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7건
국가대표

손흥민 대신 '프리롤' 유력…기대되는 이강인 '쇼타임'

손흥민(31·토트넘)이 없는 페루전, 시선은 이강인(22·마요르카)에게 향한다.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은 캡틴 손흥민이 결국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휴식을 취한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페루전 선발 제외를 공식화했다. 그는 “손흥민은 매일매일 좋아지고 있지만, 페루전엔 벤치에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을 마친 뒤 가벼운 스포츠 탈장 증세로 수술을 받고 귀국했다. 2주 이상 회복 기간을 거쳤고, 대표팀 훈련에 참여했지만 100% 컨디션을 보여주기는 어렵다. 지난 14일 훈련에도 자체 청백전과 세트피스 훈련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의 선발 제외 사실을 직접 밝혔다. 교체로 나설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클린스만호엔 또 다른 악재다. 이미 김민재(나폴리)가 기초군사훈련으로, 김영권(울산 현대)은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해 수비진에 누수가 심각한 상황. 여기에 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인 손흥민마저 없이 페루전을 치르는 상황이다. 출범 첫 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에 변수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콜롬비아·우루과이와 2연전에 손흥민을 ‘프리롤’로 활용해 호평을 받았다. 주로 왼쪽 측면에 포진하던 손흥민을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뛸 수 있도록 했다. 자유롭게 전방을 누빌 수 있게 된 손흥민은 공간 침투와 슈팅, 날카로운 패스 등을 통해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프리롤’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찾아낸 새로운 활용법이었다. 그가 빠지게 되자 클린스만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적으로 파격적인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결국 손흥민의 역할을 이어받을 선수를 찾아야 한다. 2선 중앙에 포진해 공격을 진두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후보 중 도드라지는 선수는 단연 이강인이다.이강인은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주로 측면에 배치됐지만, 사실상 프리롤로 공격을 이끌었다. 전방이나 측면 등 공격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전달하고, 직접 드리블 돌파나 슈팅 등을 통해 상대 골문을 노렸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강인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더구나 공격 자원 중 컨디션이 가장 좋다. 그는 마요르카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6골·6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빅클럽 이적설이 돌았고, 최근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 이적이 임박했다는 현지 소식마저 전해졌다.클린스만 감독도 이강인의 재능과 실력을 높게 평가하며 중용 의사를 확실하게 내비쳤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이강인을 중용하진 않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첫 A매치 2연전부터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콜롬비아전에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가 이강인이었고, 두 번째 경기였던 우루과이전엔 아예 선발 라인업에 그를 포함했다. 첫 선발로 나선 우루과이전에서는 손흥민의 프리롤과 맞물려 오른쪽 측면에 포진했다. 이강인은 측면에서 볼 배급 역할을 맡았고, 적극적으로 슈팅도 시도하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방을 향한 날카로운 크로스 등도 선보이면서 A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만약 이번엔 중앙에 배치돼 프리롤 역할을 맡으면 재능을 발휘할 장면은 더 많아질 수 있다.측면이나 전방에 포진할 공격진들이 많다는 점도 이강인이 손흥민 자리로 이동해 공격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큰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3월 부상으로 빠졌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이번 경기를 통해 클린스만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A매치 때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3월 2연전 모두 측면에 배치됐던 이재성(마인츠05)을 비롯해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나상호(FC서울) 문선민(전북 현대)도 측면에 배치될 수 있다.만약 이강인이 손흥민 대신 공격의 핵심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향후 클린스만호 공격진에는 새로운 공격 옵션이 추가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은 대체 불가 선수지만, 이들을 대신해 발탁된 선수들이 기회를 잡고 스스로를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으로선 클린스만호 공격의 핵심으로서 스스로를 증명할 ‘쇼타임’만 남았다. 김명석 기자 2023.06.16 11:03
국가대표

클린스만호 '진짜 1기' 발표…‘중국 구금’ 손준호 포함·'득점 1위' 주민규 제외

6월 평가전에 나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지난 3월과 달리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직접 뽑은 사실상 ‘진짜 1기’ 명단이다.클린스만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페루·20일 엘살바도르전에 나설 국가대표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취임 나흘 만에 명단을 발표했던 지난 3월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이 꾸렸던 카타르 월드컵 명단이 주축이 됐다면, 이번에는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이 직접 선수들을 파악해 선수들을 뽑았다.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손준호(산둥 타이산)다. 손준호는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 가까이 중국 랴오닝성 공안에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를 받고 있다. 대표팀 합류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건 물론이고 귀국한다고 하더라도 컨디션은 물론 멘털적으로도 당장 출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클린스만 감독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 지속적으로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도와주고 싶다”면서도 “정식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떤 상태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래도 빨리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고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우리가 뒤에서 도와주고 있다는 걸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이어 “우리가 100% 서포트하고 있다는 걸 손준호에게 전달하고 싶다. 계속 협회 차원에서도 도와줄 수 있을 거라 본다”면서도 “이번 명단은 다음 주 소집할 때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알아달라. 선수들 컨디션도 계속 체크해야 되고 부상도 있을 수 있다. 명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활용하기 위해 손준호를 뽑았다기보다는 대외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의 표현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전방 공격진은 지난 3월과 동일하게 구성됐다. 조규성(전북 현대)과 황의조(FC서울) 오현규(셀틱)가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규(울산 현대)는 또 고배를 마셨다. 주민규는 이번 시즌에도 리그 8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앞서 벤투 감독처럼 또다시 외면을 받았다. 조규성과 황의조 모두 리그에서 2골을 기록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스트라이커는 특별한 포지션이다. 득점으로 평가받기 마련이다. 조규성이 지난 주말 득점해서 매우 좋았다.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선수들마다 경기력이 안 좋거나 득점을 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 이럴 때 극복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이밖에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울산)와 원두재(김천 상무) 홍현석(KAA 헨트)을 중원 자원으로 깜짝 발탁했다. 손준호 소집이 사실상 어렵고, 정우영(알 사드)과 백승호(전북)는 각각 수술과 부상으로 소집이 어려워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했다. 홍현석과 박용우는 이번이 첫 태극마크다. 새 얼굴들에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지난 3월에 이어 재발탁돼 중원을 이끌게 됐다. 또 김민재(나폴리)가 기초 군사훈련, 김영권(울산)이 부상으로 빠지는 센터백 자리엔 김주성(서울) 박지수(포르티모넨세)가 부름을 받았다. 김문환(전북) 김태환(울산)이 빠진 측면 수비수로는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이 처음 승선했고, 지난 3월 대체 발탁으로 기회를 얻은 설영우(울산)는 이번엔 첫 명단부터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 주축 선수들은 6월 평가전을 준비한다. 골키퍼도 김승규(알 샤밥)와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이 지난 3월과 동일하게 부름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제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최선의 준비 과정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7개월 정도 남았는데 A매치들을 통해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며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도 잘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서 A대표팀이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클린스만호는 오는 12일 부산에서 소집된다. 이어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페루와 평가전을 치른 뒤, 대전으로 이동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지난 3월 콜롬비아·우루과이전에서는 1무 1패에 그친 클린스만호는 이번 2연전을 통해 출범 첫 승에 도전한다. ▲ 축구 국가대표팀 6월 소집명단(23명) - 골키퍼 : 김승규(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 조현우(울산 현대) 송범근(쇼난 벨마레·일본)- 수비수 : 박지수(포르티모넨세·포르투갈) 김주성(FC서울) 권경원(감바 오사카·일본)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 김진수(전북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설영우(울산) - 미드필더 : 손준호(산둥 타이산·중국) 홍현석(KAA 헨트·벨기에) 원두재(김천 상무) 황인범(올림피아코스·그리스) 이재성(마인츠·독일) 박용우(울산) 이강인(마요르카·스페인) 손흥민(토트넘· 잉글랜드) 황희찬(울버햄프턴·잉글랜드) 나상호(서울)- 공격수 : 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스코틀랜드)김명석 기자 2023.06.05 10:43
프로축구

김민재 두 번째 사과 "손흥민과 오해 풀어, 생각 짧아 다시 한번 죄송"

'클린스만호' 합류 후 논란을 낳고 돌아간 '괴물 수비수' 김민재(27·나폴리)가 손흥민(토트넘)과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상 관계를 끊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김민재는 1일 소속사를 통해 "손흥민 선수와 관련해 제가 생각이 짧았고, 잘못했다"라며 "흥민이 형께 따로 연락해 사과드렸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만 신경을 쓰고 싶다. 당분간이 아니다.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라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남겼다. 이에 팬들의 질타와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김민재는 다음날(2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표 선수를 하면서 열심히 안 한 경기가 없었다.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며 "성숙하지 못한 점 사과한다"고 밝혔다. 대표팀 은퇴 논란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나상호(서울) 등이 댓글을 달아 응원했고, 주장인 손흥민은 '좋아요'를 눌렀다.그런데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고 영광입니다"며 "오랜만에 홈경기를 치르면서 축구가 받고 있는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썼다.이어 김민재와 손흥민이 SNS 계정 관계를 끊은 흔적이 포착됐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두 선수의 관계에 대한 여러 추측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관심이 뜨거워졌고, 둘은 현재 인스타그램을 다시 팔로우한 상태다.김민재는 "(손)흥민이 형이 항상 대표팀 소집이 끝나면 그런 글을 올리시는데, 제가 전날 진행했던 인터뷰로 인해 오해했다.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라고 전했다.우루과이전 직후 말한 인터뷰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김민재는 "아시다시피 제가 단기간에 좋은 팀에 가게 되며 대중들, 미디어들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았다. 너무 갑작스럽게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이전에 대표팀에서 했던 것들이 어려워졌다"며 "실점 장면과 상황에 더 예민해지고, 더 잘해야겠다는 압박 속에 스트레스가 있어 실언했던 것이다. 대표팀은 그만큼 영광스럽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라 봐 부담감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안일한 생각으로 운동장에 나간 적은 없다"라고 전했다.대표팀 선배 및 동료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 대표팀 내 96년생 라인이 파벌을 만들고 있다는 말은 정말 당황스러운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라고 일축했다.김민재는 "개인의 잘못으로 불미스러운 말, 소문이 나오게 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이형석 기자 2023.04.01 15:11
국가대표

손흥민·김민재, SNS 언팔→다시 팔로우… 단순 해프닝?

손흥민(31·토트넘)과 김민재(27·나폴리)의 인스타그램 언팔로우 사건은 단순 해프닝이었을까.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스타인 손흥민과 김민재는 29일 나란히 인스타그램에 글을 게시했다.3월 A매치 2연전을 마친 김민재는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후 “나는 대표 선수를 하면서 열심히 안 한 경기가 없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고 적었다. 지난 28일 우루과이와 친선전 이후 인터뷰에 관한 사과 내용이었다. 우루과이전을 마친 김민재는 지친 기색으로 “힘들다. 멘털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다.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라면 “축구적으로도 힘들고 몸도 힘들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말은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비쳤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김민재는 SNS(소셜미디어)에 진심을 담았다.동료들은 김민재의 고백에 힘을 북돋웠다. 동갑내기인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힘내자, 민재야”, 나상호(FC서울) 역시 “함께하자”는 댓글을 달아 응원했다. 주장인 손흥민도 ‘좋아요’를 눌러 지지 의사를 보였다.김민재가 글을 올린 4시간 뒤, 손흥민은 역시 인스타그램에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고 영광이다. 오랜만에 홈경기를 치르면서 축구가 받는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며 국가대표의 의미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같은 날 대표팀 핵심 선수 둘이 의미심장한 글을 게시하면서 세간의 시선은 SNS로 향했다. 그러던 중 몇몇 누리꾼은 손흥민과 김민재가 ‘맞팔’이 아닌 것을 확인했고,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손흥민이 김민재의 인스타 게시글에 누른 ‘좋아요’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불화설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둘의 ‘언팔’은 오래가지 않았다. 30일 둘은 다시금 맞팔로우 상태가 됐다. 실제 둘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혹은 단순 해프닝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희웅 기자 2023.03.30 05:32
국가대표

[IS 파주] ‘EPL 이적설’ 이재성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이재성(31·마인츠05)이 현지 언론들을 통해 제기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적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여름에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며 이적 가능성을 열어뒀다.이재성은 26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우루과이전 대비 축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후반기에 소속팀에서 계속 준비를 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아직 전혀 없다”고 말했다.이번 시즌 이재성은 독일 분데스리가 커리어하이인 7골(3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이같은 활약에 이재성은 독일 키커 등 현지 매체들을 통해 크리스탈 팰리스 등 EPL 이적설이 제기됐다.이재성은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없지만,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서 좋은 이야기(이적설)들이 계속 나오게 하는 게 내가 바라는 일”이라며 “이를 통해 올여름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내가 바라는 사항”이라고 말했다.이재성은 소속팀 마인츠와 계약이 내년 6월 만료되는 만큼 올여름이 이적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마인츠 입장에서도 올여름에 이재성을 이적시켜야 이적료 수익을 받을 수 있어 그와 결별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성이 ‘올여름’을 중요한 기로로 내다본 배경이다.이재성은 후반기 소속팀에서 보여주고 있는 맹활약에 대해 “월드컵 전에는 발목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있었고, 통증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월드컵 이후 3주 간 분데스리가가 휴식기여서 휴식이 도움이 많이 됐다. 그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국가대표로서 클린스만호에 큰 힘이 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콜롬비아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나상호(FC서울)와 교체될 때까지 69분 간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탈압박과 패스 등 공격은 물론 부지런한 활동량으로 상대 공격을 번번이 끊어내는 등 공수에서 활약했다.이재성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님이 개인적으로 주문하신 건 없지만, 경기에 나가서 승리와 즐겁게 하는 걸 강조하신다”며 “저는 공격 포지션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탈취해서 빠르게 공격 기회를 만드는 게 제가 해야 될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콜롬비아전 무승부 이후엔 ‘다음 경기는 무조건 이기자’고 말씀하셨고, 선수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팬분들도 경기장에 와주시는 이유가 승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잘돼 있다. 선수들도 남은 시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한편 클린스만호는 지난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첫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오는 28일 오후 8시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파주=김명석 기자 2023.03.26 18:16
국가대표

등번호도 없던 오현규의 '반전'... 4개월 새 당당히 대표팀 주축으로

공격수 오현규(22·셀틱)가 클린스만호 1기에 당당히 승선했다. 오현규는 지난해 11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예비명단으로 대표팀과 동행했다. 그는 등번호조차 받지 못했지만, 월드컵 이후 가장 먼저 유럽(스코틀랜드)에 진출한 뒤 활약을 이어가면서 대표팀 주축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오현규는 13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3월 소집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26명)에 조규성(25·전북 현대) 황의조(31·FC서울)와 함께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소집된 대표팀은 오는 24일 콜롬비아전(울산) 28일 우루과이전(서울) 두 차례 평가전에 나선다. 오현규가 대표팀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린 건 지난해 11월 아이슬란드와 평가전 이후 두 번째다.지난해 수원 삼성 소속으로 K리그1에서 13골·3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던 오현규는 월드컵 전 최종 평가전에서 벤투호에 깜짝 승선해 아이슬란드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손흥민(31·토트넘) 황희찬(27·울버햄프턴) 등 당시 부상 이슈가 있었던 공격수들의 이탈에 대비해 26명의 최종엔트리 외에 예비 엔트리로서 카타르로 향했다.오현규는 카타르 월드컵을 마친 뒤 승승장구했다. 스코틀랜드 리그 셀틱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아 월드컵 멤버 가운데 가장 먼저 유럽에 진출했다. 셀틱 이적 직후부터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4경기 만에 유럽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9경기 2골로 활약 중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4개월 새 대표팀 입지도 바꿔놨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신임 대표팀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멤버를 주축으로 1기 명단을 꾸렸는데, 예비명단이었던 오현규가 이번에는 정식 멤버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날 발표한 대표팀 명단은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와 거의 같다. 다만 현재 부상 중인 측면 수비수 홍철(33·대구FC) 윤종규(25·김천 상무)가 빠졌다. 이 자리에 공격수 오현규, 그리고 수비수 이기제(32·수원)가 들어가 클린스만호 1기 명단을 완성했다. 오현규의 대표팀 승선은 선수의 부상 이탈과도 맞물려 있지만, 월드컵 이후 행보를 돌아보면 당당히 실력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특히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은 오현규가 다른 공격수들을 압도한다. 지난달 말 개막한 K리그에서 조규성이 페널티킥으로 1골을 기록 중이고, 황의조는 아직 득점을 신고하지 못했다. ‘유럽파 공격수’ 오현규의 가세는 새로운 경쟁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대표팀 내부 경쟁은 클린스만호에도 반가운 요소다.오현규와 함께 새 얼굴로 발탁된 이기제는 2021년 6월 스리랑카전 이후 1년 9개월 만에 A대표팀에 복귀했다.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김민재(27·나폴리) 이강인(22·마요르카) 등 주요 유럽파를 모두 선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2일 서울과 울산 현대의 K리그1 경기를 관전한 뒤 “카타르 멤버들은 16강 진출 성과에 대해 팬들 앞에서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선수들을 칭찬할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김명석 기자◇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3월 소집명단(총 26명)▲ 골키퍼(GK) =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수비수(DF) = 김민재(나폴리) 김영권, 김태환(이상 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 김문환, 김진수(이상 전북) 이기제(수원)▲ 미드필더(MF) = 정우영(알 사드) 손준호(산둥 타이산)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권창훈(김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강인(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나상호(서울)▲ 공격수(FW) = 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 2023.03.14 05:45
프로축구

[IS 인천] 클린스만 감독, 인기 폭발… 새벽부터 모인 팬 환대 받으며 입국

위르겐 클린스만(59)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입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7일 오전 5시 22분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바지에 스니커즈 차림을 한 클린스만 감독은 환한 미소를 띠며 팬과 취재진 앞에 섰다. 공항에는 클린스만 감독을 마중하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많은 인파가 모였다. 몇몇 팬은 클린스만 감독의 독일 대표팀 시절 유니폼 등 관련 굿즈를 들고 나타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 임직원들이 준비한 머플러와 꽃다발을 받고 취재진과 마주해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취재진과 마주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른 시간부터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 자리에 있어서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며 웃었다. 다수 팬이 취재진과 문답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을 쫓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호를 받으며 KFA가 준비한 차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 도착한 클린스만 감독은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그는 다음 날인 8일 오후 2시 파주 NFC(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 축구의 새 수장으로서 각오와 본인의 축구 철학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12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K리그1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서울에는 황의조, 나상호, 울산에는 조현우, 김영권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클린스만호 1기는 3월 13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후 20일 소집해 훈련에 돌입, 콜롬비아전(24일)과 우루과이전(28일)을 대비한다. 인천=김희웅 기자 2023.03.08 06:03
프로축구

서울 캡틴 나상호 "카타르서 축구·탁구 실력 모두 늘었죠" [IS 인터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린 지 보름 넘게 지났지만, 축구대표팀 공격수 나상호(27·FC서울)는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아직도 꿈 같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의 잔디를 밟는 순간, 16강 진출을 확정한 후 ‘붉은악마’를 향해 달려가던 찰나, 그리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적힌 태극기를 펼쳐 웃던 미소까지.성공리에 생애 첫 월드컵을 마친 나상호를 경기도 구리의 GS챔피언스파크에서 일간스포츠가 만났다. 나상호는 언론 인터뷰·구단 행사 등 빡빡한 일정을 보낸 뒤 2023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그는 “바쁜 일정으로 피곤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모두 좋은 취지이지 않나. 오히려 (불러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나상호는 인터뷰 일정을 조율하기 어려울 만큼 ‘인기 스타’가 됐다. 그는 우루과이와 치른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 1차전(1-1 무)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후반 29분까지 머리가 뒤로 젖힐 정도로 ‘죽어라’ 뛰는 모습에 팬들은 감동했다. 나상호는 “공을 뺏기면 숨이 넘어갈 때까지 상대를 쫓아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머쓱해했다.당초 카타르 대회에서 우측 공격수 자리는 걱정거리였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조별리그 1·2차전에 결장했다. 나상호와 권창훈(김천 상무)에겐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나 나상호가 좋은 경기력으로 황희찬의 자리를 메웠다. 이후 부상에서 회복한 황희찬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결승 골을 터뜨렸다. 나상호는 “2022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잘 준비해서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꼭 선발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시즌 중에는 소속 팀 성적에 신경을 더 썼다. K리그1 잔류를 확정하고,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도 끝난 뒤엔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라며 “우루과이전 선발 출전은 경기일 점심 식사하면서 알게 됐다. ‘드디어 첫 경기구나’ 하는 마음에 설렜다”고 밝혔다.카타르 대표팀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는 전언이다. 나상호도 “선수단 내 선·후배 사이가 정말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래 동료들과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김문환(28·전북 현대) 황희찬,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김민재(나폴리) 조유민(이상 27·대전하나시티즌) 백승호(26·전북)가 이들이다. 나상호는 “운동과 취침 시간 빼고는 ‘나상호방’에서 항상 붙어 있었다”며 웃었다.이들은 숙소 탁구장에서 자주 모였다. 나상호는 “탁구 진짜 못한다. 내가 안쓰러웠는지, 인범이가 도와준 덕분에 카타르에서 실력이 조금 늘었다. 그래도 해볼 만했던 상대는 문환 형이었다. 나는 펜홀더그립”이라며 “승호와 유민이가 실력자였는데, 내가 보기에는 승호가 더 잘한다”고 전했다. 탁구도 즐거웠지만, 첫 월드컵에서 뛰는 게 가장 흥분됐다. 나상호는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 부임 후 지속해서 차출돼 ‘벤투호 황태자’라는 말을 들었다. 칭찬보다는 비난의 뉘앙스였다. 나상호는 “‘모든 걸 보여줄 때다’ ‘후회 없이 뛰자’라는 각오였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 거 아니겠나. 준비를 잘한 만큼 오히려 즐겁게 뛰었다”고 했다.서울은 8일 전지훈련지인 태국 후아힌으로 출국한다. 지난 3일 첫 팀훈련을 시작한 ‘서울 주장’ 나상호는 2023시즌에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서울은 최근 3시즌 하위 스플릿(6~12위)에 그쳤다. 나상호는 “많은 서울 팬이 카타르까지 오셔서 응원해주셨다. 그만큼 서울 팬들은 축구에 진심이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행복 축구’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구리=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1.06 08:36
프로축구

[IS 피플] 물오른 이강인·조규성, 4년 뒤 ‘공동 주연’ 기대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여러 소득을 얻었다.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겼고, 세계적인 팀들을 상대로도 능동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빼놓을 수 없는 수확은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과 조규성(24·전북 현대)의 대표팀 안착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둘은 생애 첫 월드컵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주눅 들지 않고 경쟁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후보였던 조규성, 대표팀에서 외면받았던 이강인이 ‘꿈의 무대’에서 제 기량을 펼친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강인의 월드컵 출전은 불투명했다. 2019년 9월 18세의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2021년 3월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뽑힌 후 한동안 선발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이 이강인의 플레이와 어우러질 수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9월, 월드컵을 앞두고 1년 반 만에 부름을 받았을 때도 월드컵 출전은 확실치 않았다. 벤투 감독이 9월 2연전(코스타리카·카메룬)에서 단 1분도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인 이강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돌아가 맹활약했다. 벤투 감독은 끝내 그를 외면할 수 없었다.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강인을 포함한 벤투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조커로 기용된 이강인은 가나와 2차전에서 투입되자마자 상대 공을 빼앗은 후 정확한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전에서는 기어이 베스트11 한자리를 꿰차 김영권의 동점 골 기점 역할을 하며 ‘도하의 기적’을 쓰는 데 크게 한몫했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백업 역할이 유력했던 조규성은 본인의 능력으로 카타르 월드컵 최고 스타가 됐다. 우루과이전 후반에 교체 투입돼 수려한 외모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우루과이전을 마친 후 그의 SNS(소셜미디어) 팔로워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가나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선 조규성은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비록 팀은 석패했지만, 조규성은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멀티 골 기록을 썼다. 그는 3분 사이 머리로 두 골을 넣는 파괴력을 선보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가나전 직후 유럽 복수 구단이 그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는 보도가 쏟아진 이유다. ‘깜짝 활약’은 아니었다. 지난해 9월 A매치 첫 경기를 치른 조규성은 꾸준히 벤투호에 승선했다. 물론 황의조에 이은 두 번째 최전방 옵션이었다. 하지만 김천 상무에서 철저한 자기 관리로 몸집을 불리며 최전방 공격수로서 경쟁력을 키웠다. 그 결과 조규성은 2022시즌 K리그1 17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을 차지했고, 대표팀에서도 서서히 입지를 넓혀갔다. 그간의 노력이 월드컵에서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은 카타르 월드컵 여정을 마친 후, 맹활약한 후배들을 향해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 꾸준히 잘해줘야 한다”며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실력을 펼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이게 끝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현재 대표팀은 1992년생인 손흥민, 황의조, 이재성(마인츠), 김진수(전북 현대)가 주축이다. 이들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4년 뒤 월드컵 출전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자연스레 1996년생 라인인 황인범(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나폴리), 나상호(FC서울) 등이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카타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이강인과 조규성은 향후 ‘96라인’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 96라인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릴 때면 기량이 무르익은 30대가 된다. 이강인과 조규성은 다음 대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선후배 가교 구실도 할 수 있다. 이강인은 이제 만 21세다. 기량을 유지한다면, 10년 넘게 한국 축구를 이끌 수 있다. 24세인 조규성 역시 다가올 두 번의 월드컵 출전이 가능하다. 더 나은 한국 축구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2.08 06:34
프로축구

결과로 말했다...벤투의 ‘외우내신’ 리더십

파울루 벤투(53)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20년 만에 한국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외국인 지도자다. 원정 대회 16강에 성공한 첫 외국인 감독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4년 동안 그가 국민적인 인기나 신뢰를 얻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직전까지도 교체해야 한다는 팬 여론이 거셌다. 벤투 감독에게 물음표가 붙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고집이다. 그는 이미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할 때도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진한 선수를 고집스럽게 기용했고, 미디어와 소통에 능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대표팀 명단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부진한 선수도 벤투 감독이 만든 대표팀 컬러에 맞다고 판단하면 꾸준히 기용했다. 정우영(알사드) 나상호(FC서울) 권창훈(김천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붙은 별명 ‘벤투호 황태자’는 이전 대표팀 선수들과 달리 다소 비아냥대는 의미도 묻어있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미디어와의 소통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거나 “우린 아직 배가 고프다” 같은 화려한 수사를 즐겨 쓰면서 팬과 미디어를 즐겁게 했던 히딩크 전 감독과는 캐릭터가 많이 달랐다. 벤투 감독에게 이강인(마요르카)을 왜 기용하지 않는지 질문하면 “한국 기자들은 왜 팀이 아닌 선수 개인에 대해 자꾸 묻느냐”며 짜증스럽게 답했다. 벤투 감독은 결국 카타르 월드컵에서 결과를 보여줬다. 그리고 왜 그가 고집을 부렸는지 납득하게 했다. 대표팀의 특성상 짧은 소집 기간 월드컵 예선만 치르고 다시 뿔뿔이 흩어지는 일을 반복했다. 클럽팀처럼 꾸준하게 호흡을 맞추며 팀을 만들기 쉽지 않다. 벤투 감독은 지난 4년간 자신이 만드는 팀 컬러에 맞는 선수들을 고집스럽게 기용하면서, 유기적인 빌드업을 해내는 팀을 만들어 보여줬다. 정우영 나상호 등 ‘황태자’들은 카타르에서 보란 듯이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벤투 감독은 예상과 달리 팀을 꽤 유연하게 기용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빠른 타이밍에 교체 선수들을 투입했고, 이때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이강인을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는 선발로 넣었다. 우루과이전 선발 황의조(올림피아코스)보다 조규성(전북 현대)의 움직임이 좋자 2차전인 가나전 이후 조규성을 선발 공격수로 기용했다. 조규성은 가나전에서 두 골을 터뜨렸다. 고집스럽게 세밀한 빌드업만 밀어붙인 게 아니라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는 상황에 맞게 라인을 내리거나 롱패스로 역습을 노리는 플레이도 자주 나왔다. 벤투 감독에 대해 대표팀 밖에서는 논란이 거셌지만, 대표팀 안에서 선수들의 믿음은 아주 단단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월드컵 직전 미디어와 전문가들은 “월드컵 본선에서 강팀을 만나면 수비적인 모습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감독님을 믿고, 우리가 4년간 준비한 것을 믿는다. 우리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벤투 감독에게 믿음을 보낸 이유가 있다. 감독은 선수단 밖과의 소통엔 미숙했을지 몰라도 선수들에게 늘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했고, 결과를 줬다. ‘벤투 사단’ 코치들이 맞춤형으로 철저하게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의 몸 상태와 체력을 관리했고, 벤투 감독은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했다. 대표팀에 들어갔다 나온 선수들은 "배운 게 많았다"고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약팀이라는 스탠스로 무조건 자세를 낮추고 수비만 한 게 아니다. ‘우리 플레이를 보여주자’는 맞불 정신은 선수들의 의욕을 200% 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가 비록 0-0 무승부였지만, 결과적으로 뛰어난 경기력이 나오면서 이러한 선수들의 믿음은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전으로 이어졌다. 대표팀 안에서 선수들 간의 잡음이 전혀 없는 것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요소다.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팀의 막내 이강인(마요르카)은 기존 한국 대표팀의 주장과 막내 관계와 같은 수직 관계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유럽에서 축구를 했던 이들은 경기와 훈련할 때는 무섭게 집중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격의 없는 사이가 됐다. 김진수(전북 현대) 김태환(울산 현대) 등 고참들이 사연 많은 첫 월드컵을 치르면서 전체적으로 간절한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이번 카타르 대표팀이 유독 끈끈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손흥민은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2-1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진출하자 중계방송사와 첫 인터뷰를 하면서 “벤투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함께 치르게 되어서 좋다”는 말부터 꺼냈다. 가나전 레드카드 퇴장으로 포르투갈전을 관중석에서 본 벤투 감독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한국 대표팀의 남은 과제는 카타르에서 이룬 성과를 앞으로도 이어가는 것이다. 벤투 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다른 지도자가 대표팀을 맡는다 하더라도 ‘4년간의 꾸준한 믿음’ ‘우리도 강팀이며 우리 색깔로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결과물로 다시 만들어낼 일이 남아있다. 이은경 기자 2022.12.05 19:07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