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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페디 피하고 '연승 유지'...한화 기다리는 두 가지 키워드, 하주석과 윌리엄스

팀 페이스가 확실하게 올라왔는데 행운도 따랐다. 한화 이글스가 시즌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한화는 지난 2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부터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시즌 첫 기록인 건 말할 것도 없다. 무려 1003일 만의 4연승이었다.기세가 끊길 뻔 했는데 행운이 따랐다. 4연승 후 만난 상대는 '리그 에이스' 에릭 페디(NC)였다. 12경기 10승 1패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 중인 페디는 지난 14일 오른쪽 전완부에 불편함을 느끼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큰 부상은 아니었고, 10일 말소 기한이 지난 후 한화와 홈 경기에서 복귀전에 나섰다.복귀전은 깔끔했다. 페디는 1이닝 동안 1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최근 페이스가 좋았던 한화 상위 타선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우익수 뜬공-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한화의 선발 투수도 페디와 맞불을 붙이기 어려운 한승주였다. 올 시즌 불펜 투수로 출발한 한승주는 지난 20일 KIA전에서야 시즌 첫 선발 등판을 경험한 대체 선발 카드였다. 당시 기록은 4이닝 3실점. 선발 카드로 무게감이 떨어졌다.그런데 행운의 비가 내렸고, 한화는 페디와 맞대결 없이 대전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연승 기록을 남겨둔 건 물론 다소 지쳐있을 수 있던 불펜진에게도 휴식을 주는 단비였다. 한 번 더 기세를 탈 준비는 됐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두 가지 변수가 더해진다. 먼저 지난해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의 음주운전 징계가 단 2경기만을 남겨뒀다. 하주석은 지난해 11월 19일 대전 동구 모처에서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그에게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는데, 어느덧 68경기가 흘렀다. 우천 취소가 없다면 29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하주석의 기용에는 문제가 없다.기용이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헬멧 투척 사태와 함께 음주운전 적발로 여론이 최악까지 간 바 있다. 여론을 고려해야 하는데 현재 경기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야 한다.다만 한화에 유격수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26일 기준 한화의 팀 유격수 성적은 타율 0.206 출루율 0.289 장타율 0.282에 그친다. 유격수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가 0.6을 넘지 못하는 건 한화(0.571)뿐이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오선진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도윤, 박정현 등을 기용했으나 공수 모두 확실한 주전감이라 말하기 어렵다. 직전 시즌 부진했다고는 해도 하주석이 1군에 합류할 경우 힘이 된다.하주석과 달리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의 합류 일자는 정해졌다. 윌리엄스는 오는 27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전임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타율 0.125 8타점에 그치다 퇴출당했던 한화로서는 윌리엄스의 활약이 절실하다.윌리엄스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타율 0.251 OPS 0.727,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0.287 OPS 0.817, 멕시코리그 통산 타율 0.346 OPS 1.077을 기록했다. MLB에서는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20홈런을 기록한 해는 없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나 최원호 한화 감독이 원했던 '에너지 넘치는' 유형의 선수다.4연승 기간 한화는 21득점을 거뒀다. 이 기간 4위로 5위 이하 팀과 차이가 크다. 그러나 타율(0.238) 등 타격 지표에서는 주간 득점 상위 3팀(SSG 랜더스 27점, LG 트윈스 23점, KT 23점)과 차이가 컸다. 주간 1위(23개)를 기록한 볼넷으로 생산성을 유지했으나 총루타에서는 47루타로 11득점에 그친 삼성(49루타)만 못 했다. 여전히 타선에 숙제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열쇠는 하주석과 윌리엄스에 있다. 숙제만 푼다면, 낮아진 가을야구 문턱을 넘는 게 불가능이 아닐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26 15:30
야구

‘바람의 손자’ 이정후 부상 공백 길어지나

‘바람의 손자’가 아프다.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의 공백이 길어질 조짐이다.이정후는 오른 옆구리 통증 탓에 KBO리그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지난달 17일 1군에서 제외될 때만 해도 피로 누적으로 인한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졌다. 첫 검진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통증이 잦아들지 않아 최근 재검진을 받았고, 근막통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한 구단의 트레이너는 “똑같은 부위를 반복해 사용하면 근막통증 증후군이라는 게 생긴다. 이정후도 이 문제인 것 같다”며 “통증 부위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하면 근육이 멀쩡하고 뼈에도 문제가 없다. 부상 원인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근막통증 증후군의 경우 빠르게 괜찮아지기도 하지만, 통증이 오래갈 수 있다. 리도카인(국소 마취제)을 비롯한 주사나 전기 치료 등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는데 결국 시간이 답”이라고 덧붙였다.대한통증학회는 근막통증 증후군을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으로 인해 한 개 혹은 여러 개의 근육에서 초래되는 근근막통증’이라고 정의한다. 흔히 말하는 “담이 들었다” “근육이 뭉쳤다”는 증상도 이에 해당한다. 근육의 과도한 사용 등이 주요 원인인데 이정후는 전반기가 끝난 뒤 휴식 없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대회를 마친 다음엔 곧바로 팀에 합류, 강행군을 치렀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이정후가 재활 치료를 진행하다가 통증을 다시 느꼈다. 염증 관련이라서 쉬면 괜찮아질 것으로 보였지만 기술 훈련에 들어가기 전 통증이 재발해 검진을 다시 했다”고 전했다.그의 복귀까진 시간이 꽤 필요할 전망이다. 이정후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군(퓨처스)에서 경기를 뛰지 않고 줄곧 휴식했다. 2주 이상의 실전 공백이 생겨 1군 복귀 전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키움 구단도 무리해서 그를 기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는 정신력과 투지가 강한 선수다. 좀처럼 아프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데, (통증을 호소한 게) 처음이라 조심스럽다”며 “급하게 썼다가 아예 못 쓸 수 있다. 선수가 완쾌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목표를 갖고 있다. (1군 등록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거 같다”고 말했다. 옆구리는 공격과 수비 모두 민감할 수 있는 부위라 더 조심스럽다.키움 타선엔 비상이 걸렸다.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시즌 타율 0.348(310타수 108안타)로 팀 내 1위였다. 출루율(0.441)과 장타율(0.503)을 합한 OPS도 0.944로 높았다. ‘공격의 엔진’이었던 그가 빠지자 팀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2군에서 콜업한 프로 4년 차 예진원을 기용하고 있지만, 무게감이 다르다.이정후 이탈 후 치른 첫 10경기 팀 타율이 0.215로 리그 최하위다. 이 기간 키움은 3승(1무 6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외야수 박준태가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갔고, 송우현은 음주운전 적발로 퇴출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번 타자 박병호마저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상·하위 타선이 삐걱거리며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5강 경쟁 중인 키움으로선 이정후의 공백이 더 뼈아프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9.01 08:11
야구

'최충연 음주운전 적발' KBO, "경찰 조사 후 상벌위 예정"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삼성 최충연(23)의 상벌위원회가 열린다. KBO 관계자는 29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24일 단속 적발 후 삼성 구단에서 바로 연락을 준 거는 맞다. 그런데 경찰 조사를 한 번 더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경찰 조사만 끝나면 바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성 구단은 이날 오후 '최충연이 지난 24일 오전 2시경 대구 시내 모처에서 차를 몰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36%였고 조만간 관할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단순 적발의 경우 출장정지 50경기,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를 받는다. KBO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 (음주 측정 거부나 접촉 사고 같은) 추가 사안이 없다면 단순 적발로 상벌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충연은 2016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고 지난해 34경기에 등판해 2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 차기 시즌 삼성의 불펜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음주운전 적발로 중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은 KBO 징계가 내려지면 구단 자체 징계를 추가로 적용할 계획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1.29 18:13
야구

휘청거리는 넥센, 어디로 가나

창단 이후 최대 위기가 닥쳤다. 넥센 히어로즈가 구단 수뇌부의 연이은 횡령 행위 적발로 휘청거리고 있다.넥센 구단주인 이장석(50)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조사 1부는 지난 11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혐의로 이 대표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 대표는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2008년 자금난에 몰리자 재미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에게 20억원을 빌렸다. 이 돈으로 프로야구 가입금 일부를 충당해 히어로즈 구단을 운영해 나갔다. 이후 홍 회장은 이 대표에게 돈을 빌려 줄 때 약속했던 지분 40%를 양도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이 대표는 20억원이 단순 대여금에 불과했다고 맞섰다.주식을 달라는 홍 회장과 이자를 포함해 28억원을 갚겠다는 이 대표의 대립은 결국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다. 민사 소송에서 대한상사중재원과 법원이 연이어 홍 회장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이 대표는 주식 양도를 미뤘다. 결국 홍 회장은 이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횡령과 배임 혐의도 고소장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사기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약 50억원에 이르는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했다. 구단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고, 지난 8일 이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투자금이 맞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설상가상으로 이 대표의 오른팔인 남궁종환(47) 서울 히어로즈 단장도 30억원에 가까운 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 1부는 남궁 단장이 2010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회삿돈 28억원을 빼돌린 정황을 잡아냈다. 곧 불구속 기소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히어로즈는 한국 프로야구에 구단 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자립형 야구 기업이다. 창단 초기에는 자금난에 시달려 주축 선수들을 다른 구단에 보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대기업의 후원을 받는 프로야구단들 틈에서 점점 확고한 위치를 점했다. 이 대표의 주도 아래, 다른 구단들에서 보기 힘든 과감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여럿 성공시켰다. 성적도 좋았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 시즌에도 3위에 올라 있다. 4위와 격차가 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공든 탑이 한순간에 흔들리고 있다. 히어로즈는 이 대표에게 의존도가 큰 구단이다. 신인 지명부터 트레이드, 연봉 협상까지 이 대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구석이 없다. 남궁 단장과 함께 구단 살림뿐 아니라 선수단 운영에도 많은 부분을 관여해 왔다. 이 대표를 둘러싼 상황이 당장 경기력에 큰 지장을 주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히어로즈 구단의 정체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염경엽 넥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은 모두 이 일을 함구하고 있다. 일단 대표이사의 거취와 관계없이 눈앞의 할 일을 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면서 "야구팬들에게 꼭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이 대표는 일단 구속 수사는 면했다. 17시간에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 끝에 17일 새벽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심리를 담당한 한 판사는 "사기 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고척=배영은 기자 2016.08.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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