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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업튀 빌런’ 허형규, 키이스트와 재계약 체결 [공식]

배우 허형규가 키이스트와 동행을 이어간다.9일 키이스트는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김영수 역 배우 허형규와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키이스트 측은 “허형규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자랑해 왔다. 최근 ‘선재 업고 튀어’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는 시기에 다시 한번 키이스트와 동행을 결정해 고마움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배우로서 대중에게 보여줄 모습이 많은 허형규이기에 그의 무궁무진한 매력을 뽐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서포트하겠다”고 덧붙였다.지난 2008년 영화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로 데뷔해 성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허형규는 2016년 영화 ‘검사외전’ 하나 오빠 역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영화 ‘밀정’, ‘마스터’, ‘엑시트’ 드라마 ‘라이프’, ‘안나’, ‘선재 업고 튀어’ 등에서 단단한 연기 내공을 드러냈다.쿠팡 플레이 ‘안나’에서는 유미(안나, 배수지)가 가짜 대학생 행세를 했을 시절 남자 친구 강재호로 출연해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대학생 시절 유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연인이 된 후 결혼과 유학을 제안했지만, 미국으로 떠나기 전 유미가 가짜 대학생임을 알게 된 후 가차 없이 버리는 캐릭터로 때로는 비열하게, 때로는 현실적인 연기로 시청자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특히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는 택시 기사 김영수 역으로 시간을 거슬러도 계속되는 악행을 섬뜩한 연기로 펼쳤다.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실감 나는 표정과 눈 떨림 연기로 ‘배우 허형규’의 이름을 널리 알리며 주목받았다.한편 키이스트에는 배우 김동욱, 김서형, 채정안, 배정남, 윤종훈, 한선화, 강한나, 스테파니 리 등이 소속돼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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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데드맨’이 ‘도그데이즈’(무더운 날)를 살아가는 방식

한국에서 영화감독의 세대 교체는 요원한 일인가.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도통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그간의 정설처럼 굳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한국영화계는 박찬욱과 봉준호라는 큰 테두리에 ‘갇혀’ 있다. 그 둘을 중심으로 이준익 김성수와 허진호 김지운 류승완 등이 계속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지영 이창동라는 큰 그늘도 있다. 홍상수도 있다. 그를 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대때 일찌감치 영화계로 들어온 류승완을 빼면 이제 대부분 60대이다. 나이를 생각하면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시대 감각이 점점 둔해지기 때문이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진작부터, ‘권력’을 ‘이양’할 수 있고 또는 할 만한 감독들을 ‘일부러라도’ 발굴해야 하며 그것도 세대별로 단계적인 방식에 의해 이루어 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의 50대 감독들이 앞으로 한 몇 년 간이라도 중심에 서고 40대 감독들은 그 다음 순, 이런 식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영화가 문화적으로든 산업적으로든 물 흐르듯 갈 수 있을 것이라고들 본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될 일은 더욱 아니다.그런 면에서 ‘데드맨’ 하준원 감독의 등장은 70년대 생 영화인으로서 올해 첫 등판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하준원은 1976년생이다. 만약 그의 이번 데뷔작 ‘데드맨’이 성공적이란 평가와 그에 걸 맞은 흥행을 한다면 늦깎이 신인감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에 같이 개봉하는 ‘도그데이즈’ 감독 김덕민도 있다. 그는 1974년생이다. 50살이다. 영화감독 데뷔 시기가 언제부터 나이 50을 넘기고 있다. 그리고 그게 그리 불편한 시대도 아니게 됐다. 그럼에도 너무 늦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감독에 관한 한 영화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도 한참이 어긋나 있다는 얘기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데드맨’과 ‘도그데이즈’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늦은 데뷔 탓인지 이들 감독의 영화에는 올드패셔너블한 것과 트렌디한 무엇이 뒤섞인, 기묘한 하이브리드적인 느낌이 들어 있다. ‘데드맨’은 명의를 도용한 블랙 머니의 세계를 그리면서 동시에 현대 정치가 그리는 부조리극을 얹히는 식의 얘기이다. 비리의 권경 유착을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 나가려 애쓴다. 나름 흥미롭다. 장르적으로도 이야기의 흐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 그런데 약점은 ‘말의 성찬’이다. 대사를 지나치게 고급스럽게 꾸몄다. 예컨대 베트남 전쟁영웅 지압 장군의 유명한 3불 전략을 여주인공 격 인물이 차 안에서 대사로 주고 받는 식이다. 상대가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는다. 상대가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는다. 상대가 생각하는 대로 싸우지 않는다. 요 얘기만 대사로 치면 될 것을 굳이 장군의 이름을 들먹이고 그가 베트남의 이순신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수사까지 덧붙인다. 과하다. 대사는 고급스러워야 하는 게 맞지만 가르치는 느낌이면 안된다. 그것도 김희애의 대사로 나온다. 김희애도 60살에 가깝다. 말이 많고 잘난 체 하는 느낌의 수사를 남발하는 세대는 ‘꼰대’, 구세대로 취급받는다. ‘데드맨’은 이런 대사를 조금 줄였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 최근 깔끔하게 늦깎이에 데뷔한 50대 감독은 안태진이다. 그의 2022년작 ‘올빼미’는 장르적으로나, 서사의 전개 면에서나, 무엇보다 시대정신의 면에서나, 계급의 시선에서나 모자람이 없었다. 보다 정확하게 애기해서 과함이 없었다.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는 첫 데뷔작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50대 감독들의 사명과 같은 것이다. 그래야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그래야 한 편 더, 한 편 더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며 그래야 50대 감독들의 줄기를 만들고 그래야 가까스로나마 세대 교체를 이룰 것이다.그런 면에서 ‘도그데이즈’는 다소 지나치게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일단 캐스팅을 스타 급으로 채웠다. 윤여정에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정성화가 나오고 다니엘 헤니에 탕준상이 붙는다. 거의 인해전술급이다. 여기에 스토리도 진부한 느낌을 줄 만큼 안정적이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갈등이 벌어지고 그 사이에 개가 있다는 식의 얘기가 도입부의 설정이다. 세입자가 수의사인데 건물주는 동물병원 개들 때문에 건물 전체가 지저분 해진다며 진저리를 치기 때문이다. 휴먼 코미디다. 예각이 강한 영화는 아니다. 배우와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캐릭터가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 가는 작품이다. 감독 김덕민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설날 연휴의 가족 관람객들에게 달렸다.영화감독 데뷔 연령대가 50대인 것은 다소 너무한 감이 있다. 전국의 수많은 영화과에서 연출 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좀더 북돋기 위해서라도 감독의 등용문이 좀더 넓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안태진에 이어 하준원과 김덕민 두 감독 모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기 바라는 마음들이 앞서고 있다. 두 사람도 초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두 작품 모두 2월7일에 개봉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2.0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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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번아웃 왔었다…쉬는 것도 잘 해야”(‘살롱드립2’)

배우 김서형이 번아웃을 겪었다고 고백했다.김서형은 23일 유튜브 채널 ‘TEO 테오’의 웹예능 ‘살롱드립2’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장도연은 “그간 작품을 엄청 많이 찍으셔서 쉴 새도 없으셨겠다”라고 물었고, 김서형은 “도연씨 만난 이후로는 계속 쉬지를 못했다. 이번에 좀 쉬고 있는데 쉬면서 약간 번아웃이 왔다”라고 고백했다.그는 “일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여러 개 하는 것보다는 하나를 열심히 하고,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노력과 성실도를 두는 편인데 그걸 몇 작품씩 연달아 하다 보니까 제가 쓸 수 있는 에너지들이 빠진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이어 “(캐릭터에서) 나와서 살 수는 있는데 몸은 하나고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소진이 되니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욕심부리다가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김서형은 “나 왜 이러지? 아픈가 싶어서 근래 좀 무섭더라. 지금은 나아져서 괜찮고 회복력이 좀 생긴 것 같다”라고 전했다.이에 장도연은 “내가 우울감인가 무기력인가를 잘 모를 때 누구나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회복탄력성이 좋으신가 보다”고 위로했다. 김서형은 “쉬는 것도 잘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울감에) 빠져서 계속 생각하는 게 아니라 번아웃이 와도 운동 루틴은 지켰다”며 20년 동안 필라테스를 꾸준히 했다고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한편 김서형은 최근 영화 ‘도그데이즈’로 스크린에 컴백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1.24 08:57
영화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영화 이정재·연극 이순재·공로 임권택·선행 조인성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주최 아름다운예술인상의 13번째 주인공이 공개됐다.17일 공개된 수상자 명단에 따르면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에서 이정재가 영화예술인상을 받게 됐다. 배우 이순재는 연극예술인상, 임권택 감독은 공로예술인상, 배우 조인성과 김서형은 각각 굿피플예술인상, 독립영화예술인상을 받게 됐다.‘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은 오는 24일 서울 강동구 스테이지28에서 개최된다. 아름다운예술인상은 2011년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창립되던 해 제정돼 매년 연말에 영화, 연극, 공로, 선행, 독립영화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이는 예술인을 선정, 모두 1억 원(각 2000만 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하는 축제를 이어왔다.신인상과 독립영화상 부문은 격년제로 수상자를 선정해 왔는데 올해는 독립영화상 부문으로 최근 영평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비닐하우스’에서 작품의 완성도와 성과에 기여한 김서형 배우를 독립영화예술인상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이날 시상식에는 과거 수상자들이 시상자로 참석한다. 시상식 행사는 나우제주TV와 유튜브 채널 신영균예술문화재단 등에서 실황 중계한다.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2011년 1월에 설립되어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씩 예술인자녀의 학비를 지원한 장학사업과 영화인재의 발굴을 위한 단편영화 제작지원사업, 한국영화의 미래인 어린이 영화체험 교육사업 등을 시행해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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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안소요 “‘더글로리’→‘비닐하우스’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자꾸 폭력의 피해자를 연기하게 된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 이어 영화 ‘비닐하우스’로 돌아온 배우 안소요 이야기다.또 한 번 지독한 폭력의 흔적을 지닌 캐릭터로 돌아온 안소요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상처와 아픔을 꾹꾹 눌러담아 선연한 눈빛으로 표현해냈던 ‘더 글로리’ 속 경란과 달리 ‘비닐하우스’ 속 순남은 무척이나 천진난만하다. 어쩐지 그런 면이 더 서늘하게 느껴지지만.“경란이는 생각이 많은 아이였던 것 같아요. 자신이 했던 실패를 다시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것이 방어벽을 만들고요. 순남 역시 방어벽과 경계심이 심한 인물이지만 한편으론 그런 것들을 쉽게 허물기도 하거든요. 계산해서 행동하기보다는 순간의 감정과 감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물이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비닐하우스’는 겹겹이 쌓인 폭력에 대한 영화다. 집이 없어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문정(김서형)은 아들과 함께 살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 간병인으로 일을 한다. 힘들지만 굳건히 살고자 했던 문정.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을 돌보다 그만 사고가 일어나고, 문정의 인생엔 큰 파고가 닥친다.순남은 문정이 심리상담을 받으며 만난 인물이다. 경계성 지적 장애를 가진 순남은 문정의 삶에 천연덕스럽게 달라붙는다. 김서형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연기할 장면이 많았던 안소요는 “고개를 돌려서 나를 좀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아마 ‘비닐하우스’ 속 순남이 문정에게 느꼈던 기분이리라.순남은 굉장히 다층적인 캐릭터다. 성폭행에 노출돼 자해를 한 그는 명백히 폭력의 희생자다. 한편으로 그는 또한 폭력의 가해자이기도 하다. 폭력적인 시스템 속에서 의도 없이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게 되는 삶. 안소요는 그런 순남이 산에서 마주친 들개처럼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론 귀여웠다고 했다.“어릴 때 산에서 들개를 마주친 적이 있었거든요. 몰골이 진짜 꾀죄죄했어요. 그 개가 저한테 막 오는 거예요. 처음엔 무서웠는데, 그 개가 저한테 적의가 없다는 걸 알곤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어요. 그걸 보고 ‘귀엽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지기는 무서웠거든요. 순남에게 접근하는데 그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그런 순남의 이미지를 외적으로도 구현하기 위해 안소요는 곳곳에 공을 많이 들였다. 특히 의상은 안소요가 직접 자신의 것을 가져와 입었을 정도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랑 같이 살아서 빈티지한 옷들이 많다고 했다.“각각 따로 보면 예쁜 옷들을 마구 조합해서 입었어요. 왠지 순남이라면 ‘이거 예쁘니까 입어야지’, ‘이거 예쁘니까 신어야지’ 할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마음대로 조합해서 입었는데 감독님이 좋아하셔서 그렇게 가게 됐죠.” ‘더 글로리’ 이후 또 한 번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해낸 안소요. 그는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 어떤 작품이든 내게 오면 충실히 임할 것”이라면서도 “사실 ‘비닐하우스’ 같은 작품을 보면 마음이 두근거린다”며 웃음을 보였다.“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이유가 한 가지인 경우가 많이 없잖아요. 보통 복합적인 동기와 감정이 얽혀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그런 복합성을 가진 인물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순남은 내적인 감정들을 남들보다 조금 더 투명하게 드러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를 보시면 많은 생각이 드실 거예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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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행복배틀’, 제2의 ‘SKY캐슬’ 기대했지만… 시청률 부진에 아쉬움

ENA ‘행복배틀’이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1일 방송된 ‘행복배틀’ 8회 시청률은 전국 유료 가구 기준 1.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회가 기록한 2%보다 0.3%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0.7%로 출발했던 ‘행복배틀’은 최근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자체 최고인 2%를 기록했으나 다시 1%대로 떨어졌다. ‘행복배틀’의 저조한 시청률이 아쉬운 이유는 방영전 ‘제2의 SKY캐슬’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행복배틀’은 SNS의 부정적 소재를 기반으로 ‘행복한 척’ 하기 위한 엄마들의 치열한 사투를 담아낸 서스펜스 스릴러다. 이러한 포맷은 2019년 23.8%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SKY캐슬’과 많이 닮았다. 두 프로그램 모두 ‘부’를 상징하는 공간이 있다. ‘행복배틀’은 극 중 최고급 아파트 단지인 하이프레스 티지,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 안에서 학부모들의 신경전이 벌여진다. 또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여배우들이 등장한다. ‘행복배틀’은 배우 이엘, 진서연, 차예련, 박효주, 우정원을 중심으로 극 서사가 진행되고, ‘SKY캐슬’에는 염정아를 필두로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김서형이 출연해 활약했다. 윤용필 ENA 대표는 ‘행복배틀’ 방영 전 미디어데이에서 “‘행복배틀’ 내부 시사 결과 ‘SKY캐슬’ 못지않은 재미와 몰입도를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31일 첫 방송된 ‘행복배틀’의 최고 시청률은 2%에 불과했다. 자신에 비해 아쉬운 결과다. 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는 “장르적인 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행복배틀’과 비교선상에 오른 ‘SKY캐슬’의 경우 풍자 코미디다. 두 드라마의 소재와 포맷은 비슷할 수 있지만 서스펜스 스릴러인 ‘행복배틀’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조 평론가의 설명이다. 서스펜스는 스릴러가 주는 하나의 효과로, 보는 사람들이 극 중 주인공 보다 줄거리 진행상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생기는 가슴 졸이는 상황을 뜻한다. ‘행복배틀’의 핵심은 오유진(박효주)의 죽음과 그가 갖고 있던 USB다. 헤리니티 유치원 학부모들은 오유진의 죽음과 연관이 있고, USB를 빼돌리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현재 16부작 중 8화까지 방영됐지만 여전히 오유진은 왜 죽었는지, 그리고 USB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었는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시청자들은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한 부연 설명을 찾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정보를 얻지 못하면서 답답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조 평론가는 또 “ENA 채널에 대한 인지도 부족도 낮은 시청률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신생사인 ENA는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굿잡’, ‘보라! 데 보라’를 후속작으로 내놓았지만 두 드라마 모두 평균 시청률 1~2%대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조 평론가는 “만약 ‘행복배틀’이 지상파에서 방송이 됐다면 지금보다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신생 채널인 만큼 뚜렷한 개성을 보여줄 한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과연 ‘행복배틀’이 남은 8회에서 죽음의 비밀이 풀리면서 서스펜스를 끌어올려 부족한 채널 인지도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6.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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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틀’, SNS 부정적 기능+배우들 호연으로 1%벽 뚫을까

SNS의 부정적 기능을 다룬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이 시청률1% 벽을 뚫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행복배틀’은 SNS에서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한 뒤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품위 있는 그녀’,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을 연출한 김윤철PD가 메가폰을 잡았다.‘행복배틀’ 1화에서는 헤리니티 영어 유치원 발표회 오디션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엄마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자신의 딸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SNS을 통해 부를 과시하고, 심지어 딸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는 등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처럼 상류층 엄마들의 욕망과 질투를 다룬 이야기는 2019년 23.8%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JTBC ‘SKY 캐슬’과 많이 닮았다. 이와 관해 김PD는 ‘행복배틀’만의 차별점으로 SNS의 부정적 기능을 다뤘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SNS는 현대인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문제는 과장된 행복 속에 진짜 본인을 숨기고, 남들과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행복배틀’의 김윤철 PD는 이러한 SNS의 부정적 기능을 꼬집고, 이 안에 숨겨진 바람직한 가족성을 담으려 했다. 이엘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요즘처럼 SNS로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현시대에 우리가 살면서 정말로 느껴야 하는 행복과 진짜 행복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드라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섯 배우들의 연기 합도 ‘행복배틀’만의 관점 포인트다. 여성 서사 중심인 만큼 김PD는 ‘나의 해방일지’ 이엘, ‘독전’ 진서연, ‘황금가면’ 차예련, ‘슈룹’의 박효주, 우정원 등 연기력을 입증받은 여배우들을 캐스팅 했다. 특히 2화에서는 오유진 역을 맡은 박효주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그는 아내로서의 내조도, 엄마로서의 서포트도 완벽하게 해내는 전업주부이자 잘나가는 인플루언서 오유진 역을 맡았다. 그러나 실은 누구보다 욕망에 눈이 먼 인물로 박효주는 오윤진의 숨겨진 내면을 긴장감 있게 표현하면서 극 중 몰입감을 높였다. 하지만 2화만에 극중 오유진이 사망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름 있는 여배우들의 호연과 SNS의 부정적 영향 등 사회적 문제를 잘 표현했지만, 현재 2화까지 방영된 ‘행복배틀’의 최고 시청률은 0.9%로 1%대를 넘기지 못하고 고전 중이다. 사실 ENA는 2018년 8월에 최고 시청률 17.5%로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하 ‘우영우’) 이후 화제와 시청률을 동시에 견인하는 작품이 없었다. 김서형 주연의 ‘종이달’은 화제는 모았지만 시청률은 1%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며, ‘행복배틀’ 전작인 ‘보라 데! 보라’도 평균 시청률 0~1%대로 아우슈비츠 대사 논란만 남겼다. 최근 공개된 ‘행복배틀’ 3화 예고편에서는 오유진의 사망을 둘러싸고 범인을 찾는 엄마들의 모습이 나온다. 총 16부작의 ‘행복배틀’이 앞으로 ‘우영우’ 이후 ENA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 수 있을지, 묵직한 한 방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6.08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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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엄정화·라미란·김희애·전도연..4050 여배우들의 눈부신 활약

“‘일타 스캔들’을 하면서 로코(로맨틱 코미디) 여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적나라하게 느꼈어요. 아직도 여자 나이를 따지면서 잣대를 들이대는 세상이구나 싶었죠. 오히려 저보다 사람들이 더 나이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배우 전도연이 지난 3월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씁쓸한 말이기도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50대 여배우의 현실을 꼬집는 대목이기도 하다. 1980~90년대 데뷔한 여배우들은 전성기를 맞은 후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게 되면서 누군가의 엄마로 또는 누군가의 아내로 작품에서 소비되는 경우가 허다했다.하지만 최근 TV드라마 주 시청자층이 50대로 옮겨가면서 방송가도 그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50대 여배우들이 활약이 안방극장에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배우들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옅어지고 K콘텐츠의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 이런 현상은 방송계를 넘어 OTT, 영화계까지 넓게 번지고 있다. ◇ 50대 여배우 안방극장 꽉 잡았다엄정화는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통해 또 한 번 전성기를 맞고 있다. 14일 방송된 10회 시청률은 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20%를 목전에 뒀다. 엄정화는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닥터 차정숙’에서 응원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김희애도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를 통해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문소리와 함께 남자 배우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정치물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40년차 배우의 저력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지난 2020년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시청률 28.4%를 기록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터. 3년 만의 작품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호평을 받았다. 전도연, 김서형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로 50살이 된 전도연이 로코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나뉘었다. 하지만 전도연의 능력은 언제나처럼 상상 이상이었다. 우려를 깨부수고 4%대에서 시작한 ‘일타 스캔들’ 시청률을 17%까지 끌어올리는 데 커다란 몫을 했다. 전도연은 뒤이어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는 전설적인 킬러 역을 맡아 데뷔 이래 처음으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 또 한 번 왜 전도연인지를 입증했다. 김서형은 ENA ‘종이달’에서 숨 막히는 일상을 살다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한 유이화 역을 맡아 호평을 샀다. 49살인 라미란은 JTBC 드라마 ‘나쁜엄마’에서 아들을 향한 애틋한 모성애를 그려내며 매회 진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의 인기를 앞에서 이끌고 있다.◇ ‘여성 서사’ 급증 이유는?중년 여배우들의 활약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었다. 유리천장은 아직도 존재하지만, 지금의 여성들은 활동량이 늘고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 몫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여성 서사가 부각되는 건 이런 사회적 분위기상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또한 엄정화, 김희애, 전도연 등 50대 여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이들의 연기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는 게 공 평론가의 설명이다. 대다수 K콘텐츠가 남성 중심 서사 작품들이었던 만큼, 소재의 한계가 다가오자 여성들의 서사에 눈을 돌리게 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공 평론가는 “과거엔 대부분이 남성 중심의 서사들이 많았다. 소재의 빈곤이 오다 보니 ‘여자들의 이야기도 있네?’라는 전환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변화는 같은 상황을 여자의 시선과 남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시선으로 보다 보니 드라마가 새롭게 보여질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미디어의 중심축이 달라지고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각 플랫폼마다 시청자층이 달라진 것도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TV드라마와 OTT, SNS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각 플랫폼에 맞는 이야기가 준비되면서 여배우들의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는 것. 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다양해지면서 제작 편수가 많아지다 보니 연기력 좋고 인지도 높은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이 제작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제 활동의 주축이 40, 50대로 이동하면서 드라마가 그런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실적인 4050세대의 이야기를 반영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또래 여배우들이 중심이 되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X세대가 대중의 주축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사회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며 “50대 여배우들은 그런 점에서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5.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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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어떻게 칸 매료시켰나.유종선 감독 “뜨거운 호응 감사” [IS인터뷰]

“칸에 간 것 자체도 그렇지만 현지에서 굉장히 큰 호응을 받아서 되게 얼떨떨해요. 전세계에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 우리 제작진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줘서 노력했던 보람도 있었고 감사했죠.”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달’의 유종선 감독이 칸에 발을 디딘 소감을 전했다. ‘종이달’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비경쟁부문 랑데부 섹션에 공식 초정됐다. ‘종이달’은 경제적 능력이 없던 이화(김서형)가 은행에 재취업해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올해 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뤄낸 ‘종이달’은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과 박수를 받으며 K-드라마의 위상을 드높였다. 유종선 감독은 구체적인 현지 반응에 대해 “주연인 김서형과 제작진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굉장히 좋아해 주시더라”며 “드라마에서 심리적으로 파고드는 지점들을 지루하지 않게 그려낸 것에 매력을 느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종이달’과 같은 주제는 착 가라앉으면서도 리얼한 분위기이기 쉬운데 우리 드라마는 어느 정도 대중적 호흡을 가지면서 스토리를 쪼개 들어간 부분이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는 TV나 작은 화면 기준으로 음악이든 연출을 하는데 ‘종이달’은 극장 시사회를 할 기회가 많았어요. ‘애초부터 영화 상영 기준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습니다.” ‘종이달’은 대부분 어두운 톤과 무채색 배경으로 인물들의 호연이 펼쳐진다. 드라마 초반 다소 차가운 푸른빛 배경에서 김서형의 무표정 연기가 연이어 그려지는데, 이러한 분위기는 작품 전체의 톤을 책임진다. 동시에 이야기의 전개 과정은 예측할 수 없고, 여기에 인물들의 커져가는 욕망이 어우러진다. ‘종이달’은 일본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앞서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다. 원작 자체가 지닌 높은 작품성이 전제됐지만 이를 다시 한국 드라마로, 우리나라 정서로 만들어내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터다. 유종선 감독 또한 “한국 드라마로 다시 만드는 이유는 뭘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일본 작품과 달리 우리 드라마는 현재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의 인물들 관계가 역동적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원작 자체가 잔잔한 심리소설에 가까워요. 우리 드라마는 5부작인 일본드라마와 비교해 10부작이라서 사건의 긴장감을 더 연속적으로 만들어갔어요. 그렇다 보니 인물들 각자 모두가, 문제를 떠앉고 있죠. 원작의 톤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이러한 인물들의 문제를 통쾌하게 해결하지는 않았고, 다만 그 과정에서 ‘너랑은 달라?’라고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죠.” ‘종이달’은 여타의 작품들과 달리, 시청자나 관객이 마음 편히 감정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기 쉽지 않다. 바꿔 말하면, 한 발자국 떨어져 각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들을 곱씹게 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인물의 어떤 면모들이 불현듯 이해되거나 짐작 가능하다. ‘태양의 후예’(2016),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60일, 지정생존자’(2019), ‘어서와 조이’(2021) 등 여러 장르와 이야기를 다뤄왔던 유종선 감독이 ‘종이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점도 다소 불친절한 캐릭터들이었다. “보통 드라마에선 시청자들이 쉽게 감정이입하거나 응원하게 되는 인물들이 있기 마련이죠. 반면 우리 작품에선 그렇지 않아요. 어디 하나 문제가 없는 캐릭터들이 없고, 답답함을 느끼게도 해요. 그런데 그러한 지점들이 우리 드라마의 특별함이에요.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지닌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죠. 언젠가는 ‘종이달’과 같은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계속 해왔고 이번에 이룰 수 있었어요.” ‘종이달’은 실제 1970년대와 1980년대 일본에서 은행원이 돈을 횡령한 사건을 모티브로 가져왔다. 서사의 본격적인 시작점인 횡령 사건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유종선 감독은 “원작 자체가 실화를 모티브로 가져왔을 뿐 실화를 소재로 하지 않았다”며 다만 은행원에 자칫 좋지 않은 선입견이 만들어질까 더욱 조심했다고 전했다. “이야기가 대부분 허구로 채워지긴 하지만, 혹시나 은행원이 부당하게 무차별적 비난을 받지 않을까 싶어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실제 취재를 해봤더니 은행 내부에서 윤리강령을 강조하고 윤리교육을 정말 엄격하게 진행하더라고요. 우리 드라마에서도 윤리강령이 두 번 정도 나와요.”‘종이달’의 기본적 소재 자체가 미디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사건이지만 드라마는 집요할 정도로 인물들의 결핍, 욕망 등의 심리에 포커스를 맞춘다. 유종선 감독은 “어떤 한 인물이 선택하고 행동하는,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복잡한 심리선이 담겼다”며 “결핍과 자기기만, 그리고 욕망에 몸부림치는 모습들을 그린 작품”이라고 말했다. ‘종이달’은 지난 10일 지니TV에서 첫 공개됐으며, ENA에서 매주 월·화 오후 10시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0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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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차정숙’부터 ‘나쁜엄마’까지… JTBC, 신흥 드라마 명가로 입지 다지나

JTBC 드라마가 신흥 드라마 명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지난달 15일 첫 방송된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4회 만에 시청률 10% 벽을 넘어섰으며 26일 방송을 시작한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도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특히 ‘닥터 차정숙’은 지난해 말 방송돼 역대 JTBC 드라마 시청률 2위에 오른 ‘재벌집 막내아들’과 비슷한 상승곡선을 그려 눈길을 끈다.‘닥터 차정숙’은 지난달 30일 방송한 6회가 13.2%(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엄정화는 포기했던 의사의 꿈에 재도전하는 차정숙을 섬세하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을 이끌어냈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닥터 차정숙’은 드라마와 OTT를 포함한 통합 차트에서 화제성 1위(4월 3주차)를 차지했다. 이로써 ‘닥터 차정숙’은 지난해 하반기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부터 ‘대행사’, ‘신성한, 이혼’으로 이어진 JTBC 드라마 성공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역대 JTBC 드라마 시청률 순위는 ‘부부의 세계’가 28.4%로 1위, ‘재벌집 막내아들’이 26.9%로 2위, ‘스카이캐슬’은 23.8%로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닥터 차정숙’이 기존 톱3의 아성을 깨고 새로운 톱3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드라마 명가’는 시청자·광고주 신뢰성 확보‘드라마 명가’는 드라마를 편성하고 방송하는 방송사라면 누구나 욕심을 낼 만한 수식어다. 해당 방송사가 드라마에 있어서는 신뢰성을 담보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해당 방송사에서 편성한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고 결과에 만족하기 때문에 광고주들도 이 방송사의 드라마 편성 시간대에는 안심하고 광고를 집어넣는다.그렇다고 이 같은 수식어가 인기 드라마 한두편에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연속적으로 인기 드라마들이 나와야 한다. 방송사 채널은 물론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명가’가 되기는커녕 한편의 성공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JTBC는 그동안 적잖은 드라마 히트작들을 꾸준히 배출했다. ‘명가’가 될 자격을 착실히 쌓아온 셈이다. 2018~2019년 방송한 ‘스카이캐슬’을 시작으로 ‘눈이 부시게’(2019),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이상 2020) 등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염정아, 김서형 주연의 ‘스카이캐슬’은 한국 사회의 첨예한 이슈인 사교육 문제를 과감하게 담아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최고 시청률은 23.8%로 종편 채널이라는 한계를 딛고 JTBC 드라마의 전성기를 열었다.하지만 2020년 하반기부터 시청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라이브온’, ‘경우의 수’ ‘허쉬’ 등 많은 작품들이 1~3%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허쉬’의 경우 황정민과 임윤아의 호흡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성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10주년 특별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던 ‘시지프스: the myth’ 역시 JTBC의 자존심을 구겼다.부진한 시청률을 보였던 JTBC 드라마가 활기를 되찾은 건 ‘재벌집 막내아들’을 만나고부터다. 송중기 주연의 이 작품은 구겨졌던 JTBC 드라마의 자존심을 되찾아왔다. 후속작인 ‘대행사’도 큰 사랑을 받으며 쾌조의 분위기를 이어갔고 조승우의 ‘신성한, 이혼’도 9.5%의 준수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 JTBC, 40~50대 맞춤 드라마로 ‘명가 도전’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JTBC는 시청층을 정확히 분석해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이어 “특히 요즘 드라마는 40~50대가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최근 JTBC의 흥행 드라마를 보면 40~50대가 좋아할 만한 배우들과 소재, 내용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김 평론가는 “‘재벌집’은 1980년부터 2000년대의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신성한 이혼’이나 ‘닥터 차정숙’의 경우는 이혼 문제나 전업주부들의 애환 문제들 등 40~50대가 고민하는 내용을 많이 보여준다”며 “다른 방송사에서는 시청자 유입을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다 시청자를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JTBC는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반응이 좋은 것”이라고 부연했다.‘차정숙’과 ‘나쁜엄마’가 많은 응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착하고 희생하는 기존의 엄마의 틀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라며 “JTBC는 여성 서사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 26일에는 라미란, 이도현 주연의 새 수목드라마 ‘나쁜엄마’가 첫 방송됐다. 믿고 보는 라미란과 ‘더 글로리’로 흥행 2연타를 노리는 이도현의 호연으로 점차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닥터 차정숙’에 이어 ‘나쁜엄마’ 역시 인기를 늘려가며 JTBC의 ‘드라마 명가’ 확립에 힘을 보탤지 지켜볼 일이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5.0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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