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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라스트 댄스’ 김정은이 지배하는 클러치 타임

여자프로농구(WKBL) 부천 하나은행 포워드 김정은(38·1m79㎝)이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며 가장 강조하는 건 집중력이다.하나은행은 14일 기준 2025~26 WKBL 정규리그 단독 1위(7승1패)를 질주 중이다. 지난 13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홈경기에선 난타전 끝에 74-67로 이기며 6연승을 질주했다. 이는 하나은행 창단 후 최다 연승 기록이다.연승 행진을 이끈 건 신인왕 출신 박소희(18점)였다. 아울러 승부처에서 분위기를 다잡은 건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은 이날 13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을 올리며 공수에서 활약했다.WKBL에서만 20년째 활약 중인 그는 개막을 앞두고 시즌 뒤 은퇴를 예고했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그를 경기 중후반에 투입해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커로 기용 중이다.대개 교체로 투입된 선수는 코트 흐름에 휩쓸리는 등 적응에 애를 먹기도 한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정은은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더 발휘한다.13일 삼성생명전이 그런 경우였다. 김정은은 접전이 이어진 3쿼터엔 연속 페인트존 득점으로 상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4쿼터 초반 역전을 허용하자, 이번에는 재역전 3점슛으로 응수했다. 쿼터 중반에는 연속 돌파 득점까지 책임졌다. 김정은은 연승의 기쁨보다 집중력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삼성생명전 뒤 방송사 인터뷰서 “농구는 4쿼터까지의 집중력 싸움”이라며 “선수들에겐 연승을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팀에 어린 선수가 많다 보니 들뜨는 게 있다. ‘우리는 그럴 위치가 아니다’라며 항상 집중하자고 했다”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9승21패)에 그치며 봄 농구를 하지 못했다.전성기만큼의 공격력은 재연하기 어렵지만, 김정은이 보여주는 관록은 올 시즌 하나은행의 레이스에 큰 힘이 된다. 왼 손가락 인대 부상을 입는 등 완전한 컨디션이 아님에도, 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김정은은 “내가 내 공격 장면을 보면 너무 느려서 못 보겠더라”며 농담하면서도 “(이상범) 감독님께서 승부처마다 나를 투입하는 건 믿음 때문이다. 내가 들어간다고 해서 확 좋아지는 건 아니어서 부담도 된다. 하지만 수비에선 1인분 이상을 해줘야 한다. 항상 집중력을 가지고 코트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감독님의 지시가 많지만, 모든 선수가 작전을 잘 이행하고 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삼성생명전을 마친 김정은은 WKBL 통산 최다 출전 단독 2위(598경기)가 됐다. 이 부문 1위 임영희(전 우리은행·600경기)를 넘어서기까지 단 3경기가 남았다.김우중 기자 2025.12.14 12:30
프로야구

'부산 출몰' 박찬호, 롯데와 연결고리? 적합성에 의견 분분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박찬호(30)가 거듭 롯데 자이언츠와 연결되고 있다. '적합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야구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박찬호의 롯데행 전망에 불씨가 지펴졌다. 그가 가족들과 함께 부산 소재 테마파크에 방문했다는 목격담이 나온 것. 이적 징후는 구단과의 직접 협상 기류보다 선수의 '주변 정리'를 통해 더 잘 알 수 있다. 이대호(은퇴)가 미국 생활을 접고 롯데로 돌아온 2017년에도 그가 아내와 자녀의 유치원을 알아보고 있다는 설(說)이 먼저 돌았다. 수년 동안 광주에 홈을 두고 뛰었던 박찬호의 부산 '출몰' 해프닝은 자연스럽게 그의 FA 협상과 연결됐다. 롯데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바이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8년(2018~2025)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구단 최장 암흑기에 빠진 점, 김태형 감독이 부임 2년 동안 한 번도 외부 FA 영입 선물을 받지 못한 점, 박준혁 단장 체제에서 '결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정황적 근거가 뒷받침한다. 박찬호는 준수한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다. 2023시즌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24시즌 이 부문 커리어 하이(0.307)를 해냈다. 여기에 2번(2019·2022시즌)이나 도루왕에 올랐을 만큼 주루 능력이 뛰어나다. 테이블 세터(1·2번 타자) 한자리를 맡아, 기존 롯데 '날쌘돌이' 황성빈과 함께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수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도 1000이닝 이상 소화한 내야수 중 가장 적은 실책(16개)을 기록했다. 수비율(0.973)도 최상위급. 롯데는 2025시즌 야수진 실책 7위(100개)였다. 지난 시즌(2024)은 9위(113개). 무엇보다 순위 경쟁에 가장 중요한 8월 이후 내야진 실책이 많아졌다는 특이점이 있다. 박찬호는 지난 7시즌 연속 소속팀(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를 맡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롯데 센터라인 새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다. 문제는 시장가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한화 이글스와 계약한 같은 포지션 심우준(4년 총액 50억원)이 기준선이 될 것으로 보였는데, FA 시장에 다른 대안이 없다 보니 그의 몸값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롯데는 문규현(은퇴) 이후 '붙박이' 주전 유격수를 두지 못했다. 심지어 '수비형'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로 이 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롯데 로스터에는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내야수가 많다. 유격수 자원도 마찬가지다. 두산 베어스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전민재는 정규시즌 막판 체력 저하에 시달리며 경기력이 떨어졌지만, 전반기에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일취월장한 기량을 증명했다. 김태형 감독이 내야진에서 수비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한 이호준 역시 데뷔 2년 차였던 2025시즌 타석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자주 보여줬다. 현재 롯데 내야진은 포지션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전과 백업 사이 실력 차가 크게 좁혀진 점도 외부 수혈 필요성에 의구심을 준다. 물론 올해도 젊은 선수들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기에, 박찬호 영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적은 건 아니다. 역시 문제는 투자 대비 효율이 될 것 같다. 롯데는 2022시즌이 끝난 뒤 전 단장 주도 아래 내야수 노진혁과 4년 50억원, 투수 한현희와 3+1년 40억원 그리고 포수 유강남과 4년 80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롯데가 오버페이를 했다는 야구계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반전은 없었다. 이들 세 선수는 올해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세 번째 시즌을 보냈는데, 사실상 '실패'한 계약으로 평가받는다. 나란히 부상과 부진 속에 몸값을 해내지 못했다. 특히 노진혁은 2024시즌 73경기, 2025시즌 28경기(1군 기준) 출전에 그쳤다. 더는 젊은 선수 성장세에 기댈 수 없는 롯데. 외부 영입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어떤 부문이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하는지, 그 정도에 따라 영입전에 뛰어들 선수를 정할 수 있다. 롯데는 수비 조직력·장타력·불펜 뎁스를 보완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1.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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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악몽'과 작별, 이제는 '가을 사나이'라 불러다오...김현수 PS 최다 안타도 보인다

김현수(37·LG 트윈스)가 지독했던 '가을 악몽'을 떨쳐내고, '가을 사나이'로 거듭나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KS) 3차전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4회 초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에게 뽑은 홈런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LG가 그대로 이겼더라면 김현수의 홈런은 결승타로 기록될 수 있었지만, 구원진의 난조로 8회 6점을 뺏겨 3-7로 졌다. 김현수는 이번 KS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1차전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2차전 3타수 1안타 1볼넷 등 총 3경기에서 탕류 0.375 1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차전 결승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 입단 2년 차였던 2007년 개인 첫 KS에서 6경기 타율 0.238에 타점은 하나도 없었다. 이듬해(2008년)에는 KS 타율 0.048(21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KS 5차전, 0-2로 뒤진 9회 말 1사 만루에서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김현수에게 가을 야구는 악몽처럼 느껴졌다 김현수는 2015년 KS에서 타율 0.421을 기록, 입단 10년 만이자 KS 네 번째 도전 끝에 정상을 밟았다. 이후 2년(2016~7년) 동안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었고, 2018년 LG 유니폼을 입고 있다.김현수의 포스트시즌(PS) 통산 타율은 0.259로 통산 타율(0.312) 보다 낮다. 그래도 최근에는 PS에서 좋은 기억이 늘어나고 있다. 2023년 KS에서 타점을 7개나 수확, LG의 29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KS에선 4번 타자로 나서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김현수는 주전으로 도약한 2007년 이후 17시즌 가운데 총 15번(2011년·2014년 탈락)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좋은 선배를 만났고, 지금은 좋은 후배들과 함께 뛴다"며 "버스를 잘 탄 덕에 PS 통산 기록 상위권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속팀을 강팀으로 '운전'한 건 바로 김현수였다. 누구보다 일찍 야구장에 출근하고, 성실한 자세로 훈련 분위기를 조성했다. 후배들이 하나둘씩 따르면서 LG에선 '김 관장'으로 불린다. 김현수는 가을 야구에서 강해진 비결로 "예전에는 타석에 서면 무조건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폐 끼쳐선 안 된다는 강박도 있었다"라며 "지금은 차분해졌다. 당연히 매 타석 안타를 치고 출루하면 좋겠지만, 상대 투수가 공 하나를 더 던지게 하는 것도 큰 경기에서는 팀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PS에서는 내가 4번의 기회 중 한 번만 살려도 우리 팀이 상대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고 밝혔다.김현수는 PS 통산 최다 타점(58개·2위 SSG 최정 43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PS 최다 안타 2위(99개)로 이 부문 1위 홍성흔(101개)의 기록도 넘본다. 산전수전 다겪은 김현수도 "한국시리즈(KS) 1차전을 앞두고 떨려서 잠을 설쳤다. 오후 9시에 누웠는데 자정까지 뒤척였다"고 한다. 그는 "내가 큰 경기를 치르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처럼, 우리 후배들도 KS를 치르면서 성장할 것이다. 이렇게 LG는 강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대전=이형석 기자 2025.10.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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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카드' 이승현이 후배들을 격려하는 '웃픈' 방법, "우리 불펜진이 약하다고? '6점대' 나 때문이야" [준PO4 인터뷰]

"우리 불펜이 약해? 나 때문이야."7회 2아웃, 5-1 리드 상황에서 선발 원태인이 내려가고 삼성 라이온즈는 우완 이승현을 올렸다. 잘 던지던 선발이 내려가면서 분위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이승현은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타자 박성한을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지켰다. 그렇게 이승현은 단 6구만 던지고 내려갔다. 2명의 타자, 6구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이승현은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⅔이닝을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승현이 '히든 카드'였다. 이지영(15타수 3안타)과 박성한(11타수 1안타)에게 강해서 투입했다"라고 말했다. 이튿날(14일) 만난 이승현은 해당 이야기에 대해 웃으면서 "난 몰랐다. 기사 보고 알았다"라고 말했다. 두 타자에게 강했다는 기자의 말에 "사실 내가 강했던 타자는 기억을 잘 못하고, 내가 약했던 타자만 안다. 그냥 나가서 던졌는데, 던지고 보니 내가 (상대전적이) 좋았던 타자들이더라"고 전했다. 단 6구, 조금 더 길게 던지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엔 "전혀, 좋을 때 끝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라며 싱긋 웃었다. 이승현은 정규시즌 42경기에 나와 2승 1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3년간 불펜의 주축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다소 주춤했다. 우여곡절 끝에 PS 엔트리에는 승선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 이어 준PO 1~2차전에서도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승현은 "그동안 준비를 더 철저히 했다. 오히려 긴장은 안 됐고, 첫 단추만 잘 꿰자는 생각이었다. (강)민호 형 리드 따라서 그대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전했다. 이승현은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에 나와 ⅓이닝 3실점했지만,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선 3경기 2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올해 첫 가을 마운드인 3차전에서도 첫 단추를 잘 뀄다. 젊은 투수진이 많은 불펜진. 산전수전 겪은 이승현은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을까. 이에 이승현은 "올해 불펜진 부진의 주범이 바로 나다. 6점대 평균자책점 선수가 3점대 어린 선수들에게 어떻게 조언을 해주겠나. 야구 쪽으로 내가 물어보는 게 더 많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투수조 분위기메이커인 이승현의 농담은 후배들이 편하게 팀에 녹아들고, 경기 전 긴장을 푸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삼성의 불펜진은 '약하다'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이승현이 전달한 삼성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그렇게 말들이 오가도, 우리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정규시즌 ERA 4.48, 리그 6위)"며 "내가 6점대를 기록해서 그렇다. 나만 못하고 있다. 그렇게 장난식으로 말하면서 후배들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긴장을 풀게 하고 있다. 분위기는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나는 어제(3차전) 던졌지만, (양)창섭이나 (이)재익이 등 아직 개시를 못한 투수들이 있다. 그 친구들도 나와 같이 준비 잘하고 있다"라며 "지금은 무조건 이기자는 마음으로 잘 준비하고 있으니, 잘 지켜봐달라"며 응원을 당부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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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긍긍했던 염경엽 감독 "26일 패배 후 밤새 못 잤다. 어제 졌으면..." [IS 대전]

산전수전 다 겪은 염경엽 LG 감독도 "(26일 패배 후에) 밤새 잠을 못 잤다"라고 말했다. LG는 지난 27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9-2로 승리,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다. 염 감독은 "어제(27일) 정말 말은 못 했지만 전전긍긍하면서 경기를 지켜봤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유는 지난 26일 한화전 패배가 너무 뼈아팠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26일 한화전에서 1-0으로 앞서던 7회 말 포수 박동원의 빈 글러브 태그 속에 1-4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염 감독은 "26일 한화전 패배의 타격이 컸다. 정말 중요한 시리즈의 첫 경기를 내줘 '내 감독 인생이 정말 쉽지 않구나'라고 느꼈다. 밤새 잠을 못 잤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1위 LG의 회복 탄력성은 돋보였다. 27일 경기에서 상대 선발 문동주를 공략하며 1회에만 6득점을 올려 승기를 잡았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3년 동안 쌓아온 경험이 멘탈적으로 많이 강해져 있구나 느끼게 해줬다"라며 "사실 엄청나게 쫓길 수 있는 경기였다. 만일 어제 경기를 졌다면 분위기상 (한화에) 뒤집힐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정규시즌 우승까지 넘겨줄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염 감독은 "1회 빅이닝이 컸다. 내가 느끼는 부담감도 선수들이 느낄 부담감도 줄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LG는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새벽부터 대전 지역에 내린 비로 인해 KBO는 "그라운드 정비 후 3시경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는 올 시즌 한화전 4차례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0.62로 강했던 '토종 에이스' 임찬규가 선발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대전=이형석 기자 2025.09.2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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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김광현도 2000K에 "울컥했다.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 [IS 피플]

"울컥했어요."프로 데뷔 19년 차 김광현(37)이 개인 통산 2000탈삼진을 달성한 순간 두 팔을 들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도 "이런 날이 올지 전혀 몰랐다"라고 감격해했다. 김광현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선두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SSG 선발 김광현은 5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8승(9패)째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통산 1997탈삼진을 올렸던 김광현은 1회 신민재, 2회 오지환을 삼진 처리하고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그는 5-0으로 앞선 3회 말 1사 후 박해민을 상대로 개인 통산 2000탈삼진을 기록했다. 송진우와 양현종(KIA 타이거즈)에 이은 역대 세 번째 달성이다. 특히 역대 최소 경기(411경기) 최소 이닝(2302⅔이닝) 2000탈삼진을 올려 의미를 더했다. 김광현은 "신인 시절 (초반에는) 잘하지 못했다. (2007년 4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심정수 선배를 상대로 프로 통산 첫 삼진을 잡은 기억이 떠올랐다. 동시에 그때는 '내가 2000탈삼진을 잡는 날이 올 거라고 감히 예상했을까'라는 생각 속에 약간 울컥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입단 2년 차인 2008년부터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다. 2008년 탈삼진(150개)에 올랐고, 한 시즌 180탈삼진 이상도 두 차례(2010년·2019년) 달성했다. 2016년 6월 23일 LG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13탈삼진을 올린 적 있다. 최고 시속 150㎞ 초반의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타자들을 얼어붙게 만들거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는 "2000탈삼진 기록을 기다렸다. 올해 꼭 달성하고 싶었다. 해마다 100개 이상, 꾸준히 20년을 올려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선발 투수로서 건재함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100승, 150승 때도 이런 생각은 안 들었다. 2000탈삼진은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최근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잠시 빠져 있었다. 그는 "직전 등판보다 몸 상태는 좋았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며 "(오늘 최고 구속이 149㎞까지 나왔는데) 더 나올 수 있을 거 같다. 날이 선선해지면 구속이 더 오르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했다. SSG는 지난달 31일 인천 NC 다이노스전부터 최근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4위 삼성 라이온즈(65승 62패 2무)와는 승차는 두 경기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김광현은 "우리 팀이 7~8등까지 떨어진 적 있었지만 분위기는 괜찮았다. 덕분에 3등까지 올라온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전광판에 2000탈삼진 기록을 띄워준 홈팀 LG 구단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5.09.08 05:05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를 아십니까?

독자는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처음 들어본다고? 그렇다면 아직 골프 세상에서는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나 다름 없다. 힘이 조금 붙었다고 자신을 과신하며 어디 가서 함부로 남과 겨루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이야기이다.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라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이 말을 내뱉으며 누군가에게 도전한 적도 있다고? 그런 독자라면 산전수전 거의 다 겪은 골퍼가 틀림 없다. 말할 것도 없이 상수(上手)축에 들 것이고.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라는 말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거창하냐고? 우선 ‘스크라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스크라치는 영어 단어 ‘스크래치(scratch)’를 잘못 말한 것이다. 맞춤법만 따지면 스크래치가 맞다. 그런데 왜 스크라치라고 하느냐고? 맞춤법에 어긋나도 그 바닥 말을 써야 제 맛이 날 때가 있다. 스크라치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스크래치라고 할 때 보다 스크라치라고 해야 박진감이 넘친다.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고 나면 뱁새 김용준 프로가 하는 말을 이해할 것이다. 그래도 일단은 표준어인 ‘스크래치’로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뱁새 김 프로가 명색이 언론인 출신 아닌가!스크래치는 주욱 그은 ‘줄’을 말한다. 육상에서 그어놓은 출발선을 떠올리면 맞다. 육상에서 서로 실력이 다른 주자가 친선으로 겨룰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느린 주자가 몇 초 먼저 출발하는 방법이 있다. 다음으로는 기록을 잰 다음 느린 주자 기록에서 몇 초를 빼주는 방법도 있고. 가장 깔끔한 방법은 느린 주자가 더 앞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100m 달리기라면 느린 주자는 90m쯤에 출발선을 따로 그어주고 말이다. 이런 경기 방식에서 유래해서 스포츠에서 기량이 부족한 선수에게 핸디캡을 주는 것을 ‘스크래치’라고 말하게 되었다. 골프에서 ‘스크래치 골퍼’란 경기에서 핸디캡을 아예 받지 않는 골퍼를 말한다. 핸디캡이 ‘0’이라는 말이다. 누가 자신을 스크래치 골퍼라고 소개한다면 그 골퍼는 핸디캡이 ‘0 ‘이라는 뜻이다. 이 정도면 주위에는 적수가 없는 사람이다. 싱글 핸디캡퍼(Single handicapper)도 고개를 숙이는 절대 강자인 것이다. 뱁새 김 프로는 핸디캡이 얼마나 되느냐고? 프로 골퍼는 애초에 핸디캡이 없다. 핸디캡이 ‘0’이다. 타이거 우즈는 한 시즌 평균 스코어가 60타수 대이니 핸디캡이 ‘마이너스’인 셈인데 뱁새는 고작 ‘0’이냐고? 시즌 평균을 보면 오버 파 아니냐고? 흠흠! 본론으로 돌아가자. 비록 핸디캡은 ‘0’은 아니지만 서로 실력이 비슷해서 핸디캡을 주지 않고 게임을 하기로 할 때는 ‘스크래치 플레이’ 또는 ‘스크래치 게임’을 하자고 말한다. 내기를 할 때 서로 주고 받는 덤이 없다는 뜻이다. 바둑으로 치면 ‘호선’이나 ‘맞바둑’과 같다. 그런데 기량이 상대보다 부족한데도 핸디캡을 받지 않고 도전하는 경우가 있다. 승부욕에 불탈 때 그렇다. 덤을 야박하게 주면서 번번히 하수를 농락하는 상수에게 이를 악물고 도전장을 내밀 때가 있을 것이다. 이 때 도전자가 치는 배수진이 바로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이다.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를 선언하는 것은 보통 각오로는 안 되는 일이다. 기량 차이가 분명해서 질게 뻔한데 부딪히겠다는 뜻 아닌가? 이 말은 지금은 비록 기량이 부족해서 판판이 깨지지만 머지 않아 기어이 쓰러뜨리고 말겠다는 투지를 담고 있다. 나중에 지고 나서 핸디캡을 달라고 구걸하지 마라는 선전포고인 것이다. 이런 무모한 도전이고 보니 맞춤법 따위를 아랑곳할 새냐! 이제 독자도 이해할 것이다. ‘스크래치’ 보다 ‘스크라치’가 더 결연한 의지를 담는 말이라는 것을! 억지인가?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 뱁새도 이 말을 해 본 적이 있느냐고? 말을 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뱁새는 신문기자를 그만 두고 사업을 하다가 골프를 배우게 되었다. 고객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였다. 말이 친선이지 초보 뱁새가 당한 설움은 말로는 다 못한다. 그 때 뱁새는 결연히 외쳤다. 뱁새 돈을 따서 한우 소고기를 사먹는 악당에게 말이다.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라고. 비굴하게 핸디캡을 몇 타 받는 대신 명예로운 패배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느냐고? 보면 모르겠는가? 뱁새는 싱글 핸디캡퍼를 넘어 프로 골퍼가 되었다. 상수에게 쥐어터지던 시절 뱁새는 분에 겨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연습장에 갔다. 그 결과 상수와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적을 모조리 무릎 꿇게 만들었다. 그제서야 핸디캡을 달라고 구걸하는 이제는 하수가 된 옛 상수들에게 뱁새는 과연 동정을 베풀었을까? 한밤중에도 문을 열어준 드라이빙 레인지 경영자에게 감사를 전한다. 설움을 당하는 하수라면 절대 강자 가운데 상당수가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라는 기치를 내걸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물론 큰소리만 치고 연습을 게을리 할 요량이면 삼가기 바란다. ‘죽을 때까지 스크라치’라는 허세는 엄청난 화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5.08.27 08:26
프로야구

사흘 연속 바뀐 1위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쌍둥이 vs 독수리 기싸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KS)'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1위 자리를 놓고 정면 대결한다. 두 팀은 8~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LG가 7일 잠실 두산전에서 4-3으로 승리, 같은 날 KT 위즈에 4-5 역전패를 당한 한화를 끌어내리고 1경기차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맞대결에서 우세 시리즈를 거두는 팀이 선두를 차지하게 된다. 올 시즌 LG와 한화, 두 팀만 단독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개막 7연승을 달린 LG가 압도적인 위용으로 10승, 20승, 30승 고지를 점령했다. 한화는 5월 7일 처음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일주일 만에 뺏겼지만, 6월 중순 다시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주춤하던 LG는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 속에 52일 만인 지난 5일 단독 1위에 올랐다. 다음날(6일)에는 한화, 또 7일에는 LG가 단독 1위를 차지했다. 최근 기세만 보면 후반기 팀 승률 1위 LG가 앞서지만,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LG가 5승 4패 1무로 근소하게 앞선다. 이번 3연전을 포함해 남은 맞대결은 총 6번. 현재로선 두 팀이 KS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 맞대결에서 절대 밀리면 안 된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앞설 경우 가을 야구'기 싸움'에서도 좀 더 유리하기 마련이다. 최근 두 팀은 나란히 승부수를 던졌다. 26년 만의 KS 우승에 도전하는 한화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 31일 NC 다이노스에 현금 3억원과 2026 신인 지명권(3라운드)을 내주고 KBO리그 최다안타 신기록 보유자인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을 영입했다. LG는 지난 3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방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와 계약했다. LG와 한화는 상대를 의식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한화의 경기 결과를)애써 보지 않는다. 선발 로테이션을 절대 한화에 맞추진 않을 거다. 순리대로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가 빠진 빈 자리에 '임시 선발' 최채흥을 앞당겨 지난 6일 두산 베어스전에 투입했다. 이에 올 시즌 한화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42로 강했던 임찬규가 두산전이 아닌 주말 한화전에 나서게 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LG한테 너무 밀리면 안 되잖아"라며 8일 LG전에 손아섭의 출전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손아섭을 1번 타자로 기용해 출루율이 0.322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리드오프의 약점 보완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이번 3연전에 류현진-황준서-문동주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최고 '원투 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아이스는 6~7일 대전 KT 위즈전에 차례대로 선발 등판했다. 5선발 황준서가 최근 부진해도, LG전 상대 전적은 엄상백보다 더 낫다. LG는 로테이션을 일부 조정해 임찬규-요니 치리노스-손주영이 차례대로 등판한다. 현재 투입 가능한 최고의 카드로 한화에 맞선다. 산전수전 다겪은 양 팀 사령탑의 지략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이형석 기자 2025.08.08 05:09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진정한 무림 고수들의 게임, 노 터치 플레이

‘노 터치 플레이’를 아는가? ‘건드리지 마라’는 뜻인 그 노 터치 플레이(No Touch Play) 말이다. 건드리지 마라는 뜻이라면 ‘돈 터치(Don’t Touch)가 맞는 것 아니냐고? 또 굳이 노(No)를 써야 한다면 뒤에 오는 말이 터치가 아니라 터칭(Touching)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노 스모크(Smoke)가 아니라 노 스모킹(No Smoking)이 맞는 것처럼? 흠흠! 그런 깊은 논쟁은 뒤로 미루기로 하자. 오늘은 눈을 감아 주기 바란다. 오래 사용하다 보니 이미 굳어서 표준어가 된 오토바이처럼 노 터치 플레이도 표준어나 다름 없다고 말이다. 오토바이도 실은 모토 사이클이 정확한 말 아니던가? 노 터치 플레이라는 말을 듣고 심장이 뛴다면 무림 고수이다. 아직 고수는 아니라고? 적어도 진정한 승부사인 것은 틀림 없다. 고개를 저었다면?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먼 골퍼이다. 노 터치 플레이가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골프가 내는 단맛과 쓴맛을 다 보려면 한참 멀었다. 노 터치 플레이를 해 본 적이 있다고? 어떠했는가? 한 샷 한 샷 전율을 느끼면서 플레이 하지 않았는가? 이른바 건달끼리 주로 하는 게임 아니냐고? 생각해 보니 그런 면도 분명히 있다. 뱁새 김용준 프로는 건달이 절대 아니다. 아차!노 터치 플레이는 말 그대로 공을 건드리지 말고 경기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클럽으로 스트로크 할 때는 빼고 말이다. 골프 규칙에는 ‘공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규칙 몇 조 몇 항인지는 나중에 알려주겠다. 공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 해야 하지만 예외는 있다. 규칙이 예외로 정한 때에는 그렇다.노 터치 플레이는 이 예외조차 배제하는 경기이다. 일단 티샷한 공은 어떤 경우라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구제를 받고 싶다면 무조건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 규칙대로라면 페널티 스트로크 없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더 엄격한 노 터치 플레이에서는 공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도 직전에 친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쳐야 한다. 물에 빠진 곳 옆에서 구제 받는 것이 아니라. 페널티 구역도 아웃 오브 바운드나 로스트 볼과 똑같이 취급한다는 말이다. 지독하다.노 터치 플레이를 하기로 했으면 카트 도로에 공이 있어도 벌타 없이 구제를 받을 수 없다. 그대로 쳐야 한다. 혹시 구제를 받고 싶다면? 언플레이어블 볼(Unplayable Ball)을 선언해야 한다. 페널티로 한 타를 받고 구제를 받는 것이다. 나무를 지탱하는 지주목에 스윙이 걸려도 마찬가지이다. 그대로 쳐야 한다. 수리지가 방해를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쳐야 한다.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에 걸려 있을 때도 장해물을 치우다가 공이 움직이면 페널티를 받는다. 스윙을 방해하는 깡통 따위를 치울 때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낙옆 같은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울 때처럼 말이다. 땅에 박힌 공도 그대로 쳐야 한다. 일시적으로 고인 물도 예외는 없다. 물이 첨벙거려도 그냥 쳐야 한다. 디봇은 말할 것도 없다. 디봇에서 구제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다가는? 눈총만 받게 된다. 벙커 속 발자국에 빠진 공도 예외는 없다. 그냥 쳐야 한다. 이 모든 상황에서 구제를 받으려면 벌타를 받아야 한다. 스윙에 방해가 되는 다른 플레이어의 공은 어떻게 하느냐고? 뱁새 김 프로도 실전에서 한 번도 안 겪어 본 상황이긴 하다. 방해하는 공도 그대로 두고 쳐야 할 것 같다. 노 터치이니까!들어 보니 어떤가? 노 터치 플레이!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정말 이런 규칙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꽤 있다. 노 터치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막무가내일 것 같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무림 고수이거나 진정한 승부사인 경우가 많다. 이들도 십중팔구 궁여지책으로 노 터치 플레이를 채택했을 것이다. 규칙을 따지다가 시비가 자주 일어난 탓에 말이다. 서로 속임수를 쓰기 어렵도록 단도리 하려는 의도도 있을 터이고. 노 터치 플레이를 하면 공 옆에서 허리만 숙여도 의심을 받으니까. 물론 노 터치 플레이는 골프 규칙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슬픈 현실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가뜩이나 엄격한 골프 규칙 보다 더 가차 없는 잣대로 게임을 하다니! 노 터치 플레이를 하는 골퍼는 매니지먼트 능력만큼은 탁월하다. 고약한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모른다. 한 홀에서 와르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윙이 크지 않은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또 하나 같이 숏 게임 능력이 뛰어나다. 프로 골퍼 뺨을 칠 정도이다. 독자도 한번쯤 노 터치 플레이를 해 보기 바란다. 엄두가 안 난다고? 그래도 뱁새 말을 믿고 꼭 한 번 해 보기 바란다. 골프의 다른 면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피도 눈물도 없는 진정한 승부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골프 선조들이 골프 규칙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만들었는지도 느끼게 될 것이고. 물론 노 터치 플레이를 하면서도 경기 속도를 맞추려면 탄탄한 실력도 뒷받침해야 한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5.07.30 08:23
프로야구

"구본혁 없었으면 안 했다" 왜 김현수 빼고 희생번트 작전냈을까, 염 감독이 밝힌 두 가지 이유는? [IS 포커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독한 야구'는 승리로 이어졌다. 김현수를 빼고 대타 구본혁의 번트 작전이 성공했다. LG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8회 말 문보경의 결승 1타점 2루타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지난 18~19일 롯데와 1승씩 나눠 가진 LG는 후반기 첫 4연전을 기분 좋게 위닝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로 장식했다. LG(2위)는 이날 승리로 3위 롯데와 승차를 다시 2경기로 벌렸다. 결승점은 8회 말 나왔다. LG는 2-2로 맞선 8회 말 선두 타자 문성주가 롯데 최준용에게 2루타를 뽑아 출루했다. 그러자 롯데는 마운드를 정철원으로 교체했다. LG는 3번 타자 김현수 타석에서 구본혁 대타 카드를 꺼냈다. 김현수는 통산 9187타석을 소화한 베테랑으로 올 시즌 결승타 공동 4위(9개)에 올라 있다. 득점권 타율은 0.410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높다. 그래서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구본혁은 초구 볼을 잘 골라낸 뒤 정철원의 2구째 3루 방면으로 번트 타구를 잘 보냈다. 2루 주자 문성주는 여유 있게 3루까지 진루했다. 최근 팀 득점력이 떨어지자 어떻게든 점수를 쥐어 짜내려는 벤치의 깊은 고민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염 감독은 번트 작전이 실패했을 경우 비난을 감수하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4번 타자 문보경이 1사 3루에서 좌측 방면으로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면서 결과적으로 이 작전은 성공했다. 주자를 홈 플레이트에 최대한 가까이 갖다 놓으면서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고, 볼 배합도 단순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했다. 경기 후 만난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를 빼고 대타 번트 작전을 낸 것에 대해 "승부처였다. 매 경기 1승이 정말 소중하지 않나"라며 "득점 확률을 높이고자 승부수를 띄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이유를 덧붙였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서 가장 번트를 잘 대는 선수가 구본혁이다. 만일 구본혁이 없었더라면 (김현수를 빼고 대타 번트) 이런 작전을 실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염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번트로 작전을 성공시킨 구본혁을 칭찬하고 싶다"라며 "한 점 차 승부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집중해 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산전수전 다 겪은 염경엽 감독에게 '이전에도 통산 9000타석 이상 소화한 베테랑을 빼고 대타 희생번트 작전을 낸 적이 있나'라고 물었다. 곧바로 "없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만큼 '1승'의 의미를 중요하게 내다본 경기였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5.07.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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