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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헬스코칭 ② ] 운동 제대로 알고 즐기자! 골프, 부상 없이 건강하게 즐기려면

평소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 동호인들은 전문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와 경기력을 동경한다. 생활체육들이 열정과 도전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정보가 있다. 스포츠 종목마다 주로 사용하는 신체 부위나 근육은 저마다 다르다. 그만큼 부상을 예방하려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본지는 스포츠 동호인들이 운동을 제대로 즐기도록 전문가의 조언을 전한다. 골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골프는 의지와 기량에 따라 50~60대에도 현역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그만큼 나이에 따른 경기력의 차이가 크지 않아 '장년이 젊은이를 이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불리기도 한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박인비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였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남자부 김주형과 안병훈(이상 남자), 여자부 고진영·양희영·고진영 등 총 5명이 금메달을 노려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산소+근력' 결합한 종합 스포츠골프는 폭넓은 산림이나 들판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멀리, 정확하게' 공을 보내는 게임이다. 보통 18홀까지 라운딩을 하면 4시간 정도를 걸으면 심폐 기능과 체력 증진의 효과가 있다. 실내 연습장에서 반복하는 스윙 연습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허리 근육을 주로 사용함으로써 허리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1시간 이상 스윙할 경우 유연성이 좋아지고 상체 전반을 이용하여 공을 치기 때문에 상체 근육이 발달한다. 더불어 스윙 시 상체 전반을 틀면서 장을 자극해 장 건강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장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면 하체의 근지구력이 향상되고 근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골프는 걷기 위주의 유산소 운동과 클럽을 휘두르며 근력을 강화하는 유산소와 근력 운동이 결합한 스포츠다. 나무와 잔디, 연못 등 자연과 함께하며 심신의 안정을 얻을 수 있고 공을 맞혔을 때 멀리 날아가는 공을 보는 쾌감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허리 부상 많아, 허리 통증 시 피해야 골프 중 가장 많은 부상을 당하는 부위는 허리다. 골퍼의 50% 이상이 요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공을 멀리 보내려면 허리의 회전력을 이용해야 하는데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척추의 회전으로 인해 허리 근육의 사용이 늘면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골프의 회전운동은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코어근육 강화를 같이 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훈련은 독이 될 수 있어 연습량을 조절해야 한다. 비거리 향상을 위해 무리하게 연습하다 스윙 궤도는 무너지고 허리 부상만 남을 수 있다. 허리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몸을 숙이고 퍼팅하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2.2배의 하중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퍼들은 주로 척추 4, 5번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는 드라이버처럼 순간적인 것보다 구부린 자세일 때 허리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이다.스포츠 손상 전문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이병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평소 허리통증이 있거나 허리가 약한 사람이라면 운동에 앞서 반드시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만약 운동 중 허리 부상이 발생했다면 통증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미루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을 키울 수 있고,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리 통증 시 다리 자세 조절해야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거나 요통이 잦은 골퍼라면 통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어드레스나 스윙 동작 등에서 다리와 발 자세를 약간만 조절해도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허리 통증을 느낀다면 다리를 더 구부려 주는 것이 좋다. 백스윙 할 때는 왼쪽 발뒤꿈치를 약간 들어 오른쪽으로 체중을 이동시키면 허리가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또 바닥에 있는 골프 공이나 티를 집어 올릴 때도 허리를 갑자기 구부리기보다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어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허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병규 원장은 "필드에 나가기 전 뜨거운 물로 샤워하며 허리와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허리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허리 근력운동 및 스트레칭으로 허리를 강화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골프와 함께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허리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비거리 욕심, 갈비뼈 부상 조심해야초보 골퍼들의 경우 흉부 근육이 심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강하고 빠른 속도로 풀 스윙을 하면 갈비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자칫 갈비뼈에 금이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통 갈비뼈 골절은 처음에는 실금만 가는 피로 골절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로 골절은 신체 움직임에 의한 충격이 근육에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뼈에 가해지면서 뼈의 일부분에 작은 실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증상이다. 일반적인 흉부 근육통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통증이 있더라도 초보 골퍼라면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과정으로 여기고 연습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리한 스윙을 지속하면 갈비뼈 완전 골절로 이어지거나 뼈가 어긋나서 붙는 부정유합이나 뼈가 붙지 않는 불유합 등 2차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숨을 내쉬거나 기침할 때 흉부에서 통증이 나타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증상이 있다면 갈비뼈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강하게 연습한 날 다음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연습 강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이형석 기자 2024.07.30 07:58
프로야구

오스틴 백스윙에 맞은 이지영, 요동친 흐름…오태곤 실책, 헛심 뺀 SSG [IS 인천]

SSG 랜더스로선 9회 초 상황이 묘하게 꼬였다.SSG는 2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DH) 1·2차전을 1무 1패로 마쳤다. 1차전 8-2로 앞서던 점수 차가 뒤집혔고 2차전에선 4-0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경기 장단 22안타를 허용한 마운드의 부침이 뼈아팠다.특히 아쉬움이 남는 건 DH 2차전 9회였다. 4-0에서 4-4 동점을 허용한 SSG는 7회 말 무사 1·2루에서 터진 한유섬의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8회를 비교적 깔끔하게 막아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9회 선두타자 김범석을 안타로 내보내 스텝이 꼬였다. 후속 오스틴을 8구째 2루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이 과정에서 포수 이지영이 오스틴의 백스윙에 왼 팔꿈치를 맞아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를 계속 뛰었지만, 그라운드 내 응급차가 들어올 정도로 아찔한 장면이었다. LG는 어수선한 분위기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후속 문보경 타석에서 대주자 최승민이 곧바로 2루를 훔쳤다. 이어 마무리 투수 문승원의 폭투까지 이어져 주자가 한 베이스 더 진루했다. 1사 3루에선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를 우익수 오태곤이 판단 미스로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까지 저질렀다. 경기가 뒤집히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로 9회 초 SSG의 흐름이 좋지 않았다.SSG는 선두 KIA 타이거즈와 치른 홈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LG와의 3연전 1차전을 1-4로 패했다. 20일 2차전이 우천 순연돼 21일 DH가 성사됐는데 빈손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3연전 1무 2패. 지난해 LG전 맞대결 전적이 4승 12패로 유독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출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SSG는 오는 23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에 도전 중인 최정이 복귀,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1 21:54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잘 모르면서 골프 규칙 가르치지 마라...가르치는 것은 아는 것 보다 세 배는 힘들다

웬만하면 참으려고 했다. 자칫하면 누구를 헐뜯는 일이 될까 보아서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쓸 수 밖에 없게 생겼다. 부디 이야기 속 주인공은 나를 원망하지 말기 바란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뜸을 들이느냐고? 하기는 해야겠는데 막상 하자니 찜찜한 이야기이다.지난 2월 하순이었다. 사회인 제자가 소셜 미디어(SNS) 링크 하나를 보냈다. 제법 이름 있는 소셜 미디어 골프 채널에 올라온 영상 링크였다. 제자가 링크를 보내며 물었다. “이거 맞나요”라고. 3분이 조금 안 되는 영상에는 ‘이런 골프룰이 있다고요’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영상 시간은 제법 길었지만 내용은 간단했다. 물론 골프 규칙 전문가 축에 드는 뱁새 김용준 프로가 보기에 간단했다는 말이다. 뱁새 김 프로가 골프 규칙 전문가이기도 하냐고? 그렇다. 뱁새는 프로 골퍼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위원이 되었다. 심판 말이다. 뱁새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경기위원으로 4년간 근무했다. 그 가운데 나중 2년은 KPGA 1부 투어인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으로 근무했다. 어떻게 늦깎이 프로 골퍼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기위원까지 했느냐고? 골프 규칙을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길래? 그랬다. 뱁새는 한 때 골프 규칙에 깊게 빠졌다. 세계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개설한 ‘토너먼트 운영자와 심판을 위한 교육 과정(TARS)’의 최종 단계인 ‘레벨3’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할 정도로 말이다. 레벨1과 레벨2를 빼어난 성적으로 수료한 사람만 레벨3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레벨3 교육을 마친 후 치른 시험에서 60점을 넘기면 통과(PASS)이다. 80점을 넘으면 의미 있는 통과(PASS With Merit)이고. 90점을 넘으면? 탁월한 통과(PASS With Excellent)라는 수료증을 준다. 뱁새가 몇 점쯤 맞았는지 독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지간히 자랑을 하는 것 보면 뻔하지 않은가? 뱁새는 TARS 레벨3에서 받은 성적과 영어에 능통하다는 점에 더해서 KPGA 프로이기까지 하다는 점까지 높이 산 덕에 KPGA 경기위원이 되었다. 지난 2018년 일인데 프로 골퍼가 된지 단 4년만이었다. 뱁새는 2년간 지역 경기위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2020년에는 KPGA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아차, 제 자랑만 실컷 하다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까먹었다. 맞다. 사회인 제자가 보낸 링크 속 영상에 담은 골프 규칙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그 영상은 이름을 날리는 프로 골퍼가 올린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특이한 규칙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백스윙을 하려는데 나무가 걸리면 왼손으로 스윙을 할 수도 있다. 왼손으로 스윙을 하려고 스탠스를 잡았는데 마침 스탠스가 카트 도로에 걸리면 그 카트 도로로부터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구제를 받고 나서 다시 오른손으로 스윙을 해도 된다.” 얼핏 보면 그럴싸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확히 따지면 그가 한 이야기는 엉터리이다. 뭐가 틀린 이야기이냐고? 바로 나무에 걸린다는 것만으로 왼손으로 치겠다는 주장을 인정해주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시원하게 샷을 날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불편한대로 샷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왼손으로(오른손잡이 기준) 치겠다는 주장을 경기위원이 인정하려면 오른손으로는 도저히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백스윙을 조금만 하려고 해도 펜스가 걸리는 것처럼 말이다. 나무를 안고 치지 않는 한 오른손 플레이가 도저히 불가능해서 왼손으로 뒤로 뺄 수 밖에 없는 경우처럼 말이다. 규칙을 꿰고 있는 경기위원이라면 웬만큼 백스윙을 할 수 있으면 당연히 그대로 플레이 하도록 판정한다. 공식 경기에서도 이런 상황이 종종 나온다. 선수가 왼손 플레이를 하겠다고 주장하는데 경기위원이 인정하지 않는 상황 말이다. 30㎝만 백스윙을 할 수 있어도 그대로 쳐야 한다고 뱁새는 생각한다. 골프 규칙에 대해 엉터리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처음도 아니어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가볍게 끝나지 않을 상황이 되어갔다.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이자 뱁새가 좋아하는 공태현 프로가 하루 사이를 두고 같은 링크를 보냈다. 사회인 제자와 똑같이 “이게 맞는 말이냐”고 물었다. 뱁새는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이번에는 더 알기 쉬운 예까지 보태서. 오른손잡이가 공을 확 잡아당겨서 왼쪽 비탈에 걸렸다고 치자. 발끝이 내리막인 불편한 샷을 해야 하는 한다. 이 때 선수가 ‘차라리 카트 도로에 서서 왼손으로 치면 더 시원한 샷을 날릴 수 있다’고 주장을 한다고 하자. 그리고 나서는 ‘스탠스가 카트 도로에 걸리니 구제를 받겠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기위원이 허용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왼손 스윙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공프로에게 설명하면서도 뱁새는 주저했다. 칼럼에 쓰면 누구를 망신 주려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런데 며칠 더 지나자 젊은 프로 골퍼 한 명이 같은 링크를 보냈다. 대회에 나가는 청년이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게 되었다. 더 놓아두었다가는 엉터리 설명을 믿고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는 선수가 나올 판이니까. 규칙을 아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규칙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긴장되는 일이다. 골프 규칙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뱁새에게도 말이다. 제발 골프 규칙만큼은 어설프게 알고 가르치지는 말자!‘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4.03.13 08:07
LPGA

스윙 교정 성공한 '핫식스' 이정은6,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3타 차 4위…4년 만의 우승 보인다

'핫식스' 이정은6(27·대방건설)이 4년여 만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2승 가능성을 높였다.이정은은 20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664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바꿔 4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 78타를 친 선수는 이정은 외에 에인절 인(미국), 넬리 코다(미국) 등 3명 밖에 없다. 선두인 호주 교포 선수 이민지(11언더파 133타)와 3타 차에 불과하다. 남은 이틀 간 성적에 따라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다.이정은은 LPGA투어 신인왕 출신이다. 그러나 2019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LPGA투어에 진출한 이후 아직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해왔다.그 과정에서 스윙에 어려움도 생겼다. LPGA투어 진출 홀로 견디다 스윙에 문제가 생겼고 교정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정은은 이날 경기 후 "그동안 백스윙할 때 오른쪽 어깨가 막히는 안좋은 습관 때문에 스윙이 흔들렸다"며 "왼발로 밟고 회전을 느리게 한다는 느낌으로 다운스윙하는 게 제 스윙 교정의 키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날 성적에 대해서는 "날씨가 춥고 바람이 일정하지 않은 방향으로 불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버디도 많이 잡고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는 소감을 밝혔다.1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올랐던 애슐리 부하이(남아공)는 1타를 잃어 공동 2위(9언더파 135타)가 됐고, 미국 교포 앨리슨 리는 이븐파를 유지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올해 1승을 기록하며 LPGA투어 신인상을 거의 확정한 유해란과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정은과 함께 공동 4위(8언더파 136타)에 올라 역전 우승을 노린다.김효주(28)는 공동 12위(5언더파 139타), 신지애(36)는 공동 21위(4언더파 140타), 고진영(28)은 공동 44위(1언더파 143타)를 기록했다.한편 임성재는 이날 일본 지바현 나라시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1오버파 71타를 쳤다. 중간 합계 2언더파 138타를 기록해 1라운드보다 7계단 하락한 공동 15위로 내려앉았다.이날 현지에도 강풍이 불어 총 77명 중 13명만 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단독 선두는 7언더파 133타의 보 호슬러(미국)가 단독 선두로 나섰고, 교포 저스틴 서(미국)가 6언더파 134타를 때려 한 타 차 2위로 추격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20 19:39
프로야구

'타격폼 변화' 이정후 "당연히 안 맞아... 그래도 가장 편안한 자세 찾았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2023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나선다. ‘거물’ 에이전트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았고,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그런 이정후의 행보를 주목했다.이정후는 먼저 빅리그에 진출한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들었다.시속 155km 이상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고.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타율 1위(0.342)를 기록 중인 선수다. 역대급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 리그최우수선수(MVP) 오른 지난 시즌(2022)에는 홈런 23개를 치며 장타력까지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이정후가 올겨울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정후는 원래 앞발(좌타자 기준 오른발)을 홈 플레이트 방향으로 한 차례 당긴 뒤 다시 앞(마운드 방향)으로 내딛으며 스윙한다. 이 자세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이 과정을 간결하게 만들었다. 백스윙, 두 손의 톱 위치 등 변화가 많았다. 이정후는 오는 8일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다. 지난달 14일부터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대표팀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바뀐 자세를 4차례 연습 경기를 통해 시험하기도 했다. 강백호, 김혜성 등 또래 절친한 동료들은 맹타를 휘둘렀다. 이정후의 타격감은 좋지 않았다. 스스로도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공을 맞히지도 못한다. (다른 선수들이 아닌) 내가 걱정”이라고 했다. 새 타격 자세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이정후도 시행착오를 예상했다. 그래서 조바심은 없다. 이정후는 “한 번도 안 했던 자세다. 당연히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라면서도 “그래도 (수정을 하면서) 가장 편안한 폼을 찾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정후는 이번 WBC 대표팀 공격에 핵심이다. 그의 타격감에 따라 득점력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정후는 “(대표팀 공식 훈련이 열리는) 고척에서 컨디션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2023.03.01 20:23
프로야구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타자는 공을 보고 치지 않는다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흔히들 ‘공 보고 공 치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타석에 서면 복잡한 생각을 멈추고, 눈에 보이는 공을 방망이에 맞히는 것에만 집중하라는 의미다. 얼마나 간명한 표현인가. 나도 ‘공 보고 공 치기’를 하고 싶었다. 그게 가능하다면 타격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가능할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투수가 던지는 공은 타자에게 점(點)으로 보인다. 잠시 후 또 다른 점으로 보인다. 이게 몇 번 반복되면 공은 어느새 포수 미트 안으로 들어가 있다. 투구가 선(線)으로 보인다면, 스윙 궤적과 만나게 하기 수월할 거다. 그게 아니어서 타격이 어려운 거다. 그러니까, 타자는 공을 보고 치지 않는다. 무슨 궤변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난 이후에는 타자가 시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점(공)을 보고 투구 궤적을 예측해야 한다. 타이밍을 잡고, 스윙을 시작하고, 수정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0.4초 안에 이뤄진다. 그러니 공을 보고 칠 수 없다는 거다. 타격하기 전에 자신의 스윙을 갖춰야 하고, 공이 보이면 본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건 확고한 자기 타격이 있어야 가능하다. 타격을 완성하는 건 치열한 연구와 훈련의 결과다. 스윙은 빠르고 짧아야 한다내가 일본 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던 2010년 6월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김태균의 타격폼을 본보기로 삼았다’는 내용의 기사가 났다. 아베는 “김태균의 방망이가 부드럽게, 이상적으로 나왔다. 그를 보고 나도 몸 앞에 둔 배트를 (왼손 타자의) 왼 어깨에 짊어지는 자세로 바꿨다”고 했다.일본 타자들은 대개 방망이를 얼굴 가까이에 둔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 배트를 뒤로 뺐다가(테이크백 또는 백스윙) 다시 앞으로 나가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아베도 그런 폼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그들 눈에는 내 론치 포지션이 특이하게 보였나 보다. 백스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파워 포지션(백스윙이 끝난 상태. 오른손 타자의 경우 오른 어깨 근처에 형성된다)에 양손을 미리 갖다 놓고선 바로 스윙을 시작했다.물론 배트가 뒤로 갔다가(힘을 모았다가) 앞으로 다시 나온다고 해서 스윙이 지체되는 건 아니다. 투수의 동작에 따라 타자도 리듬을 탄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타자도 힘을 최대한 쓸 수 있는 자세(파워 포지션)를 만든다. 백스윙할 때 양손과 어깨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다고 나는 느꼈다. 그래서 스윙이 무뎌진다고 판단해 테이크백을 하지 않은 것이다. 총에 비유하면 미리 장전한 채 격발했다. 군동작을 없애 파워 포지션에서 임팩트까지의 거리를 단축했다. 그리고 힙턴으로 만든 회전력을 타구에 실으려고 노력했다. 힘이 넘치던 서른 살 전후에 알맞은 폼이었다.물론 이건 나의 방법일 뿐 정답은 아니다. 다만 타자가 이런 선택지도 갖고 있으면 좋다. 선수는 누구나 슬럼프에 빠진다. 컨디션과 체력이 매일 달라진다. 그럴 때 폼을 조금씩 수정하며 '단기 처방'을 해야 한다.난 선수 시절 레그킥(leg kick, 앞다리를 들었다가 내디디며 추진력을 얻는 타법)을 거의 하지 않았고, 토탭(toe-tap, 앞발을 지면에 가볍게 튕기면서 하는 스윙)을 활용했다. 하체 쓰는 방법이 고정된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폼을 조금씩 바꿨다. 한 가지 폼으로 한 시즌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투수들은 빠르고 정확한 공을 던졌다. 특히 내 약점인 하이 패스트볼을 잘 구사했다. 그런데도 내가 NPB에서 버텼던 건 빠르고 간결한 스윙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베는 스윙을 시작하기 전, 준비 자세만 보고 내 타격을 파악했다. 그러니까 스윙을 하기도 전에 승부는 어느 정도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수 손을 떠난 공의 솔기가 타자에게 보일 때가 있다. 그걸 보고 공의 회전(구종)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게 타자의 몫이다. 훈련한 대로 몸이 움직일 뿐이다. 타격은 ‘0.4초의 예술’이다. 또 ‘0.4초의 과학’이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내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자신의 스윙을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전성기가 길어진다. 나이 먹는다고 스윙이 크게 변하는 건 아니다. 다만 순발력이 떨어져서 예전처럼 치지 못하는 거다. 타이밍이 늦었다고 한 박자 빨리 스윙하면 변화구에 속기 쉽다. 스트레스는 타자의 친구다타자의 스윙은 금세 끝난다. 그렇다고 야구가 짧은 건 아니다. 한 경기 플레이 타임이 평균 3시간을 넘는다. 거의 매일, 6개월 이상 시즌을 치른다.대신 인플레이 시간은 길지 않다. 야구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던지고, 때리고, 달리는 시간을 다 더해도 30분 정도일 거다. 이런 야구의 특성을 선수는 잘 이해해야 한다. 야구 경기의 대부분은 ‘생각하는 시간’, ‘준비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특히 성공률(타율) 3할이 목표인 타자는 7할의 실패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나는 꽤 예민한 성격이다. 팬들에게 늘 응원만 받은 것도 아니었다. 어린 시절 야구가 잘 안 되면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럴 때 코치님이나 선배님들이 “너 요새 왜 그래? 슬럼프야?”라고 물으면 심리적으로 더 흔들렸다.아무리 좋은 타자라도 10타수 무안타 정도를 기록하는 건 1년에 몇 번씩 겪는 일이다. 슬럼프라면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안다. 주위에서 슬럼프라는 말을 꺼내면 선수의 고민을 더해줄 뿐이다. 슬럼프에 빠졌다는 기사라도 나오면 무안타 기록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모른 척하는 게 도와주는 거다.타격은 기본적으로 ‘7할의 실패’를 전제하는 기술이다. 게다가 사이클이 있다. 몇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한 시즌을 견디기 정말 어렵다. ‘내가 못 쳤다’가 아니라 ‘투수가 잘 던졌다’라면서 넘어갈 줄도 알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프로 선수의 친구다. 그냥 같이 가는 거다.여러 경험이 쌓이면서 난 스트레스와 공생하는 법을 알게 됐다. 타자가 볼로 판단한 공이 스트라이크를 판정을 받으면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내 타격이 어느 정도 완성된 후에는 심판 판정으로부터 꽤 자유로워졌다. 볼일 수도, 스트라이크일 수도 있는 공은 어차피 내가 노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공을 못 쳐도, 다음 공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 패기는 역시 반복 훈련을 통해 만들어졌다.자, 이제 타석에 들어선다. 피로와 부상이 없는 몸으로 걸어간다. 타자의 스윙은 어느 공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단련돼 있다. 이 타석에서 못 치면? 다음에 잘 치면 된다는 배짱도 가졌다. 그걸로 이미 3할은 이긴 것이다.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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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오치아이와 나이키 스윙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2006년 나는 주춤했다. 앞선 세 시즌 동안 연평균 타율 0.320, 홈런 25개를 유지하다가 그해 타율이 2할대(0.291)로 떨어졌다. 홈런은 13개였다. 2006시즌이 끝난 뒤 깊은 고민에 빠졌다. 뭘 어떻게 바꿔야 할까.일단 기술 훈련의 기초인 티배팅 때부터 다시 시작했다. 티 위에 멈춰 있는 공을 빵빵 때리면 속이 시원하다. 재미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쉬운 티배팅 훈련을 하는 이유는 그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날아오고, 급격히 꺾이는 공을 쫓을 때 잊기 쉬운 '타격의 본질'을 생각하는 훈련이 아니겠는가.정지해 있는 공은 강하게 치기 쉽다. 세게 친다고 무조건 멀리 날아가는 건 아니다. 정확히 쳐야 한다. 그리고 타구에 회전을 줘야 한다. 투수가 패스트볼을 던질 때 강한 백스핀(backspin·역회전)을 만드는 것과 원리다. 강한 백스핀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떨어지는 공의 낙폭을 줄인다. 그러니까 공이 더 날아가게 한다.타구의 백스핀은 어떻게 생성될까. 일단 투구의 가운데를 때려 정타(正打)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배트가 공 아래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 방망이는 공과 점(點)에서 만나는 게 아니라, 공과 붙어 15~20㎝ 앞으로 나가는 선(線)을 그리기 때문이다. 글로 설명하기가 정말 어렵지만, 백스핀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배트를 잡은 두 손의 위치(톱 포지션)에서 콘택트 존까지의 거리가 짧아야 한다. 그리고 임팩트 후 폴로 스루(follow through)까지 배트가 살짝 올라가야 한다. 이 스윙 궤적을 옆에서 보면 마치 나이키 로고와 같다. 배트의 회전력, 코킹이 중요하다'나이키 스윙'을 만들기 위해 훈련 때 극단적으로 공을 띄우려 했다. 히팅 포인트를 몸에 최대한 가깝게 두고 간결하게 공을 때리면 강한 백스핀을 만들 수 있다. 이 스윙이 완성 단계에 이르자 배트를 갖다 대기만 해도 공이 다 떴다. 여기서 중요한 게 손목을 돌리는 동작, 즉 ‘코킹(cocking)’이다. 손목을 꺾었다가 풀면서 힘을 만드는 움직임인데, 코킹 동작을 잘 만들어놓으면 간결한 스윙으로도 파워를 전달할 수 있다. 내가 학창 시절만 해도 코킹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손목을 꺾으면 백스윙이 불필요하게 커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코킹을 하지 않고 곧바로 치라고 했다. 그런데 이 경우 시속 150㎞의 스피드로 날아오는 투구의 힘을 이겨내기 어렵다. 요즘 투수들의 강속구를 공략하려면 배트의 회전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코킹은 파워 포지션(힘을 전달하기 위한 준비 동작)에서 만들어진다. 과거에는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배트를 뒤로 눕힌 채 준비하라고 했다. 그러면 공을 맞히기는 쉬우나, 빠른 공을 이겨낼 힘이 없다. 강한 타구를 만들려는 타자들은 코킹을 통해 회전력을 확보한다. 여기에 나이키 스윙 궤적이 더해지면 더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 이건 선택의 문제다. 코킹을 많이 하지 않고 콘택트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택한 타자는 그렇게 하면 된다. 또 나이키 스윙의 메커니즘이 이해되지 않거나, 이해하더라도 실천하기 어려우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어퍼컷 스윙이 정답일 순 없다어떤 이는 이렇게 묻기도 한다.“넌 힘이 좋으니까 간결한 스윙으로도 강한 타구를 만드는 거 아니냐?”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프로 투수들이 던지는 투구에 대응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프로에 들어온 타자가 그 정도 파워가 없진 않다. 프로 선수라면 타고난 힘도 있고, 훈련으로 키운 근력도 있다.내 히팅 포인트는 다른 타자보다 조금 뒤에 형성되는 편이다. 내 힘이 특별해서 타이밍이 늦은 타구를 앞으로 끌고 나오는 게 아니다. 톱 포지션에서 콘택트 존까지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한 박자 늦어 보이는 타구도 안타로 만드는 것이다.결국 힘이 아니라 기술이다. 1990년대 이종범 선배가 힘으로 쳤을까. 아니다. 체격이 작은 이종범 선배는 방망이를 짧게 내려쳤다. 간결한 스윙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동시대 최고의 타자 중 하나였던 양준혁 선배도 ‘어퍼컷(uppercut·투구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스윙’은 하지 않은 것 같다. 지면과 거의 평행한 레벨 스윙으로 정확성을 높였다. 그리고 임팩트 후 팔을 들어올리는 양준혁 선배의 ‘만세 타법’은 나이키 스윙의 메커니즘과 다르지 않다.2010년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플라이볼 혁명(fly ball revolution, 타구의 발사 각도를 높이는 움직임)’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라운드볼(땅볼)보다 플라이볼(뜬공)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건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날이 갈수록 그라운드 컨디션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내야 수비력도 향상됐다.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수비 시프트(타구 방향을 분석해 수비수 위치를 조정)까지 발달하면서 땅볼을 때려봐야 안타가 될 확률이 낮아졌다. 땅볼의 가치가 하락하자 타자들은 공을 띄우려 노력했고, 그 변화에 이르는 과정이 혁명적이기까지 하다는 게 플라이볼 혁명의 요체다.이 과정에서 어퍼컷 스윙이 유행했다. 타구를 띄우려면 콘택트 존에서 스윙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를 못 쳐도 뜬공을 날렸다면 만족한다”는 MLB 선수도 나왔다. 그러나 올려친다고 해서 타구를 띄울 수 있을까. 그 타구에 힘이 있을까.2015년 이후로 MLB 선수들은 경쟁적으로 어퍼컷 스윙을 시도했다. 성공 사례도 있었지만, 실패한 경우도 꽤 많았다. 뛰어난 성과를 낸 선수라고 해도 그게 정말 어퍼컷 스윙 덕분인지 나는 알 수 없다.이런 트렌드는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KBO리그에도 상륙했다. 2020년 전후로는 너도나도 어퍼컷 스윙을 얘기했다. 참 희한했다. 투수와 타자는 거의 그대로인데, 타격 이론이 이렇게까지 급변할 수 있는 것일까. 이론이 아니라면 유행이란 말일까.이와 관련한 얘기를 MLB에서 뛰는 최지만 선수(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나눌 기회가 있었다. “MLB 타자들이 어퍼 스윙에 신경 쓰느냐”는 내 질문에 그는 “아니다. 어퍼컷 스윙으로는 시속 16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한 임팩트에 집중한다. 그리고 백스핀을 걸기 유리한 스윙을 만들려고 한다”고 답했다.어퍼컷 스윙을 하는 타자 중 좋은 선수는 내 기억엔 없다. 올려 쳐서는 절대로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임팩트 후 배트가 위로 올라가면 톱스핀(top spin)이 걸린다. 백스핀과 반대 개념인 톱스핀은 배트가 앞으로 나가면서 공의 윗부분을 때려 만들어진다. 투수가 던지는 커브가 이런 원리로 떨어진다. 톱스핀이 걸리면, 마치 탁구의 드라이브처럼 공이 점점 가라앉는다. 타자에게 좋을 리 없다.테드 윌리엄스가 이상적이라고 말한 스윙은 억지스러운 어퍼컷이 아니다. 마운드 위에서 오버핸드 투수가 던져서 만들어지는 투구 각도만큼 약간(slight) 올려치는 게 아니다. 그러면 투구와 배트가 만나는 면적(윌리엄스는 임팩트 존이라고 표현했다)이 넓어진다.내 해답은 오치아이 스윙이다그러나 과연 이게 답일까. 물론 훌륭한 스윙인 건 틀림없지만, 저게 정답일까. ‘윌리엄스 스트로크’는 이론적으로 뛰어나다. 다만 타구에 스핀을 걸긴 어렵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윌리엄스의 스윙을 피칭에 비유하자면 무회전 볼 같다. 잘 맞은 타구는 배트와 15㎝ 이상 붙어 나간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배트의 중심과 공의 중심이 붙어 있다면(마치 팜볼처럼) 잘 맞은 것 같은 타구도 외야로 날아가서는 추진력을 잃게 된다. 투수는 패스트볼을 릴리스할 때 검지와 중지로 공을 꽉 눌러서 백스핀을 만든다. 타구도 그래야 한다. 그게 깎아 치기다. 배트로 공의 중심을 정확히 맞힌 뒤 밀고 나가는 과정에서 백스핀을 만드는 것이다. 배트가 공의 아랫부분을 감싸 안아 올리는 느낌이다. 공을 때린 뒤 팔을 쭉 뻗는 동작, 즉 폴로스루 과정에서 회전력을 만드는 거다. 이 스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오치아이 히로미쓰(일본)의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은퇴 후 자신의 타격 비밀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는 ‘공의 아래를 파고들듯 때리라’고 말한다. 이 영상에서 본 오치아이의 페퍼 게임(pepper game, 가까이서 던진 공을 타자가 가볍게 치는 훈련)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보통 타자들은 정면의 그물을 보고 때리는데 그의 타구 각도는 평균 45도를 넘을 만큼 컸다.선수 시절 오치아이는 경쟁자들에 비해 체격이 작은 편이었다. 키가 1m77㎝로 그리 크지 않았고, 풀스윙도 하지 않았다. 툭 친 것 같은데 그의 타구는 쭉 뻗어 나갔다. 그는 일본에서 홈런·타점·타율왕을 5번씩 수상했다. 오치아이의 타격 비결이 ‘깎아 올려치기’였던 것이다.오치아이의 이론은 내가 찾은 답과 가장 가까웠다. 2007년부터 나는 타구에 회전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티배팅 때부터 이를 의식했다. 임팩트 때 오른손 타자가 배트를 쥔 오른손을 ‘잡아주는’ 느낌으로 공을 친다면 나이키 스윙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스윙을 만들기 위해 페퍼 게임을 할 때부터 노력했다. 지나치게 깎아 치는 바람에 타구가 백네트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지기도 했다. 훈련 때 그렇게 극단적으로 깎아 쳐야 실전에서 유효한 타구 회전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다가 오치아이의 영상을 보고 “내가 찾은 방법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며 안심했다. 무엇보다 나이키 스윙은 나와 맞는 타법이었다. 물론 그런 메커니즘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영상에 나오는 젊은 선수들도 오치아이처럼 치려다가 헛스윙을 연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복 훈련을 통해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나이키 스윙은 내가 아는 가장 완벽한 메커니즘이다.고교 시절 날 보고 “오치아이의 타격과 닮았다”고 말씀하신 분이 있었다. 당시에는 오치아이의 영상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니까 애초에 백스핀을 만드는 스타일이었던 거다. 프로에 와서 슬럼프에 빠진 걸 계기로 나이키 스윙을 더 발전시켰다. 난 스윙을 더 날카롭게 다듬었다. 그럴수록 더 강하게, 더 멀리 칠 수 있었다. 2007년 다시 홈런 20개 이상을 때려내고, 2008년 홈런왕(31개)에 올랐던 비결도 내 스윙을 완성한 덕분이었다. 내 전성기가 시작된 거다. 2009년 경기 중 뇌진탕 부상을 입기 전에는 내 스윙은 나름대로 완성 단계였다. 타석에서 어떤 투수의 공이라도 다 쳐낼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큰 부상을 당해 상승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면, 내 전성기가 더 길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1.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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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야구학] ②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선동열 야구학’을 연재합니다. ‘선동열 야구학’은 야구를 가르치는 내용이 아닙니다. 야구를 새로 배우는 과정입니다. 국보 투수로, 프로야구 감독으로, 국가대표 코치·감독으로 지낸 과거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40년 넘게 축적된 ‘선동열 야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그의 전문 분야인 투수 파트 외에도 타격과 수비, 작전 등을 폭넓게 경험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프런트 오피스 미팅을 통해 구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할 계획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수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온택트(ontact)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MLB를 공부했고, 오프라인에서 야구장 밖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수개월 동안 야구를 공부하면서 선동열 전 감독은 새로운 정보를 얻었습니다.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야구를 봤습니다. 관념적으로 알았던 정보를 데이터를 통해 재해석 했습니다. 그의 여정을 일간스포츠가 따라갑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편집자 주〉 지난겨울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는 강속구 투수들의 계약으로 뜨거웠다. 게릿 콜이 MLB 투수 최고액인 9년 총액 3억 2400만 달러(3800억원)에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2900억원)에 워싱턴과 재계약했다. 두 투수 모두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강속구는 타자와의 승부뿐 아니라 계약에도 확실한 ‘무기’다. 지난해 류현진(토론토)을 2위로 밀어내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도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진다. 거인들의 힘을 감상하는 건 야구팬에게 커다란 즐거움이다. 콜과 스트라스버그, 디그롬의 키는 모두 193㎝다. 셋 다 시속 100마일(161㎞) 안팎의 패스트볼을 뿜어낸다. 비슷한 덩치에서 같은 스피드의 공을 던진다고 해서 같은 클래스의 투수는 아니다. ‘강속구의 시대’에서도 특히 돋보이는 투수가 있다. 직구, 속도는 늘고 비중은 줄었다 내 눈에는 디그롬의 피칭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 그의 투구에 매료돼 영상을 수백 번 돌려봤다. 전광판에서 찍은 영상에서도 디그롬의 오른팔은 잘 보이지 않았다. 타자 눈에는 더 안 보일 것이다. 디그롬이 일부러 디셉션(deception, 투구 전 허리 뒤로 공을 감추는 동작)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테이크백이 워낙 짧고 빨랐다. 뒤에서 만든 반원이 작으니 디그롬의 긴 팔은 앞을 향해 큰 원을 그릴 수 있다. 투수판부터 공을 놓는 지점까지 익스텐션(extension)이 충분히 확보된다. 익스텐션에 대해서는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디그롬은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 없이 최대한 앞에서 강하게 공을 때린다. 어깨와 팔꿈치가 수평을 만들어야 하는 기본을 잘 지키고 있다. 투수라면 당연히 몸에 배어있어야 할 동작이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꽤 많다. 디그롬의 환상적인 피칭의 핵심은 하체 이동에서 나온다. 오른발이 힘차게 땅을 박차며, 골반과 허리 회전으로 이어진다. 왼발은 홈플레이트를 똑바로 향하고 있다. 뛰어난 체격을 가진 투수가 이런 폼까지 완성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지난해 펴낸 책 『야구는 선동열』을 통해 ‘프로 투수 교정 3단계’를 설명했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이론을 쓴 게 아니다. 활시위(투수의 상·하체)를 팽팽하게 만들었다가, 온몸을 쫙 펴서 활(공)을 쏘는 원리를 강조했다. 투수마다 체격과 특성이 다른 만큼, 투구법은 각자 다르다. 그러나 목표는 하나다. 팽팽한 활시위를 만드는 것이다. 디그롬의 피칭이 딱 그렇다. 투수가 자신에게 맞는 폼을 찾고, 최적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방법은 뭘까. 나는 스텝 앤드 스로(step and throw)를 강조한다. 한 발, 두 발, 세 발을 걷고 공을 던져보는 훈련이다. 팔의 각도나 다리의 높이를 고민할 게 아니라, 편한 걸음을 통해 중심 이동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 공사를 다시 하라고 조언한다. 이 과정에서 최상의 밸런스가 만들어진다. 디그롬의 투구 동작은 매우 빠르다. 그러나 슬로 모션이나 사진으로 그의 피칭을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마운드에서 ‘걸어 내려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난주 칼럼에서 프로 투수가 스피드를 올릴 수 있는 한계는 시속 5㎞ 정도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있는데, 디그롬이 바로 그렇다. 디그롬은 2014년 26세 나이에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다. 당시 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0.4㎞였다. 디그롬의 패스트볼은 약간의 증감을 보이다가 2018년 154.4㎞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155.9㎞였고, 32세가 된 올해는 평균 158.5㎞의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2020시즌은 표본이 작아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해도, 디그롬은 30대 나이에 5㎞ 이상의 구속 증가를 만들어냈다. 그는 MLB 정상급 투수가 된 후에도 꾸준히 딜리버리(delivery, 투구 동작)에 대해 공부한 선수다. 디그롬의 투구는 재능과 연구, 훈련의 합작물이다. 이렇게 강력한 공을 던질 수 있다면, 투수는 타자를 상대하기 쉬워진다. 힘을 가졌다고 해서 힘을 모두 쓸 필요가 없어진다. 디그롬의 패스트볼은 점점 빨라졌다. 동시에 그의 패스트볼 구사율은 매년 떨어졌다. 공이 빠를수록 타자는 스윙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 그만큼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에 속을 확률이 높아진다. 디그롬의 경우 2014년 61%를 넘었던 패스트볼 비중이 올해는 43%대로 줄었다. 패스트볼 구사율이 줄어드는 건 MLB 전체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2002년 MLB 전체 투구에서 64% 정도가 패스트볼이었는데, 지난해에는 52% 수준으로 낮아졌다. ‘강속구의 시대’를 맞아 패스트볼의 강도는 높아진 반면, 빈도는 낮아진 것이다. 타자가 강속구를 의식할수록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을 던져 속이기 쉽기 때문이다. 유용한 만큼 위험한 강속구 강속구는 두말할 필요 없이 강력한 무기다. 100마일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만큼 중요한 게 ‘지속 가능성’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얼마 전 아쉬운 뉴스를 들었다. 스트라스버그가 손목 수술을 받아야 해서 올 시즌을 마쳤다는 소식이었다. 스트라스버그는 10년 전부터 ‘내셔널 트레저(national treasure·국보)’로 불렸을 만큼 대단한 스타였다. 2010년 MLB 데뷔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을 14개나 잡았다. 그는 그해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팔 부상이 여러 번 있었다. 스트라스버그는 대학 시절부터 마이너리그, MLB에 입성한 뒤에도 투구 수 관리를 꾸준하게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가 규정 이닝을 채운 시즌은 네 번밖에 되지 않았다. 피칭은 그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동작이다. 특히 강속구 투수라면 타자보다 부상과 싸우는 것이 더 어렵다. 내가 스트라스버그를 직접 본 게 아니어서 부상 원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영상을 통해 본 그의 투구 폼은 상당히 거친 느낌이었다. 먼저 그의 스트라이드를 보자. 이동발인 왼발을 아직 내딛기 전이다. 그러나 오른발에 체중이 60%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여기서 이미 추진력에 손실이 생겼다. 그리고 왼발을 보면 홈플레이트가 아닌 우타자를 향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곧게 뻗은 디그롬의 발과 차이가 있다. 이동발이 닫혀 있으면, 투수는 그만큼 허리와 어깨·팔꿈치 회전을 더 해야 한다. 에너지가 분산될 뿐만 아니라 부상 위험이 높다. 팔 움직임도 부드럽지 않다. 사진을 보면 그의 백스윙은 불필요하게 크다. 게다가 팔꿈치 위치가 어깨보다 높다. MLB에서는 이를 ‘인버디트(inverted) W’라고 한다. 이렇게 던지면 상체의 큰 근육을 쓸 수 있어 구속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반면 스윙이 전체적으로 커져 관절과 근육에 무리를 가한다는 반론도 있다. 그래도 ‘인버트 W’ 자세가 편한 투수도 있을 것이다. 젊을 때는 가능하겠지만, 유연성이 떨어지는 나이가 되면 위험해진다고 본다. 지난해 스트라스버그는 커브와 체인지업 비중을 늘리는 등 변화를 시도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209)을 던졌다. 그러나 올해 또 부상을 입었다. 강속구는 선수의 무기이자. 팀의 자산이다. 유용한 만큼 위험하다. 투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게 나의 중요한 연구 과제다. MLB처럼 선수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KBO리그에서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투수마다 가장 잘 맞는 폼을 찾아주는 건 선배로서, 코치로서, 감독으로서 나의 임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국내 전문의와 MLB 트레이너들로부터 조언을 받았다. 그 결과 코치, 트레이너, 의사 등 3개의 파트가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감독 시절 난 트레이닝 파트를 일본인에게 맡겼다. KBO리그보다 더 체계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서였다. 최근에는 MLB 구단들이 일본식 트레이닝에 미국식 의학을 결합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MLB 구단은 담당 의사나 트레이너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시스템이 있다. MLB는 트레이닝을 컨디셔닝(conditioning)과 스트렝스닝(strengthening·보강)으로 나누는데, 파트별로 3~5명의 담당자가 있다. 부상자가 많으면 인력을 더 충원한다. 부상 치료는 병원에서 하지만, 부상 예방은 구단에서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MLB는 선수의 모든 트레이닝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고 한다. 러닝 시간, 역기 무게만 봐도 피로도와 부상 위험을 알 수 있는 수준이다. MLB 팀들은 정확한 트레이닝 데이터를 얻고, 선수의 피로 회복을 돕기 위해 비싼 장비도 아낌없이 구입한다. 고가의 자유계약선수(FA)를 사들이는 것보다 훌륭한 코칭·트레이닝 시스템을 갖추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전문의들을 만나 재활의학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다. 그분들 강의를 듣고 놀랐던 점은, 훌륭한 투수 코치와 전문의가 하는 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의들은 ▶다치기 직전까지 훈련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 ▶트레이닝 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의 수치(훈련 기록) 변화를 파악하라 ▶야구는 비대칭 운동이기 때문에 반대 방향 운동(우투수라면 좌투수 자세)을 최소 3분의 1 이상 하라 ▶투수의 경우 상체가 뒤로 젖혀지면 안 된다 ▶던질 때 어깨와 팔꿈치가 수평을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모든 선수의 신체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최적의 훈련법과 운동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 코치와 트레이너, 의사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선수를 보호·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강속구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인간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마라톤에서 2시간의 벽, 육상 100m에서 10초의 벽이 깨졌다. 2010년 미국 스포츠의학연구소 글렌 플레이직 박사는 “인간이 던질 수 있는 최고 속도는 시속 100마일”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가 설정한 이 한계를 MLB 투수들은 이미 넘어섰다. 플레이직 박사는 “100마일보다 빠른 공을 던지면 팔꿈치 인대가 견디기 어렵다”고도 했다. 나는 100마일이 한계라는 말보다 이 말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격이 커지고, 근육이 강해지고, 관리를 잘 받으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인대와 관절 강화에는 한계가 있다. 강속구의 시대에 부상 위험이 커지는 이유다. 그렇기에 투수에게는 ‘최고 구속’보다 ‘강속구를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는 폼’이 중요하다. 투수의 본질은 강속구를 던지는 게 아니라, 타자를 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①강속구의 시대, 한국 야구는 왜 소외됐나 2020.09.16 06:00
스포츠일반

‘팀볼빅’ LPGA투어 3인3색 ‘홈 트레이닝’ 비법

‘확고한 스윙플랜과 일관된 퍼팅 스크로크, 그리고 한 가지 명료한 거리 개념이 필요한가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팀볼빅’의 3인방인 최운정(30·통산 1승)과 이미향(27·통산 2승), 손유정(19·이상 볼빅)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아마추어골퍼들이 실내에서 스윙을 보다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홈 트레이닝’ 비법을 소개했다. ‘팀볼빅’ 의 7인7색 홈 트레이닝 비법 가운데 조아연의 ‘볼펜을 활용한 퍼팅 연습’에 이어 두 번째 편이다. LPGA 투어 3인방이 알려주는 ‘3색 홈 트레이닝’의 핵심 키워드는 ‘스윙플랜·리듬·거리 개념 정립’ 이다. ◈팀볼빅의 '맏언니' LPGA 최운정 / 반복적인 '빈스윙'을 통한 스윙플랜 확립 흔히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빈스윙은 프로야~"라는 말을 곧잘 하곤 한다. 본 스윙 때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빈스윙은 물 흐르듯 간결할 때가 많다. 지난해 LPGA 투어 기록 가운데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에서 최운정이 이 부문 1위(84.14%)였다는 사실을 아는 골프 팬은 많지 않다. 내 드라이브 샷의 결과가 좋은 것은 스윙의 전체적인 균형에 있기 때문이다. 그 비결은 바로 '많은 빈스윙 연습'을 통해 스윙 플랜이 비교적 확고한 데서 비롯된다. 실내에서 빈스윙을 할 때는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 천장의 전등이나 벽면에 클럽헤드가 부딪히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간이 확보된 곳에서의 빈스윙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스윙 동작이다. 그런데 벽면을 등지고 하는 빈스윙을 추천한다. 물론 이 때 주의할 것은 안전사고다. 백스윙 과정에서 클럽헤드가 벽면에 부딪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법은 두 가지다. 클럽 그립 대신 클럽 헤드를, 즉 클럽을 꺼꾸로 잡고 하거나 신문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클럽을 대신해 신문지 여러 장을 대각선으로 길게 말아서 사용하면 사고 위험을 없이 연습할 수 있다. 요령은 벽을 등진 채 일정한 공간을 확보한다. 어드레스한 양발이 너무 벽에 가깝게 서면 공간 확보가 어렵고, 너무 떨어져서 스탠스를 취하면 백스윙 톱에서 회전한 오른쪽 골반(히프)이 벽에 붙지 않는다. 이 빈스윙 때의 포인트는 톱스윙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가서 업 라이트하게 치솟는 형태인지, 아니면 톱 스윙이 뒤로 처져서 너무 플랫한 형태로 위치하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또 백스윙 톱 때 오른쪽 히프가 벽면을 스치듯이 자리해야 오른쪽 공간이 충분히 열린 채 회전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테이크 백 때 체중이동이 오른발 쪽으로 잘 옮겨진 결과이고, 오버스윙도 방지할 수 있다. 하체의 히프가 벽에서 떨어진 채 필요 이상으로 회전하게 되면 상체의 꼬임이 적어지고 톱 스윙에서 클럽 샤프트가 타깃과 평행을 이루지 못한 채 정상적인 스윙 플레인 위로 라인을 가로지르게 된다. 이를 어크로스 더 라인(Across the line)으로 칭하고, 그 반대 개념이 레이드 오프(Laid off)다. 빈스윙을 꾸준히 반복하면 본인도 모르게 몸이 동작을 기억하게 된다. 스윙은 순식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몸의 균형(정렬)만 무너지지 않고 잘 되면 백스윙이 쉬워지고 다운스윙은 백스윙의 결과물로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최운정은 스윙플랜 연습과 관련해 “스윙은 물 흐르듯 간결하게 이뤄지는 것이 핵심인데 마음이 앞서다 보면 본 스윙 때 몸의 균형이 흐트러진다”며 “빈스윙 때의 핵심 포인트를 잘 체크하고 스윙 동작이 각각의 위치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반복하면 이상적인 스윙플랜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향블리' LPGA 이미향 / 메트로놈을 통한 자신만의 리듬감 익히기 최근 들어 집에서 필라테스와 헬스로 기초체력과 운동능력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스윙폼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스윙의 핵심은 리듬에 있다. 자신만의 리듬을 갖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집안에서 메트로놈을 활용해 스윙연습을 하다 보면 리듬이 몸에 익어 스윙 감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윙의 리듬이 좋으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불안함 없이 완벽한 스윙을 구사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미향은 “연습장에서 연습을 할 때 샷의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아마추어골퍼들이 적지 않은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스윙 리듬을 매 샷 일관되게 하는 것”이라며 “연습 샷의 결과에 연연해 하지 말고 항상 루틴과 같은 리듬을 몸에 익히는 것이 필드에서 더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설명했다. ◈LPGA 루키 손유정 / 특정 목표 거리(3m) 설정 후 퍼팅연습 퍼팅에서는 하나의 거리 개념을 정확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거리감을 충분히 익힌 뒤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3퍼트가 잦은 경우라면 3m 정도의 거리를 반복해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한 가지 거리에 대한 자신만의 스트로크(백스윙 크기)를 구사할 수 있게 되면 퍼팅에 자신감이 생기고 3퍼트를 줄일 수 있다. 그린에서처럼 볼이 굴러가는 속도는 다르지만 거실 바닥이나 카페트에 3m의 목표지점을 설정해두고 거리감각을 익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테이크 백 때 퍼터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히지 않게 그립한 양팔의 각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벽면에 긴 거울을 마주보고 스트로크 연습을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손유정은 “퍼팅의 거리감각을 익힐 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스트로크와 동시에 머리를 들어 볼을 보려고 하는 순간 앞으로 밀어내는 폴로스루가 짧아지기 때문에 볼이 충분히 굴러가지 않을 때가 많다”며 “볼을 보더라도 머리 축을 유지한 채 고개를 수평으로 돌려야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큰 스윙의 유연성과 견고한 스윙 축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과 스쿼트를 자주해 다리근육이 쳐지지 않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중 기자 사진=볼빅 제공 관련기사 '팀볼빅' 조아연의 홈 트레이닝 비법 "볼펜 활용하면 퍼팅&스윙 능력 향상 1석3조" 2020.04.16 10:13
야구

황재균은 왜 타격폼을 계속 바꿀까

올 시즌 황재균(29·롯데)의 타격폼이 자주 변하고 있다.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음에 드는 타이밍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훈 선수로 뽑힌 경기 뒤에도 "좋은 타구는 없었다"며 웃지 않았다.황재균은 지난 겨울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높은 레그 킥과 긴 백스윙으로 원심력을 살리는 스윙을 했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진 시즌 후반 밸런스가 흔들린다고 판단했다. 공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무릎 높이까지 들던 레그킥을 발목 높이로 낮췄다.장종훈 롯데 타격 코치는 물론 동료들도 말렸다. 지난해 26홈런을 때려낸 폼이다. 하지만 황재균은 "드러난 문제점을 그냥 둘 수 없다"며 변화를 택했다.과도기는 필연. 정규 시즌이 시작됐지만 새 타격폼은 몸에 배지 못했다.황재균도 "크고 작은 변화를 주면서 가장 이상적인 자세를 찾으려 한다. 아직 내 폼이 정립되지 않았다. 타이밍이 좋지 않다. 매일 고민한다"고 털어놨다.황재균은 1일 넥센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배트를 오른쪽 귀 뒤에 두고 어깨 높이에서 약 45도 정도 세운 채 타격을 준비했다. 레그킥은 발목 높이까지 했다. 시범경기까지 유지하던 자세. 이후 이따금 발 높이가 달랐다. 배트를 귀 앞에 두고 타격 준비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지난 17일 마산 NC전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배트를 어깨와 수평이 될 만큼 내렸다. 손잡이 부분을 오른쪽 어깨에 걸쳤다. 황재균은 "테이크백을 한 뒤 배트가 나오는 궤적을 짧게 해 빠른 스윙을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조성환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 타격폼에 대해 "투수의 몸쪽 공략 대응에 수월한 폼이다. 미리 배트가 나오는 각도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이승엽도 지난해 같은 방식을 시도했다.타자가 타이밍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 상황은 두 가지다. 늦거나 빗맞을 때다. 황재균은 안타가 적지 않으니 안타가 돼야할 공이 빗맞고 있어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예전부터 왼쪽 손목에 온전히 힘을 주지 못하는 것을 고민했다. 해결하기 위한 연장선일 수 있다"고 전했다. 첫 타석 결과가 좋았다. 2회 초 바뀐 타격폼으로 가볍게 돌린 스윙이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안타 한 개를 추가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타격폼은 오래가지 않았다. 19일 사직 한화전 다섯 번째 타석에서 다시 배트를 세웠다. 앞선 4타석에서 삼진 2개와 범타 2개로 물러났다.황재균은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자주 타격폼을 바꿔본 적은 없다. 하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맞춰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배트를 세워 나선 다섯 번째 타석에선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그리고 이튿날 한화전에서는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엔 "좋은 타구는 없었다. 그저 뱡향이 좋았다"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타격폼을 찾게 된다. 시도만으로 의미가 있다"며 황재균의 도전을 높이 평가했다. 아직 기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황재균 역시 "가끔은 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욕심이 많은 것은 안다. 빨리 내 타이밍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4.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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