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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펄펄 날던 리셀 플랫폼 거품 '쭉'...네이버 크림만 나홀로 승승장구

호황으로 반짝하던 국내 한정판 리셀 플랫폼 업계의 거품이 모두 걷혔다. 최근 7년 사이 우후죽순 론칭했던 리셀 플랫폼 대부분이 문을 닫거나 모기업에 흡수합병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의 ‘크림’만 순항 중이다. 크림은 최근 북미 1위 리셀 플랫폼인 스톡엑스로부터 통합을 전제로 한 ‘러브콜’을 받으면서 득실을 저울질 중이다. 거품 걷힌 리셀 플랫폼 국내 한정판 리셀 플랫폼은 코로나19 보복소비와 함께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시가 28만원짜리 스니커즈가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품고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됐고 재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전문 되팔이꾼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리셀 테크’(되팔기+재테크) 시장이 돈이 되고, 마니아층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리셀 플랫폼 론칭도 늘어났다. 2018년 ‘아웃오브스탁’을 시작으로 힌터의 ‘프로그’, 서울옥션블루의 ‘엑스엑스블루’가 연달아 오픈했다. 2020년 3월 네이버 스노우가 크림을 선보였고, 7월에는 무신사가 '‘솔드아웃’을 문을 열었다. 10월에는 KT알파의 ‘리플’까지 출시되면서 한정판 리셀 플랫폼 붐이 일었다.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뚫리자 백화점에 진을 치던 되팔이꾼들이 사라졌다. 불황까지 겹치자 소비자들은 비싼 한정판보다 싸고 실용적인 쇼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문을 닫고 철수하면서 2025년 현재 국내에서 활성화된 리셀 플랫폼은 크림과 솔드아웃 정도다. 살아남은 기업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크림과 유일하게 경쟁 구도를 세워온 솔드아웃은 국내 1위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아픈 손가락이다.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SLDT는 2021년 무신사에서 자회사로 독립했다. 이후 무신사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SLDT에 수차례 자금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SLDT의 누적 영업업손실 규모는 지난해까지 436억원까지 부풀었다. 무신사는 결국 지난해 12월 SLDT를 흡수합병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다만 무신사는 솔드아웃이 패션 전문 커머스 기업인 무신사의 포트폴리오에 필요한 존재이니만큼 사업은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국내 리셀 플랫폼 시장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 비단 솔드아웃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플랫폼이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솔드아웃은 처음부터 손익 보다는 ‘고객의 셀렉션’ 입장에서 출발한 플랫폼으로 이번 (모기업) 무신사와의 통합을 통해 더이상 적자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야청청’ 네이버 크림 한정판 리셀 플랫폼 인기가 시들해도 네이버의 크림만은 승승장구 중이다. 2021년 선보인 개인 간 거래 중계 서비스 크림은 한정판 스니커즈부터 명품과 희소성 있는 굿즈, 전자기기까지 거래 품목을 확장했다. 특유의 감도 높은 셀렉션과 마케팅 전략이 소구력을 얻으면서 MZ는 물론 10대와 50대까지 크림을 찾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른바 ‘크더싼’(크림보다 더 싼 곳은 없다)는 입소문을 타고 ‘힙한’ 브랜드 제품을 더 싸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쇼핑 전에 크림부터 방문하고 있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22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올랐고, 매년 거래액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크림의 개별 기준 매출 1775억원으로 전년(1222억원) 대비 45.3% 증가했다. 자회사로 편입된 일본 ‘소다’의 실적을 반영하면 총 297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작성했다. 영업손실은 89억원으로 2023년 408억원 규모였던 적자폭을 크게 개선했다.북미 1위 플랫폼인 미국 스톡엑스로부터 통합을 전제로 한 러브콜도 받았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스톡엑스와 크림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양사 간 사업 통합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가치 규모 4조원에 달하는 스톡엑스는 크림을 통해 북미를 넘어 아시아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커머스 업계는 크림이 스톡엑스로부터 먼저 제안을 받을 정도로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스톡엑스는 동종 업계 플랫폼인 크림보다 기업가치는 크지만 성장 속도는 크게 앞서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네이버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크림의 누적 결손금이 4000억원을 넘어 선 가운데 스톡엑스와 손을 잡고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리셀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에 성공한 리셀 플랫폼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으로 크림은 사업 초기부터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여러 제안을 받아왔다”며 “북미 1위 리셀 플랫폼이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그만큼 크림이 순항 중이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크림측은 스톡엑스와 대화중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M&A나 조인트벤처(JV)등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크림 측은 “현재 양사가 여러 안을 주고받는 것은 맞지만, 매각이나 JV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크림은 국내를 넘어 일본과 동남아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을 향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6.16 07:00
금융·보험·재테크

[IS시선] '기업가치 재평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기대

지난 5일 한국 유가증권시장은 역대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 하락 폭(-234.64p)을 기록했고, 924개 종목 중 단 11개 종목만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11.3% 하락하는 등 ‘검은 월요일’ 대재앙의 날에 무려 시총 235조원이 증발했다. 이 같은 대폭락에 한 금융업 관계자는 “올해 7개월 동안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차곡차곡 올렸던 지수가 단 하루 만에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미국 증시 등도 경기침체 우려와 일본의 금리 인상,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이 겹치면서 폭락장을 보였다. 하지만 폭락 이후 반등 추이를 살펴봤을 때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은 다른 선진국의 시장보다 확실히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의 시장은 대폭락 이후 곧장 외국인들의 매수 규모가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반등의 폭이 다른 시장에 비해 크지 않았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5일 –12.4% 폭락 이후인 6일에 10.23% 반등했다. 반면 국내 코스피 증시는 8.77% 떨어진 뒤 다음 날 3.30% 상승에 머무는 등 대재앙의 충격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폭락장 이후 다른 국가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바로 돌아온 반면 한국 시장은 변동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절반 수준의 외국인만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는 다른 국가에 비해 기초체력이 떨어져 변동성이 심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투자자의 매매가 빈번하고 ‘외국인의 단타장’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선진국처럼 기업들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야 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정부는 9월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시작되고, 연계 ETF가 출시되면 국내 기업들의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기업의 성장 가치를 어느 정도 보장하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저평가된 기업들의 주식가치가 재평가된다면 ‘단타 위주’ 시장에서 중장기적 투자 시장으로 가는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보다 단단한 증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과 관련 기업들의 경제력 제고가 중요하다.이에 맞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개시 후 선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한 기업은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콜마홀딩스,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6개사다. 목표를 설정하고 주주와 소통하는 등 기업가치를 공유하는 활동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는 앞으로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될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 동참할 수 있게 정부는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적극적으로 논의·추진해야 한다.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과 국내 증시 확장을 위한 중대한 시점이다. 2024.08.20 06:50
경제

인수 포기 신세계, 미지근한 GS…휴젤 인수전 열기 식어

‘보톡스’ 기업인 휴젤의 인수전에 신세계와 GS가 발을 빼고 있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 인수전에 국내 대기업과 중국 기업이 참여한다는 소식으로 뜨거웠지만 신세계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지난 16일 휴젤 인수 여부와 관련해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세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검토 사항으로 휴젤 지분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와 필러 등을 제조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2009년 식약처로부터 미간주름 개선 등에 사용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2016년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휴젤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42.9%의 휴젤 지분을 최대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도 휴젤의 인수에 관심을 드러냈다. 화장품과 뷰티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지만 비싼 인수가에 발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국 기업이 휴젤의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정보는 투자은행(IB) 업계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휴젤의 대주주 베인캐피털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손잡고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IB 업계의 인수전과 관련한 정보를 흘리면서 매각가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인수전 가담 소식에 휴젤의 주가는 20만원 초반에서 27만8000원까지 솟아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가치 본질과는 별개로 몸값이 높아지면서 신세계와 GS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도 휴젤의 인수전에 한 발 물러선 상태다. GS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단독으로 인수에 나서는 게 아니라 컨소시엄을 이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휴젤의 고평가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매출 5000억원대의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에 매각될 당시 규모가 1조3100억원이었다. CJ헬스케어(현 이노엔)은 케이캡이라는 유망한 신약을 보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휴젤은 보톡스에 강점을 나타내지만 헬스케어로의 사업 확장성은 제한적이다. 매출 2000억원대 기업 인수를 위해 2조원 이상의 인수 금액은 고평가 됐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19 11:58
게임

8월 상장 크래프톤, 몸값 낮췄다

오는 8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게임사 크래프톤이 공모가를 낮췄다. 일부에서 제기된 공모가 거품 논란에 스스로 몸값을 낮춘 것이어서 향후 상장 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이 1일 공모가 희망 범위를 낮춘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새 공모 희망가는 40만원∼49만8000원으로 처음에 제시한 45만8000원∼55만7000원보다 5만원 가량 내려갔다. 이에 공모 예정 금액은 3조4617억원∼4조3098억원이다. 정정 전 공모가 기준 공모액은 4조6000억원∼5조6000억원으로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였다. 크래프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하자 공모가를 재산정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글로벌 빅히트작을 낸 크래프톤은 정정 전 증권신고서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엔씨소프트 시가총액(1일 기준 18조3097억원)의 약 2배에 이르는 것이다. 크래프톤 측은 “지난 6월 25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시장의 이해를 돕고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해 기재 정정 후 공시했다”고 말했다. 또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독보적인 IP인 '배틀그라운드'를 보유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개발 IP로서 해외 각지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대표 게임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연결해 간다'는 비전하에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과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864만4230주다. 신주 모집이 562만4000주(65%), 구주 매출이 303만230주(35%)다. 정정 전 증권신고서와 비교하면 구주매출 물량은 그대로이고 신주 모집규모가 애초 700만주에서 137만6000주 줄었다. 크래프톤은 오는 14∼27일에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 8월 2∼3일에 일반 청약을 받는다. 이어 8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삼성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일반 투자자들의 중복 청약은 가능할 전망이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07.01 18:28
경제

4대 금융지주 맞먹는 카카오뱅크 몸값?…카카오게임즈 수순 밟을까

국내 대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자리 잡은 카카오뱅크가 내년 증시 상장을 계획하면서 몸집을 키우더니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4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카카오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카카오뱅크가 앞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 거품 논란과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앞두고 공격적인 자본 확충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 투자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2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TPG 캐피탈을 통해 각각 2500억원, 50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실시 한 바 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제3자 방식의 유상증자로 1조원의 자본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시장에서 전망했던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이룬 성과다. 당초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자본확충 시기를 내년까지로 내다봤다. 1조원의 ‘총알’을 장전한 카카오뱅크는 내년 하반기 이후 기업공개(IPO)를 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주관증권사 선정을 위한 RFP(제안 요청서)를 발송한 만큼 이른 시일 내 주관 증권사를 선정해 내년 하반기 이후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상장 후 기업 가치가 얼마나 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장외 시장에서는 24일 기준 카카오뱅크 주식의 1주당 가격이 8만1500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뱅크의 발행 주식 수(3억6500만주)를 고려해 계산해 보면 추정 시가총액은 29조7475억원에 이른다. 이는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을 뛰어넘는 시총이다. 같은 시점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시총은 각각 19조2934억원과 17조5102억원이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추정 시총은 4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10조6586억원)과 우리금융(7조2949억원) 시총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전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상장에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유상증자에서 주당 발행가는 2만3500원에 정해진 바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지분가치는 8조5800억원(증자 완료 전 기준)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장외시장 추정치와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수치다. 관건은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실제 그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느냐다. 신생 은행으로서 가능성을 증명하기는 했으나, 아직 전통 금융사를 멀찍이 좇아가기 바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은 859억원이었고, 지난해부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4대 은행들의 평균 순익은 1조6151억원에 달하고, 카카오뱅크보다 20배 가까운 이익을 내는 상황이다. '인터넷 전문'이라는 효율성 면에서도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보면, 상반기 말 기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8% 이상이고, 하나은행도 7% 후반대다. 우리은행이 5.86%로 가장 낮지만, 카카오뱅크(5.29%)를 앞선다. 이처럼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가 '거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에는 성장 배경에 최대주주 카카오가 있다는 점도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국민 플랫폼 카카오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비슷하게 지난 9월 카카오의 후광에 힘입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만 봐도 여전히 '거품' 논란을 이어가는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후 최고가 8만9100원을 기록한 이후 현재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4만9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외에도 카카오뱅크가 코로나19라는 일시적 사태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반짝 수혜를 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 상장 사례가 없으니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며 "현재로써는 비대면 특화된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치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 비대면 환경은 모든 금융권이 넓혀나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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