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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릿고개 버텨라' K배터리 안간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마지막 ‘보릿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로 인해 실적 저하가 뚜렷하지만 시급했던 시설투자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숨을 돌리고 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K배터리는 신사업 확대를 돌파구로 삼고 있다. 시설투자 정점, 대규모 투자 마무리 26일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 3사가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동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캐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모두 연간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배터리사들의 타격이 유난히 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액이 1조원 이상이었다. SK온은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영업이익이 2조1632억원에서 2024년 5754억원으로 감소액이 1조5878억원에 달했다. 삼성SDI도 영업이익이 2023년 1조6334억원에서 2024년 3633억원으로 감소율 78%를 보였다. 이날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연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2024년 영업이익 감소액 1조원 이상 기업은 모두 4곳이었다. 이중 2곳이 배터리사였을 정도로 저조한 실적에 고개를 숙였다. SK온의 경우 2021년 설립 이후 적자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2023년 영업손실 5818억원에서 2024년 1조127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전기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북미와 유럽 등에 전진기지를 세우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공장 1개당 수조원이 투입되는 시설투자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고객사 확보를 위해 완성체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지속적인 시설투자 확대 흐름은 줄곧 이어져왔다. 그러다 2024년 배터리 3사의 시설투자금은 정점을 찍었다. 국내 배터리 리딩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신규 설립과 증설 등의 시설투자에 12조9641억원을 쏟아부었다. 13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했다. 이는 2023년 10조8906억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한 금액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024년 시설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다. 계획했던 투자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드는 등 급한 불은 껐기 때문에 앞으로 시설투자 규모는 줄어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지난해 시설투자로 6조6205억원을 사용했다. 2023년 4조3447억원과 비교해 역시 2조원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경쟁사 대비 북미 공장 설립이 다소 늦었던 삼성SDI는 미래 투자를 위해 2조원 유상증자라는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채무 상환이 아닌 공장 증설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도 지난해 7조5000억원가량을 시설투자금으로 사용했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등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2024년 기준으로 배터리 3사의 차입금 규모는 43조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15조3905억원, 삼성SDI 11조5778억원, SK온 15조5996억원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캐즘 이후 상황을 대비해 배터리 3사가 투자를 대폭 늘렸는데 차입금 증가로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올해부터 설비 투자금을 대폭 줄이는 등 긴축 재정을 통한 자금 유동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봇, 건설장비 등 신사업 돌파구 분주무엇보다 생산 가동률 회복이 관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가동률은 2023년 69.3%에서 지난해 57.8%로 감소했고, SK온은 87.7%에서 43.8%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SDI의 가동률도 76.0%에서 58.0%로 하락했다. 배터리 3사는 로봇과 건설장비 배터리 등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5일 ‘인터배터리 2025’에서 현대차·기아와 함께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형 제품을 선보이며 시선을 모았다. 삼성SDI는 지난달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같은 삼성SDI와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공조’는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간의 ‘배터리 회동’ 이후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삼성SDI 관계자는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은 시일이 걸리겠지만 포토폴리오 확대를 위한 신사업의 일환으로 향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9일 두산밥캣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소형 건설장비 배터리팩 개발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건설장비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셀이나 모듈을 제공하기로 했다. 오유성 LG에너지솔루션 소형전지사업부장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전동화 시장 선도를 위해 앞으로도 최초, 최고의 도전을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은 처음으로 일본 완성체 업체를 뚫으며 고객사를 확대하는 행보를 보였다. SK온은 지난 19일 일본 닛산과 2028년부터 2033년까지 6년간 99.4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형급 전기차 100만대를 탑재할 수 있는 물량으로 15조원 규모 계약에 달한다.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SK온 측은 “일본 완성차 업체와 첫 파트너십을 맺는 성과와 전략적 요충지인 북미 지역에서의 공급처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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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2028년 매출 2배 달성, 질적 성장 해내겠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미래 성장 비전을 발표했다. 신임 이사회 의장이 된 김동명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8년에는 2023년 매출 실적과 비교해 약 2배 이상의 매출을 이뤄내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제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10% 중반까지 개선해가겠다"며 “안정적인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해 주주 환원을 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년간 매출액, 수주잔고, 글로벌 생산능력(캐파), 북미 시장점유율 등에서 2배 이상 견조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장기화하고 미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 유럽의 친환경 정책 변화 등 정책적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김 사장은 "높아진 변동성과 기술 인프라의 난제로 인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당분간 당초 기대했던 기울기와는 다른 속도로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0%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그는 "이 시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질 것"이라며 "현재의 시기를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시설투자 및 사업·고객·제품 포트폴리오 면에서도 운영 효율화에 힘써 질적 성장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전기차 시장 둔화에 대응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비전기차 중심의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난해 북미에서 약 50GWh(기가와트시)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에 셀부터 시스템통합(SI)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춘 유일한 업체로, 고객들이 현지에 생산 지점이 많은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원통형 46시리즈 관련 유의미한 사업 성과도 밝혔다.김 사장은 "며칠 전 애리조나 법인에서 주요 고객과 다년간 연 10GWh 규모로 46시리즈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는 성과가 있었다"며 "원통형 배터리를 많이 써오지 않은 레거시 업체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쓰게 되는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계약은 약 수조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차별적 강점이 있는 46시리즈, 고전압 미드니켈, LFP, 각형 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수주 모멘텀을 꾸준히 확보해 나가겠다"며 "건식 공정과 전고체 전지 개발을 앞당기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또 전고체 배터리 개발 시점과 관련해 "지금 목표는 2030년"이라며 "양산 기술과 병행해 실질적인 선두를 해보겠다는 전략"이라고 답했다.김두용 기자 2025.03.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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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캐즘에도 예년과 같은 규모 신입사원 채용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도 미래 준비를 위해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강행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9일까지 연구개발(R&D) 18개 직무와 생산기술 27개 직무 등 총 45개 직무에서 신입사원을 수시 채용한다.채용 직무는 R&D의 경우 자동차전지개발센터 셀·팩 개발, 소형전지개발센터 원통형 셀·팩·파우치형 셀 개발, ESS전지개발센터 시스템 설계 등이고, 생산기술의 경우 자동차전지사업부 각형 공정기술·전극공정기술, 소형전지사업부 생산운영 등이다.채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장기 인재 채용·육성을 위해 캐즘에도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줄이지 않고 예년과 같은 세 자릿수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신입사원 채용 규모에 대한 검토가 있었지만 예년과 같은 규모를 뽑아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미래 준비를 위한 국내외 인재 채용 행사도 이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6월 유럽에서 처음으로 BTC(Battery Tech Conference) 행사도 열 예정이다.B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래 배터리 산업 혁신을 주도할 연구개발(R&D)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국내외에서 여는 인재 채용 행사다. 올해는 4월 미국, 6월 독일, 9월 한국에서 각각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지난해 5월(미국 뉴욕)과 9월(서울)에서 열린 BTC 행사에 직접 참석했으며, 올해 BTC 행사에도 참석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선도할 인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주 '인터배터리 2025'의 부대 행사로 열린 '배터리 잡페어 2025'에서 1대1 멘토링,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구직자와 직접 소통에 나서며 미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이에 사전 신청 이틀 만에 100명이 넘는 정원이 조기 마감됐고, 기업 설명회에도 참석자가 몰려 당초 예정됐던 300석에서 좌석을 추가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1억1800만원으로 집계됐다.김두용 기자 2025.03.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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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잡고 캐즘 뚫을 K배터리 3사의 신무기는

세계를 호령했던 K배터리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저가형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영토를 넓힌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지 오래다. 이제 추격자 입장인 K배터리는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트럼프 관세 변수를 뚫고 반등을 꾀하고 있다. 특히 K배터리 3사(LG·삼성·SK)는 신무기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고효율성과 가성비로 승부수 K배터리 3사는 오는 5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에서 신무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행사 첫날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3사 대표들이 만나 각사의 부스를 둘러보고, 캐즘 극복 사업전략을 공유하는 등 의기투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688개 배터리 업체가 참가해 2330개의 부스를 꾸린다. 무엇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신무기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K배터리의 선두주자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꼽히는 46시리즈 배터리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 2170(지금 21㎜·길이 70㎜) 대비 에너지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높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는 제품이다.또 배터리팩 구조를 간소화하고, 셀 수를 줄이면서도 고객에게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전 2170 대비 제조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전반적인 배터리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의미다. 보통 2170 배터리의 경우 차량 1대에 4500개의 셀이 필요하지만, 4680 사이즈의 경우 셀 750개만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점을 높이 평가받아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는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5’에서 배터리 부문 상을 수상한다. 원통형 배터리는 글로벌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를 겨냥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거의 유일하게 전기차 완성업체 중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테슬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원통형 배터리 혁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540m²(약 163평) 규모의 전시관을 꾸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인터배터리 2025에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선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혁신 기술 및 제품 등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삼성SDI도 테슬라를 겨냥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인다. 삼성SDI의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도 올해 인터배터리 어워즈 수상 제품으로 선정됐고, 올해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이번에 삼성SDI가 강조한 신무기는 ‘열 전파 차단(No-Thermal Propagation)’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각형 배터리의 차별화된 안전성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열 전파 차단은 배터리 제품의 특정 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셀과 셀 사이에 적용된 안전 소재 등에 의해 다른 셀로 열이 전파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여기에 삼성SDI는 현대차·기아와 함께 개발하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미래형 제품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로 업그레이드 되는 우리의 일상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은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 중 니켈 함량이 50∼70%인 배터리를 말한다. 고에너지밀도의 하이니켈 NCM 배터리와 가격 경쟁력·열 안정성이 우수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특성을 균형 있게 갖춘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SK온은 값비싼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전압을 활용했다.여기에 SK온은 파우치형과 각형, 원통형 등 3대 폼팩터를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SK온 관계자는 “세계에서 3대 폼팩터를 모두 출시하는 배터리 회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객사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어느새 점유율 14%, 반등 카드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세계 1위를 자랑했던 K배터리의 세계 점유율이 최근 급감하고 있다. 반면 저가형 LFP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출하량 기준 판매 실적에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이 14%까지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9%로 3위, 삼성SDI가 3%로 8위, SK온이 2%로 9위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3사 합산 점유율은 2023년 24%에서 2024년 14%까지 하락했다. 2020년 3사의 점유율이 34%를 차지하며 세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와 안일한 대응으로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중국 업체가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한 데다 당국의 안정적 지원 속에 CATL, BYD, CALB, EVE 등의 중국 배터리사들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3~4년 사이에 K배터리 점유율 20%가 빠져나간 셈이다.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성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K배터리는 캐즘으로 인한 급성장한 보급형 전기차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고, 프리미엄 배터리만 고수하다 충격적인 결과를 안게 됐다. 결국 K배터리는 중국의 5분의 1 수준 규모인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집중하다 중국에 역전을 허용했다. 특히 저가형 LFP 배터리 외면했던 게 패착이었다. 캐즘으로 LFP 배터리의 확산 속도가 빨랐고, 이 시장을 중국이 점령한 것이다. K배터리 3사는 LFP 배터리 양산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LFP 배터리를 양산해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와 SK온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LFP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SNE리서치는 ”배터리 시장이 LFP로 급격히 돌아선 상황에서 K배터리도 LFP 배터리 개발 및 라인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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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퀄컴과 손잡고 '최적의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 찾는다'

LG에너지솔루션이 퀄컴과 손잡고 새로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진단 솔루션 상용화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23일 퀄컴과 시스템 온칩(SoC) 기반 BMS 진단 솔루션 상용화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저사양 하드웨어로 구동됐던 기존 BMS와 달리 고성능 SoC 컴퓨팅 성능을 활용하는 BMS 솔루션은 업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새로운 첨단 BMS 소프트웨어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가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진단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스냅드래곤 카 투 클라우드 커넥티드 서비스 플랫폼에도 탑재될 계획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 3월 퀄컴과 차세대 BMS 진단 솔루션 개발 협력 계획을 발표하고, 기술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양사 기술 공유 및 검증 과정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 BMS 기술의 우수성과 퀄컴과의 협력 시너지 등이 입증됐고, 이번에 정식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BMS 솔루션의 핵심인 안전 진단 기능은 크게 향상된다.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솔루션의 SoC 고용량 컴퓨팅 성능을 활용해 기존 BMS 대비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화재 발생 가능성 등 이상 징후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다.퇴화 진단 기능 역시 80배 이상 향상된 연산 능력으로 더 정교해진다. 일정 기간 이후의 배터리 잔여 용량을 예측하는 기능, 양극과 음극 등 배터리의 세부 구성 요소에 대한 퇴화 성능 지표를 확인하는 기능 등이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다.이번 첨단 BMS 진단 소프트웨어는 별도의 서버 연결 없이도 실시간으로 실행할 수 있어 주행 정보 등의 차량 데이터를 차내에서 자체적으로 분석·진단할 수도 있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월 비전 공유회를 열고 4대 중장기 전략 중 하나로 소프트웨어·서비스 영역으로의 사업 확대를 꼽았다. 이와 관련, 신규 브랜드 '비.어라운드'(B.around)를 최근 론칭하고 배터리 관리 토털 솔루션(BMTS)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반도체 선두주자 퀄컴과 함께 미래 전기차 시대 핵심이 될, 업계 최초의 SoC 기반 BMS의 판로를 열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조만간 많은 전기차에서 '비.어라운드'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23 10:38
산업

LG에너지솔루션, GM 지분 인수로 미시간주 단독공장 설립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의 지분 인수로 미국 미시간주에 단독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 GM은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제3공장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GM은 "랜싱에 거의 완공돼 가는 얼티엄셀즈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조인트벤처(JV)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 매각하기로 구속력 없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두 회사는 현재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현지 자회사가 얼티엄셀즈 3공장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인수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은 3공장을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인수 후 구체적 활용 방안은 밝히지 않았지만 도요타 등 단독 수주 물량 중 일부를 3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20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얼티엄셀즈 3공장 매각·인수 건은 전기차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윈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수요에 맞춰서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섰다. GM도 지난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에 발표한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당시 GM이 자본의 효율적인 배치를 통한 전기차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매각도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GM은 공장 지분 매각으로 투자금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즘이 장기화하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로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GM 발표에 따르면 3공장은 대부분 건설된 상태로 즉각 설비 구축이 가능한 상태다. 향후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신규 공장을 증설하거나 기존 공장을 새롭게 증설하기보다 완공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절감된다.또 GM과의 협력이 굳건한 상황에서 한 고객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이 아닌 단독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수익의 100%를 가져갈 수 있다.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랜싱에 3공장을 건설해왔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두고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총 26억달러(약 3조6500억원)가 투입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2022년 착공해 올해 하반기 준공하고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전기차 수요의 정체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얼티엄셀즈 3공장도 가동 계획이 지연된 상태다.한편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각형 배터리 공동 연구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14년간 이뤄진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03 17:55
산업

셀트리온 의약품업계 '사익편취 제재 첫 사례' 공정위 과징금 받아

셀트리온이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3일 총수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 재고 보관료를 받지 않고, 상표권을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셀트리온에 대해 과징금 4억35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혔다.공정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08년 8월 셀트리온헬스케어(이하 헬스케어)와 판매권 부여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개발에 드는 비용 및 리스크를 공동 부담하고, 향후 개발되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국내외 판매권을 갖는 합의였다.셀트리온의 담당 업무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연구개발, 임상 허가 등록, 생산 및 품목허가였다. 헬스케어의 담당 업무는 바이오시밀러 구매와 재고 보관·관리로 각각 정했다.당시 헬스케어는 셀트리온 그룹의 동일인인 서정진 회장이 88.0%의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인 회사였다. 이후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개발 및 품목 허가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헬스케어는 2009∼2013년까지 영업이익 적자가 누적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했다.이에 셀트리온은 2009년 12월 기존 기본계약에 적힌 내용을 뒤집고 헬스케어 소유의 의약품을 보관료 없이 보관해주기로 합의했다. 더 나아가 2012년 8월에는 기본 계약을 개정해, 헬스케어의 보관료 지급 규정을 삭제했다.셀트리온은 아울러 자사가 등록·보유한 '셀트리온 상표권'을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헬스케어에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2016년부터는 해당 상표권을 서 회장이 지분 69.7%를 보유한 셀트리온스킨큐어에도 무상으로 제공했다.셀트리온은 2018년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동안 받지 않은 상품권 사용료를 자체적으로 산정하기도 했지만 '공짜 상표권 사용' 행위는 이후에도 2019년까지 지속됐다.공정위는 이 같은 방식으로 셀트리온이 헬스케어와 스킨큐어에 12억1000만원의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실제 지원 행위는 2009년부터 시작됐지만, 셀트리온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16년 이후 기간에만 지원 금액을 산정했다. 사익편취 행위는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서 회장 고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동명 공정위 내부거래감시과장은 "제공된 이익이 50억원 미만인 점과 동일인의 지시·관여 여부가 불명확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의약품·제약 분야에서의 사익편취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건전한 거래 질서를 왜곡하고 특수관계인에게 부를 이전시키는 부당한 내부거래 행위를 지속 감시하겠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03 16:28
산업

LG에너지솔루션, 벤츠 이어 포드 상용차 대규모 수주

LG에너지솔루션이 또 다시 대규모 배터리 공급 소식을 알렸다. 이번에는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에 대규모 상용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LG에너지솔루션은 15일 포드와 총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여기에는 지난해 양사가 추진했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법인 공급 물량과 신규 추가 수주 물량 등이 포함돼 있다.LG에너지솔루션은 2건의 계약에 따라 포드에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 규모를 공급하게 된다.총 계약 물량인 109GWh는 일반 전기차 약 130만∼140만대, 전기 상용차 약 100만대 이상에 탑재될 수 있는 물량이다.계약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발표를 기준으로 지난해 셀 가격이 1kWh에 89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을 통해 셀 기준으로 약 13조원 수준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모듈을 포함하면 매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앞서 양사는 지난해 초 튀르키예 앙카라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 기존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에 공급할 배터리는 유럽용 전기 상용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포드는 유럽 상용차 시장 1위 기업으로, 해당 배터리는 포드의 차세대 전기 상용차 모델인 이-트랜짓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업계에서는 고출력과 장수명, 고에너지밀도가 요구되는 상용차 모델 특성상 '고성능 삼원계 파우치형'이 공급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 상용차는 차량 1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 거리가 길다. 라이프사이클(모델 교체 주기)도 길고, 눈과 비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운행하는 경우가 잦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평균 단가가 높고 장기 계약도 가능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고부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이 높으나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업계에서도 섣불리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 고객의 높은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성능과 품질 경쟁력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포드와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폴란드 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탄탄한 현지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해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의 대규모 배터리 계약 소식도 전한 바 있다. 소형전지사업부 부문에서 테슬라 이외에 두 번째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파트너로 합류하면서 이 부문의 매출이 급등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 10년간 총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벤츠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5 17:55
산업

LG에너지솔루션, ‘위기를 기회로’ 그룹 최대 계열사 도약 승부수 던졌다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늪에 빠진 형국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K배터리의 선두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창립 후 첫 비전을 발표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그룹 최대 규모의 계열사 도약이라는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그룹 최대 규모 LG전자 넘어서나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 순환 비즈니스’로 새로운 전환점 마련에 나서고 있다. 2020년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구성원을 대상으로 비전 공유회를 열고 새 기업 비전을 발표했다.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Empower Every Possibility)’는 비전을 선포하며 배터리 제조를 넘어 ‘에너지 순환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선언했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건 실적이다. 김동명 사장은 새 비전을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2023년(33조7455억원) 대비 매출 2배 성장을 예고했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서도 10% 중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2028년 매출 2배 목표를 달성한다면 모회사인 LG화학은 LG그룹 최대 매출 계열사인 LG전자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계획대로 매출 2배 성장을 이룬다면 연간 매출 규모가 70조원에 육박한다. 현재 LG그룹에서 70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계열사는 LG전자뿐이다. 3분기 최대 매출을 찍은 LG전자는 올해 매출 89조원이 전망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모회사 LG화학의 매출 규모는 아직 55조원 수준이다. 그렇지만 LG화학의 핵심인 LG에너지솔루션이 2배로 성장한다면 향후 LG전자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28년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70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내고, 석유화학 부문이 반등해 20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LG화학에서 이차전지 부문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첨단소재 부문이 10조원 매출만 올려도 100조원 매출 규모가 된다. 여기에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생명과학 부문까지 더해진다면 LG전자의 매출을 상회할 수도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을 3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3대 사업 영역 매출을 2030년 30조원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전자도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부품) 부문이 성장하면서 매년 연간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매출 93조원에 이어 2028년에는 매출 100조원 규모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보다는 배터리나 이차전지 소재의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캐즘이 해소되면 LG에너지솔루션을 품은 LG화학의 파이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주가에서는 이미 LG에너지솔루션(99조원)이 LG전자(16조원)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각편대’ 에너지 순환 비즈니스 구축 LG에너지솔루션은 4대 중장기 전략도 발표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비전기차(Non-EV) 사업 확대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리튬인산철(LFP)·고전압 미드니켈(Mid-Ni)·46-시리즈 등 제품·고객 포트폴리오 다양화,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에너지 서비스(EaaS) 등 소프트웨어·서비스 영역 사업 기반 확보, 전고체·건식전극 공정 등 차세대 전지 기술리더십 강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부별 미래 시장을 선도할 핵심 전략도 공개했다. 자동차전지사업부와 소형전지사업부, ESS전지사업부로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들 사업부의 균형 있는 ‘삼각편대’ 구축이 핵심 목표로 꼽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는 자동차전지사업부가 큰 부문을 담당하고 있지만 향후 이들 3개 사업부의 매출이 균형을 이루게 되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게 중장기적인 목표”라며 “만약 이 삼각편대가 구축되면 캐즘과 같은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그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긍정적인 소식은 소형전지사업부의 성장이다. 이 사업부는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46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양산, 다양한 차종에 대응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 압도적 1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소형전지사업부의 매출은 주로 테슬라가 책임졌는데 최근 메르세데스-벤츠가 가세했다. 테슬라 이외에 두 번째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파트너로 합류하면서 이 부문의 매출이 급등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 10년간 총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벤츠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수주 물량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시리즈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벤츠에 납품하게 될 46시리즈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여기에 가장 파이가 작은 ESS전지사업부도 2028년 미국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ESS 시스템 통합 글로벌 톱3를 달성해 5배의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동명 사장은 "우리는 더 이상 배터리 제조업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며 지속가능한 세상을 적극적으로 리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1 07:00
산업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 개선에 벤츠 공급 계약까지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뚫고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는 129.5% 증가했다. 그럼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을 기록했다. AMPC를 제외한 적자는 지난 2분기의 2525억원 대비 대폭 축소됐다.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개선돼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면서 AMPC가 전 분기의 4478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과 함께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비용 절감 노력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매출은 6조877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으나, 전 분기보다는 11.6% 증가했다.다만 유럽과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파우치 공급이 늘고,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중심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이 확대되면서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늘었다.LG에너지솔루션은 올 한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 고객 및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ESS를 비롯한 비전기차(Non-EV) 사업 비중 확대 등으로 견고한 매출 구조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공급계약을 르노와 체결하면서 중저가 배터리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독일에서 열린 상용차 전시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는 세계 최초로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셀투팩(CTP)을 선보이기도 했다.미래 성장동력인 ESS 사업 비중도 키우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에너지 전시회 'RE+'에서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LFP 기반 ESS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아울러 최근 배터리 화재 예방책으로 주목받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 에너지 서비스(EaaS) 등을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또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한 배터리 공급 계약도 맺었다. 이날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를 상대로 북미 및 기타 지역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급 물량 등을 감안하면 수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물량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시리즈인 것으로 보고 있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대비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높이고 주행거리는 기존 대비 16% 늘린 것이 특징이다.벤츠에 납품하게 될 46시리즈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2번째 단독 공장으로, 36GWh 규모로 지난 4월 착공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공급 계약과 관련해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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