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724건
국가대표

5개월 혼돈 결과는 홍명보 감독...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 잡는다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이 10년 만에 한국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는다.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 감독 내정과 관련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임생 이사는 지난달 28일 이후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을 대신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해 왔다. 홍명보 신임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이 아니라 '내정'을 발표한 건 아직 세부 계약내용에 대한 합의가 끝나지 않았고, 이사회 추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혀왔는데, KFA 관계자는 "이임생 이사가 '삼고초려' 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면서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6일 저녁에 승낙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새 사령탑을 찾지 못해 흔들리는 국가대표팀이 홍 감독에게 SOS 신호를 보냈고, 홍 감독이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인 모양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경질 이후 5개월 만에 새 사령탑을 맞이하게 됐다. 한국인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건 지난 2018년 7월까지 1년 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 이후 6년 만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지휘한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감독 선임에 번번이 실패해 온 지난 5개월의 여정을 돌아보면, KFA는 '돌고 돌아 홍명보 감독 선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홍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직후부터 차기 사령탑 후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온 이름이었고, 결과적으로 거듭된 외국인 감독 선임 실패 끝에 홍 감독 선임으로 결론이 났다. 현직 K리그 감독을 대표팀에서 시즌 도중 데려가는 것에 대해 축구팬 반발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 3월 전력강화위가 홍 감독을 포함한 K리그 감독들을 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에 포함시키자 당시 울산팬들은 축구회관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트럭시위를 하는 등 거센 분노를 표출했다. KFA는 3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에서 임시 감독 체제를 선택해 황선홍 당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후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외국인 감독 영입은 연봉 등 현실적인 문제로 번번이 실패했다. 전력강화위는 결국 감독 후보군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고, 다시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거론됐다.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선을 그었다. 최근에도 “(KFA로부터) 구체적으로 연락받은 건 없다. 이임생 이사를 만날 특별한 이유도 없다”며 부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KFA가 얼마나 학습이 상태인지 묻고 싶다”며 KFA를 직격 비판하기도 했다.거듭된 감독 선임 실패로 궁지에 몰린 KFA는 집요한 설득을 통해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돌렸다. 울산 구단에는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홍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갔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KFA가 그동안 현직인 우리 감독을 (시즌 도중) 모시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고, 그동안 협의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선 10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만회할 기회를 얻게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로 지도자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렸으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여러 구설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후 KFA 전무이사로서 행정 경험을 더한 뒤 울산의 K리그 2연패를 이끌며 K리그 대표 명장으로 거듭났고,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홍명보 감독은 중간평가를 전제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넘어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울산 입장에선 시즌이 한창인 시기에 홍 감독의 후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광국 대표는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팀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준비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구단의 역할”이라고 했다.김명석 기자 2024.07.07 16:56
프로축구

구자철, 축구해설위원계 대권 도전... 안정환·박지성과 입담 대결

'내 삶을 바꾸는 축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축구해설계 대권 도전에 나선 '기호 7번' KBS 신임 해설위원 구자철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슴 떨리는 대국민 유세에 나선다. KBS는 현역 K-리거이자 최연소(당시 24세) A대표팀 주장 경력 보유자인 구자철을 해설위원으로 발탁했다. '기호 7번'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중계될 KBS 2TV의 채널 번호이자 축구해설계 대권 주자인 구자철의 기호이다. 2009년 이집트 U-20월드컵 주장으로 청소년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구자철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에 올랐으며,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 때도 캡틴이었다. 2014년에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차며 만 24세의 나이에 최연소 A대표팀 주장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카타르에서의 선수 생활 경력으로 자타공인 '카타르 소식통'이기도 한 그는 이번 카타르월드컵 해설위원 중 유일한 현역 선수로서, '젊은 피'의 열기를 자랑하며 축구해설계 대권에 도전한다. 구자철은 카메룬과의 평가전이 열리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첫 대국민 유세에 나선다.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후보 못지 않게 진지하고 엄중한 마음가짐으로 '기호 7번'을 알린다. KBS 측은 "이날 '기호 7번' 구자철을 위한 선거유세차, 그리고 구자철 후보의 피끓는 스피치, 후보 명함과 포스터까지 동원되며 축구 팬들이 감동할 수밖에 없는 눈물겨운 선거운동이 펼쳐진다"고 예고했다. '기호 7번' 구자철의 이름을 기억할 수밖에 없게 할 비장의 '선거송'까지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구자철은 "국민 여러분을 위한 월드컵 대권 출마 선언을 앞두고, 다른 훌륭한 후보들과 경쟁할 생각에 가슴이 떨린다"면서도 "직접 발로 뛰는 '기호 7번'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리겠다"고 당찬 패기 가득한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는 이광용 캐스터와 함께해 축구 열기에 더욱 불을 지핀다. 발로 뛰는 축구해설계 대권주자 ‘기호 7번’ 구자철은 앞으로도 다양한 선거운동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 프로모션 콘텐츠로 기획된 ‘기호 7번 구자철’은 KBS 스포츠 유튜브, 구자철 official 채널 등 다양한 플랫폼에 유통될 예정이다. 구자철은 MBC 안정환, SBS 박지성 등과 월드컵 중계 입담 대결을 펼친다. 김영서 기자 2022.09.26 11:02
축구

20년 전 한국에 무릎 꿇은 벤투, 이젠 조국에 칼 겨눠야

아델 아흐메드 말랄라(카타르)가 ‘KOREA REPUBLIC’이라고 적힌 조 추첨 용지를 펼치자, 파울루 벤투(53)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에서 H조에 포르투갈, 우루과이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로 배정됐다. 한국-포르투갈은 12월2일 H조 3차전에서 맞붙는데,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은 조국에 칼을 겨눠야 한다.20년 전, 2002년 6월14일 인천에서 벤투는 포르투갈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국을 상대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한국전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박지성에게 결승골을 얻어 맞고 0-1로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주앙 핀투가 퇴장 당하자 벤투는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공교롭게도 그 경기가 벤투의 A매치 마지막 경기였다. 운명의 장난 같다. 20년이 흘러 벤투는 적장으로 조국을 상대해야 한다.벤투 감독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복잡 미묘한 심경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개인적인 것은 분리해야 한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우리(한국)가 잘 할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 감정이나 생각을 넣을 수 없다. 스포츠 적인 방식이 아니다. 난 한국을 지휘하고 있고, 포르투갈은 내 조국이다. 내 커리어에서 경험해본 일이 아니지만, 조금 다르게 준비할 것 같다”고 말했다.벤투는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유로2012 4강행을 이끌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감독으로 포르투갈 대표팀을 상대하는 건 커리어에서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포르투갈 사령탑인 페르난두 산투스(포르투갈) 감독은 스포르팅 리스본 시절 벤투의 스승이었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포르투갈은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터키, 북마케도니아를 꺾고 힘겹게 본선에 올랐다. 포르투갈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브루노 페르난데스(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디오구 조타(리버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있다. 특히 한국 간판스타 손흥민과 그의 롤모델인 호날두의 맞대결이 관심사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맞대결에서 호날두에게 번번이 판정패했다.손흥민과 호날두를 모두 지도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호날두와 대결에 부담이나 압박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손흥민이 호날두를 상대로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는) 11명과 11명이 싸운다. 팀으로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한조에 속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는 다른 팀들과 비교해 우승 후보에 가깝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 할 지가 중요하며,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은 경쟁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별리그) 3경기가 끝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도하=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4.02 11:26
축구

'인생 건' 마사에 자극받은 한국영 "인생,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강원FC는 지난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2021시즌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홈 앤드 어웨이) 홈 2차전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8일 원정 1차전서 0-1로 패했던 강원은 1·2차전 합계 4-2로 K리그1(1부)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수훈 선수는 미드필더 한국영(30)이었다. 한국영은 2-1로 앞선 전반 30분 맹렬하게 대전 수비진 사이를 돌파한 뒤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강원이 1·2차전 합계 점수에서 리드를 가져오는 골이었다. 경기 후 한국영은 “솔직히 1년 동안 개인적으로, 팀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힘들었던 부분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팀 성적이 하락한 건 선수, 곧 내 잘못이다. 이런 상황을 절대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원은 이날 전반 16분 오히려 대전 이종현에게 중거리 포를 허용하며 선제 실점했다. 한국영은 “첫 번째 골을 내주고 나서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독려는 했지만 나조차도 당황했다”라고 털어놓은 뒤 “하지만 경기 종료를 5초 남기고도 들어가는 것이 골이다. 간절하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승격에 인생 걸고 하겠다”를 한국어로 말해 화제가 된 대전의 일본인 미드필더 마사는 1차전을 마친 뒤 2차전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로 승리하겠다”라는 말로 강원을 자극했다. 한국영은 “선수라면 경기장 안에서 보여줘야 한다. 개인적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전을 앞두고 ‘축구인생 걸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더라”며 “그 말을 듣고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결과를 내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강원은 지난달 김병수 감독을 해임하고 최용수 감독을 선임했다. 1부 잔류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였다. 한국영은 “밖에서 말하기를 감독님이 ‘이기는 축구’를 한다고 했다. 같이 해보니깐 주변에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세세한 거 하나하나 말씀해주시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신다. 분명히 팀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2.13 09:28
축구

신에게는 아직 하나의 목표가 남아있습니다

‘축구의 신’ 경지에 이른 리오넬 메시(34·아르헨티나). 그가 이루지 못한 단 하나의 목표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이다. 그에게 마지막일지 모를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22 카타르월드컵은 내년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린다.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지난 17일 남미 예선에서 8승 5무를 기록, 조 4위를 확보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메시는 2006년부터 5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내년 35세가 되는 메시에게는 카타르월드컵이 사실상 마지막 우승 기회다. 지금까지 월드컵에 6번 출전한 선수는 없다. FIFA가 월드컵 개최 주기를 2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게 실현된다 해도 2026년부터 적용된다.메시는 FC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리그 10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4회 등 무려 35차례나 우승을 거뒀다. 지난 7월 아르헨티나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이끌었다. 메시의 캐비넷에는 월드컵 트로피만 없다.아르헨티나는 2006년과 2010년 월드컵 8강에서 탈락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는 연장 끝에 독일에 0-1로 졌다. 이 경기에서 패한 뒤 메시가 인파 속에서 우승 트로피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모습은 그 해 최고의 스포츠 사진에 선정됐다. 메시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16강에서 3-4 패배를 당했다. 당시 19세였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두 골을 몰아치며 메시를 집으로 보냈다.올 시즌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해 무릎·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던 메시는 21일(한국시간) 프랑스 리그1 낭트전에서 후반 42분 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월드컵을 정조준하는 듯한 골이었다.지금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중 13개국이 확정됐다. 메시를 비롯해 음바페, 해리 케인(잉글랜드), 네이마르(브라질),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버질 판데이크(네덜란드) 등 수퍼스타를 내년에 카타르에서 볼 수 있다. 반면 메시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포루투갈)는 유럽예선 A조 2위에 그쳤다. 포르투갈은 내년 3월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12개 팀 중 3위 안에 들어야 카타르에 갈 수 있다.10회 연속 본선에 도전하는 한국은 아시아 예선 A조 2위(4승 2무)로 3위 아랍에미리트에 승점 8점 앞섰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까지 7부 능선을 넘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29·토트넘)이 ‘도하의 기적’을 꿈꾼다.내년 월드컵은 고3 수험생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월드컵은 보통 6~8월 열리는데, 카타르는 6월 온도는 섭씨 40도가 넘는다. 그래서 평균 18~29도인 11~12월에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아랍권 최초 월드컵은 사상 첫 ‘겨울 월드컵’으로 치러진다. 이 기간 영국 프리미어리그(EPL)는 중단된다.국토 면적이 경기도와 비슷한 카타르는 도하 등 5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대회를 진행한다. 모든 경기장이 50마일(80㎞) 반경에 있고, 이동 거리가 짧아 팬들은 하루 두 경기를 볼 수도 있다. 카타르 축구장 관중석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카타르는 술과 돼지고기 섭취를 금지하는 이슬람 국가다. 영국 가디언은 “월드컵 경기장에서 주류를 살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전했다. 카타르에서 술 판매는 일부 고급 호텔로 제한한다. 맥주나 와인 가격이 10~15파운드(1만6000원~3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월드컵 기간 100만명의 인원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카타르 호텔 객실은 전체 3만개뿐이다. 그래서 대회조직위는 아파트와 빌라 방 6만개, 대형 크루즈선 2대(4000개 선실)를 숙박 시설로 준비 중이다. 팬들이 사막에서 텐트에 머무는 걸 허용할 수도 있다.티켓은 새해 초 판매된다. 부자를 위한 특별 패키지는 이미 구매 가능한데, 1인당 950달러(113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달 30일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 16개국이 참가하는 아랍컵 대회가 월드컵 리허설로 치러진다.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22 07:56
축구

갓현우 VS 카미사마…16강 '수호신 대결'서 울산이 웃었다

‘갓(God)현우’ 조현우(30·울산 현대)가 ‘카미사마(神様·신)’ 정성룡(36·가와사키 프론탈레)과 수호신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울산은 지난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가와사키전에서 연장 120분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2로 승리했다. 올 시즌 한국 K리그1과 일본 J리그 1위팀끼리 맞대결이었다. 두 팀 다 조별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뒀고, 특히 가와사키는 K리그 대구FC를 상대로 2경기에서 6골이나 몰아쳤던 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단판 승부였다. 특히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전·현직 골키퍼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울산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주전 골키퍼로 눈부신 선방을 펼쳐 ‘빛현우’, ‘갓현우’라 불린다. 가와사키 정성룡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주전 수문장이었다. 2016년부터 가와사키 골문을 지키는 정성룡은 지난해 J리그와 일왕배를 이끌며 리그 최우수 골키퍼에 뽑혔다. 가와사키 서포터들이 그를 ‘카미사마’라 부르는데 ‘가와사키 수호신’이란 의미다. 둘의 별명에 걸맞게 치열한 수문장 대결이 펼쳐졌다. 전반 23분 울산 오세훈의 헤딩슛을 정성룡이 막아냈다. 몸을 던져 세컨드 볼까지 잡아냈다. 연장 전반 14분 가와사키 헤딩슛을 조현우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쳐냈다. 승부차기에서도 신들린 선방 대결이 이어졌다. 정성룡이 3번 키커 울산 이동준의 슛을 두 차례나 막아냈다. 정성룡이 킥 전에 골라인에서 먼저 발을 떼서 이동준이 다시 찼다. 이동준의 두 번째 킥마저 정성룡이 저지했다. 2-2로 맞선 가운데 조현우가 가와사키 5번 키커 이에나가 아키히로의 슛을 막아냈다. 정확히 방향을 읽고 왼쪽으로 몸을 날려 왼손을 뻗어 막아냈다. 조현우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포효했다. 2018년 월드컵 독일전을 연상시키는 ‘선방쇼’였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 울산은 마지막 키커 윤빛가람이 골을 넣으면서 2연패를 향해 나아갔다. 경기 후 홍명보 울산 감독은 “조현우가 마지막에 선방하고 윤빛가람이 결정지었다”고 했다. 경기 전에 정성룡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조현우는 “그냥 서로 좋은 경기 하자고 했다.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경기장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힌 조현우는 “예상했던 것처럼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감독님 주문대로 잘해줬다. 승리는 언제나 기쁘며, 8강전도 행복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현우는 작년 9월 FA(축구협회)컵 4강전 포항 스틸러스전 승부차기에서도 ‘선방쇼’를 펼친 바 있다. 3차례나 킥을 막아내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조현우가 페널티킥에 강한 비결이 뭘까. 조현우를 지도했던 김범수 전 울산 골키퍼 코치는 “현우는 흔들림이 없는 강심장을 지녔다. 능글능글하며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다. 버텨주는 힘이 있다”며 “또한 상대 선수가 슈팅할 때 먼저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본다. 먼저 넘어지지 않는다. 각도와 타이밍도 잘 잡는다. 그래서 선방률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동아시아 지역 8강전과 4강전은 10월 17~20일 전주에서 열린다. 박린 기자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16 06:00
축구

홍명보 감독, 'B급 발언' 해명…"상처받은 팬들에게 죄송"

홍명보(52) 울산 현대 감독이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에서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홍명보 감독은 7일 울산 동구의 클럽하우스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 감독으로서 K리그 팬들, 울산 팬들과 처음 소통하는 자리였다. 홍명보 감독은 논란을 일으켰던 부분을 털어내려 했다. 지난 2014년 7월 브라질월드컵 감독 사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 있고요.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을 때 과연 이거를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고…."라고 말했다. 후폭풍이 거셌다. K리그 팬들은 상처를 받았고, K리그를 비하했다고 받아들였다. 홍명보 감독은 오해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월드컵 감독직을 사임하는 자리에서 K리그를 비하했다는, 나에게 그런 여유와 이유가 없었다. 나의 발언으로 K리그 팬들이 상처를 받은 걸 알고 있다. 의도와 상관없이 상처받았을 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K리그는 내가 데뷔했고, 가장 오래 선수 생활을 한 리그다. 지금까지 아시아를 선도하는 리그를 내가 비하를 하거나 깎아내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축구인으로서 K리그에 대한 애정과 동경, 감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 발언으로 실망하신 K리그 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앞으로 울산 감독으로서 K리그에 어떤 진심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드리겠다." 울산을 더 강하게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홍명보 감독은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서 울산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화끈하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역동적인 축구를 원한다"며 "대표팀은 항상 강한 상대와 경기를 하다보니 안정적인 수비가 중요했다. 클럽은 다르다. 충분히 훈련할 시간, 선수들과 소통할 시간이 있다. 울산에는 타 구단이 부러워할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 있다. 더 화끈하고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은 2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과 아시아 대표로 참가하는 대회인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첫째 목표는 당연히 K리그1(1부리그) 우승이다. 울산은 지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홍명보 감독은 준우승의 한을 풀고자 한다. 그는 "목표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다. K리그1 우승이다. 울산이 15년 동안 리그 우승을 못한 갈증을 알고 있다. 내가 답을 해야 한다. 우승은 굉장히 중요하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로 스쿼드를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리그 우승으로 가기 위해 전북은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지난 시즌 전체적으로 울산이 적게 지고, 득점력도 앞섰지만, 전북과 맞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해 우승을 놓쳤다. 중요한 고비에서 이기지 못한 건 한이라 할 수 있다"며 "승부처에서 일치된 목표로 가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전북보다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나와 선수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전북에 절대 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에 대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K리그 선수 시절 그는 포항에서만 활약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울산을 만나면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가 있었다. 이제는 '동해안 더비'에서 포항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입장이 됐다. 포항 구단과 팬들에게는 마음 깊은 곳에 감사함과 존경심을 잊지 않고 살아왔다. 이제는 울산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겠다. 울산과 포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스토리에 비해 양 팀 경기가 대중의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나로 인해 '동해안 더비'의 관심이 높아지고,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1.07 16:23
축구

[최용재의 까칠한 축구]홍명보 감독님, 'B급 발언' 해명하셨나요?

홍명보(51)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K리그 울산 현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2017년 11월 전무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도자의 생각은 접었다. 어떤 팀에서 제안이 와도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그의 의지는 3년 만에 꺾였다. 홍 감독은 "많은 경험을 했지만 마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있었다. 그게 K리그 감독직"이라는 달콤한 출사표를 냈다. 축구 팬들의 반응이 갈린다. 한편에서는 '레전드의 귀환'이라며 반겼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끈 감독으로서의 기대감을 표현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와 달리 성인팀에서 그는 실패만 거듭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성인팀을 지휘한 2014 브라질월드컵은 참패로 끝났고,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에서는 2부리그로 강등됐다. 그의 복귀와 함께 'B급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2014년 7월 10일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 있고요.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을 때 과연 이거를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고…." 일명 '엔트의리 논란'을 해명하려는 말이었다. 후폭풍이 거셌다. 홍 감독은 월드컵 실패를 변명으로 일관했다. 월드컵 패장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B급 선수'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읽혔다. 또 대표팀 감독이 선수의 수준을 등급으로 나눈 발언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컸다. 당시에는 대표팀 수장이 자국 리그를 낮게 내려다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홍 감독은 K리그 지도자로 일한 적이 없었다. K리그 팬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이후 K리그 경기장에 "우리는 B급 K리그지만 여전히 행복합니다. B급리그 팬 일동", "누군가에겐 B급리그지만 우리에게는 BEST 리그"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홍 감독의 말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한국 최고의 선수라도 유럽에 가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K리그 선수가 유럽파와 비교해 낮게 평가를 받는 것도 틀리지 않다. 표현 방식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는 한국 축구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던 현상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많은 K리그 팬들이 홍 감독 발언의 의도를 잘못 해석했을 수 있다. 팬들의 분노는 계속됐다. 왜? 해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오해를 풀고, 사실을 바로잡을 시간과 방법이 있었음에도 홍 감독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이후 'B급 발언'은 묻혔다. 홍 감독이 항저우로 갈 때나, 대한축구협회 전무에 선임될 때도 조용했다. 그런데 그가 K리그 감독으로 돌아오자 반응이 달라졌다. 축구 커뮤니티에는 다시 'B급'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B급 선수들로 어떤 축구를 할지 궁금하다", "B급이 오셨네", "자국 리그 무시하는 사람이라 별로" 등의 의견이 게시되고 있다.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은 팬들이 있다. 홍 감독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정해졌다. 'B급 발언'에 대한 해명이다. 그도 억울할 수 있으니 해명이 더욱 필요하다. K리그 팬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오해를 푼 뒤 K리그에서 새 출발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 유야무야 넘어갈 생각이라면 'B급'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한 K리그 관계자는 "'B급 발언'을 털고 가야 한다고 본다. 의도와 달리 그런 단어를 선택한 것에 대해 설명하고, 지금은 K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팬들은 궁금할 것"이라고 밝혔다. K리그 팬들은 홍 감독의 진심을 들을 권리가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2.28 06:00
축구

4년 전 체코전서 골 넣고 사라진 천재 미드필더

2010년. 한국 축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천재 미드필더가 등장했다. U-17 대표팀 '에이스'로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던 윤빛가람(30·울산 현대)이 주인공. 창의성을 가진 미드필더로 넓은 시야와 함께 정확한 패싱력, 킥력도 가졌다. 많은 축구인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그의 화려한 등장은 2010년 8월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이었다. 20세의 나이로 A대표팀에 첫 발탁된 윤빛가람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조광래(66) 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 불렸다. 최고의 장면은 2011년 1월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이었다. 난적 이란과 붙은 8강에서 연장 전반 극적인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가 한국의 이란전 마지막 승리다. 윤빛가람의 대표팀 마지막 영광이기도 했다. 이후 대표팀에서 윤빛가람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다. 조광래 감독이 사임한 뒤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2012년 9월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고, 이후 4년 동안 A매치에 뛰지 못했다. 2016년 6월 유럽의 강호 체코와 친선전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2-1, 기적적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다음이 없었다. 이 경기가 윤빛가람의 마지막 A매치다. A매치 15경기 출전, 3골. 윤빛가람의 A매치 시계는 이렇게 멈춰 있었다. 공교롭게도 소속 팀에서도 강렬함을 보이지 못했다. 2010년 경남 FC에 입단했을 때는 큰 주목을 받았고,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이후 성남 FC, 제주 유나이티드, 연변 FC 등을 거치면서 빛을 조금씩 잃어갔다. 여기저기 구설수에도 오르며 '악마의 재능'이라는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A대표팀과도 인연이 끊겼다. 그러다 올 시즌 반등의 시간이 왔다. 윤빛가람은 '우승후보' 울산으로 이적했다. 스타군단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안정적이고 노련하게 울산의 중원을 리드했다.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 능력도 뽐냈다. 울산은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런 흐름은 그에게 다시 태극마크를 허락했다. 시즌 중반 만났던 울산의 한 관계자는 "올해 윤빛가람의 컨디션이 좋다. 정신적으로도 성장한 느낌을 받는다. 결혼을 한 뒤 안정을 찾은 것 같고, 이런 부분이 경기력으로 나오는 것 같다. 올해 A대표팀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윤빛가람이 A대표팀에 선발됐다. 오는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vs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윤빛가람은 A대표팀 멤버에 포함됐다. 파울루 벤투(51) 감독 부임 이후 최초 발탁이다. 태극마크는 반갑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색한 대표팀에 적응해야 한다. 험난한 주전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잘 부여하지 않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과도 싸워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합류하지 못한 해외파 선수들과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만 한다. 30대에 접어든 윤빛가람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0.08 06:00
축구

[생애 첫 1면 at IS]⑮기성용, '소서노의 남자' 사랑법

'스타'의 시작은 언론이다. 신문의 1면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1면의 첫 등장. 스타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리는 메시지다. 'Messi's first day at MARCA' 82년 된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가 최근 게재한 기사다. 지난 20년 동안 지면에 실린 기사를 분석한 뒤,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마르카가 '처음으로' 소개한 날을 기념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스포츠지 일간스포츠도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등장한 '메시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생애 첫 1면'을 장식한 축구 스타 이야기다. 〈편집자 주〉 2013년 3월 핑크빛 사랑이 큰 관심을 받았다. 주인공은 기성용과 한혜진이었다. 한국 최고의 축구스타와 미녀 배우의 만남. 둘의 열애설로 뜨거웠다. 이 뜨거움은 3월 25일 일간스포츠 1면을 장식했다. 한국의 간판 미드필더이자 축구의 대륙 유럽에서 활약하는 기성용은 일간스포츠 1면에 자주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한혜진과 함께 1면에 등장한 건 최초였다. 2013년 3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와 경기가 열렸다. 이 대표팀 A매치를 위해 영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기성용. 경기를 준비하던 훈련장에서 기성용이 신은 축구화가 이슈의 중심에 섰다. 'HJSY24'가 새겨진 축구화. SY는 기성용의 이니셜이고 24는 소속팀 스완지 시티에서의 등번호다. 그렇다면 HJ는 누구의 이니셜일까. 많은 이들이 HJ의 주인공으로 한혜진을 주목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한혜진이 MC로 있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성용은 "이런 여자만 있다면 당장 결혼하고 싶다"며 한혜진을 이상형으로 꼽았다. 이후 둘의 열애설이 등장했다. 'HJSY24'가 새겨진 축구화로 인해 둘의 열애설은 다시 한 번 불이 붙었다. 한 축구 관계자가 "기성용이 대표팀 동료들에게 카타르전에 HJ라고 새겨진 축구화를 신고 나가겠다고 공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기성용과 한혜진 모두 열애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기성용 측은 "이야기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고, 한혜진 측 역시 "뜬금없는 열애설이라 황당하다. 다시 열애설이 불거져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감출 수 없었다. 가려지지도 않았다. 기성용은 카타르전이 끝난 다음날 개인 SNS를 통해 열애설을 쿨하게 인정했다. 일간스포츠 1면을 장식한 뒤 이틀 만이다. 기성용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잘 만나고 있다는 거 알려드립니다. 교제 기간이 얼마되지 않아 조심스러웠지만 저희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서로 큰 힘이 되기에 사실 당당하게 만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밝힐 날을 고민했는데 고맙네요. 긴말은 필요 없을 거 같고 행복하게 잘 만날게요!"라고 열애 사실을 털어놨다. 열애 일정 후 약 세 달 만에 둘은 결혼에 골인했다. 2013년 7월 1일 기성용과 한혜진은 비공개 결혼식을 치렀다. 이후 이 부부는 한국의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대표하는 잉꼬부부로 이름을 날렸다. 2015년 2월에는 기성용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골을 넣은 뒤 '젖병 세리머니'를 펼치며 한혜진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지금 부부와 함께 딸 기시온 양이 함께 있다. 기성용은 '딸바보'로 유명하다. 2016년 10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에서 기성용은 아내 덕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국 축구 스타 기성용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다. '소서노의 남편'에 대한 관심이었다. 이란에서는 주몽이 '국민 드라마'다. 주몽이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방송돼 엄청난 국민적 인기를 모았다. 시청률이 무려 80%가 나왔다고 한다. 주몽의 여주인공이 바로 소서노, 한혜진이다. 이란 언론들은 '소서노의 남자'가 왔다고 반겼고, 이란 취재진과 이란 팬들도 기성용 주변에 몰려 들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하는 등 좋은 일에 앞장서며 따뜻함을 전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e@joins.com 관련기사 ①손흥민, '함부르크의 신'이라 불린 사나이 ②이승우, 최연소 A매치 데뷔 기록은 못 깼지만… ③이강인, 한국 역대 최고의 '왼발' 등장 ④이재성, 최강희와 슈틸리케의 '신데렐라' ⑤황의조, '인맥왕'에서 '갓의조'로 ⑥이명주와 신진호, '황선대원군'의 두 충신 ⑦세계가 주목한 소녀, 지메시의 등장 ⑧권창훈, 올림픽 예선 최초의 '해트트릭' ⑨이정협, 동화 '군데렐라' ⑪임상협, "똥배 나온 선수는 축구장에 설 수 없다" ⑫백승호, U-20 월드컵에 미친 축구천재 ⑬황희찬, 한국판 '루니'는 훗날 반 다이크를 제치고 ⑭남태희, '카타르 메시'라 불린 사나이 2020.04.28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