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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경륜] 한국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1994년 10월 개막한 한국 경륜은 1기 112명을 시작으로 28기까지 선수 수가 은퇴 선수까지 총 1,187명에 달하며, 과거 잠실 경륜장과 현재 광명스피돔에서 시행된 경주가 무려 6만 경주에 육박한다. 꽤 오랜 시간 경륜경정총괄본부 관계자를 비롯해 경륜 전문가, 경륜 선수,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고객들의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한국 경륜 30년, 역대 최고의 명승부 5선’을 선정해 보았다. 1.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경주’라 평가받는 1998년 경륜 올스타전1994년 말 개막한 경륜은 95년 3월부터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되었다. 이때 경륜 2기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직행한 김보현(은퇴), 원창용(은퇴), 정성기(2기, B3, 일산)는 단숨에 잠실 경륜장을 점령했고,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당시 지역 최강은 창원팀이었고, 경륜의 일인자는 ‘국가대표, 중앙대학교, 기아자동차 실업팀’ 출신 선수들의 몫이었다. 이런 흐름은 2008년 조호성이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13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그 아성을 잠시지만 깨트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경륜 4기 엄인영(은퇴)이다. 엄인영은 위의 상대들보다 2년 늦게 입문한 탓에, 초반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가며 98년 마지막 경주인 경륜 올스타전에서 위 선수들과 정면승부를 선포했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타종 전부터 원창용의 선행이 시작되었고, 엄인영의 젖히기 반격으로 주도권 다툼이 펼쳐졌지만, 두 선수가 경주 막판에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뒤에서 참고 기다린 김보현이 추입, 역전에 성공했다. 이 경주는 당시 경륜을 대표하는 간판급 선수들이 총출전한 점, 개인전 못지않게 팀전 양상까지 더해진 점, 당대 최고의 맞수이자 가장 인기를 끌었던 엄인영, 원창용의 첫 정면 승부, 선행 대 젖히기에 이은 막판 추입까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전개 등 경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매력을 발산한 경주로 꼽힌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경주를 당시에는 보기 힘든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경주’로 평가하고 있다.2. 조호성과 홍석한의 첫 맞대결(2004년 11월 28일 결승 14경주)2004년 혜성과 같이 벨로드롬에 등장한 조호성, 당시 ‘신인은 첫해 그랑프리 경주에 참여할 수 없다.’라는 규정으로 11월 마지막 경주를 끝으로 일찌감치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하지만 그때 그 마지막 경주에서 조호성은 당시 경륜 1위 홍석한(8기, A2, 인천)을 마주했다. 홍석한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스프린터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라 평가받았고, 이와 유사한 경륜 종목에도 최적화된 선수였다. 그런 그의 명성에 걸맞게 2002년과 2003년 그랑프리 2연패, 성적 1위, 상금 1위를 독식하고 있었다.이런 두 선수의 대결은 연말 그랑프리 못지않게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아마추어 학생들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였으며, 구름 관중이 잠실 경륜장에 몰려들었다.경륜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우승은 조호성이었다. 당시 신인 조호성이 홍석한을 상대로 심지어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하지만 조호성은 홈스트레치부터 선두로 나서며 적절하게 완급조절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을 견제용으로 활용하며 시종일관 홍석한을 괴롭혔다. 그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신인이었던 조호성은 첫해 홍석한이라는 어마어마한 대어를 낚았고, 이 경기로 인해 두 선수의 위상은 크게 바뀌게 되었다. 이후 엄청난 인지도를 얻은 조호성은 경주마다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며 승승장구했고, 그랑프리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3. 조호성을 무너뜨린 김민철(2007년 제13회 스포츠조선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홍석한을 무너뜨린 조호성은 그랑프리 3연패를 비롯해 연승 기록 등 경륜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경륜의 황제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조호성에게도 뜻밖에 천적이 나타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특선에서 준 강자 정도로 평가받으며 어찌 보면 평범했던 선수에 불과한 8기 김민철이다. 이날 대상경주에서 조호성을 만난 김민철은 당시 같은 팀 선수인 정점식(6기, 은퇴)과 송경방(13기, A3, 동광주)의 뒤를 따르며 거리를 크게 벌리는 일명 ‘차 간 두기’ 전술을 시도했고, 뒤따라오던 조호성의 속력을 올렸다 내렸다가 하는 완급조절로 타이밍을 빼앗아 막판 추입에 성공했다. 처음의 1승은 이변 또는 운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후 김민철과 조호성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김민철이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경륜 황제 조호성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이고, 특히나 대상 경륜이나 조호성이 연승 중일 때마다 조호성의 발목을 잡아 더 큰 인상을 남겼다. 4. 경륜의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한 이명현(2012년 제18회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2008년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돌연 은퇴를 선언한 조호성이 떠난 경륜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힘 좋은 신예들이 등장하자 어느덧 선임되어버린 또 다른 경륜 강자 홍석한도 노쇠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권 황태자로 꼽히는 이국동(15기, A1, 신사)이 그랑프리를 접수하며 이전 지역 최강인 수도권의 명맥을 이어가나 싶었지만, 그 꾸준함이 이전 선배들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역 패권도 수도권과 경상권으로 양분화되었지만, 두 지역 모두 화력이 예전과 같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대혼란을 평정하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는데 바로 이명현이다. 그가 특별했던 점은 큰 경기이거나 편성이 불리해도 당황하는 모습 없이 항상 편안하게 경기를 펼치고 또 우승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기가 2012년 제18회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이다. 경주 초반 대열 두 번째에 있던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최순영(13기, A2, 양주), 이욱동(15기, A1, 신사), 김영섭(8기, S1, 서울 개인), 김현경(11기, S3, 대전 도안)이 마지막 반 바퀴 남은 시점까지 가둬놓았음에도, 마지막 4코너에서 그의 전매특허인 ‘이단 젖히기’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를 통해 이명현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고,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며 진정한 경륜 일인자로 등극했다. 유독 큰 경기에 강했던 이명현은 대상 경륜 7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표현은 경륜에서는 이명현 몫이었다. 5. 그랑프리 5회 우승의 주인공, 정종진 화려한 등장(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 스포츠는 물론이고 어느 분야에서 최고의 인물은 그 성장 과정만 보더라도 드라마 같은 감동 요소가 가득하다. 경륜에서 이에 걸맞은 대표적 선수를 찾는다면 바로 정종진(20기, SS, 김포)이다. 정종진은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사이클에 입문했고, 아마추어 시절 노력형 선수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선수였다. 경륜 입문 전 생활고로 옷 가게 아르바이트도 했었고, 경륜훈련원 재수 등 온갖 시련이 있었다. 이런 정종진이 그랑프리 5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대형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까지 선사하기 충분하다. 정종진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화려하게 등장하는 서막을 알리는 경주가 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네티즌배) 결승 경주이다. 이 경주에서 경륜에 입문하지 얼마 되지 않았던 정종진은 혈혈단신으로 박용범(18기, S1, 김해B), 박병하(13기, S1, 창원 상남), 이현구(16기, S2, 경남 개인),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상대해야만 했다. 이 선수들은 역대 그랑프리 우승자로 당시 기세가 절정이었다. 정종진이 이런 선수들을 1:1로 상대해도 우승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무려 4명이나 만난 것 자체가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고, 경륜 고객들도 정종진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종진은 대열 후방에 자리 잡은 후 2코너에서부터 폭발적인 속력으로 이 네 명의 선수들 모두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를 통해 정종진의 위상이 크게 바뀌었고, 본인은 물론 김포팀을 사실상 최고의 지역팀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위 다섯 경주 모두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을 만큼 경기 내용이 훌륭하다.”라고 말하며, “지금도 매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많은 분이 광명스피돔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한편,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오는 6월경 장내 방송 및 경륜경정총괄본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안희수 기자 2024.05.15 11:00
산업

박한우 전 기아 사장, '불법 파견 공모' 1심 무죄...기아는 벌금 2000만원

사내하청 근로자를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한우 전 기아자동차 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수원지법 형사4단독 최해일 판사는 8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화성 공장장 A 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기아 주식회사에는 벌금 2000만원을 판결했다.최 판사는 "화성 공장에서 일어난 위탁 계약을 살펴보면 A 씨가 공장장 지위에서 전부 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관련 내용을)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만으로 공모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최 판사는 "A 씨는 공장장으로서 위탁 계약에 대해 직접 결재까지 해 범행의 고의성과 위법성이 인정된다"며 "이런 피고인 업무에 대한 기아 회사의 책임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박 전 사장 등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파견 대상이 아닌 자동차 생산 업무 등 151개 공정에 사내 협력사 16곳에서 근로자 860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됐다.이날 1심 선고는 2015년 7월 기아차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고발장을 낸 지 8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검찰은 고발 접수 약 4년 뒤인 2019년 7월 자동차 생산업무의 경우 '직접 생산공정'에 해당한다며 박 전 사장과 A씨 등 2명을 불법 파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은 당시 사내 하청 근로자라고 해도 원청 근로자와 동일한 공간에서 유사한 업무를 하고, 원청인 기아차 지휘를 받는 만큼 불법 파견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특별채용에 대한 노사 협의와 관련 재판 등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렸다.검찰은 2018년 12월에서야 고용노동부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았고, 2019년 초 기아차 화성공장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재판도 2021년과 2022년에는 진행되지 않았다.수원지법 재판부는 2019년 8월 박 전 사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해당 사건과 쟁점이 대동소이한 민사사건 등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지켜보고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었다.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도장, 생산관리 등 업무를 수행한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8 16:47
스포츠일반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한국 테니스, 호주에서 강한 이유가 있다

테니스는 한 시즌에 4개의 그랜드슬램 대회가 있다. 메이저 대회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1월 중순에 시작하는 호주오픈으로 서막을 연다. 이후 5월 말과 6월 말에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이 각각 열린다. 그리고 8월 말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US오픈을 마지막으로 그랜드슬램 대회는 막을 내린다. 1891년 시작된 프랑스 오픈(롤랑 가로스)은 메이저 대회로는 유일하게 클레이(clay, 흙) 코트에서 열린다. 클레이 코트에서 공은 속도가 늦어지고 더 높게 튄다. 따라서 위닝 샷을 치기 어려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려면 강한 체력과 출중한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 잔디 코트와 상반된 특성을 가진 관계로 윔블던과 프랑스오픈에서 모두 우승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1877년 출범한 윔블던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로 최고 권위를 누린다. 오래된 역사만큼 전통을 중시하는 윔블던은 선수들에게 엄격한 복장 규정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잔디 코트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은, 코트의 특성상 강한 서브와 서브 앤드 발리에 능한 선수에게 유리하다.US오픈도 1881년 시작해 1974년까지 잔디 코트에서 열렸다. 이후 3년 동안 클레이 코트에서 개최되기도 했던 이 대회는 1978년부터 현재까지 하드 코트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시장에서 열리는 대회만큼, US오픈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큰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이 대회의 메인 코트인 아서 애쉬(Arthur Ashe, 프로 선수들이 처음으로 참가한 1968년 US오픈의 우승자)스타디움은 무려 2만 4000여명에 가까운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테니스 경기장인 이곳에는 개폐식 지붕도 설치돼 있다.호주오픈은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20세기(1905년)에 시작됐다. 원래 잔디 코트에서 경기가 열렸으나, 1988년 이후 하드 코트로 변신한다. 이 대회는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와 가까워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기 힘들고, 유럽과는 먼 관계로 한때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를 기피하기도 했다. 더불어 1월의 호주는 한여름이라 폭염도 골칫거리였다. 따라서 기상 악화에 대비해 호주오픈은 메이저 대회 중 최초로 개폐식 지붕을 가진 코트를 도입했고, 현재는 3개의 실내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다.메이저 대회 중 호주오픈은 국내 테니스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경기가 열리는 호주의 멜버른은 한국보다 시차가 겨우 2시간 빠르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라이브 경기 시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하지만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은 각각 7시간, 8시간, 13시간 한국보다 시차가 느린 관계로 국내에서 라이브로 이를 즐기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또한 호주가 한국 테니스의 약속의 땅이라는 믿음이 있다. 여러 이유가 있다. 테니스대회는 크게 3개의 티어(tier)로 나뉜다. 최상위 티어가 ATP(프로테니스협회) 투어이고, 그 밑에 ATP 챌린저 투어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낮은 등급의 대회가 ITF(국제테니스연맹) 월드테니스 투어다. 2018년까지 이 등급 대회의 명칭이 퓨처스였다. 이렇게 선수들은 퓨처스, 챌린저, 투어 대회를 거치며 성장한다. ATP 투어도 랭킹 포인트에 따라 대회의 등급이 결정된다. 가장 낮은 등급이 ATP 투어 250이고, 그 위가 500, 그리고 한 시즌에 9개 대회만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1000점의 랭킹 포인트가 수여된다. 참고로 메이저 대회 우승자에게는 2000점이 부여된다. 현재까지 한국 선수가 기록한 최고의 성적은 ATP 투어 250에서 우승한 것이다. 2명이 이를 달성했다. 2003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대회에서 이형택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 후 18년이 지난 2021년 카자흐스탄 대회에서 권순우가 두 번째로 우승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권순우가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다. 이렇게 3번의 ATP 투어 우승이 나오는 동안 2번의 개최지가 호주였다. 또한 권순우가 2021년 우승할 때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공교롭게도 호주 선수였다. 이외에도 2018년 호주오픈에서 정현은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테니스가 역사적인 일을 거둘 때마다 호주는 함께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도 호주오픈은 한국인에게 반가운 대회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21년 동안 기아자동차가 호주오픈의 메인 스폰서이기 때문이다. 대회 기간 내내 코트에는 기아 로고가 큼직하게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스폰서에게 감사하다는 말에 인색한 국내 선수들과는 달리, 프로스포츠가 발달한 유럽과 미국 출신 선수들은 대회 후원자에게 감사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남자 단식 결승전이 끝나고, 전 세계에 라이브로 중계되는 우승자 인터뷰에서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은 “스폰서인 기아가 있어서 무사히 대회를 치렀다. 감사하다”라는 코멘트를 빼먹지 않는다. 이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필자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한 자긍심을 다시 한번 느끼곤 했다. 세계 테니스 팬들은 역대 호주오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 노박 조코비치가 2023년 대회에서 대회 10번째이자 메이저 대회 통산 22번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크다. 하지만 필자는 2004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기아자동차와 나달의 끈끈한 스폰서십에 더 관심이 쏠린다. 나달이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호주오픈을 우승해, 그의 영혼의 파트너인 기아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인터뷰를 한번 더 듣고 싶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1.18 07:00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해태 왕조는 역사 속으로...두산의 미러클 우승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해태 왕조, 역사 속으로 해태는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로 모그룹이 부도를 맞으면서 자금난에 시달렸다. 해태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은 3월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야구단 공개 매각을 요청했다. 기아자동차가 인수자로 나타났고, 선수단은 7월 29일 광주 삼성전을 마지막으로 해태 유니폼을 벗었다. ②KIA 타이거즈 문을 열다 5월 야구단 인수를 희망한 기아자동차는 7월 31일 7개 구단의 서면 결의를 받아 인수를 승인받았다. 인수대금 180억원과 가입금 40억원 등 총 210억원을 창단 비용으로 지불했다. 프로야구 출범 후 인수기업이 아닌 구단이 가입금을 낸 건 기아자동차가 처음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8월 6일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정몽구 구단주가 참석한 가운데 창단식을 치렀다. ③돌아온 바람의 아들 새로운 타이거즈에 낯익은 스타가 합류했다. 이종범은 6월 20일 네 시즌 반 만에 주니치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귀국, 이름이 바뀐 친정팀에 합류했다. 시기도 잘 맞았다. 새로운 모기업은 그에게 당대 최고 연봉(3억 5000만원)을 안겼다. 8월 2일 SK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그는 45경기 타율 0.340 11홈런 7도루로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남겼다. ④창립 20주년 맞이한 프로야구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가 2001년 정확히 스무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스타전 전날인 7월 16일 추억의 올스타 선수들이 참가한 올드스타전이 20주년 행사로 진행됐다. 백두팀과 한라팀으로 나뉘어 5이닝 동안 경기를 벌였고, 80년대를 지배했던 선동열과 최동원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는 이순철이 맹활약한 한라팀이 2-1로 승리했다. ⑤송진우, 2000이닝 달성 프로야구 투수 누적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한화 송진우는 9월 5일 수원 현대전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2000이닝 투구를 달성했다. 이날 현대 타선을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그는 시즌 8승과 동시에 개인 통산 2000과 3분의 2이닝을 기록했다. ⑥박경완, 포수 최초 20-20 1년 전 40홈런을 날리며 당대 최고의 '공수겸장' 포수로 떠올랐던 현대 박경완이 2년 연속 새 역사를 썼다. 박경완은 2000년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시상식에서 "내년에는 20-20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농담인 줄 알았던 말이 현실이 됐다. 그는 9월 20일 수원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도루 2개를 추가, 20도루 고지를 넘었다. 이로써 시즌 24홈런 20도루를 기록해 20-20 클럽에 가입하는 데 성공했다. 포수 20-20은 일본리그에서도 전무했고,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반 로드리게스(1999년)만 달성했던 기록이다. ⑦장종훈, 통산 1000타점 한화 장종훈이 프로야구 최초로 1000타점 고지에 올랐다. 1987년 데뷔해 34타점을 올렸던 그는 90년부터 3년 연속 91타점 이상을 기록했고, 92년 최초로 40홈런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중심타선을 지킨 그는 4월 6일 1000타점 고지에 올랐다. 이어 6월 25일에는 통산 1631경기에 출장, 김광림의 종전 기록(1630경기)도 경신했다. ⑧삼성-두산 19년 만의 리턴 매치 2001년 한국시리즈(KS)에서는 원년에 붙었던 삼성과 두산이 다시 만났다.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3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꺾고 기세를 올렸다. KS에선 정수근-장원진-우즈-김동주-심재학 등 막강 타선을 앞세운 두산이 6차전 끝에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 팀이 우승한 건 1992년 롯데 이후 처음이었다. 정규시즌 최저 승률(0.508) 우승 기록도 세웠다. 삼성은 해태 왕조를 이끈 김응용 감독까지 영입했지만, KS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⑨우즈, MVP '트리플 크라운' 두산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는 2001년 올스타전과 KS에서 모두 MVP를 수상했다. KS 사상 최장거리 홈런(145m), 최다 홈런(7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홈런(13개)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 올스타전에서 4타수 4안타(1홈런) 1타점으로 MVP에 선정됐던 그는 2001년 2회나 MVP를 수상했다. 1998년 정규시즌 MVP였던 그는 사상 처음으로 세 가지 MVP를 모두 탄 최초의 선수가 됐다. ⑩신인왕 김태균, MVP 이승엽 39홈런 95타점으로 홈런왕을 차지한 삼성 이승엽이 2년 만에 MVP를 탈환했다. 1차 투표에서 2위에 그쳤던 이승엽은 2차 투표에서 33표로 과반수를 넘기면서 29표를 받은 LG 신윤호를 제쳤다. 신인왕은 한화 김태균이 차지했다. 88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타율 0.335 20홈런을 기록한 임팩트가 컸다. 역시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 미달로 2차 투표를 진행한 결과 36표를 얻어 삼성 박한이를 제쳤다. 차승윤 기자 사진=IS 포토, 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5 09:00
연예

'뭉쳐야쏜다' 기아자동차 상대 마지막 승부…1승 거둘까

상암 불낙스가 레전드 농구팀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18일 방송되는 JTBC ‘뭉쳐야 쏜다’ 최종회에서는 ‘어게인 농구대잔치’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지는 가운데 상암 불낙스가 고공 농구의 창시자 기아자동차 팀을 이기고 간절한 1승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려대 팀과 연세대 팀에게 연패하면서 대회 목표 2승을 이루지 못하게 된 상암 불낙스는 마지막 대결에 사활을 걸기로 한다. 하지만 상대는 농구대잔치 7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기아 왕조다. 주장 이동국은 “기아자동차 팀 상대로 1승 해야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지만 기아자동차 팀도 1승이 간절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 허재 감독도 함께 구슬땀을 흘렸던 친정 기아자동차 팀과의 대결에 7개월간 앞만 보고 달려온 상암 불낙스의 1승을 염원했다. 양 팀 모두 조금의 양보란 없어 쉽지 않는 게임이 예고되고 있다. 김성주는 경기 시작 전 고려대 팀과 연세대 팀에게 어느 팀이 승리할 것인지 즉석 투표를 진행한다. 이에 상암 불낙스와 기아자동차를 상대해본 고려대, 연세대 농구 전설들은 상암 불낙스의 승리를 점쳤다고. 이들의 예상이 적중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상암 불낙스와 기아자동차 팀의 경기에서 한기범은 날카로운 블록부터 골 폭격까지 선보이며 기아 왕조의 클래스를 여실히 증명했다. 기아자동차 팀의 노장 투혼 발휘에 상암 불낙스가 제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07.17 14:54
연예

'뭉쳐야 쏜다' 최종회 D-2, 고려대 VS 연세대 25년만 리턴 매치

대한민국 농구계의 영원한 라이벌 고려대 팀과 연세대 팀이 25년 만에 '뭉쳐야 쏜다'에서 리턴 매치를 벌인다. 18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될 JTBC '뭉쳐야 쏜다' 마지막 회에는 스포츠 전설들의 2021년 판 농구대잔치인 '어게인 농구대잔치'의 하이라이트 고려대 팀 대 연세대 팀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번 대회의 사실상 결승전이라 할 수 있는 두 팀의 경기에 농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뭉쳐야 쏜다'는 80~90년대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농구대잔치에서 절대적 강자로 군림한 레전드 팀 기아자동차, 고려대, 연세대 팀의 주역들을 모아 상암 불낙스와 함께 리그전을 열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팀은 만나는 순간부터 매서운 신경전을 벌이며 라이벌 관계다운 긴장감을 형성함은 물론 오직 연고-고연전을 위해 대회에 참여한 듯 서로의 경기를 주의 깊게 관전하며 맞붙을 날만을 고대하고 있던 상황. 드디어 코트 위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팀이 얼마나 치열한 승부를 벌일지 생각만해도 짜릿함이 느껴진다. 고려대 팀의 '슛도사' 이충희는 "신촌 독수리 연세대 팀 잡으러 새총 들고 왔다"라며 기선을 제압, 이에 질세라 연세대 팀의 '람보 슈터' 문경은은 "선수 때도 진 적 없고 지금도 질 생각 없다"라며 화려한 전적을 앞세워 응수한다. 독기 서린 말들을 주고받은 후 펼쳐진 본 경기에서 두 팀은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를 홀리는가 하면 여전한 팀워크와 현역 시절을 연상케 하는 거친 몸싸움으로 농구대잔치 시절 고연-연고전의 짜릿함을 제대로 폭발한다. 웃음기 없이 자존심만이 존재하는 두 팀의 경기는 현장에서 지켜보는 모든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변 없이 연세대 팀이 우승할지, 농구대잔치의 우승이 전무한 고려대 팀이 우승할지 트로피의 주인공이 궁금해진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07.16 10:17
스포츠일반

"더는 최하위도, 단비은행도 아닙니다"

“(신한은행은) 더는 ‘단비은행’ 아닙니다.”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을 플레이오프(PO)로 이끈 정상일(54) 감독은 4일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신한은행은 개막 전 최하위 후보였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됐고, 주전 센터 김연희가 부상으로 시즌 내내 뛸 수 없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3일까지 최근 8경기에서 6승을 거뒀다. 순위도 3위(14승 10패)다. 4위까지인 PO 진출을 지난달 27일 일찌감치 확정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몇 년간 김단비(31) 혼자 활약하는 원맨팀이라는 뜻에서 ‘단비은행’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한채진(37)·이경은(34)·한엄지(23)·김아름(27)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가드 김애나(26)도 일대일 공격을 펼친다. 정 감독은 “단비가 40분간 혼자 할 수는 없다. 비시즌 때 여러 옵션을 준비했다. 1983년생 (한)채진이는 ‘철의 여인’이다. 구력이 있어 맥을 짚을 줄 알다. 3년은 더 뛸 수 있다. 작전 타임 때 (한)엄지를 많이 혼내 미안했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김단비를 파워 포워드로 변신시켰다. 때로는 센터도 맡긴다. 그는 “우리는 정통 센터가 없어 리바운드에서 밀린다(6개 팀 중 최하위, 37.7개). 단비가 스몰포워드로 10년이 넘었다. 그래도 점프력이 탁월하고 외곽 찬스도 만든다”고 칭찬했다. 정 감독은 기아자동차 백업 가드로 뛰다가 1994년에 은퇴했다. 98년 챔피언결정전 당시 기아 허재가 손가락이 부러지고 눈 옆이 찢어지면서도 투혼을 발휘한 유명한 사진이 있다. 사진 속에서 양복을 입고 놀란 표정을 짓는 사람이 정 감독이다. 당시 기아 매니저였다. 그는 “강동희 선배 등 쟁쟁한 선수들에 밀려 설 자리가 없었다. 학생 때부터 센터·포워드·가드를 하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선수였다. 구단 매니저만 5년간 했다. 그런 경험이 지도자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2004년부터 9년간 삼성생명 코치로 일했다. 2018~19시즌 OK저축은행 감독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신한은행을 맡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대표팀 코치로서 후배인 위성우 감독(현 우리은행 감독)을 보좌해 금메달을 따냈다. 2017년까지 중국 상하이 여자 청소년팀도 맡았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양강’ KB와 우리은행을 상대로도 각각 2승 3패, 1승 4패로 나쁘지 않다. 정 감독은 “두 팀 다 국가대표가 즐비하다. 고스톱에 비유하면 ‘오광’ 들고 치는 셈이다. 우리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이지만, PO에서 지더라도 ‘꽥’ 소리는 내보겠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2.04 16:18
경제

조원태, 경영권 방어+세계 7위 항공사 도약 '두 마리 토끼' 잡을 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중대한 고비를 넘었다. 법원은 한진칼과 산업은행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허용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1일 사모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의 5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아시아나 인수로 세계 7위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조 회장의 바람도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또 조 회장은 산은이 확보할 한진칼 10.66%의 지분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을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한진칼 대주주로서 조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포함한 ‘3자 연합’을 대변하는 KCGI는 지난달 18일 한진칼의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KCGI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직후부터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 회장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해왔다. 산은은 두 항공사의 통합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5000억원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배정받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한진칼이 참여함에 따라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가 완성될 전망이다. 양대 항공사 통합을 주도하는 산업은행은 안도감 속에 한진그룹과 함께 차질 없는 통합 추진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의 기각 결정에 산은은 계획한 시간표대로 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은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은 2일이다. 산은은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인수(3000억원)에도 나선다. 중대 고비를 넘겼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독과점 문제 등이 있긴 하지만 산은은 큰 잡음 없이 기업결합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존폐 기로에 선 아시아나항공의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허용 때처럼 기업결합 승인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회생 불가능한 회사라 기업결합을 하지 않으면 생산설비가 시장에서 계속 활용되기 어려운 경우 시장 경쟁을 제한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기업결합을 허용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2.01 15:29
경제

코로나 불경기? 수입차는 질주 중

수입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비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넘게 성장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소매 판매 지표가 악화했지만 수입차 판매는 거꾸로 간 모양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70% 인하에 더해 올해 들어 아우디와 폭스바겐,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가 가세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수입차 성장의 유일한 불안요소는 코로나19가 아닌 불매운동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차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개소세 내리자 판매 '껑충'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4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9% 증가한 2만2945대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의 4월 판매 증가율이 6.5%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수입차 시장이 성장한 배경으로 정부의 개소세 70% 인하 정책, 브랜드별 대규모 프로모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승용차 개소세를 5%에서 1.5%로 감면한 이후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고가의 수입차 경우 개소세 인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아울러 수입차 브랜드들이 개소세 인하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프로모션을 진행한 점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아우디 부활에 쉐보레까지 더해져 수입차 성장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부활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와 달리 아우디, 폭스바겐의 판매 정상화에 따른 순증 효과가 더해진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브랜드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시장의 '절대강자'인 벤츠와 BMW는 지난달 각각 6745대, 5123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3.1%, 58.8%의 실적 증가를 이뤘다. 4월 기준 누계 판매량을 살펴봐도 벤츠는 8.6% 오른 2만2145대를, BMW는 45.7% 오른 1만6454대를 기록하며 탄탄한 실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달에만 각각 2043대, 134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의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이들 브랜드는 지난해 배기가스 규제 강화로 판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한 '0대' 판매의 설움을 극복했다. 누적 판매량도 아우디는 75.5% 늘어난 4492대를, 폭스바겐은 929.5% 증가한 4880대를 기록하며 시장 입지를 회복하는 상황이다. 특히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모델은 지난달 1180대를 판매해 두 달 연속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차 중 월간 판매량 1000대를 넘긴 모델은 이 차량이 유일하다. 독일차 빅4의 활약에 한국GM 쉐보레 브랜드의 수입 모델 판매량이 더해진 점도 수입차의 판매량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GM이 수입해 판매하는 물량을 별도로 집계한 쉐보레 브랜드는 지난달 1133대로 수입차 5위에 올랐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4943대로 수입차 전체 3위에 해당한다. 일본차가 유일한 약점? 업계는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량만 회복되면 수입차 역대 최대 판매량도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본격화된 일본 불매운동이 여전히 뜨거워서다. 토요타·혼다 등이 대규모 할인과 장기 무이자 할부 등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은 이어지고 있다. 실제 1분기 일본차 누적 판매량은 43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럽차가 1만609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2%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브랜드별 1분기 일본차 판매량을 보면 토요타가 1345대, 렉서스 1395대, 닛산 611대, 혼다 923대, 인피니티 103대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토요타가 52.6%, 렉서스 66.7%, 닛산 43.3%, 혼다 68.6%, 인피니티 81.2%다. 급기야 닛산은 기존 11개 전시장 가운데 지난달 2곳을 폐쇄했고 이달에도 2곳이 추가로 문을 닫는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일본차 업체들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면서 "고객 인식 변화를 이끌어줄 신차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5.14 07:00
야구

[IS 포커스] 정상에 우뚝 선 린드블럼, 강민호·양의지·박세혁을 외치다

"투수와 포수는 정말 특별한 관계다. 내 파트너였던 포수 박세혁(두산) 양의지(NC) 강민호(삼성)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두산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32)이 5년 만에 '코리안 드림'의 정상에 섰다. 올 시즌을 빛낸 KBO 리그 최고 선수로 당당히 뽑혔다. 린드블럼은 25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호명됐다. 기자단 투표 결과 880점 만점 가운데 716점을 얻어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했다. 트로피와 함께 3370만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K7 프리미어 차량을 받게 됐다. NC 포수 양의지(352점)와 KIA 투수 양현종(295점)이 그 뒤를 이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MVP 투표는 정규시즌이 끝난 지난달 2일과 3일 올 시즌 KBO 리그를 취재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후보는 특정하지 않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개인 타이틀 부문별 순위 10위 이내의 모든 선수가 후보였다. 총 110명이 투표에 참여해 1위부터 5위까지 선수 이름을 적어냈고, 1위표는 8점, 2위표는 4점, 3위표는 3점, 4위표는 2점, 5위표는 1점을 각각 가져갔다. 린드블럼은 이 가운데 1위표 27장, 2위표 17장, 3위표 5장, 5위표 1장을 얻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 건너온 지 다섯 시즌 만에 이룬 성과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에 데뷔한 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2017 시즌을 앞두고 막내 먼로의 심장병 수술로 인해 재계약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친 뒤 후반기부터 팀에 복귀해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린드블럼의 커리어가 꽃을 피운 것은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2018년부터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두산의 철벽 야수진까지 등 뒤에 거느린 린드블럼은 마침내 전성기를 열어 제쳤다. 지난해 15승 4패, 평균자책점 2.88로 활약한 데 이어 올해는 30경기에서 무려 194⅔이닝을 던지면서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해 다승과 탈삼진(189개) 승률(0.870) 타이틀을 휩쓸었다. 평균자책점 역시 2위. 두산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MVP로 뽑히기에 손색 없는 성적과 결과다. 유일한 아쉬움은 린드블럼이 이 기념비적인 순간을 직접 현장에서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상을 통해 "진심으로 영광스럽다. 다만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나와 내 아내는 현재 내 딸의 심장 수술을 집도한 의사, 간호사들과 함께 요르단에서 난민 어린이들을 치료해주는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후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을 떠올렸다. "KBO 리그에서 처음 등판했던 경기가 엊그제 같다. 벌써 5년이나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수많은 추억들을 남겼다. 좋은 때도, 안 좋은 때도 있었지만 내 목표는 항상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 나를 도와주신 수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그동안 도움을 줬던 이들을 차례로 호명했다. 특히 스스로 '내가 야구를 하는 유일한 이유'라며 아내 아리엘과 딸 프레슬리, 아들 팔머, 딸 먼로에게 "아내의 헌신 덕에 사랑하는 야구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다. 또 항상 우리 아이들의 아버지일 수 있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모두 사랑한다"는 인사를 전해 감동을 안겼다. 린드블럼이 잊지 않은 사람들은 또 있다. 롯데 시절 호흡을 맞췄던 포수 강민호와 두산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양의지, 박세혁이다. 강민호와는 3년, 양의지·박세혁과는 1년씩 최고의 콤비를 자랑하면서 좋은 성적을 쌓아 올렸다. 린드블럼이 세 명을 모두 언급하면서 "투수와 포수의 관계는 내가 정말 특별하게 생각하는 관계다. 그들이 저를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올해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야구장 밖에서 도움을 준 통역들과 상대팀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 뒤 "한국을 고향처럼 느끼도록 항상 응원해 준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런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했다. 사실 린드블럼이 내년 시즌에도 KBO 리그에서 다시 뛰게 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이미 시즌 내내 린드블럼의 피칭을 유심히 관찰했고, 실제로 영입 의사가 있는 팀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한국은 미국, 일본 구단과의 '머니 게임'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MVP 수상소감이 KBO 리그에 보내는 린드블럼의 고별 인사처럼 느껴졌던 이유다. 린드블럼은 마지막으로 "나를 믿고 기회를 준 두산 구단과 내 팀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이 영예를 어떻게든 함께 나누고 싶다"며 "팀원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고마움을 어떠한 말로도 표현할 수 없고, 내게는 팀원보다 큰 가족의 의미"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배영은 기자 2019.11.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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