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슨대 농구팀 포워드 이현중(20·2m1㎝)을 13일 전화로 만났다.
데이비슨대는 전날 홈에서 열린 2020~21시즌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디비전1 경기에서 조지아 서던대를 77-45로 대파했다. 2학년인 그는 29분을 뛰며 18점·5어시스트·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3점슛을 4개를 성공시켰다. 팀 내 득점 2위(평균 17점), 어시스트 1위(평균 4개)다. 애틀랜틱10 콘퍼런스 소속인 데이비슨대는 시즌 3승2패다.
그에 앞서 최진수(오리온)가 메릴랜드대에서 뛰었다. 하지만 NCAA 1부 팀 주전은 이현중이 처음이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 여자농구가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당시 팀의 중심이었던 성정아(55)다. 아들은 어머니를 닮아 시야가 넓고 패스가 좋다.
이현중은 “1학년 때는 단조롭게 3점 슛만 하다보니 막히고 한계를 느꼈다. 코로나19 탓에 비시즌이 길었는데,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았다. G리그(NBA 하부리그) 코치 출신 김효범 선생님과 국내에서 3~7월 훈련했다. 드라이브 인, 미드레인지 점퍼, 패스를 연습했다. 작년에는 ‘못하면 어쩌지’ 했는데, 올해는 연습도 확실히 했고, 그래서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국내 방송사가 이현중 경기를 중계한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가 심해 하루에 몇십 경기씩 캔슬된다. 가족이 중계로 날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3월의 광란’ NCAA 농구 64강 토너먼트 출전을 노린다. 데이비슨대는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가 뛰던 2008년 8강에 올랐다. 이현중은 “학교가 톱25에 들거나,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해야 한다. 출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2006년 하승진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미국 프로농구(NBA) 입성을 꿈꾼다. 그는 “호주에 유학 가니까 ‘리턴할거다’, 미국 대학에 진학하니까 ‘주전은 못할 것’, NCAA에서 뛰니까 ‘NBA는 못 갈 것’ 등 언제나 부정적 시선이 있었다. 나도 내가 NBA에 갈 수 있을 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계속 농구를 공부하며 부족한 점을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며칠 전 기말고사를 봤다. 과목은 사회학, 종교학이었다. 그는 “경기 후에 파티도 안 간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후회없이 도전하고 싶어 남보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톡에 ‘Dream big, Responsibility’라고 써뒀다. 그는 “한국에서 온 잘 하고 키 큰 선수도 실패하고 돌아갔다. 하지 나는 꼭 잘해서 한국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그만큼 책임감도 있고, 꿈도 크게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