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00만원대 제타에 3000만원대 티록…폭스바겐, 올해도 가격 '승부수'
폭스바겐코리아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수입차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작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구안을 중심으로 업계 4위로 올라선 가운데, 올해 준중형 세단 ‘제타’와 소형 SUV ‘티록’을 앞세워 수입차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소형 SUV 티록, 독일보다 싸게 출시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소형 SUV 티록의 국내 판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티록은 전 세계적으로 50만대 가까이 판매된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모델 중 하나다. 이번 티록 출시로 폭스바겐은 기존 티구안, 투아렉에 더해 탄탄한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신형 티록은 소형 SUV임에도 동급 모델 중 최대 수준의 실내 및 적재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MQB(가로배치 엔진용 생산모듈) 플랫폼 채택으로 전장 길이는 4235㎜, 휠베이스 2605㎜에 이른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기본 445L로 2열 시트를 접을 시 최대 1290L까지 늘어난다. 엔진의 경우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로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34.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5.1km/ℓ에 달해 높은 연료 효율성도 갖췄다. 차량 성능과 더불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가격이다. 신형 티록의 가격은 트림(등급)별로 3599만2000~4032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동급 국산 차종인 기아 셀토스(1934만~2896만원)나 쌍용차 티볼리(1683만~2814만원)보다는 비싸지만, 수입 차종인 아우디 Q2(3850만~4242만원). 미니 컨트리맨(3960만~4470만원), 벤츠 GLA(5960만원) 보다는 저렴하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출시 가격보다 1200만원 이상 저렴하게 책정했다”며 “수입차 대중화 전략에 앞장설 모델이다”고 설명했다. '가격 파괴' 1탄 제타, 올해도 흥행 예고 폭스바겐은 작년 10월 준중형 세단 7세대 제타를 선보일 당시에도 가격 승부수를 던져 톡톡히 재미를 봤다. 론칭 에디션 2650대를 국내 동급 세단인 아반떼보다 저렴한 2329만원에 판매해 하루 만에 완판했다. 이는 2021년형 제타의 흥행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2021년형 제타의 사전계약한 결과, 5일 만에 누적 계약 대수 3000대를 돌파했다"며 "작년 론칭 에디션을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 일부가 2021년형 제타 사전계약을 진행해 누적 계약 대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1년형 제타는 작년 론칭 에디션보다 가격은 다소 올랐지만, 각종 사양과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연식 변경을 거치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기존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차선 유지 보조 장치인 레인 어시스트를 모든 트림에 추가됐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IB3를 적용해 편의성을 강화하고, 스마트폰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앱 커넥트 기능도 전 트림에서 지원한다. 4기통 1.4 TSI 가솔린 터보 엔진은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대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25.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저공해 3종 엔진으로 구분돼 공영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연비는 13.4km/ℓ다. 가격은 프리미엄 모델이 2949만8000원, 프레스티지 모델은 3285만1000원이다.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와 차량 반납 보상 프로그램 등을 적용하면 각각 2450만8000원, 2752만1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연내 파사트GT·골프도 출격 폭스바겐이 올해 연이어 가격 파괴 정책에 나서면서 수입차 판매 순위를 어디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5년 3만5000대 이상 판매하면서 BMW(4만7877대), 메르세데스 벤츠(4만6994대)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그러나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 2017년 인증 취소로 차량을 단 한 대도 팔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고 2018년 1만5390대, 2019년 8510대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지난해 폭스바겐의 신차 등록 대수는 1만7615대로 전년보다 107.0% 급증하는 등 디젤 게이트 이후 판매량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점유율은 6.41%로 벤츠·BMW·아우디에 이어 수입차 업계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인기 모델인 티구안은 같은 기간 367.8% 증가한 1만1663대가 등록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다. 제타와 파사트, 아테온 등으로 이어지는 세단 라인업도 막강한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여기에 이달 2021년형 제타와 티록에 이어 신형 파사트 GT의 인도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가을에는 한국 시장에서 해치백 시장을 개척한 골프가 8세대 신형 모델로 돌아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게이트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폭스바겐은 작년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며 "올해에는 연초부터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합리적인 가격 정책 등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고 있어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2.0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