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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라인업은 넘사벽인데, 김태호 PD 결과도 ‘굿데이’ 되려면

김태호 PD가 새 예능 ‘굿데이’로 돌아온다. 가수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할 것으로 예고돼 한껏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 결과물도 라인업만큼이나 레전드로 만들어질지 주목된다.‘굿데이’는 지드래곤이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과 함께 올해의 노래를 완성하는 음악 프로젝트로 지난달 프로그램 론칭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김 PD가 퇴사 3년 만에 친정 MBC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면서 과거 김 PD와 ‘무한도전’에서 호흡한 지드래곤이 오랜만에 출연하는 예능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에서 지드래곤과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 정형돈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김고은, 김수현, 정해인, 임시완, 이수혁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더욱 이목을 끌었다.방영 전이지만 이런 조건만으로 이미 어느 정도의 흥행은 예견된다. 지상파 방송 송출, TV 시청이 많은 일요일 오후 황금시간대 편성에, 김 PD가 흥행 보증수표처럼 활용해온 음악 소재라는 점, 톱스타들의 출연 등 여러 부분에서 호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 PD는 그동안 ‘무한도전’의 ‘무도 가요제’ 콘서트와 ‘놀면 뭐하니?’의 ‘유플래쉬’·‘뽕포유’ 프로젝트, ‘댄스가수 유랑단’ 등 음악을 소재로 한 예능에서 높은 화제성을 이뤄내며 히트시킨 바 있다. 특히 김 PD의 기존 음악 프로젝트들은 트롯 또는 과거 음악들을 현재의 스타일과 접목하는 식으로 복고 분위기를 낸 게 특징인데 이번 ‘굿데이’에 이런 색깔들이 어떻게 녹아들지, 혹은 어떤 차이가 있을지가 관전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이효리를 중심으로 김완선, 엄정화, 보아, 화사 등 각각의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서로의 곡을 리메이크하며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던 것처럼 ‘굿데이’에서 각 스타들이 어떤 매력과 시너지를 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굿데이’는 김 PD가 본래 잘하던 걸로 돌아간 느낌이 있다. 셀러브리티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그들의 일상적인 서사를 더하고 여기에 음악을 넣는 방식”이라며 “지드래곤을 중심에 세웠지만 정형돈이 함께 한다는 걸 보았을 때 ‘무한도전’이 종종 하곤 했던 프로젝트를 보는 듯한 레트로한 기대감이 생긴다. 지드래곤이 프로듀싱하는 음악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프로그램과도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다만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게 음악 만들기란 콘셉트와 어우러질지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도 나온다. ‘굿데이’에는 톱스타뿐 아니라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안성재 셰프, 기안84, 코드 쿤스트 등의 출연도 예고됐는데 지금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인물의 출연이란 점에서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맞지만 출연자의 면면만 봤을 때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한눈에 들어오진 않는다.김 PD가 지난해 JTBC에서 선보인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역시 배우 박보검, 지창욱, 블랙핑크 제니, 방송인 덱스, 댄서 가비 등 이른바 핫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예능이었으나 1%대 저조한 시청률에 그친 바 있다.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스타가 외국에 살고 있는 어떤 인물의 삶을 48시간 동안 대신 살아보는 설정으로 ‘굿데이’처럼 출연진이 한자리에 모이는 형식은 아니지만 톱스타의 출연으로 방영 전부터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홍보 전략을 쓴 건 비슷하다. 출연자와 관련해서 지드래곤은 지난달 26일 설특집으로 살짝 공개된 ‘굿데이’ 미리보기에서 “판을 벌이고 싶었다”며 “가수가 본업이든, 연기자든, 예능인이든 엔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노래로 즐거움과 힘이 되고 슬플 때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프로그램 취지를 밝혔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화제성이 상당히 높은 지드래곤과 김 PD가 음악 예능을 한다고 하니 기대가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지드래곤은 가수지 진행자는 아니기에 이 프로젝트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누가 할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과거에는 이런 역할을 유재석이 했다”고 짚었다.이어 “스타들의 출연도 화제성은 당연히 있겠지만 예능적으로 잘 꿰어지고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런 것들을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 매끄럽게 만들어줄 진행자의 역할이 관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2.04 05:40
연예일반

‘외계+인’ 2부→‘오징어 게임2’…2024년 속편 전성시대 열린다

대작들이 2024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게 있다면 바로 ‘속편’이다. 대중이 이미 알고 있는 작품의 후속작이 대거 개봉하거나 공개된다는 점이다. 본편의 인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지난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3’는 106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23년 첫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은 2023년 흥행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렇듯 속편이 꾸준히 대중의 관심을 받는 가운데, 올해도 그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외계+인’ 2부, ‘범죄도시4’ ‘베테랑2’ 한국 영화 속편들이 몰려온다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부는 1부 곳곳에 뿌린 떡밥 회수는 물론 한층 치열해진 신검 쟁탈전, 완성형 도사가 된 무륵(류준열)이 보여줄 노련한 도술 액션 등으로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예고하며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마동석의 통쾌한 액션을 볼 수 있는 ‘범죄도시’ 새 시즌인 ‘범죄도시4’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이번 편은 필리핀을 주 무대로 하며 김무열이 용병 출신 온라인 도박 조직 행동대장 백창기 역을, 이동휘가 코인 업계의 젊은 CEO 장동철 역을 맡아 메인 빌런으로 활약한다.이번에도 마동석은 괴물 형사 마석도 역으로 분한다. 여기에 ‘범죄도시’ 시즌1~3의 무술감독이었던 허명행이 메가폰을 잡았다. ‘범죄도시2’부터 내리 1000만 관객을 달성한 만큼 ‘범죄도시4’가 이번에도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승완 감독의 천만 영화 ‘베테랑’도 9년 만에 ‘베테랑2’로 돌아온다. 더욱 노련해진 서도철(황정민) 형사와 베테랑 강력범죄수사대에 닥친 새로운 위기를 그린다. ‘베테랑’의 흥행을 이끈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가 출연하는 가운데 정해인이 빌런으로 새롭게 합류했다.개봉은 겨울로 전망된다. 지난해 진행된 ‘밀수’ 개봉 인터뷰 당시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2’는 후반작업에 돌입한 상태”라며 “이 영화는 겨울에 어울리기 때문에 아마도 내년 겨울에 개봉할 것 같다”고 밝혔다. ◇‘오징어게임2’ ‘지옥2’ ‘스위트홈3’ OTT도 속편 대기 중OTT에서도 해외시장을 노리는 K콘텐츠의 속편이 올해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훔친 ‘오징어 게임’이 시즌2로 돌아온다. ‘오징어 게임’에서 활약한 이정재가 다시 한번 주연을 맡았으며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등이 합류한다. 정확한 공개일이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해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만큼 연내 공개가 유력하다.이외에도 마약 투약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유아인을 대신해 김성철이 합류한 ‘지옥2’와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려낼 ‘스위트홈3’도 올해 중 시청자와 만난다.한 영화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대중의 콘텐츠 시청 형태가 달라졌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선택이 까다로워졌고 분명하게 볼만한 이유를 제시하는 작품이 살아남았다”며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검증된 작품의 속편이 많이 만들어졌다. 2024년에는 시즌제, 리메이크 등의 작품들이 더 많이 시도되고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1.04 06:05
연예일반

[인터뷰②] ‘소년시대’ 강혜원 “임시완 ‘ㄱㄴ춤’ 웃음 참기 어려웠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에 출연한 배우 강혜원이 임시완의 ‘ㄱㄴ춤’에 대해 언급했다.강혜원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장면에 대해 “웃음 참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그는 “웃음 참는 게 진짜 어렵잖느냐”면서 “너무 열심히 추시는데 내가 웃어버리면 또 추셔야 하니까 기를 쓰고 참았다. 대신 리허설 때 많이 웃어놨다”고 했다.아이즈원 출신인 강혜원. 그는 역시 아이돌 출신인 임시완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면서 “아이돌로서도 물론 잘하셨지만 배우로서도 이렇게 잘하시는 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선배님처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에서 안 맞고 사는 게 일생 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임시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5 16:53
영화

[줌人] 하정우, 아쉬운 여름 뒤로..추석 극장가 ‘1947 보스톤’으로 도전

배우 하정우가 또 한 번 감동 실화로 돌아온다. 올여름 텐트폴 대작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그가 추석 극장가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민다. 하정우가 ‘거미집’ 송강호,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강동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추석 극장가의 승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오는 27일 개봉하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작품. 지난달 2일 ‘비공식작전’으로 극장을 찾았던 하정우는 두 달 만에 관객 곁으로 돌아온다.하정우는 ‘1947 보스톤’에서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으로 분한다. 손기정은 일제강점기에 개최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하지만 본명 대신 ‘손 키데이’라는 일본 이름으로 가슴에 일장기를 단 채 시상대에 오른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던 손기정은 월계수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리고, 이 일을 계기로 더 이상 마라톤을 할 수 없게 된다. 그 후 1947년,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손기정은 ‘제2의 손기정’이라 불리는 서윤복(임시완)과 함께 보스톤 마라톤 대회로 향한다. ◇ 하정우, 노련함 빛났다하정우는 그동안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줬다. ‘국가대표’, ‘범죄와의 전쟁’, ‘암살’, ‘1987’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수리남’ ‘비공식작전’ 등 실화 기반 작품에서도 맹활약했다. 강제규 감독에 따르면 ‘1947 보스톤’에는 하정우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다. “하정우가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줘서 만족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1947 보스톤’에는 하정우의 열정과 노력이 가득 담겨있다.‘1947 보스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하정우는 노련한 연기와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달려야 했던 선수의 울분부터 서윤복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든든한 코치의 모습까지. 하정우는 손기정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감을 높인다. 하정우는 “실존 인물에 누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영화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거쳤다”고 밝혔다.촬영 현장에서 손기정의 다부진 체격과 외모, 호탕한 성격까지 쏙 빼닮았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는 하정우. 서윤복 역의 임시완은 하정우에 대해 “굉장히 든든한 형을 만난 것 같다. 촬영하며 의지를 많이 했다”며 “멘토와 멘티의 관계로 역할에 임했지만 실제로는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 ‘1947 보스톤’ 흥행 기대하정우는 주연을 맡아 올 여름 개봉한 ‘비공식작전’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1947 보스톤’에 대한 흥행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공식작전’은 개봉 후 실관람 평점인 CGV 골든에그지수 95%를 기록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누적 관객수 105만 명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하정우는 지난달 31일 열린 ‘1947 보스톤’ 제작보고회에서 ‘비공식작전’에 대해 “내부적으로 흥행을 기대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아쉬운 성적표가 영화 인생에 있어서 처음 맛 본 것도 아니다. 고배는 마시고 다시 추스르고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겠다.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 확률을 높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947 보스톤’은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거미집’과 같은 날 개봉한다. 올여름 대작 중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추석 개봉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 ‘태극기 휘날리며’로 대한민국에 감동 물결을 일으킨 강제규 감독과 믿고 보는 하정우, 임시완의 만남이기에 관심이 더 크다.하정우는 “올여름에 이어 추석에 개봉하게 됐다. 잘 아시겠지만, 관객 수가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여름에 이어 추석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힘을 합쳐서 시너지를 내기 바란다. 예전처럼 영화를 보는 일들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9.13 06:00
연예일반

[정진영의 B컷] ‘길복순’과 변성현 다시 보기

때로 영화에서 무엇을 보여 주는가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보여주지 않는가이다. 보여주지 않는 부분에서 관객과 오해 없이 교감하는 감독은 탁월하다.그런 의미에서 변성현은 탁월한 감독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부터 ‘킹메이커’를 지나 ‘길복순’까지 지난 세 편의 작품을 통해 변성현 감독은 흉내내기 어려운 자신만의 독자적인 스타일, 나아가 세계를 완성했다. 주절주절 늘어놓는 대신 비유와 은유로 은근히 던져놓는 말맛, 완급 조절의 끊는 기술이 작품이다.변성현 감독의 작품들이 어떤 거대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는 않다. 전작들 간 장르적 공통점이나 딱히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 세 작품을 연결 지어 보게 되는 큰 고리가 있다. ‘아이러니’다.‘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교도소에서 만난 범죄조직의 2인자 재호(설경구)와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길복순’은 킬러 생활을 은퇴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살인청부업자이자 엄마인 길복순(전도연)의 이야기를 각각 그렸다. 범죄, 드라마, 액션으로 장르도 배경도 서사도 다르다. 공통점이라면 이들 인물들이 저마다의 모순과 딜레마를 껴안고 산다는 점이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하는 길복순은 엄마가 된 이후 고민에 빠진다. 엄마는 하나의 생명체를 잉태하고 길러내는 존재. 사람을 죽이기만 했던 사람이 누군가를 길러내는 일을 부여받았다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이다. 길복순은 딸을 낳는 대신 아이로 인해 일에 지장을 주는 일이 없겠다고 회사와 약속했다. 애초에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고, 결국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을 촉발하는 촉매제가 된다.죽이는 킬러로 남을 것인가 살리는 엄마로 살아갈 것인가. 길복순의 고민이 마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였던 ‘햄릿’을 떠올리게 한다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속 재호와 현수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다. 섞일 수 없는 출신의 두 사람이 함께하는 방법은 결국 서로를 파괴하는 것뿐. 물론 그런 사랑의 끝은 대개 비극이다. 이런 모순의 백미를 보여주는 건 ‘킹메이커’다. 명분과 대의를 갖춘 김운범은 이기는 법을 모른다. 애초에 이기려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대의를 이루기 위해 이기고 싶고, 이기는 방법을 아는 서창대와 손을 잡는다. 김운범이 만드는 세상을 보고 싶은 서창대는 그를 선거에서 이기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끝내 그의 곁에 나란히 서진 못 한다. 김운범이 빛나면 빛날수록 그의 대의와 걸맞지 않는 서창대는 더욱 어둠 속으로 숨어야 한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변성현 감독은 영화에 시각적으로 녹여냈다. 인물들의 얼굴에 빛과 그림자가 쏟아질 때 관객들은 그의 내면에 있는 욕망과 그가 처한 상황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쓸데없는 서술이 없는 담백함이다.‘길복순’에서 비슷하게 사용된 것이 붉은색과 초록색의 대비다. 붉은색 재킷을 입고 살인을 하는 길복순은 딸을 만나러 가기 전엔 그린빛으로 가득한 마트에서 장을 본다. 어쩐지 자신과 닮은 것 같은 딸의 가방에서 담배 말보로 레드가 나오면 기겁을 하고, 스팸을 집어먹는 딸 앞에 억지로 시금치를 밀어놓는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딸 재영(김시아)이 복순의 장바구니에서 굳이 빨간 사과를 꺼내 먹는 장면에선 실소가 터진다. 하여튼 삶이란 참 생각대로 되는 일이 없는 법이다. ‘킹메이커’와 ‘길복순’만 놓고 봐도 그렇잖은가. 명분이 있는 자(김운범)는 이길 방법을 고민하지만, 늘 이겨온 전설의 킬러 길복순은 명분을 고민한다. ‘자식 앞에 떳떳한 살인이 있는가’를 두고.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안중근 모두 사람을 죽인 공통점이 있더라”는 재영의 말은 복순의 그런 고민조차 우습게 밟아버리고 말지만.‘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흥행 성적과 별개로 탄탄한 마니아층 덕분에 오랜 시간 회자되고 있다. 이 영화 팬들을 일컬어 ‘불한당원’이라고까지 할 정도다. 굳이 ‘불한당원’이 아니더라도 이번 연휴 시간이 된다면 변성현 감독의 전작들을 쭉 훑어보길 권하고 싶다. 대사로 들려주기보단 보여주는 작업에 탁월한 변 감독의 영화에서는 두 번, 세 번 봐도 새롭게 발견하는 지점이 있다.이번에 작품들을 다시 보면서는 특히 러시아어 표현들이 눈과 귀에 들어왔다. ‘길복순’에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차민규(설경구)가 들어가는 작업 장소의 간판이 ‘아케론’이다. 아케론강은 그리스의 지하세계를 흐르는 강 가운데 하나로 저승을 감싸고 있다. 이것만 봐도 차민규의 앞날은 예견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선 고병철(이경영)이 러시아 마피아에게 러시아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래 발음은 “스파시바”가 맞지만 고병철은 이를 “시파스바”라고 한다. ‘이 허술한 양반 딱 뒤통수 맞겠다’ 싶다. 감독이 발음까지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골때리는 장면이 됐다.‘불한당’ 때부터 눈여겨보고 ‘킹메이커’에선 변성현 감독에게 완전히 압도됐지만, 어쩐 일인지 변 감독이나 그의 작품에 대한 글다운 글을 한 번도 못 썼다. 잘쓰고 싶어서 미루고, 미루다 보면 결국 안 하게 되는 아이러니. 세상 참 모순이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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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서' 임시완, 독하고 뻔뻔한 '완생'으로 컴백

웨이브(wavve)의 새로운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의 임시완이 황동주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이다. 드라마 '미생'의 인턴, '타인은 지옥이다'의 작가 지망생, '런 온'의 육상 국가대표 등 다양한 작품에서 대한민국 청춘의 얼굴을 연기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임시완이 '트레이서'로 전작과는 180도 다른 강렬한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트레이서'에서 임시완이 맡은 황동주 캐릭터는 전직 대기업의 뒷돈을 관리하던 업계 최고의 회계사로 돈과 성공 모두를 얻은 인물. 하지만 돌연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국세청 조사관이 되어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의 팀장이 된 캐릭터다. 업계를 씹어 먹던 남다른 실력은 물론 특유의 뻔뻔함과 똘끼로 무장, 국세청을 발칵 뒤집으며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는 거침없는 활약을 선보이는 황동주는 보는 이들에게 통쾌한 쾌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나쁜 돈 쫓는 독한 놈 황동주를 통해 특유의 선한 미소 대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돌아온 임시완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올겨울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재미를 전한다. '트레이서'는 올겨울 웨이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1.25 08:09
무비위크

'런 온' 신세경, 마라톤 완주와 함께 결핍과 상처 극복했다

JTBC 수목극 ‘런 온’ 신세경이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며 상처였던 지난 결핍을 극복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런 온’ 14회에서 임시완(기선겸)과 신세경(오미주)은 마침내 이별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는 둘 사이의 고민은 둘만의 문제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다시 손을 맞잡았다. 임시완은 “생각해보니까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오미주씨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그녀가 누구도 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존재라는 진심을 분명하게 전했다. 신세경은 임시완도, 자신도 스스로를 ‘적당히’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응답했다. 과잉으로 사랑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학대하지도 않는 적절한 균형을 맞춰가며 더욱 건강하고 오래 만나고 싶다는 것. ‘평생의 숙제’를 풀기 위해 신세경은 임시완이 추천한 마라톤 행사에 참가했다. 보통 자선 행사 기부금을 받는 쪽에 가까웠던 그녀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 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꼭 완주해내겠다는 마음으로 나선 도전이었다. 누구도 대신해서 달려줄 수 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면서, 혼자 마주하고 버텨왔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임시완은 곁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독했던 순간들을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들로 하나 둘씩 채우며 이겨냈다. 운명처럼 다가온 임시완도 그 중 하나였다. 다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로 버거웠던 순간, 그가 건넸던 모든 말들이 다시 그녀를 일으켜 세운 것. 소중한 만큼 더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사라질까 두려워했던 그녀에게 임시완은 늘 “보일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켰다. 이미 대회가 끝나고 모두 떠난 텅 빈 피니시 라인에서 그녀의 완주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그렇게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작은 영웅이 된 신세경 앞엔 그녀가 일깨워 준 또 다른 영웅 임시완이 서 있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1.2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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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런온' 임시완♥신세경-최수영♥강태오, 선 넘는 사랑꾼들

임시완, 신세경, 최수영, 강태오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면서 '런 온'의 보는 재미가 무르익고 있다. 6일 방송된 JTBC 수목극 '런 온'에는 임시완(기선겸)과 강태오(이영화)가 우연히 길에서 만나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이 그려졌다. 과거 두 사람은 신세경(오미주)의 중고거래 사기 현장에서 도움을 주며 만났던 사이. 이후 재회했고 임시완의 쿨한 모습에 반한 강태오가 형이라고 부르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두 남자가 술을 마시는 것까지 좋았지만 임시완은 신세경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외박했다. 그를 기다렸던 신세경은 발끈했다. 누군가와 살아본 적 없어 연락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서 먼저 전화를 해서 물어보지 그랬냐는 임시완의 말에 "내가 시한부 동거인이라고 그랬을 것"이라면서 "툭하면 선 그으면서 매너도 안 지킨다. 그래 놓고 내가 그어놓은 선은 왜 넘어오냐"라고 버럭 했다. 이들의 화해는 저녁에 이뤄졌다. 이봉련(박매이)과 영화를 보기 위해 찾은 영화관. 이곳엔 이봉련 대신 임시완이 왔다. "영화 보고 술 마실 기회", 즉 화해를 위해 이곳에 왔다고 당당하게 밝힌 임시완. 신세경은 "화해는 아니고 예의 지키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지만 싫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 가운데 영화를 보러 온 박영규(기정도), 차화연(육지우)과 마주쳤다. 임시완은 박영규의 지시에 따라 본래 최수영(서단아)과 영화 데이트를 했어야 했지만 이 표를 강태오에게 넘겼고, 신세경과 함께하고 있는 상황. 이 모습을 본 박영규는 신세경에게 "제자리를 지켜라"라고 말했고 신세경은 반기를 들며 평소 자리를 잘 찾는다며 임시완의 팔을 이끌고 갔다. 박영규의 모진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세경과 그런 신세경 곁에서 미소를 머금은 임시완의 모습이 설렘을 형성했다. 최수영과 강태오 사이에도 선을 넘으면서 생기는 묘한 핑크빛 설렘이 증폭됐다. 강태오는 최수영에게 이성적인 관심이 생겼고 이에 일부러 선을 넘어 최수영을 자극했다. 최수영은 학교까지 달려왔다. 함께 일하는 실장을 '내 사람'이라고 지칭하자 강태오는 질투했다. 그리곤 선 넘지 말라는 최수영을 향해 "선 넘으니까 대표님이 달려왔잖아요. 그 의미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라고 맞섰다. 연하남의 당돌함에 흔들리는 최수영의 눈빛이 앞으로의 관계 발전을 예고하는 듯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1.01.0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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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온' 임시완♥신세경, 냉기無…몽글몽글한 저녁 데이트

'런 온' 임시완과 신세경의 냉랭했던 엔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몽글몽글한 데이트 현장이 공개됐다. JTBC 수목극 '런 온' 측은 30일 방송에 앞서 임시완과 신세경의 달달한 모습이 담긴 스틸컷을 선보였다. 켜켜이 쌓여가는 감정선으로 몰입도 높은 로맨스를 선사하고 있는 임시완(기선겸)과 신세경(오미주). 지난 방송에는 자각하지 못한 마음에서 비롯된 오해들이 쌓이고, 이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두 사람의 첫 위기가 담겼다. 끝내 시원하게 풀지 못한 감정은 임시완의 아버지 박영규(기정도)가 통역사로 고용한 신세경에게 거마비를 줬다는 사실과 맞물리면서 냉랭한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보는 안타까운 엔딩으로 이어졌다. 특별히 바라는 것 없이 다가와준 신세경에게 임시완은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었고, 더 나아가 기대고 싶은 마음까지 내비쳤다. 가장 큰 결심이 필요했던 순간, 그녀의 말 한마디에 행동으로 옮기기로 다짐한 것도 그 동안 신세경에게 쌓였던 신뢰 때문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아버지가 보낸 사람이었고, 더군다나 그 대가로 돈까지 받았다는 사실은 크나큰 배신으로 다가왔을 터. 다사다난했던 일정을 모두 끝내고 오랜만에 그녀를 만난 자리에서 인사대신 "아버지가 오미주씨한테 돈 줬습니까?"라고 차갑게 물은 이유였다. 사실 신세경은 박영규의 거마비를 갖고있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자기 자신을 위한 마음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임시완이 안쓰러웠고, 그런 그를 더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받은 돈을 깨끗이 돌려주며 임시완의 편에 있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실망하려면 하세요. 실망 안하려고 노력하지 말고"라며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그렇게 끝나버린 겸미 커플의 지난 엔딩은 시청자들에게 혹여나 작은 오해가 불씨가 되어 이들 사이에 위기가 찾아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본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컷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한 분위기로 저녁을 함께하는 겸미커플의 또 다른 '탕' 데이트가 담겼다. 몽글몽글 김이 솟아오르는 탕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에겐 서로를 향한 들뜬 마음이 보여 은근한 설렘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진솔한 이야기로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술이 있다는 점은 이번 저녁을 계기로 다시 한번 가까워질 두 사람의 관계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제작진은 "지난 영화관, 포장마차 데이트에 이어 'N차 리플레이'를 유발할 아름다운 장면이 또 한 번 탄생했다"고 예고하며, "자꾸 돌려보고 싶을 정도로 겸미 커플의 아기자기한 순간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조금 더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시작된 식사를 통해 두 사람이 한결 편해지는 사이로 다시 가까워지는 과정에 주목해달라"고 전했다. '런 온' 5회는 오늘(30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 2020.12.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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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런온' 최수영, 능력치 터뜨렸다

최수영이 자신의 에이전시 소속 선수의 위기를 기회로 뒤집으며 타고난 대범함과 기지를 발휘, 대표의 능력치를 뽐냈다. 24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 4부에서 최수영은 후배 폭행 논란에 휩싸인 에이전시 소속 선수 기선겸(임시완)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며 보호하는 동시에, 미대생 이영화(강태오)와의 스파크 튀는 첫 만남을 가졌다. 서단아는 전지 훈련장에 취재 온 외신 기자들 앞에서 자신이 동료 후배를 폭행했다고 선언하고 자리를 뜬 기선겸을 곧장 찾았다. 기정도(박영규)에게 뺨을 맞고 나와 자조적인 말투로 다음 화보 스케줄을 읊는 기선겸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서단아는 격앙된 감정을 억누르며 "기선수는 아무것도 하지 마. 내가 해결책 제시할 때까지"라고 말해 든든한 지원군의 면모를 보였다. 이어, 기정도를 만난 서단아는 선거 유세에 아들을 이용한 것은 아니냐며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고 "제가 처리합니다, 아름답게"라고 말해 시청자로 하여금 '서단아식 판 뒤집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뒷돈을 주고 오미주(신세경)를 매수한 일을 지적하고, 기선겸의 폭행 사건은 대표인 자신이 처리하겠다는 선포에 이르기까지 서단아의 짜릿한 사이다 돌직구는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주며 시원한 걸크러쉬 매력을 터뜨렸다. 판도를 뒤집을만한 서단아의 빈틈없는 전략과 빠른 위기 대처 능력은 이후부터 빛을 발했다. 기선겸의 후배 폭행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궁극적인 피해자인 김우식(이정하)을 불러 외신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를 마련한 것. 소속 선수의 이미지 쇄신과 더불어 육상계 뿌리 깊은 폭력 문화가 만연돼 있음을 밝히고, 기선겸의 폭행이 불의를 참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서단아의 전략적 선택은 탁월했다. 이후, 서단아는 기선겸을 찾아 자신은 그에게 부정을 권하던 사람들과는 다르다며 “같이 묶여있는 거 기분 나빠”라고 까칠한 듯하지만 서운함이 담긴 속내를 건네, 표현 방식은 서툴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선수에 대한 애정이 짙은 서단아의 진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편, 에이전시로 돌아온 서단아는 자신이 구매했던 그림을 그린 당사자와도 인상 깊은 첫 만남을 가졌다. 자신이 낸 인기척에 놀라 수영장에 빠진 이영화를 보고도 본인의 망가진 팔찌를 먼저 챙기던 서단아는, 이어진 이영화의 패기 어린 발언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줄곧 까칠한 태도를 일관하던 서단아는 이영화가 실수로 망가뜨린 팔찌의 변상 대신 그림을 의뢰했다. 자신의 예상과 달리 제안을 듣고도 그저 해맑은 미소로 그림에 대한 감상평을 물어오는 이영화에게 “습관 개선합시다, 정들겠네”라고 말하는 서단아의 모습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최수영은 자신의 소속 선수가 연루된 사건을 전략적으로 해결하는 CEO의 모습부터 미대생 이영화와의 심상치 않은 첫 만남에 이르기까지, 캐릭터의 다채로운 면모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조리한 세력에 팽팽하게 맞서며 단호히 지적할 줄 아는 당당함과, 육상계 내 폭력 사건을 공론화시키려 하는 정의감 역시 CEO라는 자리에 걸맞은 강인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최수영은 서단아라는 캐릭터의 리더십을 증명하며 보는 이들이 열렬한 지지를 건넬 수밖에 없는 다채로운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일과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말만 하는 서단아와 자신의 감정대로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이영화의 첫 만남은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와 미대생의 조합만으로도 신선한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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