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새벽 시간 매진으로 관객수 조작?..경찰, 멀티3사-배급사3사 압수수색 [종합]
경찰이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의혹을 받는 국내 멀티플렉스 3사와 배급사 3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3일 업무방해 혐의로 CGV, 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랙스 3사와 쇼박스, 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배급사 3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이들 배급사와 영화관이 함께 관객수를 허위로 조작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하는 등 영화진흥위원회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두고 있다.소식통들에 따르면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여름 ‘비상선언’과 ‘한산:용의 출현’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때 불거졌던 새벽 유령개봉 논란 등으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당시 ‘비상선언’이 극장이 닫혀있던 새벽 시간대에 매진되는 현상이 집계됐는데 이에 대해 예매율을 인위적으로 높이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쇼박스와 메가박스 측은 심야 상영 이벤트를 위한 테스트 진행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로 이어져 쇼박스와 메가박스 임원들이 증인으로 소환 통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는 ‘비상선언’만 논란이 불거졌으나 비슷한 시기 롯데시네마에서 ‘한산:용의 출현’도 비슷하게 새벽 매진이 이어졌었다. 영화계에선 각 배급사들이 극장과 논의해 새벽 시간대에 상영횟차를 열고 표를 사서 예매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쓰던 업계 마케팅 관행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으로 여겼다. 키다리이엔티는 2021년 4월 개봉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CGV에 유령 개봉 논란이 있었던 것이 도마 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통상적으로 영화가 개봉하면 배급사가 마케팅 비용으로 프로모션용 예매권을 사서 일반 시사회를 비롯해 이벤트 등으로 관객에게 제공하는데,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사전에 구입해서 제공한 예매권 상당수가 이용되지 않았던 것. 그렇기에 이미 구입한 프로모션용 예매권을 소진시키려 영화가 극장에 내려갈 즈음에 CGV 등에서 유령상영회가 진행됐다. 물론 이런 방식도 영화 스코어에는 반영되기에 최종 스코어는 올라가게 된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이 같은 유령상영회로 박스오피스 순위가 24위에서 4위로 뛰어올라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라 박스오피스 순위별 관객수 차이는 그리 크진 않았다.경찰은 이외에도 여러 영화들의 박스오피스 조작 정황을 갖고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각 극장들과 배급사 측은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과연 경찰의 조사가 극장계 관행에 변화를 주게 될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6.13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