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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조코비치·나달·신네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이벤트 대회 나선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상위 랭커들이 찬반양론에 휘말려 있는 사우디 이벤트 대회에 나서기로 했다.미국 AP통신은 6일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 카를로스 알카라스(이상 스페인),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홀게르 루네(덴마크)가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식스 킹스 슬램'(6 Kings Slam)에 출전한다"고 보도했다.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6명 가운데 루네를 제외한 5명은 세계 테니스에서 정상을 겨룬 거물급 스타들이다. 모두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최소한 한 차례 이상 우승한 경력이 있다. 조코비치가 24회, 나달은 22회 메이저에서 우승하며 매년 자웅을 겨루고 있다. 이어 알카라스가 2회, 메드베데프와 신네르는 한 번씩 메이저 왕좌에 등극했다.이번 이벤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근 스포츠 대회 정책과도 이어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국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여러 대회 개최에 나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대항하는 LIV 골프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며 2022년 출범시켰다. 축구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비롯한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을 막대한 연봉으로 불러들이는 중이다.또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도 2021년부터 열고 있다. ATP 투어 역시 21세 이하 톱 랭커 초청 대회인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도 지난해 처음 개최했다. 오는 2034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열고, 2029년에도 동계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시즌 최종전도 올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로 개최지를 옮길 가능성이 거론된다.다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반복되는 인권 문제 때문이다. '테니스 전설'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크리스 에버트는 '인권 문제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WTA 투어 시즌 최종전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칼럼을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다.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이에 대해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반박한 바 있다.이번 대회 역시 찬반 양론이 대립 중이지만, 주요 선수들은 찬성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올해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는 WTA 투어 시즌 최종전의 사우디아라비아 개최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또 나달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테니스협회 홍보대사를 맡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06 13:45
스포츠일반

라트비아 의회, 국가대표팀 러시아·벨라루스전 금지 법안 통과

라트비아 의회가 자국 스포츠 국가대표팀이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와 경기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AFP통신은 2일(힌국시간) "이번 라트비아의 체육 관련법 개정안은 하키·축구·농구 등 국가대표 선수단이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와 경기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라며 "의원 100명 가운데 74명이 찬성해 법안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라트비아 의회는 "우크라이나와 연대를 강조하고, 스포츠를 통해 자국의 전쟁 범죄를 합리화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라트비아 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러시아나 벨라루스 팀 초청 금지 내용도 포함됐다. 러시아, 벨라루스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라트비아는 1991년 당시 소련에서 독립해 지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부터 우크라이나에 강한 연대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라트비아 올림픽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파리 올림픽에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의 경우 국기 사용을 금지하고, 개인 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을 허용한 만큼 라트비아의 파리 올림픽 참가에는 (이번 관련법 개정안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AFP통신은 "여러 라트비아 선수는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가 허용되면 대회에 불참할 뜻을 밝히고 있다"며 라트비아 내 반러시아 분위기를 전했다.우크라이나는 지난해 4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패럴림픽, 비올림픽 대회에 자국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했다가 선수들이 중립국 선수 자격인 경우 그들과 경기할 수 있도록 완화하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2 09:29
국가대표

웨일스전 '반쪽짜리' 평가전 우려…그래도 못 이기면 '후폭풍' 몰아친다

무려 5년 반 만에 열리는 유럽 원정 평가전이지만,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대인 웨일스가 최정예 멤버로 맞설 가능성이 적은 데다 상대 홈 관중들마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칫 반쪽짜리 평가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그런데도 졸전에 그친다면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원정 평가전은 이번이 처음이고, 중립이 아닌 원정경기로 유럽팀과 평가전을 치르는 건 지난 2018년 북아일랜드·폴란드 원정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출범 네 경기째 무승(2무 2패)의 늪에 빠진 클린스만호 입장에선 어떻게든 무승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두 번째 평가전 상대가 중립지역인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전인 만큼 사실상 이번 웨일스전에 모든 전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최정예 멤버들을 가동해 어떻게든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의 구상이다. 그런데 상대인 웨일스가 과연 제대로 된 전력을 가동할지는 미지수다. 웨일스 입장에선 한국과의 평가전이 아니라 나흘 뒤 열리는 라트비아와의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웨일스는 예선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승점 4)에 그치며 5개 팀 중 4위에 처진 상황이다. 라트비아를 반드시 이겨야 본선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애초에 웨일스의 이번 A매치 2연전 일정 초점은 한국과의 친선경기가 아니라 라트비아 원정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롭 페이지 감독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솔직히 말하면 (한국과의) 친선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상대가 한국이어서가 아니라, 나흘 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열리는 친선경기 자체가 달갑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과의 평가전에 총력을 기울였다가 자칫 부상 선수가 나오거나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에 문제라도 생기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라트비아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감독 입장에선 오롯이 라트비아 원정에 온 힘을 쏟아붓고 싶은 상황에 한국과의 평가전이 중간에 끼어버린 셈이다.자연스레 한국과의 평가전 전력에 변화가 클 가능성이 크다. 라트비아전에 선발 풀타임 출전할 만한 주축 선수들은 대거 휴식을 주거나 출전 시간을 제한하고, 어리거나 A매치 경험이 적지 않은 선수들을 대거 시험대에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페이지 감독은 이번 한국-라트비아와의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리암 쿨렌(스완지 시티) 모건 폭서(퀸즈 파크 레인저스) 톰 킹(울버햄프턴) 등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들도 일부 선발했다. A매치 출전 경험이 5경기도 채 안 되는 선수들도 8명이나 되는데, 웨일스 입장에선 이러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명분은 충분하다.페이지 감독 역시도 “내게 더 중요한 경기는 다음 경기(라트비아전)다. 선수들을 관리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출전 시간 등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가지고 있다. 하프타임이나 후반 15분 등 교체 선수가 많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거나 많은 교체 카드 활용을 통해 선수단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28위)보다 더 낮은 웨일스(35위)가 오히려 더 힘을 뺄 수도 있는 셈이다. 최정예 멤버들을 앞세울 클린스만호와는 다른 분위기다. 설상가상 경기장에 많은 웨일스 관중들이 찾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방적인 상대 홈팬들의 응원에 맞서보는 건 원정 평가전의 가장 큰 의미 중 하나인데, 이마저도 썩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지난주 웨일스축구협회가 판매한 한국전 티켓은 겨우 7000장에 불과하다. 웨일스 대표팀의 부진에 따른 페이지 감독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결과라는 게 매체 설명이다. 이 추세라면 지난 2019년 9월 벨라루스전 당시 관중 7666명 이후 4년 새 가장 적은 관중이 입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경기가 열리는 카디프시티 스타디움 수용 인원은 3만 3280명인데, 자칫 썰렁한 경기장에서 A매치 원정 평가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가뜩이나 A매치 상대 등에 대한 대한축구협회(KFA)의 행정력이 늘 도마 위에 올랐던 가운데, 상대가 힘을 잔뜩 빼는 데다 경기장마저 썰렁하다면 웨일스 원정 평가전의 의미를 두고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축구협회가 빠르게 독일(원정)-튀르키예(중립) 등 괜찮은 평가전 상대를 잡은 것과도 더욱 비교될 수 없는 상황이다.설령 이겨도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더 치명적인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호의 첫 승이 불발될 경우다. 웨일스가 힘을 빼고, 일방적인 상대 팬들의 응원에 시달린 것도 아닌데도 결과나 경기 내용을 잡지 못한다면 클린스만호는 더욱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미 외신에서부터 경질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맞물려 그야말로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김명석 기자 2023.09.07 19:03
스포츠일반

'청각장애인 올림픽' 데플림픽, 2일 브라질서 개막

“우리는 소리없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피스(We can change the world without noise. Peace).”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이 2일 오전 6시(한국시간) 개회식을 통해 지구촌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제24회 카시아스두술 대회는 총 20개 종목에 전세계 77개국 선수단 4200여 명이 참가했다. 데플림픽의 역사 및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 이해, 평등, 연대, 페어플레이의 가치가 소개된 직후 각국 선수단이 개회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데플림픽 초대 개최국’ 프랑스가 가장 먼저 입장했고,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국 선수단이 차례로 국기를 흔들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전쟁의 포화를 뚫고 데플림픽 도전에 나선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등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에 동조한 벨라루스의 참가를 금지한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 259명, 최다 선수단을 파견했다. ‘STOP WAR(전쟁을 멈춰주세요!)’ 문구를 새긴 국기를 든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과 선수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태권도 -80㎏급에서 3연패 위업에 도전하는 이학성(27·김포시청)을 기수로 77개국 중 38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역대 최다 규모인 148명(선수 81명, 경기임원 22명, 본부임원 45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육상, 수영, 사격, 배드민턴, 태권도, 유도, 탁구, 축구 등 8개 종목에서 금메달 9개 이상, 종합 3위 수성을 목표 삼았다. 한국은 198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15회 데플림픽에 처음 참가한 후 2009년 타이베이, 2013년 소피아, 2017년 삼순 대회에서 3회 연속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를 달성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인 삼순 대회선 금메달 18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14개를 획득했다. 개회식 직후 태극전사들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2일 오후 10시 김영욱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조별리그 첫 승에 도전한다. 3일 남자사격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김태영(32·대구시설공단), 김기현(29·창원시청)에게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카시아스두술(브라질)=데플림픽 공동취재단 2022.05.02 16:13
축구

“러시아서 뛰는 외국인 선수 떠날 권리 보장하라”

국제 축구계가 러시아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떠날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빠르게 확산하는 국제 스포츠계의 러시아 제재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2일 “러시아 축구클럽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들이 아무 제약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국제축구연맹(FIFA)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루이 에버라드 선수협 이사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스포츠계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러시아 구단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소속 팀을 떠나길 원할 경우 별도의 보상금을 지불하지 않고도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FIFA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FIFPro의 요구사항은 FIFA가 러시아대표팀과 러시아 클럽의 국제 대회 출전을 무기한 금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제 대회에 출전할 길이 막힌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안전까지 위협받는 외국인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요구다.러시아 프로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루빈 카잔에서 뛰는 한국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26)을 포함해 133명에 이른다. 지난 2020년 카잔에 입단한 황인범은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여 올 시즌 주장으로 내정됐지만, 지난달 17일 연습경기 도중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해 재활 중이다.외국인 지도자들도 러시아를 떠나려는 움직임이다. 독일 출신 마르쿠스 기스돌(53)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감독은 2일 “유럽 한복판에서 침략 전쟁을 일으킨 국가에서 일할 수 없다”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는 “우리 팀 훈련장에서 불과 몇 ㎞ 떨어진 곳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내 결정이 옳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디나모 모스크바 코치였던 우크라이나 축구영웅 안드리 보로닌(43)도 지난 1일 계약을 해지했다. 가족과 함께 러시아를 떠난 그는 “도시를 파괴하고 시민에게 발포하는 군대를 운영하는 나라에 남을 필요 없다”고 밝혔다.러시아에 대한 국제 스포츠계의 제재도 이어졌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1일 러시아와 전쟁 협력국 벨라루스에 대해 국제대회 무기한 출전 금지 결정을 내렸다. IIHF는 내년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개최권도 박탈했다.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도 러시아와 모든 연결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국제스키연맹(FIS),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국제럭비풋볼연맹(IRB), 국제핸드볼연맹(IHF) 등도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 금지 제재에 동참했다. 국제농구연맹(FIBA)도 “앞으로 러시아는 3대3 농구까지 포함한 FIBA 주관 모든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03 07:48
축구

"외국인 축구선수 계약해지 허용하라" 러시아서 뛰는 황인범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스포츠계 제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제축구선수협회가 러시아 구단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 구제책 마련에 나섰다. 국제축구선수협회는 2일(한국시간) "러시아 클럽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들이 조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국제축구연맹(FIFA)에 계약에 관한 규칙 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은 전날 러시아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에 대해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FIFA가 정치적인 이유로 회원국의 월드컵 출전을 금지한 것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유엔 제재를 받은 유고슬라비아 이후 28년 만이다. 또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각종 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를 지원하는 벨라루스 선수 및 관계자들의 국제대회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가는 러시아 축구 클럽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까지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루이 에버라드 선수협회 이사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 따라 러시아 클럽에 보상금을 지불하지 않고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본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FIFA는 2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을 때도 각국 리그 일정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등의 상황에 맞춰 이적에 관한 규칙을 일부 완화하는 등 유연한 대응을 한 바 있다. 에버라드 이사는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매우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선수들에게 러시아를 떠날 자유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협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프로축구 클럽에는 133명의 외국인 선수가 소속돼 있다. 한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26)도 러시아 루빈 카잔에서 뛰고 있다. 한편 국제축구선수협회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축구 선수 2명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협회는 "우크라이나 축구선수 비탈리 사필로(21)와드미트로마르티넨코(25)의 가족, 친구, 팀 동료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구단 카르파티리비프의 유스팀 출신인 사필로는 전차 승무원으로 입대했다가 지난달 25일 수도 키예프 근교에서 러시아군과 교전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클럽 FC 호스토멜에서 뛰는 아마추어 선수 마르티넨코는 그의 어머니와 함께 키예프 인근 자택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에 목숨을 잃었다. 협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축구계의 첫 번째 희생"이라고 전했다. 김식 기자 2022.03.02 17:01
스포츠일반

세계태권도연맹, 푸틴 명예 9단증 철회…“평화가 승리보다 소중하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스포츠계 제재 행렬에 동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수여한 태권도 명예 단증을 철회하기로 했다.WT는 1일 “조정원 총재가 지난 2013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한 명예 9단증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WT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무고한 생명에 대한 잔인한 공격은 ‘평화가 승리보다 소중하다’는 WT의 비전 및 존중과 관용을 강조하는 WT의 가치에 어긋난다”면서 “이를 규탄하기 위해 명예단증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방침을 존중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WT 주최로 국제대회를 열지 않을 것이며, 대회 승인 요청이 오더라도 불허하겠다”고 덧붙였다.향후 두 나라 선수들은 WT가 개최하는 국제대회에 출전하고자 할 경우 국가명 대신 ‘러시아태권도협회’, ‘벨라루스태권도협회’ 소속으로만 나설 수 있다. 우승하더라도 두 나라 국기 및 국가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28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산하 국제경기연맹(IF)과 국제대회 개최자에 대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 및 임원을 배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불가피한 이유로 두 나라 선수단이 참가할 경우 국호, 국기, 국가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IOC는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한편, 모든 출전 선수의 안전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IOC의 지침이 나온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1일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러시아를 실격 처리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국제 스포츠 단체의 ‘러시아 패싱’이 이어지고 있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01 18:37
연예

'국제부부' 한국어-도시-일상 벗어난 탈출기 웃음+감동 마침표

'국제부부'가 다양한 에피소드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N '한국에 반하다-국제부부'(이하 '국제부부') 12회에는 외국인 아내들의 특별한 '탈출'이 그려졌다. 먼저 한국어를 어려워하는 프랑스 메간을 위해 미얀마 찬찬이 한국어 일일 강사로 변신, 레벨테스트를 위한 받아쓰기를 시작으로 맞춤법, 자연스럽게 문장 말하기를 가르쳐줬다. 특히 '사이시옷' 등 한국인도 헷갈리는 맞춤법에 대한 찬찬의 똑 부러진 설명에 모두가 '찬찬 스쿨'을 외쳤다. 국제부부의 가장 큰 장벽 언어와 관련해 메간은 '얼음'을 '오줌'으로 발음했던 웃픈 일화를 공개했다. 박준형의 SNS상 엉망인 맞춤법까지 소개돼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김정민은 두 아들을 위한 음치 탈출 노래 교실을 열었고, 그의 노래 실력은 외국인 아내들의 단체 '정민 홀릭'을 유발했다. 김정민은 아들의 아쉬운 실력에 "도윤아 축구하자!"를 외쳐 웃음을 유발했다. 걸그룹 출신 루미코는 노래 실력을 뽐냈다. 터키 니다, 미얀마 찬찬, 벨기에 엘랸, 벨라루스 알리오나는 가수 경력 도합 65년을 자랑하는 김정민, 박준형, 김희철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싶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김희철이 슈퍼주니어의 'Miracle(미라클)'을 부른 엘랸에게 극찬하자, 박준형이 "넌 천벌 받아라"라고 경고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알리오나의 노래 실력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러시아 미호와 프랑스 메간 부부는 도시를 탈출해 부시크래프트(자연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직접 필요한 것을 만들어 즐기는 와일드 캠핑)를 경험했다. 미호 남편의 제안으로 시작된 특별한 캠핑은 집짓기부터 불 피우기, 그리고 자연 낚시까지 스펙터클한 상황이 펼쳐졌고 이를 지켜보던 출연진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외국인 아내들은 각 나라에만 있는 이색 캠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불어 국제 아내들이 나라별 휴가지를 직접 추천하는 랜선 여행으로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을 전해줬다. '국제부부' 맏언니 루미코는 막내 니다와 시원한 일상 탈출을 누렸다. 니다가 좋아할 만한 곳을 예약했다는 루미코는 그녀를 데리고 경비행기장으로 향했고,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일탈에 지켜보던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튜디오에서 특별한 일탈 경험을 밝히던 미호는 "한국에 오려고 러시아에 있는 아파트를 팔았다"라며 말문을 열기 시작, 남편을 만나고 100일 만에 부모님 허락 없이 결혼한 사실을 털어놨다. 루미코와 니다는 럭셔리 요트체험을 했다. "남편 김정민씨가 돈 좀 쓰라고 허락을 해줬거든"이라고 밝힌 루미코의 말에 MC들은 김정민의 큰 지출을 걱정했다. 하지만 김정민은 여유만만하게 "나 김정민이야, 왜 이래"라며 밝은 표정의 아내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뿐만 아니라 루미코가 첫 녹화 당시 니다를 보고 들었던 생각과 자신의 향수병 일화까지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자 니다는 눈물을 보였고 외국인 아내들도 폭풍 공감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적셨다. 김희철은 "이렇게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라며 이들의 우정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국제부부'는 12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 시즌2로 새롭게 찾아온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08.19 08:19
축구

호날두 A매치 103호골…포르투갈, 룩셈부르크에 3-1 역전승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03호 골을 터트리며 포르투갈의 역전승을 이끌었다.포르투갈은 31일(한국시간) 룩셈부르크의 요지 바르텔 스타디움에서 열린 룩셈부르크와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A조 3차전에서 디오구 조타와 호날두, 알베스 팔리냐의 득점포에 힘입어 3-1로 이겼다.예선 3경기에서 2승 1무를 거둔 포르투갈(승점 7·골 득실 +3)은 세르비아(승점 7·골 득실 +2)를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전 세계에서 A매치 최다득점 2위를 달리는 호날두는 이번 예선에서 득점이 없었으나 이날 결승골을 터트리며 골 침묵을 깼다.호날두가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건 지난해 11월 안도라와 친선전 이후 처음이다.이로써 A매치에서 103골을 넣은 호날두는 역대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한 이란의 '축구 레전드' 알리 다에이(109골)의 기록에 한 발 더 다가갔다.포르투갈은 전반 30분 룩셈부르크에 선제골을 허용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다넬 시나니의 크로스를 게르손 로드리게스가 머리로 살짝 건드려 골망을 흔들었다.하지만 포르투갈의 반격이 시작됐다.전반 47분 페드루 네투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타가 헤딩으로 마무리해 동점 골을 뽑았다.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포르투갈은 후반 5분 호날두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주앙 칸셀루의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한 호날두가 차 넣었다.후반 35분에는 네투의 도움을 받은 팔리냐가 헤딩골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1승 1패(승점 3)에 그친 룩셈부르크는 A조 3위에 그쳤다.E조에 속한 FIFA 랭킹 세계 1위 벨기에는 88위 벨라루스를 8-0으로 격파하고 조 1위에 자리했다.볼 점유율에서 68%-32%로 앞서고 슈팅 개수에서도 21개(유효 슈팅 15)-4개(유효슈팅 0)로 압도한 벨기에는 전반 14분 미치 바추아이의 결승골을 시작으로 총 8골을 퍼부었다.한스 바나켄과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멀티골을 기록했고 제레미 도쿠, 데니스 프라트, 크리스티앙 벤테케도 골 맛을 봤다.G조의 네덜란드도 지브롤터를 7-0으로 물리쳤다.전반 41분 스테번 베르하위스의 결승골로 앞선 네덜란드는 후반 멤피스 데파이의 멀티골과 루크 더용,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도니얼 말런, 도니 판더베이크의 득점포를 앞세워 넉넉하게 승리했다.boin@yna.co.kr(끝) 2021.03.31 08:42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2차 세계대전 중에도 축구를 계속한 이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유럽에서 유일하게 축구리그를 중단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다. 폴란드와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벨라루스였다. 벨라루스의 대통령 루카셴코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정신병’이라 칭했다. 그는 보드카와 사우나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모든 축구리그가 중단되는 바람에 벨라루스 리그는 한때 전 유럽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현지인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축구장 방문을 자제했다. 벨라루스를 제외한 유럽 축구는 2020년 3월 중단되었다.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EPL)도 3월 13일 리그를 멈춰 세웠다. 이에 많은 언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와 유럽에서 축구가 중단되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록 정상적인 리그는 아니었지만, 전쟁 중인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잉글랜드에서 축구 경기가 진행되었다. 이들은 전쟁 중에도 축구를 왜 계속했을까? 1939년 9월 1일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했다. 이에 폴란드와 군사동맹을 맺고 있던 영국과 프랑스는 이틀 후인 9월 3일 독일에 선전포고했다. 하지만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2차 세계대전 초반에는 영불 연합군과 독일군 사이에 전면적인 충돌은 거의 없었다. 주력부대를 폴란드 침공에 투입한 상황에서 독일군은 영불 연합군과 전쟁할 생각이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기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도 독일과의 전면전을 우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서부전선에서 연합군과 독일군의 '기묘한 고요'는 1940년 5월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을 전쟁답지 않은 전쟁이라 하여 흔히 ‘가짜 전쟁(Phoney War)’이라 부른다. 영국의 선전포고와 함께 영국축구협회는 풋볼 리그와 FA컵을 중단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전쟁이라는 공포 속에서도 축구가 민간인과 군인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간주해, 경기가 계속 열리길 희망했다. 이에 중단된 풋볼 리그를 대신해 전시 리그(Wartime League)가 창설되었다. 전시 리그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경기당 50마일(약 80㎞)의 이동제한을 받았다. 이에 풋볼 리그는 1·2·3·4부 리그로 나눈 디비전 구성을 폐지하고, 지역별 리그를 새로 구성했다. 전시 리그의 첫 시즌인 1939~40년 풋볼 리그에 속했던 82개의 클럽은 10개의 지역 리그로 분배되었다. 아울러 전시 리그 초반에는 경기당 8000명의 관중만 입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원 제한이 무의미할 정도로 초반의 경기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1940년 5월 독일군이 서부전선에서 베네룩스 3국을 점령하고, 프랑스로 진격하면서 '가짜 전쟁'은 막을 내렸다. 6월 프랑스의 덩케르크에서 30만이 넘는 영불 연합군은 거의 모든 군수 물자를 버리고 간신히 탈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 격화할수록 전시 리그의 인기는 올라갔다. 경기당 관중 수 제한도 해제되었다.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1940년 6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풋볼 리그 전쟁 컵(Football League War Cup, 전시에 FA컵을 대신한 대회) 결승전에는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였다. 특히 며칠 전 덩케르크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상당수의 군인도 이 경기를 관전하면서 영국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주었다. 히틀러는 “독일은 나폴레옹이 가지지 못했던 공군이 있다”며 영국 침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독일 공군은 1940년 9월부터 영국의 주요 도시와 산업시설을 공격하는 영국 대공습(The Blitz)을 감행했다. 하지만 처칠의 영국 정부는 대공습이 시작된 이후 일요일 축구 금지령을 도리어 해제했다. 축구를 통해 국민의 사기 진작에 나선 것이다. 1941년 열린 풋볼 리그 전쟁 컵 결승전에는 대공습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6만 명이 넘는 관중이 웸블리에 모였다. 결국 1941년 5월 독일 공군의 대공습은 실패로 끝이 났다. 히틀러는 영국 상륙작전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관심을 돌렸다. 영국에서는 전시 기간 총 784명의 프로 축구 선수들이 군에 입대했다. 참전 선수를 가장 많이 배출한 클럽은 울버햄튼(91명 입대)이었고, 리버풀(76명 입대)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리그는 ‘초청 선수’라는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그래도 클럽들은 여전히 선수들이 부족했고, 많은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전시 리그의 경기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무적의 팀도 없었고, 중요한 라이벌전도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90분 동안만이라도 전쟁의 고통을 잊기 위해, 인생을 다시 한번 즐기기 위해 축구장을 방문했다. 전쟁 중에 영국만 축구를 한 것은 아니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에서도 축구는 중단되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심지어 항복 선언을 하기 보름 전에도 경기를 벌였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감자 등을 경기장 티켓과 바꿔 축구장에 갔다. 마찬가지로 1차 세계대전 중에도 축구는 유럽에서 중단되지 않았다. 따라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모든 유럽 프로 축구가 폐쇄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1년 1월 현재 바이러스가 다시 극성을 부리며 리그 중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은 리그를 쉽게 중단하지 않는 이유로 TV 중계권료 등 경제적인 이유를 꼽는다. 하지만 리그를 중단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전시 리그가 그랬듯이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에게 축구는 평소보다 더 중요한 걸 제공하고 있다. 바로 희망이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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