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닮은꼴 미남 ST', 이동국-산타 크루스...누가 웃을까?
닮은꼴 미남 공격수가 천안에 뜬다. 이동국(35·전북)과 호케 산타 크루스(33·말라가)의 맞대결에 눈길이 간다.한국과 파라과이는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갖는다. 1986년 첫 맞대결을 가진 이후 여섯 번째 맞대결이다. 그동안 두 팀은 1승 3무 1패로 팽팽하게 맞서 있다. 균형을 깰 수도 있는 여섯 번째 맞대결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최전방 공격수다. 한국에서는 이동국이 파라과이와 세 번째 맞대결을 꿈꾸고 있다. 파라과이에서는 호케 산타 크루스가 처음으로 한국 전에 나설 준비를 한다. 둘의 축구인생도 닮아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축구천재와 센추리 클럽이동국과 산타 크루스는 지난 9월, 비슷한 시기에 A매치 통산 100경기를 뛰었다. 이동국은 1998년 처음 대표팀에 소집된 뒤 16년 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1999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산타 크루스도 15년 만에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둘의 데뷔 초 임팩트는 상당했다. 큰 키에 잘 생긴 외모, 뛰어난 축구 실력, 19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출전 등 공통점이 많다. 포철공고를 나온 이동국은 특급 유망주로 꼽혔다. 19살의 나이에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등 축구팬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산타 크루스는 이동국보다 빠른 15살의 나이에 올림피아(파라과이) 성인 팀에 데뷔했다.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나서 골까지 기록했다. ◇게으른 천재둘의 축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이동국은 2000년 독일 베르더 브레멘으로 임대 이적했다. 한 시즌 동안 7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다시 포항 스틸러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을 맡은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동국을 두고 '게으른 천재'라며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그를 데려가지 않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부상으로 쓰러지며 꿈이 좌절됐다. 산타 크루스는 19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독일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며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2007년 쫓겨나듯 블랙번 로버스(잉글랜드)로 팀을 옮겨야 했다. 잦은 부상 때문에 A대표팀에서도 부침이 심했다. 이동국과 달리 월드컵은 세 차례(2002, 2006, 2010)나 나갔지만 득점은 1골에 그치며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자식 부자두 미남 공격수는 자식부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2005년 결혼한 이동국은 2007년 쌍둥이를 낳으며 아빠가 됐다. 2013년에는 겹쌍둥이를 출산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최근에는 부인이 다섯째도 임신한 상태다. 산타 크루스도 만만치 않다. 2003년 대표팀 동료의 누이와 22살의 나이에 결혼했다. 2003년 아들 토비아스과 2005년 딸 피오레야를 낳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2010년에는 아들 벤자민을, 2014년엔 알아이아를 얻었다. 아빠로써 책임감이 두 공격수의 부활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2009년 전북 현대로 이적하며 다시 A대표팀에 승선했다. 산타 크루스 역시 스페인 말라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4.10.10 0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