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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설문] 숀 논란, 가요제작자 20인에게 물었다.."의심스럽다" VS "마케팅의 승리"
음원차트 '1위 지붕킥'을 한 가수 숀이 가요계 뜨거운 감자다. 숀은 지난 6월 27일 발매한 미니앨범 '테이크(Take)'의 수록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으로 최근 음원차트 1위를 찍었다. 이달 초 부터 멜론·지니뮤직·올레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음원 성적을 올리더니 7~8일을 기점으로 20위권에서 10위권으로 눈에 띄게 오르며 상위권에 이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레뮤직과 지니뮤직에선 14일부터 줄곧 일간 차트 1위를 이어가고 있고, 벅스에선 9일부터 2~3위를 오갔다. 멜론에서도 1위를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숀 음원 성적과 체감 인기의 온도차, 트와이스·블랙핑크 등 국내외 팬덤이 두터운 대형 아이돌 가수와 마마무·볼빨간사춘기 등 신곡을 낼 때마다 차트 인에 성공하며 음원 파워를 자랑하는 음원 강자들까지도 모두 꺾은 1위라는 점에서 물음표가 던져졌다. 새벽 시간 대 유독 음원을 듣는 이용자 수가 급증하며 차트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에 휩싸였던 닐로와 같은 케이스로 보는 시선도 많다. 플러스, 음원 사재기 의혹으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닐로 소속사와 숀 소속사가 '협력사' 관계라는 게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리메즈엔터테인먼트는 "과거 소셜미디어 광고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 엔터테인먼트로 부터 영상 콘텐츠와 소셜 홍보를 수주 받아서 제작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숀 회사가 클라이언트였는데 그걸 협력사였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아티스트(숀)를 홍보한 적은 없다. 숀 회사에서 하는 페스티벌을 홍보했던 것"이라며 "이번 숀 논란과 관련돼 어떤 계약도 한 적 없고, 같이 일을 하지도 않았다. 이번 건(논란)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논란은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가요 시장을 제일 잘 아는 가요 제작자와 가요 마케팅·홍보 전문가 20명에게 숀 논란을 어떻게 바로보는지 긴급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엔 대형 인기 아이돌이 속한 소속사부터 가수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SNS 바이럴 마케팅을 한 가요 제작자, 페이스북 인기 음악 페이지에 자주 거론되는 가수들의 소속사 관계자들 20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모두 진솔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또 자신의 소속 가수에게 피해가 가는 걸 우려해서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물증 없지만, 사재기 의심된다" (13명)사재기를 의심하는 가요 제작자는 총 13명이었다. 물증이 없을 뿐, 정황상 사재기 의심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사재기를 의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등 거대한 규모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아이돌의 음원을 꺾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 A 제작자는 "숀 측의 입장대로 단순히 바이럴마케팅을 해서 트와이스, 블랙핑크를 꺾은거라면 누구라도 바이럴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서 음원차트 1위에 올려두지 않겠나. 또 신인 가수의 경우 바이럴마케팅을 많이 하는데 왜 유독 숀만 바이럴마케팅의 효과가 음원차트 1위로 귀결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B 제작자는 "SNS로 바이럴마케팅을 하고 있다보니, 숀의 음악과 영상이 SNS에 많이 보인다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SNS에서 숀 음악을 듣는 리스너들이 새벽에 음원사이트에 들어가서 대다수가 음원을 듣는 걸로 연결된다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고 의견을 보탰다.음원 사재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가요 제작자들은 숀의 음악을 많이 소개한 '너만 들려주는 음악(이하 너들음)' 페이지의 영향력도 의심했다. '너들음'의 팔로우 하는 페이스북 이용자 수가 약 94만명이지만, 숀의 영상에 달리는 좋아요는 약 1만개다. 음원차트 1위를 하려면 좋아요 1만명의 지지로는 불가능하다. 음원차트 1위라는 건 적어도 40만번 많게는 60만~70만번 음원사이트에 들어가서 숀의 음악을 들었다는 의미인데, '너들음'을 팔로우하는 상당수가 음원사이트를 찾아들어가서 숀의 음악만 스트리밍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바이럴마케팅의 효과만으로 보기엔 너무 빠르게 음원 성적이 올라갔다는 점도 지적한다. D 가요 마케팅 홍보 전문가는 "바이럴마케팅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무리 노래가 좋아도 어떤 현상이나 이슈 없이 이렇게 바이럴마케팅만으로 빠르게 반응이 올라오는 건 이해가 안된다"고 의견을 보탰다. 윤종신, 볼빨간사춘기는 반응이 올라온 확실한 포인트와 계기가 있었다. E 가요 홍보 전문가도 "새벽시간, 발라드와 이별의 아픔, 외로운 감정을 담은 가사의 노래가 통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숀도 그 감성을 저격해 SNS에서 주목도를 높였고, 노래까지 좋아서 더 극대화된 효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아요나 재생수에 비해 숀의 음원이 너무 빨리 반응이 온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F 가요 소속사 측도 "소속 아이돌 그룹으로 바이럴마케팅을 안 해본 게 아니다. 하지만 약 20년 동안 가요계에 몸 담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추이의 1위는 납득이 안 간다"고 목소리를 냈다.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 (6명)바이럴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보는 의견은 6명이었다. 이들 중 4명은 바이럴마케팅을 해서 숀 만큼은 아니지만 효과를 받다고 말했다. ㄱ 가요 제작사 대표는 "바이럴마케팅을 했고, 실제로 인기 음악 페이지에 영상을 올라간 적도 있다. 그때 숀 만큼 음원 성적이 오르진 않았지만, 음원 순위가 오르거나 한참 전 발표한 곡이 음원 성적을 유지하는 효과를 봤다. 또 SNS를 통해 바이럴마케팅으로 행사가 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잘 활용만 한다면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팬덤이 두터운 아이돌 보다 더 극대화된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바이럴마케팅의 장점"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실제로 숀의 인기를 체감했다는 ㄴ 가요 홍보 대행사 대표도 있었다. "홍보를 하는 아티스트 말고 음원 성적이 눈에 띄는 아티스트도 분석을 한다. 얼마 80~90위대에 있을 때부터 눈여겨 봤다. 20위로 올라오더니 빠르게 상위권에 진입했고 1위까지 했다. 활동 추이를 처음부터 관심이 있게 지켜봤다면 그렇게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바이럴 마케팅에 음악성이 받쳐준 승리라고 생각한다. 숀이 공연장에서 '웨이 백 홈' 부르는 영상에 떼창이 나오는 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가. 아무리 인디씬에서 인지도가 있어도 떼창이 나오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고 의견을 냈다."음원 사재기는 절대 아닐 것 같다"고 힘을 준 가요 제작자는 "솔직히 방탄소년단, 워너원처럼 누가 봐도 잘 될 것 같은 가수가 아니고서야 누가 수 억원을 들여 사재기를 하는 위험한 행동을 하겠나. 아무리 인디쪽에서 인기가 있다고 해도 음원 사재기를 해서 어떤 결과를 얻게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숀에게 수 억원을 투자하고 음원 사재기를 한다는 게 제작자 마인드에서 이해가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재기는 아닐 것 같다"고 했다.소속사에서 밀었던 음악이 단 기간에 바뀌었다는 점에서 음원 사재기가 아니라고 하는 의견도 있었다. 숀의 타이틀곡은 '생각나'. 처음엔 SNS 음악페이지에서도 '생각나'가 먼저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앨범의 또 다른 수록곡 '웨이 백 홈'이 더 반응이 오자 곧장 '웨이 백 홈'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이를 두고 ㄷ 가요 제작자는 "음원 사재기를 해서 차트 1위를 하려면 수 억원이 든다. 대형 소속사도 아닌 곳에서 한 곡만 사재기 해도 부담이 클텐데 한 곡을 밀다가 다른 한 곡을 다시 사재기한다는 건 좀 이해가 힘들다. 처음부터 한 곡만 계속 밀었다면 사재기를 의심했을텐데 너무 짧은 기간에 미는 음악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도저히 모르겠다" 1명"도저히 모르겠다. 분석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가요 소속사 대표는 "과거 매니지먼트했던 한 가수의 경우 처음에 앨범을 내자마자 반응이 온 게 아니라 시간이 좀 걸린 뒤 역주행하며 음원 사재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지금은 말할 수 있지만, 그때 모든 가요 관계자들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으나 절대 하지 않았다"며 "과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로서 숀의 이번 차트 1위도 억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음원 차트 1위를 하기까지의 추이와 과정이 100% 납득하긴 힘들다.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마케팅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2018.07.19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