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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이준 "드라마와 달리, 먼저 고백해 본 적 없다"
이준은 데뷔 9년 차다. 기쁨도 맛보고, 상처도 받고, 의도치 않게 억울한 일도 겪어 보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걸 이미 다 경험해 봤을 만한 시간이다. 영악해질 수 있고, 몸을 사릴 수도 있지만 이준은 데뷔 초와 달라진 게 없다. 솔직하고 진심을 담아 행동하고 말한다. 허세나 스스로를 포장하는 것과 거리가 멀고, 스타병이나 배우병과 관련된 흔한 소문 하나 없다. 서른 살의 여유만 더해졌다."손발 오글거리는 걸 진짜 싫어해요. 성격상 대접받고 그런 것보다 그냥 편한 게 좋아요. 지금도 촬영장에 가면 그냥 바닥에 앉고 아무 데나 눕고 그래요. 바쁘면 여전히 신인 때처럼 차에서 밥을 해결할 때도 있고요. 오늘도 이동하는데 밥 먹을 시간이 어중간했는데 배고파서 제육덮밥을 차에서 거의 마셨어요. 그리고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사람에게 상처받은 적도 많아서 전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요."10월 군 입대를 앞둔 이준은 공백에 대한 걱정도 없다. "걱정하고 불안감을 가지면 뭐해요. 해결될 일도 아닌데 걱정하는 건 정신 건강에만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전 분명히 더 나은 모습으로 제대할 건데요. 뭐"라며 히죽 웃었다.이준은 군 입대하기 전 마지막 인터뷰로 취중토크를 택했다. 데뷔 초부터 최근까지 연예계 활동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라는 이준은 술 보다는 분위기에 취해 솔직한 얘기를 털어놨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술을 잘 마시는 편이 아니에요. 예전엔 안 그랬는데 술을 마시면 허리가 너무 아프고, 몸이 좀 아픈 것 같아서 잘 안 마셔요. 커피를 마셔도 그렇거든요. 커피를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피로도가 확 오면서 몸이 아프거든요. 술도 바로 기절해서 잘 것 아니면 안 마시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술자리도 거의 없는지."1년 동안 술자리에 가는 게 세 번을 넘지 않아요. 가끔 마실 때도 있는데 다음 날 일정이 있으면 안 마셔요." - KBS 2TV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 종영 이후 어떻게 지냈나요."대본을 안 봐도 되지만 아직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요. 입대 전 팬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팬미팅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드라마를 찍을 땐 일주일 내내 촬영한 적도 있고, 8개월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거든요. 잠은 예전보다 많이 자요." - 선입견이긴 하지만, 트렌디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주말 드라마를 선택한다고 해서 의외였어요."여러 가지 해 보고 싶은 도전을 가리지 않고 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따지고 보면 JTBC를 빼고 모든 방송사 드라마를 다 해 봤어요. 또 단막극부터 50부작까지 다 해 봤어요. 여러 작가님들과 감독님, 여러 현장을 경험해 보고 여러 캐릭터와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경험해 보고 싶어요. 욕을 먹더라도 일단 덤비고, 못하면 그때 가서 후회하자는 마인드예요. 작품을 할 때만큼은 그래요."-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아버지가 이상해'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요."김영철 선생님과 김해숙 선생님께 많이 배웠어요. 연기와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상대방 배우에 대한 배려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드라마는 같이 촬영할 때 단시간에 최상의 감정이 나와야 하는데 솔직히 자기 부분을 안 찍을 땐 감정신에서 연기 톤은 앞에서 맞춰 주더라도 똑같이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거든요. 김해숙 선생님은 (카메라가) 내 컷만 찍을 때도 똑같이 눈물을 흘려 주셨어요. 그걸 보면서 '나중에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김영철 선생님은 발목 인대가 안 좋아서 무릎 꿇는 신을 찍기 힘들었거든요. 내 컷만 찍을 땐 무릎을 안 꿇고 편하게 앉아서 연기해 주셔도 되는데 선생님께선 '아니다. 똑같이 꿇을 거다. 네 감정이 있는데 어떻게 편하게 앉아서 찍냐'라고 하셨어요. 일어날 때 부축을 받고 일어나시는 걸 보고 '대배우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 극 중 정소민씨와 짧고 굵은 로맨스는 어땠나요."밝은 신을 찍으면 좋은 게 실제 제 삶이 행복해져요. 반면에 어둡고 감정이 폭발해야 하는 신을 찍을 땐 촬영이 아닐 때도 삶이 우울해져요. 그래서 마지막에 웃으면서 끝낼 수 있어서 행복했고, 연기할 때도 굉장히 재밌게 잘 했어요."- 멜로 라인이 너무 후반부에 나와서 아쉽진 않았나요."찍을 땐 몰랐어요. 캐릭터와 대본에 대한 확신만 가지고 작품에 임해서 몰랐어요. 근데 하루는 감독님께 ‘왜 이렇게 러브 라인이 안 나와요’라고 여쭤 본 적은 있어요. 제작발표회 때 농담으로 '40회 때 러브 라인이 이어지지 않을까요'라고 했는데 40회가 돼도 러브 라인이 안 이어져서 감독님께 '이제 이어져야 되지 않나요'라고 여쭸더니 더 늦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돌이켜 보면 러브 라인이 후반부에 나와서 아쉽다는 팬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이 기다린 분들이 좋게 봐 주셔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해요."- 스킨십 장면이 꽤 있었어요."스킨십을 하는 장면은 소민이랑 완전히 친해지지 않았을 때부터 있었어요. 그때는 뽀뽀신을 찍었는데요. 사실 뽀뽀신은 대사가 없어서 더 편해요. 살면서 뽀뽀를 제가 그래도 해 보긴 했으니깐요. 그냥 진짜로 뽀뽀만 하면 되니까요. 다른 감정신보다 편하게 찍었어요.(웃음) 그런 스킨십 장면을 찍을 땐 예쁘게 나와야겠다는 생각도 없어요." - 극 중 프러포즈 하는 신이 인상적이었어요. 실제도 그렇게 달달하게 고백한 경험이 있나요."어릴 때 빼곤 고백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도 말로 해 본 적이 없어요. 문자로 '사귀자'라고 하는 정도죠. 성인이 되고 나서는 사실 다가가는 게 두렵더라고요. 저를 안 좋게 볼까 봐 걱정도 되고요. 또 먼저 고백하고 다가가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경험해 보지 못한 걸 드라마에서 해서 재밌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맡은 캐릭터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직업 외에는 나랑 모든 게 달랐어요."- 드라마처럼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요."전 (무용을 했고) 자라 온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남녀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고는 여고 수준으로 여학생 비율이 많아요. 50명 중에 2명이 남학생이죠. 학창 시절에 주변에 다 여자애들밖에 없었고 다 같이 친하게 지내서 그런지 전 남녀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친구들은 베스트 프렌드지만 여자로 1%도 보이지 않거든요. 서로 너무 잘 알아서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어요."※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김연지 기자사진=박세완 기자영상=박찬우 기자영상편집=민혜인장소협찬=가로수길 테이블원 [취중토크①] 이준 "드라마와 달리, 먼저 고백해 본 적 없다" [취중토크②] 이준 "작품 안 들어와서 고민했던 시간 꽤 길다" [취중토크③] 이준 "스릴러형 얼굴..꽃미남도 아니고 멜로 자신 없었다"
2017.09.2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