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중위권’ 삼성·LG에 있는 것, ‘하위권’ KT·동부에 없는 것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프로농구 판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당초 하위권으로 점쳐졌던 서울 삼성, 창원 LG가 예상을 뒤엎고 5할 승률을 기록하며 중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동부와 3위 부산 KT는 시즌 내내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삼성, LG가 잘 나가는 팀이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숨어있다. 이는 동부, KT가 성적이 나빠진 이유와도 연결된다.◇ 조직 농구삼성, LG는 이렇다 할 스타가 없다. 삼성은 김승현이라는 걸출한 가드가 있었지만 목디스크 부상 때문에 애초에 나서지 못했다. LG는 서장훈, 문태영 등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샐러리캡(구단별 연봉상한제) 50%를 간신히 넘겨서 팀을 꾸렸다.그래도 두 팀은 끈끈한 농구를 한다. 젊은 선수들이 한발 더 뛰고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경기를 풀어나간다. 수비도 단단해졌다. 지난 시즌 80점대 실점을 기록했던 두 팀은 올 시즌 70점대 초반으로 줄었다. 스타 선수 없이도 조직력을 갖춘 농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KT와 동부는 탄탄한 조직력을 제때에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KT 조성민, 동부 김주성은 각각 부상, 경기력 부진으로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져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수비도 안 된다. KT는 76.5점, 동부는 78.4점을 내주며 10개 구단 가운데 팀 최다 실점 1,2위를 달리고 있다.◇ 신인의 힘삼성, LG에는 존재감있는 신인이 있다. 고비마다 베테랑 못지않은 활약을 펼친다. LG는 3점슛 3위 박래훈(1.8개)과 3점슛 성공률 4위(47.1%) 유병훈이 '외곽슛 군단'이 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도 김승현의 공백을 박병우, 임동섭 등이 잘 메워주고 있다. 반면 KT는 시즌 초반 맹활약했던 김현수가 무릎 부상으로 두달째 쉬고 있는 게 뼈아프다. 김현수 대신 김명진이 포인트가드로 나서고 있지만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장재석은 부진한 경기력에 2군으로 내려갔다. 동부는 애초에 이렇다 할 신인 선수 보강을 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LG에는 로드 벤슨, 삼성에는 대리언 타운스라는 든든한 외국인 골밑 자원이 버티고 있다. 벤슨은 평균 14.4점(11위), 11.3리바운드(2위), 1.2블록슛(4위) 등 공격 부문에서 고루 상위권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동부의 골밑을 확실하게 책임지며 '한국형 용병'으로 이름을 날렸던 모습 그대로다. KT에서 삼성으로 새 둥지를 튼 타운스도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14.4점(11위), 8.8리바운드(4위)로 공격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반면 KT는 제스퍼 존슨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문제다. 또다른 용병 브라이언 데이비스가 존재감없는 활약을 보이다보니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3쿼터 이후 체력이 떨어져 중요한 순간에 제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부는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줄리안 센슬리가 꾸준하게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2.12.18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