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포토 메모리얼] 11년 만에 PS행 ··· 한용덕의 한화, 한풀이 시작됐다
한용덕 감독 체제로 출발한 한화가 긴 암흑기를 벗어나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참가한다. 최종 순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포스트시즌(PS)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무려 11년 만이다. 가장 최근 한화의 가을 야구는 2007년. 당시 한화는 승률 0.540(67승57패2무)로 3년 연속(2005년 4위, 2006년 2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07년 한화는 류현진(17승)-정민철(12승) 강력한 원투펀치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뒷문은 구대성(26세이브)이 든든하게 지켰다. 한화는 2008년 64승62패로 승률 5할 이상을 올렸으나 4위 삼성(65승61패)에 근소하게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9년부터 한화의 긴 암흑기가 시작됐다. 46승84패3무, 최하위였다. 김인식 전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지휘봉을 잡느라 정작 한화의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지휘하지 못했다. 시즌이 종료된 뒤 김태균과 이범호(현 KIA)가 WBC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 무대로 건너갔고, 우완 최다승(161승) 투수 정민철이 현역에서 은퇴했다. 한화는 2009시즌 종료 이후 5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고 3차례 PS를 이끈 김 전 감독과 작별하고 한대화 전 감독과 계약했다. 한 전 감독은 한화에서 '야왕'으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최하위-2011년 7위-2012년 최하위에 그치자 계약 마지막 해던 2012년 8월 말 중도 퇴진했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2.66에도 9승9패에 그쳤다. 이듬해 LA 다저스와 계약,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한화의 암흑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열렬히 환호하던 팬들은 '보살'로 통했다.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절실했던 한화는 우승 경험이 풍부한 사령탑을 연이어 모셔 왔다. 하지만 한화는 '감독들의 무덤'이 됐다. 한국시리즈 총 10회 우승의 위업을 쌓은 김응용 전 감독은 개막 13연패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9개 구단 체제로 진행된 첫 시즌이던 2013년 9위로 마감했다. 2014년에는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와 이용규를 FA 영입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시작된 최하위 굴레에서 탈출하지 못했고, 김응용 전 감독은 퇴장했다. 한화는 '야인'으로 물러나 있던 김성근 전 감독과 3년 계약했다. 악명이 높은 훈련량과 지옥의 펑고.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들의 흙이 묻은 유니폼이 화제를 불러왔다. 특유의 색깔을 유지한 김성근 전 감독의 한화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 끈질김으로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만년 하위팀'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2015년 6위, 2016년 7위에 그쳐 가을 야구 진출에는 실패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2017년 5월 구단과 빚은 마찰 속에서 지휘봉을 내려놓고 물러났다. 수많은 우승 영광을 맛본 명장들, 그들은 하나같이 한화 감독을 끝으로 쓸쓸하게 물러났다. 한화는 '레전드 출신' 한용덕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다. 신구 조화를 앞세워 한때 2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고, 몇 차례 위기를 잘 벗어나며 결국 11년 만에 가을 무대에 서게 됐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한화 팬들의 열망은 아주 컸다. 올해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7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홈 71경기에서 72만1110명이 구장을 찾았다. 홈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최대 수용 인원이 1만3000명으로 적은 가운데 무려 19차례 매진 사례를 이뤘다. 올가을, 그토록 기다려 온 한화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8.10.1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