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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통역이 거짓말" 오타니 기자회견, "어두운 비밀이나 고백, 사과도 없었다" 차가운 반응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벌 도박 및 절도 혐의에 관해 입장문을 밝히자 미국 현지 언론도 앞다투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오타니가 이번 논란이 불거진 후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인데, 현지 언론의 반응은 다소 차갑다.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26일(한국시간) "지난주 한국에서 '통역 게이트'가 터진 후 모두가 간절히 기대한 메시지"라면서 "그러나 어두운 비밀이나, 어떠한 고백이나 사과도 없었다"고 짚었다.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혐의에 관해 최초 보도한 미 ESPN은 오타니의 입장문 발표를 속보로 전했다.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타디움 내 기자회견장에서 최근 논란이 된 미즈하라 사태에 대해 해명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거짓말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결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다. 내가 도박(베팅)을 하거나, 야구나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 돈을 걸거나 부탁한 적도 없다.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며 "미즈하라가 그렇게 하고 있던 것도 며칠 전까지 몰랐다. 그가 돈을 훔치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라고 밝혔다. 오타니 통역 미즈하라의 도박 논란은 앞서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강타했다. 한 불법 도박업자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나왔는데, 알고 보니 통역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을 한 것이었다.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최소 450만 달러(60억원)로 전해진다. 미즈하라는 최초에 "오타니에게 이를 고백했고, 내가 보는 앞에서 계좌 이체를 통해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줬다"고 말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후 "오타니 몰래 계좌에서 송금 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인지했느냐, 또 스스로 빚을 갚아줬느냐에 따라 징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저스 구단은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서울 시리즈에 동행한 미즈하라를 곧장 해고했다. USA 투데이는 "오타니가 정말 미즈하라의 (도박 등 논란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증명되면, 그는 단지 친구를 신뢰한 동정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혐의를 알고 있었다면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의 징계가 불가피하다. 다만 (미즈하라가) 야구에 베팅하지 않았다면 (오타니에게) 벌금 이상의 처분은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다만 "오타니가 벌금을 부과받는다면 오타니의 평판이 떨어지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는 다저스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미즈하라가 최초 인터뷰에서 '내가 도박한 것을 알고 오타니가 갚아줬다'는 입장에서 '빛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몰래 빼내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라는 입장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 오타니가 자신의 계좌에서 400만 달러 이상의 송금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설명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통역이 자신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의문을 해소해 주진 않았다. 오타니는 이날 12분 가량 자신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미일 현장 취재진만 100여 명이 모였다. 사진 촬영이나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고, 구단 생중계를 통해 준비한 입장문만 읽었다. 이형석 기자 2024.03.26 11:10
프로야구

[한민희의 Law&Rule] SSG 랜더스 폭력 사건에 대하여

야구계 폭력사건이 끊이지 않는다.지난 11일 프로야구 SSG 랜더스 2군 선수들 사이에 가혹 행위와 폭행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선수 A는 7월6일 신인 선수 B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다른 후배 선수들을 소집, 머리를 바닥에 박게 하는 가혹 행위를 했다. 이어 단체 가혹 행위를 받은 선수 C가 B에게 책임을 물으며 야구 방망이를 이용해 허벅지와 엉덩이를 폭행했다. 이후 단체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은 D도 다시 후배 선수들에게 집단 얼차려 가혹 행위를 했다.연쇄 가혹행위는 다음날 코치가 우연히 B의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발견됐다. 구단이 KBO(한국야구위원회)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SSG는 야구 방망이로 폭행을 한 C를 퇴단 조치했고,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A·C·D의 징계를 할 예정이다.이들의 행위는 어떠한 죄책에 해당할까. 폭행 또는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은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한다(제324조 제1항). 선배가 후배에게 머리를 박게 하거나 엎드려 뻗쳐 등을 시키는 것이 야구훈련의 일환이나 정당한 업무지시가 아닌, 가혹 행위여서다.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하면 형법상 특수폭행죄에 해당한다(제261조). 대법원 기준 '위험한 물건'은 사회통념에 비춰 사용 시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말한다.폭력조직 행동대원이 후배 조직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이유로 바닥에 엎드리게 한 다음 야구 방망이로 엉덩이를 수 회 때린 사건에서 야구 방망이를 ‘위험한 물건’에 해당 한다고 판단한 바(대법원 2005. 4. 28 선고 2005도547 판결) 있다. A와 D는 강요죄, C는 특수폭행죄 여부로 정리될 수 있다.형사적인 문제 외에 프로야구 선수로의 징계가 남아있다. KBO 규약 제151조에 따라 KBO 총재는 선수 등이 마약류 범죄, 병역 비리, 종교·인종·성차별, 폭력, 성폭력, 음주운전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특수폭행은 '폭력(협박, 폭행, 상해 등)'에 해당한다. 2개월 이상 참가활동정지나 5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강요 행위는 명확한 예시에 해당하지 않지만, 규약 제151조는 예시 외 품위 손상 행위도 제재할 수 있다. 강요 행위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주는 가혹 행위인 만큼 ‘폭력’의 예에 준할 수 있다. 위 각 제재 수단은 병과(동시 부과)할 수 있고, 사회 봉사활동 또는 유소년 봉사활동을 함께 받을 수도 있다.SSG가 관련해 최근 내린 퇴단 조치는 징계로 정의하긴 어렵다. 구단 내 징계로 오용되던 임의탈퇴와 달리 구단과 선수의 완전한 계약종료라 KBO가 금지한 구단 내 이중 징계로 보기 어렵다.이번 사건은 하나의 폭력이 몇 시간 내에 들불처럼 퍼져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선후배 간의 우애와 협력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내리 갈굼과 내리 폭력이 연달아 일어났다. 2차, 3차 가해와 피해가 혼재하는 '난장판'이 됐다. 그나마 코치가 확인 후 구단을 거쳐 KBO까지 빠르게 전해진 게 다행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후배 간의 얼차려와 폭력의 위법성을 절실히 깨닫기 바란다.변호사 한민희 법률사무소 (사법연수원 44기) 2023.07.18 09:47
프로야구

4번이나 "아니다" 외친 이천웅, LG 선수 자격 잃었다

4번. 온라인 불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천웅(35·LG 트윈스)이 구단에 관련 내용을 부인한 횟수다.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한 구단을 향해 거짓말로 일관, 사안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따른다.이천웅은 지난달 31일 차명석 LG 단장에게 "본인은 절대 아니다"라고 온라인 불법 도박을 부인했다. 이날 오전 수도권 A 구단의 온라인 불법 도박이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됐다는 내용이 본지 단독으로 보도되자 LG는 KBO에 연락, 제보 관련 선수가 이천웅이라는 걸 확인했다. 선수에게 사실관계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아니요"였다. 음해성 제보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던 LG는 선수 말만 믿고 그의 이름을 4월 1일 개막전 엔트리에 올렸다.제보가 신빙성 있다고 판단한 KBO는 지난 5일 LG 구단에 이 사실을 알렸다. 검찰에 사건을 수사 의뢰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곧바로 LG는 KBO의 구두 설명 내용을 그대로 선수에 확인했는데 이때도 이천웅의 대답은 "아니요"였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전 단장 면담에서도 이천웅의 대답은 다르지 않았다. 시종일관 부인했다. 7일 2군으로 이천웅이 내려간 뒤 LG는 전방위적으로 선수단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여기서 몇몇 후배들과 연결된 이천웅의 의심스러운 행동이 감지됐고 "이래도 네가 아니냐"냐고 추궁했을 때도 부인하던 그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LG는 지난 10일 이천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하는 게 더 큰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12일 밤 이천웅은 경기 중이던 차명석 단장에게 연락해 온라인 불법 도박을 인정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집에 혼자 있으면서 부인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는 심리적 압박을 받은 거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13일 가족에게 말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이천웅은 14일 오전 수서경찰서에 자수했다.현행 KBO 규약 제151조 에 따르면 불법 인터넷 도박 징계의 수위는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이라고 명시돼 있다. 다만 '음주운전, 마약, 도박, 성폭력 등의 품위손상행위가 발생한 후 10일 이내에 소속 구단이나 KBO에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가중하여 제재한다'는 조항이 있다. 거짓말을 반복한 이천웅은 구단의 사실관계 확인부터 혐의 인정까지 열흘이라는 기간을 훌쩍 넘겼다.관건은 구단 징계다. KBO는 지난해 6월 음주 운전 징계를 강화하면서 KBO 부과 제재 외 구단 내부 자체 징계를 더는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중 징계'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였는데 그렇다고 해서 구단 징계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23일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로 검찰 송치된 투수 서준원을 징계위원회 개최 후 방출했다. '이중 징계'를 하지 말자고 의견이 모였지만 방출은 다른 문제다.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해 구단을 곤경에 빠트린 이천웅, 그의 구단 징계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7 08:01
연예일반

[위클리 K팝] BTS 그래미 불발→SM 인수전·승리 만기 출소…다사다난 가요계

이번 주도 다사다난했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 불발부터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다툼, 빅뱅 출신 승리의 출소까지 각종 사건이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다. # 방탄소년단, 美 그래미 3년 연속 수상 불발그룹 방탄소년단이 이번에도 그래미의 벽을 넘지 못했다.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제65회 그래미 어워드가 개최됐다.이날 방탄소년단은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마이 유니버스’가 수록된 콜드플레이의 9집 앨범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로 그래미 4대 본상으로 불리는 ‘제너럴 필즈’ 중 앨범 오브 더 이어 부문 후보로 올랐다.방탄소년단은 올해로 3년째 그래미 어워드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번에도 아쉽게 무관에 그치게 됐다. # SM엔터테인먼트 둘러싼 경영권 다툼…광야의 앞날은?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내부 경영권 분란과 소송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시작은 SM엔터테인먼트(SM)의 이수만 퇴진 공식화였다. SM은 지난 3일 ‘SM 3.0’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전 총괄프로듀서의 독점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나 5개의 제작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생산하는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나흘 후인 지난 7일 SM은 카카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SM 지분 9.05%를 확보하며 SM 2대 주주가 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전 총괄은 “공동 대표이사들이 주도하는 SM의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며 SM이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지난 9일에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등장했다. 하이브는 SM 지분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SM 지분 인수와 관련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후 하이브는 10일 오전 SM 인수전에 뛰어든 사실을 공표했다. SM 최대 주주 이수만 전 총괄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해 SM 1대 주주로 올라선 것. SM을 둘러싼 이수만과 하이브,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의 대결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전면전이 예고되는 SM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뱅 출신 승리, 1년 6개월 형기 마치고 출소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1년 6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다.지난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승리는 이날 오전 5시 여주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는 당초 11일 출소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이틀 빨리 사회로 복귀했다.승리는 지난 2018년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핵심 인물로 지목돼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성매매 알선,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폭행교사 공동정범 등 총 9개 혐의를 받았다.승리는 군사법원 재판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국군교도소에 수감됐으며, 2심에서는 1년 6개월로 감형됐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은 상습도박, 성매매 알선, 성매매 등 9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했다.사회적 물의를 빚고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승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2.12 09:00
해외연예

日 우익 성향 미남배우, 재일교포 여배우와 열애

우익 성향의 일본 배우가 재일교포 여배우와 목하 열애 중이다. 일본 주간지 여성세븐은 ‘BL드라마 ‘체리마호’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마치다 케이타(町田啓太)가 4세 연상의 한국 국적 여배우 현리와 교제하고 있다‘고 특종 보도했다. 여성세븐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7년 영화 ‘종착의 장소’에 이어 2018년 드라마 ‘여자적 생활’에서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교제는 두 번째 작품이후로 현재 도쿄 시내의 한 멘션에서 동거 중으로 알려졌다. 양 측 모두 소속사를 통해 28일 “좋은 관계로 서로 어울리고 있다”며 교제를 공식 인정했다. 마치다 케이타는 극단 XILE의 멤버로, 드라마 ‘체리마호: 30세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에서 동성의 동료를 좋아하는 역할로 출연해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지도를 얻었다. 하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2012년, 2013년), 2019년 한국 강제징용 보상문제 관련 혐한 프로그램 출연 등 우익 성향을 드러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현리는 도쿄 태생의 한국 국적 배우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연기에 본격 입문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09.28 17:59
연예일반

[리뷰IS] 돈·가족·사내 왕따·비리… 사회 이면 조명한 ‘작은 아씨들’ 쾌조의 스타트

가족애를 비롯, 흙수저를 향한 사회의 냉정한 시선과 동정 어린 시선, 사내 왕따, 정치 비판까지. ‘작은 아씨들’은 단순히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의 이야기만을 담은 드라마는 아니었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는 각자의 세상에서 발버둥 치는 세 자매 오인주(김고은 분), 오인경(남지현 분), 오인혜(박지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도입부터 세 자매의 삶 속에는 사소한 변화가 일었고 특히 죽은 비밀 친구로부터 거액이 담긴 돈 가방을 받게 된 오인주의 반전 엔딩은 안방극장에 짜릿함을 안겼다. ‘히트 메이커’ 정서경 작가와 김희원 감독의 시너지도 빛났다. 빠른 전개, 예측을 넘어선 미스터리, 유려한 미장센과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은 또 하나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시청률 또한 시청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반영했다. 4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시청률은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평균 6.4%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날 첫 회는 막내 오인혜의 생일날 풍경으로 막을 열었다. 가난한 형편에도 첫째 오인주와 둘째 오인경은 오직 동생을 위해 유럽행 수학 여행비 250만원을 선물했다. 행복도 잠시 그날 새벽 철없는 엄마 안희연(박지영 분)이 돈이 든 봉투를 들고 몰래 떠났다. 그럼에도 세 자매는 각자의 삶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수학여행비를 다시 마련하고자 다급해진 오인주에게 손을 내민 이는 회사 비밀 친구 진화영(추자현 분)이었다. 진화영과 오인주는 각자 13층과 14층의 사내 왕따. 진화영은 “눈치가 없어서 왕따가 된 것 같아? 너 2년제 회계학과에 흙수저이자 이혼녀. 나 고졸에 무수저, 결혼 시장에 나가 본 적도 없는 도태녀”,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한테만 공감하니까”라며 흙수저를 향한 사회의 시선과 사내 왕따, 인간의 악랄한 본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촌철살인 대사들을 남겼다. 그의 도움으로 다시 돈을 만든 오인주는 들뜬 마음으로 오인혜를 찾았지만 동생은 선뜻 기뻐하지 않았다. 자신을 위한 언니들의 고생과 노력이 미안했고 또 버거웠기 때문. 이어 오인혜는 같은 반 부유한 친구 박효린(전채은 분)의 집에서 그림을 그려주며 그의 엄마 원상아(엄지원 분)에게 돈을 받고 있었다. 이 장면을 눈앞에서 본 오인주는 원상아가 내민 돈 봉투를 단호히 거절했고 집으로 가는 택시 속 오인혜에게 “우리는 거지가 아니다. 뭐 주는 사람들 있어. 우리가 없어 보여서. 먹을 것도 주고 입던 옷도 주고. 그거 넙죽 받으면 나중에 꼭 ‘쟤네 거지라고. 불쌍하다’고 그런 말 돌아와”라며 냉정하게 말했다. 가난했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살고 모든 것을 동정으로 치부할 수밖에 없었던 오인주와 오히려 돈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것 같았다며 기뻤다고 말한 오인혜.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두 자매의 대비가 선명히 그려진 순간이었다. 사회부 기자인 오인경은 보도하던 중에도 사건에 감정 이입해 눈물을 흘리는 인물. 오인경은 “넌 분하지도 않냐. 불공평한 대접 받는 거? 이제 전문성을 찾아야지”, “가난하게 컸어? 하도 잘 참아서”라며 비난을 일삼는 선배에게도 “현장성이 내 전문성이다”고 뚜렷하게 말하는 강단 있는 모습도 보였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그는 알코올 중독자로 테킬라를 가글 병에 담아 들고 다니며 마시기도. 그가 알코올 중독자가 된 서사에도 궁금증이 쏠리는 가운데 오인경은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 박재상(엄기준 분)을 주시했다. 과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보배저축은행 사건’의 은행 측 변호사였던 박재상. 오인경은 이 사건을 줄곧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 길로 박재상 재단 설립 기념식에 찾아간 오인경은 기자회견 도중 보배저축은행 사건을 거론, 당당하게 질문하며 박재상을 자극했다. 이는 오히려 패착이 됐다. 회견이 끝난 뒤 그와 마주한 오인경은 피해자들의 감정에 녹아들어 눈물을 보였다. 박재상은 기자답지 못한 태도를 지적하는 한편, 그가 음주 상태라는 사실까지 폭로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같은 보도국 선배는 이를 영상으로 찍었고 이러한 사실이 사내에 밝혀지며 오인경은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폭풍은 전개는 계속됐다. 진화영이 유럽에 잠시 나간 사이 런던에서 온 컨설턴트 최도일(위하준 분)이 오인주를 찾아왔다. 진화영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 오인주는 진화영의 집을 찼아갔지만 그곳에서 진화영의 시신을 목격했고 절망과 혼란에 휩싸였다. 이후 오인주에게 예상치 못한 인물이 찾아왔다. 진화영과 불륜 의혹이 있던 이사 신현민(오정세 분), 그리고 최도일이었다. 두 사람은 진화영이 15년간 회사의 불법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었고 진화영이 뒤통수를 치고 법인 계좌에서 700억을 빼돌렸다고 밝혔다. 최도일은 사라진 700억을 찾기 위해 진화영을 잘 아는 오인주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청했다. 오인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직서를 던지고 나오는 길에 그는 진화영이 다니던 요가원 회원권이 양도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곳의 라커룸에는 커다란 배낭이 남겨져 있었고 가방 속에 5만 원권 다발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태어나 처음 보는 액수의 돈, 죽은 친구가 남긴 위험한 선물 앞에서 그는 기어코 눈물을 터뜨렸다. ‘작은 아씨들’은 탄탄한 서사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숨겨두며 거대한 사건에 조금씩 휩쓸려가는 세 자매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상황에 맞는 배경 음악 또한 몰입도를 극대화, 어딘가 모르게 어두운 듯한 화면의 색감과 미장센은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완성한 배우들의 열연 또한 ‘작은 아씨들’을 완성했다. 김고은은 철없는 맏언니와 삶의 무게감을 인 어른의 얼굴을 오가는 완급 조절로 극의 분위기를 조율했다. 남지현 역시 내면에 자신만의 소용돌이를 감춘 오인경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속 깊은 막내 오인혜의 예민한 심리를 그린 박지후의 활약도 남달랐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최도일의 면모를 입체적으로 완성한 위하준 역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여기에 이제 막 물밑에서의 움직임을 시작하며 긴장감을 더한 엄지원, 엄기준, 김미숙과 강훈, 전채은 그리고 거대한 사건의 서막을 연 추자현, 오정세, 박지영은 더욱 확장될 이야기를 기대케 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09.04 11:33
스포츠일반

또, 너냐…남자 스피드 500m도 중국 관련 판정 '논란'

쇼트트랙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은메달을 획득한 12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선 마지막 15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14조까지 1위는 7조에서 레이스한 가오팅위(중국). 하지만 금메달을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15조에는 세계랭킹 1위 로랑 듀브레유(캐나다)와 3위 신하마 다쓰야(일본)가 버티고 있었다. 가장 강한 선수가 마지막에 나오는 종목 특성상 듀브레유와 신하마가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됐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듀브레유는 4위, 신하마는 20위까지 미끄러졌다. 두 선수의 발목을 잡은 건 부정 출발. 한 차례 부정 출발(듀브레유)이 나오면서 선수들이 위축됐고, 실격을 우려해 과감하게 스타트하지 못했다. 듀브레유는 100m 기록이 9초63으로 5위, 스타트 순간 삐끗한 신하마는 10초11로 28위에 그쳤다. 페이스를 올려 시간 단축을 노렸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출발에서 벌어진 격차가 워낙 컸다. 듀브레유만큼 아쉬움이 남는 건 신하마였다. 신하마는 일본 기록 보유자(33초79)로 시즌 최고 기록도 34초19로 준수했다. 하던 대로만 해도 가오팅위(34초32)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었다. 일본 언론은 경기 뒤 하나같이 부정 출발 문제를 거론했다. 도쿄스포츠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또다시 판정 의혹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도 "신하마에 대한 동정의 목소리가 있다. '왜 부정 출발인가'가 화제"라고 보도했다. 논란의 골자는 '듀브레유가 부정 출발을 한 게 맞느냐'다. 듀브레유의 부정 출발은 느린 화면으로 돌려봤을 때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스포니치아넥스는 '출발 신호(전자 스타트 피스톨)가 나서 움직이는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팬들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쇼트트랙은 경기가 끝나면 심판장이 화면을 돌려보며 실격 선수를 찾아낸다. 심판장의 주관이 경기에 개입될 수 있는 구조다. 지난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선 황대헌과 이준서가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탈락, 대한체육회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배경에도 이 이유가 있다. 반면 스피드스케이팅 부정 출발은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2월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 측에 따르면 스피드스케이팅은 선수 경기복에 모션 센서와 포지셔닝 시스템이 부착돼 정밀하게 움직임을 측정한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부분까지 광학 카메라를 이용해 잡아낸다. 그런데도 논란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쇼트트랙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판정 논란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건 개최국 중국이다. 과학 기술을 불신할 정도로 대회에 대한 불신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13 15:12
연예

[이슈IS] 거세지는 '김선호 하차 반대' 움직임…청원 4만명 돌파

'김선호 논란'이 새 국면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선호의'1박 2일' 하차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에 동의하는 사람이 2일 오후 8시 기준 4만 20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19일 작성된 해당 글은 한 매체가 김선호와 전 여자친구 A씨와의 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개한 후 동의 숫자를 가파르게 늘려 나갔다. 해당 글에서 청원자는 '물론 (김선호가) 연예인이기에 본인 직업에 충실해야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옛날 일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물론 나 역시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김선호의 '1박 2일' 하차를 반대했다. 이어 '연예인도 일반인과 같은 사람이다'라며 연예인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문제 삼았다. 팬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김선호를 두둔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김선호에 대한 악성 댓글 및 게시글 PDF 수집 안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김선호의 팬임을 자처한 작성자는 '김선호 및 그의 가족과 관련된 루머 양산 및 인격 모독, 명예훼손에 관한 모든 증거 자료를 수집한다. 수집한 내용은 취합하여 소속사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및 사실이라도 비방을 목적으로 하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모두 명백한 불법 행위이기 때문에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며 김선호에게 가해지는 범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선호 옹호 여론은 한 매체가 전 여자친구 A씨와의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해당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앞서 A씨가 주장했던 내용과는 달리 두 사람은 합의 하에 낙태를 결정했으며, 김선호는 A씨에게 지속적으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해당 보도를 두고도 김선호의 태도에 대해서는 '적절했다', '적절하지 않았다' 등 네티즌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한편, 지난달 17일 A씨는 'K배우 사생활 논란'이라는 글을 올리며 '김선호가 나와 교제했을 당시 혼인을 빙자한 후 낙태를 종용했다'고 주장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등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던 김선호는 하루아침에 추락, 수십 개의 CF는 물론 대다수의 방송과 영화에서 줄줄이 하차를 결정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A씨는 '그분에게 사과 받았고,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더 이상 사실과 다른 내용이 알려지거나 저나 그분의 이야기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김선호의 지인을 비롯한 많은 제보자가 A씨와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을 전하면서 김선호에 대한 동정 여론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11.02 20:18
연예

최성봉, 거짓 암투병 의혹 반박…진단서 공개+법적대응 예고

가수 최성봉이 거짓 암투병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최성봉은 7일 공식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는 "어제 한 유튜버와 4시간 동안 통화를 했고 입증자료도 어렵게 보낸 상황에서 내 암투병이 허위사실이라고 하는 것에 반박한다. 해당 유튜버가 처음부터 의심하며 연락을 해왔고 입증자료를 보내줬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회유와 겁박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22일 한 여성과 자취방에서 만났다는 유튜버 주장에 대해 "내 SNS에 추석 연휴기간 동안 상담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주면 전화를 드리겠다고 글을 적었다. 그런 후 9월 22일 오후 10시께 매니저가 이용하는 오피스텔에서 한 여성분과 만나기로 했다. 연락을 했고, 만나자마자 자신은 타 지역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현재 서울 고시원에 살면서 바이올린을 레슨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플루언서나 유튜버가 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제안 등과 카운슬링해줬다. 당시 시간은 오후 10시께이며, 탄산수 한 병과 대화를 40분 정도 하고 자리를 떠났다"라고 주장했다. 병원복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재 입원해 있는 모 대학병원의 옷이 아닌 크라우드 펀딩 때 입었던 옷은 개인 병원에서 선물로 받은 병원복이다. 왜 입었냐면, 많은 분들이 병원에 찾아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성봉은 "대한민국에서 많은 시사 교양 정치 등에 제 인생 이야기가 활용됐다. 음악인 최성봉으로 여러분 기억속에 계속 남고 싶은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이를 악물고 헤쳐왔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동정과 구걸, 내 인생 스토리가 쓰이는 것이다. 그런데 결국 암투병하는 게 기사화가 됐고, 그 치부도 밝히는 것에 대해 너무나 고심을 많이 했다. 암투병을 이용하는 여러 유명인들이 내게 현금을 건네줬다고 하는 분들 다 참고 모든 걸 내려놓는 마음으로 참았지만, 이번에는 강경히 민형사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라고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1 준우승자 출신인 최성봉은 '한국의 폴포츠'라 불리며 사랑받았다. 대장암 3기와 전립선암, 갑상선 저하증, 갑상선암 등의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0.07 20:58
경제

미얀마서 쿠데타, 아웅산 수치 감금…軍 "1년간 비상사태" 선포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75) 국가 고문이 군부에 의해 구금됐다. 미얀마군 TV는 1일 성명에서 "선거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들을 실행했다"면서 "군은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발표했다. 또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고 선언했다. 앞서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묘 뉜 대변인은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이 수도인 네피도에서 군에 의해 구금됐다"고 전했다. 현지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선 일부 이동 통신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전화 등이 먹통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양곤에 위치한 시청 청사 바깥에 군인들이 배치됐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 결과를 놓고 군부가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까지 시사한 가운데 일어났다.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는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53년간의 군부 지배를 끝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그러나 군부는 지난해 선거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유권자 수 3700만명)가 실제와 860만명 차이가 난다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군이 쿠데타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시사한 건 지난달 26일부터다. 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특정 상황에선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헌정이 중단되는 쿠데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기간, 일부 대도시에는 장갑차가 이례적으로 배치되기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후 유엔 및 현지 외교사절단의 우려 표명이 잇따르자 군부는 지난달 30일 "헌법을 준수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듯했지만, 이틀 만에 쿠데타를 일으켰다. NLD는 이날 수치 고문의 발언이라며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는 국민을 향해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말 것과 군부 쿠데타에 대항해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구금 소식에 미국·호주 등은 군부에 법치주의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미얀마군이 국가 고문을 비롯한 관리를 체포하는 등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저해했다는 보도에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은 미얀마의 최근 선거 결과를 바꾸거나 미얀마의 민주화를 방해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문민정부 시대를 맞았지만, 미얀마에서 군부의 입김은 여전히 세다. 군부 정권 당시 제정된 헌법에 따라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사전 할당받았으며,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치안 부처 수장도 맡는 등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 아웅산 수치 고문은 미얀마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NLD가 총선에서 압승하고도 군부가 만든 헌법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게 되자, 헌법에 없는 '국가 고문'(국가 자문역)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대통령 위의 지도자가 됐다. BBC는 "그는 외국 국적의 자녀(영국인 두 아들)가 있기 때문에 헌법상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실상 미얀마 지도자 역할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얀마의 독립을 이끈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아웅산 장군은 미얀마가 영국 식민통치로부터 독립(1948년)하기 직전인 1947년, 수치가 2살이었을 때 암살당했다. 숨질 당시 장군의 나이는 32세였다. 이때부터 인도·영국 등 해외를 전전하는 생활이 시작됐다. 1962년 아웅산 장군의 동료였던 네 윈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로 미얀마가 군부 독재정권의 치하에 놓이면서 고국으로 돌아가기 더 어려워졌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뉴욕 유엔본부에서 근무하다가 1972년 영국인 마이클 에어리스(1999년 작고)와 결혼해 아들 둘을 낳았다. 그랬던 그의 인생이 전환점을 맞은 건 1988년 4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미얀마에 돌아와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면서다. 미얀마 민주화 항쟁은 1988년 8월 8일 8시에 일어나 '8888항쟁'으로 불린다. 군사정권은 1989년 수치 고문을 가택 연금했다. 그는 군정에 대한 비폭력 저항으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연금 상태였던 그를 대신해 남편과 두 아들이 대리 수상을 했다. 1995년 가택 연금이 해제됐으나 이후 구금과 석방을 반복하며 재야 활동을 계속했고, 2010년말 20년 만에 총선이 실시되면서 전격 석방됐다. 그는 2012년 치러진 미얀마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수십 년간의 재야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도권 정치에 진출했다. 같은 해 노르웨이에서 21년 만에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을 했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그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과 '인종청소'를 묵인·방치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시와 아일랜드 더블린시는 명예시민 자격을 철회했고, 노벨평화상 철회 요구도 빗발쳤다. 로힝야 사태로 그는 2019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피소됐다. 그는 이 법정에서 로힝야족을 축출한 미얀마 정부의 조처를 옹호해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BBC는 "로힝야족에 대한 동정심이 거의 없는 미얀마 다수파 사이에서 수치 고문은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미얀마, 문민정부 2기 눈앞…아웅산 수치 이끄는 與 총선 압승 [후후월드] 아웅산 수지의 두 얼굴…민주화 투사 vs 소수민족 탄압자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는 아웅산 수치는 왜 국가고문일까 노벨위 '로힝야 침묵' 아웅산 수치, 평화상 박탈 불가 “과거 업적 중요” 2021.02.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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