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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런티스트, 대회 앞두고 피렌체 行 "성적 아닌 '의미'에 초점" [종합]
'RUN' 런티스트 4인방이 이탈리아, 그리고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9일 오후 방송된 tvN 'RUN'에서는 러닝 크루 '런티스트(런+아티스트)' 배우 지성, 강기영, 황희, 이태선의 여정이 그려졌다. 국제 마라톤 대회 도전. 서울 워밍업을 마친 런티스트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아 아름다운 러닝 스팟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밀라노에 온 지 셋째 날, 밖은 비가 내렸다. 새벽 6시, 다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고민하던 지성은 "우리는 완주할 사람들이다. (비 와도) 뛰는 거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때 지성은 "주방을 보니 라면이 있고, 냄비가 설거지 돼 있더라. 나 빼고 먹은 거냐"며 서운해했다. 전날, 일찍 잠든 지성을 제외한 강기영, 황희, 이태선이 한인 마트에서 라면과 즉석밥을 사와 야식을 즐겼던 것. 지성은 "되게 맛있었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고, 강기영은 "되게 맛있었다. 밥도 말아 먹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새벽 러닝에 앞서 황희는 "저는 천천히 뛰다 보면 무릎에 더 무리가 가는 것 같다. 초반에 치고 나가겠다"고 컨디션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안 뛰어본 이런 대회에서 끝까지 이 악물고 뛴다면 얼마만큼 뛸 수 있을까 궁금하다. 마라톤이 인간한계의 끝인 스포츠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 내리는 새벽. 런티스트 4인은 귀찮음을 이겨내고 밀라노 거리로 나왔다. 지성은 "비가 올 땐 러닝을 쉰다. 어릴 때 생각 없이 운동장을 뛰어다닐 때 말곤 (성인이 되어) 비 오는 날 밖을 뛸 상황은 없지 않나"라며 특별한 감흥을 전했다. 낯선 환경에 비까지 오는 상황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런티스트들은 "(비를) 맞다 보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색다른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 오는 날 개의치 않고 뛰는 현지 러너들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다. 지성은 "비를 맞을까 걱정하지만 사실 비로 젖는 거랑 땀으로 젖는 거랑 똑같지 않나.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밀라노 셋째 날 저녁, 새벽 우천 러닝을 했던 런티스트 4인방은 나빌리오 운하 거리로 나와 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연기 얘기가 흘러나왔고, 강기영은 "다들 배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고 말을 꺼냈다. 황희는 "'박하사탕'이 나의 첫 영화이자 배우 꿈을 꾸는 데 큰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이태선은 "처음엔 겉멋 들어서 시작한 것 같다. 그런데 화려한 것만 보면 그게 안 따라줬을 때 평범한 삶조차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무명시절 일반인 광고 모델로 수입을 충당했다는 강기영은 "캐스팅이 돼서 현장에 갔는데 낙하산으로 온 사람이 내 배역을 하고 있더라. 당시 한 감독님이 '세상이 좀 그래'라는 얘기를 했다"며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조금씩 단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맏형 지성은 "뭐든 초심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지금 갖고 있는 진심,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다"며 "이 마음 그대로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가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에 동생들은 "잘 따라가겠다"고 말하며 훈훈함을 이어갔다. 다음 날 새벽 4시, 크루들이 한창 자고 있던 때 홀로 일어난 강기영은 청룡영화제 참석을 위해 귀국했다. 영화제를 마치고 이탈리아로 돌아오는 일정. 맏형 지성은 황희, 이태선이 자고 있을 때 홀로 러닝을 하고 돌아왔다. 지성은 "추운 날 뛰고 싶진 않지만 매일 뛴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성, 황희, 이태선은 밀라노에서 마라톤 개최지인 피렌체로 향했다.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지성은 아침이 되자 어김없이 동생들과 거리로 나와 아르노 강, 베키오 다리를 따라 러닝을 했다. 지성은 "감기 때문에 쉬었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이탈리아 와서 가장 상쾌했던 하루였다. 너무 신났다"고 말했다. 러닝을 마친 이들은 종이 울리는 피렌체 대성당 앞에서 "의미 있게 달릴 수 있게 해달라" "무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기도 했다. 이어 두오모 쿠폴라 조토의 종탑을 오른 지성, 황희, 이태선은 드넓게 펼쳐진 피렌체 전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성당 앞 광장을 가로질러 집까지도 러닝으로 돌아온 세 사람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청룡영화제를 시청하며 강기영의 남우조연상 수상을 기원했다. 아쉽게도 수상의 영광은 다른 배우에게 돌아갔지만, 지성은 "나중에 더 좋은 상도 받고 더 좋은 행보를 할 텐데 지금 못 받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돌아오면 다시 깨워서 뛰자고 할 거다. 멋진 옷 집어 던지고 땀 냄새 나는 운동복으로 갈아입자고 말하겠다"며 맏형으로서 묵직한 응원을 전해 감동을 안겼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01.10 0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