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지마!마약] 재발률 치명적, 올바른 마약 치료법과 부모 대처법은
마약은 재발률이 비상식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암 질환보다 더욱 심각하다. 국내 유일의 범법정신질환자의 입원·치료 기관인 국립법무병원에 따르면 1년 내 마약 흡입·투약 재발률이 87.5%에 달한다. 사망률도 치명적이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 원장은 “마약 중독자 중 자살률이 20~30% 수준”이라며 “우울증과 무기력증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암 환자처럼 중독 초기에 치료를 해야지 정상적인 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마약 중독을 ‘악성 암세포’보다 더 무섭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는 완전 회복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 600명의 헤로인 중독자를 3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슷한 연령 일반인의 50~100배 정도인 절반이 사망했다. 조 원장은 “암 질환 같은 경우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 판정을 내린다”며 “하지만 마약 중독의 경우 재발의 공포는 일평생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추적관찰 결과 15년간 마약을 끊었음에도 그 이후 마약 재발률이 25%나 됐다”며 마약 중독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했다. 마약은 단순히 끊는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게 아니다. 마약을 제대로 알고 그에 대처하는 자세와 가치관을 함양해야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조 원장은 “마약의 경우 한번 중독은 영원한 중독으로 이어진다”며 “왜냐하면 마약을 했을 때 기억은 장기기억 속에 저장돼 평생토록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마약 입문을 하지 않고, 마약 기억장치를 심어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약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본인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 원장은 마약 중독자의 문제점에 대해 “마약의 경우 불법인데도 ‘한 두 번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중독에 빠지게 된다”며 “마약에 중독되면 가족와 친구는 물론이고 돈과 건강을 잃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주변에 마약 중독자와 공급자 같은 부류만 남아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마약을 끊는 동시에 올바른 가치관 정립에 대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중독자의 경우 마약 흡입 장면이 나오거나 하얀 가루만 보더라도 흥분하기 시작한다. 마약을 했던 경험이 기억장치에 고스란히 남아있어서다. 조 원장은 “마약을 하는 장면을 보면 뇌의 기억장치에서 옛 기억이 소환되는데 약에 대한 생각이 안 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약에 대한 생각이나 유혹이 오더라도 이를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올바른 생활과 가치관의 변화에서 온다고 보고 있다. 조 원장은 “사회적 윤리나 규범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 가족과 친구 도움 등을 받게 되고 점차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따라서 단약이 아닌 가치관의 변화가 가중 중요한 치료의 의미”라고 했다.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을 막기 위해 부모의 대처도 매우 중요하다. 자녀의 마약 흡입을 쉬쉬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강남의 ‘마약음료’ 사건을 예로 든 조 원장은 “마약 공급책은 보호자를 주로 협박하며 입막음을 시도한다”며 “알려지는 게 무서워서 쉬쉬하는 건 사실상 마약 중독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녀가 모르고 먹으면 죄가 없기 때문에 부모가 이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또 “마약을 한번 했다고 해서 중독되지는 않는다”며 “알고 먹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마약음료’ 등은 모르고 먹는 경우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13 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