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아, 테스형! KIA '발 야구' 선봉장 소크라테스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30)가 KIA 타이거즈의 공격 선봉장으로 기대받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5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 5번 타자·중견수로 출전, 2회 초 첫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 배제성이 던진 바깥쪽(좌타자 기준) 공을 잡아당겼다.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아닌 변화구(체인지업)를 공략한 점도 눈길을 끈다. 완벽한 타이밍에서 타격이 이루어졌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상대를 바꿔 치른 두 번째 경기에서는 '손맛'을 봤다. 코로나19 이슈로 훈련 합류가 늦었지만, 큰 문제 없이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소크라테스의 홈런 장면을 본 다수 KIA팬은 2017~2018시즌 뛰었던 전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떠올렸다. 부드러운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 줄 아는 타격이 흡사했기 때문이다. 버나디나는 역대 KBO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손꼽히는 호타준족이다. KBO리그 데뷔 첫 시즌(2017년)부터 타율 0.320 27홈런 32도루를 기록했다. 타이거즈 구단 역대 외국인 타자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단일시즌 100득점-100타점도 해내며 그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2018시즌도 홈런 20개, 도루 32개를 남겼다. 소크라테스도 버나디나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그는 마이너리그 통산 11시즌 동안 타율 0.287 장타율 0.435 180도루를 기록했다. 장타력은 버나디나의 통산 기록(0.404)보다 높다. 스크랜튼 윌크스-배리 레일 라이더스(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팀) 소속으로 뛰었던 2021시즌 23도루(성공률 88.5%)를 기록하며 뛰어난 주루 능력도 보여줬다. KIA는 지난해 12월 소크라테스를 영입하며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주루를 보여줄 수 있는 중·장거리형 타자"라고 소개했다. 지난 1월 부임한 김종국 KIA 감독은 "적극적인 주루로 빠른 야구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KIA에서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주전급 국내 타자는 박찬호와 고종욱 정도다. '제2의 버나디나'로 기대받는 소크라테스는 새 사령탑이 추구하는 야구에 적합한 선수다. 타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최원준 입대로 공석이 된 리드오프를 맡거나, 중심 타선에 배치될 전망이다. 버나디나도 2017시즌 전반기까지 1번, 후반기부터 3번 타자로 나섰다. 타순에 상관없이 잘 치고, 잘 뛰었다. 가수 나훈아가 2020년 발표해 화제를 모은 곡 '테스형!'으로 인해 소크라테스는 자연스럽게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뛴 한국인 빅리거 박효준으로부터 한국 문화도 자주 접했다. 적응은 이미 마쳤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항상 100%를 쏟는 선수다. 응원해준 KIA팬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2.03.07 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