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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DL·HL 등 B2B 기업들도 '사명 바꿔 가치 높이자' 붐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B2C 기업뿐만 아니라 B2B 기업들에도 사명과 CI 변경 바람이 불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도를 끌어올려 프리미엄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명 중후장대로 불리는 조선·철강·중공업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사명을 바꾸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HD현대로, 두산중공업이 두산에너빌리티로, 포스코강판이 포스코스틸리온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다소 딱딱하고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미래 지향적인 사명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룹의 사명과 CI를 대대적으로 바꾼 B2B 기업들이 많다. HD현대를 비롯해 대림산업은 DL으로, 한라그룹도 HL으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DL그룹은 2021년부터 새롭게 출범했다. 창립 82주년을 맞아 선택한 변화였다. DL의 CI는 블록을 쌓듯이 세상의 기본을 만들어가는 DL의 업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DL그룹은 새로운 사옥도 완성했다. 서울 종로구에 새로 지은 D타워 돈의문에 6개 계열사 임직원들을 집결시키며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HL그룹은 38년간 한라 사명을 사용하다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HL로 변경했다. HL은 ‘하이어 라이프(Higher Life)’의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으로 ‘더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B2B 기업이라도 사명과 CI의 변경으로 젊은 세대에게 참신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젊음은 이 시대의 명령이다. 정체돼 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으며 성장하는 모습이 젊음”이라며 “젊고 새로운 HL 브랜드로 시장과 소통하며 창의적인 인재들과 함께 대담하게 도약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B2B 기업인 효성그룹도 CI 변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고객이 믿고 인정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소비자와 접점이 크게 없지만 CI를 통한 변화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사명을 변경하는 건 아니고 CI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며 “B2B 기업도 B2C 기업들처럼 클라이언트에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와 인지도가 곧 프리미엄 가치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전통의 식품 업계에서 사명 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21년 사명을 ‘hy’로 변경했다. 사명 변경을 통해 식음료 기업에 한정됐던 기존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화장품과 밀키트를 배달하고 와인까지 수입하는 hy는 식품기업에서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hy의 변신은 롯데웰푸드의 사명 변경에 참고가 됐다. 간편식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CJ제일제당도 최근 사명 변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10 07:01
산업

DL 이해욱, 개인회사 부당지원 2심 선고도 유죄...벌금 2억원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해욱(54) DL그룹 회장이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는 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1심과 같은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DL그룹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법인에도 각각 벌금 5000만원·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개인회사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상당히 유리한 거래를 하도록 관여·지시해 본인과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이익을 귀속시킨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그룹 호텔 브랜드 '글래드' 상표권을 자신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인 APD에 넘겨주고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사용하게 해 수익을 챙긴 혐의로 2019년 12월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2013년 호텔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체 브랜드 글래드를 개발하고 APD에 상표권을 출원하게 했다. 이후 호텔 임차운영사 오라관광이 2015년 말 APD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2016년 1월∼2018년 7월 APD에 수수료로 31억원을 지급했다. 공정위는 오라관광의 과도한 수수료 지급이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라고 보고 이 회장과 관련 회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회장 측은 정당한 거래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역시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것에 비해 APD가 지급한 반대급부가 거의 없거나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총수 일가가 사익 편취를 위해 계열사를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고인들은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입장을 번복했다.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말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03 14:05
부동산

DL이앤씨, 메타버스에서 창립 83주년 기념 행사 진행

DL이앤씨는 자사의 모든 임직원이 창립을 기념하고, MZ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도록 가상공간을 마련해 창립 기념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올해 창립 83주년을 맞은 DL이앤씨는 지난 1939년 10월 인천 부평역 앞에 ‘부림상회’라는 건설 자재 판매회사로 첫발을 내디뎠으며 1947년 ‘대림산업’으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DL이앤씨로 새롭게 출범했다. DL이앤씨는 본사 사옥을 비롯해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잠실 종합운동장 등과 같은 DL 랜드마크로 메타버스 ‘DL 씨티’를 구축했다. 임직원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상공간을 누비며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회사의 역사·실적과 관련한 실시간 OX 퀴즈·방탈출 게임 등이 진행 중이다. 또 DL이앤씨가 론칭한 가상현실(VR) 입주서비스인 ‘디뷰(D.VIEW)’를 체험하며 숨은 선물을 찾는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임직원 가족이 참여하는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우선 임직원 가족이 만든 환경교육 팝업북을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해 교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입지 않는 옷을 모아 국내 청소년 쉼터·다문화 가정·쪽방촌·개발도상국 등 필요한 이웃에게 기부할 계획이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13 12:51
부동산

삼성물산, 9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2022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삼성물산(21조9472억원)이 토목건축공사업종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4년부터 9년째 1위를 유지하게 됐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다. 발주자는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으며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를 신청한 건설업체는 총 7만5673개사로 전체 건설업체의 88.8% 수준이다. 현대건설(12조6041억원)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2위를 차지했으며 대림산업에서 건설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DL이앤씨(9조9588억원)가 전년 8위에서 올해 3위로 상승했다. 이어 포스코건설(9조6123억원) 4위, GS건설(9조5642억원) 5위, 대우건설(9조2305억원) 6위, 현대엔지니어링(9조1185억원) 7위, 롯데건설(7조2954억원) 8위, SK에코플랜트(5조3560억원) 9위, HDC현대산업개발(4조9160억원)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호반건설은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11위(3조5626억원)로 두계단 순위가 올랐다. 반도건설도 두계단 순위가 상승해 32위(1조4613억원)를 기록한 반면 중흥토건은 전년보다 한계단 하락한 18위(2조2934억원)를, 중흥건설은 지난해보다 여덟 계단 떨어진 48위(9151억원)를 각각 차지했다. 올해 토목건축공사업의 시공능력 평가 총액은 271조9421억원으로 작년(258조9382억원)에 비해 5.0% 증가했다. 최근 3년간 공사실적을 평가하는 실적평가액은 98조8341억원으로 지난해(98조7742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경영평가액은 작년(99조9천591억원)보다 9.8% 늘어난 109조7310억원, 신인도평가액은 지난해(17조8366억원) 대비 7.2% 증가한 19조1290억원이다. 기술평가액은 44조2479억원으로 작년(42조3683억원)에 비해 4.4% 늘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31 11:37
부동산

[위클리부동산] DL이앤씨 신입사원 공채·삼성물산 안전 조직 확대

. DL이앤씨, 2022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 DL이앤씨(구 대림산업)가 2022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 모집 부문은 주택, 토목, 플랜트, 경영지원의 총 4개 본부다. 지원요건은 정규 4년제 대학(이상) 졸업(예정)자로서 내년 3월 입사가 가능한 자다. 내년 8월 졸업예정자도 3월 입사 가능한 경우에는 지원이 가능하다. 입사희망자는 내년 1월 7일까지 DL이앤씨 채용사이트에서 온라인 입사 지원하면 된다. 전형절차는 서류전형·AI종합역량검사·면접전형·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 삼성물산, 안전 조직 대폭 확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022년 최우선 경영목표를 안전에 두고 안전·보건 담당 조직을 대폭 확대했다고 최근 밝혔다. 종전 2개팀이던 안전환경실을 안전보건실로 확대, 산하에 안전보건 정책팀·운영팀·지원팀, 환경팀 및 3개 사업부별 안전보건팀 등 모두 7개팀으로 늘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안전을 전담 연구하는 조직인 '건설안전연구소'와 '안전보건 자문위원회'도 신설했다. 안전보건 자문위원회는 안전분야 교수 등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CSO 자문기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27 09:48
부동산

[랜드IS] 유튜브 마케팅 열중 건설사, 구독자 수는 '극과 극'

주요 건설사 유튜브 채널 운영 현황.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유튜브 구독자 수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독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실익은 크지 않지만, MZ세대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유튜브가 필수라고 여기는 눈치다. 그런데 유튜브 삼매경이 본격화할수록 10대 건설사 간 구독자 수 격차도 크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구독자 수 수십만명을 넘겼다며 축포를 쏘아 올리는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인기가 없는 탓에 차마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 곳도 있다. GS건설 건축주택부문 대표 김규화 부사장(사진 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임직원들이 자이TV 구독자 50만명 돌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구독자 수 늘어 신난 GS건설 GS건설이 운영하는 채널 '자이TV'는 요즘 잔치 분위기다. 지난 8일 건설 업계에서는 최초로 구독자 수 5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자이TV 측은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약 2년 5개월 만의 성과"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확실히 앞서나간다. 자이TV는 지난해 6월 구독자 10만 명을 넘으면서 업계 최초로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았다. 이후 6개월 만에 구독자를 두배 이상 늘리더니 약 1년 만에 50만명에 도달했다. 현재 자이TV에 이어 구독자 수가 많은 채널은 현대건설의 '힐스캐스팅'으로 18만5000명이다. GS건설은 자이TV 50만 구독자를 기념하는 축하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부동산 업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총출동한 토론회를 연예인 김구라를 MC로 내세워 준비했다. 이 영상은 공개 6일 만에 조회 수 13만회를 기록했다. 또 이벤트를 열어 명품 브랜드 버버리 의류와 TV,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까지 경품으로 내걸었다. 현대건설의 공식채널인 '힐스캐스팅'이 지난 4월 유튜브 실버버튼을 획득한 뒤 제작한 축하영상. 현대건설 제공 '실버버튼' 보유 건설사는 또 어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은 각각 '힐스캐스팅', '푸르지오라이프', '더샵TV'와 같은 아파트 브랜드 채널과 함께 기업 공식 채널도 함께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 힐스캐스팅과 푸르지오라이프는 구독자 수 18만5000명대를 기록 중이고, 더샵TV는 최근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았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10만명 이상의 채널에 주어지는 것으로,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까지 4곳뿐이 보유 중이다. 통상 아파트 브랜드 유튜브 채널은 기업 공식 채널과 비교해 월등하게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라이프 외에도 기업 채널인 '정대우가 간다'에도 공을 쏟고 있다. 정대우는 대우건설의 홍보대사를 맡은 캐릭터다. 지난달에는 제26회 춘사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 MC와 시상자로 나서며 캐릭터와 채널을 널리 알렸다. 현재 정대우가 간다의 구독자는 1만명 선이다. A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최근 중흥건설과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면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와 정체성 강화를 고려해 정대우가 간다 채널에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L이앤씨가 속한 DL그룹 유튜브 채널 역시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DL그룹 유튜브 채널 갈무리 SK에코플랜트·DL이앤씨 '비공개' 실버버튼을 향한 중하위권 경쟁도 나름대로 치열하다. 롯데건설 '오케롯캐' 8만2000명, 삼성물산 '채널 래미안'이 6만8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 기업 채널인 '삼물가게'도 운영 중인데, 수주와 채용 등 이슈 외에도 임직원이 출연하는 직장인 브이로그', '영화 속 건축물' 등의 콘텐트를 올리고 있다. 구독자는 현재 1만3000명 수준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해당 채널 홈에 가면 확인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구독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비공개한 건설사 채널도 있다.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구 대림산업)다. SK에코플랜트는 '어스 시네마'란 소제목을 달고 한겨울 설산 풍경이나 새만큼 일대를 조망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나름대로 친환경과 ESG 실천 홍보용으로 채널 콘셉트를 맞췄다. 그러나 구독자 반응이 신통치 않다. 216개 영상 중 10만 뷰를 넘은 영상도 2~3개 미만이다. DL이앤씨는 건설 부문의 별도 채널을 운영하지 않는다. DL이앤씨 소식은 DL그룹 채널을 통해 다른 계열사와 함께 알리고 있는데,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B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구독자 수 공개는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 아닌가. 유튜브가 요즘에 반짝했지, 과거부터 이용하던 마케팅 수단도 아니지 않나"라며 "자이TV처럼 떠들썩하게 자랑하고 싶은 곳도 있고, 좀 적어서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곳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건설사 유튜브 채널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청약을 앞둔 인기 견본주택을 온택트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자이TV가 공개한 ‘세종자이 더 시티’ 견본주택 라이브 방송에는 평균 3만~4만 명의 시청자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정대우가 간다' 고민상담소 편 이미지. 대우건설 제공 이밖에 부동산 전문가와 아나운서, 연예인 등을 섭외해 재미와 전문성을 잡은 콘텐트도 인기가 있다. 대중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소재와 분야이기 때문에 구독자 수를 단번에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부동산에 관한 소식뿐만 아니라 요리나 인테리어, 문화 등 일반 고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은 콘텐트로 묶는 추세다. 대우건설의 정대우가 간다는 명상이나, 고민 상담소 코너까지 운영 중이다. 건설사의 콘텐트 제작비는 편당 5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 원대 수준으로 알려진다. 구독자가 늘어난다 한들 사실상 '남는 건' 없다. C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유튜브 마케팅이 유행이다. 딱딱하고 보수적으로 인식된 건설사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는 데 효과적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27 09:48
경제

최태원, 공정위와의 일전 날이 밝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기업 총수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전원회의에 출석한다. 최태원 회장은 15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열리는 공정위 전원회의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다. 공정위 전원회의는 출석 의무가 없지만 최 회장은 자신이 직접 연루된 사안이라 출석을 결정했다. 전원회의는 공정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이 모두 참석해 징계 여부와 징계수위 등을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구다. 따라서 전원회의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의 징계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쟁점은 ‘사업기회 제공’ 여부다. 2017년 SK는 LG로부터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 실트론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29.4% 지분을 2535억원의 사재를 털어 매입했다. SK는 그해 1월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했다. 최 회장은 나머지 49% 잔여지분 중 29.4%를 주당 1만2871원으로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다. 공정위는 SK가 총수에게 지분 취득 기회를 넘겨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 제공’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 23조2 제1항 제2호에 해당되는 총수 사익편취에 해당된다. 공정위는 지분 매입을 통한 사업기회를 확보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각종 논문과 기존 판례, 조사 자료 등을 취합했다. 그리고 총수의 사익편취로 결론을 지은 심사보고서를 지난 8월 SK 측에게 전달했다. 공정위는 지분 인수 과정에서 이사회가 개최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 측은 이미 주총의 특별결의요건 70.6% 지분을 확보했고, 추가 매입과 관련한 투자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사회 개최는 불필요했다고 반박했다. SK는 “나머지 29.4% 지분 인수를 고민하다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지분 매입 과정에서의 경쟁자 유무와 관련해서도 다툼의 여지도 있다. 공정위는 부당하게 경쟁자 배제 행위가 일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 측은 “최 회장이 당시 중국 등 외국 자본의 지분 인수 가능성 등을 고려한 뒤 채권단이 주도한 공개경쟁 입찰에 참여해 추가로 지분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SK와 공정위는 치열한 법리 공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가 지난 8월 전달했던 심사보고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최 회장과 SK의 법적리스크는 커질 전망이다. 전원회의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의 결정은 1심 재판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지분 매입 당사자인 최 회장이 검찰에 고발한다면 장기적인 사법리스크가 우려된다. 지금까지 공정위가 총수의 사업기회 유용 법리를 적용해 검찰에 고발한 사례는 1건 있었다. 2019년 이해욱 DL 회장에 대해 사익편취로 규정해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대림산업 및 자회사 오라관광은 총수일가 지분 100% APD에 글래드호텔의 브랜드 사용료를 과도하게 지급했다. 검찰에 고발당한 이해욱 회장은 2년 가까이 검찰 수사를 받았고, 올해 7월 1심에서 벌금 2억원을 받았다. 함께 기소된 DL그룹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는 각 벌금 5000만원, 3000만원이 선고됐다. 이에 이해욱 회장은 항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만약 최태원 회장이 검찰에 고발된다면 형사 처벌까지 받을 가능성이 있어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5 07:02
부동산

'아크로리버파크' 최고가 경신…여기저기 '아크로' 들이미는 DL이앤씨

서울 주요 도심 한강변에 자리한 아크로 브랜드 적용 아파트들. 아크로 홈페이지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하이앤드 주거 브랜드인 '아크로' 브랜드를 경기권까지 확대하고 있다. 아크로는 '상위 0.1%'를 타깃으로 DL이앤씨가 1999년 론칭한 브랜드다. DL이앤씨는 그동안 서울 중심권 중에서도 이른바 한강변에만 해당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적용하면서 가치를 높여왔다. 그런데 DL이앤씨가 수주를 위해 서울 강북권에 이어 경기도 지역에도 아크로를 적용하고 있어 희소성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서울 주요 도심 한강변에 자리한 아크로 브랜드 적용 아파트들. 아크로 홈페이지 아크로 여기저기 끌어오는 DL이앤씨 8일 정비업계와 호계온천지구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 호계온천지구 재개발에 DL이앤씨의 아크로 브랜드가 적용될 전망이다. 호계온천지구 조합 관계자는 7일 본지에 "DL이앤씨에서 잠정적으로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고 답을 준 것은 맞다"며 "내년 1월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이앤드인 아크로 브랜드를 달면 고급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분담금 등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맞다. 만약 총회에서 아크로를 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후분양을 추진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호계온천지구 조합은 지난 10월 DL이앤씨에 아크로 브랜드 적용을 요구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일반분양가 재심사를 요청해 3.3㎡당 2800만원 이상 일반분양가를 인정받으면 'e편한세상', 2800만원 미만을 받으면 후분양을 추진하는 대신 아크로를 적용해 달라는 내용이다. DL이앤씨는 지난 3일 호계온천지구 조합 공문을 보내고 "조합원들의 결의를 통해 브랜드 변경을 결정할 경우 그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DL이앤씨는 지금까지 경기권 아파트에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한 적이 없다. 마약 호계온천지구가 총회에서 아크로 브랜드를 결정할 경우 국내 첫 경기도에 들어선 아크로 단지가 된다. 앞서 DL이앤씨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 입찰에도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들이밀었다. 북가좌6구역은 서대문구 북가좌1동 327-1번지 일대에 197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5351억원에 달한다. DL이앤씨는 경쟁사였던 롯데건설을 누르고 수주에 성공했다. 서울 주요 도심 한강변에 자리한 아크로 브랜드 적용 아파트들. 아크로 홈페이지 하이앤드 브랜드 홍보비 엄청난데… 아크로는 한국의 대표적인 고급 아파트 브랜드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한강변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34평형)가 45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9월 말 같은 면적 매물(15층)이 42억원에 거래되며 첫 국민평형 40억원을 돌파했는데, 두 달 만에 또 3억원이 오른 것이다. 이미 지어놓은 아크로 브랜드 아파트가 가만히 있어도 비싼 아파트로 유명세를 얻자, DL이앤씨가 하이앤드 브랜드 적용 원칙을 깨고 어지간한 사업장 입찰에도 아크로를 들고나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단 아크로를 적용하면 조합이 표를 준다는 것이다. 업계는 DL이앤씨가 아크로 브랜드를 경기권이나 강북에도 적용하는 것은 조합의 입김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시공사인 건설사로서는 당장 수주 잔고를 채워 넣어야 하는데, 아크로 브랜드를 달라는 조합의 요구를 마냥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것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조합에서 하이앤드 브랜드를 원하니,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사는 해야 하니까 하이앤드 브랜드를 양보하는 경향이 있다"며 "옛날에야 하이앤드 브랜드가 희소성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대형건설사마다 럭셔리를 지향하면서 경계도 모호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도심 한강변에 자리한 아크로 브랜드 적용 아파트들. 아크로 홈페이지 하이앤드 브랜드는 아파트를 지을 때 최고급 자재는 물론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 역시 최상의 수준을 지향한다. DL이앤씨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크로 역시 '엄격한 기준으로 완성되는 절대우위',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희소가치',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한 주거공간'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연히 아크로를 적용할 경우 공사 비용이 많이 증가한다. 아크로가 대중화할 경우 결국 짐은 DL이앤씨에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B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앤드 브랜드를 굳이 안 만드는 건설사도 있다. 이미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가 있는데, 더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크로는 DL이앤씨가 대림산업이던 시절부터 브랜드를 키워왔다. 홍보와 명성을 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언젠가 또 다른 하이앤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같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09 07:00
경제

[랜드IS] 남산타워를 현대건설이? 브랜드 캠페인 새단장하는 대형 건설사

최근 브랜드 캠페인을 재단장하고, 신규 기업 PR 광고를 시작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형태와 방법은 달라 보이지만 목표는 하나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가진 해당 건설사에 대한 옛 이미지를 벗겨내고, 새로운 지향점과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아재 회사'라고? 현대건설은 최근 '랜드마크 투 라이프마크'라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 말 그대로 랜드마크를 뛰어넘어 일상의 라이프마크를 창조하겠다는 현대건설의 의지를 담은 캠페인이다. 다소 거창한 주제 같지만 현대건설이 선보인 캠페인 내용과 영상은 사뭇 감각적이었다. 이번 새 캠페인은 젊은 남녀 세 명이 주인공이다. 20~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커리어우먼은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국립중앙도서관, 서울 남산타워, 서울숲 등 서울 경기권 지역을 상징하는 건축물을 당당한 표정으로 방문한다. '열정'이라는 부제목답게 시종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이어 '도전' 편에서는 젊은 여성 댄서가 등장한다. 그는 부산과 경남권에 흩어진 마창대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배경으로 격정적인 춤사위를 펼친다. 마지막 '프리덤' 편은 건축학도인 청년이 전남과 전북지역의 명소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여수신북항을 찾아 건축물을 하나하나 눈에 담는다. 세 편 모두 개성 있는 MZ세대가 유명 건축물을 배경으로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모습으로 꾸려졌다. 영상 속에 등장한 장소들은 모두 현대건설이 지은 랜드마크들이다. 현대건설이 지었지만,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들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현대건설은 1947년 도로를 닦는 것으로 건설업에 뛰어든 뒤 경부고속도로, 국회의사당 등 굵직한 랜드마크를 지었다. 하지만 긴 세월을 거친 건설현장에서 버텨온 탓에 젊은 세대에 '아재(아저씨) 회사'라는 색깔이 짙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건설도 MZ세대 사이에 이런 편견 아닌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내부적으로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본지에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이 가장 긴 사사를 자랑한다. MZ세대가 '가까이하기에는 어딘지 먼 느낌'을 갖는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녹이고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요즘 젊은 세대는 6·3스퀘어, 서울남산타워를 어느 건설사가 지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지었던 건축물을 알리는 동시에 MZ세대의 크레이티브 한 활동을 엮었는데 예상보다 캠페인이 잘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내 반응이 좋다. 일부 직원은 "아들과 서울남산타워에 가서 '아빠네 회사가 지은 거야'라고 말했더니 정말 놀라고 좋아하더라. 울컥했다"는 소감도 전했다고 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캠페인의 영상미를 위해 드론과 하이퍼랩스 등 최첨단 촬영기법을 동원했다. 명품 분위기 낸 대우·다양성 강조한 DL 대우건설은 지난 10월 신규 기업 PR 광고캠페인 '내추럴 노빌리티'를 공개했다.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이라는 뜻답게 고급스러운 영상미와 구성이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외에도 대우건설이 시공한 교각과 플랜트 등을 고급스러운 실크 스카프와 연결해 명품 브랜드 분위기를 냈다는 설명이다. 말레이시아 텔레콤사옥, 말레이시아 IB타워 등 대우건설이 자랑하는 해외 건축물도 잊지 않고 넣었다. 대우건설은 올해 중흥건설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약 9년 만에 신규 기업 PR 광고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건설분야에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는 회사다. 중흥건설에 매각되면서 요즘 세대 사이에 회사의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신규 기업 PR 광고캠페인이 명품과 고급 미를 강조했는데 이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측도 이번 광고를 두고 "최근 호실적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위대함은 계속되고 있다’라는 콘셉트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속한 DL그룹도 지난 26일 '다양성'을 강조하는 신규 캠페인을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DL이 뭐지?’란 어린아이의 멘트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스케치북에서 튀어나온 듯한 그림이 뛰노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19초 분량의 짧은 영상 속에는 DL그룹에 근무하는 다양한 세대의 직원과 직원 가족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교차한다. DL그룹은 ‘다양한 생각과 가치가 공존하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이 영상 캠페인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DL은 지난 10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감각적인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건설·화학·에너지 등의 다소 무게감이 있는 사업 분야를 아티스트들의 자신만의 화법으로 재해석해 친근하고 위트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로 표현했다. 이 영상은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영상으로 인기를 얻으며 1000만뷰를 넘겼다. DL 측은 기업이 주체가 아닌, 다양한 세대, 분야의 사람들을 목소리와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은 콘텐트를 통해 기업 브랜딩의 뉴노멀을 제시했다는 자평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사명을 바꿔서 이를 알린다는 차원도 있고, MZ세대에 브랜드를 더 알리기 위해 차별화한 접근과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번 영상은 지금과 다른 문법으로 표현했는데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건설사들이 MZ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열심이다. 현대건설과 DL 등이 신규 캠페인을 재단장하는 등 노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며 "기업마다 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이란 걸 어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29 14:29
경제

민노총 탈퇴하는 건설사 노조들, 왜?

"선을 넘는 목표를 설정한다."(A 건설사 관계자) "대형건설사는 대부분 관리직이다. 솔직히 괴리감이 있다."(B 건설사 관계자)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를 탈퇴하는 대형건설사 노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가 잇따라 민노총을 나오면서 현재 민노총에 소속된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 기준 10대 건설사는 3곳만 남게 됐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는 지난 10월 각각 건설기업노조를 탈퇴했다. 민노총 건설산업연맹 산하에는 현장직 중심의 건설노조와 플랜트노조, 건설사 사무직 중심의 노조인 건설기업노조가 있다.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는 건설산업연맹 내 다른 지부와 의견이 엇갈리면서 탈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다.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는 민노총 탈퇴의 주요 이유로 방향성의 차이를 들었다. 건설산업연맹은 약 10만명의 노조원이 있다. 그러나 건설기업노조는 1만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GS건설 노조 측은 탈퇴 뒤 "건설노조와 성향이 다르고 시선 차이가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쌍용건설 노조 역시 "젊은 노조원이 바라는 가치가 (민노총의 방향과) 많이 바뀌었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앞두고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가 사전예방을 강조했지만, 건설기업노조는 경영책임자 처벌에 중점을 둔 것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건설사 노조는 모두 2012년 건설기업노조 창립 멤버였다. 그러나 이번 탈퇴로 9년 만에 다른 배를 타게 됐다. 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로서는 아픈 대목이다. 이로써 국내 10대 건설사 중 건설기업노조에 가입된 노조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정도만 남았다. 현대건설은 2007년 12월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제명됐다. HDC현대산업개발 노조도 비슷한 시기에 민노총과 연이 중단됐다. DL산업은 2006년 노조가 자체 해산했다가, 최근 민노총에 다시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들은 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와 멀어지는 이유로 가치 추구의 차이를 들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우리의 노동권 기본 권리를 위해 민노총에 기댔다. 지금은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충족됐고, 우리가 추구하는 이익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서로 목표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민노총은 선을 넘는 단체 행동을 요구한다. 가령 경영권 등은 사실 우리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닌데, 그런 부분도 건든다. 대형건설사가 민노총 산하를 떠난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민노총 산하 노조의 다소 경직된 문화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 안에 또 다른 상사가 생기는 느낌이랄까. 민노총이 하나의 세력이 되고 힘이 되다 보니 순기능이 저하되고 그들의 지향점이 우선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C 건설사 측은 "대형건설사는 관리직이 많고, 민노총은 현장직이 더 많다. 거기서 오는 괴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노총 건설기업노조 측은 본지에 "(GS건설 및 쌍용건설 노조의 탈퇴는) 단위노조가 할 수 없는 건설산업 전반의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 내고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 건설기업노조의 노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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