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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4경기 연속 골’ 조규성, 득점왕 정조준

프로축구 K리그1(1부) 김천 상무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24)이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까. 올 시즌 득점왕 경쟁이 초반부터 치열하다. 현재 리그 9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개인 득점 부문 상위권에는 조규성과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무고사(30·몬테네그로)가 위치했다. 7골로 공동 득점 1위. 이들의 뒤를 이어 허용준(5골·포항 스틸러스)과 고재현(대구FC), 김대원(강원FC·이상 4골) 등이 추격하고 있다. 조규성은 최근 4경기 연속 골 맛을 봤다. 지난달 19일 전북 현대와 6라운드에서 득점을 터뜨린 후 수원 삼성, 성남FC, 수원FC와 경기까지 연이어 골망을 갈랐다. 무고사도 밀리지 않고 지난 5일 대구FC와 8라운드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는 등 최근 5경기 6골을 넣는 무서운 골 감각을 뽐냈다. 인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5경기 연속 득점에도 성공했다. 최근 약속이나 한 것처럼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는 둘은 리그 전 경기(9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0.78골을 기록 중이다. 예년보다 이른 개막(2월) 탓에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려웠으나 득점 페이스가 빠르다. 혜성처럼 등장한 허용준의 기세가 만만치 않지만, 공격 기회를 많이 얻는 조규성과 무고사가 득점왕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크다. 리그 1위 울산은 여러 선수가 골고루 골을 넣는다. 치열한 득점왕 경쟁 중인 조규성은 2시즌 연속 국내 선수 자존심 지키기에 나선다. 지난 시즌 K리그는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주민규(32)가 22골을 넣으며 5시즌 만에 ‘토종 득점왕’에 올랐다. 이전까지 득점왕은 외국인 선수들의 경쟁 무대였다. 2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한 주민규의 초반 득점포가 주춤한 사이 조규성이 국내 최고 공격수 반열에 올랐다.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한 조규성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그는 아랍에미리트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에 불참했다. 이달 초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연속골을 터뜨리고 있다. 조규성은 “몸살이 왔다. 코와 목 부위도 아팠다”면서 “현재 컨디션은 아픈 곳 없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오른발(5골)과 왼발(2골)을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골 감각을 뽐내는 조규성은 맹활약의 비결로 자신감을 꼽았다. 조규성은 “경기를 꾸준하게 뛰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나의 무기가 됐다”며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뛰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연속 경기 득점에 대해 조규성은 군 복무를 하면서 부담감이 없어진 덕분이라고 했다. 조규성은 2021년 군팀 김천에 입대하면서 근육량을 늘리는 등 ‘벌크업’에 집중했다. 조규성은 “군 팀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부담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 부담이 작은 상태에서 경기를 뛰니 (실력이) 잘 발휘된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4.13 06:59
축구

'007' 방불케 한 인천의 '송도 무씨' 무고사 입국작전

꼭 007 작전 같았다. 웃으며 몬테네그로행 비행기에 올랐던 무고사(27·인천 유나이티드)가 한 달 만에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기까지 그 과정은 험난하고 긴박했다. 8일 인천 송도 자택에 도착한 무고사가 다시 웃는 얼굴로 팬들에게 인사하기까지, 꼬박 한 달 가까이 걸린 인천의 '무고사 입국작전'을 소개한다. 무고사가 고국인 몬테네그로로 떠난 건 지난달 10일이다. K리그1(1부리그) 개막이 코로나19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면서 무고사는 3월 A매치 대표팀 차출을 대비해 10일 아침, 몬테네그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무고사가 러시아 모스크바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를 거쳐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월과 4월 예정된 모든 A매치 일정을 취소했고, 몬테네그로 역시 FIFA의 권고에 따라 지난달 16일 A매치 취소 결정을 내렸다. A매치가 취소되면서 무고사도 곧바로 인천으로 복귀할 계획을 세웠으나 18일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발이 묶였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한 건 무고사도, 인천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은 주세르비아한국대사관을 비롯해 주한세르비아몬테네그로대사관, 주중몬테네그로대사관 등 국가 기관들에 수시로 상황을 문의하면서 무고사를 데려오기 위해 대안을 찾는데 몰두했다. 이 사이 무고사도 대표팀 주치의에게 자택에서 치료를 받는 것을 제외하면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지키면서 구단의 연락을 기다렸다. 인천 관계자는 "사방으로 수소문을 했는데 2주 기다리라고 하더라"며 당시의 애타는 상황을 전했다. 희망이 보인 건 지난 3일이었다. 무고사가 구단 팀 매니저를 통해 3일 뒤 몬테네그로 정부에서 국내 외국인들의 출국을 위해 특별 전세기를 띄운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전세기의 목적지는 스웨덴 스톡홀름. 무고사는 몬테네그로 정부의 도움을 받아 주세르비아 스웨덴 대사관에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고 단순 경유 목적임을 확인받은 뒤 입국 허가를 받았다. 인천도 발빠르게 움직여 입국 절차를 확인하고, 미리 자가격리 어플을 다운받게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만반의 조치를 갖췄다. 방법은 찾았으나 돌아오는 길도 순탄치 만은 않았다. 현지 시간으로 6일 아침 9시, 몬테네그로에서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특별 전세기가 출발했다. 무고사와 타 종목 한국 선수가 탄 이 전세기는 정오 무렵 무사히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하지만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기에, 무고사는 입국 심사를 마친 뒤 오후 5시 40분까지 기다렸다가 카타르 도하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었다. 7일로 넘어간 한밤 중에 도하에 도착한 무고사는 다시 새벽 2시까지 대기했다가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 한국 시간으로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넘게 걸린 긴 여정이었다. 어렵게 한국땅을 밟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도착 후 입국심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무고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가격리시설에서 머물러야 했다. 방침에 따라 천안시국립청소년수련원으로 이동, 오후 10시경 도착해 하룻밤을 보낸 무고사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건 다음날인 8일 오전이었다. 그동안 무고사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확인하던 인천이 나설 차례였다. 음성 판정 소식을 듣자마자 팀 매니저를 포함한 구단 직원 3명이 차량 두 대를 통해 무고사가 있는 천안으로 이동했다. 두 대가 이동한 이유가 있었다. 한 대는 무고사에게 전해주고, 나머지 한 대로 돌아오기 위해서였다. 격리시설에 도착해서는 주차해 놓은 구단 차량 안에 열쇠를 놔두고 무고사가 직접 운전해 송도 자택으로 이동하게 했다. 첩보작전 뺨치는 철저한 수송과 격리를 통해 무고사는 무사히 송도 자택에 도착해 긴 여정 끝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인천 관계자는 "무고사가 탑승한 구단 차량은 10일까지 방역을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숨가쁜 입국작전을 통해 집에 돌아온 무고사는 "현재 컨디션은 나쁘지 않지만 약간 피곤하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휴식할 필요가 있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2주 간의 자가격리가 필요한 만큼, 구단에서는 무고사가 도착하기 전 식료품과 함께 싸이클, 짐볼, 요가매트, 덤벨 등 기초체력유지에 필요한 운동기구를 자택에 마련해뒀다. 무고사는 "구단 피지컬 코치와 화상 통화로 컨디션을 유지할 계획이다.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하고, 충분한 휴식과 음식물 섭취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며 "프로인 만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2주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또 "늘 열정적인 팬들에게 감사한다. 상황이 나아져서 하루 빨리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들 몸 건강히 있으라"는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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