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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 “2억원 들여 ‘재밌는 영화’ 본질 찾았죠” [IS인터뷰]

“이번엔 대중성이 없을 수 있단 감안은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와서요. ‘내가 대중성이 있는 사람인가?’하는 생각을 요즘 조금 하게 되네요. (웃음).”독창적인 판타지와 뾰족한 문제의식으로 자신만의 세계관 ‘연니버스’를 만든 연상호 감독이 본질에 집중한 초저예산 영화 ‘얼굴’의 흥행에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그는 제작비 2억 원을 들여 20명의 소수 정예 제작진과 13회차의 촬영으로 만든 이번 작업에 대해 “중독될 것 같았다. 영원히 상업 영화로 못 돌아갈 것 같을 정도”라며 “배우, 스태프들과 동아리 활동하는 것처럼 우리끼리 만들어 내는 과정이 재밌었다”고 떠올렸다.지난 11일 개봉한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권해효)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 정영희(신현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1일까지 7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연 감독의 첫 상업영화이자 천만 영예를 안긴 ‘부산행’보다도 먼저 구상된 작품이지만, 투자 과정이 녹록지 않아 지난 2018년 그래픽 노벨로 먼저 출간됐다. 연 감독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다’는 느낌으로 작업하고 그쳤던 작품인데 어느 날 비슷한 에피소드를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를 아내와 보게 됐다”며 “이것처럼 ‘꼭 돈이 없어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다소 충동적으로 도전했는데 하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당초 막연히 1억 원이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으나, 예산 산정으로 도출된 최소 금액이 2억 원이었다고 했다. 이는 여느 독립예술 영화 제작비보다도 적은 액수다. ‘노개런티’를 결정한 박정민은 물론, 모든 배우와 제작진이 업계 일반 수준을 충족하는 최저임금에 일정 지분을 나눠 갖는 러닝 개런티 형식으로 인건비를 받았다. 연 감독은 “사실 영화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은 인건비 보다 회차”라며 2~3일에 불과한 13회차로 압축해 진행했다고 강조했다.“저예산으로 만든 가장 큰 계기는 ‘재밌는 영화를 만든다는 건 무엇인가’였어요. 유튜브나 재연 드라마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재밌잖아요. 그들과 경쟁하는 콘텐츠 창작자로서 한번 창피함이나 두려움을 각오하고 해보자는 게 최초 동기였어요.” 그래픽 노벨과 달리 박정민이 시각장애 예술인인 젊은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을 1인 2역으로 표현하며 깊이를 더했다. 또 ‘1970년대 경제 고도 발전에서 잊혀진 것’이라는 메시지를 품어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인물, 정영희도 실험적인 촬영으로 담아내 차별화를 만들었다.연 감독은 “(특히)정영희는 누구의 얼굴도 아닌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 얼굴이길 바랐다. ‘그래서 어떤 얼굴인데’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며 “연출적으로도 정영희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시선각을 고민했고 신현빈 배우도 손, 어깨, 목소리를 사용해 컨셉추얼하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투자배급사들이 ‘우리도 해보고 싶다’며 이런 형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성과가 났으면 해요.”‘얼굴’은 적은 예산에도 메시지와 연출, 배우들의 호연까지 삼박자를 갖춘 완성도로 호평받고 있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현지 영화 팬들과 평단의 뜨거운 반응을 빚었고, 개봉 전 해외 157개국에 선 판매됐다. 제작비가 낮다 보니 개봉 전 이미 순제작비를 넘겼다는 설명이다.“사실 모든 영화를 적은 회차로 촬영할 순 없죠. 그래도 한국 영화가 다른 형태로 진화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모델이 정답이 될 수 없어도 가능성 정도는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23 06:05
영화

“이렇게 흥행에 목말라 본 건 처음” 연상호 감독X믿보배 연기 군단 ‘얼굴’ [종합]

독자적인 작품 세계인 ‘연니버스’로 사랑받는 연상호 감독이 초심을 제대로 새겼다. 부끄러운 시대의 민낯을 직시한 새 영화 ‘얼굴’이다.1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얼굴’의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캐나다에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일정을 소화 중인 연상호 감독,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이 비대면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이날 연 감독은 “이야기를 처음 쓰게 된 건 제 자신이 성취나 성과에 집착할 때였다. 그런 나는 어디서 왔는가(질문)에서 출발했다. 그게 1970년대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근대사는 무엇을 잃어버렸고 착취했는가 질문으로 이어졌다”면서 “자신의 핸디캡을 이겨낸 기적의 사나이 임영규를 설정하고 그 반대편에 정영희를 두고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 감독이 대표작 ‘부산행’ 이전부터 구상했던 작품으로, 동명의 첫 그래픽노블을 영화화한 작품이다.원작과 달리 박정민이 젊은 임영규와 임동환을 1인 2역으로 표현한다. 연 감독은 “한 배우가 두 역할을 하고 세대차이도 난다. 영화를 보면 두 사람이 대적하는 느낌도 난다. 이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세대 이야기도 담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를 위해 대본을 수정했고, 예산에 제약이 있다보니 압축적이고 함축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믿고 보는 배우 군단이 호연을 펼쳤다. 그중에서도 권해효, 박정민, 신현빈은 각각 쉽지않은 설정을 소화해야 했다. 임영규 역을 통해 배우 인생 최초로 시각장애인 연기에 도전한 권해효는 “일반적인 시각장애인의 외형적인 모습을 고민하진 않았다. 제가 15년 넘게 함께 살았던 장인어른이 시각장애를 갖고 있어 그의 익숙한 공간에서 빠른 움직임, 그렇지 않은 공간에서의 조심스러움을 떠올렸다”며 “오히려 태생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서 시각예술을 한다는 걸 관객들이 믿고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그의 과거이자 현재의 아들로 극을 이끈 박정민은 “1인 2역이 도전이기보단 두 역할이 상호작용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과거의 장면들은 아버지의 기억일 수 있겠단 생각이었다. 한번도 못본 장면을 구현하고 왜곡되고 증폭된 기억을 연기하는거라 감정적으로 과장되고, 만화적이어도 납득될거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저조차도 못본 얼굴을 보고 싶단 희망사항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신현빈은 스크린에서 단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정영희를 표현했다. 그는 “극중 얼굴이 직접 보이지 않지만 관객들이 상상으로 영희를 그려나갈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표정 아닌 다른 것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고, 기존보다 열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도 두 얼굴의 의류 공장 사장 백주상 역 임성재와, 자극에서 출발해 진실을 추적하게 된 다큐멘터리 PD 김수진 역 한지현도 극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임성재는 “연상호 감독님이 그동안 큰 망치를 들고 무두질하며 ‘박력있는 작품을 했다면 이번엔 바느질을 하듯 만드는 작품이겠다 싶었다. 너무 궁금했다”며 “제가 연기한 백주상의 악의는 일정 부분 시대가 허락한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얼굴’은 예산 2억 원으로 13회차 촬영했지만 높은 완성도로 눈길을 끈다. 연 감독은 “전설적인 아시아 영화들을 보며 영감받았다. 대개 저예산인데 줄 수 있는 에너지가 따로 존재한다고 느꼈다”며 “한 번의 실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스템화를 해보려 계산해보니 20억 원이 들겠더라. 그래서 구조를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 영화를 만드는 기준과는 다른 기준으로 영화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그러면서 연 감독은 “배우분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 이번 작품처럼 흥행에 목말라본 적이 없다”며 “예산이 워낙 작아서 손익분기가 작긴 한데 이렇게 도와주셨으니 흥행에 간절해졌다”고 재치있게 바람을 드러냈다.박정민은 “지분이나 러닝 개런티를 떠나 많은 관객들이 이 시대에서 해볼법한 이야기를 다루는 이 영화를 보시고 진득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전 충분하다”면서도 “그래도 잘되면 (개런티를)어느 정도 받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얼굴’은 오는 11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10 17:27
영화

[빅3특집] ‘전독시’ 원동연 대표 “금호역~충무로역 세트만 1000평” ②

극장가 보릿고개 속에도 어김없이 여름 성수기 시장이 다가왔습니다. 상반기 내내 작품 개봉에 신중을 기하던 국내 주요 배급사들도 아껴뒀던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세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 영화는 ‘전지적 독자 시점’입니다. <편집자 주> “힘든 시기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의 지향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원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가진 인터뷰에 “웹소설이 문피아에만 연재될 당시 후배에게 추천받았다. ‘신과 함께’ 때 고생길을 경험해 봐서 안 하려고 했는데 그냥 미친 듯이 빨려 들었다. 내가 미워질 정도였다”며 웃었다.오는 23일 개봉하는 ‘전독시’는 싱숑 작가의 웹소설이 원작으로,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면서 출발한다. 영화는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와 동료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이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전 가치 전복적인 걸 좋아해요. 어떤 매체든 대중은 창작자가 만든 걸 그대로 수용하는 입장이죠. 근데 ‘전독시’는 독자가 결말을 쓰는 거로 시작돼요. 그게 굉장히 도발적이면서 매력적이었죠. 또 위기의 순간 동료들과 함께 살아남으려 한다는 게 위로가 됐어요. 힘든 순간 내 편이 있다는 것보다 큰 힘은 없죠.”웹소설을 영상화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두 가지였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들 때 그러했듯, 원 대표는 이번에도 대중성과 완결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가 생각하는 대중성이란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재미다.“원작 팬도 당연히 존중해요. 다만 원작을 안 본 관객이 더 많을 수밖에 없으니까 원작 정보가 없는 이들도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끼는 게 가장 중요했죠. 그다음은 완결성. 연재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러닝타임 내 끝내야 해요. 그래서 캐릭터들 전사도 짧게 풀었죠. 대신 ‘유중혁을 살려라’란 궁극적 미션을 두고 각 캐릭터를 유기적으로 녹여내려 했어요.” 배우 라인업에도 고심을 거듭했다. 특히 메인 주인공인 김독자와 유중혁의 캐스팅이 중요했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이나 안정된 연기력은 물론, 글로벌 영향력까지 갖춰야 했다. 고민 끝에 결정한 ‘픽’은 안효섭과 이민호로, 실제 이들은 ‘전독시’가 대만에서 30억원대 투자를 받고, 한국영화 최고 수준의 MG(미니멈개런티) 계약에 성공하는 데 적잖은 공을 세웠다.“지금은 해외 태핑이 필수라 글로벌한 배우들이 필요했어요. 해외 캠페인에서 이민호는 더할 나위 없는 배우였죠. 안효섭은 저희 PD가 추천했어요. 드라마 ‘낭만 닥터’가 터질 때였죠. 연기도 훌륭하더라고요. 베테랑 선배 한석규에게 밀리지 않는 게 인상적이었죠.”또 다른 파트너로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김병우 감독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말에는 “영화=감독”이란 답을 내놨다. 원 대표는 “‘전독시’ 캐릭터가 다 ‘츤데레’다. 자기감정을 정확히 드러내지 않는다. 김병우 감독이 그렇다. 굉장히 드라이한데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며 “영화는 감독 성격대로 나온다. 그게 관객에게 전달되길 바랐다”고 부연했다.‘전독시’는 올여름 대작 중 제작비가 가장 큰 작품이기도 하다. 총제작비 300억원, 손익분기점 약 600만명 규모로, 소설 속 세계 구현에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일례로 영화의 메인 배경인 금호역~충무로역은 역대 지하철 세트 중 가장 크게 지었고, 춘천에는 동호대교를 만들어 대형 크레인이 왔다 갔다 했다.“배우 액팅도 그랬지만 세트도 실사가 많아요. 금호역~충무로역 세트는 1000평이 넘죠. 물론 지금 세트 5분의 1만 짓고 디지털로 확장해도 되지만, 그러면 감독 디렉팅이나 배우의 감정 구현이 쉽지 않죠. 또 다른 메인 세트인 동호대교는 춘천에 지었는데 해가 지는 매직아워를 담아야 했어요. 균일한 톤을 위해서 슈퍼 크레인 4대로 그늘막을 쳐서 해를 다 막았죠.” 물론 모든 걸 현실화한 건 아니다. 판타지 장르 특성상 VFX(시각특수효과)는 필수였다. ‘전독시’에는 도깨비 비형, 화룡 등 가상 캐릭터도 등장한다. 원 대표는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비형은 모델링만 100개 이상 했다. 웹툰 출시 전이라 웹툰 속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친근한 애들이 돌변할 때 오는 공포, 아이러니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귀여운데 무서운 걸 원형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원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시즌2 제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작 자체가 방대한 세계관을 담고 있는 데다, 영화 자체도 속편 가능성을 열어둔 채 막을 내린다. “처음부터 2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에요. 구체적인 스토리도 있고요. 여건만 된다면 지금 배우들과 모두 같이 가고 싶어요. 배우들과 계약을 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얘기도 나눴죠. 요즘 극장이 많이 어려운데 ‘전독시’가 잘 돼서 산업도 살고 또 우리의 다음 이야기도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14 06:00
예능

[TVis] 정준하 “‘가문의 영광’ 출연료, 뭐하는 짓이냐고 따졌다” 아쉬움 토로 (라디오스타)

방송인 정준하가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 출연료에 대해 언급했다.2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는 배우 정준호, 윤현민, 가수 유라, 정준하가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정준하는 ‘가문의 영광’ 출연 이유에 대해 “옛날 가문 시리즈를 함께 했던 동료들과 이 작품을 꼭 하고 싶다는 김수미의 말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준하는 생각했던 것보다 적은 출연료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11년 전보다 출연료가 적었다. 제작자에게  ‘형 뭐하는 짓이야’라고 하니 ‘네가 이해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또 정준하는 “보통은 상식적인 선에서 챙겨줄텐데”라는 김구라의 말에 “그 상식이 몰상식이었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정준하는 “대신 러닝 개런티 규모가 크다. 관객 100만부터 받을 수 있는데, 쉬운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영화 홍보를 엄청 많이 다니고 있다. 라디오 스케줄만 6개를 소화하고 있다. 100만을 간절히 바란다”며 노력을 어필했다. 옆에 있던 정준호는 “통장에 출연료가 들어오면 처음에 계약금만 들어온 줄 안다”고 거들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가문의 영광’은 지난 21일 개봉했다. 윤현민, 유라, 김수미, 탁재훈 등이 출연했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9.28 10:17
메이저리그

152km 공 맞고도 완주한 오타니, LAA는 3연패 탈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152km/h(94.6마일)의 공에 종아리를 맞고도 끝까지 경기에 출전,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오타니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방문 경기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오타니는 1회 첫 타석부터 아찔한 상황을 마주했다. 상대 선발 마이클 코페치의 152km/h 빠른 직구가 오타니의 오른쪽 종아리 옆부분을 강타한 것. 타구를 피하려다 공을 맞은 오타니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고통을 호소했다. 절뚝거리며 1루로 나가려다 이내 에인절스 더그아웃 앞에서 멈춰섰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들어 올리며 고통을 참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트레이너가 오타니의 상태를 살피러 나왔고, 이내 오타니는 1루에서 가벼운 러닝으로 자신의 상태를 체크했다. 베이스에 복귀한 오타니는 코페치를 향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아찔했던 상황을 넘긴 오타니는 이후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2사 후 나온 폭투에 2루까지 진루한 오타니는 브랜든 드루리의 3점포에 홈을 밟으며 팀의 3-0 리드레 기여했다. 오타니는 이후 타석에서 침묵했다. 2회 2사 2, 3루 찬스에서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오타니는 4회 2사 1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에도 삼진, 8회에는 땅볼로 물러나며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이날 침묵으로 오타니의 시즌 타율은 0.263까지 떨어졌다. 4월 타율 0.292, 7홈런, 18타점으로 활약했던 오타니는 5월 타율 0.229로 타격 부진에 빠지며 2할 중반대까지 타율이 떨어졌다. 한편, 에인절스는 1회 드루리, 맷 타이스의 백투백 홈런으로 4-0으로 달아난 뒤, 화이트삭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4-3 신승을 거뒀다. 화이트삭스는 1-4로 끌려가던 4회 말 앤드류 본의 솔로포와 5회 말 로미 곤잘레스의 홈런으로 3-4까지 따라 붙었으나 에인절스가 8회 2점을 더 달아나며 점수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에인절스는 3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화이트삭스는 3연패에 빠졌다. 윤승재 기자 2023.05.30 12:45
연예일반

이승기, 과거 '아형' 출연해 "내 출연료 몰라" 뒤늦게 조명..18년간 음원수익 0원 '충격'

이승기가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음원 정산을 해달라"고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그가 과거 방송에서 한 의미심장한 말이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 이승기는 게스트로 출연해 '방송 출연료'에 대한 언급을 했다. 이날 이승기는 '싱어게인 시즌2'를 언급하며 "감사하게도 시즌1이 너무 잘돼서 두번째 시즌을 하게 됐다"고 MC직에 대한 감사함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민경훈은 "시즌1이 잘되지 않았나. 시즌2 할 때는 출연료가 올라갔냐"고 물었다. 이에 당황한 이승기는 "일단 출연료 얼마 받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자신의 출연료를 모른다는 이승기의 황당한 답변에 이상민은 "자기가 얼마 받는지 모르고 일을 해"라며 놀라워했다. 카이 역시 "러닝 개런티(를 받는거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이승기는 "방송국에서 누가 연예인한테는 러닝 개런티를 주냐"며 웃었다. 결국 강호동은 "(이승기가) 출연료가 아니고 JTBC 지분을 받았네. 출연료를 모른다니"라며 뼈있는 일침을 날렸다. 이승기는 "아니다"면서 지분설을 부인했다. 한편 이승기는 18년간 몸을 담았던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 신뢰 관계에 금이 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연예매체는 이승기가 지난 18년간 소속사에서 정산받은 음원 수익은 한푼도 없다고 보도해 충격을 더했다. 아울러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데뷔한 이승기는 올해까지 앨범 총 27장, 137곡을 발매했고 소속사는 최소 96억 여원의 수익을 거둬들였으나, 이승기는 전혀 정산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아울러 소속사 권진영 대표가 그동안 직원을 통해 이승기에게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져 사실 여부에도 귀추가 쏠리고 있다. 최근 후크엔터테인먼트는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해 뒤숭숭한 상황이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이지수 2022.11.21 12:56
연예

[할리우드IS] "계약위반"…'블랙위도우' 스칼렛 요한슨, 디즈니에 소송

마무리가 썩 좋지 않다. 스칼렛 요한슨이 디즈니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칼렛 요한슨은 "디즈니가 '블랙 위도우' 극장 개봉과 동시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는 계약 위반이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미국 LA 법원에 제출했다. 스칼렛 요한슨 측은 '블랙 위도우' 극장 개봉으로만 계약을 추진한 것과 달리 디즈니가 자사 OTT 채널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서도 '블랙 위도우'를 공개, 이로 인해 "스칼렛 요한슨이 받아야 할 출연료 및 러닝개런티 등 추가 인센티브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극장에서 개봉한 '블랙 위도우'는 디즈니+로 함께 공개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극장 사정을 감안한 디즈니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스칼렛 요한슨과 사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은 고소장을 통해 "디즈니는 '블랙 위도우'를 디즈니+에 동시 공개하면서 자사 채널의 가치를 높였다. 그러나 극장 수익은 줄었고 보너스 금액에도 타격이 생겼다. 손해 금액은 약 5000만 달러(약 572억)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 위도우'의 스트리밍 서비스 사실을 알고 계약을 새롭게 조정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디즈니와 마블은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디즈니 측은 공식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스칼렛 요한슨의 고소는 어떠한 법적 증거나 정당성도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영향과 상황을 무시한 처사이자 실망스러운 행동이다"고 꼬집었다. 또한 "디즈니는 스칼렛 요한슨에 대한 기존 계약을 모두 이행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이미 2000만 달러(약 228억8000만 원)의 출연료를 수령했고, 디즈니+ 프리미어 액세스 공개로 인한 추가 금액도 받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07.30 08:47
연예

배우 A씨의 러닝 개런티… 회당 2000만원 추가 지급

보기 드문 출연료 계약서가 등장했다. 사상 초유의 금액을 옵션으로 한 드라마 출연 계약서에 방송가가 주목하고 있다.러닝 개런티(Running Guarantee)란 영화에 참여하는 감독·배우·스태프들이 출연료 외 흥행 결과에 따라 개런티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할리우드에서는 배우는 물론 감독·시나리오 작가·스태프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지만 국내에서는 감독이나 배우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국내서 러닝 개런티는 영화계에서 많이 적용된다. 관람객이 특정 수치를 넘어서면 영화에 출연한 주인공에게 개런티를 더 주는 방식이다. 그 금액은 계약서에 따라 다르다. 그런 러닝 개런티 계약서가 드라마에도 등장했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한 드라마의 배우 A씨가 러닝 개런티 계약서에 사인했다. 기본적으로 회당 받는 고액의 출연료 외 시청률 상승에 따라 추가 지급 받는 내용이다. 내용도 꽤 구체적이다. 시청률이 3% 이상 나올 경우 회당 1000만원, 4% 이상 나오면 회당 2000만원을 더 받는다. 현재 드라마의 시청률은 4%를 훨씬 넘어섰기에 16회를 기준으로 해당 배우가 받는 추가적인 개런티만 3억 2000만원이다. 기본 출연료까지 더하면 드라마 한 편으로 A씨가 챙겨가는 출연료는 수십억원 선이다. 드라마 시장에서 러닝 개런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방송국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시청률을 담보로 정해놓은 수치를 넘어서면 전체 회차를 기준으로 추가 지급 받는 방식은 있었다. A씨처럼 러닝 개런티로만 받는 금액이 3억원을 넘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러닝 개런티 계약서는 방송국에서도 머리를 쓴 결과물이다. 통상 출연료는 배우의 전작과 다른 배우와 비교 등을 고려해 책정된다. 방송국은 대외적으로 A씨의 출연료를 러닝을 제외한 기본 개런티만 언급한다. 러닝 개런티는 말그대로 추가적이기 때문. 옵션 계약을 알게 되면 다른 배우들이 똑같은 조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쉬쉬한다. 또한 시청률 4%라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이는 사실상 무용지물. 해당 드라마 시간대 전작 중 시청률 4% 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제작사와 출연자의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1.04.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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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시없을 추억"…'미나리' 한예리, 가장 완벽한 새 도전(종합)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정신없이 떠났던 미국. 무더운 더위와 싸워가며 정신없이 찍었던 작품은 단순히 소중한 추억을 넘어 더 정신없는 성과를 선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북미 본토를 사로잡은 이방인들의 작은 영화. "마냥 얼떨떨 하다"는 소감을 남긴 한예리에게도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는 첫 할리우드 진출작 이상의 의미로 남게 됐다.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K-배우들의 활약이다. 매 작품 최선을 다하는 노력으로 배우 한예리의 존재감을 높였던 한예리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제 장기를 마음껏 펼쳤다. 낯선 미국 땅에 정착한 한국 이민자 1세대 모니카는 낯선 현장에 선 한예리의 현실과 꼭 닮아있던 캐릭터. 미국 정착을 꿈꾸는 남편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엄마의 딸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맡아야 하는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다시는 겪지 못할 수도 있는 경험과 사람을 준 영화다"고 '미나리'에 대한 애정을 표한 한예리는 "과정내내 충만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미나리'와 배우들에 대한 대외적 기대감도 잘 알고 있지만 난 여기서 멈춘다고 해도, 지금까지 이뤄낸 것 만으로도 진심으로 행복하다"며 "그저 이 작품이 국내 관객들에게도 아름답고 따뜻하게 기억되길 바란다"고 진심어린 애정을 드러냈다. -'미나리'의 행보가 대단하다. "시작부터 제2의 '기생충'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지금까지도 부담스럽기는 하다.(웃음) 어떤 성과 뿐만 아니라 관객 분들의 반응에 대한 부담감과 궁금증도 크다. 전혀 다른 결의 영화이기 때문에 '미나리'는 '미나리'의 매력으로 온전히 즐겨 주시길 바란다." -아카데미시상식 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전혀. 절대!(웃음) 물론 작품이 잘되고 있는 것은 기분 좋지만, 지금도 (내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만큼 많은 상을 받았고, 많은 분들이 모니카에 이야기 해 주신다는 것 만으로도 좋다." -여러 의미로 '미나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다. "진심으로 각별하다. 다시는 못 올지 모르는 추억과 사람을 선물해준 작품이다. 함께 하는 과정내내 충만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었다. '이런 일이 또 올 수 있을까?' 생각도 들 정도라 너무 각별하다." -배우 한예리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끼칠 것 같은데.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는 배우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를 되돌아 봤을 때도 어떤 전환점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앞으로 작품을 선택하는데 많은 영향을 줄 것이고, 또 다른 분들이 나를 선택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미나리' 이후 할리우드 내 관심도 쏟아질텐데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 "으하하. 아직 아~무것도 없다.(웃음) 그쪽 시장에서 관심이 있을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향후 행보는 정해진 것이 없다. 지금은 '미나리'와 관련된 모든 일들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의 상황과 결과들이 추후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지 않더라도 전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만족하고 행복하다. 다음 작품은 한국 작품을 하게 될 것 같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미나리'의 전세계적 사랑을 예상했나. "그런 예상을 했다면 내가 뭐라도 했을 것이다. 러닝개런티라도 걸고.(웃음) 정말 전혀 예상 못했다. 지금도 얼떨떨하고 우리 팀 내부에서도 '마냥 신기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미나리'는 이민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겪어 봤을 삶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 안에 힘들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순간 순간들이 잘 기록돼 있어 그 점에 공감해 주시는 것 같다." -모든 세대가 등장하는 만큼, 모든 세대의 관객들이 반응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맞다. 또 누구 하나 나쁘거나 못되거나 이기적이거나 그런 캐릭터가 없다. 감정을 강요한다던지, 받는다던지 그런 느낌도 없다. 그저 좀 더 담담하게 이 이야기들을 '진짜 이런 일이 있었어'라고 들려주는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영화를 아름답게 보고 사랑해 주시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한예리가 '미나리'에 매료 된 지점은 무엇인가. "나는 시나리오보다 아이작 감독님께 매료가 됐던 것 같다.(웃음) 번역본으로 시나리오를 받았고, 이후 감독님과 모니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유년 시절과 부모님을 바라봤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서로의 추억을 꺼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님과 나의 어린시절 기억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부분을 모니카를 통해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에 대한 신뢰가 상당한 것 같다. "조금만 이야기 해보면 모두가 느끼겠지만, 감독님 자체가 너무 너무 좋은 분이다. '그냥 이 사람과는 뭐든 했으면 좋겠다. 하면 재미있고 즐겁겠다. 행복하겠다'는 마음이 들어 아이작과 같이 하고 싶었던 기억이 더 크게 남아있다." -해외 촬영에 어려움은 없었나. "다른 것보다 날씨가 정말….(웃음) 더워도 너무 더웠다. 촬영 회차도 많지 않았고, 당연히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모두가 고생했고, 모두가 노력했다. 아역 친구들은 너무 달아 오른 자동차에 손을 데이기도 했다. 진짜 한 가족이 되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고국 돌아오고 싶었던 순간은. "촬영이 25회 차 안에 끝났다. 너무 짧은 시간이라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못했다.(웃음) 오히려 '우리에게 시간이 조금만 더 있다면, 3회 차만 더 있었으면' 싶었다. 집중했던 시간들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을 뿐더러 나름 더 잘 해내고 싶었던 것 같다." -가족에 대한 애정을 누구보다 강하게 표출하는 모니카다. 아무리 힘들어도 모니카로 인해 절대 가정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생긴다. 여리지만 강인한 모니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봤나. "나라면 트레일러 앞에 아이들이 있을 때 다른 곳으로 휙 갔을 것이다. 나는 그런 여자다.(웃음) 하지만 모니카는 아니다. 가정의 해체를 바라지 않는다. 아예 생각도 안한다고 해야 할까? 난 모니카가 이별 선언을 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치고 박고 싸워도 모니카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저 본인이 힘든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버티고 버티다 결정적 순간에 내비치는 것이다. '힘든 상황을 바꿔 줄 수는 없겠냐'는 뜻. 내가 봤을 땐 모니카가 제이콥을 더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하." -모니카를 연기하며 새롭게 느낀 지점들이 있다면.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여성들이 생각났다. 우리 엄마를 포함해 또래 친구들의 어머니와 연배가 비슷할 것이다. '이 시대 때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과정들도 쉽지 않았겠구나. 경제적 기반이 잘 마련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고난이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제이콥처럼 이제 막 자아를 실현하고 꿈을 꾸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부모와 아이의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는 성장통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실제 어린시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내가 부모님과 있었던 시간 또한 서로의 성장에서 비롯된, 그 가운데 '어려움과 힘듦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래도 그 세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부분이 생겼다. 서로 너무 어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최선을 다 했다." -혹시 어머니는 영화를 보셨나. "아직 못 보셨다. 개봉하고 보게 되신다면 나 역시 엄마에게 많은 것들을 물어보고 싶다." -모니카와 비교했을 때 현실에서는 어떤 딸인가. "나는 현실적인 딸인 것 같다. 장녀니까. 한국형 장녀의 전형적 인물이다. 내.가. 하하. 그래서 좀 뭔가를 더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순자(윤여정)와의 고추가루 신이 많은 관객을 울렸다. "모니카 입장에서는 순자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삶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순자도 '내 딸이 미국에서 번듯하게 잘 살 것이다' 생각했을텐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니까. 엄마를 봐서 너무 기쁘고 좋은데, 동시에 미안하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순간적으로 느껴진 많은 감정들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최대한 단순하고 심플해지려 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주차장에서 모니카와 제이콥(스티븐 연)이 이야기 하는 신. '모니카가 얼마나 무거운 마음으로 그 이야기들을 했을까'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울컥했다. 솔직히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한예리는 울었는데, 모니카는 울지 않을 것 같아서 꾹꾹 참으며 연기했다. 내가 마음을 많이 썼던 장면이다." -윤여정과의 힘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서 좀 조심스럽지만, 다 같이 누워 자고 있는 우리들을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점점 클로즈업으로 들어가는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서 '와. 이게 배우의 힘인가?' 싶었다. 사실 선생님은 뭔가를 하지 않아도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 눈빛의 힘과 주름의 깊이가 너무 좋았다." -아역 배우들과는 어땠다. "두 친구 각각의 매력이 있다. 앨런은 당연히 너무나도 귀여웠다. 쉽지 않은 현장이었음에도 많이 애써줬고, 최선을 다했다. '그럼 앨런은 계속 연기 할거야? 배우 할거지?' 우스갯소리로 말하면 '너무 힘들다. 덥다. 못할 것 같다'고 하더라.(웃음) 솔직하고 표현도 거침없다. 계속 쭉 그렇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엔딩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나는 좋다. 안도했다. 어떤 분들은 '뭐야, 저렇게 끝나?'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다행이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또 살아가는구나….(웃음) 너무 좋은 엔딩이고, 그 엔딩에 감사하다. '아이작 감독의 한 순간이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자녀들이나, 후손들이 꼭 봤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70대에 받아야 하는 질문 아닌가? 하하. 정말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고민을 좀 해보겠다. 아직 아이 생각도 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꼭 어느 한 작품을 꼽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난 내 필모그래피를 순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있을 것 같다. 출연작에 내 성장이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 나이드는 과정도 보여질테고. 이런 실수도 했고, 이런 얼굴도 있었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면, 자랑하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다. 나를 궁금해 한다면 함께 보면서 이야기하고 싶다." -생각해 둔 수상소감은 있나. "아이고~ 아이고~ 아니요. 전혀요.(웃음) 지금까지 받은 상들도 실질적으로 손에 쥔 것이 없어 실감이 안 난다. 할리우드 작품 참여와 지난해, 또 올해의 좋은 스타트를 '미나리'로 모두 끊게 되는 것 같아 기쁠 뿐이다." 조연경 기자 사진=판씨네마 2021.03.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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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한예리 "'미나리' 전세계 사랑 예상못해…보편적 이야기 통한 듯"

한예리가 해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나리'만의 매력에 대해 언급했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예리는 23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미나리'의 전세계적 사랑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그런 예상을 했다면 내가 뭐라도 했을 것이다. 러닝개런티라도 걸고"라고 농을 치며 호탕하게 웃어 눈길을 끌었다. 한예리는 "정말 전혀 예상 못했다. 지금도 얼떨떨하고 우리 팀 내부에서도 마냥 신기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사랑받는 이유는 이민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겪어 봤을 삶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 이 영화를 사랑해 주시는 것 같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 안에 힘들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순간 순간들이 잘 기록돼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 하나 나쁘거나 못되거나 이기적이거나 그런 캐릭터도 없다. 감정을 강요한다던지, 받는다던지 그런 느낌도 없다. 그저 좀 더 담담하게 이 이야기들을 '진짜 이런 일이 있었어'라고 들려주는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영화를 아름답게 보고 사랑해 주시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엿다. 그렇다면 한예리가 '미나리'에 매료 된 지점은 무엇일까. "나는 시나리오보다 아이작 감독님께 매료가 됐던 것 같다"고 말한 한예리는 "번역본으로 시나리오를 받았고, 이후 감독님과 모니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유년 시절과 부모님을 바라봤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서로의 추억을 꺼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한예리는 "감독님과 나의 어린시절 기억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부분을 모니카를 통해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감독님 자체가 너무 너무 좋은 분이셔서, '그냥 이 사람과는 뭐든 했으면 좋겠다. 하면 재미있고 즐겁겠다. 행복하겠다'는 마음이 들어 아이작과 같이 하고 싶었던 기억이 더 크게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하고 A24가 투자를 진행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할리우드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스티븐 연과 함께 한국배우 윤여정·한예리가 출연했다.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오른 '미나리'는 현재까지 전 세계 74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해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윤여정은 연기상 26관왕으로 오스카를 향한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고, 한예리 역시 2021 골드리스트(Gold List) 시상식 여우주연상 등을 비롯해 골드 더비, 할리우드 리포터, 콜라이더 등 외신이 꼽은 오스카 여우주연상 예비 후보로 이름을 올려 존재감을 높였다. 이번 영화로 할리우드 진출 물꼬를 튼 한예리는 낯선 미국 땅에 정착한 한국 이민자 1세대이자, 한 가정의 살림을 책임지는 실질적 가장으로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미국 정착을 꿈꾸는 남편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엄마의 딸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맡아야 하는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기생충'의 바통을 이어받을 작품으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미나리'는 내달 3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판씨네마 2021.02.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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