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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영입 임무 완료' 후 日 찾은 베츠 "사사키, 세계 최고 투수 될 것...'아빠' 오타니, 아기 낳기 전에 좀 자둬"

"우리 모두 그가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사사키 로키(24) 영입전에 힘을 보태 성공을 이끈 무키 베츠(33·이상 LA 다저스)가 일본을 찾아 새 동료를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베츠는 21일 일본에서 열린 음료 대기업 이토엔의 녹차 브랜드 '오이오이'의 다저스와 파트너십 체결 발표회에 참가했다. 오이오이는 오타니가 전속 광고모델인 것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음료 브랜드다.베츠는 현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스타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등 화려한 수상 내역을 자랑한다. 하지만 일본 내 인지도는 1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크다. 오타니 쇼헤이의 동료인 덕분이다. 오타니는 지난 2023시즌 종료 후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대형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1년 동안 투타겸업은 하지 못했지만 타자로만 뛰며 역대 최초 50홈런 50도루를 달성했고, 월드시리즈 우승도 이뤘다. 일본에선 명실상부한 국민 영웅이다. 자연히 그 영웅의 '1번 동료'인 베츠의 인지도도 남달라질 수밖에 없다.21일 베츠와 만난 일본 기자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일본 선수들, 특히 오타니와 사사키에 쏠려 있었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에서 뛰었던 사사키는 시즌을 마친 뒤 구단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MLB 진출 허락을 받았다 최고 165㎞/h 강속구와 낙차 큰 스플리터를 보유한 그에게 MLB 구단들의 구애가 쏟아졌지만, 사사키는 후보를 추린 끝에 예상대로 '1순위' 다저스와 손을 잡았다. 사사키를 향한 미국 내 관심은 뜨겁다. MLB닷컴은 이미 2023년 그를 두고 전미 1위 유망주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비교했는데, 스킨스는 올해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MLB닷컴은 그를 국제 유망주 중 1위로 둔 상태다. 2025시즌 전 전미 유망주 랭킹이 발표될 경우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거로 보인다.베츠도 사사키 영입전에 힘을 보탰다. 사사키는 각 구단과 1차 면담에서는 선수들의 동행을 금지했지만, 최종 후보에 오른 구단들과 2차 면담 때는 소속팀 선수들의 동행을 허락했다. 다저스의 맞수였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일본인 선수들의 '대부'인 다르빗슈 유를 필두로 매니 마차도, 조 머스그로브, 에단 살라스 등이 사사키를 구애하러 나왔다. 이에 다저스는 오타니를 필두로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토미 에드먼이 미팅에 참가해 사사키가 다저스와 계약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베츠는 사사키에 대해 "성격이 정말 좋은 선수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와 (다저스에서) 잘 해 나갈 것 같다. 나도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었다. 미국 문화에 확실히 적응한다면 마운드 위에서도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가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되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덕담을 전했다. 1년 동안 동료로 지낸 오타니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베츠는 "정말 멋진 1년이었다. 우승한 것도 정말 감사하지만, 오타니에 대해 잘 알 수 있었고 야마모토도 볼 수 있는 해였기에 정말 특별했다"며 "오타니의 활약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오타니가 미국에 와 이룬 업적은 정말 대단하다. 오타니의 야구는 멋지지만, 사람으로서도 정말 특별하다. 그는 침착하고 멋지지만, 농담도 많이 날린다"고 했다. 이어 "오타니는 신과 같다. 그가 걸어가면 모두가 멈춰서 사진을 찍고, 무심코 그를 바라보곤 한다"며 "월드시리즈에서 어깨를 다쳤지만, 부상을 티내지 않고 끝까지 뛰어 팀을 도왔다. 그게 바로 오타니다.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치켜세웠다.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오타니에 대한 '육아 선배'의 조언 아닌 조언도 나왔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29일 개인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아내 다나카 마미코의 임신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베츠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다. 일본 기자들이 베츠에게 오타니를 향한 육아 선배 조언을 묻자 그는 "지금 바로 자두는 게 좋을 것"이라며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개인 시간은 없어져 버린다"고 웃음기 어린 충고를 던졌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21 16:07
메이저리그

'다나카 친정팀' 양키스도 미팅 잡았다...불붙는 사사키 쟁탈전

사사키 로키(23)를 둘러싼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이 뜨겁다. 리그 최고 팀 뉴욕 양키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MLB닷컴,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19일(한국시간) 열린 맥스 프리드 입단 기자회견에서 사사키와 미팅을 조만간 캘리포니아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개 이상 구단이 사사키 영입전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 미팅 여부를 전한 건 양키스가 처음이다.캐시먼 사장은 사사키에 대해 "그는 분명 엄청난 재능이 있다. 양키스타디움에 그의 홈이 되면 좋겠는데, 결정은 그에게 달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구단 그리고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것들을 그에게 공유하는 것뿐"이라고 전했다.사사키는 지난 11일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선언했다. 그는 포스팅 등록 후 45일 동안 MLB 구단들과 협상할 수 있다. 현지 관심은 뜨겁다. 최고 165㎞/h 강속구, 예리한 스플리터 등은 MLB에서도 최상급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그를 유망주 랭킹 1위에 둔다. 더군다나 국제유망주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탓에 계약하는 구단은 그를 3년 간 최저연봉으로 쓰는 등 6년 동안 저렴하게 보유할 수 있다.다만 대도시 뉴욕이 연고지라는 게 오히려 양키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사사키의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사사키가 조기 MLB 도전을 선언한 뒤 일본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에 대해 헛소문이 돌면서 힘들어했다"며 "스몰 마켓 구단이라면 일본에서 겪은 미디어 압박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양키스는 MLB에서 언론 압박이 가장 강한 구단으로 유명하다.반대로 양키스라서 기대되는 '서사'도 있다. 일본 토호쿠 지방 출신인 사사키는 어릴 때 라쿠텐 골든이글스 에이스였던 다나카 마사히로의 열혈 팬으로 잘 알려졌다. 다나카는 라쿠텐에서 활약 후 양키스로 이적, 7년 동안 활약하다 일본프로야구로 돌아갔다. 최근엔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을 눈앞에 뒀다. 사사키가 다나카의 커리어를 의식한다면 양키스를 고를 가능성도 충분하다.한편 양키스 외에도 각 구단들이 사사키 영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상태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물론 시애틀 매리너스, 뉴욕 메츠, 미네소타 트윈스 등도 모두 미팅을 준비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19 09:30
일본야구

호투에도 'PS 탈락' 사사키, 이번엔 진짜 ML 갈까...롯데 본부장은 "매년 얘긴 한다" 일축

일본프로야구(NPB) 포스트시즌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스토브리그 분위기에 들어간 구단이 있다. 지바 롯데가 메이저리그(MLB)를 꿈꾸는 에이스 사사키 로키(23)와 면담에 들어간다. 다만 아직 진출을 허용하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지바 롯데는 지난 14일 2024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바 롯데는 일본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2024 NPB 포스트시즌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 3차전에서 닛폰햄 파이터에 역전패, 1차전 후 2연패로 시리즈를 내주고 끝냈다.시선은 곧바로 지바 롯데의 다음 행보에 쏠렸다. 정확히는 구단이 아닌 선수의 행보다. 일본 교도 통신, 닛칸 스포츠, 스포츠 호치 등 현지 매체들은 15일(한국시간) "마츠모토 나오키 지바 롯데 본부장은 14일 3차전 경기가 끝난 후 사사키의 MLB 도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매년 사사키와는 이야기하고 있다. 당연히 올해도 마찬가지로 그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사사키는 올해로 프로 5년 차를 마쳤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MLB에 진출하려면 구단 허락을 받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나이다. 사사키는 아직 25세가 되지 않아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 구단과 계약할 경우 FA가 아니라 국제 유망주 대우를 받고 계약해야 한다. FA라면 1억 달러는 물론 2~3억 달러 이상 계약도 노려볼 수 있지만, 국제 유망주는 최대 계약금의 상한선이 있다.만약 사사키가 저렴한 조건에 이적할 수 있다면 MLB 구단들이야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손해를 보는 건 지바 롯데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에이스를 넘기면 지바 롯데는 포스팅비를 받아야 공백을 채워야 하는데, 계약과 포스팅비 규모가 비례한다. 사사키가 25세가 되기 전 넘어가면 지바 롯데 구단의 손해가 막심해진다. 사사키는 지난해 WBC 대표팀 활약에 이어 정규시즌에서도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했다. 이에 언론을 통해 MLB 포스팅을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결과적으로 이적은 없었다.데뷔 후 규정이닝을 채워본 적 없는 사사키는 올해는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를 마크, 데뷔 첫 10승을 거뒀으나 지난해 91이닝, 올해는 111이닝에 그쳤다. 다르빗슈, 다나카 마사히로, 오타니 쇼헤이 등 메이저리거 선배들이 소속팀을 우승시킨 뒤 MLB로 떠난 까닭에 그 역시 롯데를 우승시켜야 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사사키는 클라이막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 1차전을 8이닝 9탈삼진 무실점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됐지만, 일본 시리즈 우승은 이루지 못하고 마감했다.이런 까닭에 마츠모토 본부장의 '매년 이야기하고 있다'는 이야기에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사사키와 함께 우승을 이뤄보지 못한 지바 롯데가 굳이 손해를 감수하고 그를 풀어줄리 없는 까닭이다. 다만 구단 내 사사키의 올 시즌 평가는 나쁘지 않았던 거로 보인다. 스포츠홋치는 "다카사카 슌스케 지바 롯데 사장은 이전부터 '활약한 선수가 MLB에 도전하는 걸 지원하고 싶다'고 한 바 있다. 다카사카 사장은 (사사키의 포스트시즌 호투에 대해) '팀의 순위를 결정하던 시즌 막판, 또 클라이막스 시리즈 1차전에서의 좋은 투구를 해줬던 사사키가 정말 믿음직스러웠다'고 평가했다"고 소개했다.매체는 이어 면담을 진행할 마츠모토 본부장 역시 사사키를 두고 "A클래스(3위 이내) 여부를 결정하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전, 이번 클라이막스 시리즈 등 정말 훌륭한 투구를 펼쳤다. 프로 무대에서 10승 이상을 거뒀다는 건 정말로 충분히 활약해줬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말 역시 전했다.물론 다카사카 사장과 마츠모토 본부장의 말은 단순한 인사치레일 수도 있다. 적어도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지금 사사키가 미국으로 올 경우 30개 구단 모두가 두 팔 벌려 그를 환영할 거라는 점이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베이스볼 레퍼런스 등은 이미 시즌 전 유망주 평가 때 그를 거론하면서 빅리그에 올 경우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비슷한 수준의 재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스킨스는 최고 160㎞/h 이상의 강속구, 스플링커(스플리터+싱커) 등 화려한 변화구를 앞세워 올해 11승 3패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그는 이미 신인왕 1순위로도 꼽히는 중이다. 사사키가 그와 비견될 정도라면 모든 구단이 군침을 흘릴 법 하다.MLB의 관심은 이미 이달 1일 사사키의 시즌 최종전 때도 드러났다. 당시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사시키를 관찰하러 간 가운데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부문 사장이 게렌 카 부사장과 함께 현장을 찾은 것이 확인됐다. 프리드먼 사장의 방문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면서 그가 귀국한 후에도 기자회견에서 거론될 정도였다. 사사키 입장에서 다저스는 나쁘지 않은 행선지다. 건강 이슈로 매년 규정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사키지만, 다저스는 오타니를 포함해 6선발 운영이 유력해서다. 함께 WBC에 나간 일본 선수도 2명이나 있어 적응에도 유리하고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일본 풀카운트와 인터뷰에 응한 LA 타임스의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는 "저렴한 사사키는 모든 구단이 갖고 싶어하는 존재다. (올 겨울 간다면) 어디든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다저스는 (선발 부상이 많아) 어떻게든 선발 투수를 보강해야 한다. 구단은 성적보단 잠재력을 본다. 사사키가 미국 고등학생이었다면 드래프트에서 최상위권에 뽑혔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다만 사사키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려면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고 올 겨울 이적해야만 가능하다. 오타니에게 10년 7억 달러, 야마모토에게 12년 3억 2500만 달러를 지불한 다저스는 올해 사치세 기준 3억 2500만 달러 팀 연봉을 내고 있다. 내년 역시 확정 연봉이 2억 36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사사키가 저연봉으로 온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줄 수 있지만, 높은 연봉의 계약 조건이 필요하다면 참전하기가 쉽지 않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15 15:53
메이저리그

이정후가 '14년' 한 풀까 "SF에서 NL 신인왕 탄생 유력"…넘어야 할 산은?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할 것이다.”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2024년 MLB 30개 팀을 향한 과감한 예측’을 내놓은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두고 ‘신인왕 탄생’을 예상했다. 그리고 이 명단 안에는 이정후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MLB닷컴은 “자이언츠는 2010년 버스터 포지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곧 가뭄을 끝낼 있는 좋은 위치에 서있다”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구단은 지난 시즌 12명의 유망주를 MLB로 콜업시켰고, 이들 중 다수는 2024년까지 신인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라면서 “젊은 선수들이 예상대로 잘 발전한다면, 자이언츠는 중견수 이정후를 비롯해 왼손 투수 카일 해리슨,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 등 여러 명의 신인왕 후보들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정후를 향한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기대는 높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12월 이정후와 계약기간 6년, 총 1억1300만 달러의 초특급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를 영입하기 위해 피트 푸틸라 단장을 한국으로 파견하고 스카우트를 세 차례 이상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했고, 이정후를 위해 외야진 교통정리를 단행해 주전 중견수 자리를 비워놓는 등 많은 정성을 쏟았다. 이정후를 품은 뒤엔 그의 화려한 이력을 소개하면서 일찌감치 새 시즌 주전 중견수·리드오프로 점찍기도 했다. 기대대로 활약만 해준다면 구단의 바람대로 신인상도 가능하다. 미국 CBS스포츠도 지난해 11월 이정후의 포스팅이 시작도 되기 전에 “MLB에 연착륙할 경우 신인상 도전도 가능하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같은 지구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25)가 대항마다. 야마모토는 다저스와 계약기간 12년에 연봉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227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종전 포스팅 최고액 계약인 다나카 마사히로(당시 뉴욕 양키스)의 7년 1억55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의 금액으로 신기록을 경신했다. 야마모토는 최고 160㎞/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일본 프로야구(NPB) 최초로 퍼시픽리그 3년 연속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등 투수 4관왕을 차지한 선수. MLB 신인상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164km/h’ 광속구 투수 폴 스킨스(21·피츠버그 파이리츠)도 이정후가 넘어야 할 산이다. 스킨스는 피츠버그가 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선수로, 최고시속 102마일의 강속구를 던진다. MLB닷컴은 “야마모토가 신인상을 받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해외 프로리그에서 건너온 기존 스타들을 분류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스킨스가 언제 (빅리그에) 승격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스킨스는 큰 무대에 나갈 준비가 돼보인다”라며 그의 수상을 점치기도 했다. 윤승재 기자 2024.01.01 13:31
메이저리그

'다저스가 미쳤다' 오타니 이어 야마모토까지, 3억2500만 달러 '투수 최고액' 계약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일본)의 행선지는 결국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였다. LA 다저스는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품은 것도 모자라, 투수 최대어인 야마모토까지 영입하며 리그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 다저스가 야마모토와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조건은 계약기간 12년에 연봉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227억원)다. 이 금액은 역대 포스팅 최고액 계약이자,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계약 1위 기록으로 알려졌다. 종전 포스팅 최고액 계약은 2014년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에 입단하며 계약한 7년 1억5500만 달러로, 야마모토가 2배 이상의 금액으로 경신했다.종전 투수 계약 최고액은 게릿 콜이 2019년 뉴욕 양키스와 맺은 9년 3억2400만 달러였다. 야마모토가 총액 기준으로 100만달러를 앞서 최고액을 경신했다. 다만, 연 평균 연봉은 콜(약 3600만 달러)이 야마모토(약 2708만 달러)보다 약 900만 달러 높다. 엄청난 행보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10년 7억 달러라는 MLB 역대 최대 규모액으로 품은 데 이어, 우완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5년 1억3650만 달러(약 1780억원)의 대형 계약으로 영입한 뒤 야마모토까지 품에 안았다. 당초 오타니의 영입으로 연봉 상한액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계약 기간에는 연봉을 2000만 달러만 받고 10년 후에 6억8000만 달러를 수령하겠다는 오타니의 '지급 유예' 선택에 숨통이 트인 덕에 폭풍 영입에 나설 수 있었다. 다저스는 야마모토 영입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모토가 뉴욕 양키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자신을 영입하고자 하는 구단들을 돌며 이들의 조건을 들으러 다녔는데, 다저스는 막 계약한 오타니 및 무키 베츠, 윌 스미스 등 주축 선수들을 대동해 야마모토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양키스는 일본인 레전드 마쓰이 히데키를 내세워 등번호 18번이 적힌 유니폼까지 준비했지만 다저스에게 밀렸다. 이정후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 역시 오타니에 이어 야마모토까지 다저스에 뺏기면서 고배를 마셨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23경기에 나와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의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NPB 최초로 퍼시픽리그에서 3년 연속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등 투수 4관왕을 차지했다. 최고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스플리터,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등을 섞어 던지며 7시즌 통산 70승 29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윤승재 기자 2023.12.22 14:05
메이저리그

'2억달러 유력' 日 대표팀 동료 피한 이마나가의 MLB 포스팅 전략···"현명한 선택"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 왼손 투수 이마나가 쇼타(30·요코하마 베이스타스)가 다음 주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을 본격화한다.일본 닛칸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이마나가 28일 정식으로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이마나가의 포스팅 '전략'이 숨어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이번 오프시즌 최대 관심사는 오타니 쇼헤이의 최종 행선지다. 이어 야마모토가 순수 투수 FA로는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마나가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와 경쟁을 피해 1주일 격차를 두고 포스팅을 신청하기로 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21일 오전 8시(한국시간 21일 오후 10시)부터 MLB 구단과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종료는 2024년 1월 4일 오후 5시(한국시간 1월 5일 오전 7시)까지다.미국 현지에선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10개 이상의 구단이 야마모토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야마모토는 다나카 마사히로가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달성한 '7년 1억5500만달러'의 아시아 역대 최고 포스팅 금액 기록을 이번에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한다. 디 애슬레틱, CBS스포츠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야마모토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7년 2억 달러(약 2606억원) 수준의 계약서를 내밀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마나가 역시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발 자원이다. 올 시즌 22경기에 등판, 7승 4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가 강점인 이마나가는 2016년 데뷔 후 NPB 통산 64승 50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함께 마운드를 이끌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MLB 구단은 이번 시즌 야마모토뿐만 아니라 이마나가의 활약도 점검하며 영입 정보를 수집했다. 닛칸스포츠는 "야마모토의 거취가 이마나가를 비롯한 다른 MLB 선발 투수의 거취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며 "이마나가로선 포스팅 신청 시기를 늦춰 일주일의 시간차를 확보한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야마모토 영입전에서 떨어진 팀이 이마나가 영입전에 뛰어들어 몸값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닛칸스포츠는 "총액 2억 달러가 예상되는 야마모토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고 2~4선발급으로 평가되는 이마나가를 최우선 영입 후보로 여기는 구단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지난 10일 FA 톱 50 랭킹을 정하며 이마나가를 11위에 올렸다. 예상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6800만 달러(886억원)다. 이형석 기자 2023.11.24 20:31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인대 손상 오타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며칠 전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베이브 루스 이후 최초, 아니 그 이상의 '투타 겸업' 활약을 펼치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팔꿈치 인대 손상 문제로 올 시즌 마운드에 더는 오를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손상 정도가 심각해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2018년 10월 첫 수술)를 받아야 한다는 상황까지 알려져 '투웨이 스타' 오타니를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들게 했다. 과연 오타니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오타니의 올 시즌 성적은 놀랍다. 먼저 타자로 29일(한국시간) 기준 타율 0.304(480타수 146안타) 44홈런 19도루 9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09)과 장타율(0.663)을 합한 OPS가 1.072에 이른다. 투수로도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성적이 준수하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오타니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8.7로 '압도적인 1위'다. 2021년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최우수선수(MVP) 수상이 유력하다. 이런 활약 덕분에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그의 몸값이 사상 첫 5억 달러(6607억원)를 넘어 6억 달러(7929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 탓에 상황이 복잡해졌다.에인절스 구단은 일단 '오타니가 올 시즌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고 발표했다. 타자로는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021년 46개)을 넘어 50홈런에도 도전할 수 있지만, 수술 시기를 놓치면 내년 시즌 투수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 수술 여부와 투수 복귀 의지는 향후 계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부상 전 오타니를 영입하려면 최소 8년에서 10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제시하고 역대 최고 금액을 안겨야 한다는 게 기정사실이었다. 당연히 이 가치는 '투타 겸업'이 전제였다. 나이를 들어 겸업이 어려워진다고 해도 계약 기간 중 절반이라도 투수와 타자로 모두 뛰면 손해 보지 않는 계약이 될 수 있다고 보였다.하지만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는 첫 번째 수술 때보다 복귀가 늦어질 수 있다. 또한 마운드에 돌아와 100마일(160.9㎞/h) 강속구를 다시 던지더라도 현재와 같은 위력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결국 모든 장기 계약이 그렇듯 부상 후유증의 위험은 피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 있다.오타니는 현재 수술을 받지 않고 재활 치료로 투구가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방법이 가능하다면 타자로 계속 출전하면서 지속적인 재활로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버는 거다. 과거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다나카 마사히로가 이 방법으로 수년을 버틴 경험이 있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투수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부상을 이유로 투수를 포기하고 타자에만 전념하는 방법이다. 오타니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보다 젊고 그에 못지않은 파워를 인정받는다. 저지는 지난해 62홈런을 쏘아 올려 로저 매리스가 1961년 달성한 아메리칸리그(AL)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61개)을 61년 만에 갈아치우며 AL MVP에 뽑혔다. 오프시즌에는 9년, 총액 3억6000만 달러(4754억원) 대형 계약을 했다. '타자' 오타니는 4억 달러(5285억원) 계약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이미 현지 기사에서 나온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접고 타자에만 전념한다면 시즌 60홈런도 가능하다는 의견까지 제시된다.오타니는 여러 유망주의 롤모델이다. 지난 7월 2023 MLB 신인 드래프트에선 투타 겸업 선수가 6명이나 뽑혔다. 이들 모두 '미래의 오타니'를 꿈꾼다. 오타니의 선택이 가장 뜨거운 뉴스인 이유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3.08.30 00:39
야구

'레이와의 괴물' 사사키, 17이닝 퍼펙트 괴력투

세계 최초 2경기 연속 퍼펙트가 달성될 뻔 했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 투수 사사키 로키(20)가 17이닝 연속 퍼펙트를 기록했다.사사키는 17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8회까지 24명의 타자를 상대해 모두 범타로 이끌어냈다. 탈삼진은 14개. 지난 10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 20세 5개월 나이로 최연소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사사키는 두 경기 합쳐 17이닝 동안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신조 츠요시 니혼햄 감독은 경기 전 "선수 전원에게 세이프티 번트를 시키는 것도 (퍼펙트를 막을 수 있는)방법"이라고 말했다. 4회 선두 타자 앨리스멘디 알칸타라가 기습 번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진 않았지만 관중석에선 야유의 함성이 나왔다. 니혼햄 타자들은 사사키의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했다.사사키는 8회에도 160㎞가 넘는 강속구를 뿌려 세 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8회까지 0-0으로 맞섰다. 이구치 다다히토 지바 롯데 감독은 9회 초 사사키 대신 마무리 마스다 나오야를 올렸다.사사키는 투타겸업으로 유명한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뒤를 잇는 수퍼스타 재목이다. 사사키는 90년대 최고 투수였던 마쓰자카 다이스케(42)의 별명인 '헤이세이의 괴물'을 본따 '레이와(2019년부터 쓰인 일본의 연호)의 괴물' 또는 '오타니 2세'로 불렸다.큰 체격(1m92㎝·92㎏)을 바탕으로 빠른 공을 뿌렸다. 전세계에서 사사키보다 직구 평균 구속이 빠른 선발투수는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159㎞)다. 사사키는 최고 164㎞, 평균 구속 158㎞다. 변화구는 포크볼 외에 거의 던지지 않는다. 다만 포크볼이 어지간한 투수의 빠른공 속도인 140㎞대 중반까지 나온다.사사키는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 출신이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2011년 비극을 겪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살던 집이 유실됐다. 어머니, 형과 함께 대피했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잃었다. 야구를 시작한 지 3년째인 2013년, 자신의 고향팀인 라쿠텐 이글스를 우승으로 이끈 다나카 마사히로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사사키는 "야구로 성공해 부자가 된 뒤 고향을 돕겠다"는 꿈을 키웠다.중학 때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진 사사키는 타지역 명문고들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중학 시절 동료들과 함께 뛰기 위해 형이 다녔던 오후나토고에 입학했다. 오후나토고는 평범한 학교였고, 사사키는 끝내 일본 야구소년들의 꿈인 고시엔을 밟지 못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160㎞를 넘어선 163㎞를 기록해 큰 관심을 받았다.사사키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바롯데는 사사키를 첫 해 1군에 올리지 않았다. 제구력을 향상시키고, 프로에서 롱런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데뷔한 사사키는 11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다.사사키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개막전에서 164㎞를 뿌렸다. 그리고 시즌 세 번째 등판이었던 오릭스전에서 1994년 마키하라 히로키(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후 28년 만에 퍼펙트를 달성했다. 일본 야구 최다 타이인 19개의 삼진도 곁들였다. 13타자 연속 삼진 신기록도 세웠다. 일주일 뒤 등판에선 아쉽게 퍼펙트 직전에 물러났다.사사키는 한국 야구 대표팀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내년 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라운드를 통과하면 2라운드 같은 조에 배정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4.17 16:53
야구

[김태균의 눈야구] 질까봐 두려운 건 일본, 한국 주눅들지 말고 싸워라

한국 야구대표팀이 4일 오후 7시 일본과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만난다. 한일전에서 가장 필요한 자세는 ‘한일전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내 국가대표 시절을 떠올려 보면, 한일전을 앞두고 팀 분위기가 비장해졌다. 한 번 볼 자료를 두세 번 보게 된다. 라이벌전이기도 하고, 일본이 객관적으로 강팀이기도 해서 그렇다. 그래도 우리는 일본을 ‘상대 팀 중 하나’로 봐야 한다. 어차피 국가대표팀 경기는 매 게임 중요하다. 일본 야구가 한국보다 한 수 위인 것도 사실이다. 선수들도 ‘이기면 좋고 져도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그래야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나도 잘 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엔 다르빗슈 유 같은 메이저리거까지 총출동했다. 정말 화려했다. ‘그래, 일본이 우리보다 강하다. 져도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인정해버렸다. 그랬더니 경기가 의외로 잘 풀렸다. 질까봐 두려운 건 오히려 일본이다. 한국 선수들이 악착같이 덤비면, 일본 선수들이 당황한다. 한국이 일본을 꺾을 때, 실력으로 압도한 경기는 많지 않았다.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잘 버티다가 한 번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2일 미국-일본전을 보니 두 팀의 경기력이 거의 비슷했다. 미국이 더 좋아보이기도 했는데, 일본의 세밀함도 돋보였다. 연장 승부치기만 봐도 알 수 있다. 똑같은 10회 무사 1·2루에서 미국은 강한 일본 투수를 상대로 강공을 고집하다가 점수를 못 냈다. 반면 일본은 번트를 잘 대는 선수를 대타로 내서 결승점을 뽑았다. 올림픽에 참가한 일본 선수의 이름값은 이전처럼 높지 않다. 그래도 리그 수준이 높다 보니 나오는 투수마다 대단하다고 느꼈다.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의 구위가 예전만 못할 뿐, 불펜 투수들은 전부 강하더라. 특히 경기 막판에 나온 투수들은 모두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줄 알았다. 미국 타자들이 헛스윙만 연발하는 걸 보고 일본 마운드가 예상보다 세다는 걸 느꼈다. 내 경험을 말하자면, 일본 투수들을 공략하려면 타석에서 더 적극적이어야 할 것 같다.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한국 투수들은 보통 직구 위주로 승부한다. 반면 일본 투수들은 강속구를 일단 숨기고 변화구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 그러다가 빠른 공을 한번 보여준 뒤 포크볼을 쓱 던져서 타자를 잡는다. 1~3구 내에 슬라이더나 커브를 던질 때 타격해야 승산이 있다. 일단 2스트라이크에 몰리면 타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투수만 강한 것도 아니다. 야수진 구성도 좋다. 특히 수비와 주루가 탄탄하고, 한국 대표팀처럼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투입되는 선수들도 있다. 일본전이 힘든 경기가 될 건 분명해 보인다. 이번 한일전에서도 한국 야구대표팀 특유의 응집력과 결속력이 나왔으면 좋겠다. 잘하는 팀들끼리 붙을 때는 실수 하나에 승패가 갈리니, 정말 집중해야 한다. 일본도 이스라엘, 미국과 똑같은 팀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일본이라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말고, 벤치의 작전을 잘 수행하면서 우리만의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분명히 올 것이다. 김태균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아시안게임 국가대표 2021.08.04 08:09
야구

한일전 야구 '져도 본전'이다···질까봐 불편한 건 오히려 日 [김태균의 눈야구]

한국 야구대표팀이 4일 일본과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만나게 됐다. 모두가 주목하는 한일전이다. 한일전에서 가장 필요한 자세는 '한일전임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과거 국가대표 시절을 떠올려 보면, 한일전을 앞뒀을 때 확실히 팀 분위기가 하나로 모이는 느낌이 들었다. 전력분석 미팅도 평소보다 비장한 분위기로 진행되고, 선수들도 한 번 볼 자료를 두 번 보게 된다. 다른 경기 전에도 집중하긴 하지만, 뭔가 분위기부터 확실히 다른 거다. 한일전이기도 하고, 일본이 역시 강팀이기도 하니까. 나 역시 괜히 마인드컨트롤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일본도 그냥 '상대 팀 중 하나'라는 마음으로 준결승전에 나서야 한다. 한일전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어차피 국가대표팀 경기는 매 게임 중요하다. 또 모두가 알듯 일본 야구는 한국보다 한 수 위 레벨이다. 선수들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이기면 좋고 져도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나섰으면 좋겠다. 그래야 선수 각자가 자신들의 실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그런 마음가짐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잘 안다. (웃음) 다만 과거 경험을 해봤기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갔을 때, 일본 대표팀엔 다르빗슈 유 같은 메이저리거까지 총출동했다. 정말 화려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 일본이 우리보다 강하다. 져도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인정해버리니 차라리 마음이 편하고 경기가 잘 풀렸다. 질까 봐 마음이 불편한 건 오히려 일본 쪽이다. 그쪽도 자신들 실력이 한 수 위라는 걸 아니까 '져도 본전'이 아니고 더 부담을 갖는 거다. 한국 선수들이 감독의 작전대로 잘 움직이면서 악착같이 버티면, 일본 선수들이 반대로 더 당황하게 된다. 돌이켜 보면 한국이 일본을 꺾을 때, 실력으로 압도한 경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이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잘 버티니까 일본이 불안해하다 제풀에 자멸한 경기가 더 많았다. 그러니 우리는 행여 지고 있더라도 최근 경기들처럼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근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이번 올림픽을 보니 역시 미국과 일본의 전력이 가장 탄탄하다. 투수, 타격, 수비 등 전체적인 짜임새가 훌륭하다. 2일 미국-일본전을 보니 두 팀의 경기력이 거의 비슷하거나 미국 쪽이 조금 더 좋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의 강점은 아시아 야구 특유의 세밀함이다. 미국은 그런 점이 부족했다. 연장 승부치기만 봐도 알 수 있다. 똑같은 10회 무사 1·2루에서 미국은 일본 투수가 강한데도 강공을 선택하다 점수를 못 냈다. 반면 일본은 번트를 잘 대는 선수를 대타로 내서 주자를 진루시키고 결국 결승점을 뽑았다. 이기는 데 필요한 점수를 짜낸 일본이 실력을 믿고 밀어붙인 미국을 이겨버린 거다. 일본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은 이전처럼 높지 않은데, 워낙 자국 리그 수준이 높다 보니 나오는 투수마다 대단하다고 느꼈다.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의 구위가 예전만 못했을 뿐, 그 뒤에 불펜으로 나온 투수들은 전부 강하더라. 특히 경기 막판에 나온 투수들은 모두 시속 150㎞가 넘는 직구를 던지면서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았다. 미국 타자들이 헛스윙만 연발하는 모습을 보고 확실히 한국보다 투수력이 위에 있다고 느꼈다. 경험상 일본 투수들을 공략하려면 타석에서 빠르게 승부해야 할 것 같다. 보통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은 그게 큰 무기니까 직구 위주로 승부한다. 그런데 일본 투수들은 강속구를 일단 숨기고 변화구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 그러다가 강속구 한번 보여주고 포크볼 하나를 쓱 던져서 (타자를) 잡는 거다. 초반에 슬라이더, 커브 등이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올 때 승부를 빨리 걸어야 승산이 있다. 일단 투스트라이크에 몰리면 타자들도 생각이 많아지고,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 타석을 지켜보고 있는 더그아웃 분위기를 생각해서라도 빨리 해결하는 게 여러모로 좋다. 물론 투수만 강한 것도 아니다. 야구진 구성도 좋다. 특히 수비와 주루플레이가 탄탄하고, 한국 대표팀처럼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투입돼야 하는 선수들도 다 있다. 지금 한국 대표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일본전이 힘든 경기가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한일전에서도 한국 야구대표팀 특유의 응집력과 결속력이 나왔으면 좋겠다. 잘하는 팀들끼리 붙을 때는 실수 하나에 승패가 갈리니, 큰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 일본도 이스라엘, 미국과 똑같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상대가 일본이라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말고, 벤치의 작전을 잘 수행하면서 우리만의 야구를 하다 보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김태균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아시안게임 국가대표 2021.08.0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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