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0건
프로축구

더 높은 곳 바라보는 '최고의 별' 조현우 "아직 안 온 전성기, 올해부터 맞이해야죠" [IS 인터뷰]

‘빛현우’ 조현우(34·울산 HD)에게 지난 2024년은 그야말로 모든 걸 이룬 해였다. 소속팀 울산의 K리그1 3연패에 골키퍼로는 1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최우수선수상(MVP) 수상, 무려 8년 연속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상에 국내 선수 최고 연봉, 국가대표팀 주전 재도약까지. 스스로도 “행복한 2024년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돌아볼 정도다.그런데도 조현우는 “아직 제 전성기는 안 왔다”고 말한다. 1991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다, 선수로서 그야말로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커리어를 쌓고도 이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도 “매일, 매년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는 조현우의 각오는, 왜 그가 오랫동안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우승부터 MVP까지, 모든 걸 이뤄낸 2024시즌조현우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울산의 K리그1 3연패와 더불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순항, MVP 수상 등 많은 것을 이룬 만큼 지난 1년을 돌아본 키워드는 ‘행복’이었다.특히 조현우는 이른바 울산 왕조 구축의 핵심으로 역사에 남은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울산 이적 후 K리그1 3연패 과정에서 모두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조현우는 “이적 후 두 해(2020·2021시즌) 연속 리그 준우승에 머무르면서 이 팀에 원래 있었던 선수들과 팀을 지키던 팬들의 간절함을 뼛속 깊이 알았다”면서 “이후 리그 3연패, 흔히 말하는 ‘왕조’를 구축하고 뒤를 돌아보니 ‘참 대단한 것을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지난해 4월 7라운드 강원FC전을 꼽았다. 당시 조현우는 수비진 실수를 커버하려다 직접 페널티킥을 허용했지만, 이상헌의 페널티킥을 완벽하게 선방해 내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조현우는 “여러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만, 강원전에서 페널티킥을 내주고, 다시 제가 막은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2024년 눈부셨던 활약은 조현우를 K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 서게 했다. 2008년 이운재 이후 골키퍼로 1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MVP의 영예를 안았다. 이미 시즌 내내 ‘울산이 우승하면 조현우가 MVP를 받아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있었을 만큼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구해내는 경기들이 많았다. MVP 시상식에서는 상금(1000만원) 전액을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를 하는 후배들에게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조현우는 “팀의 목표 달성은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팀의 최후방을 담당하다 보니 부담감은 큰 건 사실이지만, 핵심은 결국 팀을 구성하는 모두”라며 우승과 MVP의 영광을 자신만의 성과가 아닌 동료들의 공으로 돌렸다. 이어 “시상식에서 밝힌 대로 상금 전액은 기부할 예정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축구하는 꿈나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이런 결정을 제안하고, 또 지지해 준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울산에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 주전 골키퍼로서도 확실하게 자리 잡은 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시절엔 김승규에 밀려 백업 골키퍼였으나,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김승규가 부상을 당한 이후 주전 자리를 꿰찼다. 최근 김승규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조현우는 주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A매치 1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고, 대표팀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조현우는 “매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을 넘나들면서도 제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힘든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 좋은 성과를 낸 덕분에, 지난 2024년은 더욱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웃었다. 안주하지 않는 조현우, 그가 바라는 '전성기'시즌을 마친 뒤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힐링’하고 있다는 조현우는 2024시즌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 시즌을 준비한다. 특히 올해는 의미가 더 남다르다.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K리그1 우승 경쟁에선 왕좌를 지켜야 하고, 조현우 개인에게는 8년 연속 수상한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을 수성해야 한다. 울산과 조현우의 자리를 향한 경쟁자들의 도전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조현우는 그러나 부담이나 긴장 대신 “견제와 추격은 항상 느끼고 있어 이제는 즐긴다”고 했다. 그는 “누가 앞서면, 다른 누군가가 따라오는 건 순리다. 이걸 스트레스로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즐기고, 제 원동력으로 삼는 걸 택했다”며 “피나는 노력은 이미 수십년 간 해온 만큼 이제 당연한 거다. 매년 발전하는 게 제 목표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팀의 목표를 달성하자’는 게 2025시즌을 앞둔 제 마음가짐”이라고 했다.특히 오는 6~7월에는 미국에서 2025 FIFA 클럽 월드컵이 열린다. 내로라하는 유럽 빅클럽들을 비롯해 전 세계 32개 팀이 참가하는 FIFA 주관 초대형 클럽 대항전이다. 아시아 4개 팀들 중 K리그 팀은 울산이 유일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무대에 조현우 등 울산 선수들이 선다. 조별리그에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플루미넨시(브라질),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F조에 속했다. 나아가 내년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도 열린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조현우에겐 세 번째 월드컵 무대이자, 나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표팀 주전 경쟁 구도를 보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주전으로 뛸 두 번째 월드컵 무대이기도 하다. 조현우는 K리그뿐만 아니라 클럽 월드컵, 나아가 내년 월드컵까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각오다.조현우는 “공교롭게도 팬들에게 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대회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이었다. 이후 더 많은 팬들께 사랑을 받게 됐는데, 이번엔 클럽 월드컵에 나가게 돼 기대된다. 강한 팀들을 만나지만 무서움이나 두려움은 없다. 오히려 약간 기다려진다. 미국에서 공식 경기를 치르는 건 처음이라 개인적인 의미도 있다”며 “그나마 클럽 월드컵이 모두가 동경하는 무대이고, 나라와 대륙을 대표해 나가는 만큼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조금은 있다”고 했다.이어 “매일 발전하는 게 목표니까, 아직 내 전성기는 안 왔다고 본다”면서도 “올해 클럽 월드컵, 내년엔 월드컵이 있으니, 그곳에서 지난날들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그때 ‘전성기’를 맞이하고 싶다. K리그에서도 3연패를 넘어 4연패, 5연패 등 앞으로도 힘닿는 것 이상으로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팬들 위해 뛰겠다, 축구화 벗는 그날까지조현우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노력을 이어가는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나 팬들의 존재다. 인터뷰 내내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 등 팬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을 정도다. 해가 거듭될수록 팬들이 늘어나는 만큼, 그만큼 책임감도 커진다는 그다.조현우는 “다행히 팬분들이 항상 저를 좋아해 주시는 거 같다. 그만큼 책임감과 의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 그래서 항상 즐기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 경기 저희 팬들이 위치한 골대로 가서 인사드릴 때 들리는 환호성과 이름 연호는 경기 전, 그리고 하프타임에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더 큰 힘을 보태주신다”고 했다.이어 조현우는 “나날이 울산 팬들의 수가 늘어나고, 응원도 더 커지는 걸 느끼고 있어 감사한 마음뿐이다. 아무리 좋은 슈팅을 하고, 멋있는 선방을 한다고 해도 팬들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팬분들 덕분에 축구가, 그리고 스포츠가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선수로서 남은 목표 역시도 뚜렷하다. 승리, 우승 등 성적에 대한 목표는 기본이고, 팬들의 사랑에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고도 선수로서 매일, 또 매년 더 발전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이어가려는 마음가짐을 늘 품는 원동력이다. 조현우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조현우는 “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가능한 많은 승리와 우승, 그리고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다. 먼 훗날 이런 저를 성실하고, 소속팀을 사랑하며 또 팬들과 많은 감정을 공유한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하나 더 욕심이 있다면 ‘가정적인 선수’로 기억에 남으면 좋을 거 같다”면서 “훌륭한 많은 선수들 가운데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 팬분들이 계셔서 행복하다. 팬분들의 응원과 성원이 빛바래지 않도록, 축구화를 벗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팬들의 기대와 사랑에 부응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명석 기자 2025.01.03 07:03
프로축구

중국에 절망 안긴 조현우 ‘선방쇼’…벼랑 끝 몰렸던 울산도 ACLE ‘기사회생’

그야말로 ‘빛현우’였다.조현우(33·울산 HD)가 신들린 선방쇼를 선보이며 소속팀 울산을 구해냈다. 조현우는 4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상하이 선화전에 선발 출전해 무려 7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팀의 2-1 역전승이자 대회 첫 승을 이끌었다.2024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최우수선수(MVP)다운 존재감이었다. 이날 조현우는 시종일관 울산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상대의 위협적인 슈팅들은 물론이고 팀 동료의 자책골 실점 위기마저도 몸을 날려 막아냈다. 놀라운 순발력으로 울산을 위기에서 구해낸 장면들은, 고스란히 상대팀 입장에선 절망에 가까운 장면들이기도 했다.상대의 컷백이 마테우스의 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던 상황을 쳐낸 게 시작이었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전반 44분이었다. 조현우는 문전에서 찬 상대의 위협적인 슈팅 2개를 잇따라 선방해 냈다. 골문 바로 앞에서 나온 상대의 헤더를 막아냈고, 이어진 강력한 슈팅마저도 몸을 날려 쳐냈다. 자칫 2골 차로 격차가 벌어질 뻔한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순간이었다.조현우가 골문을 든든히 지킨 덕분에 울산도 힘을 냈다. 후반 13분 야고의 페널티킥 동점골이 나왔고, 후반 21분엔 강민우의 헤더 역전골까지 터졌다. 선제 실점 이후 흔들리던 분위기도 단숨에 바뀌었다. 조현우가 단 1실점으로 상하이의 공격을 틀어막은 덕분에 가능했던 역전이었다.역전을 허용한 뒤 더욱 거세진 상하이의 공세는 끝내 조현우를 뚫지 못했다. 조현우는 후반 추가시간엔 다시 한번 상대의 문전 헤더를 선방해 냈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공격수가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할 정도의 선방이었다. 결국 경기는 울산의 2-1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 중심에 단연 조현우가 있었다. 이날 조현우는 무려 7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상대의 박스 안 슈팅을 선방해낸 게 5개나 됐다. 그만큼 위기의 순간에서 눈부신 존재감을 보였다는 의미다. 자신이 왜 이번 시즌 K리그1 MVP였는지, 16년 만에 나온 골키퍼 MVP인지를 직접 증명해 보인 경기이기도 했다.울산이 ACLE 리그 스테이지 조기 탈락의 위기에 몰린 경기였다는 점에서 조현우의 이날 활약상은 더욱 눈부셨다. 5전 전패로 최하위로 추락했던 울산은 이날 무승부만 거둬도 조기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현우를 앞세워 6경기 만에 귀중한 첫 승을 거뒀다. 실낱 희망을 품은 채 내년에 있을 남은 2경기를 준비하게 됐다.경기 후 김판곤 울산 감독은 “조현우가 많이 선방해 줬다”며 박수를 보냈다. 조현우는 “언제든지 공이 오면 막을 준비는 돼 있다. 내가 막은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앞에서 최선을 다해서 뛰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김명석 기자 2024.12.05 06:03
국가대표

[IS 알라이얀] 또 당신입니까…빛현우, ‘골’ 막으려고 ‘얼굴’까지 내준 헌신의 선방쇼

또 조현우(울산 HD)가 훨훨 날았다. 요르단의 골을 막기 위해 얼굴까지 내준 장면은 전반 하이라이트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클린스만호는 경기 초반부터 어수선했다. 거듭 패스 미스를 범하며 볼 소유권을 요르단에 내줬다. 주도권을 쥔 요르단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5분 만에 슈팅 3개를 쏟아내며 한국을 위협했다. 조현우는 초반부터 클린스만호에서 가장 집중력이 뛰어났다. 상대의 벼락같은 슈팅도 몸을 날려 쳐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특히 전반 42분 요르단 최전방 공격수 야잔 알나이마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정승현과 박용우를 제치고 매우 가까이에서 때린 슈팅을 얼굴로 막아냈다.조현우는 얼굴로 선방을 한 후 볼이 나갈 때까지 골대를 지키다가, 볼이 아웃된 후 고통을 호소했다. 그의 선방 쇼와 팀을 위한 자세는 그라운드에 선 22명 중 가장 빛났다. 알라이얀(카타르)=김희웅 기자 2024.02.07 00:57
국가대표

조현우 '반전 드라마'는 계속된다…승부차기 선방쇼에 16강 베스트11 선정까지 [아시안컵]

‘빛현우’ 조현우(33·울산 HD)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반전 드라마는 계속된다. 김승규(알샤밥)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주전 자리를 꿰차더니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선 승부차기 선방쇼를 펼치며 한국의 8강 진출 일등공신이 됐다. 나아가 아시안컵 16강전을 빛낸 최고의 골키퍼로도 선정됐다.조현우는 1일(한국시간) AFC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발표한 2023 AFC 아시안컵 16강 베스트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유일하다. 조현우가 이번 대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건 처음이다. 앞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두 차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한 번 각각 선정된 바 있다.조현우는 지난달 31일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영웅’이 됐다. 경기 중 두 차례 세이브를 기록한 건 물론 특히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연속 상대 킥을 저지하며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양 팀 두 명의 키커가 잇따라 성공시키며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 사우디아라비아의 세 번째, 네 번째 킥을 몸을 날려 선방해낸 뒤 포효했다. 조현우의 선방쇼 덕분에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8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까지 차지 않고도 조기에 승부차기를 끝낼 수 있었던 것도 조현우의 덕이 컸다.그야말로 ‘반전 드라마’다. 사실 조현우는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김승규의 백업 골키퍼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A매치 평가전 2연전조차 조현우에게 기회를 거의 주지 않을 정도였다. A매치 2연전에선 보통 주전 골키퍼와 세컨드 골키퍼에게 번갈아 기회를 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조현우는 대표팀 소집 때마다 두 경기 연속 벤치만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아시안컵 전 A매치 11경기 가운데 출전 기회를 받은 건 단 두 경기, 나머지는 모두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을 정도였다. 사실상 대표팀 내부 경쟁조차 사라진 상황이라 이번 대회 주전 골키퍼 자리 역시 김승규가 꿰찼다. 지난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다. 그런데 바레인전 이후 조별리그 2차전을 준비하는 훈련 과정에서 김승규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결국 김승규는 그대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요르단과의 2차전은 관중석에서 지켜본 뒤 귀국길에 올랐다. 조현우에게 갑작스럽게 주전 골키퍼 역할이 주어졌다.갑작스러운 선발 기회 탓인지 초반엔 적잖은 비판도 받았다. 요르단전에서는 2실점, 말레이시아전 3실점 등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5실점을 허용했다. 수비진이 무너진 탓도 컸으나 결국 골키퍼인 조현우도 책임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결정적인 위기 상황 팀을 구해낼 만한 선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잇따랐다.그러나 조현우는 토너먼트 첫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그야말로 ‘빛현우’다운 존재감을 보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최종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바람에 불가피한 실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포함 120분 혈투 동안 1실점으로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역습 위기 상황에서 상대 슈팅을 쳐내거나, 골문을 비우는 과감한 선택으로 상대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줬다.나아가 운명의 승부차기에선 ‘영웅’이 됐다. 첫 두 명의 키커의 슈팅은 막아내지 못했지만,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두 차례 연속 선방을 선보였다. 조현우가 먼저 균형을 깨트리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후축으로 나선 한국의 기세도 올랐다.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김영권(울산)과 조규성(미트윌란), 그리고 황희찬(울버햄프턴)까지 네 명의 키커가 잇따라 성공했다. 토너먼트 첫 고비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부차기 승리, 그 중심에 단연 조현우가 있었다. 외신도 돌아온 ‘빛현우’의 존재감을 조명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월드컵 영웅이 된 지 6년이 지나 조현우가 다시 한번 한국 축구대표팀의 구세주가 됐다”며 “조현우가 놀라운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덕분에 한국은 1960년 이후 첫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지난 2018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었던 날, 조현우의 기념비적인 활약을 봤던 사람이라면 놀랄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당시 조현우는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방을 잇따라 선보이며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조현우는 6개의 선방을 선보이며 독일전 2-0 완승의 중심에 섰고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ESPN은 이어 “지난 월드컵 때도 조현우를 아는 사람은 많이 았았다. 당시에도 김승규나 김진현에게 밀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천재적인 판단으로 주전으로 올라서 독일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며 “사실 이번 대회에서도 주전 골키퍼는 아니었지만, 김승규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다시 돌아온 그는 한국의 놀라운 역전승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 직후 조현우는 “승부차기에서 막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분석한 대로 판단해서 세이브가 나왔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서로 믿으면서 좋은 결과로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골키퍼는 경기에 나가면 골을 안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우리가 골을 안 먹히면 득점할 거란 믿음이 있었다. 먼저 실점했지만, 90분 동안 믿음이 있었기에 득점이 나왔다. 믿음이 승리로 돌아온 것 같아 기뻤다”고 했다.‘사랑꾼’으로도 유명한 조현우는 방송 인터뷰에서도 “경기 나오기 전에 와이프가 오른쪽으로 뛰라고 했다. 우연의 일치로 맞았다. 와이프한테 고맙다. 오른쪽으로 뛰라고 해서 고맙고, 끝까지 최선 다할 테니 응원 많이 해달라”고 말해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실제 조현우는 두 차례 승부차기 선방 모두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선방해 냈다. 조현우를 제외한 한국 선수는 아시안컵 16강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공격진엔 아크람 아피프(카타르)와 우에다 아야세(일본) 야잔 알나이마트(요르단)가 선정됐고, 미드필더 자리엔 마틴 보일(호주)과 구보 다케후사(일본) 수파촉 사라차트(태국) 아지즈베크 투르군보예프(우즈베키스탄)가 이름을 올렸다. 수비수는 마이쿠마 세비야(일본) 해리 수타(호주) 에산 하지사피(이란), 골키퍼는 조현우였다.국가별로는 바레인을 3-1로 완파한 일본에서 3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한국의 8강 상대이자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했던 호주에서도 미드필더와 수비수 자리에 1명씩 배출했다. 8강에 오른 타지키스탄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고, 반대로 태국의 사라차트는 팀의 16강 탈락에도 불구하고 베스트11에 선정됐다.한국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이 두 차례 이름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멀티골을 터뜨렸던 바레인전, 1골·1도움을 기록했던 말레이시아전 활약으로 각각 조별리그 1차전과 3차전 베스트11에 선정됐다. 바레인전에서 한국의 대회 첫 골을 터뜨리며 1골·1도움을 쌓았던 황인범도 조별리그 1차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대회 8강전을 치른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호주는 25위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8승 11무 9패로 근소하게 열세다.김명석 기자 2024.02.01 17:03
국가대표

승부차기 선방쇼, '빛현우'가 돌아왔다…"6년 만에 또 한국축구 구세주로" 외신도 조명

조현우(33·울산 HD)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선방을 펼치며 일등공신이 됐다. 그의 지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시절을 기억하는 외신도 '돌아온' 그의 존재감을 재조명했다.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31일(한국시간) “월드컵 영웅이 된 지 6년이 지나 조현우가 다시 한번 한국 축구대표팀의 구세주가 됐다”며 “다시 돌아온 조현우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놀라운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덕분에 한국은 1960년 이후 첫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희망도 이어가게 됐다”고 전했다.이어 “이날 한국은 99분(후반 45+9분) 극적인 동점골로 1-1 균형을 맞추고도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해 결국 승부차기에 접어들었다”며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4명의 키커는 모두 침착함을 유지해 성공시켰다. 그래도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는 상대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아내며 팀의 16강 진출을 이끈 조현우였다”고 조명했다.이날 조현우는 후반 1분 쓰라린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2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상대 공격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연장전에서도 역습 위기 상황에서 선방을 선보였다. 특히 승부차기에선 2-2로 맞선 상황 상대의 세 번째, 네 번째 키커의 킥을 연이어 쳐냈다. 조현우의 선방 덕분에 한국은 5번 키커까지도 가지 않고 4-2로 승리했다. 8회 연속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ESPN은 “지난 2018년 6월,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고 디펜딩 챔피언을 월드컵에서 탈락시켰던 그날, 조현우의 기념비적인 활약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놀랄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당시 조현우는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방을 잇따라 기록하며 독일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골키퍼”라고 전했다. 당시 조현우는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6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내면서 무실점 경기를 치렀고, 경기 공식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매체는 “사실 조현우가 당시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골키퍼로 깜짝 도약했을 때만 해도 그를 잘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면서 “당시 조현우는 K리그 강팀은 아니었던 대구FC 소속이었던 데다 김승규나 김진현에 밀려 있었다. 그러나 신태용 당시 감독의 판단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당시 독일전 활약 덕분에 유럽 진출설까지 돌았다”고 설명했다.ESPN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조현우는 김승규에 밀려 한국의 주전 골키퍼는 아니었다. 실제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선 김승규가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며칠 후 훈련 도중 십자인대 부상으로 남은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다시 그가 선발로 나섰다. 다시 돌아온 그는 한국의 놀라운 역전승을 이끌었다”고 조명했다. 조현우 입장에선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그리고 앞선 조별리그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낸 활약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시절에도 김승규에 밀려 대표팀 백업 골키퍼였던 조현우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엔 대표팀에서 더욱 설 자리가 줄었다. A매치 평가전 2연전에선 보통 골키퍼는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2연전 모두 김승규에게 골문을 맡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아시안컵 전까지 치른 A매치 11경기 중 선발 기회를 받은 건 단 2경기, 나머지는 모두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을 정도였다.이번 아시안컵에선 김승규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기회를 받았지만, 조별리그 2경기 기록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요르단전에선 2실점, 말레이시아전에선 3실점을 각각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조현우의 실수에 따른 실점보다 앞선 수비진에서 먼저 무너진 탓이 컸지만,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선방 기록은 다소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다.그러나 토너먼트 첫 무대, 특히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선방쇼를 선보이면서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독일 월드컵 당시 그의 활약상을 기억하는 팬들도 이른바 ‘빛현우’의 귀환에 뜨거운 응원과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조현우는 경기 후 “승부차기에서 막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분석한 대로 판단해서 세이브가 나왔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서로 믿으면서 좋은 결과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이어 “골키퍼는 경기에 나가면 골을 안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우리가 골을 안 먹히면 득점할 거란 믿음이 있었다. 먼저 실점했지만, 90분 동안 믿음이 있었기에 득점이 나왔다. 믿음이 승리로 돌아온 것 같아 기뻤다”며 “남은 시간 잘 회복하고 준비해서 할 거다. 축구는 멘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8강 상대는 호주, 무대는 내달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이다.김명석 기자 2024.01.31 16:47
국가대표

[IS 알라이얀] ‘빛현우 모드’ 조현우 “승부차기, 막을 거란 자신감 있었다”

한국의 승리를 이끈 수문장 조현우는 자신이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양 팀은 연장전까지 1-1로 팽팽히 맞섰고,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조현우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승부차기에서 사우디 3, 4번 키커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8강행을 이끌었다. 경기 후 조현우는 “우리 선수들은 감독님 말씀대로 믿음이 확실히 있었다.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승부차기에서 막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믿음과 연습이 비결이었다. 조현우는 “우리가 승부차기 연습도 많이 했고, 골키퍼 코치님이 내 판단이 옳다고 믿음을 주셨다. 분석한 대로 판단해서 세이브가 나왔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서로 믿으면서 좋은 결과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우는 김승규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게 됐다. 부담이 있을 만도 했다. 그는 “골키퍼는 경기에 나가면 골을 안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별로 개의치 않고 준비를 잘했다. 오늘도 우리가 골을 안 먹히면 득점할 거란 믿음이 있었다. 먼저 실점했지만, 90분 동안 믿음이 있었기에 득점이 나왔다. 믿음이 승리로 돌아온 것 같아 기뻤다”며 웃었다.다음 상대는 호주다. 호주는 나흘, 한국은 이틀을 쉬고 8강전에 임한다. 조현우는 “물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좋겠지만, 남은 시간 잘 회복하고 준비해서 할 거다. 축구는 멘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알라이얀=김희웅 기자 2024.01.31 04:37
국가대표

[IS 알라이얀] ‘조규성 골+빛현우 모드’ 한국, 승부차기 끝 사우디에 진땀승…호주와 8강 맞대결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진땀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연장전까지 1-1로 팽팽히 맞선 채 승부차기에 돌입해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조규성이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조규성은 한국이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경기 종료 직전, 헤더 슈팅으로 사우디 골망을 갈랐다. 결국 그의 득점으로 경기가 이어질 수 있었다. 승부차기에서는 조현우가 사우디 사미 알 나헤이의 슈팅을 막아내며 영웅이 됐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3-5-2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에 손흥민이 나섰고, 그 아래를 정우영, 이강인이 받쳤다. 중원은 황인범, 이재성이 구성했고, 양 측면 윙백으로 설영우와 김태환이 출전했다. 스리백 라인은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이 구축했고,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지난해 3월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최초로 가동한 스리백이다. 앞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6실점을 한 터라 수비 불안을 신경 쓴 라인업으로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두 팀 모두 수비 안정화를 신경 쓴 듯, 상대 공세를 막을 때에는 수비 5명을 세웠다. 그 탓에 양 팀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은 간헐적인 전방 압박으로 기회를 엿봤지만, 좀체 사우디가 틈을 보이지 않았다.한국의 첫 슈팅은 전반 20분이 돼서야 나왔다. 손흥민이 역습 상황에서 볼을 잡은 후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으로 접근해 슈팅을 때렸지만, 수비수에게 막혔다. 한국은 전반 26분 김태환이 후방에서 넘긴 볼을 손흥민이 쥐었고,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사우디도 발톱을 드러냈다. 전반 29분 살레 알셰흐리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사우디는 전반 40분 코너킥을 통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살레 알세흐리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렸고, 연이은 알리 라자미의 헤더도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 살렘 알도사리의 헤더도 김민재에게 막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0의 균형이 깨졌다. 교체 투입된 사우디의 압둘라 라디프가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열었다. 앞서 살렘 알다우사리의 터치가 한국 골문 방향으로 흘렀고, 라디프가 이를 놓치지 않고 해결했다.한국은 결국 후반 9분 정우영 대신 황희찬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이후 치열한 공방이 오갔지만, 사우디의 공세가 더욱 날카로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후반 19분 이재성과 정승현을 빼고 조규성과 박용우를 투입했다. 사우디는 후반 23분 라디프의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며 추가 골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후반 40분 이후 거듭 몰아붙였다. 후반 41분 황인범의 슈팅이 수비수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이어진 슈팅도 거듭 수비벽과 골키퍼에게 걸렸다. 추가시간은 넉넉히 10분이 주어졌다. 골키퍼 조현우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사우디 진영에서 공세를 퍼부었다. 결국 사우디 골문이 열렸다. 경기 종료 1분 전 조규성의 헤더가 사우디 골망을 갈랐고,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다.사우디는 급격히 흔들렸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연장전에서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한국은 전반 6분 이강인의 프리킥에 이은 박용우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8분 이강인이 처리한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역시 골키퍼에게 막혔다.클린스만 감독은 연장 전반 9분 황인범을 빼고 홍현석을 투입했다. 한국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좀체 사우디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연장 후반 10분 이강인이 때린 회심의 왼발 슈팅도 골키퍼에게 막혔다. 한국은 연장전 종료 직전 조현우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결국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사우디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사우디 첫 키커와 한국의 첫 주자인 손흥민이 모두 골네트를 흔들었다. 끝내 한국이 웃었다. 사우디 3, 4번 키커의 슈팅이 조현우에게 막혔고, 한국이 8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알라이얀(카타르)=김희웅 기자 2024.01.31 03:59
프로축구

[오피셜] 조현우, 울산과 4년 더 동행한다…“믿음에 보답할 것”

울산 현대와 조현우가 4년 더 동행을 이어간다.울산 구단은 11일 "조현우와 4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20시즌 1월 자유계약 선수 신분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던 조현우는 지금까지의 4년, 앞으로의 4년을 더해 총 8년간 울산의 수문장으로 뛰게 된다"고 밝혔다.구단에 따르면 조현우는 ‘빛현우’라는 애칭에 걸맞게 눈 부신 선방으로 지난 4년간 팀의 승리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 왔다. 특히 울산 이적 후 세 시즌 내리 K리그 연말 시상식에서 포지션별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로서 자리매김했다.또 2020시즌과 2021시즌에는 리그 전경기, 전 시간 출장 타이틀까지 품에 안으며 팀에 대한 공헌과 철저한 자기 관리에 대한 인정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현우는 울산이 1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K리그 2022시즌 12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묵묵하고 든든한 역할을 수행했다.리그, 컵 대회 그리고 대표팀을 오가며 본인과 팀, 국가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조현우의 활약은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22시즌 36경기에 나서 단 33실점 만을 내주며 경기당 실점률을 1이하로 낮춘 조현우는 올 시즌에도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단 21실점만을 내주며 평균 실점을 정확하게 ‘1’에 맞춰 놓고 있다.또 올 시즌 리그 21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7경기를 무실점으로 매듭지며 팀의 압도적인 1위 질주에 큰 힘을 싣고 있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조현우의 7경기 클린 시트 기록은 올 시즌 K리그 골키퍼 중 가장 많은 경기인 21경기에서 만들어 낸 기록이다. 무엇보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패스 지표에서도 리그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조현우는 후방으로부터의 짜임새 있는 전개를 보여주는 울산 빌드업 축구의 시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그 21라운드를 기준으로 조현우는 단거리 패스에서 100%의 성공률(리그 평균 98.7%), 중거리 패스에서는 98.9%의 성공률(리그 평균 97.7%)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장거리 패스에서는 51.4%의 성공률로 리그 평균 38.7%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완벽에 가까운 골키퍼가 되어 가고 있다.지난 21라운드 포항스틸러스와의 동해안더비에서 짜릿한 선방쇼를 선사한 조현우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늘 안주하지 않겠다.”라며 겸손한,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를 보이며 팬들과 관계자로 하여금 더 큰 기대를 갖게 했다. 울산과 8년이라는 긴 시간을 같이하게 된 조현우는 “가족, 가족과 같은 팬들이 있는 울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다. 남은 기간 동안 믿음에 보답하겠다.”라며 연장 계약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울산은 12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2라운드 경기 종료 후 조현우의 연장 계약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현우는 이 자리에서 재계약 배경과 소감 등을 자세하게 밝힐 예정이다.김명석 기자 2023.07.11 13:02
연예

'뭉찬2' 김요한, K리그 올스타 감탄케 한 슈퍼 세이브 향연

김요한이 '빛요한'으로 각성한다. 20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될 JTBC '뭉쳐야 찬다2'에는 어쩌다벤져스의 2m 키퍼 김요한이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를 상대로 슈퍼 세이브 경쟁에 도전한다. 지난 방송에 이어 K리그 올스타의 만남이 계속되는 가운데 15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어쩌다벤져스의 키퍼 김동현, 김요한에게 깜짝 선물을 한다. 바로 태극마크가 그려진 조현우 전용 골키퍼 장갑을 증정한 것. 호시탐탐 조현우의 장갑을 노리던 김동현은 물론 김요한 역시 격하게 감동한다. 조현우가 선물한 장갑을 끼고 골키퍼 현장학습에 나선 김동현, 김요한은 전설들의 슈팅을 번번이 막아내는 조현우의 선방에 연신 탄성을 내지른다. 자그마치 어쩌다벤져스 여섯 명을 상대로 벌이는 슈팅 대결에서도 조현우는 국가대표 골키퍼의 위엄을 뽐낸다. 계속되는 슈팅 실패에 승부욕이 불타오른 전설들은 이동국 코치의 지시에 따라 조현우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교란 작전에 돌입한다. 그 누구도 키커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빛현우' 조현우가 전설들의 슈팅을 모두 막아낼 수 있을지 슈팅 대결의 결과에 호기심이 증폭된다. 현장학습을 마친 김요한도 K리그 올스타에 맞서 슈팅 대결에 나선다. 장갑을 끼는 것만으로도 조현우가 된 것 같다던 그는 갑작스레 K리그 올스타들의 강력 슈팅도 모조리 막아내며 '빛요한'의 탄생을 알린다. 마침내 각성한 김요한의 활약에 전설들을 비롯, 감코진(감독+코치진)과 축구선수들도 환호를 내지른다. 뿐만 아니라 쏟아지는 칭찬 속에 기세등등해진 김요한은 "공중 볼은 다 내 것"이라며 조현우에게 슈퍼 세이브 경쟁까지 제안한다. 과연 조현우의 장갑을 받고 다시 태어난 김요한이 골키퍼 스승을 꺾고 슈퍼 세이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2.17 17:33
축구

갓현우 VS 카미사마…16강 '수호신 대결'서 울산이 웃었다

‘갓(God)현우’ 조현우(30·울산 현대)가 ‘카미사마(神様·신)’ 정성룡(36·가와사키 프론탈레)과 수호신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울산은 지난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가와사키전에서 연장 120분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2로 승리했다. 올 시즌 한국 K리그1과 일본 J리그 1위팀끼리 맞대결이었다. 두 팀 다 조별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뒀고, 특히 가와사키는 K리그 대구FC를 상대로 2경기에서 6골이나 몰아쳤던 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단판 승부였다. 특히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전·현직 골키퍼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울산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주전 골키퍼로 눈부신 선방을 펼쳐 ‘빛현우’, ‘갓현우’라 불린다. 가와사키 정성룡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주전 수문장이었다. 2016년부터 가와사키 골문을 지키는 정성룡은 지난해 J리그와 일왕배를 이끌며 리그 최우수 골키퍼에 뽑혔다. 가와사키 서포터들이 그를 ‘카미사마’라 부르는데 ‘가와사키 수호신’이란 의미다. 둘의 별명에 걸맞게 치열한 수문장 대결이 펼쳐졌다. 전반 23분 울산 오세훈의 헤딩슛을 정성룡이 막아냈다. 몸을 던져 세컨드 볼까지 잡아냈다. 연장 전반 14분 가와사키 헤딩슛을 조현우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쳐냈다. 승부차기에서도 신들린 선방 대결이 이어졌다. 정성룡이 3번 키커 울산 이동준의 슛을 두 차례나 막아냈다. 정성룡이 킥 전에 골라인에서 먼저 발을 떼서 이동준이 다시 찼다. 이동준의 두 번째 킥마저 정성룡이 저지했다. 2-2로 맞선 가운데 조현우가 가와사키 5번 키커 이에나가 아키히로의 슛을 막아냈다. 정확히 방향을 읽고 왼쪽으로 몸을 날려 왼손을 뻗어 막아냈다. 조현우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포효했다. 2018년 월드컵 독일전을 연상시키는 ‘선방쇼’였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 울산은 마지막 키커 윤빛가람이 골을 넣으면서 2연패를 향해 나아갔다. 경기 후 홍명보 울산 감독은 “조현우가 마지막에 선방하고 윤빛가람이 결정지었다”고 했다. 경기 전에 정성룡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조현우는 “그냥 서로 좋은 경기 하자고 했다.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경기장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힌 조현우는 “예상했던 것처럼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감독님 주문대로 잘해줬다. 승리는 언제나 기쁘며, 8강전도 행복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현우는 작년 9월 FA(축구협회)컵 4강전 포항 스틸러스전 승부차기에서도 ‘선방쇼’를 펼친 바 있다. 3차례나 킥을 막아내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조현우가 페널티킥에 강한 비결이 뭘까. 조현우를 지도했던 김범수 전 울산 골키퍼 코치는 “현우는 흔들림이 없는 강심장을 지녔다. 능글능글하며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다. 버텨주는 힘이 있다”며 “또한 상대 선수가 슈팅할 때 먼저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본다. 먼저 넘어지지 않는다. 각도와 타이밍도 잘 잡는다. 그래서 선방률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동아시아 지역 8강전과 4강전은 10월 17~20일 전주에서 열린다. 박린 기자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16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