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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윔블던의 로열 박스, 전통인가? 엘리티즘의 상징인가?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세계 최고의 테니스 대회 윔블던의 열기가 뜨겁다. 윔블던을 시청하는 팬들은 TV 카메라가 관중석의 한 곳을 유난히 자주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곳은 일반 관중석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더운 날씨에도 남성은 정장에 타이를 매고 있고, 여성도 한껏 멋을 내고 앉아 있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인다. 이곳은 어디일까?이곳이 바로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 중 윔블던 만이 갖고 있는 ‘로열 박스(Royal Box)’다.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롤랑가로스), US 오픈도 귀빈을 위한 VIP 좌석은 있다. 하지만 영국의 유산과 군주제와의 인연을 지닌 윔블던 만이 대회의 독특한 전통 중 하나로 로열 박스를 자랑한다. 윔블던과 영국 왕실의 관계는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세자였던 조지(후에 조지 5세가 됨)가 부인 메리 공주와 함께 당시 윔블던이 열리던 ‘워플 로드 그라운드’를 방문한 것이다. 그들은 처음에는 로열패밀리의 일시적인 방문을 위해 마련된 ‘위원회 박스(Committee Box)’에 앉았다. 그날 경기장을 떠나기 전 왕세자는 윔블던을 주최하는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AELTC)’의 회장직을 제안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그 후 왕세자는 클럽에 챌린지 트로피를 기증했다.위원회 박스는 왕실 방문을 위해 계속 사용되다, 1922년 센터 코트의 남쪽 좌석에 전용 로열 박스가 설립되었다. 로열 박스라는 이름이 의미하듯이 원래 이곳은 왕실 인사를 접대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현재의 로열 박스는 왕족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고, 정치, 경제, 스포츠, 언론계, 엔터테인먼트계 등의 유명 인사들로 채워진다. 로열 박스 이용객에게는 전용 주차장과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입구가 따로 있어 센터 코트 내의 좌석으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음료수,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랍스터, 연어 등 고급스러운 음식이 주 식단인 점심과 더불어 이들에게는 윔블던 로고와 참석 연도가 새겨진 가죽 어메니티 백이 제공된다. 어메니티 백에는 유명 브랜드의 핸드크림, 선 로션, 물티슈, 립밤, 박하사탕, 윔블던 스폰서인 에비앙의 페이스 스프레이 등 다양한 품목이 들어 있다고 한다.로열 박스 이용객은 매우 엄격한 복장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남성은 슈트, 타이, 정장 구두를 착용해야 한다. 여성은 무릎 위를 덮는 ‘애프터눈 드레스’ 또는 우아한 바지 정장을 입어야 한다. 또한 뒷사람의 시야를 가릴 수 있으므로 여성은 모자를 쓰면 안 된다.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 원(Formula One)’을 7번 제패한 루이스 해밀턴은 2015년 재킷과 타이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로열 박스 입장이 거부된 적이 있다.이러한 로열 박스 티켓의 상징성과 화려함 때문에 이 자리를 탐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아무리 돈을 많이 지불해도 이곳 티켓을 살 수 없다. 로열 박스는 ‘초대권’을 받은 이들만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초대권은 어떤 인사들에게 주어질까? AELTC에 따르면 "로열패밀리, 테니스계, 저명인사 및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삶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들의 여흥을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애매하게 들린다. 초청 절차 역시 매우 모호하다. 특별한 기준이 있지도 않다. 초대를 받기 위해 테니스에 진지한 관심을 표명할 필요도 없다. 어떤 식으로든 AELTC의 눈에 띄기만 하면 어느 날 초대장이 도착한다고 한다. 초대 목록에는 종종 AELTC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로열 박스는 최고 수준의 테니스를 관람하려는 사람들에게 매혹의 원천지이자, 윔블던의 전통과 명성을 상징한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이곳은 여러 비판과 논란에 직면해 왔다. 주요 비판은 다음과 같다.첫째, 엘리트주의와 계급 분열을 강화한다. 로열 박스는 종종 사회 계층의 상징으로 여겨져 윔블던이 엘리트를 위한 클럽이라는 생각을 강화한다. 비평가들은 로열 박스의 엄격한 형식, 유명인 또는 귀족과 일반 팬을 분리하는 방식이 빅토리아 시대의 사고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로열 박스를 식민지 시대와 계급 유산의 상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곳은 윔블던의 귀족적 뿌리와 식민지 시대의 전통을 시각적으로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초대 전용 정책은 분명 포용성을 중시하는 현대 스포츠계가 지향하는 바와 상반된다.둘째,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초대권의 투명성이 부족하다. AELTC는 정확히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실제로 일부 초대는 테니스나 공공 서비스에 대한 기여보다는, 유명인이나 정치적 인맥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셋째, 대표성 및 다양성이 부족하다. 로열 박스는 인종, 성별,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코로나19 기간 동안 최전방 근무자를 초청하는 등 초대 목록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비평가들은 이러한 노력이 일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넷째, 경기의 집중을 방해한다. 미디어가 로열 박스의 유명인에게 너무 많은 관심을 보여, 테니스 자체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있다. 코트에서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하는 것보다, 누가 로열 박스에 있느냐에 더 많은 보도가 집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이외에도 로열 박스에는 할리우드 스타와 인플루언서들이 점점 더 많이 참여하면서, 의미 있는 스포츠 전통이라기보다는 홍보를 위한 구경거리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윔블던의 로열 박스 문화가 이러한 비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2025.07.05 11:11
연예일반

“믿기지 않아” 세븐틴, K팝 최초 英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입성

그룹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이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하 ‘글래스턴베리’) 메인 스테이지에 입성했다. 세븐틴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글래스턴베리’ 피라미드 스테이지에 올라 약 1시간 동안 현장을 압도했다. 우지의 키보드 연주로 시작된 공연은 ‘마에스트로’(‘MAESTRO’), ‘레디 투 러브’(‘Ready to love’), ‘에스오에스’(‘SOS’), ‘박수’, ‘음악의 신’, ‘헤드라이너’(‘Headliner’) 등으로 이어지며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풍성한 밴드 사운드와 세븐틴의 흠잡을 데 없는 실력이 돋보였다. 이들은 13곡을 라이브로 부르면서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글래스턴베리’ 소리 질러”라고 추임새를 넣으며 관객들을 더욱 흥분케 했다. ‘락 위드 유’(‘Rock with you’), ‘핫’(‘HOT’) 등의 무대에서는 ‘떼창’이 터져나왔다. 관객들의 호응에 화답하듯, 멤버들은 무대 곳곳을 오가며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팬들에게도 가까이 다가갔다. 세븐틴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 유닛 무대도 꾸려졌다. 힙합팀은 ‘라라리’(‘LALALI’), 퍼포먼스팀과 보컬팀은 각각 ‘아이 돈 언더스탠드 벗 아이 러브 유’(‘I Don't Understand but I Luv U’), ‘청춘찬가’를 통해 다양한 음악 색깔을 뽐냈다. 여기에 조슈아와 버논의 영어곡 ‘투 마이너스 원’(‘2 MINUS 1’) 무대가 더해져 객석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됐다. 세븐틴은 파워풀한 퍼포먼스부터 밝은 에너지와 감성적인 무대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공연 장인’ 면모를 뽐냈다. 우지는 “우리가 ‘글래스턴베리’에서 공연하는 첫 K-팝 그룹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벅찬 심정을 드러냈다. 조슈아는 “언어와 국적, 문화가 달라도 우리는 음악을 통해 연결될 수 있다. 그게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라며 “세븐틴을 기억해 달라”라고 외쳤다. 민규는 ‘세븐틴 라이트 히어-메이킹 히스토리 엣 글래스턴베리’(‘SEVENTEEN right here - Making History at Glastonbury’)라고 적힌 깃발을 허리춤에 두른 채 무대를 누볐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아주 나이스’의 후렴을 계속 반복해 불러 공연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른바 ‘무한 아나스(무한 ‘아주 나이스’의 줄임말)’가 펼쳐졌다. 승관은 객석으로 내려가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고, 객석에서는 세븐틴 로고가 새겨진 깃발과 디노의 ‘부캐’ 피철인의 얼굴이 담긴 깃발이 나부꼈다.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흘리는 팬, 공식 응원봉과 세븐틴 멤버의 얼굴이 담긴 부채를 흔드는 팬도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이들뿐 아니라 백발의 노년부터 목마 탄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세븐틴의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현지 언론 반응 또한 뜨거웠다. NME는 “세븐틴이 역사를 만들었다”라며 “이들의 공연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라고 평가했다. BBC는 “세븐틴의 공연에서 앞선 가수들보다 더욱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라고 전했고, 인디펜던트(Independent)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합이 잘 맞는 군무와 함께 춤추고 싶은 음악이 특징인 엔터테인먼트계의 마스터 클래스”라고 극찬했다.한편 ‘글래스턴베리’는 영국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이자 록, 팝, 재즈,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모이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세븐틴은 오는 7월에도 다양한 활동으로 팬들과 만난다. 이들은 7월 3일 일본 후지TV ‘FNS 가요제’에 출연하고, 같은 달 23~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SVT 8TH FAN MEETING ’를 개최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6.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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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발표한 2020 비저너리 10인(팀)

CJ ENM이 올 한해 한국 대중문화계에 선구적인 업적으로 전세계 대중에게 영감을 준 10인 '2020 비저너리(2020 Visionary)'를 발표했다. CJ ENM은 방송·영화·음악·공연 등 한국 대중문화 전 분야에서 활약한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문화평론가 및 업계 트렌드 전문가 60명의 추천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엔터테인먼트계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아이콘 10인을 선정, '선지자'라는 뜻의 '비저너리(Visionary)'로 명명했다. 김은희 작가·김태호 PD·박지은 작가·방탄소년단(BTS)·봉준호 감독·블랙핑크·비(정지훈)·송강호·신원호 PD·유재석이 이름을 올렸다. 2020년은 전 산업 분야가 팬데믹으로 인해 저성장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한국 대중문화는 전세계 주류로 부상하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다. CJ ENM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 선 상징적인 인물들의 성과를 다시 한번 조명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비저너리'를 선정했다. 시연재 CJ ENM 마케팅&커머스 담당은 "비저너리는 힘든 시기일수록 자신만의 언어로 대중을 위로하고 미래를 사유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존재다. 본 선정 발표는 시대정신을 공감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엔터테인먼트 컴퍼니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취지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타임지 100인 명성에 버금가는 상징적인 발표가 될 수 있도록 CJ ENM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 이들을 조명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12.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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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채정안 "'커프' 재방송 출연료 쏠쏠해요"

흥(興)이 많다.함께 있으면 괜히 기분 좋아지는, 그 사람이 채정안(39)이다.21년 전 화장품 회사의 깨끗한 얼굴 선발대회로 연예계 발을 디딘 채정안은 배우와 가수 활동을 오갔다. 무대에서는 샛노란 머리칼을 흔들며 테크노를 추다가도 드라마에서는 첫사랑의 아련한 여자로도 변신한다. 이 모든 건 채정안이 흥이 많아 가능한 일이었다."괜히 '흥언니(흥이 많은 언니)라고 부르는게 아니죠. 그냥 좋게 좋게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잖아요. 그렇다고 생각 없이 산다는 건 아니지만 즐겨야죠. 궁금한게 많아요. 그래서 저에게 맞는 게 뭔지 시도해보며 시행착오를 겪는 거죠."지난달 엔터테인먼트계를 다룬 SBS 드라마 '딴따라'를 끝낸 채정안은 할 말이 많았다. 실제 자신이 걸어온 길이 곧 드라마가 됐기 때문이다. "느끼는게 많았죠. 그때의 저는 그냥 못 하는 애였어요. 특히 가수 활동 때는 지금 절대 못 볼 영상도 많죠. 노래도 못 했고 많이 떨고. 지금 친구들은 정말 영리해요. 저는 그렇게 못 했어요."채정안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커피프린스 1호점'이다. 가벼운 메이크업에 흩날리는 머릿결, 조근조근 내뱉는 말까지 남자 못지 않게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아직도 채정안을 보면 '커프' 한유주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정석이라 불릴만큼 아직도 회자된다. "우연한 기회로 출연하게 됐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죠. 그때부터 현장의 즐거움을 깨달았어요. 채정안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 작품이죠."배우와 가수의 성공을 본 채정안이 이번에는 예능에 도전한다. 온스타일 '더바디쇼4' 메인 MC로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다. 170㎝이 넘는 늘씬한 키에 데뷔 후 지금껏 '후덕'과는 거리가 멀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를 보여왔다.첫인상은 차갑지만 몇 마디 나누다보면 드는 생각은 '이런 누나·언니 있으면 참 좋겠다'였다. 그래서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결혼은 가능한 늦게 해요"라고. -공식질문이에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딱 부러지게 말하기 힘들어요. 상대방이 마시는 컨디션에 따라 달라요."-잘 마신다는 뜻이네요."하하 그렇게 되나요. 센 편은 아니에요. 소주로 따지면 두 병 정도요. 와인을 좋아하고 맥주보단 소주 즐기고요."-특별한 주사가 있나요."심각하게 기분이 업(UP) 돼요. 조증이라고 하죠. 평소에도 흥이 많다고 하는데 더 심해지죠."-어떻게 지내나요."'딴따라' 끝내고 온스타일 '더 바디쇼4'를 준비 중이에요."-이제 드라마계에서 선배 축에 속해요."그러니깐요. 유독 '딴따라'에는 후배들이 많았어요.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껴졌고요."-어떤 점이 대단했나요."'왜 나는 저때 저렇게 못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름 어릴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누군가 시키면 그걸 하고 불평불만을 가질 생각도 없었고요. 요즘 친구들은 너무 영리해요. 연습생 생활도 오래 하고 나오니까 시작부터 다르죠. 자신을 더 믿고 자신감 가득한거 보기 좋아요. 과거엔 어설프지만 잘하는 척 해야 했거든요." -지성 씨랑 실제 동갑인데 많이 친해졌나요."대단해요. 사람 자체가 너무 선해요. 연기하면서 자기 몫 소화하기도 쉽지 않은데 후배들 위하는 마음도 상당하고요. 적어도 저랑 연기할 때만이라도 내려놓게 해주고 싶었어요. 날도 더운데 보양식 한 번 대접하고 싶어요."-극중 연예 매니지먼트 이사였어요. 많은 생각이 들었겠어요."다사다난했죠. 쓸데없는 오지랖이 넓은 편이에요. 그래서 믿었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잘 받아요. 정작 제 상처를 돌보지 않았어요. 이제는 오랫동안 건강하게 일하려면 나에게 집중하고 추스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그때와 지금 언제가 더 낫나요."지금이 훨씬 좋아졋죠. 그때만해도 감독님들이 욕을 많이 했어요. 배우들은 촬영장에서 항상 눈치보고 긴장했어요. 뭔가 자유롭지 못하고 재미도 없었고요. 오죽하면 '어른 울렁증'이 생길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현장 가는 것이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연예인들의 매니지먼트 사업이 활발한데 관심 없나요."후배 보단 저에게 투자하고 싶은데. 좋은 선배가 되고 싶긴 한데 아직 그럴 그릇이 안 돼요. 애정을 가지고 쓴소리 할 줄 아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훗날 제작이나 기획을 하게 된다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박신혜 씨가 의리로 '딴따라'에 특별출연했어요."촬영장에 신혜가 놀러 왔는데 그냥 보낼 수 없었어요. 현장에서 카메오 출연을 부탁했는데 성격이 너무 좋아 흔쾌히 하겠다고 하더라고요."-보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신혜에게 보은하기 위해서라도 '닥터스'에서 카메오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흔쾌히 받아들이겠어요."-아직도 '커피프린스 1호점' 얘기를 많이 해요."10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사랑받는다는게 놀라워요. 이렇게 오랫동안 재방송료를 챙겨줄 작품인지 몰랐어요. 나름 쏠쏠해요."-'커프' 한유주 캐릭터는 '구여친의 레전드'라 불려요."사람 일은 정말 모르겠어요. 멋진 캐릭터가 맞지만 대중에게 그렇게 공감 받다니 놀라워요. 특히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열광해요."-반면 작품마다 한유주 얘기로 제약이 생길 수도 있어요."한유주를 다시 넘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건 아니에요. 한유주가 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를 소화할 때 변화를 줄 수 있는 거에요."-함께 했던 배우들과 친한가요."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이따금 만나기도 해요. '커프'는 현장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 그전까지 촬영 현장이라하면 괴롭고 차가운 곳이었는데 좋은 배우들과 좋은 제작진, 저에겐 신세계였어요."[채정안 취중토크②]로 이어집니다.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사진=박세완 기자장소=삼청동 엘세르도 2016.07.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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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채정안 "썸남? 아직 좋은 남자 못 만났어요"

흥(興)이 많다.함께 있으면 괜히 기분 좋아지는, 그 사람이 채정안(39)이다.21년 전 화장품 회사의 깨끗한 얼굴 선발대회로 연예계 발을 디딘 채정안은 배우와 가수 활동을 오갔다. 무대에서는 샛노란 머리칼을 흔들며 테크노를 추다가도 드라마에서는 첫사랑의 아련한 여자로도 변신한다. 이 모든 건 채정안이 흥이 많아 가능한 일이었다."괜히 '흥언니(흥이 많은 언니)라고 부르는게 아니죠. 그냥 좋게 좋게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잖아요. 그렇다고 생각 없이 산다는 건 아니지만 즐겨야죠. 궁금한게 많아요. 그래서 저에게 맞는 게 뭔지 시도해보며 시행착오를 겪는 거죠."지난달 엔터테인먼트계를 다룬 SBS 드라마 '딴따라'를 끝낸 채정안은 할 말이 많았다. 실제 자신이 걸어온 길이 곧 드라마가 됐기 때문이다. "느끼는게 많았죠. 그때의 저는 그냥 못 하는 애였어요. 특히 가수 활동 때는 지금 절대 못 볼 영상도 많죠. 노래도 못 했고 많이 떨고. 지금 친구들은 정말 영리해요. 저는 그렇게 못 했어요."채정안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커피프린스 1호점'이다. 가벼운 메이크업에 흩날리는 머릿결, 조근조근 내뱉는 말까지 남자 못지 않게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아직도 채정안을 보면 '커프' 한유주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정석이라 불릴만큼 아직도 회자된다. "우연한 기회로 출연하게 됐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죠. 그때부터 현장의 즐거움을 깨달았어요. 채정안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 작품이죠."배우와 가수의 성공을 본 채정안이 이번에는 예능에 도전한다. 온스타일 '더바디쇼4' 메인 MC로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다. 170㎝이 넘는 늘씬한 키에 데뷔 후 지금껏 '후덕'과는 거리가 멀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를 보여왔다.첫인상은 차갑지만 몇 마디 나누다보면 드는 생각은 '이런 누나·언니 있으면 참 좋겠다'였다. 그래서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결혼은 가능한 늦게 해요"라고. [채정안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어찌보면 만능 엔터테이너의 원조에요."아니에요. 더 위로 올라가면 홍서범 선배도 있고 (엄)정화 언니·(임)창정 오빠도 있죠. 엄밀히 따지면 전 CF로 데뷔했으니 '원조 CF스타' 정도요.(웃음)" -'서브여주'라는 말을 직접해 화제였어요."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죠. 지금 드라마계에서는 어린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많이 원하니깐요. 제가 혜리 역할을 할 순 없잖아요. 한때는 주인공을 해봤고 지금은 그 자리가 내것이 아님을 알고 있어요. 씁쓸하지만 받아들일건 받아들여야죠." -생각보다 의연하네요."'서브여주'라 불리는 배우들에겐 뭔가 모르게 통하는 느낌이 있어요. 그게 뭔지 알 거 같고요. 나이가 들수록 후배들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돼요. 젊고 예쁜 배우들이 남자주인공의 사랑을 받고 저는 또 다른 걸 보여주고요."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어요."다른 사람들 데뷔 20주년 기념 행사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 싶었는데 막상 내가 그렇게 오래된 줄 모르고 살았어요. 지금도 체감은 7~8년이에요. 일을 제대로 알고 즐긴게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그래요. 지금도 신인배우랑 인터뷰한다고 생각해주세요." -그 긴 시간 중 제일 치열했던 시기가 언제인가요."2013년이요.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를 할 때 였는데 지금의 매니저와 처음 만난 후 하게 된 작품이에요. 둥지를 옮겼으니 마음 가짐이 달라졌죠. 긴장도 되고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컸고 데뷔 때보다 더 떨렸어요." -과거에는 신비주의를 고집했어요."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신비한 '척' 했죠 뭐. 본 모습은 이런데 왜 그렇게 숨기고 살았나 싶어요." -왜 숨기고 살았나요."어릴 때부터 늘 그랬어요. 여배우들은 숨기고 살아야한다고. 혼자 있어도 안 됐고 늘 옆에 누군가 있어야했어요. 그렇게 길들여졌고 언젠가부터 '이건 아니다' 싶어서 스스로 만든 이미지를 없애려고 노력했죠."-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쉽진 않았을 거에요."예전에는 누군가 예쁘다고 말하면 감사하다고 하면 될 걸 말 못하는 사람도 아닌데 부끄러워서 숨었어요. 그런 게 반복되다보니 성격이 중성적으로 변하더라고요. 그러던 중 예능 출연이 본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죠. 그후로 자유로워졌고 남의 눈치를 덜 보게 됐어요. 마음이 그전보다 훨씬 홀가뿐해요." -그래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나요."분명 치열하게 살았고 도전도 많이 했지만 너무 보호받고 자랐어요.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 것도 얼마 안 됐고요. 젊다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잖아요. 그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몸매 관리는 꾸준히 하나요."원래 마른 체질이기도 해요. 소음인이에요. 또 성격상 잠시도 가만히 못 있어요. 집에 있어도 하루종일 '돌돌이'들고 다니면서 먼지 제거해요. 주변 사람들이 '제발 가만히 앉아있어'라고 할 만큼요. 그러니 살 찔 겨를이 없죠." -축복받은 체질이네요."부모님도 길쭉길쭉해요. 가수 활동할 땐 더 말랐어요.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 '뼈만 있어'라고 했으니깐요. 지금은 그때보다 쪘어요." -연애도 해야죠."하면 좋겠죠. '썸남썸녀'에 함께 나왔던 사람들은 연애 많이 하던데 정작 짝이 없네요. 아직 좋은 남자를 만나지 못 했어요." -실제 연하와 연애를 꿈꾸기도 하나요."전혀요. 연하는 남자로 안 보여요.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연하와 연애는 썩 용기 나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연하는 만난 적 없어요. 상황상 굳이 결혼을 목표로 만날 필요는 없으니 이제 마음을 열어야 하나 싶어요." -고민은 뭔가요."30대 중반을 넘어선 여배우들 모두 고민이 많을 거에요. 다행인 건 나이가 드는 만큼 세상도 변하고 있어요. '워킹맘' '싱글맘' 등 다양한 여성상이 많이 생기잖아요. 김희애·김성령 선배 같은 분들이 이끌어주니까 우리가 또 힘이 나고요." -올해 남은 목표가 있나요."다작(多作) 하고 싶어요. 두 개 정도만 더 하면 딱 좋겠어요. 한남동 사는데 집과 궁합이 좋지 않아요. 그럼 밖으로 나가야죠. 곧 좋은 작품에서 봬요."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사진=박세완 기자장소=삼청동 엘세르도 2016.07.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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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박예진 “단발머리 유지 위해 수십차례 잘랐다”

일과 사랑 두 가지에 열정적인 배우 박예진(30)이 영화 '헤드'(이든픽쳐스 제작, 조운 감독)의 사회부 기자로 돌아왔다. 전작 '청담보살'(09)의 미녀 점쟁이와는 180도 달라진 캐릭터. 드라마 전작인 '선덕여왕'의 공주나 '마이 프린세스'의 공주같은 재벌집 딸과도 전혀 딴판의 인물이다.그는 이번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 촬영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게 기분전환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영화 캐릭터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그는 그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헤드'는 어떤 영화."말 그대로 머리 또는 특종을 말한다. 내가 맡은 사회부 기자 홍주가 우연히 어마어마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한 남자와 벌이게 되는 한판 대결을 그리고 있다. 홍주는 납치된 동생을 구해야 하고 특종도 잡아야하는 이중고에 빠진 인물이다."-촬영하기 힘들었겠다."카체이싱도 있었고 나름 추격신도 있었다. 그러나 힘들다기 보다는 아쉽다. 더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이다."-단발 헤어스타일은 캐릭터를 위한 건가."꼭 그렇지만은 않다. 작년에 '청담보살'을 끝내고 그냥 머리를 잘랐다. 그런데 이 작품의 캐릭터와 스타일이 맞는 부분이 있어서 그대로 가게 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나중에 이 머리 때문에 고생 좀 했다."-무슨 뜻인가."여러가지 이유로 영화 촬영이 도중에 2개월 정도 중단된 적이 있다. 영화 전반에 미칠 영향도 걱정이었지만 개인적으론 단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쉬는 내내 수십차례나 커트를 해야 했다. 극중 이야기는 단벌에, 하루동안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웃음)-기자 역할이 어렵지는 않았나."홍주는 의협심이 강한 열혈기자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완숙한 이미지보다는 도전적인 모습이어서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실제 방송기자를 만나 경찰서를 돌면서 과외수업을 받기는 했다."-배우 대신 기자 한다면."안하고 싶다.(웃음) 어떤 일이든지 힘든 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겐 기자보다는 연기가 더 맞는 것 같다."-최근 기억나는 특종이라면."일본 대지진 참사,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서태지·이지아 사건 아닐까. 누구라도 놀랐을 것이다."-예능에서 털털한 모습이 화제였는데 운전도 수준급이라고."카체이싱 장면에서 직접 하려고 했다. 촬영할 때는 조금 더 과감해지는 것 같다. 스무한살 때 운전면허를 땄다. 운전을 얼른 해보고 싶었다. 그래도 좁은 길이나 주차는 여전히 어렵다."-운동신경도 좋아보인다."수영·골프 등을 할 줄 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달리기를 잘 했다. 그런데 구기종목엔 약하다. 공이 무섭다."-박희순과의 교제 공개를 후회하진 않나."기왕에 알려진 터라 굳이 숨길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공개 연인이 되니까 오히려 더 편하게 다니고 좋다. 그러나 둘만의 교제과정이 너무 자세히 알려지는 건 원치 않는다."-그 사람의 어디가 좋나."글쎄.(웃음) 좋은 게 무슨 이유가 있겠나. 뭐 그냥 좋은 거다."-결혼 계획을 물어본다면 너무 앞서간건가."그런 것 같다.(웃음) 중요한 것은 현재 잘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잘 만날 것 같다. 그 이상은 아직 모른다."-차기작은."또 영화다. 'Mr. 아이돌'을 촬영 중이다. 엔터테인먼트계의 마이더스손 김수로 선배에 맞서 아이돌 그룹을 키워내는 연예 기획자 역할이다. 또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사진=이영목 기자 2011.05.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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