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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2022 시중은행은] 횡령·금융사고에 신뢰 '흔들', 앱 하나로 모으고 '역대급 실적'

올해 은행권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금리 상승기 수혜에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내려간 한 해였다. 동시에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을 위한 플랫폼 다지기에 나서면서 카카오뱅크·토스 등 차세대 금융 파고 속 나름의 준비를 해나갔다. 다만 은행권은 올해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로 뼈아픈 한 해를 동시에 보내야 했다. 우리은행에서 7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실이 드러났고,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가상화폐)과 연관된 72억2000만 달러(약 10조1686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 송금 사태도 드러나며 금융의 근간인 '신뢰'가 추락했다. 연이은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도마 위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에서는 금융권 가운데 가장 많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횡령사건을 일으킨 인원 총 20명 가운데 14명이 은행 직원이었다. 은행권의 횡령사고는 타 업권에 비해 금액도 월등히 크다. 올해 금융권 횡령액은 790억9100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722억원가량이 은행권 횡령이었다. 올해 횡령 사고의 빅이슈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이었다. 해당 직원은 기업 인수합병(M&A)에 사용되는 금액을 관리하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인수합병과 관련됐던 두 기업 간에 거래된 계약금 578억원 가운데 173억원가량을 출금하는 첫 횡령을 시작으로, 총 7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했다. 이 사건으로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횡령 사건은 제가 백번 사과를 드려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부통제 부분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융감독원은 거액의 금융사고에 우리은행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금감원 측은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엄밀한 법률 검토를 거쳐 사고자와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이상 해외송금 사건이 발생하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 규모만 1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12개 은행을 검사한 결과, 현재까지 이상 외화 송금 혐의 업체는 82개사로 확인했고, 은행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가장 최근 금감원은 신한은행에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AML 업무 운영 체계와 국외 점포 등에 대한 AML 관리체계의 개선을 권고했다. 이번 사건에서 신한은행이 은행별 송금 규모에서 23억6000만 달러로 가장 컸기 때문이다. 이런 금융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은 중대한 금융 사고 발생 시 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해 최고경영자(CEO)에게 총괄 책임을 묻는 논의를 진행했다. 내부통제의 실효성 있는 작동을 담보하기 위해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및 임원의 내부통제와 관련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일정 금액의 불완전판매, 횡령 사고, 피해가 큰 IT 전산 사고를 중대한 금융사고의 예로 들 수 있다"며 "이 방안이 확정되면 대규모 금융사고의 경우 대표이사가 관리를 적절히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 사고 발생 시점의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다했는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이며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금융 사고 제재에 소급 적용은 쉽지 않고 사외이사는 기존보다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물론 금융지주의 수장이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큰 중대 금융사고에 대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횡령 사고 같은 건은 대부분 은행 내부에서 신고한다"며 "자체 감사를 더욱 강화해야 하고 있고, 경각심을 갖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돈 쓸어담은 은행 사건·사고 속에서도 은행권은 금리 인상기 수혜 덕분에 이자이익이 늘었다. KB·신한·우리·하나·NH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조826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6조원에 가까운 액수다. 올해 연간 실적이 '역대 최대' 기록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가 뛰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만 높아져도 이자이익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조3154억원으로 KB금융을 약 2900억원 차이로 앞질렀다.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 13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등 금리 상승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의 '이자장사'가 내년 상반기까지 호황일 것이라는 얘기다. 금리의 흐름에 힘입어 시중은행이 물을 만나긴 했지만, 현재의 호황에 안주하고 있지만은 않다. 특히 금융시장 내 벽이 무너지며 토스나 네이버, 카카오 등이 금융권으로 손을 뻗으면서 전통 금융권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해였다. 모든 은행이 '디지털 뱅킹'을 외쳤다. 플랫폼을 재정비하고 빅테크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이에 올해 KB금융은 은행 앱인 'KB스타뱅킹'에 증권, 카드, 보험 등 6개 계열사를 탑재했다. 앱 하나로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공모주 청약', 손해보험에서 제공하는 '미니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 앱 '쏠'은 '뉴 쏠'로 재탄생시켰다. 속도는 최대 4배 빨라지고 사용도 더 편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년간 고객의 소중한 의견을 직접 반영한 결과다. 나아가 금융그룹 차원에서 내년 유니버설뱅킹 앱 '신한유니버설간편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 앱인 '뉴 쏠', 카드 앱인 '신한플레이'와 별도로 은행, 보험, 증권 등 필요한 서비스만 탑재해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금융도 '우리WON뱅킹'을 통해 은행, 보험, 카드 계열사 간 연계를 강화해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넓혔고 하나은행은 앱 '하나원큐'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직관적인 상품 설명과 가입절차를 활용해 MZ세대부터 디지털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디지털 금융 환경을 구현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자회사의 금융서비스를 연계하는 단일 앱 방식의 플랫폼 형태는 점차 업종 간 겸영과 비금융 연계성으로 인해 디지털 유니버설 금융의 모습을 띨 것"으로 전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2.21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다 모은 카카오 금융, 다 모인 삼성 금융

다른 듯 비슷한 두 기업, 카카오와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은행부터 증권·간편결제·보험까지 금융 분야를 다 모았고 삼성은 '모니모'라는 브랜드로 흩어져 있던 카드·증권·보험 계열사를 한데 모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움직임을 두고 핀테크가 골리앗을 움직이게 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카카오는 보험 사업 허가까지 받아내며 금융 사업을 위해 '드래곤볼'을 다 모았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 금융의 '완성'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8월 상장하면서 "금융 산업에 메기가 아닌 상어가 등장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장과 동시에 금융사 시가총액 1위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금융 산업 진출에는 늘 '메기효과'가 따라다녔다. 메기효과란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더욱 강해진다는 의미로, 기업의 경쟁력을 늘리려면 적절한 위협요인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경영이론이다. 이어 2020년에는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증권업계를 자극했다. 올해 초에는 카카오페이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베타 버전 서비스를 시작, 여의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카카오페이증권 MTS는 지난 14일 정식 버전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영업 중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하반기 카카오톡에서 종목을 공유하고 시세 확인뿐만 아니라, 간단한 주식 거래까지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3월 말 해외 소수점 거래 서비스까지 추가한 후 사용자 이용행태와 안정성에 대해 검토한 뒤 14일 MTS 베타버전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보험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카카오손해보험 본허가를 내줬다. 이에 상반기 안에 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3분기 안에 영업 개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손해보험은 디지털 보험사로 인가를 받았다. 디지털 보험사는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전화·우편·컴퓨터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대면 영업은 없고 전부 비대면 영업으로 가입자를 유치한다. 카카오페이는 본허가 승인 직후 청사진을 발표했다.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이끌어 온 최세훈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보사로 보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손해보험의 무기는 역시 월 50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이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은 물론,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강력하다. 이로써 카카오톡을 열면 결제부터 보험가입, 은행 업무, 투자까지 금융 소비 전반이 가능해졌다. 금융업계가 카카오의 금융사업에 대해 경계 모드를 가동하고 있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자리 잡으면서 은행들도 카카오의 금융을 혁신이라고 얘기하며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다"며 "특히 카카오는 모바일에 친숙한 미래 세대한테 선택받을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은행들도 혁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카카오 플랫폼에 친숙한 미래 고객을 뺏길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가장 최근 카카오가 발을 뻗은 보험업계에서는 소비자 권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보험사에 경쟁 심화로 인한 고객 이탈 및 판매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 감소 등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빅테크들이 차별화된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새로운 보험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판매해 MZ세대 등 기존 보험회사의 잠재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카오 쫓는 삼성 '모니모'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4곳이 뭉쳐 '모니모'라는 앱을 지난 14일 시작했다. 모니모는 '모이는 금융, 커지는 혜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모인 곳은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이다. 모두 각 업계서 1~2위에 오른 대형 금융사다. 1개의 앱 안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핀테크 플랫폼의 움직임을 쫓아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모이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업계는 지켜보고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핀테크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4월부터 통합 앱 개발에 착수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삼성카드 마이홈 앱을 재단장하는 방식으로 통합 앱을 선보였다. 삼성카드가 통합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맡았고, 삼성생명과 화재, 삼성증권이 공동 시스템 구축을 위해 비용을 삼성카드에 분담했다. 모니모에서는 하나의 계정에서 삼성 금융 4사의 거래 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각 사가 엄선한 대표 금융상품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 출동, 삼성카드의 한도 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 투자 등 각사의 앱 등을 방문해 신청해야 하는 기능을 모니모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고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기존에 삼성 금융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계좌통합관리, 간편 송금, 신용관리, 환전, 부동산·자동차 시세 조회 등 종합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존 핀테크의 자산조회·관리 서비스와 결이 비슷한 '통합 앱'이라고 볼 수 있다. 단, 삼성 금융 계열사의 정보가 중심이며 단순 서비스 결합의 형태에서 나아가지 못했고, 은행은 빠져있다는 단점이 있다. 당장 삼성카드는 '모니모 카드'를, 삼성생명은 '모니모 전용 미니보험 2종'을 출시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니모 앱에서만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둘 다 MZ세대를 위해 설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미니보험은 세분화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소액으로 가입 기회를 제공하는 틈새시장용 상품"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에 친숙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으로,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삼성 금융 계열사를 이용하는 회원 수만 모니모에 묶어두기만 해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핀테크 플랫폼처럼 고객 편의성에 충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는 회원 수만 총 2500만명가량이다. 이는 은행 앱 1위 카카오뱅크 가입자 1800만명보다 700만명 정도 많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4.20 07:00
경제

[보험?보험!] 우리나라도 일본 따라 '미니보험 천국'으로 간다

정부가 소액 단기전문 보험업을 새롭게 도입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미니보험’에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의결한 보험업법 개정안에는 위험도가 낮은 소규모·단기 보험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보험업을 도입하고 최소 자본금 요건을 10억원으로 대폭 완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현행 법령상 보험업 영위에는 생명보험·자동차보험이 각각 200억원, 질병보험 100억원 등 많은 자본금이 요구돼 신규 사업자 진입이 쉽지 않다는 문제를 개선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이에 따라 소액으로 단기간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는 이른바 ‘미니보험’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미 일본 보험회사들은 국내 보험회사들보다 먼저 ‘미니보험’ 시장에 주목했다. 지난 2005년 보험업법을 개정해 미니보험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이 가능해지며, 우리나라보다 15년 앞서가고 있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자마자 일본 미니보험 시장은 빠르게 성장, 현재 100여 곳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미니보험 상품 종류도 스마트폰 관리비 보상 보험, 스키장 보험, 자전거 보험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에 이어 하나손해보험이 상품을 팔고 있고, 여기에 카카오와 교보생명도 진입을 준비 중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운전자보험과 펫산책보험, 반품보험, 레저상해보험 등의 미니보험을 이미 판매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만든 하나손해보험은 하나은행 ‘하나원큐’ 앱에서 펫보험을 선보였다. 하나손해보험이 만든 사실상 첫 번째 미니보험 상품이다. 손해보험사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사도 미니보험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 상품은 비싸고 보험료를 오랫동안 내야 하며 가입 절차도 복잡한데, 이를 해소하고 나선 것이다. 먼저 가입절차를 간소화하고 월 1만원 이하 싼 보험료에 보장내용을 단순화하고, 보험기간도 짧게 구성했다. 또 보장성보험 기준 월 1만원 이하의 보험료로 필요한 보장 혜택만 받을 수 있고, 보장을 골라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0.07 07:00
경제

네이버·카카오·토스가 이끄는 보험 플랫폼 ‘춘추전국시대’ 열린다

네이버가 보험 전문 법인을 설립하면서 카카오와 토스·네이버가 만드는 보험 시장의 3대 구도가 만들어졌다. 각사가 아직 구체적인 보험 사업 전략은 내놓지 않았지만 기존 보험사들은 한껏 고조된 보험 플랫폼 경쟁 분위기에 긴장한 모습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엔에프(NF)보험서비스’라는 상호로 법인보험대리점(GA) 등록을 마쳤다. NF보험서비스는 설립 목적에 '보험대리점업과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등을 명시했다. 현재까지 네이버파이낸셜 직원은 현재 200여 명 정도이며, 그중 보험 파트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보험의 향후 방향에 대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주로 미래에셋생명이 들어와 있어 두 회사가 힘을 합쳐 독자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이 세워진 것이 없다”며 “보험상품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모든 보험사에 기회를 열어주고 제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보험 상품을 직접 개발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카카오와는 다른 영업 방식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네이버보다 먼저 보험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추진해 왔다. 카카오는 당초 국내 1위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준비하다가 상품 개발 및 지분 비율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다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조만간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디지털 보험사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플랫폼 경쟁력에 기반해 보험 상품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다. IT 공룡들 사이에 낀 토스 역시 보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하고 3대 구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신입사원 공채도 진행했는데, 이미 30~40명을 뽑았고 연말까지 추가로 60~7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는 GA 형태의 보험 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토스인슈어런스를 통한 텔레마케팅(TM) 중심으로 보험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에서는 네이버가 토스와 비슷한 영업 방식으로 보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네이버 관계자는 “텔레마테킹 방식의 방향은 아닐 것”이라며 토스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기존 플랫폼을 이용해 손해보험 위주의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카카오와 토스에 네이버까지 가세하자 보험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의 경우 이미 네이버 페이로 간편결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4000만명 가입자를 보유한 네이버 검색 플랫폼은 막강한 데이터베이스(DB)로 보험 사업에 있어 큰 자산이다. 카카오 역시 앞서 은행·주식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입지를 다졌고 4500만명이 가입한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보험 영업에 필요한 정보를 축적했다. 토스는 1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기반으로 인정받으며 제3의 인터넷은행 설립도 앞두고 있다. 게다가 이들 3사는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를 접목하면, 더욱 보험 사업을 활발히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는 디지털 공간에 흩어진 개개인의 데이터를 한데 모아 정리하고 이를 사용자가 기업에 제공해 더 나은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게 하는 개념이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3대 신생 보험 플랫폼 모두 각각 자사 플랫폼으로 쌓아온 막강한 빅데이터로 1대 1 고객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시장과 연계해 3개 업체 모두 보험 사업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며 “기존 막대한 고객군이 있는 IT 공룡들로, 보험 시장에 뛰어들 경우 기존 금융사와는 차원이 다른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7.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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