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즈人 인터뷰] 설도윤 대표, “‘오페라의 유령’, 앞으로 10년 흥행 가능”
설도윤(53) 설앤컴퍼니 대표는 '고수'로 인정받을 만하다. 올해 제작비 200억원 규모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를 들여와 3개월 만에 20만 관객을 모으며 '오페라의 유령'이 가진 기록(3개월 간 19만 관객 동원)을 깼다. 또한 다음달 7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시작하는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내한공연도 내년 1월 말까지 90%에 가까운 예매율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시쳇말로 손대는 것마다 대박이다. 1991년 뮤지컬 '재즈'로 제작과 인연을 맺은 그는 국제적으로 뛰어다니는 프로듀서다. 미국을 왔다갔다 한 것만 약 300번. 국제적으로 잘 나가는 팬텀 중 한 명인 브래드 리틀도 설 대표와 친구가 돼 국내 무대에 팬텀으로만 세 번째 선다. '돈 냄새 맡는' 경지에 오른 그를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국내 첫 공연을 가졌지만 아직도 흥행작이다. 어디까지 갈 것 같나."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세계적으로 본다면 30년까지 흥행이 가능하다. '오페라의 유령'에도 당연히 끝이 있다. 인류 역사상 이런 작품은 없다. 예상할 수 있는 지속 기간을 이미 넘었다. 이 작품의 나이를 사람으로 따지면 250살 정도다. 300년 오페라의 역사와도 맞먹는다고 본다. 한국은 향후 10년 이상 생명력을 더 볼 수 있다." - 2005년 내한공연을 한 브래드 리틀이 귀환한다."그는 한국에서 부르면 최대한 시간을 만든다. 한국 정서를 좋아한다." - 뮤지컬 시장의 문제점은. "배우 출연료와 스태프 인건비 등을 포함한 공연 제작비가 너무 많이 뛰었다. '오페라의 유령'같은 외국 공연은 환율 때문에 항상 어려움이 많다. 조금이라도 이름이 난 국내 뮤지컬 배우의 몸값은 얼마 전에 비해 몇 배씩 올랐다. 많은 제작사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관객이 배우만 보고 따라가는 시장이 문제다. 나는 배우가 달라는 대로 주면서 캐스팅하지 않는다." - 개런티 때문에 배우들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물론이다. 돈으로 잡아봐야 배우도 만족 못한다. '돈은 바닷물과 같아 마실수록 갈증이 난다'는 독일 속담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너무 아끼면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적 밸런스가 중요하다. 우리는 시장에 비추어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금액을 제시한다. 우리 작품을 하고 싶은 배우들은 자기 욕심을 조금 줄이고 같이 한다. 작품이 좋은 게 우선이다." - 객석 점유율이 80~90%에 이르는 다른 뮤지컬 작품들도 눈에 띤다."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객석 점유율은 할인 이벤트를 풀어버리면 또 달라지니까." -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위키드'도 기획 중인 것으로 안다."외국 배우들이 너무 잘했다. 그래서 한국 배우들의 공연이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 주위 사람들이 설 대표 얼굴을 보기 힘들다고 '잠적'이란 표현을 쓴다."그렇게 비칠 수도 있을 것 같다. 남모르는 곳에서 쉬거나 놀지 않는다. 언제나 사람 만나고 있다. 요즘 극장 컨설팅을 하고 있다. 회사와도 관련된 일이다. 그래서 인천·대구·부산 등 전국 각지를 다닌다." - 작품보다 극장에 더 신경쓰는 건 아닌가."극장은 공연의 영역과 시장을 확장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요즘 부산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구 같은 뮤지컬 전용 극장이 없다. 경남 지역에서 뮤지컬을 즐기고 싶어하는 잠재 관객의 욕구가 크다고 본다. 부산에도 좋은 극장이 필요하다." - '오페라의 유령'은 프로듀서 설도윤에게 어떤 것인가?"한 마디로 '꿈'이다. 내 꿈을 이루어주었고, 계속 확인시켜주니까."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2012.11.25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