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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농구 남매' 박지현, 오빠 박지원 커피차 응원에 '으쓱'

"'에이스'보다는 '챔피언'으로 불리고 싶어요." 여자프로농구(WKBL)는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지현(21·183㎝)이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2020~21시즌 WKBL은 다음 달 24일 개막한다. 우리은행은 4시즌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우리은행은 2017~18시즌까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 6연패를 달성했다. 박지현은 2018~19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고 우리은행에 입단해 데뷔 시즌 신인왕을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입단한 후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박지현은 "최고의 팀에 입단했는데, 아직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트로피를 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지현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경험이다. 그는 올여름 전주원 감독(우리은행 코치)이 이끄는 여자 농구대표팀에 발탁돼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대표팀의 막내 박지현은 빛났다. 그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 8위 세르비아를 상대로 17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한국은 세르비아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박지현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팀과 겨뤄보니,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짧은 기간 동안 몇 년에 걸쳐 쌓아야 할 경험을 얻은 기분이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힘과 자신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 평균 15.4득점, 10.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현재 팀의 베테랑 김정은과 박혜진이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다가오는 시즌에는 박지현이 초반 해결사 노릇까지 해내야 한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팬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현은 두 살 위 오빠와 우애 좋은 남매 농구 선수로 유명하다. 오빠 박지원(23·192㎝)은 지난 시즌 부산 KT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박지원은 지난달 30일 우리은행 훈련장 앞으로 커피 트럭을 보냈다. 훈련에 지친 동생을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 박지현은 "오빠 덕분에 팀 언니들에게 생색 좀 냈다. 고마웠다. 오빠는 워낙 팬이 많아서 내가 따로 보답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박지현은 이어 "오빠와 올 시즌은 나란히 리그 최고 선수가 되자고 약속했다. 서로 힘들 때 조언하고 용기를 준다"고 덧붙였다. 박지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번 더 소속팀을 비운다. 27일 요르단 암만에서 개막하는 여자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일본과 뉴질랜드, 인도와 조별리그 A조에 묶인 한국은 2007년 대회(인천)에 이어 통산 1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박지현은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기분 좋게 돌아오겠다. 그 뒤부터는 우리은행 우승을 위해 총력전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2021.09.09 16:16
스포츠일반

알토란 활약에 기대감도 상승, 신인왕 레이스 본격 스타트

프로농구 신인왕 경쟁에 일찍부터 불이 붙었다. 3라운드에 돌입한 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 신인들이 가세했다. 5개 팀이 공동 4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순위 다툼이 치열한 올 시즌, 신인들의 활약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선수들이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다. 신인들의 초반 활약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드래프트 때만 해도 "선수 풀이 좁다", "즉시 전력감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신인왕 경쟁도 예년과 비슷하게 싱거울 것으로 예상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이 빗나갔다.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전체 2순위 박지원(22·부산 kt)을 비롯해 오재현(21·서울 SK), 이용우(21·원주 DB) 등 '알짜'들이 초반부터 신인왕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신인들의 반란을 예고한 첫 주자는 박지원이다. 5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박지원은 이 경기에서 18분 7초를 뛰는 동안 8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지원은 이후 6경기 연속 코트를 밟으며 평균 4.7득점 3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출전시간도 19분23초로 적지 않다.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에 녹아들고 있어 서동철 kt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그가 신인왕에 오를 경우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의 박지현(20)과 남매 신인왕 수상이라는 기록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박지원의 독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재현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한양대 3학년 재학 중 얼리 엔트리로 프로 진출을 선언, 2라운드 1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그는 8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패색이 짙은 4쿼터 중반 코트를 밟아 6분48초를 뛰었다. 짧은 시간 6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변준형의 공을 가로채 속공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은 SK의 패배를 달래주는 위안거리가 됐다. 문경은 SK 감독도 "경험을 쌓게 해주려고 투입했는데 무척 잘해줬다"고 흐뭇해했다. 오재현은 이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0일 KGC인삼공사전까지 5경기에 나서 평균 23분26초 동안 9.8득점 2.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팀이 5연패를 끊어낸 20일 경기 후에는 처음으로 수훈 선수 인터뷰에도 나섰다. 수비력이 좋고, 열정도 강해 문경은 감독의 기대가 크다. 경쟁에 가세할 또 다른 후보는 DB의 가드 이용우가 손꼽힌다. 7일 전주 KCC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용우는 10분을 뛰는 동안 3점슛 두 개로 6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상위 지명 선수들도 남아있어,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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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남매 박지원·지현 “코트 접수하겠습니다”

“오빠 너무 뻣뻣하잖아, 좀 자연스럽게.” (박지현) “어색해? 프로가 된 뒤 첫 인터뷰라서 그래.” (박지원) 프로농구 부산 KT 박지원(22·1m92㎝)과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20·1m83㎝)은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하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둘은 두 살 터울 남매다. 동생 박지현이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해 먼저 프로선수가 됐다. 벌써 3년 차다. 지난달 23일 오빠 박지원이 전체 2순위로 KT에 뽑혔다. 남매는 나란히 프로선수가 됐다. 프로팀 유니폼을 입은 오빠를 처음 본 박지현은 “진짜 잘 어울린다”고 칭찬했다. 박지원은 “모델이 훌륭하니 당연하다. 유니폼처럼 멋진 플레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매는 둘 다 남녀 프로농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에이스다. 프로 데뷔를 앞둔 박지원은 대학농구 최고 가드다. 올해 U-리그에서 연세대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돌파와 리딩이 뛰어난 정통 포인트가드로, 키까지 큰 편이라 여러 팀이 탐냈다. 가드가 많지 않은 KT에선 에이스 허훈(23)과 시너지를 기대한다. 허훈은 연세대 4학년 시절, 신입생 주전 박지원과 전국대회 3관왕을 일궜다. 박지현은 여자농구 신인왕 출신이다. 3년 만에 에이스급 선수로 올라섰다. 시즌 초 다친 간판스타 박혜진(30)을 대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천 하나원큐전에선 29득점, 16리바운드를 쓸어 담았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과 리바운드다. 우리은행은 3연승으로 2위다. 박지현은 “우리 남매는 같이 하는 것은 뭐든 다 잘했다. 내가 프로에 잘 적응했으니, 실력이 훨씬 좋은 오빠는 더 빨리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 박지원과 3학년 박지현은 나란히 농구에 입문했다. 원래 오빠만 할 계획이었다. 동생이 졸랐다. 박지현은 “어릴 때부터 오빠가 하는 건 다 따라 했다. 키 크려고 우유 마시는 것까지 따라 했다. 그 덕분에 태권도도 배웠고, 피아노도 쳤다”고 소개했다. 아버지(1m84㎝)와 어머니(1m73㎝)로부터 좋은 체격을 물려받은 덕분에 남매는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학교 훈련이 끝나면 남매는 집 앞에서 만나 1대1 연습도 했다. 동생은 오빠 슈팅 폼을 빼닮았다. 박지원은 “같은 종목 운동을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서로 훌륭한 연습 파트너이자,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라고 꼽았다. 박지현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오빠와 1대1 대결을 했다. 진 사람이 딱밤 한 대를 맞았는데, 내가 승리욕이 강해 이마가 퉁퉁 부어도 계속했다. 그때 농구가 엄청 늘었다”며 웃었다. 남매는 평소에도 붙어 다닌다. 매일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시간이 맞으면 밥도 같이 먹고 노래방도 간다. 박지원은 “나는 임창정 발라드를, 동생은 아이유 노래를 즐겨 부른다. 서로 상대 노래는 듣지 않는다. 각자 다음 부를 곡을 고르는 현실 속 남매”라고 소개했다. 먼저 프로에 간 동생은 오빠에게 받았던 도움에 보답했다. 대학생 오빠가 농구부 후배들에게 ‘한턱’ 내야 할 때면 도움을 줬다. 박지현은 “오빠가 늘 ‘프로에 가면 두 배로 갚겠다’고 했다. 이제 두고 보겠다”고 큰소리쳤다. 당황한 박지원은 “이 얘기까지 하다니. 이제부터 오빠 만날 때는 지갑 놓고 와”라고 맞받았다. 미안한 생각이 든 박지현이 “오빠가 잘생겼다고 소개해달라는 친구가 많았는데, 내가 다 커트했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기분 좋아진 박지원은 “누구였는지는 물어보지 않겠다”며 싱글벙글했다. 두 사람은 같은 꿈을 꾼다. 농구 국가대표 형제 허웅(25·원주 DB)-허훈처럼, 농구 국가대표 남매가 되는 거다. 박지원은 “동생은 지명 1순위에 신인왕이고, 지금 잘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 ‘코트 위 남매는 용감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지현은 “주변에서 ‘오빠가 지명 2순위라서 섭섭하지 않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전혀 아쉽지 않다’다. 대신 ‘신인왕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려는데 박지현은 “중요한 말을 빠뜨렸다”며 붙잡았다. “농구는 팀 스포츠잖아요. 오빠가 신인왕이 되려면 동료들 도움이 정말 중요하죠. 그래서요. (허)훈이 오빠, 우리 오빠 잘 부탁해요.”(웃음)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12.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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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찬다' 안정환, 전미라 향한 팬심 고백 "경기 보러가"

'뭉쳐야 찬다'에 전설들의 친구이자 세계를 제패한 여자 스포츠 레전드들이 등장한다. 15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될 JTBC '뭉쳐야 찬다'에는 마지막 가을 특집으로 '2020 뭉쳐야 찬다 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여자 스포츠 전설 4인방 현정화, 김미현, 전미라, 이상화가 출연해 어쩌다FC와 여러 종목들을 겨룬다. 먼저 어쩌다FC와 맞붙을 첫 번째 레전드는 대한민국 탁구의 대명사, 한국 탁구 최초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현정화다. 전설들은 각종 대기록을 세우며 한국 탁구 역사를 세운 현정화의 등장에 우상을 보듯 기뻐하며 뜨겁게 맞는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아시아 최초 올림픽 3연속 메달을 거둔 빙속 여제 이상화가 함께 한다. 모태범과 25년 지기인 그녀는 뽀시래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사이인 만큼 "미스터 모"라는 애칭을 부르며 친남매 같은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특히 꾸준하게 열애설에 휩싸였던 두 사람의 세상 쿨한 반응은 현장에 웃음을 안긴다. 그런가 하면 대한민국 최초 주니어 윔블던 준우승을 거둔 한국 테니스 간판 전미라도 이 선수권 대회에 합류한다. 대중에게는 가수 윤종신의 아내로 익숙하지만 현역시절 한국 테니스계의 희망이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레전드인 것. 안정환은 "과거 전미라 선수 경기를 보러갔었다"라는 숨겨둔 팬심을 드러낸다. 프로 골퍼 1세대로 LPGA 신인왕을 거머쥐며 통산 8승을 거둔 슈퍼 땅콩 김미현이 어쩌다FC와 겨룰 마지막 여자 레전드로 나선다. 김미현은 현역 시절 하루 10시간씩 2000개를 치고, 전봇대를 맞추기 전까진 훈련을 끝내지 않았던 일화들을 공개한다. 어쩌다FC에도 골프 구력을 가진 멤버들이 많은 만큼 김미현의 어마어마한 연습량을 들은 전설들은 그녀의 집념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현정화부터 김미현, 전미라, 이상화까지 역대급 여자 스포츠 레전드들을 만난 어쩌다FC는 탁구, 골프, 테니스, 스케이트 대결을 펼친다. 특급 레전드와 겨루기 때문에 전설들을 위한 핸디캡이 적용,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보여준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11.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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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핸드볼피플] '슈퍼루키' 박광순의 동반자, 친구 정재완과 어머니

지긋지긋한 부상에 시달렸다. 양쪽 발목이 교대로 말썽을 부렸다. 한 번 다칠 때마다 '이제 정말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박광순(22·하남시청)은 그럴 때 "엄마를 생각하면 버티게 됐다"고 했다. 그는 2018~2019 SK 핸드볼 코리아리그에 화려하게 데뷔한 특급 신인이다. 남자부가 팀당 8경기씩 마친 상황에서 67골을 넣어 득점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2위 최현근(52골·상무피닉스)과 무려 15점 차이가 난다. 그 정도로 이 신인 선수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얘기다.하지만 핸드볼 코트 밖의 박광순은 '슈퍼 루키'라는 으리으리한 타이틀 하나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선수다. 암초로 가득했던 고난의 여정을 묵묵히 이겨 내며 여기까지 왔고,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칠 채비를 막 마쳤을 뿐이다.방황과 부상을 이겨 내고 '슈퍼 루키'가 되기까지 핸드볼을 처음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전국의 수많은 초등학교 가운데 운명적으로 핸드볼 명문인 진천 상산초를 다녔다. 게다가 늘 같이 놀던 친구는 핸드볼부 소속이었다. "너도 같이해 보자"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가 곧 푹 빠져 버렸다. 세상의 수많은 유사 사례처럼, 원래 핸드볼을 하던 친구 대신 '친구를 따라간' 박광순이 선수로 끝까지 남았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신경이 남달랐고, 무엇보다 핸드볼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박광순은 "어머니는 운동이 힘들다고 처음엔 반대를 많이 하셨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재미 있어서 내가 하겠다고 우겼다"며 "결국 '그렇게 하고 싶으면 열심히 해 보라'는 승낙을 받았다"고 했다. 그렇게 신나게 운동하던 그는 중학교에 진학한 뒤 갑자기 유니폼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는 어머니가 말렸다. 아들은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갑자기 운동을 하기 싫어졌다. 엄마가 많이 속상해하셨는데, 그래도 고집을 부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이 되자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현실적 고민이 찾아왔다.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결론 내기가 어렵지 않았다. 핸드볼을 쉬는 2년 동안 키가 20cm 넘게 자라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아하는 것'과 '가장 잘하는 것'이 모두 핸드볼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다시 공을 잡았다. 고난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한창 몸과 기량이 성장하는 시기에 2년 동안 쉬었더니,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몸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다 발목 부상이 찾아왔다. "쉬는 동안 운동을 안 하면서 살이 많이 쪘고, 체력적으로도 힘에 부쳤다"며 "부상도 쉼없이 이어졌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 2년 동안 계속 다치기만 한 것 같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몸만큼 마음도 힘들었다. 그래도 이겨 냈다. "다칠 때마다 운동을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 재활도 힘들었고, 재활 이후 다시 복귀할 때도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자꾸 엄마 생각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혼자 힘으로 두 남매를 뒷바라지했다. 아들은 그런 어머니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버티고 또 버텼다. 학창 시절 내내 통증을 참고 뛰었던 그는 대학 진학 이후에야 수술대에 올랐다. 양쪽 발목을 한꺼번에 수술받았다.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한동안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고통은 엄청났다. 그는 "재활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운동을 다시 시작해 많이 힘들었다. 그떄는 내가 욕심이 참 많았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그래도 그 수술한 덕분에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발목 부상'과 홀가분하게 이별했다. 부상이 지나간 자리에는 뜻하지 않은 훈장도 남았다. "부상을 극복하려면 근력을 더 보충해야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 다치려고 신경 쓰다가 덩달아 체력이 좋아진 셈"이라고 했다. 박광순의 특장점으로 꼽히는 '파워'는 그렇게 완성됐다.성공 드라마가 마침내 시작됐다. 친구들과 힘을 합쳐 경희대를 대학 무대의 최강자로 이끌었다. 주니어 대표팀부터 대학 대표팀, 성인 대표팀까지 두루 거치면서 또래 선수들에 비해 국제 대회 경험도 많이 쌓았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주축이 될 선수로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영혼의 단짝' 정재완을 만나다 박광순의 핸드볼 인생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영혼의 콤비'도 만났다. 하남시청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갑내기 정재완(22)이다. 둘은 그야말로 '운명'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사이다. 상산초등학교-진천중학교-청주공업고등학교-경희대를 모두 함께 다녔고, 실업 팀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광순은 "(정)재완이와 나는 한마디로 '세트'라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박광순이 코트 중앙에서 팀 공격을 리드하는 센터백이라면, 정재완은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백 플레이어들에게 슛할 기회와 공간을 열어 주는 피봇이다. 하도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다 보니 이젠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의 플레이를 잘 안다. 시너지 효과도 엄청나다. 핸드볼을 2년간 쉰 데다 부상으로 공백도 잦았던 박광순에게 가장 큰 자극을 안겨 준 존재도 바로 정재완이다. 박광순은 "한동안 쉰 뒤 돌아와 보니 재완이의 실력이 엄청나게 좋아졌다"며 "누구한테든 지는 걸 싫어한다. 친구가 너무 잘하니까 그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다 저절로 실력이 늘었다. 내게 정말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고 웃어 보였다.어린 시절에 서로에게 느꼈던 라이벌 의식은 세월이 흐르면서 동지애로 변했다. 박광순은 "지금 우리는 그냥 '동반자'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들은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모두 공유한 친구자 동료다.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경희대에서 함께 뛰며 대학 무대를 평정했던 일과 지난 8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세계대학핸드볼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순간 등은 박광순이 "가장 좋았던 기억"이라고 떠올리는 장면들이다. 승부욕이 강한 박광순은 하남시청에서도 '정상'을 꿈꾼다. 올해 창단해 SK 핸드볼 코리아리그에 처음 합류한 하남시청은 여자 핸드볼의 '우생순' 신화를 일군 임영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임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옥 훈련'은 하남시청에서도 다르지 않다. 그래도 그는 다 이겨 낼 준비가 돼 있다. "대학교 때도 훈련을 많이 했다. 어차피 '훈련'은 어디서 어떻게 하든 다 힘들다"며 "그렇게 좋게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그는 하남시청이 '신생팀치고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도 만족해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나와 정재완)는 욕심이 많다. 대학교 때 만날 1등만 했으니, 실업 리그에 와서도 1등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자부는 최강팀 '두산'의 벽이 여전히 높지만 "경희대 시절 전국체전에서 두산을 만나 비긴 전력이 있다. 올 시즌에도 한 번쯤 우리팀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제 스물두 살. 박광순의 핸드볼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하남시청에 입단하자마자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시니, 그 기회를 잘 잡으려 한다"고 했다. 첫째 목표는 "앞으로 부상 없이 뛰는 것"이지만 "욕심을 내 보자면 올 시즌 신인왕에 오르고 싶다"는 바람도 털어놓았다.'혼자 신인왕이 되면 친구(정재완)가 서운해하지 않겠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의젓한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공을 많이 만지는 포지션이고 재완이는 내게 도움을 주는 포지션이니, 어차피 재완이 없이는 나도 신인왕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둘이 같이 받는 상이라는 의미다. 배영은 기자사진=양광삼 기자 2018.12.24 06:00
스포츠일반

미야자토의 친오빠 하루 2차례 홀인원 진기록

하루 한 라운드에서 2차례의 홀인원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한마디로 상상할 수 없는 확률이다.국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로또복권의 1등 당첨 확률인 840만분의 1보다 무려 8배나 더 어려운 ‘67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확률이기 때문이다.그런데 그게 현실로 일어났다. 2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리노의 몽트로CC(파72·7473야드)에서 펼쳐진 PGA투어 리노타호오픈 2라운드에서 일본의 ‘골프얼짱’ 미야자토 아이의 친오빠인 미야자토 유사쿠(일본)가 7번홀(파3·230야드)과 12번홀(파3·173야드)에서 잇따라 홀인원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작성해 화제다.PGA투어에서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 2개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55년 9월1일 코네티컷주 웨더스필드골프장에서 열린 인슈어런스시티오픈에서 아마추어 빌 훼든이 5번홀과 9번홀에서 홀인원을 올린 이래 이번이 사상 두번째. 프로골퍼 중에선 이번이 처음. 그동안 프로골퍼 중 한 대회에서 2차례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는 봅 트웨이와 글렌 데이 등 2명이 이었다. .이날 미야자토는 230야드 짜리 내리막홀인 7번홀에서 4번 아이언으로 티 샷을 날린 것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가는 장면을 지켜본 뒤 173야드 거리의 오르막인 12번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티 샷한 뒤 그린이 보이지 않는 관계로 갤러리의 함성을 듣고서야 홀인원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올해부터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미야자토 아이의 친오빠인 미야자토는 형 미야자토 기요시와 더불어 3남매 골프 선수로 유명하다.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 신인왕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초청선수로 출전한 미야자토는 홀인원을 기록한 2개의 투어스테이지 골프볼에 사인을 해 PGA투어 사무국에 전달했고. 이는 ‘골프명예의 전당’에 전시될 예정이다.한편 미국의 보스턴 헤럴드지에 따르면 선수가 아닌 일반 아마추어 중에서는 지난 4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어빙턴에 사는 브래드 홉스(58)가 자신의 집 인근의 브록턴CC에서 라운드하던 중 3번홀(145야드·7번 우드 티 샷)과 9번홀(195야드·3번 우드 티 샷)에서 기적같은 홀인원을 작성. 9홀에서만 2차례 에이스를 기록한 진기록을 세운 바 있다.당시 미국 골프전문지인 골프다이제스트는 한 골퍼가 한 라운드에 두 번의 홀인원을 할 확률은 6700만분의 1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4월 최재락씨가 리베라CC(경기 화성)에서 한 라운드에 두 번의 홀인원을 기록했다.최창호 기자 2006.08.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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