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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에이스’ 박지현이 밝힌 각성의 비결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믿었다”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지현(24·1m82㎝)이 위기를 각성의 계기로 바꿨다.박지현은 지난 1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40분간 27득점 11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1차전에서 삼성생명에 일격을 당했던 우리은행은 박지현의 활약으로 2차전에서 70-57 완승을 거뒀다. 지난 2018~19시즌 데뷔한 박지현은 PO 첫 트리플더블을 신고했고, PO 개인 최다 득점·어시스트 기록도 동시에 세웠다.국가대표 가드 박지현은 PO 시작 전까지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끌 키플레이어로 꼽혔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PO 1차전에서 그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그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1차전에서 단 6득점 2어시스트를 남긴 뒤 개인 파울 5개를 범해 퇴장당했다. 종료 13.4초를 남기고 2점 뒤진 마지막 순간엔 불필요한 U파울을 범했고, 이는 팀의 패배로 직결됐다.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조차도 “(박지현의 부진은) 너무 당황스러웠다”라고 솔직히 털어놨을 정도였다. 그랬던 박지현이 단 이틀 만에 커리어 최고 경기 중 하나를 만들어냈다. ‘각성’이라는 표현이 떠오른 날이었지만, 박지현은 기쁨보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차전 당시 부담감에 짓눌렸다고 털어놓은 그는 “(패배 뒤) 너무 괴로웠다. 팬들을 마주하기도 너무 죄송했다. 어떻게든 멘털을 바로잡기 위해 농구 영상을 보고, 언니들과 대화를 나눴다”라고 돌아봤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이 아닌, 그를 향한 주위의 믿음이었다. 박지현은 “솔직히 나 스스로를 믿진 못하겠다. 그런데 그런 나를 믿어주는 많은 주위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들을 믿기로 마음을 잡았다. 또 내가 못 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도록 더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박지현은 지난 2018~19 WKBL 신입선수선발회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 곧바로 신인왕을 따내고 2차례 챔피언결정전 반지를 낀 에이스다. 일찌감치 국가대표에도 승선하는 등 앞으로의 한국 여자 농구를 이끌 기둥으로 꼽힌다.그러나 이런 박지현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 이변의 중심에 서면서 시련을 겪었다. 2차전에서 반전을 보여주며 각성한 박지현이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은 14일 오후 7시 용인실내체육관에서 PO 3차전을 벌인다.김우중 기자 2024.03.14 06:15
야구

'주전' 김지찬, 송구 영점 조준은 여전히 숙제

삼성 라이온즈 3년 차 내야수 김지찬(21)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더 안정감 있는 수비력이 필요하다. 삼성이 개막 초반부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간판타자 구자욱을 비롯해 오재일, 김상수, 이원석, 김동엽 등 주전 내·외야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허삼영 감독은 "컨디션 난조 탓이다"라고 했다. 코로나 감염으로 격리 조처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열린 KT 위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 전력 공백이 드러났다. 공격력 저하가 불가피했다. 2일 1차전은 1득점에 그쳤다. 2차전은 9회 초 백업 야수들이 집중력을 보여주며 빅이닝(6득점)을 만들었고,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빗맞은 타구가 야수가 없는 위치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8회까지는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개인 차가 있겠지만, 1주일 동안 야외 활동을 못 하다가 바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어렵다. 몸 상태를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완전체 전력이 되려면 이번 주는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마운드 전력이 좋은 팀이다. 선발과 불펜 균형도 좋다. 3일 KT전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알버트 수아레즈도 6이닝 동안 2점만 내주며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주축 야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투수진이 최대한 버텨줘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주전 야수들이 이탈하며 수비력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3일 선발로 나선 내야수 중 2021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김지찬 한 명뿐이었다. 실점 위기 상황에서 몇 차례 어수선한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다. 김지찬조차 불안하다. 그는 5회 말 1사 2루 상황에서 조용호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송구 실책을 범했다. 다소 빠른 타구를 잘 잡아내긴 했지만, 송구는 1루수 최영진 앞에서 바운드됐다. 공이 파울 지역으로 빠진 사이 2루 주자는 홈, 타자는 2루까지 밟았다. 김지찬은 0-2로 지고 있던 7회 말 무사 만루 전진 수비 상황에서도 타자 조용호의 땅볼을 잡은 후 부정확한 홈 송구를 하고 말았다. 삼성 포수 김태군이 벗어난 공을 잡아 홈을 밟아 KT 득점은 막아냈지만, 더블플레이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타구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공을 잡은 후 스텝을 밟고 정확하게 던져야 했다. 조바심을 냈다. 삼성은 신인 내야수 이재현을 KT 2연전 모두 선발 3루수로 내세웠다. 자질이 비범한 선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3일 경기 5회도 헨리 라모스의 내야 뜬공 타구의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1루수로 나서고 있는 최영진은 주전 오재일보다 송·포구 능력 모두 부족하다. 허삼영 감독은 3일 경기에서 데뷔 15년 차 백업 포수 오선진을 유격수로 기용, 내야 수비 안정을 꾀했다. 그러나 2루로 자리를 옮겨 나선 김지찬이 흔들렸다. 2021시즌 2루수로 나선 이닝(130)이 유격수(599과 3분의 1)보다 적긴 했지만, 그렇다고 우측 내야가 김지찬에게 낯선 것도 아니다. 김지찬은 2021시즌도 팀 내 가장 많은 실책(19개)을 기록했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를 맡아줘야 하는 선수다. 이전보다 정확한 송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04 05:59
야구

적에게서 빼앗아온 중심타자…김현수-양석환 운명의 맞대결

2018년, 두산 육성 선수 출신의 김현수(33)는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LG와 4년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그가 LG 유니폼을 처음 입은 그 시즌, 같은 팀 양석환(30·두산)은 개인 최다인 22홈런을 기록했다. 평소 좋아하던 김현수를 따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 하며 훈련한 효과를 봤다. 양석환은 "(김)현수 형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했고, 김현수는 "(양)석환이가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동지였던 김현수와 양석환이 4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승제)에서 적으로 만난다. 친정팀을 상대로 PO(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하는 얄궂은 맞대결이다. 두산에서 10시즌을 뛴 김현수는 4년째 LG 유니폼을 입고 있다. 양석환은 시즌 개막 직전인 3월 말 2대 2트레이드(함덕주·채지선↔양석환·남호)를 통해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김현수와 양석환은 타선의 키플레이어다. 국가대표 출신 김현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올 시즌 타율 0.285로 개인 통산 타율(0.319)에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팀 내 홈런(17개)과 타점(96개) 1위를 차지한 LG의 간판타자다. 더군다나 LG는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가 타격 부진으로 준PO 엔트리에서 빠졌다. 마운드보다 타격이 약해, 김현수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양석환은 이적 첫 시즌 두산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1위, 타점 2위다. 데뷔 8년 만에 기록한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LG에서 유망주로 손꼽혔던 그는 두산에선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삼성으로 떠난 오재일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 두산의 고민을 덜어줬다. LG 주장 김현수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두산을 상대로 환하게 웃고 싶다.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에 최근 6년 연속 열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1승 15패의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역대 2승 3패로 밀린다. 2000년 이후 세 차례 PS 맞대결에서 모두 졌다. 김현수도 2018년 이후 LG에서 이런 아픔을 함께 겪었다. 김현수는 개인적으로도 PS 징크스를 벗어던지려 한다. 그는 PS 통산 타율이 0.260(289타수 75안타)에 그친다. LG 유니폼을 입고 치른 PS 8경기에서는 타율 0.200(35타수 7안타)으로 부진하다. LG는 2019~20년 WC를 통과했지만, 번번이 준PO에서 고배를 마셔 PO 무대에 진출하지 못했다. 김현수는 "시즌 후반 일정이 조금 빡빡했는데 체력 회복 등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양석환은 자신을 떠나보낸 LG를 상대로 달라진 존재감을 증명하고 싶다. LG 소속이던 지난해엔 두산과의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한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그는 1년 전을 떠올리며 "내가 이렇게 신임을 얻지 못했나 싶어 자책했다"고 털어놓았다.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그 아쉬움을 풀고 있다. WC 2차전 결승타를 포함해 9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PS 타율은 0.250이다. 10월 12일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양석환은 10월 24일 복귀해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9회 말 2사 후 극적인 동점 홈런을 쳐 친정팀에 아픔을 안겼다. 양석환은 "1년 전엔 내가 두산 유니폼 입고 가을야구를 할 거라고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며 "선취점에 주력하겠다. 정규시즌에서도 친정팀 LG를 만나면 더 잘하고 싶었다. 포스트시즌에 만나면 그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다. 두산의 가을야구 자신감은 더 말 안 해도 될 것 같다"라고 도전장을 던졌다. 준PO 1차전 선발 투수는 앤드류 수아레즈(LG)와 최원준(두산)으로 확정됐다. 10승 2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한 수아레즈는 후반기 어깨와 등 통증을 겪었지만, 지난 27일 한화전에서 85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무실점으로 우려를 날렸다. 정규시즌 두산전 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두산 '토종 에이스' 최원준은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해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는 1경기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최원준은 지난달 30일 한화와 정규시즌 최종전에 등판해 나흘 휴식을 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는 어깨 통증으로 WC에 이어 준PO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이형석 기자 2021.11.04 08:10
야구

'두산전 타율 0.400' 이정후 vs '키움전 7홈런' 양석환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1년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는 타율 0.360으로 타격왕에 오르며 프로 첫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다.양석환(30·두산 베어스)은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8개)과 타점(96개) 기록으로 두산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서막을 여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도 이정후와 양석환은 키플레이어로 꼽힌다.정규시즌 4위 두산과 5위 키움은 1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WC 1차전을 벌인다.두산이 승리하거나 무승부를 거두면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 키움이 승리하면 2일 WC 2차전이 열린다.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은 WC 결정전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신기록 달성의 첫 관문으로 여긴다.정규시즌 막판 극적으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타며 4년 연속 가을 무대에 진출한 키움은 2015년 WC 신설 후 처음으로 5위가 4위를 꺾는 '업셋'을 노린다.키움 타선의 핵은 이정후다.이정후는 올해 타율 0.360으로 타격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올랐다.그의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는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타격왕(타율 0.393)에 등극했다.이정후는 일찌감치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였던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났지만, 아직 우승 반지는 손에 넣지 못했다.이종범 코치는 프로 무대에 뛰어든 1992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하지만 이정후는 큰 경기에 강하다. 그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15경기 타율 0.344, 10타점, 4도루다.매 경기를 단기전처럼 치른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는 29타수 16안타(타율 0.552), 2홈런, 12타점의 맹활약으로 키움의 극적인 5위 도약을 이끌었다.이정후는 두산전에서도 강했다. 그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 55타수 22안타(타율 0.400), 1홈런, 9타점을 올렸다.양석환은 2021년 프로야구 최고의 트레이드 성공 사례로 꼽힌다.두산은 2020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전 1루수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자 새로운 1루수를 찾고자 애썼다.내부 경쟁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두산은 2021년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좌완 핵심 불펜 함덕주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양석환을 영입했다.양석환은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올리며 두산 중심 타선에 힘을 실었다.홈런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쳤고, 타점은 김재환(102타점) 다음으로 많이 올렸다.10월 12일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그는 10월 24일 복귀해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9회말 2사 후 극적인 동점 홈런을 쳤다.두산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10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결승 홈런을 작렬했다.올해 키움을 상대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도 양석환이다. 양석환은 키움과의 16경기에 모두 출전해 홈런 7개를 쳤다. 키움전 홈런 2위 제이미 로맥(4개·SSG 랜더스)보다 3차례 더 커다란 아치를 그렸다.양석환은 LG 시절 포스트시즌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1, 3타점에 그쳤다. 홈런은 한 개도 치지 못했다.그러나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LG 시절의 양석환과 팀 타선의 중심이 된 '두산의 양석환'은 완전히 다른 선수다.두산으로 이적한 후 해결사로 떠오른 양석환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상대 팀이 가장 경계할 선수로 꼽힌다.jiks79@yna.co.kr(끝) 2021.11.01 11:14
야구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 살아나고 있다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33)이 해결사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김재환은 지난 8일 키움전부터 12일 LG전까지 6경기 동안 4개의 결승타를 날렸다. 8일 키움전에선 1회 1사 주자 2, 3루에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쳤고, 9일 NC전에선 1회 1사 1, 2루에서 결승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12일 LG와 더블헤더 경기에선 2경기 모두 키플레이어였다. 1차전에선 1회 2사 주자 2루에서 좌전 2루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 6회 2사 주자 1, 2루에서 대타로 나와 역전 3점포를 날렸다.지난주 김재환은 타율 0.350, 2홈런, 9타점 등으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지난 7일까지 결승타 6개로 이 부문 20위 밖에 머물러 있던 김재환은 올 시즌 10개의 결승타를 날려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두산에선 가장 많은 결승타를 기록하고 있다. 김재환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주면서 두산은 5승 1무를 기록해 주간 1위를 달렸다. 더불어 가을야구 경쟁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13일 기준 5위 NC와 SSG를 0.5경기 차로 바짝 쫓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4번 타자 김재환이 잘 쳐줘서 팀이 올라오고 있다"고 칭찬했다.김재환은 올 시즌 초반부터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좀 더 가볍게 치려고 하다가 방망이 머리 부분이 흔들리면서 타격 타이밍이 안 맞았다. 전반기에 68경기에 나와 타율 0.271, 16홈런, 58홈런을 기록했다. 4번 타자로서 보여줘야 할 파괴력은 다소 떨어졌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점점 타격감이 올라오더니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 들어 힘이 붙었다. 9월 월간 타율 0.350, 2홈런, 12타점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38로 전체 6위다.올해 김재환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그와 함께 두산 장타력을 이끌어주던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옮겼다. 하지만 김재환은 부담에 짓눌리지 않고, 다른 타자들의 장타력을 키우는데 조력자로 나섰다. LG에서 온 양석환의 타격 훈련을 꼼꼼하게 체크해 조언해줬다. 양석환은 "김재환 형이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재환이 주춤한 사이 양석환은 두산의 새로운 거포로 떠올랐다.이제 김재환도 두산의 4번 타자 위용을 되찾고 있다. 두산의 가을야구까지 이끈다면 지난 시즌 가을야구의 부진도 만회할 수 있다. 김재환은 지난 시즌 NC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43(23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다. 이는 역대 한국시리즈에 4번 타자로 4경기 이상 나온 선수 중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OPS는 0.163으로 처참했다. NC 투수진과 양의지 배터리는 좌타자 김재환의 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김재환은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4번 타자에 김재환을 고수했다. 올해도 김재환이 부진할 때도 믿음은 굳건했다. 올가을 김재환은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9.14 14:51
야구

영하의 가을이 온다

두산 베어스 오른손 투수 이영하(24)가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후 기사회생했다.이영하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1차전에서는 7-5로 앞선 6회 초 1사 1루에서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 8-5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열린 2차전에서는 4-4로 맞선 6회 초 2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또 8-5 승리에 기여했다.더블헤더 2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된 것은 KBO리그 역사상 6번째 기록이다. 이영하는 “하루에 2경기를 나가는 게 힘들기는 하다. 그래도 지금은 나를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프로 입단 5년째인 이영하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까지 선발로 뛰었는데 10경기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11.17로 부진했다. 지난 4월 개막부터 줄곧 내림세였다. 시즌 초 2군에 내려가 재정비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한 달이나 쉬고 나온 후반기에도 별다른 반전이 없었다.뛰어난 체격(키 1m92㎝)과 강속구를 갖춘 이영하는 2019년 17승을 거둔 특급 유망주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기용했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과 3분의 2이닝 3실점으로 또 무너지자 1군에서 제외했다.이영하를 마냥 2군에 둘 수는 없었다. 두산 불펜에는 홍건희, 김강률 등을 제외하면 믿음직스러운 투수가 없다. 김 감독은 “이영하는 변화구 제구가 안 되고 있다. 그래도 공에 힘이 있어서 1~2이닝을 던지는 중간 계투로는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결국 이영하는 지난 8일 1군에 올라왔다.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불펜 등판했다. 6-1로 앞선 8회 말 마운드에 올라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내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태군을 시속 149㎞에 달하는 직구로 뜬공 처리했다. 그러나 박준영에게 볼넷, 김주원에게 2루타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김 감독은 이영하의 직구는 통할 거라고 믿었다. 12일 LG와 더블헤더가 분수령이었다. 더블헤더 1차전 6회 초 1사 주자 1루에서 이영하는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줬다.그러나 이재원을 우익수 뜬공, 오지환을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6회 초 2사 3루에서 홍창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모두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가 결정구였다. 이영하는 “선발로 던지며 성적이 좋지 않아서 쫓기는 기분이었다. 긴 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불펜에서 뛸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짧은 이닝을 던지니 더 낫다”고 말했다.이영하가 호투하면서 두산은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12일 LG전까지 7경기에서 6승 1무를 기록했다. 공동 5위인 NC와 SSG 랜더스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만큼 저력이 있는 팀이다. 올 시즌 내내 중위권에 머물다가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불펜에서 살아난 이영하가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그는 “몇 이닝이든 맡겠다. 올해 내 잘못이 크다. 다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9.14 07:42
연예

'다크홀' 이준혁, 변종-연쇄살인범 다 잡은 더블 키플레이어

'다크홀' 이준혁이 변종 인간으로 뒤덮인 세상 속 연쇄살인범까지 잡아내며 '현실 구세주'가 됐다. 21일 방송된 OCN 금토극 '다크홀'에서 이준혁(유태한)이 숨은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찾아냈다. 교도소에서 꾀병으로 병원에 이송됐던 재소자 이현균(노진수)이 변종 인간으로 혼란해진 틈을 타 교도관을 살해하고 병원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상황. 이준혁은 인질로 잡혀간 간호사 이하은(윤샛별)을 구하기 위해 마트로 향했다. 앞서 변종 인간이 되어 사망한 친구 김한종(영식)이 짝사랑하던 간호사였기에 더욱 마음이 쓰였다. 홀로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나서는 이준혁의 모습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마트에 도착한 이준혁은 변종 인간이 된 이현균과의 혈투 끝에 그를 처치하고 간호사를 구출했다. 하지만 간호사의 실체는 김옥빈(이화선)의 남편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었다. 이준혁은 정체를 드러낸 이하은과 또 한 번 사투를 벌였다. 약물이 든 주사기로 이준혁의 목을 찌르려 하는 이하은을 제압하고 수갑을 채운 뒤 김옥빈에게 사실을 알렸다. 변종부터 연쇄살인범까지 혼돈의 세상 속에서 신의를 잃지 않고 끝없는 생존 사투를 펼치는 이준혁의 생존기는 장르물의 쫄깃한 긴장감과 흥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그의 생존을 응원하게 만들고 있다. 이준혁은 긴박한 액션은 물론 디테일한 표정들로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특히 변종을 물리치고 곧이어 연쇄살인범까지 제압할 때는 반전에 반전을 더한 전개를 유연하게 이끌었다. '장르 특화 배우'라는 애칭을 얻고 있는 만큼 처음 도전하는 크리처물에서도 활약 중이다. '다크홀'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50분에 OCN과 tvN을 통해 동시 방영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1.05.22 11:02
야구

[KS 시선]두산, '사이클 하향 곡선' 현실화...절실한 반전 계기

두산의 타격 사이클이 확실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두산은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정규리그 1위 NC와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3-5로 패했다. 경기 초반 내준 승세를 되찾지 못했다. 패인은 타선 침묵이다. 두산 타선은 4회까지 NC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로부터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출루한 2회 초에는 오재일이 삼진, 후속 박세혁과 김재호는 각각 좌익수 뜬공과 3루 땅볼로 물러났다. 3회는 삼자범퇴. 4회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볼넷을 얻어냈지만, 김재환이 투수 앞 땅볼을 쳤다. 1(투수)-6(유격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이어졌다. 그사이 두산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4점을 내줬다. 1회 말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2루타, 후속 타자 이명기에게 희생번트 허용, 이어진 나성범과의 승부에서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사구 2개를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4회는 8번 타자 애런 알테어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타선은 5회 1점을 만회했다. 야수 실책 덕분이다. 선두타자 박세혁이 사구로 출루했고, 1사 뒤 나선 정수빈이 좌전 2루타를 치며 2·3루 기회를 열었다. 이 상황에서 박건우가 3루 땅볼을 쳤지만, NC 3루수 박석민이 포구 실책을 했다. 그사이 3루 주자 박세혁이 홈을 밟았다. 6회도 무사 1루에서 나선 오재일이 NC 포수 양의지의 타격 방해로 출루했다. 그나마 이 상황에서는 적시타가 나왔다. 박세혁이 루친의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을 갈랐다. 후속 타자 김재호도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을 보탰다. 두산이 스코어 3-4, 1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침체된 타선은 연속 출루와 안타 생산에 고전했다. 8회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허경민이 우전 안타를 치며 출루했지만, 오재일이 바뀐 투수 임창민에게 삼진, 박세혁이 땅볼로 물러났다. 시리즈 전 키플레이어로 꼽힌 오재일은 네 타석 모두 주자가 있을 때 나섰다. 그러나 삼진만 3개를 당했다. 4번 타자 김재환과 3번 타자 페르난데스도 병살타를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KS 개막 전 "전반적으로 타격 사이클이 떨어진 상태다"고 짚었다.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선전을 유도한 오재일은 침묵했고, 1번 타자 박건우도 침묵했다. 그나마 위안은 안타 3개·볼넷 1개를 기록한 허경민, 2·5회 타석에서 정타를 생산한 정수빈이다. 그러나 두 타자의 타순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두산은 PO에서도 경기당 2.75득점에 그쳤다. 남은 KS에서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17 21:59
야구

[IS 인터뷰]'NO.1 배터리' 겨냥 박세혁-이영하 "KS 마운드에서 악수하자"

최고의 무대에서 함께 승리를 결정짓고 기쁨을 나누고 싶다. 한국 야구 역사에 남는 배터리도 겨냥한다.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30)과 우완 투수 이영하(23)의 각오다. 두산이 2019시즌에 통합 우승을 해낸 이유는 두 가지 변수가 상수가 됐기 때문이다. 박세혁은 종전 주전 양의지가 NC로 이적하며 생긴 안방 전력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이영하는 17승을 거뒀다. 두산이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국내 선발진을 구축하는데 중심이 됐다. 새 얼굴들이 주전 포수와 토종 에이스로 안착하며 내실이 더 탄탄한 팀이 됐다. 두 선수는 시즌 종료 뒤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비며 값진 경험을 했다. 견문은 넓어졌고, 목표는 높아졌다. 2020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에서도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두산의 통합 우승 2연패에 박세혁, 이영하 배터리는 키플레이어다. 서로 끌어주고 미는 사이. 시즌2는 더 좋은 호흡을 예고한다. 둘의 인터뷰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귀국 전 진행된 내용이다. 서로를 향한 신뢰와 포부를 확인했다. - 2월 24일 오릭스전에서 2020년 첫 실전 호흡을 맞췄다. 박세혁(이하 박)=오랜만이었지만 (이)영하는 지난해부터 가장 많은 공을 받았고, 평소에도 많은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특별한 소회는 없었다. 그저 리드와 경기에 집중했다. 이영하(이하 이)=같은 생각이다. 캠프에서 첫 실전 등판에 나선 터라 점검에 집중했다. 이전보다 주변의 기대감이 커졌다는 생각은 들었다. - 2019시즌 통합 우승 주역이다. 2020시즌도 두 선수 모두 키플레이어로 평가된다. 박=선발이 안정된 팀이 강하더라. 외인 듀오와 유희관, 이용찬 선배 모두 잘 던질 것이다. (이)영하가 잘 해주면 통합 우승에 다가설 것이다. 나는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해야 한다. '작년만큼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답보할 것이다. 이=항상 더 좋은 투수로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4, 5선발일 때는 2, 3선발을 노리고, 올라가면 언젠가는 에이스를 목표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양현종, 김광현 선배처럼 외인 투수가 있어도 1선발을 굳게 지키는 투수가 되고 싶다. 2020시즌은 상대 팀의 분석이 강화됐을 것이다. 지난 시즌보다 더 잘 해내야 한다. - 스프링캠프 총평을 한다면. 박=2019시즌을 치르며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타격, 수비 모두 그랬다. 외인 투수 2명이 교체됐다. 알아가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 젊은 투수와 새 외인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고민한 시간이다." 이=페이스는 천천히 끌어올렸다. 지난해 좋았던 감각이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진 구종이 있어 고무적이다. 재미있게 했다. 아내가 '다치지 말아라'고 당부했는데 건강히 마무리해서 기쁘다. - 지난 시즌,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에피소드가 많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배가 후배에게 한 조언이 대표적이다. 이=내가 워낙 급격히 감정이 고조되는 편이다. 조금만 신나도 그런다. (박)세혁이 형이 그래서 '들뜨지만 않으면 잘 던질 것이다'고 말해준 것 같다. 박=한 시즌 동안 호흡을 맞추다 보니 그런 면이 보이더라. 텐션이 조금만 올라도 바로 들뜨는 경향이 있다. 물론 젊은 선수에겐 강점이다. 얘기를 워낙 많이 하다 보니 노파심에서 전한 말이다. 평정심을 유지하면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그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던지게 된다. - 이영하 선수가 2019시즌 첫 승을 거둔 4월 3일 KT전에서는 박 선수가 결승타를 쳤다. 이=6월 19일 NC전에서도 (박)세혁이 형이 폭투가 될 공 3개를 잡아준 덕분에 9승을 거뒀다. - 선물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7년 차가 난다. 선물까지 드리는 건 건방을 떠는 것 같다.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되지 않을까. - 가장 인상이 남는 경기가 있다면. 박=8월 30일 KT 원정이다. 바로 전 상대전에서 매우 부진했다. 안 좋은 기억이 있었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시기였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마지막 108구째까지 힘을 짜냈고, 삼진 처리를 하더라. 승리투수도 됐다. 그 경기 덕분에 (이)영하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던 것 같다. (이영하는 6월 1일 KT전에서 15피안타 13실점을 했다. 8월 30일 경기에서는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나는 9월19일 SK전 완투승이다. (박)세혁이 형이 선발은 아니었지만, 끝은 함께 마무리했다. 박=교체 출전한 경기를 포함하면 나도 그 경기를 꼽겠다. 더블헤더 2차전이었는데, (이)영하가 잘 해주면서 두 경기를 모두 잡았고 1위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 좋은 배터리의 조건은 무엇일까. 박=포수의 헌신이 필요하다. 마누라로 불리지 않는가. 엄마 역할이다. 투수를 알고, 이해하려고 해야한다. 심신이 안 좋을 때도 다가서야 한다. 꼭 위로는 아니어도 된다. 말 한마디라도 해야 한다. 투수가 이런 노력을 잘 이해하면 좋은 배터리가 된다. 성적도 중요하다. 좋은 호흡은 적은 실점, 퀄리티스타트라는 결과가 말해주기도 한다. 이=나는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박)세혁이 형은 투수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한다. 나도 던지고 싶은 구종이 있지만 98%는 사인대로 던진다. 중요한 건 그렇게 공부를 하는 포수가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포수의 리드도 빛날 수 있다." - 김태형 감독이 좋은 포수는 투수의 심리적 버릇까지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더라. 박=심리적인 부분은 흔들릴 때 조언을 하는 정도다. 물론 (이)영하도 사인과 다른 위치에 공을 던질 때도 있다. 그러나 한 경기, 야구의 일부분이다. 이영하라는 투수의 강점은 심리적 문제를 이겨낼 수 있는 구위라고 생각한다. 가진 능력이 너무 좋다." -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도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보여준 이영하의 투구를 극찬했다. 이=정말 감사드린다. 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나설 때보다 힘이 더 쓰게 되더라. 소속팀에서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서 셋업맨에 연결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대표팀 경기에서는 '내가 여기서 딱 막아야 한다'는 마음이 크더라." - 양의지 포수도 박세혁 선수가 차세대 국가대표 안방마님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더라. 박=(한동안 놀란 표정을 짓더니)나는 이제 풀타임 주전을 한 시즌 했다. (양)의지형은 타격왕이자 리그 최고 포수다.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배운 것을 토대로 지난 시즌을 치렀다. 기를 살려주고 독려하려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내가 (양)의지형을 잘 따라가야 한다는 각오는 크다." - 두 선수에게 태극마크란. 박=프리미어12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은퇴할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으로 뛰고 오니 더 크고 새로운 목표가 생기더라. 더 잘하고 싶다." 이="'내가 또다시 대표팀 경기에서 리드를 잡고 있을 때 등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대표팀 합류 전에 여러 선배가 '씩씩하게 던지고 오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새기고 마운드에 나섰다. 기회가 오면 그저 씩씩하게 던지려고 노력하겠다." - 다수 투수가 가장 큰 덕목으로 이닝 소화를 꼽는다. 이영하 선수의 목표도 같은가 이=당연히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지난 시즌 초반에 승수 추가 페이스가 너무 좋다 보니, 여름에 돌입한 뒤 긴장감이 풀어졌다. 2주 동안 헤맸다. 교훈을 얻었다. 등판할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고, 집중력을 유지하고 싶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닝도 늘어날 것이다. 선발투수가 경기 후반에도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는 얘기는 승리에 다가섰다는 의미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 박세혁 선수는 베테랑 정상호 포수의 두산 합류가 반갑겠다. 박=당연하다. 훈련, 시합하면서 보고 배웠다. 질문도 많이 했다. 지난 시즌에 배영수 코치님이 계신 덕분에 젊은 투수들이 큰 도움을 받았다.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 포수로서 감사했다. 정상호 선배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실 것이다." - 지난해 두 선수가 종료 순간 마운드에서 악수한 순간은 두 번뿐이다. 다음은 어떤 무대이길 바라는가. 박=(이)영하가 선발투수지만 기회가 없는 건 아니지 않나. 기왕이면 한국시리즈에서 영하가 완투나 완봉을 해서 두산이 이기고, 마운드 위에서 악수를 나누고 싶다. 몇 차전이든 상관없다. 스태미나가 좋은 투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이=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함께 기뻐하고 싶다." - OB를 포함해 가장 기억에 남는 배터리가 있다면. 박=더스틴 니퍼트와 양의지 배터리다. 레전드인 선동열, 장채근 감독님도 계시고 박경완, 김원형 코치님도 계신다. 그러나 내가 옆에서 지켜본 배터리가 가장 강한 인상은 남겼다." 이=꼽기 어렵다. 그저 (박)세혁이 형과 그 선배들처럼 되고 싶다. 이제 두 번째 시즌을 맞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함께 갈 수 있다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3.11 06:00
야구

[인터뷰] '2루수' 김성현, "유격수보다 송구부담 적다"

SK 김성현(29)의 2016시즌 포지션은 2루수다. 지난 2년 간 주전으로 맡았던 유격수는 외국인 선수 고메즈가 맡는다. 김용희 SK 감독은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유격수 고메즈-2루수 김성현 콤비를 시험하는 중이다.김성현의 지난해 실책은 23개다.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10월 7일에 열린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연장 11회 끝내기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른바 '센터라인'의 키플레이어인 유격수에서 실책이 쏟아지자 SK 내야는 크게 흔들렸다.하지만 원래 수비가 좋았던 선수. 최근 2년 동안 타율 0.291, 13홈런, 91타점을 기록한 공격력도 유격수 치곤 평균 이상이었다. 그도 "내가 당연히 유격수를 맡을 줄 알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몸 상태는 어떤가."좋다. 아픈 데도 없고 괜찮다."-겨울 동안 포지션을 이동했는데."낯선 느낌이다.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2루수는 유격수에 비해 송구에 대한 부담이 덜하지 않나. "확실히 유격수를 보다가 2루수를 보니까 조금 편한 건 있더라. 하지만 송구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조금은 편안하다. 유격수를 볼 때보다 더 집중하게 됐다는 차이는 있다."-고등학교 때도 2루수로는 적게 뛰지 않았나."2학년 때까지는 2루수 훈련을 하다 3학년 때 유격수로 이동했다."-포지션이 바뀌었을 때 기분은 어땠나."유격수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실수가 많았다. 실수를 되풀이 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만약 그렇게 되면 팀에 엄청난 마이너스다. 전체적으로 감독님, 코칭스태프가 큰 틀을 봤다고 생각한다. 옳은 결정을 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선 경기에 나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수비에서 부담을 덜면 공격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그런 말을 자주 듣는다. 정작 난 잘 모르겠다. 타격에 재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전에 뛰어봐야 알게 될 것 같다.”-고메즈가 영입될 때 포지션이 바뀔 거라고 예상했나."솔직히 말해서,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당연히 유격수를 맡을 줄 알았다. 당연히 저 친구가 2루수를 보겠거니 생각했다. 정작 2루수 통보를 받았을 땐 생각보다 괜찮았다. 열이 받거나 짜증이 나진 않았다." -고메즈와의 호흡은 어떤가."어깨가 강해서 송구가 빠르더라. 더블플레이 때 토스 송구도 빠르다. 처음엔 약간 무섭기도 했다. 지금은 받다보니까 괜찮아졌다.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운 점은 없다."-와일드카드 결정전 실책 이후 마음을 추스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난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괜찮지 않았다.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많았다. 그게 싫었다. 한동안 연락도 받지 않았다. 지금은 괜찮아졌다."-지난해의 경험이 도움이 될까."경험이야 한 해 동안 많이 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올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다."지난 두 시즌 동안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올해는 확실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도 흐지부지 보낼 수는 없다. 지난 두 시즌보다 더 잘하고 싶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6.03.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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