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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확률 걸린 운명의 3차전, 최원태 vs 벤자민 그리고 감독 지략대결

최원태(27·LG 트윈스)와 웨스 벤자민(32·KT 위즈)이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100%를 놓고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LG와 KT는 8일 오후 6시 30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 선발 투수로 최원태와 벤자민을 각각 예고했다. 두 투수의 어깨는 무겁다. LG와 KT가 1~2차전에서 1승씩을 나눠 가졌기에 3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대 포스트시즌(PS) 기록을 봐도 3차전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지금까지 5전 3승제 준PO에서 두 팀이 1승 1패로 3차전을 맞이한 사례는 6번 있었다. 이 가운데 3차전 승리 팀이 6차례 모두 PO 티켓을 차지했다. 3차전을 잡으면 "한 경기만 이기면 된다"는 심리적 우위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4차전을 패하더라도 5차전 마운드 운영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벤자민을 하루 앞당겨 투입한다. 벤자민은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친 후 나흘만 쉬고 마운드에 다시 오른다. 등판 순서만 보면 WC 1차전에 나선 윌리엄 쿠에바스가 나설 것 같았지만, 둘의 순서를 바꿨다. 이강철 감독은 "(준PO에) 들어오기 전부터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쿠에바스가 (WC 2차전에서 투구수 103개로) 많이 던져서 휴식을 더 주려는 이유도 있다"라면서 "상대 전적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벤자민은 닷새 전에 쿠에바스보다 15개 적은 88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게다가 그는 LG의 천적이다. 올해 정규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벤자민의 통산 LG전 평균자책점은 1.66(5승 2패)으로 빼어나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도 "우리는 벤자민에게 절대적으로 약했다. 2년 동안 상대해 보니 벤자민에게 연속 안타는 죽어도 안 나오더라"라고 경계했다. 벤자민은 PS 통산 2승 2패 평균자책점 3.09로 수준급 피칭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LG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5이닝 7피안타 4실점 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기록도 있다. 지난 6일 준PO 2차전에서 임찬규의 호투를 발판 삼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LG는 최원태를 3차전에 투입한다. 그는 올 시즌 KT와의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50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PS 통산 15경기 성적(0승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7)이 좋지 않다. 지난해 KT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 2볼넷 4실점 하고 강판된 기억도 있다. 가을 야구에서 나쁜 기억을 떨쳐내는 게 과제다.아울러 LG는 1~2차전에서 '불펜 조커'로 나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3차전에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5선발 손주영이 불펜 대기한다.치밀한 마운드 운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감독은 준PO에서 지략대결을 벌이고 있다. 2021년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휘한 이 감독은 지난해 LG를 챔피언으로 이끈 염 감독의 광주일고 2년 선배다. 염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사령탑일 때 이 감독이 수석코치를 맡은 인연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이번 PS에서 선발 투수 2명을 불펜으로 기용하는 등 폭 넓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두 경기에서 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염경엽 감독의 뚝심은 2차전에서 빛을 발휘했다. 앞서 5일 1차전에서 2-3이던 9회 말 1루 대주자 김대원의 2루 도루 실패로 LG는 허망하게 졌다. 그러나 2차전에서 0-2로 뒤진 3회 말 무사 1·2루에서 과감하게 더블 스틸을 지시,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또 염경엽 감독은 출루율(0.411)이 높은 문성주를 9번 타자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8번(박해민)-9번(문성주)-1번(홍창기)-2번(신민재) 타순의 출루율 높은 선수를 몰아넣은 것이다. 문성주는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차전에서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LG는 1차전 7회 말 KT 손동현에게 PS 역대 최초 '한 이닝 3타자(김현수-박동원-박해민) 3구 아웃'이라는 불명예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세 베테랑이 모두 초구를 공략해 아웃됐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을 질책하지 않고, "그게 내 야구다. 노리는 공이 있으면 타격해서 죽어도 괜찮다"라며 '공격적인 야구'를 주문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올가을 '신들린 촉'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을 시작으로 두산 베어스와 WC 결정전 2경기에서 사상 첫 '업셋'을 이루고 준PO까지 오른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일 18개, 3일 14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를 하루 휴식 후인 5일 LG와 준PO 1차전에 선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단, 체력적 어려움을 고려해 타순이 한 바퀴를 돌 때까지 3이닝 투구를 기대했다. 이는 향후 선발 로테이션까지 고려한 전략이었다. 이날 고영표는 4이닝 1실점을 기록, 팀에 3-1 리드를 안기면서 임무를 100% 완수했다. KT는 이후 김민수-손동현-소형준-박영현을 차례로 투입해 한 점 차로 이겼다. 준PO 1차전에서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상철이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과의 WC 결정전 2경기에선 오재일이 선발 1루수로 나섰는데, 이강철 감독은 LG 선발 디트릭 엔스를 맞아 왼손 투수에 강한 우타자 문상철을 투입, 성공을 거뒀다. 이 감독은 또 2차전 라인업에서 배정대와 황재균의 타순을 맞바꾸기도 했다. 이번 PS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황재균은 8번으로 내려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 선발은 윌리암 쿠에바스다. 4차전에서 준PO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면, 고영표도 4차전 중간(불펜)에 대기시킬 수 있다. 3차전 결과를 보고 고영표 활용법을 확정하겠다"라며 마운드 운용 계획을 밝혔다. 투수 운영을 미리 공개하면서 상대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이번 PS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인 4번 문보경, 6번 김현수에 대해 "3차전에서는 두 선수가 잘해주지 않을까. PS에서는 결국 한두 명이 못 하게 돼 있다. 타선에서 모두 잘하면 좋겠지만, 4명만 잘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미리 세워둔 계획을 뚝심 있게 밀어붙일 생각을 전한 것이다. 이형석 기자 2024.10.08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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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린이' 투수 조장, 데뷔 14년 만에 PS 첫 선발승···염경엽도 웃었다

임찬규(32)가 LG 트윈스를 구해냈다. 임찬규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LG가 2차전에서 승리하면서 그는 프로 데뷔 14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서 첫 선발승을 거뒀다. 2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준PO 1차전에서 LG가 2-3으로 졌기 때문에 임찬규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출격했다. 이날 0-0이던 2회 초 2사 후 배정대에게 안타를 내준 뒤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겹쳐 LG는 2사 3루 위기에 놓였다. 임찬규는 황재균에게 선제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 초에는 김민혁과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1사 1·3루에서 강백호에게 1타점 희생 플라이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임찬규는 자신의 피칭 리듬을 잃지 않았다.LG는 3회 2점, 4회 2점을 뽑아 역전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은 임찬규는 추가 실점 없이 6회 1사까지 잘 막았다. 임찬규는 올해 후반기 11차례 등판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ERA) 3.55를 기록했다. 후반기 ERA 부문 리그 3위, 국내 투수로 한정하면 가장 좋았다. 올 시즌 KT와의 4경기에서도 그는 3승 ERA 2.70으로 잘 던졌다. 염경엽 LG 감독이 2차전 선발 투수로 임찬규를 점찍은 이유다.임찬규는 이날 총 92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이 75%에 이르렀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4사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날 임찬규가 던진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140~146㎞/h였다. 구위는 뛰어나지 않았으나,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통한 완급 조절로 KT 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임찬규의 커브 구속은 최저 99㎞/h에서 최고 117㎞/h 사이에 형성됐다. 같은 구종도 스피드 차이가 크기 때문에 타자들이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날 임찬규의 체인지업 위력도 빛났다. PS 첫 선발승을 올린 그는 지난해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등판(3과 3분의 2이닝 1실점)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임찬규는 '엘린이(LG 어린이 팬)' 출신이다. 어린 시절부터 응원했던 팀에 입단했기에 LG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고도 LG 잔류만 생각했을 정도였다. 임찬규는 4년 총 5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보장 금액이 크지 않았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24억원에 이르렀다.임찬규는 착실하게 가치를 증명했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10승 6패 1홀드 ERA 3.83을 기록, FA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0승도 달성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임찬규가 인센티브를 모두 받는 거 아닌가 싶다"라며 허허 웃었다. LG 투수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선배가 '투수 조장' 임찬규다. LG 구단은 임찬규의 성적뿐 아니라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 6회 마운드에 내려올 때 임찬규는 내야수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 관중석의 팬들은 "임찬규"를 연호했다. 그가 왜 LG맨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염경엽 LG 감독은 "임찬규가 선발 투수로 포스트시즌에서 역할을 해줬다. 첫 포스트시즌 선발승을 축하한다. 오늘 투구가 선수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임찬규는 "이제는 새로운 커리어를 쌓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10.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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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결정전’ 성사 가능성까지…가을야구 티켓 주인 모른다, KT·SSG 나란히 승리

올해 가을야구에 참가하는 5위 티켓의 주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5위 경쟁을 펼치는 KT 위즈와 SSG 랜더스는 28일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에서 각각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를 제압했다.KT는 72승 70패 2무로 시즌을 마감, 최소 공동 5위를 확보했다. 다만 SSG의 최종전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71승 70패 2무를 기록한 SSG가 30일 키움과의 최종전에서 이기면, KT와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린다.만약 SSG와 KT가 공동 5위에 오르면, 10월 1일 수원 구장에서 단판 승부로 5위 결정전을 벌여야 한다. 두 팀은 상대 전적이 8승 8패로 같지만, 다득점에서 KT가 우위다. 이에 5위 결정전은 KT 안방에서 열리게 된다.SSG가 키움과 최종전에서 지면 KT가 단독 5위 자격으로 4위인 두산 베어스와 10월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이날 KT는 경기 초반부터 1-6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4회말부터 배정대의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추격을 시작, 5회말에는 오재일의 적시타로 역전했다.끝까지 리드를 지킨 KT는 기어이 역전승을 따냈다.대전에서는 SSG가 한화를 6-2로 눌렀다.SSG는 1회부터 2점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2~3회 각각 1점씩 만회해 균형을 맞췄다. 이어 4회에 3-2로 역전했고, 7회초 정준재의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8회에는 박성한과 정준재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부산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12-8로 이겼다.롯데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5타수 1안타를 기록, KBO 리그 역대 두 번째 단일 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레이예스는 2014시즌 서건창이 세운 최다 안타 기록(201안타)에 도전한다.대구에서는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11-4로 제압했다. 문보경이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LG의 승리를 이끌었다.창원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를 4-3으로 꺾었다.팽팽하던 승부는 9회에 갈렸다. 두 팀이 3-3으로 맞선 9회초, 두산 류현준이 좌전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김희웅 기자 2024.09.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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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토종 에이스' 김광현 6이닝 무실점 역투…SSG 6연승, 5위 도약 [IS 스타]

토종 에이스 김광현(36)을 앞세운 SSG 랜더스가 5위 자리를 탈환했다.SSG는 2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를 6-2로 승리, 최근 6연승을 질주했다. 이틀 연속 KT를 꺾은 SSG는 8월 22일 이후 31일 만에 5위로 올라섰다. 주말 2연전이 시작되기 전 5위 KT에 1.5경기 차 뒤진 6위였던 SSG는 파죽지세로 역전에 성공했다. 반면 KT는 최근 7경기에서 5패(2승)를 당하는 부진이 계속됐다. 잔여 경기 일정(SSG 6경기·KT 3경기)을 고려하면 KT는 자력으로 5위를 차지하는 게 불가능하다.이날 경기에 앞서 이숭용 SSG 감독은 '선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선발들이 5이닝 이상 책임져 주니 불펜을 조금 여유 있게 쓸 수 있다. 타자들이 집중해서 점수를 낼 수도 있다"라며 흡족해했다. 선발이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니 타격과 불펜 모두 짜임새가 탄탄해졌다는 의미였다. 이날도 이숭용 감독이 바라는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펼쳐졌다. 선발 김광현은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11승(10패)째를 따냈다. 사사구(4개)가 다소 많았지만, 적재적소 삼진 5개를 뽑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올 시즌 김광현이 6이닝 이상 투구하면서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건 이번이 세 번째. 경기 전 평균자책점이 5.19로 규정이닝을 채운 19명의 투수 중 최하위(18위 KT 엄상백·5.04)였지만, 수치를 4.99까지 낮춰 꼴찌 탈출에도 성공했다.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0-0으로 맞선 2회 말 1사 후 연속 볼넷으로 2사 1·2루 실점 위기에 몰렸린 김광현은 배정대와 오윤석을 연속 범타 처리했다. 3회와 4회는 연속 삼자 범퇴. 2-0으로 앞선 5회 말 볼넷 2개와 피안타 1개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선 대타 강백호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유격수 박성한이 백핸드 캐치 이후 러닝 송구로 이닝을 종료하자 마운드 위에서 포효하기도 했다. 6회 말에도 등판한 김광현은 투구 수 7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진 뒤 7회 서진용과 교체됐다. 투구 수 93개. 잔여 경기에서 추가 선발 등판을 해야 할 상황인 만큼 이숭용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고 불펜을 가동했다.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의미가 있는 결과였다. 김광현은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마친 뒤 "정말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잘 던지고 싶은 마음도 물론 많았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당시 시즌 9승째를 따내고도 그는 웃을 수 없었다. 1년 내내 들쭉날쭉한 성적이 반복되면서 그만큼 스트레스도 엄청났다. 구단 관계자는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전력분석팀과 자주 상의하고, 노력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SSG 신인 박지환은 데뷔 첫 한 경기 홈런 2개로 선배의 승리를 지원했다. 박지환은 1-0으로 앞선 3회 초, 5-0으로 앞선 5회 초 각각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중견수 하재훈은 공수에서 빛났다. 3회 초 선두타자 볼넷 이후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친 뒤 후속 타자 내야 땅볼 때 선제 득점을 올렸다. 4회 말에는 장성우의 중견수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연결, 김광현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KT는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고개 숙였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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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대장'과 첫 세이브 세리머니 "선배님 대기록에 제가 들어가다니, 영광입니다" [IS 인터뷰]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병헌은 22일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끝판대장' 오승환과 처음으로 세이브 세리머니를 한 것. 마운드와 홈 가운데에서 만난 두 선수는 세이브 후 손을 맞잡고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후 만난 이병헌은 한껏 들뜬 목소리로 "아마 오승환 선배와 세이브를 만든 게 처음인 것 같다"라면서 "마지막에 위기 상황이 와서 조금 긴장됐는데, 선배님과 첫 세이브를 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 그 많은 세이브 기록에 (호흡을 맞춘 포수로) 제가 들어갈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고 했다. 42세 베테랑 오승환이지만 투구 리드는 번갈아가며 한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사인은 선배님과 번갈아가면서 한다. 선배님이 잘 수용해주셔서 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라며 소감을 이어갔다. 이날 이병헌의 활약은 오승환과 세이브를 합작한 것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홈 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유독 부진한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4경기 평균자책점 4.43)의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이끌어냈다. 도중 마운드와 자신의 공에 불만을 표출하는 코너를 위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그를 다독이며 호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기 후 코너도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볼넷인데, 볼넷을 내줘 조금 흔들렸다. 이병헌이 올라와서 괜찮다고 잘 던지고 있다고 다독여줘서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이병헌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기도 했다. 이어 코너는 "이병헌은 정말 좋은 포수다. 나와도 잘 통하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게 즐겁다"라며 그를 추어 올리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3회 초 무사 1, 3루에서 로하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동시에 2루로 뛰는 1루주자 배정대의 도루도 저지했다. 2-1, 아슬아슬한 1점 차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막아내는 결정적인 도루 저지로 팀의 리드를 지켜낸 것이다. 올 시즌 이병헌의 도루 저지율은 40%(15개 중 6개 저지). 이병헌은 지난겨울 이정식 배터리 코치와 피나는 훈련과 자세 교정 끝에 거둔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병헌은 9이닝 수비를 모두 소화하며 안방을 지켰다. 삼성은 3-1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병헌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05.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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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오키나와] 로하스 영입한 이강철 감독, 그의 시선은 '백호'로 향한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강백호(25)를 향한 기대를 내비쳤다.이강철 감독은 24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백호가 올해 자기 것만 해주면 타선이 강해질 거 같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최근 두 시즌 활약이 미미했다. 개인 기록이 악화했는데 더 큰 문제는 경기 출전이었다. 잔부상에 시달려 연평균 66.5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71경기 출전, 타율 0.265(238타수 63안타)에 머물렀다.타선의 짜임새가 단단해지려면 강백호가 과거 보여준 위력적인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강백호는 프로 2년 차이던 2019년부터 3년 연속 3타율 3할3푼 이상을 유지한 강타자다. 2021년에는 타율 0.347, 출루율(0.450)과 장타율(0.521)을 합한 OPS가 0.971이었다. 프로 1년 선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쟁 관계를 만들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데 거듭된 부상과 부진 탓에 주목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강철 감독은 2024년 타선이 좀 더 업그레이드하려면 강백호의 반등이 필수적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철 감독은 "천성호와 로하스가 들어오면서 왼손 타자 2명이 플러스 됐다. 그런 면에서 타선이 나쁘지 않다"며 "배정대와 김민혁을 1~2번에 쓰려고 하는데 잘해주면 황재균과 장성우가 6~7번으로 빠져야 한다. 타선의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오프시즌 외국인 타자 로하스를 영입했다. 로하스는 2020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역대급 외국인 타자'. 그해 홈런 47개(장타율 0.680)를 쏘아올려 가공할 만한 화력을 보여줬다. 2017년부터 4년 동안 KT에서 뛰었던 그는 2020년 12월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두 시즌 동안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뒤 KT 복귀를 선택했다. 타선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였다.스프링캠프에서 다시 만난 로하스를 두고 "썩 마음에 안 든다"고 농담을 던진 이강철 감독은 "걱정을 안 하고 보는 게 그동안 쌓아온 기록이 있지 않나. 일본 야구도 경험했고 배팅하는 걸 보면 장타가 아직 있다. 그런 점에선 걱정을 안 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KT는 2022년부터 두 시즌 활약한 앤서니 알포드의 수비 때문에 애를 먹었다.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는) 기본적인 건 잡는다"며 껄껄 웃었다.오키나와(일본)=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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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타율 6할' 뜨거웠던 가을남자, “목표는 70안타” 하향 조정 이유는? [IS 인터뷰]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의 지난해 가을은 뜨거웠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을 기록한 그는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에선 4경기 5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모두 대타로만 나와 기록한 성적으로, 타율이 0.625에 달했다. 정규시즌에서도 김민혁은 113경기 타율 0.297, 118안타, 41타점, 11도루라는 커리어하이급 활약을 펼치며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그랬던 김민혁이 새 시즌 목표로 “70안타”를 외쳤다. 2022년(106안타)부터 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냈지만 목표는 소박했다. 그는 “나는 아직 완전한 주전 선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2014시즌 창단 멤버로 KT 유니폼을 입은 김민혁은 공격과 주루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수비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주전 외야수보다는 지명타자나 대타로 나서는 일이 더 많았다. 지난해 주전 외야수 배정대와 조용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민혁이 외야 수비를 맡는 일이 많아졌지만, 시즌 막판엔 자신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완주하지 못했다. 더 높은 목표를 잡기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자신을 과소평가한 게 아니라 오랜 백업 생활을 통해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70안타를 목표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민혁은 “2019년에 안타를 131개 치고 2020년 목표를 150개로 잡았다. 그랬더니 목표가 너무 멀게만 느껴지고 어느샌가 나 자신을 쪼고 있더라”면서 “적정선을 목표로 하고 달성한 뒤엔 보너스라고 생각하면서 뛰면 이후에도 마음이 편하더라. 70개가 그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을 비우는 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편하게 마음먹은 뒤에는 술술 잘 풀렸다. 김민혁은 “예전엔 어떻게 해서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그러다 나이를 먹다 보니 문득 나중에 유니폼을 벗을 때를 상상하게 되더라. 비슷한 나이대에 그만두는 선수들이 있는데, 다들 후회를 많이 하더라. ‘내가 왜 그때 이렇게 안 했을까’라는 말을 듣다 보니 기록을 떠나 내가 만족하고 싶은 야구를 해야겠더라. 그때부터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돌아봤다. 이강철 KT 감독은 김민혁을 새 시즌 주전 ‘2번 타자’로 기용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주루 능력이 좋은 배정대를 1번 타자로 두고, 콘택트 능력이 좋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김민혁을 뒤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대타가 아닌 선발로 2024시즌을 치른다. 김민혁은 “나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초구를 타격하는 걸 좋아한다. 1번 타순에선 결과가 부담이 되는데, 2번 타자는 조금 편하다”라며 반겼다. 김민혁은 “언제까지 이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모른다”며 “후회 없이 내가 만족하는 야구를 하면서 선배들처럼 오래오래 뛰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2.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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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선·후배, 감독·수석코치서···염갈량 vs 강철 매직, 한국시리즈 개봉박두

"사적인 자리에선 (이)강철이 형인데, KS에서 만나 기분이 좋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꼭 KS에 진출해 염경엽 감독과 최고의 무대에서 맞붙고 싶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정규시즌 1위 LG와 2위 KT가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트로피를 놓고 7일부터 격돌한다.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LG는 6차전, KT는 7차전에서 각각 자신의 소속 팀이 우승할 것으로 자신했다. 이번 KS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감독의 지략 대결이다. 이 감독은 "KS에 진출하면 '우리 팀에 LG 출신 박병호와 박경수가 있고, 나와 염 감독의 대결로 이야기가 많겠구나'라고 점쳤다"며 웃었다. 두 감독의 인연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강철 감독이 염경엽 감독의 광주일고 2년 선배다. 프로 지휘봉을 먼저 잡은 염 감독의 첫 수석 코치가 바로 이 감독이다. 두 사람은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감독과 수석 코치로 4년이나 호흡을 맞췄다. 이강철 감독이 2021년 KT를 이끌고 KS 정상에 먼저 올랐다. 염 감독의 가을야구 최고 성적은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다. 염 감독은 "이 감독은 야구를 배우려는 마음이 굉장히 크다. 한국 프로야구의 리더로 앞으로 쭉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고교 졸업 후 2012년 겨울 (넥센에서 염 감독을) 다시 만났다. 굉장히 깐깐하더라. 그래서 감독이 됐구나 싶었다"며 "수석 코치로 4년간 염 감독을 보좌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그만하라'고 해도 시간만 나면 야구를 보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둘은 정상 문턱에서 맞대결을 기다렸다. 이강철 감독은 "플레이오프 중에도 KS에 너무 올라오고 싶었다. 염 감독과 최고의 무대에서 맞붙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KS에서 대결해 기분이 좋다"면서도 "(이 감독이) 저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껄끄럽다"고 웃었다.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가진 염경엽 감독은 올해 LG의 지휘봉을 잡아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은 부임 3년 차인 2021년 막내 구단 KT의 통합 우승을 지휘하며 '강철 매직'을 만들었다. 양 팀의 색깔은 뚜렷하다. LG는 타격과 불펜, KT는 선발이 강하다. 올해 초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두 팀은 우승 후보 1~2순위로 꼽히기도 했다.염경엽 감독은 "KT가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발진이 완전체를 갖췄다. 우리 타자들이 KT 선발진을 공략하느냐가 키포인트"라고 했다. 이어 "박병호(상대 타율 0.352)와 배정대(0.429)가 우리 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둘을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은 "LG는 정규시즌 1위 팀 아닌가. 투타 조화가 가장 좋은 팀이다. 주루도 강하다"라며 "LG 타자들의 콘택트가 정말 좋아서 항상 힘든 경기를 펼쳤다. 선발진이 다소 약해도 중간이 워낙 강하다"며 "LG 중간 투수가 최대한 늦게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선 LG가 10승 6패로 우위였다. 잠시나마 기 싸움도 펼쳐졌다. LG는 정규시즌 팀 도루 1위(166개)였다. 염경엽 감독이 "정규시즌과 KS는 분위기도 다르고, 전략도 달라야 한다. 정규시즌 과감한 작전을 펼쳤다면, KS에서는 성공률이 높도록, 신중하게 도루를 시도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강철 감독은 "앞서 플레이오프에서 보셨듯이 주전 포수 장성우가 정규시즌(도루 저지율 0.146)과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잠실=이형석·윤승재 기자 2023.11.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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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대체 선수?' KT 작전야구의 핵심 된 신인, "죽기살기로 뛸 겁니다"

KT 위즈의 신인 외야수 정준영은 올 시즌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있다. 데뷔해 1군에 진입해 경험을 두루 쌓은 데 이어 가을야구 무대까지 누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록 주전이 아닌 대주자·대수비로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공·수·주를 다 경험해 봤다며 싱글벙글해 있는 정준영이다. 사실 정준영은 포스트시즌 출전이 힘들 뻔했다. 7월 막판 환상적인 홈보살(23일 삼성전)로 팀을 구해낸 그는 직후 허벅지 부상을 입으며 1군에서 이탈, 정규시즌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가을야구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했던 상황. 하지만 플레이오프 직전 핵심 타자 강백호가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빈 자리가 생기자 정준영이 ‘깜짝’ 낙점되며 승선했다.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매진한 결과였다. 정준영은 “재활하면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 다쳤을 땐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안 나아서 실망도 많이 했다. 그런데 실망한다고 해서 빨리 낫는 것도 아니고 마음을 편히 먹고 재활에 매진하니 기회가 왔다. 준비가 잘 된 상황에서 가을야구에 합류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데뷔해 처음 경험한 가을야구 무대. 선배들의 조언도 많이 받았다. “포스트시즌은 네가 생각했던 것보다 긴장감이 배가 될 거다”라는 말을 들으며 마음의 준비도 많이 했고, 평소처럼 야구장에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훈련에 매진하면서 몸을 열심히 만들었다. “준비는 정규시즌와 크게 다를 것 없이 했다”라고 말한 그지만, “처음 (포스트시즌) 그라운드에 들어갔을 때 1군 데뷔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분위기는 다르더라. 특유의 분위기에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했다”라고 했다. 긴장했다는 그의 말과는 달리, 그는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 하고 있다. 팀의 수비 강화가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대수비로 나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10월 30일 1차전에선 9회 대타로 나가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며 배정대의 만루홈런을 이끌기도 했고, 31일 2차전 9회엔 2루 도루로 팀의 역전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팀이 요하는 작전을 완벽하게 잘 이행하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KT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1·2차전에서 내리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고,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2연승이 더 필요하다. 1패만 하면 탈락이다. 신인이지만 팀의 상황과 분위기는 잘 알고 있다. 정준영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벤치에 있지만 열심히 응원하고, 경기에 나가면 팀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죽기살기로 뛰겠다”라며 가을야구 무대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창원=윤승재 기자 2023.11.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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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3] "무사 1·3루? 망했네" 덤덤해 한 MBTI 'T' 포수, 열 살 차이 대선배도 다독인다

“무사 1·3루? 망했네.”지난달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 2-3으로 앞선 NC는 9회 큰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2명을 차례로 내보내면서 무사 1·3루 동점 및 역전 위기를 내준 것. 젊은 안방마님 김형준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김형준은 “망했네”라는 말부터 했다고 한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김형준은 침착했다. 흔들리는 마무리 이용찬을 리드하면서 아웃 카운트 2개를 내줬고, 타격감이 좋은 배정대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만루를 맞았음에도 침착하게 안방을 지켰다. 마음은 오히려 편했다고 한다. 그는 “어쩔 수 없다. ‘동점은 내줘도 역전만 막자’는 생각으로 9회를 임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결과는 무실점. 2사 만루서 나온 오윤석의 빗맞은 타구를 유격수 김주원이 몸을 날려 잡아내면서 3-2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주원의 환상 다이빙 캐치가 나오자 김형준은 양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고, 곧 이용찬에게 다가가 승리와 세이브를 축하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형준은 “찐으로(진짜로) 놀란 리액션이었다. 타구가 느리게 보이더라. 김주원이 대단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대담한 성격의 김형준은 자신을 ‘T(MBTI에서 이성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라고 소개했다. 위기를 맞아도 긴장 대신 현실을 자각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생각해내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덕분에 열 살 차이 나는 대선배를 다독이는 데도 스스럼이 없다. 흔들리는 이용찬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라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기도 한다. 이에 김형준은 “그날 점수를 주면 뭐가 안 좋은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부다”라면서 “(용찬이 형이) 최근 실점이 있지만, 점수를 줘도 이겼으면 끝 아닌가. 괜찮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점수 주는 건 그냥 흘려보내고 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경기한다”라며 덤덤해 했다. 한편,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는 11월 2일은 김형준의 생일이다. 생일 축포를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그는 “딱히 신경은 안 쓴다. 오늘 경기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하면서 ‘T’다운 각오를 전했다. 창원=윤승재 기자 2023.11.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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