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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할인 행사비 가맹점에 떠넘긴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가맹점주들에게 할인 행사 비용을 전가한 것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12일 LG생건이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며 시정 명령과 함께 3억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 다. 이에 따르면 LG생건은 경쟁사 할인행사에 대응하기 위해 더페이스샵에서 2012년 3월부터 2016년 3월 사이에 모두 405일에 걸쳐 '최대 50% 할인' 등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LG생건은 행사 시작 한 달 전인 2012년 2월 약 500명의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과 할인비용 분담에 관한 부대합의서를 체결했다. 부대합의서 상 조건은 50% 할인행사는 LG생건과 가맹점주가 7대 3 비율로, 50% 미만 할인행사와 증정 행사에는 5대 5 비율로 부담한다는 내용이다. LG생건은 분담비용을 가맹점에 발주 포인트로 지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래 자신들이 부담하기로 한 할인비용의 절반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가맹점 몫 7000원 중 50%인 3500원을 다시 가져가 6500원을 챙기고 가맹점에는 3500원만 돌려준 것이다. 공정위는 LG생건이 이런 방법으로 가맹점주들이 추가로 부담한 금액만 4년간 약 495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가맹본부들이 판촉행사를 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판촉비용을 전가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9.12 16:16
경제

[멋스토리] '618 쇼핑축제' 대박 LG생건…코로나 2차 지원사격

LG생활건강이 코로나19로 위축된 환경 속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광군제(11월 11일)와 함께 중국의 양대 쇼핑축제로 불리는 '618 쇼핑축제'에서 럭셔리 라인을 중심으로 큰 성과를 거둔 LG생활건강은 국내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2차 지원에 나섰다. 지난 2~4월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6월 들어 가맹점 지원책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제2 광군제서 '대박' 618 쇼핑축제는 중국 내 상반기 온라인 최대 쇼핑 행사로 꼽힌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약 3주 동안 열린 행사에는 징둥닷컴을 비롯해 알리바바그룹 티몰과 타오바오, 톈마오 등 전자 상거래 플랫폼이 대거 참여했다. 업계는 그동안 참았던 중국발 코로나19 보복소비가 이뤄질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었다. K뷰티는 물론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이 쇼핑축제에 총력을 쏟은 이유다.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LG생건을 대표하는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188% 신장했다.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한 브랜드는 오휘였다. 인기 제품인 '더 퍼스트' 세트가 4만9000 세트나 팔려나가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오휘는 '왕훙(소셜미디어 유명 인사)'들이 참여한 라이브방송에서 더 퍼스트 세트의 인기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도 빌리프(128%)와 숨(24%) 등 럭셔리 라인은 물론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도 전년 대비 509% 증가했다. LG생건에 가장 큰 미소를 안겨준 브랜드는 후였다. 지난해 대비 182% 늘었다. 특히 인기 제품인 '천기단화현' 세트는 10만3000세트가 판매되며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천기단화현은 후의 기초 스킨케어 제품 중에서도 인기가 많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방 성분을 배합한 궁중처방 '천기비단'을 바탕으로 '산삼옥주', '녹용분골' 등의 원료가 담겼다. 가격이 1540위안(약 26만원)에 달하지만 갈수록 천기단화현 세트를 찾는 이들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LG생건의 설명이다. LG생건 관계자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활성화한 라이브 커머스 등 온라인 전략에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비단 LG생건만 함박웃음을 지은 것은 아니다. 애경산업은 대표 브랜드 '에이지트웨니스'의 '에센스 커버 팩트'가 티몰 비비크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디비치’는 티몰 글로벌, 티몰 내수관, 징동닷컴 등 3개 쇼핑몰에서 클렌징폼 판매량이 지난해 행사 대비 180% 늘었다. 이례적인 가맹점주 2차 지원 '눈길' LG생건은 거둔 만큼 나눈다. 지난 15일 코로나19에 따른 가맹점주 2차 지원안을 내놨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이 지속하자 7월 매장 월세의 50%를 한 차례 더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무더위와 바캉스 시즌이 섞인 7~8월이 뷰티 업계 비수기라는 점도 고려됐다는 전언이다. 대상은 LG생건에서 운영 중인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 500여 개 매장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코로나19가 예상외로 장기화하고 있다. 화장품 판매 비수기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더욱 시름이 깊어질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3월에 이어 월세를 지원하게 됐다"며 "힘든 시기에 용기를 잃지 않고 위기를 함께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LG생건은 지난 3월에도 방문판매 화장품 대리점과 생활용품대리점, 음료 대리점 등의 직원 인건비 약 8억원을 지원했다. 또 특별재난지역인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재난 취약계층에 치약과 칫솔, 생활용품 등 72억원(원가 기준) 상당의 물품을 기부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진 3~4월에는 LG생건 외에도 타 뷰티 기업들의 지원안이 이어졌다. 그러나 안정세를 찾은 6월 들어 또다시 신규 지원안을 내놓은 곳은 LG생건 외에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LG생건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한다. 최근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중학생들에게 생활습관이나 진로 과목을 강의하는 '빌려쓰는 지구스쿨(빌쓰지) 라이브 클래스'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LG생건의 사회공헌활동인 빌쓰지는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자유학기제 협약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은 청소년 습관·진로 융합교육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자 유튜브 생방송으로 수업하는 것으로 방식을 바꿨다. LG생건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온라인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여서 유튜브 빌쓰지 클래스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어두운 2분기 실적 전망…'반전'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LG생건의 상황도 예전만 못하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4일 LG생건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7943억원과 2851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 5.5%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면세점 판매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0년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나쁘지 않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LG생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사이의 여행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2분기 면세점에서 판매가 1분기보다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국내 화장품 업체 가운데 중국 온·오프라인 모든 채널에서 수요 대응이 가장 빠르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업체인 만큼 중장기적 성장 방향성은 견고하다"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에 따르면 LG생건의 2020년 매출은 8조1660억원, 영업이익 1조23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4.5% 증가하는 것이다. 면세점 실적이 부진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생활용품부문에서 코로나19 관련 위생용품 판매가 증가해 면세점의 부진을 일부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저성장 시대의 소비시장에서는 눈앞의 실적보다 회사가 미래에도 지속해서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브랜드력을 지니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LG생건에 높은 점수를 줬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29 07:00
경제

LG생활건강, 코로나19 확산에 화장품 가맹점 월세 50% 지원

LG생활건강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업이 위축되어 월세지급의 부담을 느끼는 화장품 가맹점주를 돕기 위해 3월 월세의 50%를 회사에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LG생활건강에서 운영중인 화장품 가맹점은 네이처컬렉션, 더페이스샵 등 약 500여개다. 가맹점주들은 3월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들의 외출 감소로 매출의 위축을 겪어오고 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3.10 13:08
경제

남는 것 없다더니…면세 업계, 수수료 주고 따이공 유치 과열 경쟁

국내 면세 업계가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에게 과도한 할인 혜택을 안기면서 '모시기' 경쟁을 벌인다. 앞에서는 "따이공은 우리도 반갑지 않다. 남는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뒤에서는 유치를 위해 과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다. 11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 업계 1∼3위인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이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카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 40%가 처음으로 무너진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달부터 선불 카드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지난달 서울 명동 본점에서 화장품과 패션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든 선불 카드를 제공한 식이다. 면세 업계는 일반적으로 중국 여행 업체에 손님을 보내 주는 대가로 구매액의 20% 안팎을 송객 수수료로 준다. 선불 카드까지 포함하면 구매액의 30%가 중국인에게 다시 흘러 나가는 셈이다.비단 롯데만의 일이 아니다. 2∼3위 업체인 신라와 신세계 면세점도 유사한 종류의 선불 카드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구매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선불 카드를 주고 있으나 일부 화장품 프로모션의 경우 구매액의 20%에 가까운 금액이다.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사상 최대인 18조9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면세 업계는 이 가운데 60% 이상을 중국 보따리상 비중으로 본다. 국내 면세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2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실속은 중국이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국내 면세 업계는 이런 보따리상을 '필요악'으로 본다. 과거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공을 두고 "우리도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각종 할인 혜택 때문"이라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더 큰 문제는 따이공이 사들인 면세 물건이 국내에 유통, 소매시장의 물을 흐린다는 데 있다.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아리따움·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이하 '화가연')는 최근 관세청에 '면세 화장품 불법 유통'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화가연 측은 중국인 유학생 및 관광객을 모집해 화장품을 구매하게 한 뒤 이를 다시 매입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유통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매입한 면세품은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이나 명동 '깔세(보증금 없이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임대차 계약)' 매장 등을 통해 국내에 유통된다는 것이다.면세 화장품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로 유출되는 것은 불법이다. 화가연 측은 "면세품에는 주류 등과 같이 '면세'라고 적시할 필요가 있다. 뗄 수 있는 스티커나 스탬프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출국장이 아닌 현장에서 바로 받을 수 있는 현장인도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꼬집었다.한 면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으로 국내 면세 업계 전체가 손해를 보고, 결국 국부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4.12 07:00
경제

뿔난 전국 화장품 '원 브랜드' 가맹점주들, 한목소리 낸다…'연합회' 공식 발족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등 국내 화장품 '원 브랜드 숍' 가맹점주들이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이하 '화가연')'를 공식 발족했다.화가연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상생 토론 및 발족식을 열었다고 밝혔다.이날 발족식은 화가연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주최했고, 김병욱·김성환·이규희 의원이 주관했다.화장품 가맹점주 300여 명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화장품업종 책임의원 등 정치권 인사도 발족식에 참석해 뜻을 모았다.화가연에는 이니스프리·아리따움·더페이스샵·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등 5개 로드 숍 화장품 브랜드의 2000여 명 가맹점주 중 3분의 2가량인 1300여 명이 참여한다.K뷰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원 브랜드 숍은 최근 본사의 온라인 판매 강화 및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원 브랜드 매장 수는 2016년 말 4834개에서 2017년에는 4775개로 3.2% 감소했다. 지난해 들어 로드 숍 감소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것이 대부분의 예상이다. 2018년 3분기 말 기준 브랜드 숍 매장 수는 4000~4100개로 추정된다. 한때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업계 1·2위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에뛰드 등은 매출이 줄고 일부는 적자로 돌아섰다.업계가 어려워지면서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화가연은 이번 발족식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에 화장품 업계 현안에 대한 해결책 및 가맹점주를 위한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우선 원 브랜드마다 매달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은 가맹거래법에 가맹 본부와 가맹점의 할인 비용 정산 기준을 마련해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이 밖에 화가연은 이날 가맹 본부에 생존권 보장, 공정한 광고·판촉비 분담, 온라인 초특가 판매 중단 등을 요구했다.국회에는 화장품업종 유통산업발전법 포함, 가맹사업법에 온라인을 포함한 '배타적 영업 지역' 도입 등을 촉구했다.아울러 중국 보따리 상인(다이공)이 면세점에서 싼값에 구입한 화장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책 마련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전혁구 화가연 회장은 "화장품 업계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고 건전한 거래 질서를 촉구하기 위해 가맹점들이 연합했다"며 "외국인의 경우 면세점 화장품을 싼값으로 구입한 뒤 물건을 바로 갖는 혜택을 악용해 해외로 가져가지 않고 국내 시장으로 유통시켜 가맹점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seo.jiyeong@jtbc.co.kr 2019.03.19 16:22
경제

글로벌 빅스타 '방탄소년단' 입점시키고도… 잠잠한 네이처컬렉션

LG생활건강이 자체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에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브랜드 'VT코스메틱'의 제품을 단독 입점시키고도 울상이다. "BTS 팬클럽만 전국에 10만여 명"이라며 각 가맹점별로 물건을 800만원 가까이 현찰로 선구매하도록 권장했지만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본지 단독 확인에 따르면 LG생활건강 본사 측은 지난달 부터 네이처컬렉션에서 단독 판매하고 있는 'VTXBTS 에디션'이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내자 전국 가맹점들로부터 반품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회사 말만 믿고 빚내서 구매했는데 이자만 늘어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VTXBTS 에디션 단독 입점시켰지만…네이처컬렉션은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화장품 매장이다. 지난 9월까지 오직 자사 브랜드만 판매해 왔지만 10월부터 타사 제품도 파는 편집숍 방식으로 선회했다. 최근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화장품 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자 이를 의식해 모든 브랜드를 망라해 파는 플랫폼 형식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을 유도하면서 빠른 속도로 네이처컬렉션의 매장 숫자를 늘리고 있다.화장품 회사들은 보통 매장의 리뉴얼과 확대가 있을 때마다 각종 행사와 고객 서비스 프로그램, 대대적인 홍보 작업 등으로 대중에게 알린다. 이는 가맹비를 내는 가맹점주와 한 약속이기도 하다.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과 비슷한 시기에 자사 제품만 팔던 '아리따움'을 플랫폼 방식으로 바꾸면서 한 달 내내 집중적인 홍보와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그러나 LG생활건강은 조금 더 수월한 선택을 했다. VTXBTS 에디션을 단독으로 입점시켜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한 것이다.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특별한 서비스나 홍보, 네이처컬렉션의 자체 자생력 강화 방안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전국의 네이처컬렉션 가맹점주들에게 제품 구성에 따라 가격대를 A팩 186만원·B팩 570만원·C팩 750만원 등 세 가지 패키지로 나눈 뒤 구매를 권장한 것이다.LG생활건강에서 나온 직원들은 가맹점주들에게 "VTXBTS 에디션은 등신대 등이 중요하다. 사 놓기만 하면 수일 내 매진될 테니 C팩으로 사는 게 좋다"고 권유하기도 했다.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흔히 말하는 '품절 대란'과 '완판'을 우려했지만, 품절은커녕 사 놓은 물건을 기대만큼 팔지 못한 매장이 수두룩했다.LG생활건강은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반품 절차를 밟았다. 본사 측은 VTXBTS 에디션의 실패를 인정했다. 일간스포츠가 단독으로 입수한 LG생활건강 직원과 네이처컬렉션 가맹점주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LG 직원이 점주에게 등신대 무상 지급과 반품 허용 등을 알리면서 "너무 처참하게 (판매가) 안 돼서 주문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사 믿고 빚내서 'VTXBTS' 산 가맹점들… "하루에 고작 만원어치 판다"예상치 못한 결과에 네이처컬렉션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만 눈물을 흘리고 있다. 본사의 말만 믿고 세금을 포함해 2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빚내 투자했는데 결과는 '쪽박'이었기 때문이다.네이처컬렉션을 운영하는 A가맹점주는 "본사의 말만 듣고 800만원 수준의 C타입을 선택했다. '어디 매장은 C타입을 했는데 이건 무조건 성공한다. 물량부터 받아 놓으라'는 장담을 듣고 인척들에게 돈을 빌렸다. 이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6일 판매를 시작한 뒤 첫날 50만원어치 팔았다. 그 뒤 일주일 정도 하루 평균 20만~30만원 매출이 전부였다. 지금은 하루에 만원어치도 팔기 힘들다"고 털어놨다.B가맹점주는 "원래 A타입을 하려고 했는데 '초도 물량만 판다' '다시 안 찍으니 물건을 확보하라'는 설명에 넘어갔다"고 말했다.B가맹점주는 후회막심하다. 현재 VTXBTS 에디션의 상당분을 반품했다. 그는 "본사에서 VTXBTS 에디션이 1년 계약이라면서 '전부 반품 치지 말고 조금은 남겨라. 시간이 기니 조금씩이라도 나가지 않겠냐'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B가맹점주는 "본사가 빅스타인 BTS와 협업한 제품을 단독 입점 시켰다고 홍보와 광고라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버스광고 정도 말고는 눈에 띄는 것도 없었다. BTS가 아깝다"고 했다.상당수의 네이처컬렉션의 가맹점주들은 수백만원대의 현찰을 급하게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이나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다.현장에서는 네이처컬렉션의 VTXBTS 에디션 판매 저조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BTS는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스타다. BTS와 모델 계약을 맺었다면 이 자체만으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VT코스메틱이 BTS를 유치했다고 했을 때 업계가 술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LG생활건강도 VT코스메틱으로 '손대지 않고 편하게 코를 푸는' 반사이익을 노렸다. 만약 LG생활건강의 의도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제품이 잘 팔리고, 젊은 층이 계속 네이처컬렉션에 유입됐다면 VTXBTS 에디션 단독 입점을 위해 쏟은 수십억원도 성공적으로 평가 받았을 것이다.그러나 VT코스메틱은 BTS와 협업한 제품을 네이처컬렉션 말고도 다른 온·오프라인을 통해 계속 판매한다. 제품 타이틀도 VTXBTS 에디션과 같거나 비슷하다. BTS 팬으로서는 반드시 네이처컬렉션 오프라인 매장에 가야 하는 이유가 없는 셈이다.결과적으로 네이처컬렉션을 젊은이들이 붐비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LG생활건강의 야심 찬 계획은 차질이 생겼다.LG생활건강의 한 관계자는 "VT코스메틱에서 BTS 협업 화장품이 처음은 아니다. 가맹점주나 소비자 입장에서 말씀드린다면 구매할 수 있는 (비슷한 컨셉트의) 다른 제품이 있다 보니 엄청나게 특별하진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LG생활건강 관계자는 "VTXBTS에디션 59종을 네이처컬렉션에 향후 1년간 독점 입점시켜 젊은층의 매장 유입을 높임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제품을 한달 동안 팔아본 매출을 집계해본 결과 더페이스샵 카카오 콜라보레이션, 코카콜라 콜라보레이션 등 다른 콜라보레이션보다 매장 평균 약 65% 더 많이 판매됐다. 이는 2년 동안 네이처컬렉션을 통해 판매된 콜라보 제품 중 가장 높은 성과였다"면서 실제 매출 성적이 저조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A·B·C패키지는 각 매장에 공급되는 VTXBTS 에디션 제품 개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브로마이드나 포토카드, 등신대 등의 판촉물은 패키지 구성과 상관 없이 모두 지급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측은 패키지를 구성한 것은 소비자에게 꼭 전달되어야 하는 판촉물(브로마이드, 포토카드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누락되거나 해당 제품 구매와 상관없이 다른 제품에 전달되는 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8.1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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