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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원부터 탕후루까지' 작정하고 준비한 올스타전, '팬들 땜시 살어야' [2024 올스타]

배달 오토바이부터 푸른 피, 탕후루, 피자배달원까지. 작정하고 준비했다. KBO리그의 '별'들이 다양한 퍼포먼스로 올스타전 무대를 제대로 즐겼다. 2024 KBO리그 올스타전이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올스타전은 일찌감치 2만2500표가 모두 매진돼 남다른 인기를 자랑했다.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은 각자가 준비한 다양한 퍼포먼스와 끼를 발산하며 별들의 축제를 수놓았다. 코스프레와 다양한 소품, 댄스 배틀까지 다들 작정하고 준비했다. 포문은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열었다. 1회 초 드림 올스타의 선발 투수로 나선 원태인은 '푸른 피'가 담긴 수혈팩을 달고 마운드에 올랐다. 2018년 입단 당시부터 '대구 성골'로서 푸른 피 에이스를 예약한 그는 그의 별명 답게 푸른 피를 달고 나와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타자들도 진심이었다. 나눔 올스타의 리드오프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교복과 함께 머리에 '갸판 업고 튀어'라고 써진 머리띠를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이후 2루타를 치고 출루한 김도영은 '도영이는 갸팬분들 땜시 살어야'라는 플래카드를 선보이며 환호를 자아냈다. 이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자신의 별명인 '혜성'으로 가득 찬 헬맷과 망토를 달고 타석에 들어섰고, 키움의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키움)은 자신의 끼를 한국팬들에게 알린 '탕후루 챌린지' 장식이 가득 담긴 코스프레를 하고 팬들의 웃음을 이끌었다. 나눔 올스타 4번 타자 오스틴 딘(LG 트윈스)는 피자 배달원 코스프레를 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어린이날 때 자신의 어렸을 적 꿈으로 '피자 배달원'을 언급했던 그는 올스타전에서 그 꿈을 이뤘다. 타석에 들어선 그는 상대 포수 양의지에게 피자를 건네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는 자신의 등장곡인 르세라핌의 'ANTIFRAGILE' 안무를 타석 위에서 선보였고, 평소 배우 김광규 씨와 닮았다고 소문난 박동원(LG 트윈스)은 직접 지인을 통해 배우 김광규를 섭외, 그의 노래 '열려라 참깨'의 앨범 자켓 코스프레를 선보였다. 드림 올스타 선수들의 끼도 남달랐다. 김민(KT 위즈)은 만화 '닥터 슬럼프'의 아리 코스프레를 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데이비드 맥키넌(삼성)은 고릴라 분장을 하고 타석에 들어섰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는 자신의 닮은꼴 배구선수 김희진을 코스프레하고 등장해 환호를 자아냈다. 클리닝타임 후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은 '그라운드의 마에스트로'답게 마운드 위에서 지휘를 한 뒤, 자신의 시그니처 무브인 '탭댄스'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신인 박지환(SSG 랜더스)은 'SSG의 뉴페이스'라는 닉네임으로 팬들 앞에서 싸이의 '뉴 페이스' 안무를 추기도 했다. 이날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단연 황성빈(롯데)이었다. 빠른 발로 안타를 '배달'한다는 의미로 황성빈은 배달원 코스프레와 함께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타석에 들어서 관중을 열광하게 했다. 이어 안타로 출루한 그는 '배달 완료'라는 쪽지를 팬들에게 선보이며 환호성을 자아냈고, 이후 시즌 도중 논란이 된 '스킵 동작'을 재현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양의지(두산 베어스) 최형우(KIA 타이거즈) 등은 귀여운 아들·딸들과 함께 타석에 들어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삼남매 아빠인 류지혁(삼성)은 '저출산 대책위원장'이라는 유쾌한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올스타전 분위기를 띄웠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7.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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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안타 신기록' 손아섭 "난 천재 아냐, 간절함·치열함 덕...후배들도 끝까지 포기 말길" [IS 스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손아섭(36·NC 다이노스)이 KBO리그에 새 역사를 남겼다. 18시즌에 걸쳐 2505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타자로 남았다.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6회 초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2007년 데뷔 이후 쌓아온 안타 수가 이날로 딱 2505개가 됐다.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LG 트윈스에서 뛰며 때려낸 2504개보다 딱 하나 더 많았다. 1982년 KBO리그가 시작된 이래 한 선수가 쌓은 가장 많은 안타의 숫자가 2504개에서 2505개로 바뀐 순간이었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영광스럽다"며 "단지 팀도 같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진 게 조금 아쉽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나는 건 역시 데뷔 첫 안타였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했던 손아섭은 그해 4월 7일 수원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호 안타를 때려냈다. 손아섭은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스타트를 잘 끊었던 게 지금까지 꾸준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 같다"고 떠올렸다.많은 이들에게 손아섭은 독한 선수, 높은 목표를 가졌던 어린 선수로 기억된다. 하지만 실제로 손아섭은 천재들만 살아남던 프로야구에서 생존하기 위해 평생을 싸워왔다. 손아섭은 "어릴 때는 이렇게 많이 안타를 칠 거로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말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이, 그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런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자기 관리를 위해 철저히 루틴을 지키고, 명상을 하면서 술, 담배, 탄산음료를 멀리 해왔다고 했다.KBO리그 신기록을 세웠지만 손아섭은 아직 커리어 마지막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뛴다면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손아섭은 자신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며 "나 역시 신체 조건이 많이 부족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연구해 나만의 것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또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다음은 손아섭과 취재진의 일문일답.-기록을 세운 소감은."영광스럽다. 단지 팀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져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데뷔 첫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그렇게 스타트를 잘 끊어서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던 것 같다."-어릴 때 이런 선수가 될 거 혹시 생각했는지."솔직히 생각하지 못 했다. 이렇게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 그런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렇게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때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완벽한 타자는 아니다, 단점이 있는 타자지만 누구보다 건실하고 매 타석을 소중하게 여기는 타자라고 평가했다."맞는 말씀이다. 난 솔직히 천재형 타자가 아니다. 천재형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간절했다. 타석마다 어떻게든 투수에게 이기고 싶다는 치열함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그런 것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지금까지 왔다. 천재가 아닌 건 확실하다."-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유형일 것 같다. 커리어가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자신에게 관대해지자는 생각은 안 했는지."성격 자체가 예민하다. 잘 안 바뀌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바꾸지 않고 지금처럼 초심만 잃지 않고 하고 싶다."-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3000안타에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했다. 목표도 있는지."아직 수치상 너무 많이 남았다. 내가 2505개라는 안타를 칠 거라고 생각을 안 했으니 이렇게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기록을 의식하면 타석에서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런 욕심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특정 숫자를 정해놓기보다는 지금 같은 마음으로 부상 없이 열심히 뛴다면 많은 분들께서 바라는 숫자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매 시즌 이렇게 꾸준하게 안타를 치기 쉽지 않다. 꾸준함의 비결이 있다면."아침에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항상 일정한 루틴을 지키려고 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경기를 준비했던 부분들이 있기에 꾸준하게 지금까지 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기록을 세운 순간 감정은 어땠는지."그냥 실감이 나질 않았다. 사실 기록이라는 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저 좀 멍했다. 많이들 멍했던 것 같다. 순간 '이게 뭐지?'라는 느낌이었다."-19일 경기에서 박용택 위원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아무래도 (신기록 가능성이 높으니) 오늘 경기 시작 때 마음가짐은 조금 달랐을 것 같은데."그냥 빨리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이고 달성 자체는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앞으로 몇 살까지 뛰고 싶나."몇 살이 되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내게 그래도 힘이 남았고, 팀에 도움이 된다면 끝을 정해놓기보다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생각한다."-최정(SSG 랜더스)은 한 시즌 10홈런을 매 시즌 목표로 삼고, 그 이상은 보너스로 여긴다고 한다. 손아섭의 매 시즌 최소 목표도 있을지."있긴 한데 은퇴 기준은 아니다. 매년 안타 150개는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쳐야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피하는 것도 있는지."특별히 안 하는 게 있진 않다. 술, 담배, 탄산음료를 피하는 정도다. 그게 야구에 도움이 안 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까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박용택 위원은 본인이 신기록을 세웠을 때 양준혁 위원이 와줘서 이번에도 축하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전통처럼 되길 바라던데. 손아섭도 그럴 생각이 있을지."아직까진 너무 먼 일이다. 나도 아직 유니폼을 입을 날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야구를 하는 중이다. 당연히 새 기록이 쓰여지는 순간 내가 1등이었다면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께 받은 사랑은 당연히 후배들에게 돌려줘야 한다."-NC로 이적할 때 팀을 떠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부산을 떠나는 게 많이 힘들다고 했다. 부산에서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을까."특정 구장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래도 이왕이면 홈 구장, 또는 사직야구장이나 잠실야구장처럼 큰 구장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박용택 선배님이 기록을 세울 때 잠실구장이었는데, 당시 내가 상대 팀으로 있었다. 신기하게 또 잠실구장에서 그 기록을 깼다."-통산 1위 기록을 보유했다는 자부심, 의미는 어떨지."말했듯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가 정말 많이 고생했고,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보상 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은 좋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않나. 난 앞으로도 야구할 날이 많다. 내가 언제까지, 몇 개까지 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안타는 그곳을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 -올 시즌 작년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이제 조금 올라오는 것 같다. 야구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정말 시즌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초반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정말 야구라는 게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최근 몰랐던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다. 타격은 확실히 '신의 영역'이지 않나 싶다.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다."-기억에 남는 지도자들이 있다면."너무 많다. 일단 정말 많이 부족한 선수였던 내게 기회를 주셨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생각난다. 김무관 타격 코치님도 그렇다. 신인 때 내 스윙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지금 강인권 감독님도 계시다. 내가 부진할 때도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허문회 감독님이 많이 생각난다. 당시 허문회 감독님을 만나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내가 야구적인 생각을 새롭게 할 수 있게 하셨다. 내게서 야구라는 부분을 바꿀 수 있게 도와주셨던 분이다. 이렇게 네 분이 확실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앞으로 손아섭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후배가 있다면."원랜 당연히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는데, 미국으로 갔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생각했는데 미국에 갈 수 있겠다. 그렇다면 강백호(KT 위즈)다. 타격적으로 정말 완성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시합도 뛰어서 가장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최형우(KIA 타이거즈)도 손아섭을 쫓고 있다."형우 형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잘 치고 계신다. 대단하다. 그런 선배님들이 있기에 오히려 힘이 된다. 동기부여와 목표가 생긴다. 형우 형이 오랫동안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손아섭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은 손아섭을 천재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런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나도 신체조건이 정말 많이 부족했다. 그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내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많이 연구하면서 나만의 스윙을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들을 포기하기보다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언젠간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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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딛고 실패 없앤 김지찬-황성빈...도루왕 후보 '나도 있다' [IS 포커스]

김지찬(23·삼성 라이온즈)과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순도 높은 '발야구'로 도루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주까지 KBO리그 도루 부문 1위는 20개를 성공한 '람보르미니(스포츠카 람보르기니와 선수 이름을 합친 표현)' 박해민(LG 트윈스)다. 2위 김도영(14개·KIA 타이거즈)에 6개 앞서 있다. 산술적으로는 이종범(전 LG 코치)이 1994년 세운 단일시즌 최다 기록(84개)을 넘어설 페이스다. 김지찬과 황성빈은 각각 12개를 기록, 도루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박해민과 도루 수 차이는 많지만, 두 선수 모두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도루왕 경쟁을 달구고 있다. 김지찬은 "(박)해민이 형이 사적으로 연락하면 '그만 뛰어라'라고 농담을 하더라. 나도 '(도루왕에) 욕심은 없다'라고 답해줬다"라며 경쟁자와의 에피소드를 전한 뒤 "해민이 형은 워낙 도루 시도가 많다. 나는 그렇지 못해서, 그런 적극적인 모습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2023) 김지찬의 도루 시도는 14번뿐이었다. 그는 "결국 도루 성공은 자신감인 것 같다. 이전에는 부상 염려도 있었고, 자신감이 부족해 (도루) 시도 타이밍을 잘 찾지 못했다"라고 돌아보며 "너무 신중해도 역효과가 나는 것 같더라. 올 시즌은 조금 단순하게 생각하고 누상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찬은 "잘 뛰는 선수들을 보면, 나도 잘 하고 싶다"라며 경쟁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성빈은 지난 2시즌(2022~2023) 도루 성공률이 52.8%(36번 시도 19번 성공)에 불과했다. 올 시즌 100%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황성빈은 "예전에는 내 발(주력)만 믿고 막 부딪혔다. 올 시즌은 고영민 주루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효과적인 (도루) 스타트 방법도 배웠다. 일단 침착하게 도루 시도 타이밍을 잰다"라고 답했다. 올 시즌 초반 주로 대주자로 나섰던 황성빈은 최근 주전 외야수 한자리를 꿰찼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실패했던 도루들도 도움이 됐다. 내 임무는 많이 뛰는 것이다. 도루도 30개 이상을 해낼 것"이라는 목표를 전했다. 베이스 크기 확대 효과일까. 한때 부상 방지를 위해 줄었던 팀 도루가 올 시즌 전반적으로 많아졌다. 28일까지 153경기를 치르는 동안 288개가 나왔다. 2023시즌 같은 경기 수(5월 11일)엔 223개였다. 2023시즌 도루왕 정수빈(두산 베어스) 40도루 이상 노릴 수 있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아직 두 자릿수를 채우지 못했다. 강력한 도루왕 후보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해민의 독주 속에 전통의 강조와 새 얼굴들이 차례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역대급 흥행 돌풍 속에 진행 중인 2024 KBO리그. 도루왕 레이스도 흥미 만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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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키움·저녁엔 국대' 유니폼 갈아입고 MLB와 더블헤더, 김동헌 "많이 배우겠습니다" [IS 인터뷰]

오후엔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저녁엔 팀 코리아로. 포수 김동헌은 17일 하루에만 미국 메이저리그(MLB) 두 팀과 더블헤더를 치른다. 어색하거나 긴장할 틈도 없다. 김동헌은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겠습니다”라며 웃었다. 김동헌이 속한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정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2024 미국 MLB 서울 시리즈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어 오후 7시에는 국가대표 야구대표팀 ‘팀 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맞붙는다. 김동헌은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팀 코리아에도 발탁됐다. 김동헌은 지난해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금메달을 딴 뒤,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도 태극마크를 달아 그라운드를 누볐다.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로 평가받는 김동헌은 이번 서울 시리즈에서도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으며 MLB 팀과 맞붙을 기회를 받았다. 17일엔 키움과 팀 코리아 경기가 하루에 모두 잡혀있다. 김동헌은 김혜성과 함께 키움과 팀 코리아 두 팀에서 뛰며 더블헤더를 치르게 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혜성은 주전이라 하루에 한 경기만 뛰겠지만, 김동헌은 류중일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9이닝은 아니지만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해서 2경기 다 나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동헌은 이날 키움의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다. 경기 전 만난 김동헌은 “키움에서 빅리그 팀을 상대할 기회를 받아 감사하고, 국가대표로서 MLB 팀을 상대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동헌은 “언제 이렇게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겠나. 이번 경험은 앞으로 내가 야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활짝 웃었다.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에 대해 묻자, 김동헌은 “특정 선수는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대단한 선수들 아닌가. 어떤 투수를 만나든 어떤 타자를 만나든 모든 것이 경험이라 생각하고, 이런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정말 많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홍원기 감독 역시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빅리그 선수들의 플레이나 행동 등을 보고 많이 느끼고 경험했으면 한다”라며 이번 서울 시리즈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03.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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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선수들 향한 '캡틴' 김혜성의 바람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길"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은 2024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이미 소속팀도 그의 도전 의지를 존중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MLB 도전을 공식화한 뒤 달라진 점이 있느냐고 묻자 김혜성은 "특별히 없다. 항상 하던 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2024시즌 가장 큰 목표에 대해서도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정작 김혜성이 의식하는 건 따로 있다. 해외 진출 이슈에 가렸지만, 2024년 또 하나의 도전으로 꼽히는 주장 임무 수행이다. 김혜성은 2021년 8월,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박병호(현 KT 위즈)가 주장 완장은 반납한 뒤 후임을 맡은 바 있다. 당시 키움 구단 역대 최연소 주장이었다. 하지만 올해처럼 스프링캠프부터 캡틴으로 선임돼 임무를 수행하는 건 처음이다. 김혜성은 "아무래도 처음이기 때문에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라면서 "주장은 팀원들 얘기를 잘 들어야 하고, 코칭스태프들과도 소통을 잘 해야 한다. 그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 챙겨야 할 것도 많아졌다"라고 했다. 키움은 2023년 3월 기준으로 10개 구단 중 소속 선수의 평균 연차(7.7년)가 가장 낮았다. 그동안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으로 전력을 구축했고, 자연스럽게 저연차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많이 얻었다. 키움은 올겨울 1985년생 투수 임창민(삼성 라이온즈) 1986년생 포수 이지영(SSG 랜더스)이 이적하며 더 젊은 팀이 됐다. 팀 분위기가 유연한 점은 장점이지만, 위기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많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김혜성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입단 2년 차(2018년)부터 주전을 맡았고, 골든글러브만 3번 수상하며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올라섰다. 다른 팀 동료들에 비해 경험이 많다. 김혜성은 후배들을 향해 "나는 항상 '이 자리는 아직 내 자리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같은 생각이다. 선수들이 (경기에 나선)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면서 더 많이 배우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출전 기회가 오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키움은 다가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혜성은 이에 대해서도 "10등이 1등을 이기는 게 야구다. 예측 순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키움)도 우승할 수 있다"라며 내부 사기 진작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스물다섯 살 젊은 캡틴이 바쁜 전지훈련을 보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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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신 국대 듀오' 야구는 신장 아닌 심장으로, "국대에서 증명할게요" [항저우 2022]

“키로 야구 하는 건 아니잖아요, 대표팀에서 증명해야죠.”(지찬)“키는 시선의 일부일 뿐, 제 역할에만 집중하겠습니다.”(성윤)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는 특이한 스펙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1m63㎝. KBO리그 최단신 선수 두 명이 모두 국가대표에 승선한 것. ‘작은 거인’ 김지찬(22)과 김성윤(24·이상 삼성 라이온즈) 최단신 듀오가 프로 데뷔 첫 태극마크와 함께 한국의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프로 4년차 김지찬의 대표팀 승선은 일찌감치 예견된 바였다. 2루수와 유격수,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에 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294 13도루를 기록하며 작전 수행 능력까지 증명한 김지찬은 6월 발표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첫 성인 대표팀 생활이 어색하기만 한 김지찬은 “형들과 많이 이야기하면서 기술적인 것부터 생활적인 면까지 많은 것을 배우겠다”라고 말했다. 김지찬만큼 김성윤의 대표팀 생활은 더 어색하다.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발탁’이었기 때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빠진 외야 자리에 후배 김현준(삼성)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정작 교체 발표가 났을 때 불린 선수는 김성윤이었다. 후반기 타율 0.354(팀내 1위·리그 8위) 쾌조의 타격감과 빠른 발, 상황에 맞는 작전 수행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대표팀에 뽑혔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은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루수와 유격수가 가능한 김지찬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박성한(SSG 랜더스)·김주원(NC 다이노스) 등과 경쟁하며 키스톤 콤비 자리를 오갈 예정이다. 외야수도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외야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타석에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만큼 상·하위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찬은 “어떤 상황이나 어느 포지션에 나가든 잘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준비를 잘 하고 있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성윤도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대표팀 외야수가 4명밖에 되지 않아 제한적인 상황에서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작은 체구에도 한 방을 때려내는 힘도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선발은 물론, 대타·대주자·대수비 경험도 많아 다양하게 기용될 예정이다. 김성윤은 “어떤 역할이든 충실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 팀(삼성) 형들도 너무 과하게 의욕적으로 하기 보단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 하라고 조언해줬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최단신 국대 듀오’. 두 선수의 동반 발탁 소식에 주목을 받은 것은 그들의 키였다. 하지만 김성윤은 “키는 남들이 보는 시선의 일부일 뿐이다”라면서 “대회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지찬 역시 프로 입단 초부터 “키로 야구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줄곧 말해왔다. 그는 “이제 그 말을 대표팀에서 증명해낼 때다”라면서 이를 악물었다. 윤승재 기자 2023.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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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트레이드 상대 최원태와 첫 맞대결, 이주형 "의식은 안 하고 있습니다"

"크게 의식하고 있진 않다. 그저 오늘 경기를 최대한 승리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나름의 빅 매치다. KBO리그 역대급 트레이드의 주인공 최원태(LG 트윈스)와 이주형(키움 히어로즈)이 이적 후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다.이주형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LG와 맞대결에서 6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다.경남고를 졸업하고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2차 2라운드 13순위로 입단했던 이주형은 대형 유망주로 꼽히고도 LG 시절 빛을 보지 못했다. 이적 전까지는 2021년 14경기 타율 0.125, 올해 18경기 타율 0.261이 전부였다. 홍창기, 김현수, 박해민, 문성주 등 탄탄한 LG 외야진을 좀처럼 뚫을 수 없었다. 퓨처스(2군)리그 통산 타율 0.335 출루율 0.454 장타율 0.561을 기록한 특급 유망주여도 1군에 뿌리내리기 쉽지 않았다. 그런 그가 지난 7월 29일 키움으로 이적하면서 본격적으로 1군에 자리잡고 있다. 당시 키움은 팀의 2선발 최원태를 LG에 넘기고 이주형과 함께 투수 김동규,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반대 급부로 받았다. 어느 팀에 가도 주축 선수가 될 수 있는 이주형에 1라운드 지명권을 받은 블록버스터 트레이드. 그만큼 최원태의 가치도, 이주형의 가치도 높다는 걸 증명한 이적이다.그리고 두 사람은 이적 후 약 2주가 지나서야 첫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미 이주형은 앞서 LG전에 나섰고, 전날(11일) 경기를 포함해 4경기에서 타율 0.333(15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 1개, 2루타 1개로 키움팬들은 물론 친정팀 팬들에게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주형과 달리 LG는 최원태의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했고, 두 바퀴가 돈 다음에야 친정팀과 최원태가 만나게 됐다.12일 경기 전 본지와 만난 이주형은 "(최원태 선배와 대결이라고) 크게 의식하고 있진 않다. 그저 경기를 최대한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한다"고 전했다.이적 후 빠르게 자리잡는 이주형의 모습은 LG 선배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이주형은 "LG 선배들께서도 '네가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고 해주셨다. 대부분 '풀타임이 처음이니 부상 조심해라. 멘털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신다"고 전했다. 이주형은 "1군에서는 일주일에 6경기를 하니 하루하루 결과도 다르고 컨디션도 다르다. 그래서 꾸준히 루틴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고, 지근 내 루틴을 지키는 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라고 전했다.저녁 경기 후 밤 늦게 잠드는 일정이 힘든 선수도 있다. 이주형은 반대다. 그는 "2군은 오후에 시합이 있어 경기 끝나고도 훈련이 있다. 체력적으로는 2군이 오히려 더 힘들었고, 1군에서는 실전에 컨디션을 맞추는 게 우선이라 체력은 더 유지되는 것 같다"고 떠올렸다.이주형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구장과 상관없이 2루타성 타구를 쳐낼 줄 아는 중장거리 갭 히터에 가깝다. 홈런보다는 콘택트와 스피드로 승부하는 키움에도 참고할 선배들이 많다.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이정후, 그리고 올해 역시 리그 최상급 타자로 성장한 김혜성이 그렇다. 대체 외인으로 합류해 18경기서 타율 0.348(2루타 3개, 홈런 3개)을 치는 로니 도슨 역시 마찬가지다.이주형은 "정후 형은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도슨이나 혜성 형께 타격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따라하고 있다"며 "루틴이나 타격관에 대해 많이 배우는 중"이라며 "혜성 형께 '1군에서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고, 다양한 구종이 있으니 너무 한 방향으로만 치려 하면 안 된다. 왼쪽으로 밀어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다양한 구종을 공략할 수 있고 타율도 높아진다'고 배웠다. 스프레이 히팅을 하려면 타격을 면으로 쳐야 한다. 그래서 배팅 훈련 때부터 왼쪽으로 보내도록 면을 만드는 스윙을 가져가는 중"이라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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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고척]'4이닝 퍼펙트' 원태인 "WBC 경험, 한 단계 성장 느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을 마치고 복귀한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23)이 시범경기에 첫 등판에서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원태인은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 4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무실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원태인은 WBC에서 혹사당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많은 공을 던졌다. 개막 준비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있었지만,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원태인은 삼성이 6-5로 앞선 4회 말 선발 투수 장필준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임지열을 상대로 초구부터 146㎞/h 호쾌한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뿌린 원태인은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슬라이더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후속 타자는 WBC 대표팀에서 함께 뛴 김혜성. 원태인은 주 무기 체인지업을 점검했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4구에 이어 5구도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원태인은 후속 타자 임병욱에겐 5구 연속 직구를 구사해 삼진 1개를 더 솎아냈다. 5회 말 첫 상대는 대표팀 간판타자 이정후였다.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원태인은 바깥쪽(좌타자 기준) 높은 코스로 체인지업을 던져 파울을 유도한 뒤 바로 몸쪽에 같은 구종을 구사해 내야(1루) 땅볼을 유도했다. 원태인은 이정후와 통산 29차례 맞대결에서 10피안타·6볼넷을 기록하며 약했다. 이 승부에선 깔끔하게 막았다. 후속 타자 에디슨 러셀과 김태진을 각각 뜬공과 삼진 처리한 원태인은 6·7회도 삼자범퇴로 막았다. 8회 마운드를 넘긴 그는 삼성이 6-5로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원태인은 WBC에 출전한 다른 투수들보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 늦었다.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너무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개막 이틀 전 치른 한신 타이거즈와의 평가전에서 27구, 9일 호주와의 1라운드(B조) 첫 경기에선 1과 3분의 1이닝을 막으며 26구를 기록했다. 10일 한일전도 2이닝(29구)을 막았다. 이틀 휴식 뒤 중국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나서 다시 26구를 던졌다. 대회 일정을 마친 뒤 컨디션 회복에 매진한 원태인은 이날(2일) 비로소 시범경기에 출격했다. 오는 28일 홈(대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일단 28일 투구를 지켜볼 생각이다. 만약 원태인이 투구 수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면 개막 첫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원태인은 한국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WBC를 돌아보며 "배우려고 간 무대는 아니었지만, 실패 속에서도 얻은 게 있었다"고 했다. 일본 선수들의 실력을 실감했고, 더 많은 국가대항전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날 키움전에서도 밸런스와 제구력을 더 신경 썼다. 원태인은 "정확하게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WBC 경험을 바탕으로 배운 점이다. 포수 강민호 선배도 키움전 투구를 보며 '많이 컸다'고 칭찬해주더라. 볼넷 없이 공 44개로 4이닝을 막은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체인지업 제구는 더 좋아져야 할 것 같다"라고 총평했다. 최근 두 시즌(2021~2022)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원태인은 "올해는 '원태인이 등판하는 경기는 삼성이 이긴다'는 확신을 팬들에게 주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2023.03.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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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애리조나] 6㎏ 감량 한화 거포의 선언, "포인트 당긴다"

확실히 슬림해졌다. 한화 이글스 4번 타자 노시환(23)이 간결한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노린다.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노시환은 6㎏ 감량한 상태로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필 상 체중이 105㎏인데 98~99㎏을 유지 중이다. 의도한 감량은 아니다. 그는 "살을 빼려고 한 건 아니다. (치아) 교정을 하고 있는데 식단을 조절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같이하니까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 계속 유지할 생각"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노시환의 지난 시즌 성적은 115경기 타율 0.281(434타수 122안타) 6홈런 59타점이다. 0.271을 기록한 2021시즌 대비 타율은 올랐다. 하지만 18개이던 홈런이 6개로 줄었다. 장타율(0.466→0.382)이 크게 떨어지면서 타석에서의 무게감이 줄었다. 그는 "타율을 너무 신경 써 삼진당하지 않는 것에 비중을 두니까 자연스럽게 장타가 줄고 (타격) 포인트가 뒤로 오더라.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안 좋은 흐름으로 흘러갔다"며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면서 장타를 신경 써 훈련하고 있다.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면 인정하지만, 실투가 오면 과감한 스윙으로 연결해 최대한 장타를 때릴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이 장타 생산에 어려움을 주지 않을까. 노시환은 "몸이 가벼워지니까 수비나 타격할 때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배트 스피드가 빨라지고 수비할 때 (무릎이나 햄스트링 등) 부상 방지가 된다"고 반겼다. 노시환은 올겨울 든든한 지원군이 하나 생겼다. LG 트윈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채은성이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채은성은 노시환이 중심 타선을 책임지던 부담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베테랑이다. 노시환은 "같이 훈련하고 타격도 같은 조에서 치고 있다. 워낙 잘하는 선수여서 배울 점도 많고 훈련하기 전 루틴이나 이런 걸 보면서 배우고 있다"며 "타선이 듬직해진 것 같다. 여유도 생긴 것 같고 우리 팀이 강해졌다는 생각도 조금씩 든다. 버팀목이 될 선수가 많아져서 듬직하다"고 말했다.노시환은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허경민(두산 베어스)이 부상으로 빠져 발탁이 기대됐지만,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3루수 자원으로 최정(SSG 랜더스)을 선택했다. 백업 3루수로는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노시환은 "솔직히 생각을 안 했다. 다 아시겠지만, KBO리그에 나보다 잘하는 3루수가 많다"며 "'내가 아직 이 정도밖에 안 되는구나'하는 생각에 분함은 있었다. 하지만 내 실력이 안 됐기 때문에 안 뽑힌 게 팩트라서 더 성장해서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가 되면 국가대표 자리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이 열린다. 정규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노시환은 "AG은 물론 가고 싶다. 내 인생에서 중요한 기회이자 타이밍이다. 하지만 그걸 의식하면 너무 신경 쓰고 초반에 잘 안 되면 자책을 할 거 같다"며 "안 좋은 흐름으로 연결될까 봐 팀이 이기는 거만 집중하고 있다. AG은 아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메사(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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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파워 피네스 피처' 김광현

구위를 갖춘 기교파 투수. 김광현(34·SSG 랜더스)이 진화했다. 김광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0일 기준 0.47(38이닝 2자책점)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선발 투수가 시즌 첫 6번의 등판에서 기록한 KBO리그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 세부 지표도 A급이다. 6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고, 피안타율(0.147)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0.71)도 흠잡을 곳이 없다. SSG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주역이다. 성적만큼 흥미로운 건 달라진 투구 레퍼토리다. 김광현은 올 시즌 직구(포심 패스트볼) 비율이 전체 투구 대비 32.6%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직전 시즌인 2019년과 비교하면 6.6%포인트(p)가 떨어졌다. 대신 슬라이더 비율을 37.7%에서 41.8%로 끌어올려 직구와 슬라이더 의존도가 '역전'됐다. 위기 상황이 되면 직구가 아닌 슬라이더 그립을 잡는다. 올해 잡아낸 삼진 39개 중 슬라이더 결정구가 22개로 직구(4개)를 압도한다. 구속 변화도 눈에 띈다. 김광현은 2019년 147㎞/h이던 직구 평균 구속이 올 시즌 145.3㎞/h로 소폭 하락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강속구에 의존하지 않고, 완급을 조절한다. '힘을 뺀' 투구 레퍼토리는 피네스 피처(finesse pitcher)에 가깝다. 파워 피처의 반대 개념인 피네스 피처는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기보다 투구 강약 조절과 로케이션 조정에 능한 기교파 투수를 지칭한다. 류선규 SSG 단장은 "올해 김광현은 피네스 피처로 변화한 느낌"이라며 "MLB를 경험하면서 노련미가 생겼다. 그 전에는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지만 이젠 완급조절도 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광현을 피네스 피처로 단정하기 모호한 부분이 있다. 김광현의 올 시즌 PFR(Power Finesse Ratio) 수치가 1.21로 높다. PFR은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에서 투수 유형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로 탈삼진과 볼넷을 더한 뒤 이닝으로 나눈 값이다. 피네스 피처는 파워 피처와 달리 탈삼진과 볼넷 허용이 모두 적어 PFR 수치가 1.0 이하로 낮게 측정된다. 김광현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매년 PFR 수치가 1.1 이상이었는데 올해는 1.2를 넘겼다. 세이버매트릭스에선 파워 피처에 더 가까워진 것이다. 김광현의 PFR 수치는 세이버메트릭스 이론을 역행한다. 파워 피처로 분류하기엔 볼넷 허용이 적고, 피네스 피처라고 하기엔 탈삼진이 많다. 파워 피처와 피네스 피처의 장점만 흡수해 일종의 '파워 피네스 피처'가 된 셈이다. A 구단 전력분석 관계자는 "올해 김광현이 보여주는 투구는 이상적이다. 속구에 의존하지 않고 변화구 구사 비율도 높다. 구속을 떨어트렸으면 탈삼진이 줄어들 수 있는데 그렇지도 않다. 볼넷 허용도 적으니 타자들이 공략하기 더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또 다른 무기다. 김광현은 지난 8일 키움 히어로즈전 6회 말 공 3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경기 뒤 그는 "공 3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잡는 게 내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 중 하나였다"며 "다음 버킷 리스트는 공 60개로 완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야구 역사상 정규이닝 기준 역대 최소투구 완투승은 1993년 윤형배(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기록한 83개. 완봉승을 포함하면 1987년 임호균(당시 청보 핀토스)의 73개다. '60구 완투'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지만 그만큼 마운드 위에서 거침없이 공을 던진다는 의미다. 완급조절까지 능수능란하게 하니 이닝당 투구 수가 14.1개로 적다. 규정이닝을 채운 27명의 투수 중 2위(1위 고영표·13.8개)다. 김광현은 2020년부터 2년 동안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에서 뛰었다. 주로 선발 투수를 맡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불펜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다양한 타자까지 상대하며 경험까지 쌓았다. 그는 지난 3월 SSG 입단식에서 "MLB 선수들은 힘과 스피드가 좋고, 내 구속은 좀 떨어졌다. 그래서 제구를 많이 신경 썼더니 늘더라. 역시 야구는 20년 넘게 해도 새롭게 배우고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더 단단한 투수가 됐다. 그의 2022시즌 출발은 완벽에 가깝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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