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네 번째 농구영신, 사직에 다시 한 번 매진 바람 일으킬까
이번엔 사직이다. 한국 프로농구 흥행 보장 카드로 자리매김한 '농구영신'이 네 번째 송년의 밤을 맞이한다. KBL이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의 12월 마지막 경기인 농구영신 매치 일정을 확정지었다. 2016~2017시즌 시작돼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농구영신은 부산 kt와 창원 LG의 '리턴매치'로 치러지며, kt의 안방인 부산사직체육관에서 31일 밤 9시 50분 시작된다. 농구영신은 프로농구는 물론,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늦은 시간 시작되는 경기로 시작과 동시에 최고의 흥행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농구영신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분명히 존재했다. 한 해의 마지막을 농구장에서 보내려는 사람이 그렇게 많겠냐는 비관적인 예측에 선수들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 지적, 그리고 새벽에 경기가 끝나면 팬들은 어떻게 집에 가라는 얘기냐는 현실적인 걱정까지 줄을 이었다. 하지만 2016년 12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처음 열린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첫 번째 농구영신은 6083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흥행에 성공했다. 첫 시도에 '대박'을 터뜨린 농구영신의 흥행 열기는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2017~2018시즌에는 첫 번째 농구영신의 주인공이었던 SK와 오리온이 경기장만 바꿔 다시 맞붙었다. 새벽에 끝나는 경기 특성상 원정팀 팬들은 상대적으로 경기장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그렇게 SK 홈경기로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두 번째 농구영신 역시 5865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성공리에 끝났다. 연이은 농구영신의 흥행에 KBL과 구단들의 의욕도 탄력을 받았다. 한시적 이벤트에 그칠 수도 있었던 농구영신은 3회째를 맞아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인 창원으로 옮겨갔다. 프로스포츠의 관중 동원력이 대부분 수도권 지방에 집중되는 점을 생각하면 대담한 시도였다. 하지만 농구 열기가 뜨거운 창원에서, LG와 kt의 '낙동강 더비'로 치러진 세 번째 농구영신은 7511명의 관중을 불러들이며 어김없이 '대박'을 냈다. 심지어 세 번째 농구영신은 LG 측의 적극적인 의지로 밤 11시에 시작, 하프타임에 새해 카운트다운이 이뤄지는 프로농구 사상 첫 '1박2일' 매치로 진행돼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이처럼 첫 시도 이후 매년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농구영신인 만큼, 사직에서도 매진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구계에선 이번 농구영신을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그동안 부산은 흥행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마침 kt가 허훈, 양홍석 등 젊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어 호재가 겹쳤다는 평가다. 여기에 농구영신까지 더해지면 2017년 올스타전 이후 다시 한 번 사직실내체육관이 매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직실내체육관은 2017년 올스타전 당시 입석 포함 1만 2000여 석이 팔려나간 바 있으며, 현재 수용좌석을 8000석으로 줄인 상태지만 티켓 판매 추이에 따라 추가 좌석을 오픈할 가능성도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2.1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