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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교황 레오 14세는 뉴욕 닉스에 우승을 선사할 수 있을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4월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명한 축구 팬이었다. 그는 재임 기간 내내 설교와 연설을 통해 축구를 비유로 자주 사용했다. 팀워크와 규율,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는 축구의 능력을 칭찬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유명 축구 클럽인 산 로렌조의 정식 서포터스였던 프란치스코는 교황이 된 후에도 클럽 회비를 계속 납부했다.지난 8일 프란치스코의 뒤를 이어 추기경 로버트 프레보스트가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레오 14세가 된 프레보스트는 전임 교황에 못지않은 열정적인 스포츠 팬이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프란치스코는 축구에 열중한 반면, 레오 14세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는 것이다.미국 출신의 교황인 레오 14세는 페루에서 20년 넘게 사역하면서 테니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테니스를 통해 육체적 출구를 찾고, 정신적 삶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페루를 떠난 후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레오 14세는 “코트에 다시 서게 되기를 정말 고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테니스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레오 14세는 미국인 답지 않게 축구에도 관심이 많다. 그의 사목 생활의 대부분은 축구가 국가 정체성에 깊게 뿌리내린 페루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페루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교황은 트루히요를 연고로 하는 ‘CD 우니베르시다드 세사르 바예호’의 팬이라고 한다. 이 설은 교황이 트루히요 근처의 출루카나스에서 오랜 기간 선교 활동을 해온 데서 비롯됐다. 또 다른 소식통에 의하면 교황은 ‘알리안자 리마(Alianza Lima, 페루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으로 1부 리그에서 25번 우승)’의 열렬한 팬이라는 설도 있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고향 시카고의 스포츠 팬들은 열광했다. 신성한 도움으로 자신의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반응한 팀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시카고 컵스였다. 컵스는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의 전광판에 “Hey Chicago, He's a Cubs Fan!(이 봐, 시카고. 그는 컵스의 팬입니다!)"라고 선언했다.하지만 교황의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WG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생은 항상 화이트 삭스의 팬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2005년 월드시리즈 1차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를 관전하는 교황의 모습이 폭스 TV에 잡힌 모습이 공개됐다. 이에 화이트삭스는 “바티칸에 화이트삭스 팬이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밝히며, 환영의 표시로 교황에게 맞춤 유니폼과 모자를 보낼 계획을 발표했다.시카고에 있는 스포츠팀들만 기대에 찬 것은 아니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뉴욕 닉스 팬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이유가 있었다. 레오 14세는 빌라노바(Villanova)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에는 덜 알려진 대학이나,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빌라노바는 가톨릭계의 명문 사립 대학이다. 게다가 빌라노바는 현재까지 NBA에 56명의 선수를 보냈을 정도로 농구로 유명한 대학이다.닉스의 팬들이 기뻐한 이유는 빌라노바 대학 출신의 조쉬 하트, 제일런 브런슨, 미칼 브리지스가 팀에서 주전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라노바 대학 출신들의 대활약으로 인해 뉴욕 닉스는 ‘노바 닉스(Nova Knicks)’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레오 14세는 모교가 2016년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극적으로 우승하자,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를 언급할 정도로 농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전임 교황인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사랑했던 산 로렌조 축구 클럽을 바티칸으로 초대했다. 따라서 어느 스포츠 팀이 레오 14세를 예방하러 바티칸을 방문할 것인지 궁금해하는 대중이 많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팀이 빌라노바 대학의 농구팀이다. 만약 52년 만에 뉴욕 닉스가 2024~25시즌 NBA 챔피언에 오르면, 닉스의 깜짝 바티칸 방문도 기대해 볼 수 있다.빌라노바 대학교 농구팀의 사목으로 오랫동안 재직하고 있는 로버트 헤이건 신부는 레오 14세와 친분이 있는 사이다. 그는 유명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노바 닉스를 주시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닉스 팬들은 빌라노바 출신 선수들과 새 교황의 조합으로 팀이 1973년 이후 첫 NBA 우승을 차지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 닉스가 ‘신의 개입(divine intervention)’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5.05.24 11:11
프로농구

일본 여자농구가 강해진 이유, 경쟁하기 때문이다 [IS시선]

지난 20일 부천체육관에서 2024~25 여자프로농구(WKBL)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주인공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동포 4세 홍유순(19)이었다. 일본 여자농구는 최근 국제경쟁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을 획득해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2021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과 2022년 FIBA 월드컵에서 모두 9위에 올라 세계 톱10을 기록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12위였다. 한국 여자농구는 파리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했다. 홍유순을 1순위로 선택한 인천 신한은행의 구나단 감독에게 ‘왜 일본 여자농구가 국제경쟁력에서 한국을 크게 앞설까. 일본과 한국 농구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나’를 물었다. 그는 진지하게 ‘경쟁’이라고 답했다. 구 감독은 “도쿄에만 한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농구부 출신 학생이 400명이라고 한다. 대학 농구부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한국은 고등학교 여자농구 한 팀에 선수 5~6명이 있다. 많아야 7~8명이다. 반면 일본은 많으면 40명이 넘는다.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치열하게 훈련량을 늘리고 노력한다. 오사카 출신 홍유순에게 고교시절 정말로 경쟁이 치열했는지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주전으로 뛰는 게 문제가 아니라 벤치에 앉는 벤치 멤버가 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벤치에도 앉지 못한 선수들은 무조건 경기 후에 따로 야간훈련을 하고 코치님 눈에 띄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구나단 감독은 일본의 두꺼운 선수층이 가져오는 시너지가 엄청나다고 했다. 구 감독은 “일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해 보니, 롤 플레이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고 전술 이해도가 높은 게 장점이었다. 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다 보니까 자신이 뭘 잘 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한 게 보인다. 반면 한국은 선수가 워낙 없으니까 ‘키 170㎝대면 무조건 슈터’ 이런 식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일본 선수들은 지도자 눈에 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경험이 있으니 감독이 원하는 바를 빨리 이해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그 많은 농구팀 학생들은 선수로서의 경쟁에서 탈락하면 어떻게 될까. 구 감독은 “일본은 오히려 대학 농구팀에 들어가 있으면 취업률이 좋아진다고 하더라. 흔히 말하는 MZ세대 같지 않고, 희생 정신을 배웠다는 부분에서 기업이 스포츠부 학생을 선호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비단 여자농구의 경쟁력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의 엘리트 학생 선수들은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못하고, 일반 학생들은 지옥처럼 치열한 입시 경쟁에 내몰리는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 그렇게 사회에 나온 후에는 경쟁에서 낙오한 엘리트 선수는 설 자리가 없고, 입시 경쟁을 거친 학생들은 번아웃부터 경험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은 대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받는 종목에서 집중적으로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그러나 그 외 종목을 보면, 일본의 회사원 선수가 한국의 엘리트 선수보다 좋은 성적을 낸 경우도 있었다. 금메달에만 열광하고, 부진한 성적에는 손가락질만 할 게 아니라 한국 스포츠와 교육의 체질 개선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이은경 기자 2024.08.21 09:01
스포츠일반

'3월의 광란' 나서는 이현중, 미국 언론도 주목

미국 최고의 대학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3월의 광란'을 앞두고 이현중(22·2m1㎝)에 대해 미국 언론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드슨대 3학년인 이현중은 18일(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64강 토너먼트에 출전한다. 미국에서 농구를 가장 잘하는 64개 학교가 출전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정하는 이 대회는 '3월의 광란'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 대회는 지난 2019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스포츠 이벤트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과 하계 올림픽에 이어 3위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현중은 한국 남자 선수로는 2009년 메릴랜드대 최진수(현대모비스) 이후 13년 만에 '3월의 광란'에 나서는 선수가 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씨와 실업 농구 삼성전자 농구팀에서 뛴 이윤환씨의 아들인 이현중은 데이비드슨대 주전으로 활약하며 미국프로농구(NBA) 진출도 노리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이번 64강 토너먼트에 나온 선수 가운데 올해 NBA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58명을 대상으로 '가상 드래프트'를 시행했다. 여기서 이현중은 맨 마지막 순번인 58번으로 평가됐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NBA에 진출한 것은 하승진(은퇴)이 유일하다. 하승진은 2004년 NBA 드래프트 전체 46번으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지명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현중에 대해 "데이비드슨대 출신인 스테픈커리와도 비교되는 선수다. 커리가 2008년 했던 것처럼 올해 데이비드슨대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현중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NBA 역사상 최고의 3점 슈터로 꼽히는 커리는 2008년 토너먼트에서 데이비드슨대를 전미 8강까지 이끌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때도 올해처럼 데이비드슨대가 지구 10번 시드였다"고 설명했다. 서부 지구에 속한 데이비드슨대는 올해 1회전에서 7번 시드 미시간주립대를 상대한다. 데이비드슨대와 미시간주립대의 1회전 경기는 한국시간 19일 오전 10시 40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시작한다. 뉴욕타임스는 서부지구 예상에서 데이비드슨대가 1회전에서 미시간주립대를 꺾고, 2회전에서는 듀크대까지 이길 거로 예상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지구 준결승에서 텍사스공대에 져 64강 전체로는 데이비드슨대가 16강에서 탈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식 기자 2022.03.16 16:23
연예

'마녀체력 농구부' 첫방 D-1 송은이→임수향, 11인 단체 포스터

운동꽝 여자 농구팀 위치스 농구단의 창단을 알리는 '마녀체력 농구부'의 11인 단체 포스터가 공개됐다. 내일(15일) 오후 9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JTBC 신규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이하 '마녀체력 농구부')는 각양각색의 이유로 운동을 멀리했던 운동꽝 언니들의 생활체육 도전기를 다룬다. JTBC '뭉쳐야 찬다' '뭉쳐야 쏜다' 제작진이 작심하고 만드는 여자 농구 버라이어티다. 이 가운데 '마녀체력 농구부' 측이 감독 문경은, 코치 현주엽, 매니저 정형돈과 주전 선수 송은이, 고수희, 별, 박선영, 장도연, 허니제이, 옥자연, 임수향의 모습이 담긴 11인 단체 포스터를 선보였다. 공개된 단체 포스터에는 3인 감코매(감독+코치+매니저)와 8인 마녀 언니들이 대형을 이루고 서 있다. 특히 8인 언니들의 유니폼 비주얼이 첫 공개돼 시선을 강탈한다. 퍼플과 화이트 컬러를 베이스로한 유니폼 위로 '마녀체력 농구부'의 팀 명인 위치스(마녀)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는 것. 주장인 송은이를 중심으로 고수희, 별, 박선영, 장도연, 허니제이, 옥자연, 임수향이 똘똘 뭉쳐 당장이라도 필드 위를 날아다닐 듯 위풍당당한 기세를 뿜어내고 있다. 또한 당차고 다부진 표정과 불타는 눈빛에서 ‘농구 여제’의 위엄이 폭발하는 모습. 이에 운동꽝 언니들이 여자 농구팀 위치스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에 더해 8인의 위치스 선수단 뒤로 감독 문경은과 코치 현주엽, 매니저 정형돈이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 믿음을 지아낸다. 세 사람이 선보일 위치스 농구단 맟춤형 전략과 코트 밖 물고 물리는 티키타카에도 관심이 증폭된다. 무엇보다 '언니들의 운동 본능이 깨어난다'라는 문구가 이들의 도전을 더욱 응원하게 만든다. 농구를 매개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지치지 않는 마녀 같은 체력을 발견하고, 잠재된 운동 본능을 일깨울 이들의 성장 스토리가 담길 '마녀체력 농구부' 첫 방송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2.14 08:53
스포츠일반

'한국 최초 NCAA 1부 농구팀 주전' 이현중, "드림 빅"

“딱히 만족하지는 않아요. 시즌 초반이고, 상대가 약팀이라. 오늘도 슛 연습 300개 했어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슨대 농구팀 포워드 이현중(20·2m1㎝)을 13일 전화로 만났다. 데이비슨대는 전날 홈에서 열린 2020~21시즌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디비전1 경기에서 조지아 서던대를 77-45로 대파했다. 2학년인 그는 29분을 뛰며 18점·5어시스트·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3점슛을 4개를 성공시켰다. 팀 내 득점 2위(평균 17점), 어시스트 1위(평균 4개)다. 애틀랜틱10 콘퍼런스 소속인 데이비슨대는 시즌 3승2패다. 그에 앞서 최진수(오리온)가 메릴랜드대에서 뛰었다. 하지만 NCAA 1부 팀 주전은 이현중이 처음이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 여자농구가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당시 팀의 중심이었던 성정아(55)다. 아들은 어머니를 닮아 시야가 넓고 패스가 좋다. 이현중은 “1학년 때는 단조롭게 3점 슛만 하다보니 막히고 한계를 느꼈다. 코로나19 탓에 비시즌이 길었는데,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았다. G리그(NBA 하부리그) 코치 출신 김효범 선생님과 국내에서 3~7월 훈련했다. 드라이브 인, 미드레인지 점퍼, 패스를 연습했다. 작년에는 ‘못하면 어쩌지’ 했는데, 올해는 연습도 확실히 했고, 그래서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국내 방송사가 이현중 경기를 중계한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가 심해 하루에 몇십 경기씩 캔슬된다. 가족이 중계로 날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3월의 광란’ NCAA 농구 64강 토너먼트 출전을 노린다. 데이비슨대는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가 뛰던 2008년 8강에 올랐다. 이현중은 “학교가 톱25에 들거나,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해야 한다. 출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2006년 하승진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미국 프로농구(NBA) 입성을 꿈꾼다. 그는 “호주에 유학 가니까 ‘리턴할거다’, 미국 대학에 진학하니까 ‘주전은 못할 것’, NCAA에서 뛰니까 ‘NBA는 못 갈 것’ 등 언제나 부정적 시선이 있었다. 나도 내가 NBA에 갈 수 있을 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계속 농구를 공부하며 부족한 점을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며칠 전 기말고사를 봤다. 과목은 사회학, 종교학이었다. 그는 “경기 후에 파티도 안 간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후회없이 도전하고 싶어 남보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톡에 ‘Dream big, Responsibility’라고 써뒀다. 그는 “한국에서 온 잘 하고 키 큰 선수도 실패하고 돌아갔다. 하지 나는 꼭 잘해서 한국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그만큼 책임감도 있고, 꿈도 크게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2.14 15:18
스포츠일반

농구 남매 박지원·지현 “코트 접수하겠습니다”

“오빠 너무 뻣뻣하잖아, 좀 자연스럽게.” (박지현) “어색해? 프로가 된 뒤 첫 인터뷰라서 그래.” (박지원) 프로농구 부산 KT 박지원(22·1m92㎝)과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20·1m83㎝)은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하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둘은 두 살 터울 남매다. 동생 박지현이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해 먼저 프로선수가 됐다. 벌써 3년 차다. 지난달 23일 오빠 박지원이 전체 2순위로 KT에 뽑혔다. 남매는 나란히 프로선수가 됐다. 프로팀 유니폼을 입은 오빠를 처음 본 박지현은 “진짜 잘 어울린다”고 칭찬했다. 박지원은 “모델이 훌륭하니 당연하다. 유니폼처럼 멋진 플레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매는 둘 다 남녀 프로농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에이스다. 프로 데뷔를 앞둔 박지원은 대학농구 최고 가드다. 올해 U-리그에서 연세대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돌파와 리딩이 뛰어난 정통 포인트가드로, 키까지 큰 편이라 여러 팀이 탐냈다. 가드가 많지 않은 KT에선 에이스 허훈(23)과 시너지를 기대한다. 허훈은 연세대 4학년 시절, 신입생 주전 박지원과 전국대회 3관왕을 일궜다. 박지현은 여자농구 신인왕 출신이다. 3년 만에 에이스급 선수로 올라섰다. 시즌 초 다친 간판스타 박혜진(30)을 대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천 하나원큐전에선 29득점, 16리바운드를 쓸어 담았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과 리바운드다. 우리은행은 3연승으로 2위다. 박지현은 “우리 남매는 같이 하는 것은 뭐든 다 잘했다. 내가 프로에 잘 적응했으니, 실력이 훨씬 좋은 오빠는 더 빨리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 박지원과 3학년 박지현은 나란히 농구에 입문했다. 원래 오빠만 할 계획이었다. 동생이 졸랐다. 박지현은 “어릴 때부터 오빠가 하는 건 다 따라 했다. 키 크려고 우유 마시는 것까지 따라 했다. 그 덕분에 태권도도 배웠고, 피아노도 쳤다”고 소개했다. 아버지(1m84㎝)와 어머니(1m73㎝)로부터 좋은 체격을 물려받은 덕분에 남매는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학교 훈련이 끝나면 남매는 집 앞에서 만나 1대1 연습도 했다. 동생은 오빠 슈팅 폼을 빼닮았다. 박지원은 “같은 종목 운동을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서로 훌륭한 연습 파트너이자,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라고 꼽았다. 박지현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오빠와 1대1 대결을 했다. 진 사람이 딱밤 한 대를 맞았는데, 내가 승리욕이 강해 이마가 퉁퉁 부어도 계속했다. 그때 농구가 엄청 늘었다”며 웃었다. 남매는 평소에도 붙어 다닌다. 매일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시간이 맞으면 밥도 같이 먹고 노래방도 간다. 박지원은 “나는 임창정 발라드를, 동생은 아이유 노래를 즐겨 부른다. 서로 상대 노래는 듣지 않는다. 각자 다음 부를 곡을 고르는 현실 속 남매”라고 소개했다. 먼저 프로에 간 동생은 오빠에게 받았던 도움에 보답했다. 대학생 오빠가 농구부 후배들에게 ‘한턱’ 내야 할 때면 도움을 줬다. 박지현은 “오빠가 늘 ‘프로에 가면 두 배로 갚겠다’고 했다. 이제 두고 보겠다”고 큰소리쳤다. 당황한 박지원은 “이 얘기까지 하다니. 이제부터 오빠 만날 때는 지갑 놓고 와”라고 맞받았다. 미안한 생각이 든 박지현이 “오빠가 잘생겼다고 소개해달라는 친구가 많았는데, 내가 다 커트했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기분 좋아진 박지원은 “누구였는지는 물어보지 않겠다”며 싱글벙글했다. 두 사람은 같은 꿈을 꾼다. 농구 국가대표 형제 허웅(25·원주 DB)-허훈처럼, 농구 국가대표 남매가 되는 거다. 박지원은 “동생은 지명 1순위에 신인왕이고, 지금 잘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 ‘코트 위 남매는 용감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지현은 “주변에서 ‘오빠가 지명 2순위라서 섭섭하지 않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전혀 아쉽지 않다’다. 대신 ‘신인왕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려는데 박지현은 “중요한 말을 빠뜨렸다”며 붙잡았다. “농구는 팀 스포츠잖아요. 오빠가 신인왕이 되려면 동료들 도움이 정말 중요하죠. 그래서요. (허)훈이 오빠, 우리 오빠 잘 부탁해요.”(웃음)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12.02 08:42
스포츠일반

용서 구한 강동희…아직은 엇갈리는 여론

강동희(54) 전 프로농구 동부(현 DB) 감독이 최근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일 한 시사프로그램(‘인터뷰게임’)에 출연한 게 화제가 되면서다. 농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은 그는 가족, 은사, 제자, 팬을 찾아 과거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1990년대 기아의 명가드 강동희는 ‘코트의 마법사’로 불렸다. 2012년에는 동부 감독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3년 브로커에게 3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실형(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문제가 된 건 2011년 2월쯤의 일이다. 동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정된 상황에서 오래 알고 지낸 후배가 “남은 경기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강 전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했던 대로 비주전이 나간다”고 말했다. 후배가 “고마움의 표시”라며 방에 돈을 놓고 간 게 문제가 됐다. 이번 방송 출연 결심은 기아에서 함께 뛴 허재(55)의 권유 때문이다. 방송이 나간 10일 강 전 감독을 경기 용인시에서 만났다. 그는 “출연 제의를 두 차례 고사했다. 허재 형이 ‘평생 숨어 지낼 건 아니잖냐’고 말했다. 내가 지켜드리지 못한 분들께 사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방송 후 “면죄부를 줬다”는 부정 반응도 있었고, “진정성을 느꼈다”는 긍정 반응도 있었다. 강 전 감독은 2014년부터 7년째 잘못을 뉘우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4년 수원에 학원을 열어 자폐아들에게 농구를 가르치고 있다. 2015년부터 3년간 시골 초등학교를 찾아 재능기부 활동을 했다. 2016년부터 1년 4개월간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윤리교육 강사로 나섰다. 프로농구·축구·야구·배구·골프 선수를 대상으로 강의했다. 강 전 감독은 “운동했던 선배로서 부끄러운 과거를 털어놓기 창피했다. 그래도 후배들이 나 같은 일을 겪지 않길 바라며 용기 냈다. ‘지인의 호의가 올가미가 될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강사비(800만원)를 고양시 휠체어농구단에 기부했다. 올해 1월에는 강원도 휠체어농구팀 고문을 맡았다. ‘강동희 장학회’도 설립해 지난달부터 형편이 어려운 농구 유망주를 지원한다. 강 전 감독은 극단적 선택도 생각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죽음 앞에 서봤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아내가 따라 하겠다며 말렸다. 가족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아들 성욱(16·제물포고), 민수(14·호계중)도 농구선수다. 그는 “과거 잘못이 사라지지 않겠지만, 죽을 때까지 참회하고,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게임’에서 방송인 이영자는 “요즘 우리가 분노하는 건 미안한 일에 사과하지 않는 거다. 사과를 받아 줄 마음이 없는 게 아니다. 용기 있게 사과한 어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의 사과에 세상은 어떻게 대답할까. 분명한 건 한목소리는 아니라는 점이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9.16 08:10
스포츠일반

'윤리교육 50회' 강동희 "평생 봉사하며 살겠다"

지난 주말, 강동희(54) 전 프로농구 동부(현 DB) 감독은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그는 10일 TV 시사교양프로그램 ‘인터뷰게임’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그는 농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고 가족·은사·제자·팬을 찾아가 과거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강동희는 1990년대 기아 명가드로 ‘코트의 마법사’라 불렸다. 2012년 동부(현 DB) 감독으로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하지만 2013년 브로커에게 3700만원을 받고 승부조작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다. 2011년 2월경, 동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정된 상황이었다. 10년을 알고 지내던 후배가 “남은 경기를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고, 강 전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공표한대로 비주전이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후배가 고마움 표시라며 방에 돈을 놓고 간게 문제가 됐다. 그는 그 때 돈을 돌려주지 못한걸 지금도 후회한다. 어렵게 방송출연을 결심한건 기아에서 함께 뛴 허재(55)의 권유 때문이다. 강동희는 “두 차례 출연 제의를 고사했다. 허재 형이 ‘평생 숨어지낼건 아니지 않냐’고 말해줬다. 내가 지켜주지 못한 분들께 사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허재는 사석에서도 강동희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왔다. 방송 후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의견도 있었지만,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반응도 많았다. 10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강 전 감독을 만났다. 그는 2014년부터 7년간 묵묵히 속죄하고 있었다. 2014년 수원에 아카데미를 열고 자폐아 아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쳤다. 2015년부터 3년간 강원도 양구 해안초등학교에서 재능기부했다. 2016년부터 1년4개월간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윤리교육 강사로 나섰다. 50회 강단에 올라 프로농구·축구·야구·배구·골프 등 61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강동희는 “운동선배로서 부끄러운 과거를 털어놓기 창피했지만, 후배들이 나 같은 일을 다시 겪지 않길 바라며 용기를 냈다. 과거에는 관련 교육이 없다보니 나부터 무지했다. 지인의 호의가 올가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강동희는 강사비로 받은 800만원을 고양 휠체어농구단에 기부했다. 지난해 안산시 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했고, 올해 1월 강원도 휠체어농구팀 고문도 맡았다. ‘강동희 장학회’를 설립해 지난달부터 매월 형편이 어려운 농구유망주들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강동희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한 적이 있었다. 강동희는 “죽음 앞에 섰었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아내도 따라하겠다고 했다. 가족을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 강성욱(16·제물포고)과 강민수(14·호계중)는 농구선수로 활약 중이며, 첫째는 16세 이하 대표팀도 뽑혔다. 강동희는 “과거 잘못이 씻어지지 않겠지만, 죽을 때까지 진심으로 참회하고, 평생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했다. ‘인터뷰게임’에서 방송인 이영자씨는 “요즘 우리가 분노하는건 미안한 일에 사과하지 않는 거다. 사과를 받아 줄 마음이 없는게 아니다. 용기있게 사과한 어른에게 고맙다”고 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9.15 13:09
스포츠일반

'농구 父女' 박지수-박상관 "나의 사랑하는 가족·농구·교육이야기"

박지수(18·분당경영고)는 2017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선수 선발회가 배출한 '히트 상품'이다.195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박지수는 "100년에 한 두명 나올까 말까한 재원"으로 평가된다. 화려하다. 고교 1학년 때 최연소 성인국가대표로 선발됐고, 2016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하며 대형 스타감으로 주목받았다.박지수의 아버지는 박상관(47) 전 농구팀 명지대 감독이다. 현역 시절 삼성 썬더스에서 뛴 박 씨는 딸의 재능을 알아보고 탁월한 농구 선수로 키웠다. 일간스포츠가 2016~2017 WKBL 개막에 앞서 박지수-박상관 부녀에게 사랑하는 농구와 가족 이야기를 들었다. ◇ 지수네 집 평균 신장은 195cm박지수는 농구인 아버지와 배구선수 출신 이수경(48)씨 사이에서 '스포츠 DNA'를 물려받았다. 오빠 박주혁(20)도 명지대에서 배구선수로 활약 중이다. 당연히 키도 크다. 아버지 박씨는 "아내가 180cm, 아들이 2m4cm 입니다. 저도 2m고요. 우리 가족 넷이 모이면 평균 190cm가 넘습니다. 농구와 배구를 하는데 이보다 좋은 무기가 없지요"라며 웃었다. 박지수는 "주변에서 제 키를 보면서 '복 받았다'고 해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이야 웃지만, 한 때는 너무 큰 키 때문에 걱정을 했다.박씨는 "(아이들이) 사춘기 때는 '왜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클까. 외모가 다르다'고 고민할 수 있어요. 저는 지수에게 '아빠는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 결혼했어. 당연히 아기의 키도 클 수밖에 없었지. 혹시 친구들이 특이하게 봐도 상처받지 마. 그건 엄마와 아빠가 사랑했다는 증거야'라고 당부하곤 했죠"라고 설명했다.농구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아빠는 딸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박씨는 "지수가 4살 때 오빠와 함께 시티드 니업(Seated Knee Up·복근운동)을 한 적이 있어요. 아들은 10개 정도만 했는데, 딸은 20개를 했어요. 그래서 '딸은 운동을 하면 잘 하겠다' 싶었죠"라고 기억을 더듬었다.당시만 해도 스포츠 선수는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었지만 딸이 성장한 뒤에는 처우가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확실한 교육 철학을 세웠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다. 박씨는 "저와 아내는 정말 힘들게 운동을 한 세대에요. 우리 아이들은 즐겁게 살길 바랐어요. 집에서 농구 이야기는 절대 안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운동의 기틀은 잡아주기 위해 애썼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농구 기본기를 잘 다져 줬어요. 또 '코치와 감독님의 장점을 흡수하라'고도 강조했는데 지수가 영리한 농구를 하는데 도움이 됐어요"라고 전했다.딸도 아빠의 노력을 알고 있다. 박지수는 "어렸을 때부터 아빠의 경기를 보러 농구장에 자주 갔어요. 가족들이 다 스포츠를 하니까 무엇을 힘들어 하는 지 알고 배려해 주세요"라고 인정했다. ◇ '배구여제' 김연경 같은 '농구여제'를 꿈꾸다박지수는 2017 신인 선발회에서 "한국 여자 농구의 판도를 흔들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가고 싶다는 꿈이 담긴 말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성장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하고 싶어요. 남들은 '신체조건이 비슷한 해외리그는 불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저는 큰 선수들과 겨룰 때 더 편해요. 승리욕도 생기고요"라고 했다. 아버지 박씨 역시 "우리 지수가 언젠가 WNBA나 유럽 리그에서 주전급으로 뛰길 바랍니다. 그 전에 아시아 무대부터 평정해야겠죠"라고 거들었다. 사실, 아빠의 욕심은 더 많다. 딸이 '배구여제' 김연경처럼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대형 스타가 되길 원한다.박씨는 "최근 김연경이 스타가 됐죠. 많은 팬들이 그의 탁월한 실력과 뚜렷한 개성을 좋아합니다. 이른바 '스타성'이 있는 선수인 거죠. 우리 지수도 농구 실력과 함께 김연경 같은 스타성을 갖췄으면 합니다. 겸손하되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팬 서비스를 아는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했다.박지수는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썩 잘했다고 한다. 또 꾸준한 독서량 때문에 말도 조리 있게 하는 편이다. 언젠가 대중 앞에 섰을 때 당당하게 자기 뜻을 펼치라는 부모님의 뜻 덕분이다. 앞길이 구만리다. KB 국민은행 스타즈에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그는 18세 이하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가 끝나는 오는 11월 중순부터 팀에 합류한다. 박지수는 "감독님이 원하시는대로 소화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All-round player)'가 목표에요"라고 힘주어 말했다.부전녀전. 인터뷰 말미에 판박이처럼 닮은 두 사람에게 "서로가 어떤 의미인가"라고 물었다. 딸 박지수는 "아버지는 내 인생의 멘토"라고 했고, 아버지는 "지수는 내 인생에 가장 빛나는 보석"이라고 했다. 믿음과 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부녀지간이었다. 서지영 기자 2016.10.27 05:30
야구

[이상서의 스윙맨] LG 한나한, 미국판 광주일고 출신이라고?

※외인리포트② LG 잭 한나한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장종훈의 41 홈런 얘기다. 1992년 작성된 이것은 한국야구에서 전인미답의 경지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그 생각은 딱 6년까지만 해야 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도입과 함께 등장한 타이론 우즈는 42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기면서 그 해 MVP까지 거머쥐었다. 당시 1998년 10월 2일 중앙일보 스포츠면의 헤드라인 제목은 “우즈 42호포, 한국야구 금자탑“이었다. 이후 17년, 한국야구에서 그들의 존재는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가 구단 별 3명으로 늘었다. 10구단 체제인 내년부터는 역대 최다인 31명(신생팀 kt는 4명)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일간스포츠는 2015년의 우즈가, 리오스가 될지도 모르는 그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포문을 연 SK의 메릴 켈리에 이어 이번 손님은 최근 LG와 계약을 맺은 잭 한나한(Jack Hannahan)이다. LG는 23일 "잭 한나한의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고교야구에 광주일고가 있다면, 미국엔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 위치한 크레틴-더햄 홀 고등학교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포수인 조 마우어를 비롯해 2004년 명예의 전당에 오른 폴 몰리터를 비롯해 베테랑 야구 심판인 팀 츠치다, 마크 웨그너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1982년 이후 미네소타 주에서 들어올린 우승컵만 11차례이며 1996년부터는 3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오늘 소개할 잭 한나한 역시 이 학교 출신이다. 한나한이 졸업반이던 시절 세 살 터울의 조 마우어(현재 미네소타 트윈스 포수. 작년 WBC에 미국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가 신입생으로 들어오며 같이 학창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함께 경기에 뛴 적은 없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폴 몰리터조차 신입생 때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니까요” 한나한의 말이다. 한나한은 고교 재학 시절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0.221의 타율과 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동시에 미식축구팀과 농구팀에서 맹활약 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병행할 순 없는 법. 미네소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한나한은 야구로 노선을 굳힌다. 선택은 옳았다. 신입생 시절인 1999년, 한나한은 0.360의 타율에 28득점, 30타점, 4홈런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년차엔 한층 더 성장했다. 타율은 0.327로 다소 떨어졌지만 홈런은 그 전 해의 두 배인 8홈런, 43타점, 46득점이라는 성적표를 남겼다. 이후 지역 퍼스트 팀에 선발되며 득점과 홈런, 타점 부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맨 꼭대기에 올렸다. 2001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그의 이름이 초반에 호명된 건 당연했다. 3라운드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지명되며 프로 무대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2002년 더블A, 2005년 트리플A를 거쳐 마침내 2006년 5월 26일, 고대하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한나한은 그 해 단 3경기에 출전해 9타수 무안타 1 볼넷, 1 삼진이란 성적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메이저리그는 한나한에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듬해 트리플A에서 전전하던 한나한은 8월 13일 오클랜드 애슬리틱스의 외야수인 제이슨 페리와 시즌 도중 맞트레이드 된다. 오클랜드에서 보낸 3년은 나쁘지 않았다. 236 경기에 출전하며 158안타를 쳐냈고, 13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겼다. 타율은 한 번도 3할을 넘기진 못했으나 주로 3루수로 출전하며 준수한 수비력을 뽐냈다. 2007년 8월 15일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마크 벌리를 상대로 첫 안타를 뽑아냈고, 5일 후엔 빅리그 홈런 신고식을 치렀다. 처음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2008년이 절정이었다. 9년이라는 빅리거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143경기에 출전했으며 95안타를 뽑아냈다. 이른바 한나한의 리즈 시절. 당시 오클랜드의 감독이었던 밥 게렌은 한나한을 회상하며 “가장 영리한 선수였으며 노력가였다”고 말했다. “그에겐 좋은 미래가 있을 거라 생각했죠” 밥 게렌의 말이 실현된 걸까. 한나한의 인생에서 꿈같은 경기가 생겼다. 2008년 8월 18일의 일. 메이저리거로서 고향을 찾은 것이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가 열린 메트로돔에는 한나한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를 보기 위해 몰렸다. “꿈이 현실이 됐어요. 트윈스의 구장에서, 그것도 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경기를 하다니요! 흥분되고 짜릿했습니다” 당시 여자친구인 제니 하이넨(2010년에 한나한과 약혼식을 올렸다)을 비롯해 경기장에 모인 200여명의 친지들을 보며 한나한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쓸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2009년, 한나한은 다시 유니폼을 바꿔 입어야 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투수 저스틴 수자와 트레이드 되어 팀을 떠난다. 오클랜드에서 단 2이닝만을 유격수로 출장한 바 있는 한나한(1루수로는 90이닝, 3루수로는 1832와 2/3이닝)은 시애틀에서 유격수로의 변신을 감행한다. 당시 시애틀의 감독이었던 돈 와카마쓰가 그를 팀 내야의 백업선수로서 활용할 구상안 때문이었다, “스프링캠프나 마이너에서 유격수를 본 적은 있었죠. 포지션 변화가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한나한은 덤덤하게 말했다. “팀에서 날 (유격수로서) 필요하다면, 아마 만족할 수 있을 겁니다(If they need me, they’ll find me).”▶클리블랜드 시절 한나한의 명수비 영상 ▶쿠야호가(클리블랜드 내에 위치한 지역)의 영웅 잭한나한. 한나한의 유머스러운 면을 엿볼 수 있는 영상이다. 이 남자, 예능감까지 있다. 한나한의 시애틀 생활 역시 길지 않았다. 2010년 10월 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그는 2011년부터 2년간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게 된다. 특히 2012년 추신수가 몸에 맞는 공에서 비롯된 벤치클리어링에 앞장섰던 모습이 국내팬들에게 화제가 된 바 있다. 클리블랜드에서 보낸 2년 동안의 총 성적은 607타수 100안타 2할 4푼대의 타율이다. 2012년은 한나한의 연봉이 처음으로 1백만 달러를 넘겼던 해이기도 한데, 이후 매년 1백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유지하게 된다. 짧았던 클리블랜드의 시절, 2013년 함께 신시네티 레즈로 팀을 옮길 때까지 둘의 우정은 계속된다. ▶신시내티 시절 한나한의 수비 명장면신시내티에서의 야구 인생은 썩 순탄치 않았다. 2013년부터 그를 괴롭혀 왔던 오른쪽 어깨 부상 탓이다. 결국 2013년 10월 12일 ‘관절와순 파열(torn labrum)’ 수술을 받았고 이듬해까지 수술과 재활을 병행하게 된다. 신시네티닷컴에 따르면 한나한은 34살이 된 올해 개막 이후 60경기에 결장했다. 7월 초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경기를 가지며 주로 지명타자와 1루수로 출전하며 총 12경기에서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이후 같은 달 28일에 열린 워싱턴 내셔널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2013년 9월 21일 이후 근 10개월만의 빅리그 재입성.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제가 어떤 포지션에 서든(심지어 벤치로 밀려나든) 안타를 때려내기 위해 노력할 거란 사실입니다. 만일 팀에 내가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면 자청해서 라인업에서 빠질 겁니다” 한나한은 조이 보토가 없는 팀( 7월 6일 이후로 무릎통증 탓에 장기 결장)에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러나 어깨 부상 탓일까. 주로 1루수와 지명타자로만 출장하며 단 26경기만 출장해 타율 0.188을 기록했다(LG는 “한나한 어깨, 메디컬 체크 이상없다”고 밝힌바 있다). 한나한의 메이저 인생의 마침표가 찍히는 시점이다. 한나한은 2001년부터 14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614경기, 마이너리그에서는 그보다 많은 861경기를 출전했다. 전형적인 '4A' 타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4A 선수란 트리플A에 속하기엔 실력이 출중하지만, 빅리그에서 뛰기엔 실력이 모자라는 어정쩡한 선수에게 붙이는 약호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을 “수비 잘하는 3루수로 그만”이라고 말했다. 2015시즌 LG의 핫코너는 안전할까. 한나한은 세간의 우려를 부식시킬 수 있을까. 팬들은 아직 지난 시즌 초반 조쉬벨의 화려한 수비를 기억하고 있다. 올해도 화끈했던 LG 타순은 더 뜨거워질까. LG 내야진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될지도 궁금하다. 내년 시즌, 잠실 구장을 찾을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온라인팀=이상서 기자 coda@joongang.co.kr사진=유튜브, MLB.com, 베이스볼 레퍼런스 2015.0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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