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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 지붕 두 회장’ 계열 분리 성공·실패 사례는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의 동생들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한 지붕 두 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회장 승진은 계열 분리의 수순으로 해석되기도 하면서 과거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형제들이 나란히 회장 직함을 갖게 된 이후 계열 분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효성그룹이 대표적이다. 효성은 지난 7월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과 조현상 회장이 주도하는 HS효성으로 계열 분리를 선언했다.계열 분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LG그룹에서 LX그룹이 완전히 분리한 것처럼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준과 조현상 회장이 서로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등 복합적인 계열 분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난 10월 현대백화점그룹도 인사를 통해 ‘한 지붕 두 회장’ 체제가 됐다. 동생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다.신세계그룹과 달리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서 일축하고 있다. 계열 분리가 아닌 책임경영과 시너지를 위해 회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의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회장으로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하겠다는 의미의 인사”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백화점도 홈쇼핑도 시너지가 나기 때문에 계열 분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고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홈쇼핑 규모가 커지고 실적이 호전된다면 향후 형제는 독립 경영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경우는 60조원 규모로 크기 때문에 계열 분리를 해도 자생하며 온전히 독립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효성그룹은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데 계열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계열 분리하는 HS효성의 자산 규모가 5조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두 개의 지주사가 과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명의 회장이 있는데 여전히 두산이라는 지붕 아래에 있다. 동생 박지원 회장은 에너지 및 건설 기계를 담당하는 중간지주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장을 맡고 있다. 두산의 경우 그룹의 중심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살리기 위해 그룹이 전사적으로 움직이며 워크아웃 위기를 벗어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등 알짜 계열사의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계열 분리가 아닌 ‘공생’을 선택했고, 결국 그룹 재편을 통해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한 지붕 두 회장’ 체제에서 계열 분리 실패 사례도 더러 있다. 계열 분리 후 성장하지 못하고 꼬마그룹으로 전락해 존재감이 미미해지는 경우다.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라섰던 금호그룹의 경우 과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체제였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경영권 분쟁 등으로 금호석유화학이 독립한 이후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마저 대한항공에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는 등 공중 분해 수순을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 분리는 복잡하고 긴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무턱대고 계열 분리를 선언한다면 내부의 동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독자 경영체제를 단단히 다진 이후 계열 분리를 선언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13 07:00
산업

[IS리포트] 형제경영 GS·LS의 '승진 잔치', 그리고 30·40대 오너가 전진 배치

대기업들의 연말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30~40대 오너가 경영인이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침체 장기화와 불확실성 확대 속에 재벌들은 ‘세대교체’의 움직임으로 타개책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형제경영’ 그룹 GS·LS ‘승진 잔치’10일 업계에 따르면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는 GS와 LS그룹의 오너가 인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GS그룹은 창립 이후 최대 규모였던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 4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4세의 후계자 경쟁구도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GS그룹은 오너가인 ‘허씨 일가’의 대규모 승진 잔치가 벌어졌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조카들이 주요 보직에 오르면서 세대교체를 주도할 전망이다. 우선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시선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GS건설) 자리에 올랐다. 이른바 철근 누락 사태로 실추된 회사의 위상을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허창수 명예회장은 4.66%의 GS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아들인 허윤홍 사장의 지분은 0.52%에 불과하다. ‘사촌경영’을 하고 있는 GS는 지분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경영 성과에 따라서 4세 후계자 경쟁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라 허윤홍 사장의 리더십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GS 미래사업팀장을 맡아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을 주도했던 허서홍 부사장은 GS리테일의 경영전략SU(서비스 유닛)장으로 이동해 경영지원본부와 전략, 신사업 부문을 관장한다.GS그룹은 “현재 온·오프라인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유통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라는 특명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허서홍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허태수 현 회장의 5촌 조카이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허태수 회장의 형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 GS엠비즈 대표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장남인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도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큰아들인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도 함께 전무가 됐다. LS그룹에서도 30~40대인 3세 오너가가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후계자 경쟁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됐다. LS MnM은 배터리 소재 사업의 핵심을 담당하는 비철금속 소재 계열사로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0' 추진의 중요 축을 담당하고 있다. LS그룹은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를 포함한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해 2030년까지 자산 50조원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담아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1982년생인 구동휘 부사장은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 중국 산업자동화 사업부장, ㈜LS 밸류 매니지먼트 부문장, E1 COO 등을 거치며 이력을 쌓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의 차녀인 구소희 실장도 LS일렉트릭 신규 이사(비전경영부문 DX Lab장)로 선임돼 LS일렉트릭의 디지털 분야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30~40대 오너가 전면, ‘세대교체 주도’ 이번 인사에서 오너가 3·4세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부회장 승진으로 오너 경영 체제를 굳히고 있는 그룹들이 여럿 나왔다. 우선 현대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2021년 사장에 오른 지 2년여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의 중심에 섰다.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기선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경영을 진두지휘하게 된 셈이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삼구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받은 상황이라 박세창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금호그룹이 박세창 부회장을 중심으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기업집단의 부회장 중 가장 젊은 1984년생인 그는 그룹에서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출범시켰던 이규호 부회장은 지주사에서도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국내 10대 그룹에서는 한화의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임원에 오른 지 2년 만에 부사장 직함을 달았고, 지난해 전무 승진에 이어 올해는 부사장까지 거침없는 승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 승계도 본격화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이번에 승진하면서 롯데케미칼에서 그룹의 핵심인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 3세 경영승계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유열 전무는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했고, 이후 3년 만에 전무까지 고속 승진하면서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신 전무는 앞으로 미래성장실에서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하게 된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함께 맡아 바이오사업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게 됐다. SK그룹에서도 3세 경영이 이제 막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본부장이 직계 남매 중 첫 임원이 되면서다. 최윤정 본부장은 SK사업개발본부장을 맡아 입사 7년 만에 그룹 내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바이오 부문 미래 신사업 개발과 투자를 지휘할 전망이다. 최근 오너가의 고속 승진이 주목을 끌고 있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100대 그룹의 오너가 경영인들은 입사 연령은 28.9세로 조사됐다. 이들의 임원 승진은 5.4년이 걸렸고, 사장 승진까지는 7.8년이 소요되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입사 후 3년 만에 전무까지 내달린 신유열 전무는 승진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헤드헌팅 전문인 유니코써치는 “1970∼1980년대 젊은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인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직을 빠르게 진두지휘하기 위해 승진 속도가 빠르고, 자신의 경영 색깔이 드러날 수 있는 측근 체제를 견고히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11 06:55
경제일반

광주 복합쇼핑몰 경쟁 본격화…신세계·현대백화점 속도전

광주광역시가 대자본을 앞세운 유통 업계 맞수 간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신세계는 대형 복합 쇼핑몰과 함께 '이마트 수성' '광주신세계 확장'에 나섰고, 현대는 서울 본점보다 큰 매장을 광주 도심 한복판에 출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광주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대형 복합 쇼핑몰인 만큼 누가 완공을 빨리해서 영업에 먼저 나서느냐에 따라 초반 '기세'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3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쇼핑·문화·예술이 복합된 백화점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가칭)'를 짓는다.당초 신세계백화점 옆 이마트 광주점 부지를 확장·이전하려고 했으나,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을 활용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 광주시, 금호그룹과 랜드마크 복합시설로 유스퀘어를 새로 단장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부지는 변경됐지만 백화점의 개발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광주신세계는 서울 강남점의 센트럴시티를 본떠 광주판 미래형 프리미엄 백화점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매장 곳곳에는 예술 작품을 선보일 갤러리와 미디어 아트월, 오픈형 대형 서점, 옥상 공원, 루프탑 레스토랑, 펫파크, 초대형 자연 채광 보이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면적은 기존 이마트 부지안(신관 연면적 24만8422㎡)과 비슷할 전망이다. 현재 백화점 면적 대비 4배가 크고, 부산 센텀시티에 이어 국내 백화점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에 맞서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광주시에 ‘더현대 광주 복합 쇼핑몰’ 사업계획서를 냈다.더현대 광주는 북구 임동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약 31만㎡)에 대지면적 약 3만3060㎡(1만평), 연면적 30만㎡(9만평)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더현대 광주 연면적은 더현대 서울 연면적 19만5000㎡(약 5만9000평)의 1.5배에 달한다.더현대 광주는 친환경‧최첨단 기술‧예술‧엔터테인먼트‧로컬 등 5가지 문화 테마가 융합된 문화복합몰로 조성된다. 일상 속 여가와 휴식, 엔터테인먼트를 한 번에 경험하면서 첨단 디지털 기술을 누리고 광주만의 콘텐츠도 담아내는 공간으로 구현한다는 구상이다.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대규모 방직공장터 개발을 위한 공공기여 협상도 지난달 29일 마무리 지었다. 11차에 걸친 사전협상 끝에 지지부진했던 공공기여 협상을 54.5%로 종결지었다.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더현대 광주 건립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신세계와 현대가 사업에 속도 내고 있는 가운데 관건은 누가 '광주 복합쇼핑몰 1호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지가 될 전망이다.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상징성, 영향력 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먼저 출점하게 되는 선두주자가 브랜드 유치, 모객 측면에서 초반 기세를 잡기 유리할 수밖에 없다. '첫 대형 복합쇼핑몰'이라는 상징성이 주는 의미도 있다"며 "개점 이후에도 광주에서 신세계와 현대 간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현재 1호점 타이틀은 현대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공공기여 협상을 마무리한 만큼 개별 건축물과 기반 시설에 대한 건축 인허가 등을 거쳐 2025년 더현대 광주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7년 완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반면 신세계는 기존 확장안이 백지화되면서 1년간 허송세월을 보냈고, 광주신세계와 금호그룹 간 구체적인 협상과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면 오는 2027년 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점 목표 시기도 기존 2027년에서 최근 2028년 상반기로 변경한 상태다.일부에서는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으로 광주신세계의 사업이 혼선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증축 계획을 세울 때부터 터미널을 활용하는 방안이 1순위였다”며 “갑자기 계획을 변경한 게 아닌 만큼 사업 혼선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광주신세계 530여 개의 브랜드를 2배가량 확대한 1000여 개 브랜드 유치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2.04 07:00
산업

공정위, 처가 일가 계열사 누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고발

공정거래위원회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계열사 누락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8일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집단 금호석유화학의 동일인인 박 회장은 2018∼2021년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처남 일가가 보유한 회사인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정진물류, 제이에스퍼시픽 등 4개사를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은 박 회장의 첫째 처남과 그 배우자·자녀들이 지분 100%를, 정진물류와 제이에스퍼시픽은 둘째 처남과 그 배우자·자녀들이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여서 지정 자료에 포함됐어야 한다.공정위는 박 회장과 금호석유화학 회장부속실, 지정자료 제출 담당자 모두 누락된 4개사의 존재를 오랜 기간 알고 있었던 점, 지분율만으로도 계열사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상당했다고 판단했다.공정위는 일부 회사의 누락 기간이 6년에 달하고 이를 통해 공시 의무·사익편취 규제 등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 적용을 피한 점, 3000만원 상당의 중소기업 세제 혜택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중대성도 상당하다고 봤다.민혜영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지정자료 제출 의무를 이 정도로 경시하고 방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계열사 누락 행위는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의 근간을 훼손한다"고 말했다.민 과장은 "지노무역과 지노모터스는 광우병 사태 때 물대포를 제작·수출한 회사로 언론에 매우 나쁜 이미지로 보도된 적이 있다"며 "이 회사들이 금호석유화학 계열사라는 것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공정위 고발 지침에 따르면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상당'(현저-상당-경미 3단계 중 중간)이면 기본적으로 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행위자의 의무 위반 자진신고 여부, 대기업집단 해당 여부, 자료제출 경험, 조사 협조 여부 등을 고려해 고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고발할 수 있다.공정위는 누락 사실을 공정위가 먼저 인지했고 공정위가 2021년 지정자료 보완을 요청해 정진물류가 계열사임을 인지할 수 있었던 점, 공정위 조사 협조가 미흡했던 점 등을 고려해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날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 분리 및 대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실무자가 법령상 계열사를 혼동해 누락한 것"이라며 "업무 관련성이나 거래 관계가 일절 없었고 일감 몰아주기·승계를 위한 계열사 은폐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또 "누락된 회사들은 금호석유화학 그룹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회사임을 공정위도 인정해 계열사에서 제외했다"며 "회사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을 보강했다"고 덧붙였다.금호석유화학은 공정위가 지정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뒤 친족독립경영에 따른 계열 제외를 신청해 인정받았다.박 회장은 2018∼2021년 지정자료 제출 때 친족 17명(16명은 인척 4촌)과 4개 비영리법인도 누락했으나 이 부분은 경고 조치됐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08 14:24
사회

박삼구 전 금호 회장, '계열사 부당지원' 1심 징역 10년 중형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17일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검찰이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것과 같은 형량이다. 작년 11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박 전 회장은 이날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보석이 취소돼 법정에서 구속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임원 3명 역시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3∼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개인 회사를 위해 계열사를 이용하는 것은 기업 건전성과 투명성을 저해하고 경제 주체들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뿐 아니라 손실을 다른 계열사들에 전가하는 등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특수목적법인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만들어 그룹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을 인수하려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작년 5월 구속기소 한 바 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말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4곳의 자금 3300억원을 인출해 금호산업 주식 인수 대금에 쓴 혐의를 받았다. 아울러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저가 매각한 혐의, 계열사 9곳을 동원해 금호기업에 1306억원을 담보 없이 싼 이자로 빌려줘 지원한 혐의 등도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17 17:22
경제

금호 '최후의 보루' 금호석유화학, 3세 경영도 대립의 장 예고

금호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해체된 뒤 크게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과 금호건설로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1946년 창립 후 아시아나항공을 설립하는 등 몸집을 불리며 영광을 누렸지만, 지금은 금호석화가 가장 굵직한 줄기다. 예전에 비해 파이가 크게 줄었지만, 그마저도 경영권 분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끝나지 않을 3세 경영 지분 경쟁 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은 3세 승계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3세 중 장자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8.58% 지분으로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계 경쟁에서 밀려난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지분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금호그룹은 2세대에 4형제가 번갈아 가면서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형제 경영’은 박인천 창업주의 장남 박성용 회장과 차남 박정구 회장까지는 잘 이어졌다. 하지만 박정구 회장이 그룹을 이끈 지 6년 만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형제 경영에 균열이 생겼다. 순서대로 3남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지만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갈등이 증폭됐다. 박삼구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와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다. 이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4남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그룹 분리를 선언하며 독립했다. 박정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아버지의 지분을 그대로 물려받은 박철완 전 상무가 결국 오너일가 중 가장 많은 금호석화 지분을 갖게 된 상황이다. 형제간 갈등으로 처음에는 박철완 전 상무와 박삼구 일가는 손을 잡고 박찬구 일가와 대립했다. 하지만 박철완 전 상무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원하면서 삼촌 박삼구 회장과 틀어지게 됐다. 이후 박찬구 회장이 눈 밖에 났던 박철완 전 상무를 품었다. 이내 경영권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박철완 전 상무는 ‘충실 의무 위반’으로 금호석화에서 해임됐다. 형제 경영의 원칙대로라면 장자인 박철완 전 상무가 금호그룹의 3세 경영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박찬구 회장은 부자 세습을 원칙으로 정했고, 장남 박준경 금호석화 부사장을 적자로 정했다. 이에 반발한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일가와 대립하며 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맞붙었는데, 모든 안건에서 박찬구 일가가 승리했다. 박찬구 일가는 박찬구 회장 6.73%, 아들 박준경 부사장 7.21%, 딸 박주형 전무 0.98% 지분을 합해 14.92%를 보유하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는 8.58%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총 10.2% 지분을 갖고 있다. 지분 6.82%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박찬구 일가의 손을 들어주면서 박찬구 회장은 지분 경쟁에서 연이어 완승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도 박철완 전 상무는 최대주주로서 주주환원 정책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을 공표하고 있다. 임시 주총도 소집하는 등 주주 의사를 대변하고 있어 앞으로도 호시탐탐 경영권을 노릴 전망이다. 박철완 전 상무는 “회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아 개인 주주의 표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의 30% 수준으로 하도록 향후에도 계속 제안할 것"이라며 "회사가 발표한 15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올해 안에 실행될 수 있도록 회사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ESG 경영·탄소중립 중장기 전략 매출 12조 원 도전 금호석화는 2021년 매출 8조4618억 원, 영업이익 2조4068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7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224.3%나 급증하며 활짝 웃었다. 박준경 부사장은 영업본부장으로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금호그룹 오너일가 사상 첫 여성 임원으로 활동 중인 박주형 전무는 구매재무를 담당하며 살림살이를 챙기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을 낸 금호석화는 보통주 주당 1만 원, 우선주 1만50원으로 역대 최고 배당액을 내걸었다. 그러나 박철완 전 상무는 “실적에 비해 배당 성향이 낮다”며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8조 원을 뚫은 박찬구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탄소중립 축으로 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2026년 연 매출 12조 원 달성을 겨냥한다. 매출을 4년 안에 40% 이상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금호석화는 핵심 사업인 NB라텍스(라텍스 장갑의 원료)를 포함한 합성고무 사업과 에폭시, 정밀화학 사업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매출 성장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친환경 자동차와 바이오·친환경 소재, 고부가 스페셜티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탄소나노튜브(CNT)와 바이오 소재 제품 등 자체 성장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SG 경영을 위해 친환경 제품 비중도 대폭 늘린다. 친환경 사업의 매출 비중을 2018년 7% 수준에서 2026년 16%, 2030년 3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약 3조5000억~4조5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박찬구 회장은 ESG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경제적 가치 창출이라는 재무적 성과만을 고려했던 과거의 방식으로 기업은 더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때 사회공헌 정도로만 여겨졌던 ESG는 이제 국내외 투자자들이 기업을 평가할 때 주요 평가지표로 삼고 있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척도로 그 당위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금호석화는 100년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등을 ESG 전반의 핵심 공시 지표로 선정했다. 2050 탄소중립 대응체계 마련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도 마쳤다. 탄소중립 5대 전략은 클린에너지 전환 기반 전 사업장 감축 가속화, 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 친환경 바이오 기반 원료로의 전환, 리사이클링 확대, 탄소자산관리 디지털 전환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기반 마련이다. 5대 전략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약 29% 탄소배출 저감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2035년에는 탄소배출 증가분보다 감축량이 많아지는 탄소중립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성장을 목표로 정했다.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는 “구체적인 탄소 저감 활동의 첫걸음을 뗐다. 5대 전략을 바탕으로 궁극적인 탄소중립 성장을 위해 전 직원 모두 힘을 합쳐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8 07:00
경제

[서지영의 랜드IS] 어느 대우건설 비노조 직원의 토로 "우리가 중흥을 모릅니까?"

대우건설의 새 주인 찾기가 갈수록 난망하다. 산업은행과 KDBI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중흥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건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오는 18일 1차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가 크게 반발하자,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공적 자금 수조 원을 투입된 대우건설의 졸속 할인 매각 중단하라"며 성명서를 냈다. 산은은 반대 기류가 거세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그동안 대우건설 측에서는 노조의 격앙된 목소리가 주로 부각됐다. 본지는 지난주 대우건설 비노조 직원이 밝히는 '우리가 중흥건설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듣고, 중흥건설 측의 반박을 들었다. 각자 논리가 치열했다. 의견도 평행선을 달렸다. 규모·전문성의 격차… 경영 가능할까? "경험과 규모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토목과 플랜트를 모르는데, 어떻게 대우건설을 경영한다는 건가요?" 대우건설 비노조 직원 A 씨는 중흥건설의 인수에 대해 생각을 묻자 이렇게 반문했다. 대우건설을 인수해 경영하려면 상대의 사업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데, 중흥건설은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A 씨의 말마따나 양사는 명백한 규모의 차이가 존재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사 시공능력평가를 공개했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8조7290억원으로 5위였다. 중흥그룹 산하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각각 16위와 40위였다.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원과 1조1000억원으로 총 3조1000억원이었다. 사업 외연도 다르다. 대우건설은 주택사업 외에도 토목·플랜트 시공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우건설의 수주 잔고 39조원 중 20%는 해외 수주분이다. 반면 중흥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토목과 플랜트 사업은 물론, 해외 수주 경험이 없다. A 씨는 "같은 건설회사라고 해도 다양한 사업이 있다. 중흥건설이 주택법은 알 것이다. 그런데 토목 관련 법과 절차는 알까. 대우건설에 있는 나도 플랜트 관련 회의에 어쩌다 들어가면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한다"고 했다. 그만큼 전문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 측은 "토목과 플랜트는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가 맞다. 그래서 대우건설이 더 열심히 해줘야 한다"며 "그렇다고 손 놓고 있겠다는 것이 아니다. 대우건설이 토목과 플랜트 분야의 전문가다. 대우건설이 전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은 토목과 플랜트 사업을 모른다는 점을 인정해 왔다. 회사 측은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 토목과 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 인수는 힘들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 영입이 쉽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다. 대우건설의 전문 분야는 경영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A 씨는 중흥건설의 투자 관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대기업 관점에서 볼 때 '미래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흥건설은 차입하지 않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브랜드 가치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면 돈 안 나오는 수주도 들어가고 투자(차입)도 한다"고 말했다. 1군 건설사가 반포나 서초 등의 재건축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이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은 '적자 예상 프로젝트 수주하지 않기' '비업무용 자산 불매' '보증되도록 서지 않기'란 경영철학을 지키며 9조2070억원에 달하는 회사를 일궜다고 알려진다. '안정 속의 성장'은 중흥그룹의 원칙이기도 했다. 업계 5위 대우건설이 볼 때 시야가 좁다고 판단할 수 있다. 중흥건설은 차입과 투자 기준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빚을 내서 경영하지 않는다. 사업은 수익을 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을 하면서 기업 경영을 할 수는 없다"며 "수익이 나야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다. 빚을 내서 사업을 하고 월급을 준다면 그건 경영을 하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무형의 투자 가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나 무형의 가치는 (투자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빚내서 무리하게 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흥건설의 유동자산은 4630억원, 중흥토건의 유동성 자산은 2조3996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정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자금이 부족하면 기업을 인수할 생각조차 안 했을 것이다. 중흥그룹의 여유자금이 충분해 인수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해외 플랜트 사업 중 덜 벌어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기술과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라며 "안정을 추구하는 경영자가 잘 모르는 분야(토목과 플랜트)를 보면 이런 투자는 어렵다"고 말했다. 호남기업…정치·지역 안배?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하거나 관심을 가진 기업은 대부분 호남에 기반을 뒀다. 1973년 설립된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다. 그러나 금호그룹은 3년 만에 대우건설을 다시 팔았다. 2017년에는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가 실사 후 포기했다. 2021년에는 중흥건설이 그 자리에 서 있다. A 씨는 "항상 호남기업이 인수를 원했고 (결과적으로 경영이나 인수에) 실패했다. 우리로서는 대우건설의 매각 이슈가 정치·지역 안배와 연결된 것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중흥건설 측은 정치적 안배라는 말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수년 전부터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자금을 모으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충분한 역량과 장기적인 플랜을 갖췄는데 정치적으로 결부시키는 것은 중흥건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디 좋은 관점에서 멀리 봐주길 바란다. 양사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해 대우건설의 과거 글로벌 명성을 키우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직원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분위기다. A 씨는 "우리가 중흥건설을 모르겠는가. 이 업계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경영을 해왔는지 모르겠는가"라고 말했다. 업계는 중흥건설이 인수에 성공해도 대우건설 임직원의 마음을 잡아끄는 데 애를 먹을 것으로 전망한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프라이드가 상당히 강하다. 과거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때도 금호그룹의 CI를 쓰지 않겠다며 버텼고, 한 건물에서 홍보 조직도 따로 운영했다. A 씨는 "지금이 대우건설 매각 적기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산은의 생각일 뿐이다. 대우건설은 지금도 흑자 기업이다. 향후 더 좋은 조건에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8조1367억원, 영업이익 5583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4조1464억원, 영업이익 4217억원을 달성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8.02 07:00
경제

금호리조트 인수 반기, 주주명부 요구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본격화

금호석유화학그룹에서 ‘조카의 난’이 본격화되고 있다. 조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은 금호리조트 인수에 반기를 들었고, 법원은 회사 주주명부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박 상무가 회사를 상대로 낸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금호석유화학이 7영업일 이내에 박 상무 또는 박 상무의 대리인에게 작년 12월 31일 기준 주주명부를 열람·등사하도록 허용하도록 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이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하루 1000만원을 박 상무에게 지급해야 한다. 박 상무는 지난달 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이탈하겠다고 선언하고 경영진 교체, 배당 확대 등을 회사에 제안해 이른바 '조카의 난'을 일으켰다.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은 경영권 분쟁의 일반적인 수순이다. 3월로 예정된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재판부는 "채무자(금호석유화학)가 열람·등사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박 상무)가 주주총회와 관련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등을 할 기회가 사실상 박탈될 위험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의무를 강제할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박 상무는 22일엔 자신의 주주제안은 정당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하고 회사의 금호리조트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에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리조트는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으며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인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이사회가 부채비율이 400%에 달하는 금호리조트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기로 한 것은 회사와 주주 가치·이익을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상무는 앞서 자신이 제안한 고배당 주주제안이 "금호리조트 인수와 같은 부적절한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기업·주주가치를 높이려는 정당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2.24 10:24
경제

금호석유 '조카의 난' 박철완, 흑자 2배 증가 배당금 1만1000원 확대 요구

‘형제의 난’으로 쪼개졌던 금호그룹이 이번에는 ‘조카의 난’으로 인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의 지분 관계 변화로 인해 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말 박 상무는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 해소를 공시하며 분쟁을 공식화했다. 이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 교체와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회사에 발송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박 상무는 보통주 1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 우선주 1주당 1550원에서 1만1100원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비해 7배 이상의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나선 터라 금호석유화학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 상무가 요구한 배당금은 3000억원 규모다.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금호석유화학의 2019년 영업이익이 3679억원이었는데 2020년 흑자규모가 2배 가량 늘어났다는 점을 들었다. 박 상무는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박찬구 회장의 지분율은 6.7%이고,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2%와 박주형 상무가 0.8%씩 보유하고 있다. 14.7%와 10%라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다. 게다가 박 상무가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 3~4%를 사들인 건설업체 IS동서와 연합한다면 양측의 지분율은 엇비슷해진다. 결국 경영권 분쟁은 소액주주에 따라 갈릴 공산이 크다. 이로 인해 박 상무가 배당금 확대로 소액주주들의 마음잡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상무는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마음이 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박 회장 측은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으로 조장하며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시도하는 불온한 세력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기를 우선 주주들에게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그룹에서는 지난 2009년에도 친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2009년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회장 간 '형제의 난'을 벌였다.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지다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2.04 14:52
경제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목 잡은 박삼구 총수일가 '오너리스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박삼구 총수일가의 ‘오너리스크’로 인해 결국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최종 인수자로 나섰던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지난 2일 이메일을 보내 ‘12주 재실사’ 요구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현산 회장을 직접 만나 인수대금 1조원 할인 등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현산의 답변은 ‘원칙 고수’였다. 현산이 이런 파격 할인에도 인수를 사실상 포기한 배경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리스크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현산의 12주 재실사 요구는 향후 인수 계약금(2500억원) 소송을 대비한 전략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계열사 부당거래와 재무구조 등을 재점검하는 데 목적이 컸다. 현산은 지난 7월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과 함께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등을 지적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의 부당거래와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했다. 이와 동시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전 회장과 경영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받은 과징금 규모만 81억81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부당 지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16년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공급권을 확보하면서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금호고속BW는 신주인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이례적으로 무이자로 발행됐다고 판단했다. 또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 9개 계열사들이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전략 경영실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에 유리한 조건의 금리로 1306억원 단기 대여한 점도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지원으로 봤다. 공정위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우회적으로 이뤄지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BW발행에 회장이 직접 서명했고, 해외 기내식 업체와 투자 협상 회의 등에도 참석한 점을 고려해 박 전 회장이 지시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금호고속은 재무상태가 열악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웠다. 그러자 계열사들의 부당지원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등 그룹 지배력 강화에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금호고속이 금융기관의 시세 금리 차로 162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금호그룹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고, 사법기관에서 불기소 처분이라는 법적 판단이 나왔음에도 무리한 고발을 진행해 당혹스럽다”고 했다. 오너리스트는 이전부터 끊이질 않았다. 2018년에는 박 전 회장이 여승무원을 ‘기쁨조’로 동원한다는 ‘미투’ 사건에 연루됐고, 그해 7월에는 기내식 공급 대란으로 ‘노밀(No Meal)’ 항공기 운항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되면 박 전 회장의 아들이자 금호그룹 총수일가 3세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는 그룹 재건 작업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호고속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으로부터 1300억원을 차입하면서 금호산업 지분 45%를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지분 45%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고, 금호그룹 총수일가는 알짜기업인 금호산업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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