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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점포 밖으로 나오는 백화점 그 이유는

주요 백화점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신사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본업 외에 광고, 점포 밖 F&B(식음료) 매장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1일 선보이는 본점의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확대할 계획이다.이번 사업은 서울시 명동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으로 선정된 이후 시작됐다. 신세계는 그간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임시로 외벽을 공사해 선보이던 영상(미디어 파사드)을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롯데백화점도 유통 계열사들의 매장 내 전광판, 온라인 검색창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광고 서비스인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통 계열사의 광고 통합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롯데가 가진 소비자 행동 분석 등을 통해 여러 채널에 효과적으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실제 RMN 사업은 아마존과 월마트 등 해외 유통업체들이 앞서 뛰어든 사업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200조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백화점들은 점포 밖 F&B(식음료) 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음료 제조 전문업체인 퓨어플러스를 인수해 본격적인 음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경기도 포천에 F&B 공장을 설립하여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갤러리아는 지난해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사업권을 획득하고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갤러리아백화점에 들어가는 대신 강남대로와 더현대서울에 매장을 열었다. 현재 5호점에서 7년 내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일본에서 첫 점포를 열기로 했다.롯데백화점은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를 들여와 지난 4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으며 지난 8월 서울 청담동에 매장을 열었다. 청담 매장은 월평균 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백화점들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는 백화점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43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줄었고, 현대는 3562억원으로 6% 감소했다. 롯데백화점만 국내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이 4984억원으로 2% 증가했다. 코로나발 보복소비가 잦아들면서 백화점의 핵심 상품군인 명품·패션 판매가 부진한 것이 이유다.백화점 내부가 아닌 외부에 F&B 매장을 개설하는 것을 두고 '새로운 상권을 시험하는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점포 하나를 세우는데,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새로운 부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F&B 매장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사 백화점이 진출하지 않은 신사업과 상권을 테스트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0.29 07:00
프로야구

[IS 시선] 17억원짜리 KBO '판도라의 상자', 관심 필요

올해 KBO리그 비디오판독센터 사업을 대행할 업체가 베일을 벗는다. 지난달 중순 시행공고를 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과 4일 양일간 신청서 및 제안서를 받은 뒤 5일 입찰 프리젠테이션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비디오판독센터에 책정된 사업 비용은 17억600만원. 2000억원이 넘는 중계권 사업과 비교하면 소규모다. 수익이 분배되는 중계권과 달리 비디오판독센터는 구단의 직접 이익 사업도 아니다. 한 야구 관계자는 "관심이 떨어지지만, 올해 입찰은 유심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묘하게도) 전체 일정을 너무 당겨서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KBO리그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개선안으로 2017년부터 비디오판독센터를 운영 중이다.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 공고에 따르면 2022년 이 사업을 따낸 업체는 프로덕션툴즈다. 당시 KBO의 사업예산은 10억7800만원이었는데 10억7569만원을 써내 사업을 따냈다. 종합평점은 92.7점(입찰가격 10점, 기술평가 82.7점).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입찰사 2개 미만으로 한 차례 유찰 끝에 프로덕션툴즈가 사업권을 가져갔다. 입찰 금액은 10억7555만9000원(사업예산 10억8664만원). 종합평점은 93점(입찰가격 10점, 기술평가 83점)이었다. KBO는 가격평가(10%) 및 기술평가 점수를 합해 최종 점수를 산출한다. 그리고 배점 한도 80% 이상인 회사를 협상 적격대상자로 분류한다. 비디오판독센터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다. 찰나의 순간을 잡아내야 하는 업무 특성상 KBO의 조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2024년 과업 세부 내용을 보면 고속 카메라는 '1초당 프레임 수는 360프레임 이상으로 한다' '카메라 감독은 야구 촬영 경력 3년 이상' '고속카메라 제조사의 기술 지원 확약서를 받아 제출해야 한다' 등의 조항이 세세하게 명시돼 있다. 권장하는 전담 인력 운영은 22명. KBO가 자체 고용, 비용을 지급하는 판독 센터장과 위원을 제외하면 엔지니어 포함 19명을 관리해야 한다. "방송을 해본 업체만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공교롭게도 프로덕션툴즈 대표는 프로야구 포함 각종 스포츠 중계권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한 홍원의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는 스포츠 전문채널 스포티비(SPOTV) 운영사이기도 하다. 홍원의 대표는 지난해 5월 검찰로부터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 등의 대가로 억대 금품을 KBO의 마케팅 자회사 KBOP 임원에게 건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올해 KBO는 비디오판독센터 사업 비용을 전년 대비 6억원 이상 올렸다. 그만큼 장벽은 더 높아졌다. 한 야구 관계자는 "2024년도 잠실구장, KBO가 지정한 구장 1곳에 영상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1년간 전 구장을 순회하면서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항목을 포함하면서 금액이 인상된 거로 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영상분석 시스템'을 호크아이(Hawk-Eye)로 해석한다. 광학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호크아이는 테니스에서 라인아웃을 판정할 때 사용되는 대표적 기술. 일본 대기업 소니에서 운영하는데 메이저리그(MLB) 트래킹 시스템으로 활용, 국내 구단의 관심도 높다.스포티비에서 퇴사한 한 고위 관계자가 최근 일본에서 호크아이 측과 접촉했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한다. 사업 독점에 대한 비판이 부담스러운 프로덕션툴즈의 '트로이 목마'일지, 진짜 독점 체제를 무너트릴 대항마일지 의견이 분분하다. 입찰 과정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04 09:25
예능

[단독] 김기리, 송은이 품으로...미디어랩시소 전속계약

배우 겸 개그맨 김기리가 미디어랩시소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16일 방송관계자에 따르면 김기리는 최근 미디어랩시소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미디어랩시소는 김기리의 향후 활동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김기리는 미디어랩시소 아티스트로서 연기뿐만 아니라 각종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모습올 보여주겠다는 각오다.미디어랩시소에는 대표인 방송인 송은이를 비롯해 신봉선, 안영미, 김수용, 프로파일러 권일용,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배우 봉태규, 차선우 등이 소속되어 있다. 최근 B1A4 바로가 합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미디어랩시소 모기업으로는 송은이가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콘텐츠랩 비보가 있다. 김기리는 2006년 SBS ‘개그 1’으로 데뷔했다가 4년 뒤인 2010년 KBS 25기 공채 개그맨으로 재데뷔,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남다른 입담으로 ‘놈놈놈’, ‘슈퍼스타 KBS’, ‘전국구’, ‘힙합의 신’, ‘불편한 진실’ 등 ‘개그콘서트’ 여러 인기 코너를 통해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2012년 KBS 연예대상에서 남자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김기리는 줄곧 개그맨의 길을 걷다가 2016년 연기자로서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개그콘서트에서 하차했다. 이후 김기리는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초인가족 2017’,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대장금이 보고 있다’, ‘안녕? 나야!’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그러면서 JTBC 예능 프로그램 ‘장르만 코미디’, 영화 ‘좀비 크러쉬:헤이리’, 단편영화 ‘달을 빚는 토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멀티테이너로서 매력을 선보여왔다. 지난 2022년 9월에는 약 두 달간 연극 ‘헤르츠클란’에 출연했으며, 지난 10월 출연 영화 ‘세기말의 사랑’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과 만나기도 했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1.16 14:36
산업

유경선 '3200억 과감한 베팅', 유진그룹 YTN 인수전 승리 최대주주 우뚝

유진그룹이 보도전문채널 YTN 인수 3파전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유진그룹은 YTN 지분 30.95%를 낙찰받았다. 23일 YTN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주재로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 진행된 개찰에서 유진그룹은 3199억원을 써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보유 지분 낙찰자로 선정됐다.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유진그룹은 YTN의 최대주주가 된다.유진그룹은 건자재·유통, 금융, 물류·IT,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서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유진그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받아야 정식으로 YTN의 새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YTN 인수전에는 한세실업, 유진그룹, 글로벌피스재단이 뛰어들었다. 유경선 회장이 이끄는 유진그룹은 1954년 제과사업을 시작으로 건설소재, 건설, 물류, 유통사업 등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회사 유진자산운용이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유진빌딩 사옥을 갖고 있고, 종업원 수는 5300여명에 달한다. 의류 수출 전문기업인 한세실업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전문기업으로 시총 81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글로벌피스재단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창시자인 고 문선명 총재의 3남인 문현진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재단이다. 앞서 지난해 8월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출한 혁신계획에 비핵심 자산인 YTN 지분 매각 검토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했다.이후 같은 해 1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한전KDN과 마사회가 제출한 YTN 지분 매각 계획을 확정했고, 지난달 21일 한전KDN·한국마사회는 YTN 지분매각(30.95%)을 공고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3 16:36
e스포츠(게임)

넵튠 트리플라 신작 ‘고양이스낵바’ 누적 매출 30억원…출시 6주만

넵튠은 자회사 트리플라의 신작 모바일 게임 ‘고양이스낵바’가 누적 매출 30억원을 넘어섰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출시 6일 만이며 구글 누적 다운로드는 500만건을 기록했다. 고양이스낵바는 올해 초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촉촉한 감성의 힐링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게이머는 작은 스낵바에서 고양이 손님들을 상대로 주문받고, 요리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며 사세를 확장해 규모가 큰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양이스낵바를 즐기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60만명을 넘어섰으며 신규 유저 유입도 하루에 9만명에 육박한다. 다. 트리플라 강석 PD는 “출시 2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며 “이런 성장세는 타이쿤(경영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트리플라는 3월 중 ‘시끌벅적 야시장’ 콘셉트의 이벤트와 고양이 상점 업데이트를 통해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트리플라는 ‘중년기사 김봉식’으로 유명한 마프게임즈 출신 창업자와 마프게임즈 산하 타이쿤 게임 제작 스튜디오 멤버들이 뭉쳐 설립한 개발사다. 타이쿤 장르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을 다수 출시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2.27 14:17
IT

'유니콘=적자'는 성공방정식?…쿠팡·마켓컬리 닮아가는 당근마켓·리멤버

차세대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당근마켓과 리멤버가 대세 커머스 앱 쿠팡·마켓컬리와 닮은꼴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성장 기대감에 매출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적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흑자 전환까지 갈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5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2019년 50명에 불과했던 회사의 임직원 수는 2020년 123명, 2021명 238명, 현재 350여명으로 매년 2배가량 증가하고 있다. 중고 거래를 시작으로 로컬 커머스 '내 근처'와 지역 커뮤니티 '동네생활'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누적 가입자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800만명에 달한다. 덕분에 눈에 띄게 매출이 늘고 있지만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2021년 연간 매출은 2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올랐지만, 영업손실도 352억원으로 164% 늘었다. 주요 서비스인 중고 거래에 수수료를 책정하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2010년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는 쿠팡과 닮았다.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켓컬리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 등 인건비와 물류 관리비에 드는 비용이 많지만 당근마켓은 사업 성격이 다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서비스뿐 아니라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청소·반려동물 등 전문 업체들과 O2O(온·오프라인 연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역 농수산물·신선식품 등 지역 상권과 연결한 비즈니스도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함 관리 앱으로 시작해 350만 직장인들의 필수 앱으로 떠오른 리멤버의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도 당근마켓과 유사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58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92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을 크게 웃돌았다. 저변 확대를 위해 별도의 이용료를 매기지 않은 탓이다. 흑자 전환 시기를 구체화하지 않은 당근마켓과 달리 드라마앤컴퍼니는 올해부터 성과가 나올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경력직 채용 솔루션과 직함·직책 등 세분화한 타깃 광고, 전문가 컨설팅 등 돈이 되는 서비스를 속속 도입해서다. 이들 플랫폼은 당장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 보이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은 일반적인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다르다. 성장한 후에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실적 악화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유니콘 중에서도 흑자를 내는 곳이 적다. 20년이든, 30년이든 충분히 성장한 후에 한 번에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는 유니콘이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유 원장은 또 "건물을 짓고 바로 흑자가 나는 게 아닌 것처럼, 상장 후에도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 당연한 현상"이라며 "대신 진출한 영역에서만큼은 입지를 굳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06 07:00
금융·보험·재테크

'상장 1주년' 카카오뱅크 청신호 켜질까…플랫폼서 '한 방' 기대감

상장 1주년을 맞는 카카오뱅크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내놓은 데다가 하반기 카카오뱅크의 정체성을 보여줄 '한 방'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서다. 반기 실적 '역대 최대' 3일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한 12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668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3.2% 증가한 '분기 최대 실적'이었고, 2분기에는 순이익이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작년 2분기 부실채권 매각이익, 올해 2분기 미래경기전망 충당금 적립 등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8% 증가했다"고 말했다. 2분기 영업수익은 37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2% 성장해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수신 잔액은 전년 말 대비 3조1547억원 불어난 33조1808억원으로,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5조8614억원에서 26조8163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카카오뱅크는 대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 신용 대출을 6월 재개했고,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확대 및 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여신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가 부양' 플랫폼 성장으로 풀어야 오는 6일 상장 1주년을 맞는 카카오뱅크는 당장 1년 묶여 있던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며 또 한 번의 주가 하락 우려를 맞고 있다. 동시에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주가 부양'이 꼽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축소되면 은행주 주가는 다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수렴할 전망"이라고 했다. 기업의 기초체력이 굳건해야 한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추구하는 만큼, 플랫폼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당초 카카오뱅크의 탄생 당시 전 은행권이 집중하며 "카카오뱅크를 주시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려왔다. 하지만 플랫폼 강점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고, 다른 시중은행이 플랫폼을 강화하며 바짝 뒤쫓으면서 차별화를 잃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 비중은 1분기 9%, 2분기 7%로 10%도 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 역시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전체 대출 시장 축소로 성장이 2분기 다소 감소한 부분이 있고 증권계좌 개설 또한 공모주 시장 악화로 인해 플랫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년만에 118만명 증가해 1917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해 수익을 빠르게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증권사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는 601만 계좌를 돌파했고, 19개 금융사와 제휴하고 있는 연계대출 취급 실적은 전년말 대비 23% 성장한 누적 5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또 제휴 신용카드 발급 실적은 28% 성장해 누적 47만장으로 늘었다. 카카오뱅크 mini는 139만명이 가입하며 1418세 인구 59.4%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하며, 미래 금융시장까지 선점해 가고 있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에서 볼 수 없던 성과다. 더군다나 기대감을 모았던 카카오 계열사와의 '결합'은 시작도 안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톡에 연결된 카카오뱅크 서비스는 계좌번호를 모를 때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도"라고 했다.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경우 카카오뱅크의 사세는 더욱 확장될 공산이 크다. 윤호영 대표가 언급한 가상자산과의 연계나 하반기 글로벌 진출 관련해서도 기대감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바일 기반 차별성과 경쟁력에 대한 중장기적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증권 계좌 제휴사와 연계대출을 늘려가고 있고, mini를 통한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서 성장 기반들은 마련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펀드 판매를 위한 서비스도 내년 상반기 목표로 하고 있고 제휴 신용카드의 범용성 강화도 논의 중이다. 또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ijye@edaily.co.kr 2022.08.04 07:00
IT

[IT싸를 만나다] 리멤버 최재호 "명함은 시작일뿐, 직딩들의 네이버 꿈꾸죠"

취업에 성공하면 가장 먼저 깔아야 하는 앱이 있다. 캐비닛 구석에 깊숙이 박힌 명함첩을 추억의 물건으로 만들어 버린 명함 관리 앱 '리멤버'가 그 주인공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한번 찍기만 하면 소중한 비즈니스 인맥을 저장해주는 편리함에 350만 직장인의 선택을 받았다. 그런데 단순히 명함을 모아주는 줄로만 알았던 이 앱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누적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모자라 최근 비즈니스 플랫폼을 속속 인수하며 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 8년간 축적한 명함 데이터를 발판 삼아 직장인 대표 비즈니스 포털로의 도약을 꿈꾸는 최재호(39)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났다. 명함 한장으로 2000억원 투자 유치 리멤버의 탄생은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최 대표는 6년 동안 기업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출장길에 오르는 경우가 잦았다. 이때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필수 앱인 '링크드인'이 한국에서는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 링크드인은 자신의 경력과 노하우가 프로필이 되는 글로벌 비즈니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최 대표는 "링크드인은 만인에게 프로필을 공개해 네트워킹이나 구직의 기회를 얻는 구조인데, 한국에서는 이런 정보와 활동을 다른 사람이 보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이 문제를 폐쇄적으로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약식 프로필을 등록하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명함을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구권과 달리 한국과 일본 등 동양권에서는 첫 만남과 동시에 명함 교환이 이뤄진다. 이 같은 문화적 특성을 파고들어 링크드인이 공략하지 못한 국내 시장에서 점차 영역을 넓혀나갔다. 구체적인 이력까지는 알 수 없어도 명확히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명함은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자산이었다. 2014년 1월 리멤버 앱 출시 당시에는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이 충분히 고도화하지 않아 사람의 손으로 명함 정보를 직접 입력해야 했다. 첫 3년 동안 많게는 2000명의 인력이 달라붙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이름·전화번호·주소 등 종류별로 담당자를 따로 두고 마지막에 취합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 자동화했으며, 작업 인력도 수십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는데도 별도의 이용료를 책정하지 않아 의문을 샀다. 일단 이용자를 모으는 데 주력한 것이다. 그렇게 3억개의 명함 데이터가 모였다. 촬영도 귀찮을 정도로 수백 장의 명함이 쌓인 고객을 위해 대량 스캔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지원했다. 직접 방문해 수거한 사례도 있다. 이렇게 리멤버는 고객을 감탄하게 만드는 '와우' 요소를 충족하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모펀드 아크앤파트너스가 주도하고 사람인HR이 공동 참여한 16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네이버와 라인플러스도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300억원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 사세가 빠르게 확장하며 직원이 140명으로 늘어나자 최근 서울 역삼역이 코앞에 있는 곳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기도 했다. 광고·리서치 사업으로 수익성 강화 이렇듯 상승기류를 타고 2022년을 수익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게 최재호 대표의 포부다. 드라마앤컴퍼니는 2021년 연간 매출이 전년의 19억원보다 큰 폭 뛴 58억원을 기록했지만, 9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안았다. 최 대표는 "머지않아 '리멤버가 돈 잘 버는구나'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출근하면 무조건 리멤버를 PC에 띄워놓고 일하는 미래를 상상한다. 다양한 직장인과 소통하고 나에게 적합한 채용 기회를 확인하거나 유용한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비즈니스 포털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회사를 성장궤도에 올릴 3대 핵심 먹거리는 채용 솔루션·타깃형 광고·리서치 서비스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 부지런히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리멤버에서만 1만4000여명의 리크루터와 100만명의 프로필 등록 인재들이 활동하고 있다. 누적 250만건의 스카웃 제안이 발송됐다. 등록 인재 중 80%는 다른 채용 포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리멤버 고유의 인재다. 일반 기업은 이 경력직 채용 솔루션을 연간 이용권을 구매해 이용한다. 헤드헌터들은 주로 성사형으로 계약한다. 이미 900곳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현재 다니는 직장의 조회 기능이 자동으로 막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자신의 정보를 보여주기 싫은 회사를 직접 설정할 수도 있다. 다만 헤드헌팅 업계와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수수료 정산 방식과 요율, 운영 정책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한 명의 등록 인재는 보는 시각에 따라 뽑고 싶은 인력이 될 수 있지만 물건을 팔고 싶은 잠재고객이 될 수도 있다. 리멤버의 타깃형 광고는 기존 포털에서 지원하는 것보다 더 세밀하게 대상을 선별한다. 예를 들어 사무용 인테리어 가구 회사는 총무팀 직원에게, 인사평가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는 인사팀 담당자에게 배너 형태로 광고를 띄울 수 있다. 최 대표에게는 회사 차를 렌트하면 2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렌터카 회사의 광고가 표출됐다. 실제 의사결정권자와 직접 연결하는 것이다. 리서치 서비스는 업무와 관련한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업계 현황을 파악하고 싶을 때는 다수의 현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가령 공장을 운영 중인 사업자라면 성공적으로 SCM(공급망 관리)을 안착시킨 공장장을 만나 자문할 수 있다. 제약사는 신약을 개발할 때 의사 500명에게 설문조사로 필요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리멤버는 연결 수수료를,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는 난이도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최 대표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전문 지식과 노하우, 인사이트는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다. 누군가는 10년 넘게 일하며 당연하게 쌓은 경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너무 미지의 영역이라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을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멤버의 B2B(기업 간 거래) 광고·리서치 서비스는 국내 유일의 솔루션이라고 자부했다. 그렇다고 해서 리멤버가 데이터로 수익 창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는 직속 상사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물어보거나 사회초년생의 고민을 담은 글들로 가득하다. 경제·경영 콘텐츠 '나우'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견해를 더해 복잡한 뉴스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분야별로 주목해야 할 트렌드도 엄선해서 제공한다. 직장인의 모든 것 담은 비즈니스 포털 비즈니스 포털로 탈바꿈하기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빠르게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강력한 연합군을 결성하는 일만 남았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올해 들어 전문가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이안손앤컴퍼니, 신입·인턴 채용 전문 플랫폼 슈퍼루키를 잇달아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누적 가입자 80만명의 신입 채용 전문 플랫폼 자소설닷컴을 품었다. 최재호 대표는 "지금의 풀타임 채용 시장을 넘어 전문가들의 지식을 마켓플레이스에 연결하는 '긱 이코노미'(필요에 따라 일하는 형태)의 확산을 예상한다. 향후에는 이를 플랫폼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일하는 사람들과 기회를 연결해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비전"이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8.02 07:00
금융·보험·재테크

[업앤다운] 시총 추락 카카오페이 vs 투자 날개 단 토스

금융 플랫폼 토스와 카카오페이의 표정이 상반된다. 멀찍이 앞서가던 카카오페이 뒤를 토스가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투자 시장 속에서도 토스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카카오페이는 점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며 시가총액이 28계단이나 추락했다. 기업가치 8.5조 토스 최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3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불황 속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시리즈G브릿지로 진행한 투자에서 기업가치 8조5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 시리즈G 투자를 유치할 당시 평가받았던 8조2000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규모다. 이번 투자는 7월과 8월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 토스가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를 받은 데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의 리드 투자자는 토스의 초기 성장부터 함께한 알토스벤처스로, 1000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굿워터, 그레이하운드 등 해외 주주들도 투자에 나섰고, 국내 기관투자가 중에서는 KDB산업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토스 관계자는 "투자금은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 가속을 위한 추가 투자 및 신규 사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토스가 목표했던 투자 규모는 1조원가량이었으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 30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도 선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타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는 내년 초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제, 대출 중개 등의 매출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의 90% 이상이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중개, 모집, 광고 등에서 발생하는 B2B 모델로 수익구조도 탄탄하다. 토스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률은 70% 수준이다. 글로벌 핀테크 앱의 매출 총이익률이 40~50%와 비교해 높다. 지난해 토스뱅크, 토스증권의 출범으로 토스 앱의 MAU(월간 활성 유저)는 올해 들어 매월 35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6월 기준 토스의 MAU는 1427만명으로 은행·뱅킹 서비스 앱 순위 1위에 토스가 오르기도 했다. 뱅킹 앱 상위권 순위는 토스가 1위를 지키던 카카오뱅크를 지난해 4월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9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도 순위 변동은 없었다. 다만, 토스는 송금·결제 서비스뿐만 아니라 토스뱅크, 토스증권까지 아우르는 원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모든 사용자가 한 앱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카카오의 금융사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나누어 앱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장 눈높이 낮아진 카카오페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6월 MAU는 357만명이었다. 토스와 비교하면 1070만명 차이다. 토스는 '원앱 전략'이라는 이름 아래 송금·결제에서 시작한 서비스를 뱅킹과 증권까지 확대했다. 이와 비교해 카카오페이는 뱅킹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외의 증권·자산관리 서비스를 카카오페이 앱 안에 넣고 있다. 2017년 설립 아래 금융 영역을 확장하면서 마이데이터부터 대출모집업, 보험대리점(GA), 증권, 디지털손해보험 등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종합금융 서비스로 몸집을 키워왔다. 이에 카카오페이의 월간 거래액은 설립 이듬해인 2018년 3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4년 만인 지난 5월 10배로 성장했다. 작년 연간 거래액은 100조원에 육박한 99조원을 달성하며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는 3788만명으로,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카카오페이에서 실제 거래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2156만명이 넘는다. 카카오페이의 이런 사세 확장에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해 12월 주가가 24만8500원까지 올라갔지만, 현재 고가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위권에서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순위 하락이 가장 두드러진 종목이 카카오페이였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시가총액에서 올해 초 15위에서 43위로 28계단이나 떨어졌고, 개미투자자들 사이에 "빠져도 너무 빠졌다"는 안타까움마저 나오고 있다. 26일 기준 카카오페이의 시총은 8조5084억원으로, 토스가 투자자에 평가받은 기업가치보다 떨어진 수준이다. 카카오페이는 자신을 우리나라 최대 생활 금융 플랫폼이라고 한다. 결제, 송금, 멤버십, 영수증, 청구서, 내 문서함 등 생활 금융 서비스부터 대출중개, 투자, 보험, 자산관리 등 전문 금융 서비스까지 다 한다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마카오, 싱가포르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으며, 금융사의 신용대출 상품뿐 아니라, 전·월세 대출 상품, 카드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제공하는 MTS로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을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친구에게 실시간 수준으로 미국 주식을 1000원부터 선물할 수도 있다. 하반기에는 보험 서비스도 시작한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목표 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40.6%가량 하향 조정한 셈이다. 교보증권도 종전 16만원에서 11만원으로 카카오페이의 목표 주가를 조정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위축, 대출 시장 위축 가능성을 반영해 올해 (카카오페이의) 거래액 추정치를 기존 124조원에서 120조원으로 3.5% 하향한다”며 “전체 매출액 추정치도 기존 대비 9.7% 낮춘다”고 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적자 지속으로 컨센서스(추정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하반기 중 대출 등 기존 서비스의 성장률 회복과 보험 등 신규 서비스의 매출 기여에 따른 금융 서비스 회복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7.27 07:00
산업

[멋스토리] 간판 바꿔달고, 매장 확대…변화 외치는 가구업계

국내 가구업계가 변화를 모색 중이다. 코로나19로 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성장에 성공했지만,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에 물음표가 찍혔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하고, 체험형 이색 매장을 오픈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리브랜딩 선언한 에몬스 '요즘 감성, 요즘 공간'. 중견 가구 기업 에몬스는 최근 대대적인 변화를 시작했다. 43년 동안 이어온 에몬스에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선언하고, CI부터 지향점, 캠페인까지 모두 바꿨다. 다소 클래식했던 종전 CI는 브랜드 이름만을 활용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갈음했다. 브랜드 컬러 역시 기존 색보다 좀 더 밝은 블루 톤을 사용해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반영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열심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올릴 때 피드 디자인까지 신경 쓰면서 '요즘 감성' 잡기에 한창이다. 에몬스는 종전까지 가구 자체에 방점을 찍어왔다. 그러나 이번 리브랜딩과 함께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통째로 제안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에몬스의 리브랜딩을 '엔데믹 그 이후'를 내다본 회사의 노력이라고 분석한다. 에몬스는 2020년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집콕'을 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가구 및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덕이었다. 에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인상 등의 영향일 뿐 에몬스가 코로나19와 함께 성장을 일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에몬스로서는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관심을 놓치지 않고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경수 에몬스 회장은 "CI 교체를 시작으로 트렌디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공간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최상의 품질과 감각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험형 매장도 붐 색다른 콘셉트의 체험형 매장을 열고 고객의 눈을 잡아끄는 가구 기업도 늘고 있다. 시몬스침대가 가장 적극적이다. 시몬스는 지난 2018년 9월 경기도 이천에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를 열었다. 시몬스 제품을 볼 수 있는 쇼룸뿐 아니라 전시장, 카페 등이 모여 있다. 독특한 행사도 한다. 지난 21일에는 시몬스 테라스에서 침대와는 아무 상관 없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도 열었다.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시몬스 소셜라이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행사는 이천의 대표적인 지역 상생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시몬스의 '그로서리 스토어(식료품점)'도 톡톡 튄다. 그로서리 스토어에는 시몬스의 메인 상품인 침대 관련 상품이 없다. 각종 수입 잡화와 햄버거 등 '침대 빼고 다 파는' 매장에는 개점과 동시에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몬스는 과거 제품만 늘어놓은 단순 가구 전시 매장만 운용했다. 그러나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다양한 체험 공간을 적극적으로 오픈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함께 높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단순한 가구 매장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을 만들고 고객의 체류 시간을 높일 수 있는 콘텐트를 투입해 집객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체류형 메가 복합 문화 공간인 '까사그란데'는 식음료(F&B),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이종 업체 협업으로 색다른 쇼핑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용인을 비롯해 하남, 일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한 뒤 향후 전국 단위로 확장할 계획이란 것이 신세계까사 측의 설명이다.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 '에이스 스퀘어'를 확장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 매장에서는 침대 전문가의 큐레이팅 서비스를 통해 개인의 수면 습관과 체형에 맞는 매트리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매장 내에 브랜드 콘셉트 존도 마련돼 있어 에이스침대의 기술력과 역사, 다양한 수면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 소매 판매액은 2020년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통계청은 국내 생활 가구 시장 규모가 오는 2023년 1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과 치솟는 원자잿값은 모든 가구 업계의 고민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났다. 가구 업계도 분명한 수혜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상회복에 따른 변화로 성장세가 멈추는 것을 막는 것이 최근 가구 업계 최대 걱정거리가 됐다"며 "리브랜딩 외에도 각종 특색있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마케팅에 고삐를 쥐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5.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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