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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 받으며 마운드 내려온 감보아 "믿을 수 없는 광경...전율이 일었다" [IS 스타]

롯데 자이언츠 1선발 알렉 감보아(28)가 2연승을 거뒀다. 감보아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주말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롯데가 리드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고,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낸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2승째. 감보아는 KBO리그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3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거뒀다. 4일 휴식 뒤 나선 이날 두산전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잘 해냈다. 1회 말, 이유찬·김대한·양의지,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한 감보아는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2회도 후속 세 타자를 땅볼 1개와 뜬공 2개로 돌려세웠다. 8번 타자 박계범, 9번 여동건을 연속 삼진 처리한 3회 역시 삼자범퇴. 롯데 타선은 1회 전준우, 4회 김동혁의 적시타로 각각 1점씩 내며 2-0으로 앞서갔다. 순항하던 감보아는 4회 1점을 내줬다. 2사 뒤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기습 도루를 허용했다. '거포' 김재환은 지난 시즌 1도루, 올 시즌 전날까지 1도루를 기록한 선수다. 허를 찌른 상대의 변칙 작전에 당한 감보아는 후속 타자 김기연에게는 빗맞은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1-2,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감보아는 더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4회 박준순을 내야 땅볼 처리했고, 5회도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계범의 투수 앞 땅볼을 직접 처리했고, 2사 뒤 이유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대한을 포수 파울 플라이 처리하며 견뎠다. 6회는 다시 삼자범퇴 처리. 롯데는 7회 초 2점을 더하며 4-1로 앞서갔다. 감보아는 7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박준순에게 내야 안타, 1사 뒤 대타 김인태에게 중전 안타를 맞를 맞았지만, 여동건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이닝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정철원에게 마운드를 넘긴 감보아는 바뀐 투수가 적시타를 허용하며 자책점이 늘어났지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롯데는 이후 정철원과 최준용이 8회 무실점을 합작하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9회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감보아가 마운드를 내려오는 순간, 잠실구장 왼쪽 관중석을 가득 채운 롯데팬은 기립박수로 반겼다. 박세웅과 터커 데이비슨, 그동안 원투펀치를 맡았던 두 선발 투수가 최근 등판에서 차례로 부진했던 상황. 견고한 투구를 보여준 감보아에게 함성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뒤 감보아는 마운드를 내려온 순간을 돌아보며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전율이 느껴졌다"라고 감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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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쉽게 던질 수 없는데...'활화산 타선' 롯데, 새삼 시험대 오른 명장 [IS 포커스]

젊은 선수들이 차례로 진화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5월 이후 화력은 10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주까지 치른 44경기에서 팀 타율(0.291) 1위, 안타(449개) 3위, 장타율(0.444) 2위, 출루율과 장타율 합계인 OPS(0.807)는 1위다. 풀타임 2년 차 윤동희가 타율 0.350·장타율 0.513, 경기 분위기뿐 아닐 롯데의 시즌 기운까지 바꾼 게임 체인저 황성빈은 타율 0.347, 천재 타자로 불리며 기대를 모은 고승민이 타율 0.325, 이제 공격형 내야수로 거듭난 박승욱도 타율 0.325로 펄펄 날았다. '중·장거리형' 나승엽은 타율은 0.311, 장타율은 0.490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루타를 쳤다. 프로 무대에서 10년 이상 뛴 선수는 박승욱뿐이다. 주로 백업 내야수로 뛰었다. 황성빈도 2022년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2023시즌은 백업으로 다시 밀렸다. 윤동희는 입단 3년 차. 나승엽은 입단 첫 시즌(2021)만 보낸 뒤 군 복무를 소화하고 올해 복귀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표본이 적어, 평균치도 나오진 않았다. 분명한 건 현재 폼·태세·컨디션 만큼은 주전 자리를 오래 지킨 선수들보다 낫다는 것이다. 롯데는 25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다시 한번 화력의 힘을 보여줬다. 선발 투수 나균안, 두 번째 투수 현도훈이 무너지며 4회 초까지 1-14, 13점 차로 지고 있었지만, 7회 공격에서 15-14로 역전했다. KIA 득점이 멈춰 있는 동안 14점을 냈다. 고승민이 4회 만루홈런, 베테랑 내야수 정훈은 3점포, 황성빈은 4안타, 대타 요원으로 주로 활약한 이정훈은 중요한 순간마다 안타를 치며 '한 경기 3안타' 경기를 했다. 비록 15-1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현재 롯데 화력이 얼마나 뜨거운지 가늠할 수 있는 경기였다. 타선 공격력이 이토록 뜨거우면, 사령탑의 마운드 운영 방침은 '임기응변'이 될 수밖에 없다. 10개 구단 모두 72경기 이상 치른 상황. 롯데는 화력에 비해 마운드 전력이 약해 여전히 8위에 머물고 있다. 두산 베어스를 7년(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로 이끈 김태형 롯데 감독은 하위팀의 승부수는 조금 빨리, 조금 과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 19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패할 경기는 아예 던지겠다(연연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미 선발 투수로 나서고 있던 한현희를 불펜 투수로 전환해 헐거워진 허리진을 보강하려는 계획을 세운 시점이었다. 이길 경기는 확실히 잡고, 승리 확률이 낮은 경기는 투수진 전력을 애써 소진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당장 25일 KIA전도 선발 투수(나균안)이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8점을 내주자,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현도훈을 투입해 3과 3분의 1이닝을 맡겼다. 그가 6점을 내줬지만, 롯데와 김태형 감독에게 중요한 건 투수 소진을 아끼는 일이었다. 이런 경기에서 롯데는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13점 차이도 따라잡을 수 있는 팀이다. 6회까지 추격조를 투입했던 김태형 감독의 마운드 운영도 달라지는 게 당연했다. 8회부터 김상수를 투입했고, 15-15 동점에서 김원중(마무리 투수)과 구승민(셋업맨)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타격 사이클이 언제까지 상향 곡선을 그릴 순 없다. 김태형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선발 투수의 불펜 전환이라는 수를 내놓아,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 체계를 갖추려 했다. 하지만 현재 롯데 화력은 1위 KIA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어차피 8·9회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선 고민이 필요 없다. 필승조가 나서면 된다. 사령탑의 판단력이 영향을 미치는 건 25일 경기처럼 경기 중반까지 5~6점 차로 밀린 상황이다. 이 시점에 1점을 더 내주느냐, 막느냐에 따라 승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잡을 경기만 잡는다'라는 김태형 감독의 올 시즌 첫 승부수도 변칙 운영이 필요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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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명장'과 '초보' 사이…이승엽 감독, 승부사 '야성'이 필요해

우여곡절 많았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첫 가을이 막을 내렸다.두산은 지난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9-14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5위 두산은 WC 시리즈에서 패하고 2023년 가을야구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순위만 두고 보면 성공이다. 지난해 9위였던 두산은 올해 계단을 4개나 올랐다. 이승엽 감독의 취임식 목표도 가을야구였다.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두산과 NC의 전력 차도 분명했다. 두산은 핵심 타자 양의지가 다소 컨디션 난조를 겪은 데다 경기 초반 장타 2개를 때린 호세 로하스가 파울 타구를 맞고 교체됐다. 두산이 장타가 실종돼 흔들리는 동안 NC는 만루 홈런과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타로 두산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명백히 힘 싸움에서 NC의 승리였다. 그러나 두산은 충분히 이겨볼 수 있었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점수 차는 한 점이었다. 9회 NC 마무리 이용찬이 흔들렸기도 했다. 이날 경기를 본 모두가 '혹시나'했던 이유다. 혹시는 역시로 끝났다.5위 두산이 4위 NC를 이겨내려면 정도(正道)가 아닌 변칙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날 두산의 기용은 지나치게 모범적이었다. 선발 곽빈은 3회까지 완벽하게 던지다 4회 일시에 무너졌으나 제때 대처할 수 없었다. 5실점을 하고 추가 주자를 내보내고 나서야 김명신이 나섰다. 모든 불펜 투수들은 1이닝을 넘기지 않았다. 선발을 믿고 모든 불펜 투수는 1이닝만 깨끗하게 맡긴다. 분명 모범 답안이다. 하지만 모범 답안은 힘이 더 우위일 때만 통한다. 이날 두산 불펜 중 변수 없이 한 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건 최승용 뿐이었다. 세 타자를 10구만 던져 잡았다. 스트라이크 7구-볼 3구로 비율도 좋았다. 그러나 최승용을 길게 쓰는 일은 없었다. 선발 투수였던 최승용에게 멀티 이닝을 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그리고 최승용의 다음 투수인 김강률은 흐름을 내주는 2실점을 했다.교과서를 멀리서 찾을 필요 없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랐던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변칙의 대가였다. 오히려 변칙 속에 원칙이 있는 승부사였다.김태형 감독도 전력이 압도적일 때는 정도대로 갔다. 2015년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 원투 펀치의 힘으로 우승했고, 2016년에는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 선발진이 우승을 순탄하게 끌었다. 2019년 역시 두산은 '탑 독'이었고 김 감독은 큰 무리 없이 트로피를 들었다. 그러나 명백히 전력 열세였던 2020, 2021년 PS에서는 승부사 기질이 발동했다. 특히 4위로 시작해 준우승까지 거둔 2021년 PS 투수 기용이 대표적이었다.당시 김태형 감독은 투수를 순서대로 쓰지 않고, 1이닝 소화에도 매달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8, 9회가 아니라 가장 급할 때, 가장 중요할 때 기용한다. 뒤로 둘 때가 아니다"라며 "(불펜 에이스인)홍건희가 무너지면 끝이었다"라고 했다. 홍건희, 이영하 의존도가 높았던 당시 두 명은 8, 9회 1이닝이 아니라 경기 중반 3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변화무쌍하게 기용됐다.김 감독과 달리 이 감독은 이날 최승용 기용을 두고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눴고 1이닝을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 충분히 멀티 이닝 기용을 선택했던 이 감독이 실제 멀티 이닝을 생각하지 않았을리 없다. 지도자 경험이 없던 만큼 코치진의 결정을 믿고 존중했을 가능성이 크다. 말 그대로 '모범생'같은 선택이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정글과 같은 단기전을 이겨낼 수 없다. 언제나 가을야구에서 웃는 건 모범생이 아닌 과감한 승부사였다. 겨우 WC가 감독 커리어를 좌우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 감독이 내년에도 가을에서 웃고자 한다면, 겨우내 승부사가 돼 돌아와야 한다.창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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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이승엽 두산 감독, 변칙 용병술로 돌파구 모색....'3번 타자 박지훈' 가동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팀의 반등, KIA 타이거즈의 10연승 저지를 위해 변칙 카드를 내세웠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IA와 홈경기를 치른다. 에이스 곽빈을 내세운 전날(6일) 경기에선 1-7로 완패하며 KIA에 9연승을 헌납했다. 현재 상대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이승엽 감독은 6일 경기에서 상대 선발 토마스 파노니가 좌완 투수면서도 좌타자 상대로 더 약했던 점을 공략하기 위해 좌타 라인 볼륨을 넓혔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7일 다시 변화를 줬다. 내야수 박지훈을 중심 타선 선두인 3번 타자로 내세웠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 지명 받은 그는 이전까지 1군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가 한 번뿐이었던 선수다. 2021년 10월 24일 잠실 LG 트윈스전(9번 타자·우익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는 6일 KIA전에서 9회 대타로 나서 좌전 2루타로 두산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었다. 이승엽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안타 1개 친 것으로 선발로 넣은 건 아니다. 스윙이 좋은 선수다.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고 전헀다. 이어 이 감독은 “선발로 나가는 김에 앞에서 쳐보라고 3번에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4번 타자였던 ‘거포’ 김재환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양현종 상대 통산 타율(0.245)도 좋은 편이 아니고, 올 시즌 2할 대 초반 타율에 그칠 만큼 타격감이 안 좋다. 두산은 6일 패전으로 56패(1무 55승)째를 기록, 5할 승률이 깨졌다. 5위 KIA와 승차는 4경기로 벌어졌다. 이름값이 높아도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타자는 쓰지 않겠다는 게 이승엽 감독의 생각이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김재호(유격수) 박지훈(1루수) 양의지(포수) 호세 로하스(좌익수) 양석환(지명타자) 허경민(3루수) 박계범(2루수) 조수행(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최원준이다. 두산 대표 국내 선발 투수였던 그는 올 시즌 21경기에서 5점(5.34)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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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신(信)] 양의지 "내 성공률 60%...공 배합은 투수와 신뢰 쌓는 과정"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곰의 탈을 쓴 여우(곰·탈·여)’로 통한다. 영민하고 현란한 ‘수 싸움’ 능력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현재 KBO리그 넘버원 포수는 단연 양의지다. 최근 10년(2013~2022) 동안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7번이나 수상했다. 이미 김동수(현 SBS 스포츠 해설위원)와 함께 역대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승 청부사’로도 손색이 없다. 2015·2016시즌 두산, 2020시즌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끌었다. 2016년과 2020년에는 K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포수로 두 차례 KS MVP 오른 선수는 양의지가 역대 최초였다. 현재 ‘국가대표팀 주전 포수’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도 양의지다. 그는 2009년 이후 열린 국제대회에 6번이나 참가했다. 이 기간 리그 포수 최다 기록이다. 한국 야구 포수 계보를 잇는 레전드 진갑용(현 KIA 수석 코치)은 “허를 찌르는 공 배합으로 타자를 꼼짝도 못 하게 만드는 승부를 자주 보여줬으니, 곰·탈·여라는 말을 듣는 게 아닐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쌓인 경험을 제대로 활용하는 포수가 양의지”라고 했다 다른 레전드 김동수도 “일단 영리한다. 투수를 편안하게 만드는 능력도 최고”라고 평가했다. 양의지는 2016 KS에서 두산의 역대 KS 최소 실점(2점) 신기록을 이끌기도 했다. 두산 사령탑 시절이었던 2010년, 양의지를 주전 포수로 만든 김경문 전 NC 감독은 2016 KS에서 자신이 이끄는 팀(NC)을 가로막은 ‘제자’ 양의지에 대해 “리그에서 투수 리그가 가장 뛰어난 포수”라고 인정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양의지는 친정팀 두산에 복귀해 2023시즌을 치르고 있다.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두산은 지난달 창단 최다 연승(11승)을 기록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양의지가 가세한 효과를 자주 언급한다. 양의지는 자신을 향한 높은 평가에 대해 “아직 선수로 뛰고 있기 때문에 은퇴한 뒤에 제대로 받는 게 맞을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변칙적인 공 배합을 잘 구사하는 포수로 인정받는 점에 대해서도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건 기본이다. 그렇게 했던 것인데 조금 더 주목을 받는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공 배합 성공률에 대해 묻자 양의지는 “’투수 공의 제구가 됐다’는 전제로, 내 사인이 의도한 결과로 이뤄질 확률은 60% 정도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예상보다 박한 자기 평가. 이에 대해 양의지는 “‘10번 중 6번은 맞을 자신이 있다’라는 의미도 아니다. 확신을 갖고 투수에게 (구종 또는 로케이션) 사인을 내도 틀릴 때가 많다. 야구를 결국 사람이 한다. 때로는 실수를 하고, 때로는 원래 실력보다 더 힘을 낸다. 데이터가 커버할 수 없는 게 많다고 자주 느낀다. 그래서 공 배합 자체보다 항상 물음표를 갖고 여러 상황을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양의지는 지난 2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전력 분석 자료가 담긴 테블릿 PC를 지급받고, ‘공부 삼매경’에 빠진 바 있다. 투수의 무실점 투구를 이끈 뒤에도 “데이터대로 사인을 냈다”라고 말할 때가 많았다. 양의지 특유의 똑똑한 공 배합은 데이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전 적용 능력이 더해진 것으로 보였다. 그런 양의지가 ‘인간학’적인 접근을 자주 한다. 공 배합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도 타자 분석이나 승부 결과보다 투수와의 호흡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서로 맞지 않아서, 한 쪽이 발을 맞추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갖고 있는 투수와 포수가 나서도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라며 “때로는 공 배합 능력이 부족한 포수가 똑똑한 투수를 만나서 좋은 경기를 치를 때도 있다. 투수와 포수가 서로를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양의지는 타자의 당일 컨디션을 확인하는 노하우를 묻는 말엔 “그건 내 성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라고 웃어 보이더니 “솔직히 나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타자의 자세, 대응하는 모습을 봐온 게 계속 쌓이다 보니, 차이가 생기면 의구심을 갖는 것이다. 물론 틀릴 때도 많지만, 의도적으로 (타자나 경기 모습을) 많이 보기 위해 노력한다. 포수로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언제일까. 양의지는 “긴박한 상황, 승부처에서 투수와 과감한 승부를 합의하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 ‘이 맛에 야구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내 공 배합에) 남들(타자)이 못 치면 항상 재미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자료가 많아지고, 타자와 투수 사이 승부 트렌드가 변할 때마다 양의지는 즐겁다. 그는 “이전엔 레벨(수평) 스윙을 더 강조했는데, 지금은 어퍼컷 스윙으로 타구 발사각을 높이려는 타자가 많다. 그렇게 스윙 궤적이 달라지면, 투수가 어디에 던지면 좋을지, 어떤 공을 던지면 통할지 생각해야 한다. 팀 투수들이 현재 어떤 공이 제일 좋은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공 배합은 그냥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마치 훈수를 두는 것처럼 ‘저 배터리 생각이 나와 같았다’ ‘나는 맞았고, 저 포수는 틀렸다’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지명타자로 나서 벤치를 지키거나, 다른 팀 영상 자료를 볼 때 그렇게 한다고. 양의지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끄는 포수로도 정평이 났다. 특히 NC로 이적한 뒤 보낸 지난 4시즌(2019~2022) 유독 두드러졌다. 이적 초기에는 양의지 특유의 ‘4차원’ 공 배합 리드를 따라가지 못했던 젊은 투수도 있었다. 실제로 NC 투수 신민혁은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2020년 8월 13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양의지의 사인에 몇 차례 고개를 흔든 바 있다. 양의지는 “투수와 신뢰를 쌓는 모습 과정을 만드는 게 포수의 임무다. 젊은 투수와도 당연히 생각이 안 맞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안타나 홈런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사인을 내면 항상 결과가 안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사인을 내려고 한다. 투수로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 있게 공을 던지는 것이다. 공 배합보다 그런 점을 더 많이 얘기해 주는 편”이라고 했다. 양의지는 종종 자신의 사인에 머뭇거리는 투수를 향해 오른쪽 손은 가슴 쪽으로 가리키며 ‘믿어라’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 자신이 결과에 책임을 진다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양의지는 “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지나간 일에 대해 잔소리하는 편이 아니다. 과거나 현재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미래를 강조한다. 더 좋은 선수가 돼 맞이할 수 있는 야구 선수로서의 인생에 대해 얘기를 해주는 편”이라고 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양의지는 젊은 포수들이 실력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3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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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승 위해 에이스 알칸타라 출격…상승세 KIA 넘을 수 있을까

전반기 막판 9연승으로 7월 전승을 지키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10연승을 위해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출격시킨다.두산은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후반기 첫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을 펼친다.두산은 7월 9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전반기를 마쳤다. 6월까지만 해도 치열한 중위권 싸움 속에 하위권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지만,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의 활약과 타자 호세 로하스의 부활, 양의지의 각성, 깜짝 스타 박준영의 등장 등에 힘입었다. 9연승 막판 우천 취소가 이어지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 아쉽게 전반기를 마쳤지만, 적절히 휴식 후에 후반기에 들어가는 것 역시 두산으로서는 나쁘지 않다. 전력 핵심이 선발진인 만큼 올스타 브레이크가 적절한 휴식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후반기 막판 곽빈 등 주축 선발들이 우천 취소로 쉰 것도 호재다. 에이스 편대를 나란히 후반기 첫 시리즈부터 쏟아부을 수 있게 됐다.첫 시작은 에이스 알칸타라가 끊는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 중이다. 리그 최고 에이스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미 10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매 경기 꾸준하다. 올 시즌 KIA전에서는 2경기 나서 12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다만 KIA의 최근 상승세를 무시할 순 없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합류한 후 KIA 타선은 7월 득점, 홈런 등에서 1위를 달릴 정도로 뜨거웠다. 시즌 내내 중심을 지켜준 최형우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동반 상승 중이다. KIA 역시 7월 9경기에서 7승 2패로 상승세가 막강했다. 6연승을 달리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패해 연승을 마감했다.KIA는 대체 외국인 투수로 와 KT 위즈와 데뷔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1.42)으로 호투한 마리오 산체스가 나선다. 산체스는 데뷔전에서 노련한 변칙 투구로 KT 타선을 요리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전반기를 마쳤다. 외인 투수 전면 교체를 선택한 KIA로서는 산체스의 후반기 기세에 포스트시즌 도전이 달려있다. 두산이 KIA를 상대로 10연승 혹은 11연승 이상을 기록한다면 이승엽 감독이나 팀 입장에서는 가볍지 않은 기록을 얻게 된다. 10연승은 두산 팀 최다연승 타이기록이다. 또 베어스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인 동시에 KBO리그 국내 사령탑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이어 11연승까지 달성하면 구단 최다연승 신기록, 2008년 제리 로이스터 당시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데뷔 시즌 11연승 기록까지 깰 수 있다. 지난 15일 올스타전에 참가했던 외야수 정수빈은 "연승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다가 10연승인데 11연승을 해서 감독님께 신기록을 선물하고 싶다"고 다짐한 바 있다. 11연승까지 이룬다면 1, 2위 팀 추격에도 가속이 붙을 수 있다. 두산은 이미 지난 2019년 8경기 차를 뒤집고 통합 우승을 거둔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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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정석, 인내, 뚝심...에너지 모은 이승엽호

두산 베어스의 시간이 왔다.두산은 7월 9경기를 9연승으로 마무리했다. 전반기 최종 성적은 42승 36패 1무(승률 0.538). 1위 LG 트윈스와 6.5경기, 2위 SSG 랜더스와 4경기 차로 가까워졌다.야구인들은 "시즌은 길다"고 말한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시즌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감독은 많지 않다. 감독과 선수에게는 매 경기 매 타석이 승부의 순간인 탓이다. 한 타석의 승부, 한 경기의 승부에 집중하다 시즌을 그르치는 일이 생긴다. 야구 트렌드가 매년 변하지만, 정규시즌 운용은 결국 '선발 야구'로 수렴한다. 선발진이 안정돼야 실점을 억제하고 불펜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 물론 선발 약점을 불펜으로 극복하려는 사령탑도 있다. 그러나 '변칙'은 정석이 불가할 때 두는 '차선'에 불과하다. 두산의 상승세의 바탕은 '정석'에 있다. 지난겨울 이승엽 감독 부임 시점에도 두산 선발진 뼈대는 튼튼했다. 검증된 국내 자원 최원준과 곽빈이 있었고,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도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그런데 선발진에 계속 문제가 생겼다. 딜런 파일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더니 곽빈도 5월 초 부상으로 빠졌다. 최원준과 5선발 후보 최승용은 부진했다.그러자 타선까지 주춤했다. 믿었던 주축 타자 양의지의 페이스가 늦게 올라왔고, 4번 타자 김재환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부진했다. 주전 후보로 낙점한 강승호, 김인태, 안재석, 김대한 등도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정석이 깨지면 변칙의 유혹이 찾아온다. '초보' 감독 이승엽과 두산 선수단도 마찬가지였다. 한 점을 얻기 위해 비효율적인 번트 작전도 몇 번 나왔다.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이내 '뚝심'으로 돌아왔다. 1990년대 김인식 감독 이후 김경문, 김태형 감독 등 두산 사령탑의 색채가 그에게도 보였다. 이 감독은 "언젠가 '때'가 올 것"이라며 자신이 설정한 큰 틀을 바꾸지 않았다. 이 감독의 인터뷰에서는 언제나 "버틴다" "참겠다" "기다리겠다"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기분 전환 차원으로 타순을 바꾸는 정도가 변화의 전부였다. 이승엽 감독은 선발 투수가 부족해도 불펜 야구를 하진 않았다. 대신 2군에서 꾸준히 담금질해 온 최고참 장원준이 빈자리를 메웠다. 대체 선발을 내보낼 때도 최대한 긴 이닝을 맡겼다. 부진으로 퓨처스(2군)에 다녀온 타자들도 기술이 아닌 멘털 안정에 집중했다. 6월 말, 기다림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곽빈이 건강하게 복귀했고, 대체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합류했다. 지난 6월 22일 기준 두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01(6위)로 꽤 높았다. 그러나 같은 달 23일 곽빈, 24일 브랜든이 호투한 시기를 기점으로 이후 14경기 선발 평균자책점은 1.95로 압도적인 KBO리그 1위(2위 한화 이글스 2.79)다.타선도 정석대로 꾸려지고 있다. 강승호, 김재호, 로하스 등 2군에서 몸이 아닌 마음을 다스리고 돌아온 선수들도 하나씩 제 몫을 해내는 중이다.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던 양의지도 타선이 동반 상승하면서 7월에 더 뜨겁다(타율 0.481). 7월 9연승 동안 두산은 팀 타율 0.298 9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18(이상 1위) 8홈런 52득점 137루타(이상 2위)를 달렸다. 말 그대로 완전체다. 정석의 장점은 후유증이 적다는 데 있다. 지난 5월 9연승을 달렸던 롯데 자이언츠는 6월 들어 동력을 잠시 잃었다. 선발진이 약하고 장타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불펜 대결로 승부를 겨루다 뒷심이 약해진 탓이다. 선발진이 버텨주는 팀은 다르다. 실점을 안정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선수들의 체력과 기세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초보' 이승엽 감독의 성과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다만 현재 두산의 모습이 시즌 전 구상과 가까운 건 사실이다. 스타 출신 감독들은 자신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플레이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승리욕에 불 타 무리수를 두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참고, 기다렸다. 그리고 '때'를 잡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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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대기록 앞두고 기습번트...최형우가 보여준 팀 퍼스트 진정성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개인 통산 3호 번트 안타를 기록했다. 앞선 1·2호와 그 의미가 다르다. 최형우는 지난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앞선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최형우는 KIA가 5-7로 지고 있었던 8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임정호의 초구에 왼쪽으로 기습번트를 시도,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투수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놀란 듯 펌블을 범한 뒤 송구도 하지 못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5월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2회 초 타석에서 2002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번트 안타를 기록했다. 6월 11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6회 말에도 상대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기습번트를 시도해 출루까지 해냈다. 최형우는 KBO리그를 대표해온 거포다. 2021시즌까지 기록한 희생번트는 4개뿐이었다. 당시 최형우가 변칙 타격을 시도한 건 당시 타격감이 2할 대 초반 타율에 그칠 만큼 안 좋았기 때문이다. 상대 수비의 허를 찔러서라도 출루하려고 했다. 3호 번트 안타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나왔다. 최형우는 이 경기(18일 NC전) 전까지 타율 0.311(206타수 64안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9위를 지켰다. 지난 두 시즌(2021~2022)보다 훨씬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최형우는 전날(17일)까지 통산 1498타점을 기록, 이 부문 1위였던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타점 1개만 더 추가하면,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정상적인 타격으로도 출루를 노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최형우는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벤치의 사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최형우는 후속 타자들(소크라테스 브리토·이창진·변우혁)을 믿고, 출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KIA는 이 상황에선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 못했지만, 9회 말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었다. 이 경기에서 KIA는 7-7로 비겼다. 2020시즌까지 통산 타점 신기록 달성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던 최형우는 최근 두 시즌 사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는 기록이지만, 의식하고 연연하진 않는다. 내 예상보다 많이 늦어져서 민망한 것도 있고, 어차피 최정이 내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SSG 랜더스 강타자 최정은 19일 기준으로 1411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는 최형우보다 4살 젊다. 최형우는 “현재 내 가장 큰 목표는 후배들이 한 번이라도 더 포스트시즌(PS) 무대에 나서며, KIA가 꾸준히 강팀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18일 NC전 8회 말 시도한 기습번트에서 팀 승리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엿보였다. 최형우는 20일부터 한화 3연전을 치른다. 빠르면 이 시리즈에서 KBO리그 역대 최초의 1500타점 기록이 나올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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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크라이·정크라이...팀 QS 1위 키움 선발진, 득점 지원은 9위

키움 히어로즈 ‘5선발’ 정찬헌은 지난 3일 등판한 SSG 랜더스 원정 경기에서 6이닝 동안 피안타와 볼넷 허용 없이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달 5일 콜업돼 선발진 한자리를 차지한 그는 등판한 6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키움은 이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불펜 투수 김성진이 1-0으로 앞선 8회 말 전의산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10회 등판한 양현은 제구 난조로 위기를 자초한 뒤 김민식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5선발도 에이스처럼 잘 해주고 있다. 하지만 키움 선발 투수들은 호투하고도 승수를 올리지 못하는 등판이 많다.3일 기준으로 팀 QS는 33번. 22번을 기록한 2위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팀 선발승은 15승뿐이다. 에이스 안우진은 1점(1.84)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3승에 그쳤다. 팀 QS 1위(8번) 최원태도 3승이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QS 7번, 평균자책점 3.38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기고도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7패를 당했다.불펜진 난조가 심각하다. 키움은 5회까지 리드를 잡았단 20경기에서 6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10개 구단 중 최다 기록이다. 불펜진 블론세이브는 8번.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았다.홍원기 감독은 마무리 투수 김재웅을 앞으로 당겨 승부처에 내세우는 ‘변칙’ 마운드 운영을 하고 있다. 김재웅이 임무를 완수해도, 다른 투수들이 부진하다. 최근 마무리 투수 임무를 하고 있는 임창민도 2일 SSG전 9회 말 투구에서 2점을 내주며 패전(스코어 2-3) 빌미를 제공했다.키움 선발진은 득점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선발 투수가 던진 이닝까지 키움 타선의 평균 득점은 2.40점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9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리그 평균이 2.74점이다.개막 첫 달(4월)은 간판타자 이정후가 부진한 탓에 득점력이 저조했다. 24경기 평균 득점은 4.00점에 불과했다. 이정후의 타격감이 좋아진 5월에는 이원석·이형종 등 전력 보강을 위해 영입한 베테랑 타자들이 부진했다.키움은 3일 기준으로 21승 32패를 기록, 리그 8위에 머물고 있다. 선발진과 타선 그리고 불펜진 엇박자 탓에 중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믿을 구석은 ‘선발 야구’뿐이다. 키움은 팀 성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11번 등판을 소화한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줬다. 최원태·정찬헌 등 다른 국내 투수들도 차례로 관리할 예정이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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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최원준=하이 패스트볼? 양의지가 깬다..."내 공 배합, 많이 변했다"

최원준(29·두산 베어스)은 두산 베어스 선발진의 '상수'다. 지난 2020년 10승 2패 평균자책점 3.81로 개인 첫 10승을 따냈고, 2021년에는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풀타임 선발 10승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비록 8승 1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3년 연속 10승에는 실패했으나 3년 간 30승을 거둔 검증된 선발 투수다.안정감은 '높은 공', 즉 하이 패스트볼에서 나온다. KBO리그에서 가장 투수 친화적인 잠실야구장의 외야를 믿고 높은 스트라이크존 공략을 주 무기로 삼아왔다. 타자들은 최원준의 높은 공을 공략해왔으나 덕분에 지난해 뜬공(243개)이 땅볼(124개)의 두 배에 가깝다. 9이닝당 홈런도 21개(최저 21위)로 비교적 뜬공의 리스크를 제어하면서 스트라이크 비율 65.1%의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그러나 모두가 안다면 언젠가는 파훼되는 법이다. 지난해 10승에 실패한 최원준도 알고 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부터 여러 변화를 모색해왔다. 마침 파트너도 변했다. 지난해까지 박세혁과 배터리를 맞췄던 그는 올 시즌부터 FA(자유계약선수)로 복귀한 양의지와 배터리를 짰다.양의지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포수고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만큼 후배 투수들의 신뢰가 크다. 양의지는 "항상 자신 있는 공을 던지라고 투수에게 얘기한다. 나도 투수들을 위해 분석하고 노력하지만, 경기는 둘이 같이 맞춰가며 풀어가는 것"이라고 했지만, 후배들의 믿음은 그 이상이다.최원준도 마찬가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구종도, 배합도 양의지의 의견을 청취하고 결정한다. 지난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최원준은 7이닝 1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7회를 제외하면 위기다운 위기조차 없었다.눈에 띄는 건 체인지업 구사다. 주 무기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에 더해 7구를 던졌다. 최원준은 "사실 스프링캠프 중반에 포크볼 구사로 구종을 바꿨다. 그런데 의지 형이 NC 다이노스에 있을 때부터 '포크볼은 너랑 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나도 잘 안 되다 보니 모든 시도를 다 해봤는데, 의지 형과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님이 데이터를 보니 체인지업이 훨씬 낫다'고 하셨다. 그래서 오늘 경기는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의지 형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원준의 말에는 양의지에 대한 신뢰가 묻어났다. 그는 7이닝 호투의 비결을 묻자 "의지 형이 저를 많이 생각해주신다.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고 자신의 생각도 많이 꺼내주신다. 경기 때도 항상 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좋다고 얘기해주신다. 그 덕분에 내가 자신 있게 투구하는 것 같다"고 했다.공 배합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눈에 띄었던 건 2회 말 한화 최재훈 타석 때였다. 스트라이크존 상하를 이용했던 기존의 투구가 아닌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집요하게 던지는 공 배합으로 9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끌어냈다. 주 무기 하이 패스트볼 활용은 여전하지만, 중간 중간 변칙을 섞는다.변칙을 주도한 건 투수가 아닌 포수였다. 최원준은 "오늘 고개를 흔든 적이 한 번도 없다. 의지 형이 사인을 내는 대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몇 년 동안 던진 데이터가 상대 팀에도 있다. 의지 형이 오면서 (공 배합이) 많이 변했다"며 "몸쪽도 많이 쓰고, 커브도 많이 쓴다. 그러면서 상대도 헷갈리게 되는 것 같다. 의지 형과 던지는 경기에 모두 만족한다"고 했다.합리성만 따진다면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해 온 기존의 최원준이 정답일 수 있다. 하지만 정답을 알고 변칙을 구사한 양의지의 방식도 통했고, 새로운 최원준을 만들어줬다. 그게 바로 '곰탈여우' 포수 양의지의 힘이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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