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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키리에의 노래’ 이와이 슌지 감독 “韓 팬들의 사랑, 인생에 큰 힘” [IS인터뷰]

이와이 슌지 감독이 영화 ‘키리에의 노래’로 또 한 번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로 한국을 방문한 지 약 한 달 만이다.이와이 슌지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과 방문 소회 등을 밝혔다. ‘키리에의 노래’는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담은 작품. 아날로그적인 분위기와 음악과 스토리가 어우러진 전개 등 감성적인 포인트로 지난 1일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며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이와이 슌지 감독과 한국의 인연은 짧지 않다. 지난 2000년 개봉한 ‘4월 이야기’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이후 최대 히트작으로 손꼽히는 ‘러브레터’, 이번 ‘키리에의 노래’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월 이야기’가 상영됐을 때가 기억이 난다”며 “그 이후 ‘러브레터’를 들고 다시 한국에 왔는데 열광해주시는 팬들이 많았다. 나는 그때 아직 신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열광해주셨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그때의 그 응원이 그 후의 내 인생에 강력한 힘과 지지가 됐다.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영화 인생이 한국의 콘텐츠 성장과 함께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화의 일과 영화의 일이라는 게 있다면 일본은 그 두 개가 조금 분리돼 있고, 한국은 융합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 쪽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높은 평가를 내놓은 뒤 “최근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봤다. 시작하자마자 몰입해서 정주행을 끝냈다. 한국 콘텐츠는 훌륭하고 진화하고 있으며 기회가 있다면 한국 배우와 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최근 한국에서도 일본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다. 연초 크게 흥행한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비롯해 ‘스즈메의 문단속’, 최근 흥행하고 있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일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키리에의 노래’ 역시 1만 관객을 돌파하며 적은 상영관 수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영화에는 말을 하지 못 하는 아이가 나오는데 이와이 슌지 감독은 이 같은 설정을 동일본대지진 이후 떠올렸다. 감독은 “‘키리에의 노래’는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다음 해에 내가 썼던 단편소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며 “이후 말을 못하는 소녀를 떠올렸다. 지진 후에 오사카에서 한 아이가 헤매는데, 말을 안 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말을 안 하네’, ‘얘가 말을 안 해’라고 하는 장면이었다. 그 설정에서 이야기가 조금 더 만들어져서 지금의 ‘키리에의 노래’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또 처음에는 키리에가 노래를 잘하지 못 하는 설정이었다면서 “아이나 디 엔드를 캐스팅하면서 캐릭터 설정을 바꿨다. 워낙 노래를 잘하기 때문”이라면서 “아이나 디 엔드는 잠재력이 많은 사람이다. 나는 그와 작업에 대해 100% 만족하지만, 앞으로 그 가능성과 잠재력을 펼쳐나가면 앞으로 1000%는 더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아이나 디 엔드는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번 ‘키리에의 노래’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생각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작품인 만큼 일본 전역을 뒤흔든 대지진의 상처가 영화에도 담겨 있다.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실제 학창시절 친구에서 힌트를 얻은 캐릭터도 있다.이와이 슌지는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후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노래를 하는 주인공, 말을 못하는 아이 같은 캐릭터도 그런 생각의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장 상황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영화에 큰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한국의 관객들에게 “나는 나름대로 예전에 만들었던 작품, 과거의 작품을 돌아보지 않고 늘 내가 지금 보고 싶은 작품, 내가 스스로 실망하지 않는 작품에 열중해서 만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작품을 이해해주는 팬들이 한국에 많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작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뒤처지지 않도록, 한국 관객들이 실망하지 않을 작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감독은 또 “비전문가가 보면 모를 수도 있지만 아날로그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게 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림이나 영상도 옛날 렌즈로 찍은 것처럼 표현하기 위해 후작업을 한 것”이라고 귀띔, 영화를 아직 보지 못 한 관객들에게 관전 포인트도 전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07 06:06
연예일반

“다음 세대에 죄지었다” 김윤아·장혁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비판…후폭풍 ing [종합]

가수 김윤아와 배우 장혁진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것에 대해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지난 24일 김윤아는 자신의 SNS에 ‘RIP地球’(Rest In Peace 지구)라는 글을 남겼다. 김윤아는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다. 블레이드러더 +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며 “방사능 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의 풍경”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같은 날 장혁진 또한 자신의 SNS에 “ 간만에 마음에 드는 생선조림. 역시 조림은 맵단짠이지! 저녁 반찬이자 안주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이 먹은 병어 조림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이어 장혁진은 해시태그로 #오늘을기억해야합니다 #오염수방출의날 #이런만행이라니_너무나일본스럽다 #맘놓고해산물먹을날이사라짐 #다음세대에게죄졌다 등의 말을 덧붙였다.하지만 김윤아와 장혁진의 글에 후폭풍이 일었다. 해당 사안을 정치적 관점으로 접근하거나 후쿠시마 오염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누리꾼들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기 때문. 이로인해 장혁진은 자신의 글을 삭제한 반면 김윤아는 “우와아아, 말로만 듣던 그분들이 친히 댓글 달러 와 주시다니! 직접 만나는 건 오랜만이에요?”라고 반박했다.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2016년 김윤아가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을 당시 음식을 맛있게 먹는 영상을 언급하며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때부터 지옥불 같이 분노했어야 했다. 일본 먹방러 김윤아와 2023년 후쿠시마 지옥 김윤아는 진짜 같은 사람인가”라고 쏘아붙였다.한편 일본은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2021년 일본 정부가 4월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으로, 해당 오염수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의해 발생됐다.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톤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해 일차적으로 오염수 7800톤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된 오염수는 134만 톤으로, 일본은 오염수 방류 기간이 앞으로 30~4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8.26 18:41
뮤직

자우림 김윤아, 日 원전 오염수 방류에 분노 “RIP 지구”

밴드 자우림의 김윤아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윤아는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RIP地球’(Rest In Peace 지구)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다. 블레이드러더 +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라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 시작에 대해 비판했다.이어 “방사능 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의 풍경”이라고 우려의 시각을 보냈다. 김윤아의 게시물에 누리꾼은 10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누르며 적극 공감하고 있다.일본은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지난 2021년 일본 정부가 4월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다. 후쿠시마현 앞바다로 방류되는 이 오염수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에서 발생한 사고의 산물이다. 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톤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해 일차적으로 오염수 7800톤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8.25 08:40
자동차

[자국 우선주의 韓·日] 한국 시장 일본차 위기, '노재팬'만 문제일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른바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 시작된 판매 부진의 터널에서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차에 기술력을 따라 잡힌 데다 전기차 등 미래차 부재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일부에서는 앞서 한국 시장에서 발을 뺀 닛산의 뒤를 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입자 100대 중 일본차는 단 6대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차 브랜드(도요타·렉서스·혼다)는 국내 시장에서 총 1만699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2만680대) 대비 17.8% 줄어든 수치다.같은 기간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28만3435대로 2.6% 올랐다. 일본차 브랜드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판매량이 줄면서 지난해 일본차의 시장 점유율도 6.0%로 전년(7.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100대 가운데 단 6대만 일본 브랜드였던 셈이다.개별 브랜드 실적도 모두 하락세다.렉서스는 지난해 759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2.1%나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혼다도 27.9%의 낙폭을 그리며 3140대에 머물렀다. 그나마 도요타는 6259대를 팔아 전년 대비 2.8% 하락하는 데 그쳤다.이에 따라 지난해 수입차 흥행 척도인 연간 1만대 판매 브랜드 중 일본 브랜드는 다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본차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했다.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2008년에는 36%에 달할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2012년 이후 6년 간 다시금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연간 판매량은 2013년 2만2042대에서 2018년 4만5253대로 2.1배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14.1%에서 17.4%로 3.3%포인트 상승했다.하지만 일본차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맞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2019년 3만6661대로 4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1만8236대로 반토막 나며 한국 시장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이 과정에서 한국닛산(닛산·인피니티)은 2020년 말을 기점으로 16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2021년에는 큰 폭의 할인을 앞세워 판매량이 다소 회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만대 밑으로 떨어지며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보다도 판매가 부진했다. 부진 원인은 기술력?문제는 일본차의 부진이 노재팬의 여파로만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불매운동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상당히 희석된 지금까지도 일본차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에서는 최근 현대차·기아 등 국산차의 약진이 일본차를 부진에 빠트렸다고 보고 있다.실제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 3000만~5000만원대 시장에선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 K7 등 국산차에 밀리고 있다. 혼다는 2008년 베스트셀링카 어코드를 앞세워 1만2356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여기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스포츠 세단 G70와 준대형 세단 G80를 앞세워 일본차 잠재 수요를 흡수했다.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일본차의 텃밭이었다. 과거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와 품질 등 일본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어려웠다.하지만 최근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쏘렌토, 스포티지 등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베스트셀링 모델인 신형 그랜저 출시로 인해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또 일본차 업체들의 늦은 전동화 전환으로 부족한 전기차 판매모델이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9월부터 전기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을 앞서왔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기차를 향하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 시장에 판매된 일본차 업체의 전기차는 렉서스의 'UX' 207대가 유일하다.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으로 꼽히는 전기차 전환이 느린 데다, 국내 완성차 제조 기술도 더 이상 일본차 업체들에 뒤처지지 않는다"며 "이 시장에 새로 유입되고 있는 젊은 층들이 일본차를 선택할 만한 요인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기술이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고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은 독일차가 확실히 선점하고 있어 앞으로 불매운동과 상관없이 일본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차로 재기 노리는 일본차일본차 업체들은 올해 신차를 앞세워 재기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올해 국내 출시를 확정하거나 검토 중인 신차만 총 8종이다. 지난해 출시한 신차(3종)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먼저 도요타는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렉서스는 준대형 SUV 'RX PHEV’와 중형 전기차 ‘RZ’를 연내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또 한국도요타는 다케무라 노부유키 전 사장의 후임으로 콘야마 마나부 신임 대표를 오는 9일 선임했다. 콘야마 신임 대표는 1990년 도요타에 입사 후 '리서치부' '딜러 네트워크 개발' '해외 시장 판매 및 운영 전략 부문'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2019년부터 한국토요타 부임 전까지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부'에서 동아시아 지역 담당을 맡아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혼다는 연내 신차 5종 출시 및 온라인 판매 플랫폼 도입으로 부진에서 탈출한다는 목표다. 우선 올해 1분기 신형 'CR-V'를 시작으로 상반기 2종, 하반기 3종의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지난해 특별한 신차가 없었던 것과 달리 CR-V, 어코드 등 대표 차종을 앞세워 판매량 확대를 추진한다. 차량 판매가격을 일원화하는 '원프라이스 정책'도 시행한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니즈를 반영하고 비즈니스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55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고객들이 오프라인 외에 온라인을 통해서도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조만간 오픈할 것”이라며 “기존 매장마다, 딜러에 따라 판매가격이 달라 불만을 가진 고객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원프라이스 정책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도요타는 2030년까지 3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혼다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소니그룹과 합작해 프리미엄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2.02 07:00
스포츠일반

“韓 메달리스트에 꽃다발 주지 말자” 日정부관계자 발끈

2020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후쿠시마산 꽃다발에 대해 한국 언론이 방사능 우려를 제기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가 “한국 메달리스트에게는 앞으로 빅토리 부케(꽃다발)를 건네주지 않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AERA)는 지난 26일 익명의 한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도쿄올림픽 선수들이 메달을 따고 받는 꽃다발은 후쿠시마산 꽃도라지, 미야기산 해바라기, 이와테산 용담화 등으로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키운 꽃들이다. 이 관계자는 “특별한 정성으로 만들어진 빅토리 부케를 모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일본 정부,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이 문제에 대해 의연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 주간지는 소셜미디어(SNS)상에서 “과학적으로 안전이 보장된 꽃다발을 ‘방사능 우려’ 등으로 트집을 잡고 있다”, “그렇게 걱정이라면 왜 일본에 왔는가. 대회를 보이콧하면 된다” 등 일본 네티즌들이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치보리 마사오(内堀雅雄) 후쿠시마현 지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산 꽃다발 관련 한국 보도에 대해 “정말로 유감”이라며 “동일본대지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후쿠시마현의 농업자, 생산자,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이 노력, 노력, 노력을 거듭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2021.07.27 16:07
경제

동일본대지진 10주년 앞 후쿠시마 7.3 강진…日 '공포의 밤'

동일본대지진(2011년 3월 11일) 10주년을 앞둔 일본에서 13일 밤 규모 7.3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지는 10년 전에도 큰 피해를 입었던 후쿠시마(福島)현 인근이다. 이후 크고 작은 여진이 밤새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밤 11시 8분경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일어났다. 기상청은 지진의 규모를 최초 7.1로 발표했다가 이후 7.3으로 수정했다. 진원은 후쿠시마현 앞바다 북위 37.7도 동경 141.8도, 깊이 약 60㎞ 지점이다.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 일부 지역과 미야기(宮城)현 일부에서 최대 진도인 6강의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는 특정 지점의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의 상대적 세기를 말한다. 진원에서 측정된 지진의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magnitude)와는 다른 개념이다. 진도 6강은 고정되지 않은 가구들이 크게 흔들리며 일부 쓰러질 정도의 세기다.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들은 기울어지거나 무너지는 경우도 발생하며,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현지 주민들은 이날 약 30초간 지진이 이어지면서 액자가 떨어지고 식탁에 놓여있던 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강한 흔들림을 느꼈다고 일본 언론에 전했다. 후쿠시마, 미야기현에서는 수십명이 떨어진 물체 등에 부딪혀 부상을 입었으나 14일 새벽까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후쿠시마역은 지진 후 천장에 균열이 발생해 물이 바닥으로 쏟아지는 피해를 입었다. 시내 곳곳의 건물에서는 유리가 깨져 거리로 떨어졌고 산간 도로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 지나던 차들이 피해를 입었다. 후쿠시마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수도 도쿄(東京)에서도 진도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집안에서도 TV와 식탁 등의 가구가 수십 초간 좌우로 흔들리는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었던 후쿠시마 제1원전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전력은 계속해서 원전의 이상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번 지진으로 도쿄와 수도권, 후쿠시마현 등 1도 8개현에서 83만 가구가 정전됐다. 신칸센(新幹線) 일부 노선과 JR노선 일부는 운행을 중단했다. 이어 이날 오후 11시 42분에는 규모 4.7의 여진이, 오후 11시 55분에는 규모 5.1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은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 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지진 발생 당시 외부에 있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진 발생 약 20분 후 총리관저로 들어갔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4일 새벽 1시 기자회견을 열어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수일간 큰 규모의 여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밤새 지진 특보를 내보냈다. 이날 지진은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다시 발생해 일본 전역에 큰 공포을 안겼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46분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은 역대 최고 측정치인 규모 9.0을 기록했다. 당시 지진으로 거대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미야기현 등의 태평양 연안 마을을 덮치면서 1만5899명이 사망했다. 행방불명자도 아직 2527명에 달한다. 도쿄=이영희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2021.02.14 08:58
스포츠일반

IOC 부위원장 "코로나 상관없이 내년에 도쿄 올림픽 개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상관없이 도쿄올림픽을 내년 예정대로 열겠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이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고는 올림픽은 취소된 적이 없다”면서 “코로나19가 있든 없든 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에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당초 올해 7월 24일 개막될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됐다. 코츠 부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도쿄올림픽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의 상처를 보듬는 게임이 될 예정이었다”면서 “하지만 (내년에 열릴) 올림픽은 긴 터널의 끝에서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을 1년이나 연기하는 엄청난 장애물에도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위한 지휘봉을 놓고 있지 않다”면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도쿄올림픽이 지금까지 봐온 대회 중 가장 준비가 잘 된 대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측 의지도 강하다. 무토 토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 사무총장은 지난 7월 29일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고려해서 제한된 관중 하에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이 준비되면 좋지만, 백신이 없다고 올림픽을 진행할 수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올림픽 담당상을 맡았던 자민당 소속 스즈키 슌이치 총무회장도 지난 6일 현지 방송에 나가 “코로나19로 일부 국가가 불참하더라도 도쿄올림픽 개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는 미국 등 66개국이 불참했고,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소련 등 공산권 국가들이 대회를 보이콧했다”면서다. 하지만 일본 입국이 여전히 제한돼 있고, 백신 개발까지 수개월 내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FP통신은 또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내부의 열기도 과거와 달리 식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5일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7~8월 일본 기업 3327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3.1%가 내년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관련기사 '아예 취소될라' 몸집 줄이는 도쿄올림픽 IOC 위원장 “도쿄올림픽 재연기 없다, 내년에 못하면 끝” 도쿄올림픽 딱 1년 늦췄다, 내년 7월 23일 개막 확정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2020.09.07 17:33
스포츠일반

이니에스타 일본 탈출? 도쿄올림픽 조직위 전전긍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공포가 스포츠계 전반에 번지고 있다. 특히나 동북아 삼국(한·중·일) 프로스포츠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 무단이탈 첫 사례가 나왔다. KT 미국인 선수 앨런 더햄(32)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소속팀에서 자진 퇴단해 27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더햄이 도망치듯 한국을 떠난 건 외국인 선수의 공포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프로농구의 외국인 선수들은 어울려 지내며, 한데 모여 정보도 공유한다. KT 관계자는 “바이런 멀린스(31)도 ‘코로나19 때문에 뛰고 싶지 않다’고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도 한국을 떠나게 됐다. 프로축구 분위기도 비슷하다. 한 지방 연고 팀 관계자는 “최근 팀 내 브라질 선수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가족이 걱정된다. (가족을) 당장 고향으로 돌려보내야 하나’ 물어와 난감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의 프로축구도 비상이다. 리그 개막은 4월 이후로 미뤘고, 많은 구단이 해외 전지훈련 일정을 연장해 귀국을 미루는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 이탈도 가시화됐다. 창춘 야타이 소속 공격수 리차리오 지브코비치(24·네덜란드)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며 버텼다. 결국 구단은 지난달 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임대 선수로 보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31), 오스카(29·이상 상하이 상강), 무사 뎀벨레(33·광저우 푸리), 마루앙 펠라이니(33·산둥 루넝) 등 중국에서 뛰는 외국인 스타들이 가능한 한 빨리 중국을 벗어날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한국에 이어 동북아 삼국 중 가장 늦은 25일 프로축구 일정을 연기한 일본 J리그도 ‘외국인 선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26일 “코로나19로 J리그 일정이 늦춰진 만큼, 전 스페인 국가대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 등 외국인 선수의 탈일본 러시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6일까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91명이다. 조만간 10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외국인 선수의 공포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달 초(9일) FC도쿄의 브라질 선수 아르투르 실바(24)는 “지하철도 맘 편히 타지 못하는 상황을 계속 견딜 수는 없다.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악화하면 미련 없이 일본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J리그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우려하는 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와 비슷한 분위기가 재연될까 하는 점이다. 당시 여진 가능성과 방사선 누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본 프로야구와 J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일본을 떠났고, 리그 분위기는 심각하게 침체했다. 특히 연봉 300억원인 ‘특급 스타’ 이니에스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일본을 떠날 경우 도쿄올림픽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도쿄올림픽을 향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시선도 예전과 달라진 분위기다. 딕 파운드(78·캐나다) IOC 위원은 26일 “코로나19 때문에 도쿄올림픽을 치르기 어렵다면, 대회를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바꾸기보단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올림픽조직위가 발칵 뒤집어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02.28 07:47
스포츠일반

도쿄올림픽 끝나지 않는 마라톤 코스 논란

2020 도쿄올림픽 개막(내년 7월24일)이 267일 남았다. 거의 모든 준비를 마치고 카운트다운만 기다려야 할 판인데, 여러 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방사능 문제, 수영 경기장 수질 문제, 욱일기 문제에 이어, 이번에는 마라톤 개최도시 변경 문제가 불거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0일 일본 도쿄에서 사흘간의 조정위원회를 시작했다. 개최 준비 상황 점검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되는데, 관심이 집중되는 주제는 육상 마라톤과 경보 코스를 도쿄에서 삿포로로 변경하는 문제다. 도쿄올림픽 마라톤 경기는 내년 8월 3일(여자)과 9일(남자) 열린다. 이 시기 도쿄의 평균 기온은 섭씨 30도, 최고 40도에 이른다. IOC는 선수 안전을 염려해 16일 “남녀 마라톤과 경보 경기를 평균 기온이 (도쿄보다) 5~6도 낮은 삿포로에서 치르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6일 끝난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무더위에 따른 피해가 속출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여자 마라톤은 자정 넘어 시작했는데도 30명이 중도에 포기했다. 우선 올림픽 개최도시인 도쿄도가 강하게 반발한다. 도쿄도는 마라톤 준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쏟아부은 돈만 3000억원에 달한다. 마라톤 코스 중간중간에 황궁, 도쿄타워 등 도쿄의 주요 관광명소를 넣는 등 야심 차게 준비했다. IOC 발표 다음 날인 17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시원한 곳이라면 북방 영토에서 하는 게 어떻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북방영토(일본명)는 러시아와 일본이 영토 분쟁을 빚는 쿠릴열도 4개 섬이다. IOC 입장에 변화가 없자, 도쿄도는 마라톤 출발 시각을 오전 6시에서 5시로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25일에는 “도쿄가 안된다면 도호쿠 지역에서 하자”는 방안까지 내놓았다. 도호쿠 지역 6개 현 중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이 포함된다. 일본은 ‘부흥 올림픽’을 내세우고 있는데, 올림픽을 통해 동일본 대지진 피해 극복을 전 세계에 선전하겠다는 것이다. 마라톤의 도호쿠 개최 제안은 야구 한 경기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67㎞ 떨어진 아즈마 구장에서 치르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개최도시가 변경될 경우 추가비용을 삿포로시가 부담할지, 아니면 도쿄도와 도쿄올림픽조직위가 부담할지를 두고도 신경전이 한창이다. 마라톤의 경우 코스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수들은 코스에 맞춰 공략법을 준비한다. 일각에서는 선수들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변경 추진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논란의 근본을 거슬러가면, IOC가 미국의 주요 프로 스포츠 시즌을 피해 올림픽을 7~8월 중 개최하면서 벌어졌다. 올림픽을 이용하려는 일본의 정치적 계산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폐회식을 8월 9일 남자 마라톤 경기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신국립경기장에서 열 계획이다. 이날은 일본 나가사키에 미국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다. 자신들의 침략사를 덮고,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9.10.31 08:33
야구

일본야구계, “트럼프에게 시구를…”

"미·일슈퍼게임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시구를 맡기면 어떨까?"지난 10월 5일 일본프로야구(NPB) 실행위원회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한 구단의 모기업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당시 미국 대선 전망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우세였다. 일본 정부도 비슷한 예상을 했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는 이렇다 할 접점이 없었다.지난 9일(한국시간) 트럼프는 예상을 뒤엎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친힐러리 성향의 아베 신조가 총리로 있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투표일 전부터 일개 프로야구 차원에서 트럼프 당선을 전제로 한 대응이 논의됐다는 점은 흥미롭다.시구 발언의 배경은 이렇다. 트럼프는 뉴욕 양키스의 팬이자, 2011년 뉴욕 메츠 구단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다. 야구를 좋아한다는 작은 접점으로 미국 차기 대통령을 연결하려 한 것이다.일본은 서양세계, 특히 미국에 대한 역사적인 콤플렉스가 있다. 1853년 미국의 매튜 페리 제독이 이끈 전함 4척이 도쿄 앞 바다에 닻을 내렸을 때부터 시작됐다. 야구는 개국 뒤 서양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일본의 국기로 변화했다. 2차대전 종전 뒤 미국 진주군은 일본 전역에서 무기를 몰수했다. 여기에는 일본도 수십만 자루가 있었다. 지금 일본에는 수십만 자루 야구 배트가 있다. "야큐(야구의 일본식 이름)는 베이스볼과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그 연원이 미국 문화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2차대전 종전 이후 일본은 제국에서 미국의 하위 파트너 역할을 받아들여야 했다.한국 프로야구에서 시구는 흥행을 위한 퍼포먼스 성격이 강하다. 일본 야구에선 정치적 맥락도 있다. 2013년 5월, 국민영예상을 수상한 나가시마 시게오와 마쓰이 히데키가 시구·시타자로 나섰다. 심판 역할을 맡은 이는 아베 총리였다. 당시 아베 총리는 9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96개 일본국 총리기도 하지만, 헌법 96조 개헌 의지로 해석하는 이들도 많았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헌법 96조는 헌법개정에 관한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한 일본 매체는 시구에 대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미국 정치인에게 시구를 부탁하는 일은 일본 야구 전통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2009년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3차전 시구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미·일 외교에서 파트너였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배석했다. 그 한 달 전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홈구장 PNC파크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2014년 3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 개막전에선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미국대사가 시구자로 나섰다. 케네디 대사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다. 그는 이해 5월 라쿠텐 골든이글스 홈경기, 11월 미·일올스타전에서도 시구자로 초청됐다.케네디 대사는 2013년 11월 부임식에서 일왕 내외와 총리, 장관을 앞에 두고 짧은 스커트 차림으로 나섰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고래잡이 등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이 때문에 미·일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시구 초청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일본 야구계와 정치권이 합심한 것이다. 시구 경기도 일본 최고 인기팀 개막전, 동일본대지진 부흥, 미·일 교류 등 '명분'이 있었다. 11월 미·일올스타전 시구에서는 일본야구의 전설인 오 사다하루와 함께 하기도 했다."트럼프에게 시구를…"이라는 말이 농담삼아 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와 '미국'이 일본의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고려하면 실현 가능한 일이다. 상상해보자. '괴짜' 트럼프는 일본 야구장 시구에서 어떤 공을 던질까. 아마도 스크루볼? 서영원(한국야구학회 회원) 2016.11.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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