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IS 상암] 드리블로 ATM 녹인 ‘17억’ K리그 연봉킹, “팬들이 10점 줬으면 좋겠다”
제르소(32·인천 유나이티드)가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뒤집어놨다. 그야말로 피치 위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였다.팀 K리그는 지난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 2023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12분 만에 실점한 팀 K리그는 후반 5분 안톤의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40분 또 한 골을 내줬지만, 남은 시간 2골을 몰아치며 기어이 승리했다.제르소가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아틀레티코가 맹공을 퍼부었는데, 팀 K리그 수문장 이창근이 선방 쇼를 펼쳐 1실점에 그쳤다. 이창근이 전반 45분 동안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선방 능력을 과시했다면, 후반의 주인공은 단연 제르소였다. 후반에 투입된 제르소는 장점인 드리블 능력을 가감 없이 뽐냈다. ‘K리그 최고 크랙’으로 불리는 그는 아틀레티코를 상대로도 본인의 드리블이 통한다는 것을 알렸다. 제르소는 후반 44분 드리블로 상대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2-2로 따라붙은 후반 추가시간에는 이순민의 득점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제르소는 “팬들이 많아서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며 웃었다. 리그 중간에 하는 이벤트 매치라 다소 지칠 만도 하지만, “끝나고 며칠 쉴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작년보다) 올해 스케줄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제르소의 드리블은 스페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한 판이었다. 그는 “(스페인 무대에) 도전해 봐야 알겠지만, K리그도 만만치 않은 무대”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실상 만점 활약이었다. 제르소는 “사람들이 내게 10점을 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후반전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한 건 하겠다는) 그런 생각은 없었지만, 자신감은 있었다. 경기 오기 전에 며칠 쉴 수 있었기에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제르소는 이제 인천으로 돌아간다. 그는 “(동료들이) 잘했다고 할 것 같다. 팀 K리그 저지를 구단에 주면, 구단이 팬들에게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2021년 2월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K리그에 발을 들인 제르소는 지난해 K리그 연봉킹(17억원)이었다. 그는 올 시즌 인천으로 적을 옮겨 크랙 면모를 뽐내고 있다.상암=김희웅 기자
2023.07.28 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