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펜싱 메달리스트 인터뷰] 신아람-김지연 “화장품·킬힐 마니아… 우린 솔직한 신세대”
“킬힐은 여자의 자존심이에요.”(김지연)“화장 잘하려고 메이크업 세트를 구입했어요.”(신아람)2012 런던올림픽 ‘펜싱’하면 떠오르는 두 인물이 있다. 금메달을 따자마자 땀범벅이 된 얼굴로 환호성을 질렀던 김지연(24·익산시청)과 오심으로 피스트 위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던 신아람(26·계룡시청)이다. 둘은 올림픽을 위해 4년 동안 훈련에만 전념했지만 패션과 연예인 등에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떠는 상큼발랄한 20대 여성이었다. 하지만 펜싱을 사랑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지난 9일 일간스포츠 스튜디오에 킬힐을 신고 당당하게 등장한 김지연과 곱게 화장을 하고 긴 머리를 흩날리며 온 신아람의 솔직한 20대 모습을 들여다봤다.-올림픽 끝나고 스타가 됐다. 어떻게 지냈나.(신) “정말 많은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평소 책읽기를 좋아해서 런던에 여섯 권의 책을 들고 갈 정도였는데 올림픽 끝나고 나서 인터뷰 쫓아다니느라 책 한 권도 읽지 못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많이 출연했는데 가장 기억에 많은 남는 방송은 KBS의 ‘해피투게더’다. 유재석씨가 방송에서 보여 주는 것처럼 먼저 친근하게 대해주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 방송 후에는 고기도 사 주셨다. 박명수씨는 방송과 똑같이 버럭대서 재밌었다.”(김) “나도 ‘해피투게더’ 출연이 제일 재미있었다. 유재석씨가 정말 편안하게 대해줘서 방송인지도 모르고 즐겼다. 시청자 입장에서 TV를 보는 기분이었다. 바쁜 일이 있어서 유재석씨가 사 준 고기를 먹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방송국에 종종 갔을 텐데 좋아하는 연예인은 만났나.(신) “배우 엄기준씨의 팬이었는데, 뮤지컬을 보러 공연장에 갔다 직접 만났다. 엄기준씨에게 주려고 직접 고른 운동화도 준비해 갔다. 함께 사진도 찍었다. 당시 너무 긴장해 브이자를 그린 손가락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그 사진을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놓고 싶었는데,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볼 것 같아 자제했다.”(김) “이선균씨의 열혈팬인데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예전에 방영됐던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 달달한 저음의 이선균씨 목소리에 반해서 팬이 됐다. 요즘 이선균씨가 나오는 MBC 드라마 ‘골든 타임’도 재밌게 보고 있다.”-유명해지면서 더 많이 꾸미고 다니지는 않나.(신) “딱히 그렇지는 않다. 축하행사 자리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격식을 차려 입고 있다. 평소에는 편한 걸 좋아해 스키니진에 티셔츠를 입는다. 원래 화장도 안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열심히 하고 있다.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 갔다가 점원의 설명에 혹해 메이크업 세트도 구입했다.” (김) “나는 아람 언니보다 좀 더 심하다. 평소에 트레이닝복만 입고 다녔다. 요즘에는 워낙 인터뷰와 촬영이 많아 예쁘게 꾸미려고 한다. 특히 ‘킬힐(굽이 10cm가 넘는 하이힐)’은 꼭 신는다. 킬힐은 여자의 자존심이 아닌가(웃음).”-런던에서 올림픽 끝나고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나.(신) “동료들하고 런던 외곽에 있는 쇼핑몰에 갔다. 충동구매를 자주 하는 편인데 거기에서도 충동구매를 했다. 펜싱 협회장님이 주신 금일봉을 다 쓰고 왔다. 올림픽에서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영국의 유명한 브랜드인 M사의 숄더백을 구입했다. 한국보다 저렴하게 사서 만족한다. 오늘도 매고 왔다.”(김) “후배 최인정과 런던 시내도 구경하고 런던 아이도 탔다.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런데 올림픽 끝나고 나도 가방을 선물 받았다. 엄마가 고생했다고 처음으로 비싼 L사 명품백을 사 주셨다. 요즘 즐겨 매고 있다.”-서로 칭찬 좀 부탁한다.(신) “지연이는 ‘악바리’다. 언제든지 악착같이 뛰는 점이 부럽다. 스피드도 지연이가 훨씬 빠르다. 하지만 지연이보다 내가 피부는 더 하얀 것 같다.(웃음)”(김) “아람 언니는 상대가 어떻게 찌르냐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어를 잘한다. 내가 봐도 아람 언니는 참 예쁘다. 키도 나보다 크다.”-두 선수로 인해 펜싱을 해보고 싶다는 일반인이 부쩍 많아졌다. 기분이 어떤가.(신) “반가운 일이다. 펜싱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많은 관심을 줬으면 좋겠다.”(김) “이번 올림픽으로 펜싱을 다들 효자종목이라고 한다. 이 관심이 안 끊기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신) “우선 다음 달에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그래서 추석도 반납하고 훈련을 할 예정이다. 4년 후에는 올림픽 개인 금메달을 꼭 목에 걸고 싶다.”(김) “일단 국내 대회를 열심히 하는게 1차 목표다. 그리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활약하고 싶다.”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12.09.25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