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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간' 삼성, 이재용 무노조 경영 폐기 후 최대 고비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이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임원들의 주 6일 근무가 전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는 반면 쟁의권을 확보한 노동조합은 창사 이후 첫 단체행동에 나서는 등 각을 세우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혼돈의 시간’을 겪고 있다. 기본적인 노사 대립 양상에 임원과 일반 직원 간의 괴리, 노조와 노조 간의 갈등 등이 부각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삼성그룹 계열사들에서 임원들의 ‘주 6일 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내에서 임원들의 주 6일 근무는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 이어 올해 초부터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등에서도 임원 주 6일 근무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관계사들도 이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의 지침 사항이 아닌 각 계열사에서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임원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주 6일 근무’가 법정근로시간(주 최대 52시간)을 어기는 게 아니다. 삼성은 ‘임원의 주 6일’과는 별개로 부장 이하의 직원들은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원이 주말 근무를 자처하는 비상경영 상황에서 직원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입장이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노노 갈등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17일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창립 이후 첫 단체행동을 강행했다. 전삼노를 포함해 삼성전자 5개 노조가 참여한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74%가 찬성하면서 쟁의권을 얻었다. 하지만 투표 참여율이 저조했던 DX(디바이스경험)노조는 이번 쟁의에 불참했다. 이날 단체행동은 DSR 1층 로비에서 열 계획이었으나 사측이 안전 등을 이유로 진입을 막으면서 노사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 주말, 집회 예정 장소였던 로비에 화단을 조성한 것을 두고 “행사 방해 목적”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노조는 사측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임금을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노조와의 대화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별도 임금 조정 협의를 진행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평균 5.1%로 정했다. 노조 측은 6.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 성과급 0% 책정에 반발하면서 노조의 규모는 비대해지고 있다. 18일 기준으로 2만7000명이 넘어섰고, 직원의 14% 이상이 노조에 가입한 상황이다. 반면 성과급을 두둑이 챙긴 DX 부문 노조는 쟁의에 참여하지 않은 데다 최근 탈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전삼노는 “사측에 전향적 변화가 없다면 결국 파업으로 가는 길"이라며 내달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도 단체행동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반도체의 반등 추세를 지켜봐야 하고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자칫 협력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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