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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오감 만족 여행···문세윤X김선호X라비 대활약

'1박 2일' 멤버들이 오감 만족 여행기로 '지금 이 순간'을 알차게 즐겼다. 지난 2일 방송된 KBS2 '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는 2부 시청률 11.2%(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노을 사진 콘테스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코요태 멤버 빽가가 일몰 이행시로 완벽한 마무리를 장식하고, '뚱호라비'(문세윤, 김선호, 라비) 팀이 승리한 장면에서는 15.4%(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의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049 또한 2부 3.6%(닐슨코리아 제공, 수도권 기준)로 동시간대 예능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된 '지금 이 순간' 특집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전북 부안군에서 아름다운 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여섯 남자의 하루가 그려졌다. 먼저 꿀 내음 가득한 유채꽃밭에서 점심 식사를 건 끝말잇기 눈치 게임이 펼쳐졌다. 멤버들은 단번에 룰을 이해하는 듯했으나, 아무것도 외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선호와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로 억지를 부리는 김종민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급기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던 연정훈은 "나 안 해!"라며 포기를 선언했고, 그에게 훈수를 두던 김종민마저 타이밍을 놓쳐 '뚱호라비'(문세윤, 김선호, 라비) 팀에게 승리를 내어주며 쉴 틈 없는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진 점심 식사에서 풀치 조림부터 백합탕, 16종 젓갈까지 푸짐한 부안 제철 한 상이 차려져 안방극장의 군침을 자극했다. 생애 단 두 종류의 젓갈만 먹어봤다던 '젓갈 신생아' 라비는 명란과 청어, 밴댕이까지 가뿐히 정복하며 폭풍 식사를 이어갔다. 또한 문세윤은 밑반찬을 곁들이고 물에 밥을 말아 먹으며 다양하게 젓갈을 즐기는 '먹부림꿀팁' 강좌를 펼쳤고, 라비는 이에 홀린 듯 순식간에 밥 4공기를 해치우며 '1박 2일' 역대급 먹방의 순간을 기록했다. 저녁 식사 복불복에서는 알이 꽉 찬 제철 주꾸미 한 상을 사수하기 위한 노을 사진 콘테스트가 진행됐다. '밴댕이' 팀(연정훈, 김종민, 딘딘)은 스타킹에 럭비공과 배구공을 넣은 핸드메이드 아이템을, ‘뚱호라비’ 팀은 '1박 2일' 개국공신 조명 감독을 촬영 소품으로 지정받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양 팀 모두 당황하는 모습이 그려져 승부의 향방을 더욱 알 수 없게 했다. 이후 '뚱호라비' 팀은 부안의 또 다른 일몰 명소 채석강에 도착했지만, 물이 가득 차 있는 만조라 들어갈 수 없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그러나 바로 옆 방파제 길을 발견, 마법 같은 보정 실력으로 사진의 톤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SNS 장인' 라비의 활약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구도의 신' 연정훈과 '톤의 마법사' 라비의 빅 매치가 성사되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을 거쳐 촬영을 마친 뒤에는 신지와 장도연, 빽가가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치열한 투표 끝에 '뚱호라비' 팀이 승리를 거머쥐는 반전 스토리가 그려지며 알찬 재미를 선사했다. 한편, KBS2 '1박 2일 시즌4'는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된다. 홍신익 디지털뉴스팀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1.05.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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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어디] 봄날 '바다의 맛' 따라 떠나볼 3곳

길가에 푸릇한 색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희끗희끗하게 매화의 봉우리가 터지면 '봄'이 온 것이다. 무겁게 어깨를 누르던 외투도 얇아지니 가볍게 밖으로 나가기 좋은 날이 분명해진다. 특히 봄 바다의 먹거리는 여행을 풍요롭게 한다. 올해는 3월이면 특히나 맛이 배가되는 대게·멸치·백합이 반기는 곳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수도권에서는 제법 거리가 있지만, 가보면 절대 후회 없는 울진·남해·부안이다. 한국관광공사 정혜경 관광복지센터장은 "봄철 남해안 등 주요 관광지에 상춘객이 몰려든다"며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마스크 필수 착용 등 안전여행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단짠'의 맛, 대게 먹으러 가는 울진 대게의 맛은 봄에 으뜸이고, '대게의 고장' 경상북도 울진이 제격이다. 울진에서는 매해 2~3월이면 '울진대게축제'를 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취소됐다. 울진은 짭짤하고 고소한데 달달한 대게의 맛을 보기 위해 찾아가야 하는 곳이다. 시원한 바다를 보며 눈이 즐겁고, 대게 속살을 맛보며 입이 즐거워지면 먼 길이 후회 없다. 쫄깃하고 고소한 울진대게는 국가브랜드대상을 4년 연속 수상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조선 시대 인문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대게가 울진의 특산물로 나올 만큼 역사도 깊다. 11월이면 대게를 법적으로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울진에서는 12월부터 조업을 시작해 암컷과 몸통 세로 길이 9cm 이하 대게는 잡지 않고, ‘물게(속이 차지 않은 대게) 팔지도 사지도 말기’ 캠페인을 하는 등 울진대게를 각별히 지킨다. 대게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제철이지만, 그중에도 2월 말~3월이 최고다. 이맘때 죽변항과 후포항을 찾으면 켜켜이 쌓인 대게와 이를 맛보기 위해 모인 상춘객들로 북적하다. 바닥을 가득 메운 대게는 일사불란하게 다리를 움직이지만, 배를 위로 향하게 진열해 이동하지 못한다. 항구 근처 음식점에서는 대게를 찌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니, 대게의 맛을 먼저 코로 들이키게 된다. 싱싱한 대게를 음식점에서는 찜통에 15~20분을 찐다. 대게는 찌는 동안 내장이 흐르지 않도록 배가 위로 향하게 놓아야 한다. 주황빛으로 변해 먹음직스럽게 익은 대게는 손질해 주니, 먹기도 편하다. 통통한 다리 살을 발라 먹은 다음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이 '국 룰'이다. 대게 내장에 참기름과 김 가루를 넣고 볶은 밥까지 먹으면 미식 여행이 완성된다. 큼직하고 오동통한 남해의 '죽방멸치' 봄이 먼저 오는 육지의 남쪽 끝 '남해'에는 멸치가 상춘객을 기다린다. 이미 '죽방멸치'로 유명한 남해는 가는 길부터 눈이 즐겁다. 남해로 가는 창선·삼천포대교는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단항교가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연결하는 명물로,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대상에 선정된 곳이기 때문이다. 남해는 크게 본섬인 남해도와 창선도로 나뉘고, 두 섬은 창선교로 연결된다. 이 창선교 아래로 '지족해협'이 지나는데, 이곳이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얕아 죽방렴을 설치해 고기를 잡기 좋다. 죽방렴은 문자 그대로 대나무 발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일이며, 조선 시대 문헌에도 기록이 있는 전통 어로 방식이다. 지족해협의 빠른 물살을 따라 이동하던 물고기가 죽방렴의 넓은 입구로 들어가면 통발에 갇히게 되는데, 통발은 촘촘히 엮은 대나무 발이라 물은 빠져나가도 물고기는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어민들은 썰물 때 통발에 모인 물고기를 뜰채로 건진다. 죽방렴에서 잡히는 다양한 어종 가운데 대표 주자는 단연 멸치다. 죽방렴에서 소량씩 건져 올려진 멸치는 비늘이 훼손되지 않을 정도로 싱싱하고 탄성이 좋아 살이 탱글탱글하다. 이는 죽방멸치가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다. 특히 봄멸(봄에 잡히는 멸치)은 오동통 살이 오르고 기름기가 많아 씹는 맛이 좋고 고소하며 뼈는 연하다. 회, 구이, 찌개 등 어떤 요리로 즐겨도 맛있지만, 봄에 많이 잡히는 대멸은 어른 손가락만큼 길고 굵직해 '회'로 즐기기 좋다. 낯설지도 모르지만, 멸치회는 매콤하고 새콤한 양념에 무쳐 먹는 방식이다. 대가리와 내장을 없애고 막걸리 식초를 넣어 비린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가장 유명한 건 멸치쌈밥이다. 싱싱한 죽방멸치에 시래기, 고춧가루, 다진 마늘 등을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 멸치찌개 속 통통한 멸치를 상추에 싸 먹으면 엄지를 절로 치켜들게 된다. 죽으로, 탕으로, 구이로 먹는 부안 '백합' 전라북도 부안은 각종 젓갈이 눈앞에 펼쳐져 군침을 돌게 하는 곳이지만, 별미는 따로 있다. '조개의 여왕'이라는 애칭을 가진 백합이다. 백합은 지역에 따라 생합, 상합이라고도 부른다. 속이 맑아 회로 먹을 수 있으니 '생합'이기도 하고, 전복에 버금가 조선 시대 왕실에 진상하던 고급 조개니 '상합'이이기도 하다. 한창때는 국내 백합의 70~80%가 부안에서 났다고 한다. 갯벌의 염도가 적당하고 모래펄이 고와 딱 백합 서식지였다. 하지만 10여 년 전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바다가 막히고 섬이 육지가 돼 백합이 귀해져 백합 요리를 내는 부안의 많은 식당이 수입 백합을 사용할 정도가 됐다. 귀한 백합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리는 백합죽이다. 발라낸 백합 살을 다져 불린 쌀과 센 불에서 충분히 끓인 뒤 참기름으로 마무리해 내는 음식이다. 고명으로 올린 김 가루와 참깨는 백합죽의 고소함에 풍미를 더한다. 백합탕도 익숙하다. 껍데기째 들어간 큼직한 백합에 두껍게 썬 대파를 끓여내니 바다의 향과 맛이 동시에 자극한다. 백합을 가장 특별하게 먹는 방법은 '구이'로 먹는 것이다. 포일로 꽁꽁 싸매 구워낸 백합구이는 여느 조개구이와 달리 솥에서 찌듯이 굽는다. 솥뚜껑을 덮고 중간 불에서 은근히 굽기 때문에 씹히는 맛이 쫄깃하면서 부드러워, 멈출 수 없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사진=한국관광공사 2021.03.17 07:00
생활/문화

[승마] 국내승마장베스트 79. 부안아리울승마장

부안아리울승마장 회원들이 변산해수욕장에서 파도를 가르며 해변승마를 즐기고 있다.(부안아리울승마장 제공) 전라북도 부안군 상서면 가오리 734-4번지에 자리 잡은 부안아리울승마장은 부안파인승마클럽의 시설을 보수 재개장한 전라북도 최고급 승마장이다. 부안아리울승마장은 시설과 주변 환경 시스템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 서울·경기에 거주하는 승마인들까지 찾을 정도다. 이영진(42) 부안아리울승마장 대표는 "좋은 환경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는 고품질 승마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안아리울승마장에서는 승마뿐 아니라 2인승 경비행기도 체험할 수 있다.(부안아리울승마장 제공) 원형마장에서 경속보반동을 하며 땀을 흘리는 회원들.(부안아리울승마장 제공) ▲최고의 시설·시스템 부안아리울승마장은 실내승마장을 보유하고 있어 사계절 승마가 가능하다. 타워형 라이트가 5곳에 설치돼 있어 밤에도 대낮처럼 환한 상태에서 안전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승마장이다. 또 음향시설까지 완비돼 있어 음악을 들으면서 승마를 할 수 있다. 외승도 강점 중 하나다. 부안아리울승마장은 인근 변산해수욕장을 이용 매주 주말 해변 외승을 즐긴다. 또 향후에는 승마장 인근의 야산을 이용한 산악승마코스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변산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인근 지역은 물론 광주 서울 경기도에 거주하는 승마인들로 1박2일 코스로 단체로 승마장을 찾는다. ▲부대시설도 최상 승마장 뿐 아니라 부대시설도 최상이다. 잘 갖춰진 펜션에는 동시에 50명이 숙박할 수 있다. 덕분에 기업체의 워크숍·동호인들의 모임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오토캠핑이 가능한 넓은 야영시설도 갖추고 있고 바비큐파티장까지 갖추고 있다. 경치도 일품이다. 승마장 뒤편으로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앞으로는 큰 저수지가 있다. 밤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조명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변산해수욕장으로 해안 외승을 나가서는 승마와 함께 경비행기에 올라 하늘을 날 수 있다. 부안아리울승마장에서는 말위에 올라 바다를 보고 하늘을 나는 육·해·공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빼어난 주변 관광지 빼어난 관광지가 승마장 주변에 널려있다. 변산해수욕장을 비롯해 주변에 10여개의 해수욕장이 있고 내소사. 격포·채석강이 있다. 또 곰소 젓갈 시장에 가면 수십 가지의 젓갈을 맛볼 수 있고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도 구경할 수 있다. 맛난 음식이 많아 입도 즐겁다. 부안 인근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이 넘치는데 바지락·홍합·키조개 등을 이용한 해물탕은 물론 간장게장으로 이름난 음식점도 많다. 특히 싱싱한 백합회도 맛볼 수 있는데 음식 값이 저렴한 것도 큰 장점이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 2011.09.16 14:24
스포츠일반

계화도, 어? 수평선이 지평선 됐네?

전북 부안은 ‘상처받은 땅’이자 동시에 ‘약속의 땅’이기도 하다. 최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새만금 방조제 때문이다. 어민들이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이자 세계적 보고인 갯벌 수백만 평이 사라져 버렸지만 장기적으로 새롭게 생긴 육지는 장밋빛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 그러나 상처는 현재진행형이고. 약속은 약속일 뿐 보장되지 않은 미래의 일이다. 상처입은 주민들은 당장 생계가 걱정이다. 사라지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 갯벌은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다. ●육지 속에 갇혀버린 계화포구부안 계화면 끝자락에 ‘붙어 있는’ 계화도는 원래 섬이었다. 1960년대 동진강 하구언 공사를 시작으로 1978년 육지와 잇는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광활한 간척지를 갖게 됐고. 이젠 이름만 섬일 뿐 육지나 다름없다.다행스러운 점은 섬 북쪽에 작은 포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길이 400m쯤 되는 작은 포구는 이 지역 주민들의 생업인 어업을 이어올 수 있는 생명선과도 같은 곳이다.그런데 이 포구마저 사라질 판이다. 저 바깥쪽으로 엄청난 길이의 방조제로 인해 물이 말라버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계화포구는 새만금방조제 공사가 모두 끝나면 작은 물길이 흐르는 흔적만 남을 뿐 더 이상 포구로서의 임무는 수행할 수 없게 된다.어두운 그림자는 벌써 드리우고 있다. 계화도는 전국적인 백합조개 산지다. 백합 외에 다양한 조개류가 생산되면서 조개구이 또한 명성이 자자하다. 그런데 갯벌이 말라버리면서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이로 인해 상인들은 자연산 백합조개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계화포구에서 15년째 조개구이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박덕근씨는 “날씨도 추울 뿐더러 멀리까지 나가야 하기 때문에 조개 채취꾼들이 잘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아닌 지평선계화도 서쪽으로 나가면 새만금 방조제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물의 유입량을 줄이면서 갯벌이 사라진 곳에 ‘새로운 땅’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수평선이 사라지고 지평선이 새로 생긴 것이다. 그 선 너머로 신시도·선유도 등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계화도 서쪽 장금마을 주민은 신시도를 가리키며 “저 섬 너머에 유명한 신시도해수욕장이 있지라우. 예전에는 배로 가야 했는디. 이젠 차로 갈 수 있지라우. 얼마나 편해진 세상이요”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바닷물은 과거의 해안선에서 짧게는 1㎞. 길게는 3㎞ 정도 물러나 있다. 말라버린 갯벌은 자동차가 달려도 무리가 없을 만큼 단단해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면에는 백합을 비롯해 바지락 등 수많은 조개류들이 말라죽어 있고. 무수히 뚫린 구멍 속에는 더 많은 생물들이 살았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난해 방조제 연결공사가 끝난 후 바닷물의 유입을 차단했으나 죽은 갯벌 생물들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진동하자 차선책으로 물의 유입량을 조금씩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해질녘 경운기에 피곤한 몸을 의지한 채 양식장을 나선 한 어민은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겄소.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라며 뿜어내는 담배 연기에 허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부안=글·사진 박상언 기자 2007.01.30 09:30
스포츠일반

변산반도, 곰소만 앞바다는 물안개 세상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는 반도 대부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어디를 가든 시간대를 달리하며 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풍경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다. 남쪽 곰소만 일대는 겨울 아침이 아름답다. 온 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 작은 마을의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뭉게구름처럼 산등성이를 맴도는 모습은 이곳이 바닷가인지. 깊은 산골마을인지 헷갈리게 한다. ▨바다·육지·갯벌 한데 어우러진 일출 장관곰소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약 10㎞쯤 가면 남쪽으로 툭 튀어나온 작은 돌기를 돌아 넘는 고개가 있다. 갑을치라 불리는데. 고갯마루에 서면 곰소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이곳은 또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출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 최적이다. 그렇지만 곰소만처럼 바다와 육지. 그리고 갯벌을 함께 품고 있는 지역에서는 하늘에 구름이 살짝 드리우고. 바다에 물안개가 자욱한 날이 운치있다.지난 주말 곰소만을 찾았을 때에는 운이 좋았다. 바다에는 물안개가 넓게 퍼져 있고. 하늘에는 두껍지 않은 잿빛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던 것이다.우선 멀리 이어지는 야트막한 산들의 검은 실루엣이 인상적이었다. 구름 속에서 붉게 빛을 발하는 아침 해는 이 검은 그림자와 바다에서 피어나는 물안개를 곁들여 한 폭의 수묵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세상을 밝히기 시작한 ‘붉은 불덩이’는 한동안 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눈이 부실 만큼 강렬한 모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지경이다. 하지만 보일듯 말듯 그리고 손에 잡힐듯 애간장을 녹이며 구름 사이를 오가는 모습은 쉽게 보기 힘든 장관이었다. 해와 구름이 실랑이를 하는 사이 갈마봉(486m) 아래 작은 마을은 아침 준비로 부산하다. 아궁이에 군불을 때 아침을 짓는 것인지 굴뚝에는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굴뚝을 벗어난 연기는 산자락을 벗어나지 못한 채 집 주변을 맴돌고 있다. 집 앞에는 겨우내 사용할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부엌을 오가는 아낙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한 걸음만 나서면 바로 갯벌이 시작되는 바닷가 마을이지만 마치 심심산골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너무 조용하고 평화스럽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진수성찬도 필요없다. 손으로 쭉쭉 찢은 김치를 얹은 밥 한 숟가락 생각에 침이 절로 넘어간다. 밤새 산길을 헤맨 나그네처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체면 불구하고 아침 한끼를 청하고 싶은 마음을 뒤로한 채 돌려야 하는 발길이 아쉽기만 하다. ▨별과 이야기하는 바람꽃펜션갑을치에서 곰소항 방향으로 한모퉁이 돌면 닿는 작당마을 바닷가에 들어선 변산바람꽃펜션(www.bswindflower.co.kr)에 가면 특별한 아침을 경험할 수 있다.발코니에서 갑을치 못지않은 일출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고. 침실 천장에 만들어진 스카이라이트. 즉 천창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어서다. 새벽녘 창밖에 눈앞으로 쏟아지는 별빛은 색다른 풍경이다.2개 동 9개의 객실 가운데 지붕과 연결된 객실 5개에 만들어진 스카이라이트는 모두 36개. 침실은 물론 샤워장 등에도 지붕이 ‘뚫려’ 있다. 개인 별장 등에서는 간혹 볼 수 있지만 펜션에서 스카이라이트를 설치한 곳은 전국적으로 이곳이 유일하다. 밤에 침대에 누우면 이곳을 통해 별과 이야기하며 꿈나라로 갈 수 있다. 이도 부족하면 통나무집 3층에 마련된 천문대 또는 휴게실에 비치돼 있는 셀레스트론방식 355㎜의 천체망원경을 통해 밤하늘을 감상하면 된다. 이밖에 이곳에서는 국내 펜션에 흔하지 않은 ‘재미’를 시도하고 있다. 모든 객실 창가에 통나무 욕조를 설치해 바다를 보며 목욕할 수 있도록 했고. 유럽처럼 아침을 무료로 제공하는 ‘B&B’(Bed&Breakfast) 시스템을 도입했다. 변산바람꽃펜션은 테라스 난간 바로 앞까지 갯벌이 펼쳐질 만큼 전국 펜션 가운데 바다와 가장 가까이 붙어 있다. 하지만 발이 푹푹 빠질 만큼 개흙이 너무 고와 물이 빠진 썰물 때도 갯벌체험이 쉽지 않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무엇보다 캐나다산 목재만을 이용한 통나무집이란 점이 매력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나무 향이 코끝을 간지른다. 펜션 사장인 서욱(48)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통나무집 전문 건설업체의 모델하우스를 겸해 지었기 때문에 꼼꼼하면서도 실용성까지 갖춰져 있다. 요금은 규모에 따라 15만~45만원(주말 기준)이다. 063-584-2885.▨새조개·피조개·백합 자연산 제철전북 부안군은 요즘 백합이 제철이다. 부안에서는 백합을 ‘생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디를 가든 식당 입구에 ‘생합’이라는 간판이 선명하다. 생합을 섞은 조개구이(사진)도 한창이다. 물론 일년 내내 조개구이를 즐길 수 있지만 이맘 때가 자연산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대표 조개’인 백합을 비롯해 새조개·피조개·홍합·소라·석화·가리비 등 불 위에 오르는 조개 종류는 다양하다. 이 중 겨울에 잡지 못하는 가리비만 양식을 사용할 뿐 나머지는 모두 자연산이다. 10년 넘게 갑을치에서 실내포장마차 ‘광주집’(011-9175-2317)을 운영하는 김순의(57)씨는 “항상 모든 조개류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오. 날씨가 추워지면 어부들이 물질을 꺼리기 때문에 때로는 빠지는 것도 있지라우. 특히 백합 같은 것은 더 허요”라고 설명한다. 불에 올려 껍데기가 쩍 벌어질 때 속살을 파내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맛은 일품이다. 날것을 좋아하면 회로 즐길 수도 있다. 보통 1인분에 1만원꼴을 예상하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조개류를 재료로 한 죽도 별미다. 광주집에서는 백합죽(7000원)이 맛있고. 계화도 포구에 있는 양지짱뻘조개구이(063-582-0496)에서는 소라죽(5000원)의 원조다. 부안=글·사진 박상언 기자 2007.01.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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