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생 용띠 강혁(47) 한국가스공사 감독대행과 조동현(47)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이 나란히 청룡의 해를 앞두고 농구영신 매치에서 마주한다. 두 사령탑 모두 이날 승리를 바라보며 “좋은 기운을 받길 원한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현대모비스는 31일 오후 10시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격돌한다. 2023년을 보내는 ‘농구영신’ 매치다.
KBL 흥행 보증 수표답게, 일찌감치 경기는 매진됐다. 한국가스공사의 정규리그 기준, 3년 만에 이뤄진 만원 관중이다. 종전 죄다 기록은 지난 25일 부산 KCC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3218명이었다. 이날은 3461석이 모두 매진됐고, 현장 판매분까지 집계되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홈팀 한국가스공사는 두 가지 목표에 도전한다. 바로 최근 2연패 탈출과, ‘현대모비스전 악몽’을 극복하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홈 5연전을 소화하고 있다. 첫 4경기 성적은 1승 3패. 지난 25일 KCC전(90-96) 28일 수원 KT전(75-85)서 모두 져 2연패다. 한국가스공사의 첫 만원 관중 경기에서 연패 탈출을 바라본다.
동시에 현대모비스전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전 요소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공식전 8연패다. 올 시즌에도 2번 만나 모두 졌다. 지난달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선 연장 접전 끝에 80-81로 져 고개를 숙였다. 8전 9기에 도전하는 한국가스공사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마주한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대행은 “승부처에서의 턴오버·리바운드 단속이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현대모비스전 열세에 대해서도 “중요한 순간 턴오버, 리바운드를 허용해 진 경기가 있었다. 그런 미스가 나오지 않는다면, 좋은 경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대 신인 박무빈에 대해선 경계심을 드러냈다. 강혁 감독대행은 “잘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프로에서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왼쪽을 좋아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선수들에게도 그 부분을 인지시켰다. 경우에 따라 빅맨들도 올라와 압박을 해줘야 한다”라고 짚었다.
한편 팀의 핵심 가드 김낙현은 최근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강혁 감독대행은 “사실 무릎이 좋지 않아 연습을 많이 못 했다. 감기 기운도 있다. 만약 김낙현이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백코트 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오늘 김낙현은 선발로 나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가스공사는 여전히 하위권 탈출에 힘을 쏟고 있다. 마침 안양 정관장, 고양 소노가 모두 패배해 격차가 크지 않다. 하지만 강혁 감독대행은 “상황이 어떻든, 우리에겐 1승이 소중하다. 선수들도 알고 있다. 1라운드에서 1승하고, 2라운드에서 2승을 했다. 선수들이 위기를 계속 이겨내며 어떻게 해야 할지 터득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맞선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험의 차이는 있겠지만, 백코트 대결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모비스는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최근 4경기서 3승 1패로 경기력이 좋다. 특히 3경기서 90득점 이상을 올린 공격력이 눈에 띈다.
국내 선수 박무빈, 김국찬과 외국인 선수 게이지 프림·케베 알루마 모두 경기력이 뛰어나다. 조동현 감독은 “팀에 어린 선수가 많아 턴오버가 많다. 경험 부족의 증거다. 하지만 3~4년 정도면 모두 좋은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염려스럽다는 표현보다는, 장점을 강화하고 싶다. 납득할 수 있는 턴오버는 괜찮다. 자신감 있게 하라고 강조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백코트진을 자랑하는 한국가스공사에 맞서 공격적인 수비를 예고한 조동현 감독이다. 조 감독은 “윗선에서부터 수비를 시도할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탑에서의 플레이가 주요 루트다. 이에 맞서 위에서부터 압박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 감독 모두 1976년생 용띠다. 공교롭게도 경기가 끝난 뒤인 2024년은 갑진년으로 청룡의 해다. 강혁 감독대행은 “상대도 용띠이지 않나, 올해 넘어가기 전에 현대모비스전 연패를 끊고 가고 싶다. 그래야 내년에 잘 풀리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조동현 감독은 “54경기 중 한 경기이지만, 농구영신인 만큼 재미있는 경기를 팬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2023년 기운이 좋지 않았다. 2024년은 좀 올라와 주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