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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잘 되는 해다" 염경엽의 LG, 시즌 10승 선착…우승 확률 40.5% 잡았다 [IS 잠실]

LG 트윈스가 투타 짜임새를 앞세워 '시즌 10승 고지'에 선착했다.LG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를 5-1로 승리, 주말 3연전을 2전 전승(5일 경기 우천순연)으로 마무리했다. 구단 역대 최다인 개막 7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LG는 1패 후 3연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빠르게 10승(1패) 고지를 밟았다. 지난 시즌까지 10승 선점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40.5%(17/42, 1982~88 전후기리그, 1999~2000 양대리그 제외)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28.6%(12/42)이다. 반면 2연패를 당한 디펜딩 챔피언 KIA는 4승 8패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이날 경기에 앞서 염경엽 LG 감독은 "올해는 잘 되는 해다. 야구는 준비한 것의 40%만 잘 되면 되는데 지금은 50%가 되고 있다"라며 껄껄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LG의 시즌 첫 9경기 팀 평균자책점이 2.53으로 1위. 팀 타율은 0.294로 2위(팀 장타율 1위)였다. 염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려움은 있겠지만 경험상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령탑의 자신감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LG 선발 요니 치리노스는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 쾌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경기 첫 7타자 연속 범타 포함 6회까지 단 1개의 피안타만 허용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71.4%(65/91)에 이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최고 154㎞/h까지 찍힌 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스위퍼 조합에 KIA 타선이 얼어붙었다. 2회와 4회, 6회에는 삼진을 각각 2개씩 뽑아냈다. 4-0으로 앞선 6회 초 선두타자 김태군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후속 박정우를 3구 삼진, 2사 후 이우성을 4구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타선은 한 번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0-0으로 맞선 2회 말 2사 후 안타 1개와 사사구 2개로 만루. 이어 홍창기의 좌전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KIA 좌익수 이우성이 홍창기의 타구를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틈타 1루 주자 박해민이 홈까지 파고드는 기동력 야구로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4회 말에는 안타 1개와 사사구 2개로 다시 만루를 만든 뒤 홍창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4점째를 뽑았다. 4-1로 앞선 7회 말 1사 1·3루에선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을 책임졌다. KIA는 선발 아담 올러가 6이닝 4피안타 4실점(3자책점) 했다. 치리노스와 경기 초반 팽팽한 투수전을 이끌었으나 득점 지원이 아쉬웠다. 2번 타자 이우성과 4번 타자 최형우가 각각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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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설문] 해설위원이 꼽은 KIA의 대항마는 역시 LG, 관건은?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압도적인 1강으로 꼽힌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2023년 챔피언 LG 트윈스다. 본지가 해설위원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올해 KBO리그 판도를 분석해 봤다. 7명의 해설위원 모두 한국시리즈(KS) 진출 예상 팀 중 하나로 KIA를 꼽았다. 두 번째로 많은 4표를 얻은 팀이 LG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김태균 KBS N Sports 해설위원), 두산 베어스(윤희상 KBS N Sports 해설위원), KT 위즈(김재호 SPOTV 해설위원) 가 각 1표씩 받았다. 올해를 끝으로 LG와의 3년 계약이 만료되는 염경엽 감독은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2023년 우승팀 LG는 정상을 재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염경엽 감독은 오프시즌에 불펜 강화와 백업 야수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자유계약선수(FA) 장현식과 김강률이 합류했다. 좌타자가 많은 LG는 최근 몇 년간 왼손 투수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할 때 우타자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KIA는 '극강'을 넘어 '특강' 전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KIA의 대항마는 LG다. 불펜이 아직 불확실하다. 김진성과 장현식을 제외하면 완전히 자리 잡은 카드가 없다"라면서도 "타격은 대등하고 기동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정민철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KIA와 LG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예상했다. 정 위원은 "지난해 정규시즌 3위 LG와 2위 삼성 라이온즈의 승차는 2경기밖에 안 됐다. 올 시즌도 1~2승 차이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LG를 KIA의 대항마로 꼽은 건 최근 5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400승)을 거둘 만큼 꾸준히 강한 전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투수 2명(요니 치리노스·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이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한다는 전제로 LG는 올 시즌 80승 이상 거둘 수 있을 거 같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만큼 탄탄한 마운드 운영 전략이 있을 것이다. 오스틴 딘과 문보경은 상수로 볼 수 있다. 김현수가 8할대 후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한다면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매우 벅찬 라인업"이라고 전했다. LG 출신 이동현 SPOTV 해설위원도 "KIA와 LG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것 같다. 셋업맨 정우영이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조율할 시간을 갖는데, 구위를 회복해 돌아오면 불펜진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불펜 야구로 버틸 수 있는 자원이 있는 팀이다. 잇몸(불펜진)이 튼튼한 팀"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욱 티빙 해설위원 역시 KIA와 LG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툴 것으로 전망했다.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LG 사령탑을 맡고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재임 기간 중 올해가 가장 안정적인 전력"이라며 "지난해까지 (외국인 에이스의 기량이 떨어져서) 사실상 1선발이 없는 셈이었다. 올 시즌엔 1선발에 가까운 투수(치리노스, 에르난데스) 두 명과 시즌을 시작한다. 감독으로선 좀 더 (성적을 낼 수 있는) 확률이 높다"라고 자신했다. LG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을 갖는다. LG는 치리노스, 롯데는 찰리 반즈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이형석 기자 2025.03.2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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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 6인 설문] 3강 구도 LG·KIA·KT…'류현진 효과' 한화도 5강 후보

청룡이 비상하는 갑진년(甲辰年), 힘껏 날아오를 프로야구 구단은 어디일까.2024년 KBO리그가 23일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 레이스에 들어간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3월 개막'하는 KBO리그는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된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이 겨우내 선수 보강에 성공,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12년 만에 국내 복귀했고 대형 유망주들이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볼거리도 더 풍성해졌다.▶이견 없는 5강, 아니 3강 후보야구 해설위원(6명)이 꼽은 '5강 후보' 중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KT 위즈는 '단골'이었다. 6명 모두 5강 후보에 세 팀을 포함했다. 박정권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LG가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분위기가 남아 있다. 또한 (염경엽 감독의) 작전 야구로 상위권에 있을 거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한 LG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외국인 에이스 디트릭 엔스를 영입하는 등 전력의 짜임새도 탄탄하다.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빠졌지만 중간 계투가 다른 팀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오지환 박동원을 비롯한) 주축 타자들의 이탈도 없다"고 말했다. KIA의 반등 여부도 흥미롭다. 지난해 6위에 그친 KIA는 우승 후보로 분류된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외국인 투수 2명(제임스 네일·윌 크로우)이 작년보다 좋을 거 같다. 여기에 양현종과 이의리가 있다. 최지민이나 정해영처럼 젊은 불펜 투수들도 기량이 향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격은 말할 필요가 없다. 부상자만 없다면 쉬어갈 틈이 없는 타순"이라고 호평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KIA는 야수의 뎁스(선수층)이 엄청 두꺼워졌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가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하겠더라"며 "선발과 불펜이 안정돼 있는데 타격은 물론이고 기동력까지 갖춰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운 팀"이라고 평가했다.KT도 가을 야구 진출 전력으로 분류됐다. 이동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KT는 검증된 투수들이 많아 올해도 기대된다"며 "2020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던 외국인 타자 로하스의 합류 효과도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희상 위원은 "전체적인 안정감은 KT가 가장 좋다. 김재윤(삼성 라이온즈)이 팀을 떠났지만, 김민수가 부상에서 복귀했다. 선발 투수들이 다 7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이어서 필승조 2~3명으로 팀을 꾸려갈 수 있다"며 "로하스가 돌아온 타선에 강백호까지 기량을 회복하면 무서운 팀이 될 거"라고 말했다. ▶한화는 '류현진 효과' 듬뿍…다른 다크호스는?6명의 해설위원 중 5명이 한화를 '5강 안정권'으로 찍었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8년. 지난해에는 5위 두산 베어스에 14경기 차로 뒤진 9위였다. 박정권 위원은 "확실한 '빅네임' 류현진이 돌아왔으니 최소 5강, 그 이상을 봐야 할 때다. 류현진 한 명이 몇 승을 챙긴다는 것보다 후광효과가 기대된다"며 "류현진이 등판할 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후배들에게 전수할 노하우, 분위기 등이 호재로 작용할 거로 본다"고 말했다.양상문 위원은 "류현진이 오면서 선발이 안정됐다, 3~4년 동안 선수들의 경험도 쌓였다"며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이순철 위원도 "류현진이 없으면 (5강 후보에 포함하기) 쉽지 않은데 '류현진 효과'가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오지 않았어도 5할 승률에 근접할 거로 생각했다. 류현진까지 돌아왔으니 5강 전력이 됐다"고 평했다. 5강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팀으로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 등이 꼽혔다. 윤희상 위원은 "두산의 외국인 투수 2명(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이 막강하다. 토종 에이스 곽빈도 올해는 규정이닝을 채우지 않을까 싶다"며 "신인 김택연이 들어오면서 불펜의 힘이 확 느껴진다. 야수진이 강한 팀이었는데 투수진이 안정되면서 전력이 괜찮아졌다"고 말했다.롯데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동현 위원은 "주축 선수 2명(한동희·김민석)이 부상을 당해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말했지만, 양상문 위원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는 등) 내부 변화가 많았는데 성적까지 동반 상승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MVP 예측 불가, 신인왕은 김택연 주목해설위원 모두 MVP는 전망을 주저했다. 이순철 위원은 "완전히 혼전일 거 같다. 누구 하나 이름이 딱 떠오르지 않는다"며 "류현진도 한화의 야수 뎁스가 상대보다 우위에 있지 않아서 10~15승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양상문 위원도 "뽑기 애매하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부상이 없다는 전제하에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한화) 등의 활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신인왕 레이스도 안갯속이다. 올해 KBO리그는 황준서(한화) 전미르(롯데) 김택연(두산) 등 대형 유망주들이 득실거린다. 가장 이름이 많이 언급된 건 단연 김택연이었다. 김택연은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이승엽 두산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윤희상 위원은 "타자들이 알고도 치기 힘든 직구를 갖고 있다. 상하의 움직임이 너무 좋다"며 "홀드나 세이브나 무엇이든 20개씩은 할 거 같다"고 극찬했다. 정민철 위원도 "기술적인 것도 좋고 구위와 배짱이 남다르다"며 김택연의 신인왕 가능성을 점쳤다.배중현·윤승재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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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화력 만큼 빛난 작전 야구...멈추지 않는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는 지난 주말 1위 LG 트윈스와의 홈(광주) 4연전에서 3승 1패를 거뒀다. 8일 1차전에선 2-12로 대패했지만, 9일 열린 더블헤더(DH)를 모두 잡고 반등한 뒤 10일 시리즈 마지막 경기까지 8-7로 승리했다. KIA에 이번 LG 4연전은 상위권 도약 분수령이나 다름없었다. 지난달 2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이어진 9연승이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끊겼다. 연승 후유증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하필 리그 1위와 만났다.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4연전 중 2경기나 대체 선발 투수를 투입해야 했다. KIA는 악재를 딛고 오히려 기세를 다시 높였다. 시즌 60승 2무 52패를 기록한 KIA는 11일 현재 리그 4위를 지키고 있다. 3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1.5경기다. KIA는 LG 4연전에서 ‘작전 야구’의 힘을 보여줬다. 누상 주자들은 쉴 새 없이 뛰며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들었다. 4경기에서 도루 12개를 기록했다. 특히 박찬호·김도영·최원준으로 구성된 ‘육상부 트리오’가 진가를 발휘했다. 세 선수는 10일 LG 4차전에서만 도루 7개를 기록했다. 테이블세터를 구축한 박찬호(1번)와 김도영(2번)이 각각 2개, 최원준이 3개를 성공했다. KIA는 이 경기에서 소트라테스 브리토도 도루 1개를 더했다. 8도루는 타이거즈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도루’ 2위 기록이다. 발 빠른 선수만 뛰는 게 아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도루 5개에 불과했던 외야수 이우성에게 9일 DH 1차전에서만 두 차례 도루를 지시했다. 이우성은 4회 말 2사 1루에선 2루, 6회 2사 2사 2루에선 3루를 훔쳤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도루 2개였던 김태군도 이어진 6회 공격에서 3루 도루에 성공했다.KIA는 지난 6·7일 치른 두산전에서도 도루 저지율 1위(50%)였던 포수 양의지를 상대로 3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저지 능력이 좋은 포수 앞에서도 과감했다. LG전에서는 ‘누구도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종국 감독의 용병술도 돋보였다. 9일 LG DH 1·2차전에서 꺼내든 네 차례 대타 카드가 모두 성공했다. KIA가 5-6으로 끌려가던 1차전 8회 말 1·2루에서 김규성 대신 타석에 들어선 고종욱이 동점 적시타를 쳤다. 고종욱은 2차전에서도 3-5으로 지고 있던 5회 말 만루에서 대타로 나서 적시타를 치며 김 감독의 선택에 부응했다.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는 체력 관리 차 빠져 있던 최형우가 황대인 대신 나서 만루 홈런을 쳤다. LG 4연전에서 교체 선수가 기록한 타율은 무려 0.444(18타수 8안타)였다. KIA는 9연승을 거두는 동안 팀 타율 0.336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7일 두산전·9일 LG 1차전에선 각각 0득점과 2득점에 그쳤다. 그러자 작전 야구로 득점 루트를 더 다양하게 만들었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김종국 감독의 경기 운영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KIA가 다시 한번 리그 상위권 판도를 흔들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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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치고 잘 뛰는 KIA, 대반전 예고

명가 재건을 노리는 KIA 타이거즈가 완벽한 리허설 무대를 보여주며 2022시즌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KIA는 지난 29일 막을 내린 시범경기에서 8승 2무 3패를 거두며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KIA가 시범경기 1위에 오른 건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KIA는 지난 시즌(2021) 9위에 그쳤다. 팀 창단 최저 순위였다. 구단은 감독·단장·사장을 모두 교체하는 강수로 쇄신을 노렸다. 장정석 단장, 김종국 감독 체제로 2022시즌을 준비했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나성범을 영입했고, 미국 무대 도전을 접은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과도 재계약했다. KIA는 2021시즌 10개 구단 중 팀 홈런(66개) 10위, 팀 도루(73) 9위에 그쳤다. 장타력과 기동력 모두 리그 최하위였다. 그러나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팀 홈런(10개)과 도루(13개) 모두 2위를 차지했다.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새 사령탑이 추구하는 야구가 스며들었고, 나성범이 가세한 효과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탐색전 성격이 짙고 표본(경기 수)도 적은 시범경기지만,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나성범은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323 2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타점 부문 1위다. 나성범이 가세한 덕분에 기존 KIA 간판타자 최형우도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차 지명 신인 내야수 김도영도 기대를 웃도는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타선 리드오프를 맡은 그는 타율 0.432(44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시범경기 타율과 안타 부문 1위에 올랐다. 홈런 2개를 치며 장타력도 선보였다. '거포 기대주' 김석환도 타율 0.310 2홈런 10타점을 남기며 하위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KIA는 2021시즌 개막 첫 한 달 동안 고작 5홈런에 그칠 만큼 저조한 장타력에 시달렸다. 올해는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홈런포를 기대할 수 있다. 기동력도 강화됐다. 선수 시절에는 도루왕, 지도자로는 작전·주루 전문가 출신인 김종국 감독은 취임 직후 "장타력 향상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로 득점력을 올리겠다.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선수들에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라"는 주문을 했다. 김 감독은 실전에서 한 베이스를 더 보내려는 작전을 자주 구사했다. 비공식 감독 데뷔전이었던 2월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서는 두 차례나 딜레이드 더블 스틸 사인을 냈다. 시범경기에서도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두 번째 많은 도루(19번)를 지시했다. 2019시즌 도루왕 박찬호, 고교 시절 두 차례나 주말리그 도루왕에 오른 김도영은 3도루씩 기록하며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야수진 수비도 탄탄했다. 시범경기에서 나온 팀 실책은 2개뿐이다. 5개 이상 기록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선수 시절 탄탄한 내야 수비력을 보여줬다. 기본기를 강조하는 사령탑의 기조도 선수단에 녹아든 모양새다. 장정석 단장, 김종국 감독 모두 "KIA는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라며 "2022시즌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라고 장담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그 자신감을 확인시켰다. 해설위원으로 잔뼈가 굵은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총재도 30일 취임식에서 "양현종, 이의리, 김도영이 활력을 불어넣으면 의외로 KIA를 주목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2.03.3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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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영입에 작전 야구 추구...'위기의 남자' 나지완

나지완(36·KIA 타이거즈)은 지난해 5월 28일, 개인 통산 208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타이거즈 구단 프랜차이즈 선수 중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김성한 전 감독의 207개였다. 나지완은 이후 출전한 2020 정규시즌 117경기에서 홈런 13개를 추가하며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 기록을 221개로 늘렸다. 250홈런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이 기록은 221개에서 멈췄다. 나지완은 올해 단 1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프로 데뷔 14년 만에 겪는 굴욕이다. 부상 탓이다. 개막 첫 달부터 왼쪽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2달 넘게 이탈했다. 6월 22일 복귀전을 치렀지만 6일 만에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다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시즌 막판 복귀했지만, 떨어진 실전 감각 탓에 부진했다. 스트레스성 안면 신경 마비 증세까지 생겼다. 나지완은 2021 정규시즌 3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커리어 최저 타율(0.160)·안타(13개)·홈런(0개)·타점(7개)을 기록했다. 하필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재취득을 앞두고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나지완은 결국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선수는 FA 자격을 신청할 생각이 아예 없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이 자책하더라"고 전했다. 1985년생 나지완은 내년에 서른일곱 살이다. 부상이 없어도, 기량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지도 좁아졌다. KIA는 FA 외야수 나성범과 계약할 가능성이 크다. 새 외국인 타자도 외야수로 물색 중이다. 통산 3할대 타율을 기록한 고종욱도 합류했다. 김종국 신임 KIA 감독이 정한 방향성도 나지완에게는 불리하다. KIA는 올해 약한 공격력 탓에 9위까지 떨어졌다. 김 감독은 기동력 야구로 득점력을 회복할 계획이다. 주루나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외야수가 먼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나지완이 현실적으로 노릴 수 있는 자리는 지명타자뿐이지만, 이미 팀 간판타자 최형우가 지키고 있다. 2022 정규시즌 초반에는 대타로 기용될 활용이 높다. 나지완은 두 번(2009·2017시즌)이나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선수단 리더이기도 하다. 구단도 고급 선수 예우에 박하지 않다. 나지완이 이름값에 걸맞은 기량을 회복한다면,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임무를 부여할 전망이다. 멈췄던 타이거즈 구단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은 몇 개 더 늘어날 수 있을까. 위기에 남자 나지완의 2022년 행보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2021.12.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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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IS]'이승민 쾌투+김상수 쐐기타' 삼성, 두산 꺾고 4연패 탈출

삼성이 개막 4연패를 끊어냈다. 모처럼 타선이 득점 기회를 잘 살렸다. 지난 시즌 초반에 두드러졌던 기동력 야구로 보여줬다. 삼성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정규시즌 5차전, 두산과의 주중 3연전 3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로 나선 2년 차 좌완 이승민이 6회까지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무실점 역투. 그사이 타선은 이승민에게 6점을 지원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던 앞선 네 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삼성은 1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 타자 박해민이 두산 선발 투수 이영하의 시속 147㎞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쳤다. 박해민은 3회도 주자를 2루에 두고 타석에 나서 우전 적시타를 쳤다. 베테랑 강민호도 가세했다.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영하의 시속 144㎞ 높은 코스 포심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삼성은 6회 공격에서 승기를 잡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강한울이 이영하로부터 볼넷을 얻어냈고, 강민호가 땅볼을 치며 주자를 보낸 뒤 나선 이원석이 적시타를 때려냈다. 네 번째 득점. 기세를 몰아 2점을 더 냈다. 탄탄하던 두산 수비에도 틈이 있었다. 바뀐 투수 김명신을 상대한 후속 이학주가 우측 선상 타구를 생산했는데, 두산 1루수 양석환이 포구하지 못했다. 타구가 굴절돼 속도가 느려진 사이 이원석이 홈까지 밟았다. 1번 타자 김상수는 이 경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중간 3루타를 쳤다. 삼성은 6-0으로 앞선 7회, 구원 투수 김윤수가 흔들리며 1점을 내줬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서 실점을 막았고 8·9회도 5점 차 리드를 그대로 지켜내며 승리를 거뒀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0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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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도루 1위, 상대 허점 파고드는 사자구단의 비책

상대 허점을 파고드는 사자구단의 비책은 '발야구'이다. 삼성은 29일까지 44도루를 성공시켜 이 부분 리그 1위다. 2위 LG(33개)에 무려 11개 앞섰다. 도루 시도도 61회로 가장 많다. 48경기를 소화해 경기당 1.4회 정도 뛴다. 지난해에는 도루 성공 4위(107개). 적은 편은 아니지만 '무기'가 될 정도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특정 선수에 쏠렸다. 박해민(24개)과 김상수(21개) 이학주(15개)가 팀 전체 도루의 56% 정도를 책임졌다.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구분이 꽤 명확했다. 상대 배터리로선 수비하기 편했다. 올 시즌에는 약간 다르다. 분포가 고르다. 팀 내 1위 구자욱과 김상수, 박해민(이상 6개)을 필두로 4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시킨 선수가 7명이나 된다. 1년 전만 하더라도 1군에서 보기 힘들었던 박찬도와 박승규를 비롯해 신인 김지찬이 나란히 도루 4개를 기록 중이다. 어떤 타자가 출루하더라도 '발야구'가 가능한 상황이다. 27일 사직 롯데전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이날 시즌 두 번째 팀 도루 4개를 기록했다. 3회 박해민, 4회 김지찬에 이어 8회에는 박승규와 김동엽이 도루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실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1루를 밟으면 2루로 뛰었다. 득점의 물꼬를 튼 원동력 중 하나도 도루였다. 예고된 변화에 가깝다. 삼성은 시즌 개막에 앞서 진행된 팀 간 연습경기에서도 도루 1위였다. 6경기를 치르면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도루(11개)를 성공시켰다. 전초전이라는 성격상 부상을 우려해 도루를 자제하는 구단도 있었지만, 라이온즈는 달랐다. 출루 후 기회가 생기면 과감하게 뛰었다. 감독의 성향도 영향을 끼친다. 지난해 9월 30일 삼성 제15대 사령탑에 오른 허삼영 감독은 전력분석 전문가다. 프로 생활을 짧게 한 뒤 운영파트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감독 선임 이전 구단 전력분석 팀장을 역임했다. 허 감독은 취임 후 "움직이는 폭을 넓히겠다"고 공언했다. 외국인 타자로 타일러 살라디노를 영입한 것도 그 이유다. 살라디노는 마이너리그 통산 도루가 129개. 2012년에는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에서 시즌 39도루를 성공시켰다. 흔히 찾는 거포형 외인은 아니지만, 기동력을 업그레이드해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판단됐다. 살라디노는 시즌 도루 5개(실패 1개)로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홈구장이 타자 친화적이다. 구장의 형태가 팔각형이라 외야 펜스가 곡선이 아닌 직선이다. 그러다 보니 좌중간과 우중간이 특히 짧다. 2016년 개장 이후 줄곧 홈런 타선을 갖춰야 한다는 평가가 많았던 이유다. 그러나 장타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허삼영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인 올해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부족하다. 살라디노를 영입하면서 4번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팀을 떠나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더 떨어졌다. FA(프리에이전트) 수혈도 없었다. 홈런 부족은 자칫 팀 성적과 직결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이 반복한 패턴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는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작전 야구로 활로를 뚫어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도루'가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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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토리] '41타석=38도루' 채현우, SK가 2군에서 만든 '히든카드'

13일 오후 3시쯤 발표된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PO) 엔트리. 가장 눈길을 끈 이름은 SK 외야수 채현우(24)이다.채현우는 염경엽 SK 감독의 '히든카드'에 가깝다. 올해 데뷔한 신인으로 1군 타석 소화가 딱 한 번밖에 없는 '초짜'지만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PO 엔트리에 승선했다. 그는 "전혀 생각도 못 했다.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고 했다.감독이 바라는 건 딱 하나다. 바로 작전 수행이다. 채현우는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기형적인' 성적을 남겼다. 55경기에 출전해 41타석을 소화했는데 도루 38개(실패 9개)를 성공했다. 조수행(상무·40개)에 이어 전체 2위. 타율(0.243)과 출루율(0.250)에서 많은 보완점을 남겼지만, 베이스만 밟으면 180도 다른 선수가 됐다. 6월 15일 1군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동력이었다. 전문 대주자로 도루 3개(실패 1개)를 올렸다. 9월 3일에는 양의지(NC)를 상대로 3루를 훔치기도 했다.우여곡절을 겪었다. 채현우는 대구 상원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간 곳이 송원대. 4학년 내내 주력이 압도적인 선수는 아니었다. 졸업반 때 도루가 7개. 그러나 SK 스카우트는 다른 쪽에 주목했다. SK는 신인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의 경우 확실한 강점이 하나만 있어도 그 선수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채현우에겐 그게 '발'이었다. 8라운드 전체 76순위로 영입에 성공한 SK는 2군에서 채현우를 '전문 대주자'로 육성했다. 그는 "대학교 때 달리기가 빠르긴 했지만,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뛰어서 죽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런데 프로에서는 코치님께서 '죽어도 뛰어봐야 안다'고 하시더라. 뛰어서 죽어보자는 생각으로 뛴다"며 "경험이 없을 때는 불안함이 크니 시도를 많이 못 했는데 이젠 시도를 하면서 사니까 자신감이 붙었다. 대학교 때 이렇게 하지 않았던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멍석이 제대로 깔렸다. 부족했던 1군 경험을 PO 무대에서 쌓게 됐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 채현우는 "확실하게 1군은 견제도 많이 들어오고 포수의 송구도 정확하다"며 "도루 스타트를 할 때 몸이 뜨는 버릇이 있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수정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치르니까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코치님들이 자신 있게 하라고 하셨다"고 했다.염경엽 감독은 PO 엔트리에 외야수를 무려 8명 포함했다. 키움보다 3명이 더 많다. 투수 운영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야수 활용 폭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작전 야구로 키움 배터리를 흔들어 보겠다는 메시지가 확실하다. 김재현과 역할(대주자)이나 포지션(외야수)이 겹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채현우를 엔트리에 넣는 승부수를 던진 배경이다.그는 "긴장해서 하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서 하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에 한해서는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SK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주목했던 채현우의 발, SK 선수단에 '날개'가 되어줄 수 있을까.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IS 포커스] 염경엽이 인정한 요주의 인물 1순위, 유격수 김하성[IS 돋보기] 역대 PS 리턴매치 7회, 전년도 승리팀 승리 확률은? 2019.10.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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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前 감독들이 말하는 2016년 베어스의 힘

2016년 두산은 강하다.역대 한 시즌 최다 승수(93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KS)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투수력과 타격, 수비까지 압도적이다. 창단 이후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2016년 두산의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일간스포츠는 이광환 KBO 육성위원장(재임 1988~1990년), 윤동균 일구회 회장(재임 1991~1994년),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재임 1995~2003년) 등 역대 감독 3인에게 '힘'의 원동력을 물었다. ◇기동력과 투·타 밸런스 기동력은 두산의 전력을 평가할 때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은 전통적으로 기동력을 중시했다. 뛰는 야구로 재미를 보면서 '육상부', '허슬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윤동균 회장은 "두산의 기동력은 보이지 않는 힘이다. 중요한 1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은 건 결국 기동력 아니었나. 중심타선에 있는 선수들까지 뛸 수 있는 자원이 수두룩하다. 기동력은 시즌 뿐만 아니라 단기전에서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윤 회장의 말처럼 두산은 KS 1차전 연장 11회에서 1·2루 주자가 짧은 외야 플리이 타구 때 한 베이스를 더 훔쳤다. 압박을 느낀 NC는 오재원을 거르고 만루 작전을 택했다. 1사 만루에서 나온 오재일의 희생플라이 타구는 라인드라이브성이었다. NC 우익수 나성범의 강한 어깨를 감안하면 홈에서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3루 주자 허경민은 정확한 태그업과 슬라이딩으로 홈을 먼저 찍었다. 윤 회장은 "1차전을 승리하면서 두산이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역대 감독 3인은 "올해 두산의 투·타 밸런스는 완벽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2001년 우승을 차지할 당시 마운드보다 방망이의 힘이 컸다. 정규시즌 10승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박명환·진필중 등 특정 투수의 역할이 매우 컸다. 2001년과 비교하면 올해 투·타 짜임새가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윤동균 감독은 "3위를 차지했던 1993년 팀 전력과 비교하면 올해가 훨씬 안정적이다. 김상진이 에이스 역할을 해줬는데, 올해 마운드는 그런 투수가 4명이나 있다"고 했다. ◇경험의 여유, 긍정의 두산 KS를 지켜본 이광환 위원장은 "여유가 승부를 가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두산은 지난해 우승 경험이 있어서인지 선수들의 얼굴에 여유가 묻어나온다. 반면 NC는 쫓기는 느낌이 든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서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이 생겼겠지만, 1·2차전을 내주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을 것이다. 단기전에서 심리적인 요인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두 팀의 전력은 사실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두산의 더그아웃은 늘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긍정적인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 '힘'을 만들어 낸다. 선수들은 더그아웃 분위기에 대해 "오랜 전통"이라고 입을 모았다. 허경민은 "신인 시절부터 더그아웃 분위기는 한결 같이 밝다"며 "경기를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연패에 빠져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강한 마운드 전력이 팀 분위기에 안정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40승을 합작했다. 야수진에게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게 된다. 단기전에서 마운드 전력은 절대적이다. 내가 팀을 맡은 첫 시즌(1989년)엔 마운드 전력이 떨어졌다. 직전 시즌 투수들이 너무 많이 던졌다. 김진욱과 최일언이 열심히 던져줬다.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프런트의 장기 플랜 두산 프런트에는 베테랑들이 많다. 오랜 기간 야구단의 여러 분야를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다. 프로야구가 양적·질적으로 발전하면서 프런트 역량은 시즌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두산는 프로 원년부터 '장기 플랜'을 세웠던 팀이다. 일찌감치 2군 전용 훈련장을 만들어 유망주를 키워냈다. 2군을 최초로 운영한 팀이 삼성과 두산(전신 OB)이었다. 끊임없이 유망주가 등장하는 '화수분' 야구는 이렇게 가능했다.윤 위원장은 "1993년 3위를 차지한 뒤 현장과 프런트 모두 1995시즌 우승을 목표로 했다. 멤버가 정말 좋았다. 1994년 아쉽게 성적이 떨어지면서 나는 물러났지만, 결국 1995년 우승을 했다. 구단은 계획에 맞춰 선수를 육성하고, 필요한 전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을 우선했던 두산이지만 2014년 겨울 FA 투수 장원준을 4년 총액 84억원에 영입했다. 확실한 토종 에이스 투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과감한 투자를 했다.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장원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며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인식 위원장은 "NC와 비교해 토종 선발 전력이 앞선다. 장원준의 영입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선발진이 강한 두산의 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유병민 기자 2016.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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