한) 9년이라는 시간이 어떤 의미였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곳에서 은퇴하고 싶었지만, 축구가 우리를 갈라놓았다”라며 아쉬워 했다. 이어 그는 “(팬들이) 믿을 수 없는 경험을 선물해주셨다. 메시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믿을 수 없는 여정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진 구단 영상에서 오스마르는 “서울에서 항상 행복했다. 서울에서 만든 좋은 기억을 전부 가져가고 싶다. 난 스페인에서 왔지만 이곳이 편해졌고, 여기서 일하고 경기를 치르면서 어딘가에 정착했다는 걸 느낀다”라면서 “(서울은) 내가 뛰었던 여러 팀 중 하나가 아니라, 여기서 친구를 만들고 가족을 만들었다. 감사하단 말밖에 할 말이 없다”라고 서울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nd... See you soon(곧 다시 봐요). Good bye(안녕)”이라고 말하며 소감을 맺었다. 한편, 오스마르는 지난 7일부터 열린 대한축구협회(KFA) B급 지도자 강습을 마무리 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FC 서울은 “이후 축구 지도자로서 변화의 길에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구단이 최선을 다해 조력할 것임을 전달했다. 향후 오스마르에게 FC서울 ‘레전드’로서 한치의 소홀함 없는 모든 예우를 다 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윤승재 기자 2023.12.22 15:48
프로축구

박주호에 이어 이근호까지…2023년은 한 시대의 종말

2010년대 한국축구에 굵직한 기록을 남긴 선수들이 차례로 축구화를 벗는다. 박주호(36·전 수원FC)에 이어, 이근호(38·대구FC)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소속팀은 물론,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한 이들이 제2의 인생을 바라보고 있다.지난 16일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는 “이근호가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팀의 부주장이기도 한 그는 2023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다”라고 발표했다. 이근호는 지난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뒤 20년 만에 선수 생활 마지막 단계를 맞이했다. 그는 구단을 통해 “대구 가족들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이근호의 은퇴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구 소셜미디어(SNS)에는 “왜 이렇게 빨리 은퇴하느냐”라는 반응이 많다. 이근호는 2010년대 굵직한 커리어를 쌓은 선수 중 하나다. 지난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그는 K리그 통산 385경기 출전, 80득점 53도움을 기록했다. 이 기간 울산 현대,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강원FC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K리그 우승 1회(2015 전북)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회(2012, 2020 울산) 등을 품었다.지난 2007년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이근호는 2018년까지 84경기 나서 19점을 올렸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당시 대표팀 1호 골의 주인공이 바로 이근호였다. 팬들의 아쉬움은 지난 6월에도 터져나온 바 있다.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박주호가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박주호는 2008년 일본 J리그에서 프로에 입성한 뒤 FC바젤(스위스), 마인츠, 도르트문트(이상 독일)를 거쳐 2018년 처음으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국내에서 활동한 시간은 다소 적었지만, 2010년부터 9년간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A매치 40경기에 나선 그는 이 기간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2015 AFC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박주호는 지난 6월 6일 친정팀인 울산과의 홈경기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현장을 찾은 팬들은 ‘박주호랑이 영원한 그라운드의 슈퍼맨’ ‘굿바이 No6 박주호’ 등 걸개로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선발 출전한 그는 이날 92분간 경쟁자들과의 경합에서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팬들은 떠나는 박주호에게 박수를 보냈다.축구 팬들은 또 한 명의 스타와 이별할 전망이다. 현재 수원 삼성을 이끄는 염기훈(40) 감독대행의 은퇴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16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기로 한 이근호 회장·염기훈, 박주호 부회장 등의 합동 은퇴식을 12월 16일에 열리는 제2회 선수협에서 개최할 예정”리라고 밝힌 바 있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알려진 대로 염기훈 감독 대행의 선수 생활은 마지막 단계다. 구단 차원에서도 별도의 은퇴식을 준비 중이다. 최적의 시기를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김우중 기자 2023.10.18 07:00
해외축구

‘굿바이, 축구 황제’... 펠레 장례식에 브라질 수천 명 추모 인파 쇄도

지난해 12월 29일 82세로 별세한 ‘축구 황제’ 펠레(에드송 아란치스 두나시멘투)를 추모하기 위해 수천 명의 애도자가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산투스 홈 경기장에 모였다고 BBC,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팬들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기장 주변을 줄지어 서 있다. 오전 펠레의 관을 실은 차량이 경기장에 도착하자 펠레의 아들 에디뉴와, 브라질 대표팀 미드필더 출신 제 호베르투 등이 센터 서클까지 운구했다. 경기장 중앙 하얀색 천막 아래에 놓인 관은 개봉해 팬들이 펠레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조문하도록 했다. 네이마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현역 대표팀 선수들을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은 근조화환을 보냈다.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 회장 등부터 시작한 조문은 24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에는 펠레의 2006년 노래인 ‘Meu Legado(나의 유산)’가 반복해서 울려 퍼졌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이지만, 애도자들은 모자를 쓰거나 신문으로 부채질하는 등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펠레의 시신은 어머니 집을 잠시 들른 뒤 인근 네크로폴에큐메니카 공동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1.03 09:39
축구

굿바이 유비, 폴란드전 그 골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한국 축구의 영웅 유상철이 세상을 떠났다. 췌장암 투병을 하던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7일 사망했다. 일간스포츠는 7일 유상철 감독 측근으로부터 사망을 확인했다. 치료가 잘 되는 것 같았지만 폐로 전이가 되서 고비가 왔고, 끝내 눈을 감았다. 유상철 감독은 2019년 11월 췌장암 판정을 받았고,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꼭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고, 성실하게 치료에 임했다. 하지만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향년 50세.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로 꼽힌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모든 역할을 다 해냈다. K리그에서 1998년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공격력을 과시했고, 미드필더와 수비수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축구인들은 "유상철이 한 포지션에 집중했다면 아마 역대 최고의 선수가 나왔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상철의 역사. 역시나 최고의 순간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다. 그는 거스 히딩크호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4강 신화를 이끌었다. 유상철 최고의 장면은 D조 1차전 폴란드와 경기였다. 2002년 6월 4일.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폴란드의 역습에 불안감을 가져야 했다. 이를 말끔히 해결 시켜준 이가 유비였다. 후반 8분 시원한 슈팅으로 폴란드 골망을 흔들었다. 폴란드의 기세가 꺾이고, 한국의 월드컵 첫 승이 확실시 되는 순간이다. 유상철은 환하게 웃으며 그라운드에서 세리머니를 했다. 한국 국민은 모두 유상철과 함께 웃었다. 기뻤다. 그리고 감동을 받았다. 그는 또 K리그의 전설이다. 울산 현대의 두 번의 리그 우승. 모두 유상철의 작품이었다. 또 J리그의 전설로도 추앙받는다. 그는 요코하마 마리노스 유니폼을 입고 두 번의 J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J리그 팬들이 유비를 잊지 못하는 이유다. 유비는 떠났다. 한국 축구의 영광을 남기고 떠났다. 그가 남긴 역사는 영원히 한국 축구 팬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굿바이 유비. 최용재 기자 2021.06.07 21:23
축구

"우리가 손흥민 원더골 중계했다면 뭐라 했을까"

“신 박사, 여전하네. 우리 본 지 10년 넘었지? 쌍둥이는 잘 살고?”(송재익 캐스터)“송 선배도 그대로네. 2006년이 마지막이었죠, 애들은 장가 갔죠.”(신문선 해설위원) 15년 만에 재회한 송재익(79) 캐스터와 신문선(63) 위원이 반갑게 주먹인사를 나눴다. 둘은 ‘후지산 콤비’로 불린다. 1997년 9월 28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이 열렸다. 이른바 ‘도쿄대첩’이다. 후반 41분 이민성의 역전골이 터지자, 송 캐스터가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MBC의 경기 중계방송 시청률은 56.9%, 경이적이었다. 둘은 1998 ,2002, 2006년 월드컵에서 입담을 뽐냈다. 송 캐스터는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2 중계방송으 끝으로, 50년간 잡았던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최근에는 유재석이 진행하는 한 예능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과거 신 위원과 중계방송하던 영상도 유튜브에 소환됐다. 두 사람은 11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에서 만났다. -못 본 지 15년 됐나.신문선(이하 신): 2006년 독일 월드컵 한국-스위스전 해설 도중 ‘오프사이드 판정’ 발언이 논란에 휩싸였다. 여론이 나빠 밤 기차로 이동하던 중 인사도 못 하고 중도 귀국했다. 그 당시 ‘방송에 마침표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둘 다 개성이 강했지만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송재익(이하 송): 지난달 은퇴 소식을 들은 신 위원이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10여년 만에 전화를 걸어 긴 시간 통화했다.(송 캐스터는 신 위원이 보낸 메시지를 보여줬다. ‘존경합니다. 그 긴 시간 마이크와 더불어 산 방송인으로 철저한 자기 관리와 오디오 유지. 입을 맞추며 축구를 예찬했던 시간과 추억은 영원할 겁니다. 기회되면 입을 맞춰 ‘골이에요’를 외치며 중계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우리 중계를 최고로 인정하는 팬들도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축구와 복싱 중계의 대명사로 그 명성은 길이 남을 겁니다.’) -'후지산' 얘기는 지금도 회자된다.송: 역전골이 터지자, 일본 관중이 배추밭에 뜨거운 물을 끼얹은 것처럼 폭삭 주저앉았다. 일본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었다. 일왕을 건드릴 수 없으니 그 다음으로 후지산이 떠올랐다. -1997, 98년 당시 인기는 대단했다.송: 우리 둘의 하이라이트는 3개다. 1997년 프랑스월드컵 예선, 그 중에서도 특히 도쿄대첩, 그리고 1998년 월드컵 본선 멕시코전이다. 우리 시청률 47%일 때, 다른 방송사는 17, 5%였다. -인기의 이유가 뭘까.신: 방송 3사가 동일한 국제신호를 받았다. 오프닝에서 시청자 마음을 빼앗아야 했다. 옛날 캐스터와 달리 송 선배는 스포츠를 세상사에 빗대 표현하는 언어의 마술사였다. 조재진의 헤딩골을 ‘보신각 종 치듯’, 2002 월드컵 한국-미국의 꽉찬 관중석을 ‘6만3000송이 장미’로 표현했다. 둘이서 축구를 90분짜리 드라마로 승화시켰다. -송 캐스터가 지난해 K리그2 중계한 거 봤나.신: 목소리가 여전히 쌩쌩했다. 안양FC와 부천FC가 졸전을 펼치자 ‘옆동네라고 동네축구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내가 옆에 있었다면 ‘동네축구 하면 관중이 오겠나. 운동장에 함성보다 공 차는 소리가 더 크다’고 맞받았을 거다.송: 토트넘 손흥민의 70m 드리블 원더골을 중계한다면 뭐라고 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아무래도 중계석에서 해야 ‘도쿄대첩’ 감동이 나올 텐데. 내가 ‘손흥민 골이기 전에, 대한민국 골’이라고 하면, 신 위원이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라 월드클래스에요’라고 했을 거다. -신 위원의 ‘디딤발’, 송 캐스터의 ‘키 1m80㎝, 어느 고등학교’ 코멘트에 호불호가 갈린다.신: 만담 같다는 지적도 받았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2006년 월드컵 한국-스위스전 당시 프라이 골을 오프사이드라고 말했다가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돌이켜보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독일전 김영권 골과 비슷하다.송: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인다. 1990년대에는 (다양한 정보를 찾아볼) 스마트폰이 없었다. 키는 중요한 정보였다. 현장을 오래 떠났더니 많이 바뀌었더라. 우리 땐 크로스가 센터링이었다. 그래도 열심히 취재해서 다양한 정보를 전하려고 했다. -유튜브를 통해 과거 두사람 해설이 소환됐다.신: 옛날 삼양라면 추억하듯, 중장년층이 1998년 이임생의 붕대투혼,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찾아보는 것 같다. 경험하지 못한 젊은 친구들도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느끼는 것 같고.송: 지난해 축구장에 갔더니 아이들이 사진 찍자고 하더라. ‘2002년에 몇 살이었니’ 묻자 ‘태어나기 전이요. 아빠가 유명한 사람이라고 찍어오랬어요’라고 하더라.(웃음) -송 캐스터는 완전히 은퇴하셨나.송: 지방중계를 마치고 밤운전하다보니 횡사할까 무섭더라. 하지만 완전히 ‘세이 굿바이’는 아니다. 나중에라도 한국 축구에 작은 힘이 될 수 있다면야.신: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을 지키고 계신데, 송 선배는 ‘축구계 송해’다. 만약 팬들이 우리 콤비를 그리워한다면, 둘이서 ‘아~ 골이에요’를 외칠 수도 있지 않을까.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신 위원은 “형님은 왼쪽에 서세요. 캐스터는 왼쪽, 해설자는 오른쪽이니”라고 말했다. 모두 웃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1.11 17:22
야구

[IS 포커스] '단일대오가 무너지면…' 외인 둘러싼 묘한 긴장감

팀을 떠나는 선수가 나올까. 외국인 선수를 둘러싸고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20시즌 KBO 리그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범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개막전마저 4월 중으로 잠정 연기돼 선수단 운영이 기형적으로 바뀌었다. 직격탄을 맞은 것 중 하나가 외국인 선수 관리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간 선수가 태반이다. 추후 재합류할 예정이지만 최악의 경우엔 선수 쪽에서 계약 해지를 원할 수도 있다. 구단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연쇄 이탈 도미노'다. 남자 프로농구에선 앨런 더햄(KT)이 지난달 26일 자진 귀국을 결정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탓이다. 곧바로 보리스 사보비치(오리온)와 더햄의 동료였던 바이런 멀린스까지 팀을 떠났다. 남·여 프로배구에선 지난 4일 안드레스 산탄젤로(삼성화재) 어도라 어나이(IBK기업은행)가 '셀프 퇴출'을 결정한 뒤 가빈 슈미트(한국전력)와 다야미 산체스(도로공사)도 같은 선택을 했다. 첫 물꼬가 트이자 상황을 지켜보던 외국인 선수들이 곳곳에서 '굿바이 코리아'를 외쳤다. 프로야구는 약간의 여유가 있다. 시즌 막바지 갑자기 일정이 중단된 농구, 배구와 달리 개막일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선수로선 섣불리 결단을 내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질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다. 한국은 중국, 이탈리아, 이란에 이어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다. 미국도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한국의 1/4 수준이다. 선수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 선수가 KBO 리그를 떠날 경우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가능성이 있다. (구단이 보유한) 3명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 집에 가겠다고 하면 다른 두 명이 동요할 수 있다. 선수들끼리 워낙 네트워킹이 잘 돼 있어서 내용을 공유한다"며 "보내달라고 하면 계약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이를 감수하겠다는 선수의 의지가 강하면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외국인 선수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특정 구단의 한 명이 주도적으로 관련 내용을 공유했고, 나머지 선수가 이를 따랐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주한 미군에 지인을 둔 한 외국인 선수가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꾸준히 받았고 일단 '미국으로 돌아간 뒤 재합류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단 내 나머지 두 선수가 이 선수와 뜻을 함께해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변수는 많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법적 문제로 재판을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선수로 뛰기 힘들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야구협정이 돼 있어서 다른 구단에 갈 수도 없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해) 선수는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반대로 구단의 책임도 아니다"고 했다. 이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거의 마무리 됐다. KBO 리그를 떠나도 빅리그에서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미국 내 상황이 점점 나빠지는 것도 고려할 부분이다. 미국 프로농구(NBA)에 이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 프로축구(MLS) 메이저리그(MLB) 일정이 모두 중단됐다. 한국을 떠나는 것보다 남는 게 오히려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고 축소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혼돈의 연속이다. 외국인 선수를 향한 각 구단의 긴장감은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3.16 06:00
스포츠일반

아듀 2019년…이상화 가고, 이치로도 떠나고

2019년이 저물어 간다. 올해도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팬들과 작별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30)는 지난 5월, 17년간 신었던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이상화는 ‘피겨 여왕’ 김연아(29)와 함께 겨울 스포츠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2018년 평창올림픽 은메달로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이상화는 재활훈련을 거듭했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진단에 따라 은퇴를 결심했다. 지난 10월 가수 강남과 결혼한 이상화는 요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 최근 이 TV 프로그램에서 그의 심각한 무릎 상태가 공개됐다. 5년 만에 병원을 찾은 이상화는 내측추벽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스케이트 종목은 자세를 낮추고 전진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무릎에 체중의 10배 이상의 압력이 실린다. 연골이 깨졌다. 이걸 이겨내고 기적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화는 은퇴를 결정한 뒤 “2022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해설위원이나 코치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원에서는 ‘스키 여제’ 린지 본(35·미국)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여자선수 최다승 기록(82승) 보유자인 본은 뛰어난 실력과 빼어난 외모로 남성 중심의 스키계를 바꿔놓았다. 부상을 달고 살았던 본은 지난해 11월 왼쪽 무릎을 다쳤다. 그는 “제 몸이 ‘그만할 때’라고 외친다”며 지난 2월 대회를 끝으로 19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본의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그는 지난해 평창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와 사귀기도 했던 본은 지난해부터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P K 서반(30)과 교제 중이다. FIS 월드컵에서 67승을 거둔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30·오스트리아)도 지난 9월 정상의 자리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축구에서는 사무엘 에투(38·카메룬), 페르난도 토레스(35·스페인)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패스 마스터’로 불리던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39·스페인)도 지난 5월 축구화를 벗었다. 송곳 패스를 자랑하던 그는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팀을 진두지휘하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유로 2008, 2012 우승을 이끌었다. 또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에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총 25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비는 카타르 프로축구 알 사드에서 말년을 보내다가 지난 5월 알 사드 감독으로 변신했다. 그의 꿈은 친정팀 바르셀로나의 감독을 맡는 것이다. ‘안타 제조기’로 불리던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46)도 올해 방망이를 내려놓았다. 그는 2001년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뒤 10년 연속 타율 3할 및 2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에서 28년간 뛰면서 안타 4367개를 때렸다. 집에서 TV를 볼 때도 시력보호를 위해 선글라스를 낄 만큼 ‘자기관리의 표본’이었다. 등 번호 ‘51번’처럼 ‘51세’까지 뛰길 원했던 이치로는 그러나 40대에 접어들며 내리막을 걸었고 지난 5월엔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시애틀 구단 직원을 맡았다. 이치로는 지난 3월 20일과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깜짝 복귀해 은퇴경기를 치렀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치로는 “더는 후회가 없다”고 했다. 은퇴 이후 고향 친구들과 고베시에 동네 야구팀을 만든 이치로는 지난 3일 투수로 나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9.12.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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