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상관없이 도쿄올림픽을 내년 예정대로 열겠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이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고는 올림픽은 취소된 적이 없다”면서 “코로나19가 있든 없든 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에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당초 올해 7월 24일 개막될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됐다.
코츠 부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도쿄올림픽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의 상처를 보듬는 게임이 될 예정이었다”면서 “하지만 (내년에 열릴) 올림픽은 긴 터널의 끝에서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을 1년이나 연기하는 엄청난 장애물에도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위한 지휘봉을 놓고 있지 않다”면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도쿄올림픽이 지금까지 봐온 대회 중 가장 준비가 잘 된 대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측 의지도 강하다. 무토 토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 사무총장은 지난 7월 29일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고려해서 제한된 관중 하에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이 준비되면 좋지만, 백신이 없다고 올림픽을 진행할 수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올림픽 담당상을 맡았던 자민당 소속 스즈키 슌이치 총무회장도 지난 6일 현지 방송에 나가 “코로나19로 일부 국가가 불참하더라도 도쿄올림픽 개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는 미국 등 66개국이 불참했고,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소련 등 공산권 국가들이 대회를 보이콧했다”면서다.
하지만 일본 입국이 여전히 제한돼 있고, 백신 개발까지 수개월 내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FP통신은 또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내부의 열기도 과거와 달리 식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5일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7~8월 일본 기업 3327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3.1%가 내년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